<?xml version="1.0" encoding="utf-8" ?>
<?xml-stylesheet href="http://rss.egloos.com/style/blog.xsl" type="text/xsl" media="screen"?>
<rss version="2.0"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channel>
	<title>VOMITORIUM</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link>
	<description>keep vomiting</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Fri, 13 Nov 2009 09:10:54 GMT</pubDate>
	<generator>Egloos</generator>
	<image>
		<title>VOMITORIUM</title>
		<url>http://pds10.egloos.com/logo/200905/11/72/e0016472.jpg</url>
		<link>http://vomster.egloos.com</link>
		<width>80</width>
		<height>113</height>
		<description>keep vomiting</description>
	</image>
  	<item>
		<title><![CDATA[ 지갑을 열어보니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475498</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475498</guid>
		<description>
			<![CDATA[ 
  500원짜리 하나와 긁기도 민망할 만큼의 돈이 들어있는 카드 두장이 있다.<br><br>빨래를 하려고 했지만 (해야 하지만) 빨래를 말릴 곳이 마땅찮아서 건조기(2500원)를 돌려야 하는데<br><br>그 돈이 없어서 빨래를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br><br>데이트를 하고 싶은 날이지만 저녁을 먹자고 하면 밥을 사는 건 고사하고 내 밥 사먹을 능력도 빠듯한데다<br><br>그 상황을 조리있게 빠져나갈 말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고 맵시입게 입고 나가자니 역시 입을 옷이 없다.<br><br>술이 문젠가.<br><br>어제는 없는 돈을 무리해서 결국 술을 먹었다. <br><br>오늘도 술을 먹으러 나갈 예정이라 역시나 돈을 저녁에 쓸 수가 없다.<br><br>저번에 저녁을 그것도 비싸게 얻어먹은 바람에 왠만한걸 먹을 수도 없다.<br><br>그래서 데이트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지만 속이 쓰리다.<br><br>집으로 데려와서 그냥 있는 반찬에 먹으려니 지하 단칸방에 별다른 찬도 없이 누군가를 초대할 만큼<br><br>낯짝이 두껍지는 못하다.<br><br>이정도 상황이 되었으면 이번달 방값과 밥 걱정에 돈 벌 궁리를 해야하는 게 맞지 않겠냐만은<br><br>그리고 조금은 이 상황을 슬프고 비참하게 받아들여야하지 않겠냐만은<br><br>옆집의 누군가, 다른 건물에 혹은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모르는 사람의 일처럼 아무런 감흥이 없다.<br><br>아니 오히려 누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다는 얘길 듣는다면 오히려 걱정과 연민이 생길 것 같다. <br><br>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자신을 향한 물음에 제대로 속이 시원해질 답을 해주지 못한다.<br><br>답, 이라는 말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또 할 말이 잔뜩인데 지금은 귀찮다.<br><br>어쨌든 조만간 일을 구해야 한다. 일단은 이번달 방값이 걱정이기 때문이다.<br><br>먹고 살기위한 푼돈이야 간간히 생기기도 하고, 몇 끼 굶는다고 큰일나는 것도 아니기에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만<br><br>방에서 쫓겨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br><br>노숙자의 생활에 대한 준비는 되어있지 않다.<br><br>노숙자의 생활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저번주였나, 아버지를 만나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br><br>어떤 작가는 노숙자가 나오는 글을 쓰기 위해 노숙자로써 몇달 혹은 몇년을 살았다고 한다.<br><br>가령 내가 노숙자의 생활을 한다고 하면, 그것은 노숙자에 대한, 혹은 노숙자가 등장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 이고 싶다.<br><br>방값을 마련하지 못해서 쫓겨나 어쩔 수 없이 노숙을 하고 싶지는 않다.<br><br>그러나, 노숙자중에 글을 쓰기 위해 집과 돈이 있음에도 글을 쓰기 위한 노숙자 따위가 있을리 없다.<br><br>누군가의 그런 행위는 노숙자는 놀리는 꼴이 아닌가. <br><br>방값을 마련하지 못해 쫓겨나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노숙이 노숙자의 노숙이 아닐까.<br><br>이런 의미에서 노숙은 하고 싶지 않다. 음, 아니 노숙을 하고 싶지 않다기 보다는 노숙자가 되고 싶지 않다.<br><br>그래서 일을 구해야겠다. <br><br>에휴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475498#comments</comments>
		<pubDate>Fri, 13 Nov 2009 09:10:54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뮤직비디오ㅋㅋ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425051</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425051</guid>
		<description>
			<![CDATA[ 
  <embed src="http://www.youtube.com/v/q9wTgvDuHmw&color1=0xb1b1b1&color2=0xcfcfcf&hl=ko&feature=player_embedded&fs=1"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allowfullscreen="true" allowScriptAccess="always" width="425" height="344"></embed><br />
<br />
기타(기타가 맞긴 한건가; 전통악기를 개량한건가) 들고 있는&nbsp;자세 쩔어 ㅋㅋ<br />
표정봐 ㅋㅋㅋ<br />
그리고 빵 먹을 때 표정은 또 왜 저럼? ㅋㅋㅋ<br />
노래도 은근히 매력있는데 ㅋ 의미나 좀 알았으면 좋겠지만서도 ㅋㅋ			 ]]> 
		</description>
		<category>소리</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425051#comments</comments>
		<pubDate>Tue, 25 Aug 2009 21:34:09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토를 한다는 건.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425029</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425029</guid>
		<description>
			<![CDATA[ 
  <p>왜 토를 하면 기분이 엿같잖아.<br>눈물도 나고 목구멍도 쓰리고 기분 좋자고 마신 술 때문에 기분도 더러워지고<br>입안에는 이상하고 역겨운 맛이 나고 콧구멍에서는 신냄새가 나고<br>또 토를 하고 나니 정신이 너무 멀쩡해졌어<br>취하려고 돈 써가며 마신 술이 다 날아가 버렸으니 시간 날리고 돈 날리고 술 날리고 이게 뭐야<br>꼭 취해서 토를 한게 아니라도, 내돈으로 사먹은 술을 토 한게 아니라도, 어쨌든 내 뱃속엣걸 내놧으니<br>아까운 건 아까운거 아니겠어?<br>근데 어째 뱉어내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몸이 신호를 보내니까 꺼낸 거지.<br>자 토를 해놨어. 보니까 이건 뭐 에유 냄새도 나고 보기도 않좋고 <br>저게 내 몸에서 나온거라니 하면서 다시 거들떠 보지도 않지? <br>그래서 내가 여기다 글을 쓰는 거야. <br>길에다가 토해놓고 다니면 사람들이 얼마나 인상 쓰고 기분 더러워지겠어<br>토를 하려면 자기 집 변기에다 해야 할 거 아냐.<br>그래서 난 여기에 토한다 이말이지. <br>뭔 개소린가 이건 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br>그래 이건 토야. 토사물이란 말이지. 그래서 난 내가 썼던 글 다시 안봐.<br>그리고 여기 와서 글을 쓰면, 기분이 안좋아.<br>뭐냐면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와서 좋지 않은 기분으로 좋지 않은 글을 쓰고<br>뭔가 찝찝하지만 후련해진 기분이 된단 말이지.<br>아 뭔 개소린가.<br>어쨌든 존나 투나잇 이즈 더 나잇 오브 엔드레스 잉여</p>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425029#comments</comments>
		<pubDate>Tue, 25 Aug 2009 19:19:46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이제는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379671</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379671</guid>
		<description>
			<![CDATA[ 
  이제는<br />
다시 읽어보지 않을 글은<br />
쓰지 말아야겠다.<br />
나는 나로부터 말해지는 나의 이야기가 나를 구성함으로써 나에게 주어지는 책임을 <br />
더이상은 나몰라라 마음대로 지껄여선 안되는 것 같다.<br />
혹은 그렇게 구성된, 나의 자의식이 개입되어있지 않은, 혹은 자의식만으로 가득찬<br />
관념의 거무튀튀한 덩어리가 가장 나를 잘 설명한는 것일까.<br />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다 잘 이해해주기 바라는 나의 소망의 실현을 위하여<br />
나는 앞으로도 두서없는 배설을 해야만 하는 걸까.<br />
그렇게 하면 나는 이해받을 수 있는가.<br />
배설을 하지 않으면, 이해받을 수 있기는 할건가.<br />
애초에 이해받는 것이 가능이나 한건가.<br />
그러면 내가 배설을 하든 말든.<br />
하는 것이 승산이 높구나 하하.<br />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379671#comments</comments>
		<pubDate>Tue, 23 Jun 2009 20:59:45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장마와 모기와 땀과 풀과 습기의 냄새, 갈아입을 팬티의 없음.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378125</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378125</guid>
		<description>
			<![CDATA[ 
  이제까지, 보아 왔던, 매일 같이, 얘기하던, 나를 할퀴고 깨물던, 울어대던, 목덜미를 비벼대던, 콧망울을 할짝이던, 기타를 치던, 베이스를 치던, 욕을 하던, 함께 영화를 보던, 함께 책을 읽던, 토론하던, 놀던, 합주하던, 담배피던, 서울, 경주, 파나마, 포항, 군대, 언젠가는, 언젠가는, 과연 우리는, 앞으로, 언젠가,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지금처럼, 그때도, 지금처럼, 그때도, 매일 같이, 보고, 얘기하고, 기타를 치고, 베이스를 치고, 욕하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토론하고, 놀고, 합주하고, 담배피고, 서울, 대구, 부산, 뉴욕, 교토, 예비군, 언젠가, 우리가, 우리는, 지금처럼, 그때처럼, 예전처럼, 앞으로, 나중에, 그때도, 그때가 오면, 올런지, 과연 다시, 같이 하지 못할, 일년이든 십년이든 영영이든, 어떻게든, 내맘대로 될런지, 그때의 내맘, 지금의 내맘, 사이에 시간, 아! 간지러운 모기 물린 자국들, 비, 땀에 젖은 티셔츠, 끈적한 살갗, 닦이지 않는, 풀, 물, 냄새, 내일 씻고서 갈아입을 팬티, 없네, 냄새는 나지 않지만, 이마엔, 말라붙은 낙동강 바닥같은 끈적하고 기분나쁜 계곡.<br />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378125#comments</comments>
		<pubDate>Sun, 21 Jun 2009 18:09:36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기말고사 D-day 아침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372762</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372762</guid>
		<description>
			<![CDATA[ 
  너무나 당연한 듯이, 어떠한 긴장감도, 불안함도 없이, 기말고사 마지막 날에 떠오르는 새소리가 들린다.<br />
문학이 너무나 좋다. <br />
책을 읽고, 작가들의 말들을 읽고, 시를 읽다 보면, 그리고 생각하다보면, 그리고 글을 쓰다 보면<br />
나를 채우기 위해 시작했던, 시도했던 일련의 행위들이 나를 비워낸다.<br />
문학이 나를 이해해주기때문이라기 보다는, 문학이 나를 위로해주기때문이라기 보다는,<br />
문학을 읽는 내가 나를 위로해주고, 텍스트의 작가들이 나를 위로해준다.<br />
신념과 신념에의 확신으로만 행위를 할 수 있는 불안하고 회의적이며 우유부단한 내게<br />
충분히 회의하고 충분히 불안해하며 섣불리 판단치 말라고 속삭여준다.<br />
이번 학기를 시작하며 굳건히 다졌던 맹세들이 무색하게도,<br />
전공은 완전히 뒷전이였고, <br />
인간을 과학적인 자세로 연구한 심리학에 심취했고,<br />
인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문학에, 그리고 그 저변에 깔린 사상들에 도취되었다.<br />
문학시험과 전공시험이 함께 있는 오늘 같은 날은,<br />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언급한, 텍스트의 상업성과 자율성의 이중구속만큼이나 아이러니컬한 순간이다.<br />
나는 비약하기를 즐기므로 전공시험은 내게 상업주의의 상징이고, <br />
문학시험은 내게 즐겁고 충실하게 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것 중 하나이다.<br />
이런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시험이 끝난 후 받아 들게 될 성적표를 걱정해야 하며<br />
이는 문학하는 이가 자기가 쓴 글이 얼마나 팔리는 지를 걱정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br />
그 작품이 얼마나 위대하고 훌륭한지와 그 작품이 얼마나 팔리는지(특히 가장 필요한 순간, 지금)는<br />
항상 따로는 아니지만 항상 같이도 아닌 상호적이면서도 독립적인 병신같은 관계에 있다.<br />
수학적으로 따지자면 orthogonal하면서도 linear한 병신같은 관계인 것이다.<br />
그 작가가 인생의, 인간 세상의 오묘하고도 미묘한 순간들을 얼마나 잘 포착해서<br />
가장 중요한 문제의식을 그 작가의 고유의 언어로 얼마나 맛깔나게 표현했느냐와<br />
그 책이 전경부대원들에게 팔리는 성적과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고 있을 수도 있다.<br />
내가 한 학기를, 그리고 이번 학기 동안 얼마나 내 인생을, 내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냈느냐는<br />
내 시험지를 매기실 문학교수님과는 linear하고 매우 중요한 관계가 있지만<br />
내 시험지를 매기실 전공교수님과는 orthogonal하여 전혀 관계가 없다.<br />
설사 전공교수님이 나에 대해 잘 아신다 할 지라도 내 성적은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br />
내 성적이 필요한 곳이래봤자 대학원이나 취직 이력서인데<br />
아... 현실적으로는 언젠가는 이력서를 내게 될 날이, 내 좆 같은 성적에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br />
좆나 우울하고 쓸쓸하고 현실적이고 각박하고 좆같은 걱정이 되어 기분이 좆같다.<br />
<br />
결국 오늘도 되새김하게 되는 친우 오지원의 한 구절<br />
공대생은 좆심으로 살아간다.<br />
오늘처럼 전공이 좆나 싫고 문학이 좆나 사랑스러운 날도 드물지 싶다.<br />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372762#comments</comments>
		<pubDate>Sun, 14 Jun 2009 22:31:00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불현듯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371569</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371569</guid>
		<description>
			<![CDATA[ 
  외롭다.<br />
<br />
지인들의 싸이월드를 돌아다니다가, <br />
<br />
그들의 즐거운 인생들의 조각들을 보니 문득 외롭다.<br />
<br />
자신의 인생을 편집해서 보여준다고는 하지만,<br />
<br />
나는 왜 나의 즐거운 일상의 순간들을 잡아놓지 않았나 싶다.<br />
<br />
내 인생이 전혀 즐겁지 않은 것은 아닌 것 같다.<br />
<br />
그저 내가 게을러서 사진을 찍고 올리고 하는 등의 일들이 귀찮았을 뿐이다.<br />
<br />
귀찮음은 여러모로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br />
<br />
그들의 사진들과 글들이 하나같이 즐겁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br />
<br />
분명히 모두들 찬란한 청춘의 나날들을 뜨겁게 보내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br />
<br />
내가 그들을 수식할 때 붙이는 단어들은, 내가 나에 관해 생각할 때 붙이는 단어들과 많이 다르다.<br />
<br />
그들은, 독창적이거나, 착하거나, 시원시원하거나, 시니컬하거나, 착실하거나, 쿨하다.<br />
<br />
나를 나로써 가장 절실하게 느낄때는 담배 연기 한 뭉치가 나의 폐부를 쓸고 나가며 뿌연 흔적을 공기중에 날릴 때.<br />
<br />
그 순간 나를 향한 무수한 질문들과 그에 대한 나름의 추측들, 오직 추측들, 애써 낙관적이거나, 억지로 비관적인 추측들.<br />
<br />
문득 외로움을 느낀 것은, 지금 누구와도 함께 하고 있지 않아서라기 보다는,<br />
<br />
같이 있으며 즐거웠던 그 많은 친했던, 지금도 나쁘지는 않은 관계의 사람들 곁에,<br />
<br />
내가 원하는 만큼 그 옆에서 그들과 함께 하고 있지 못해서,<br />
<br />
그리고도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아쉬운 관계로만 남게 될 것 같아서,<br />
<br />
무엇보다도, 그들에게 내가 그들 주위의 사람들보다 궁금하고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서.<br />
<br />
생각해보니 웃기다. 나는 그들의 안부를 얼마나 궁금해하고 그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었다고.<br />
<br />
막상 누가 다가 오려고 해도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막막하다.<br />
<br />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싶으면 불편해져버린다.<br />
<br />
편한 사람 앞에서는 또 그 사람 앞에서가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가 힘들다.<br />
<br />
보여줘야하나. 아 젠장할. <br />
<br />
어차피 좆대로 하고 다니면서 대충 시부적대고 다닐테지만.<br />
<br />
사람들과 관계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건지,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br />
<br />
<br />
어제는 나를 납치하였으니 돈을 부치라는 전화가 집으로 왔다더라.<br />
<br />
나라는 사람을 바꿔 주었다던데 나라는 사람이 "엄마! 살려줘요!"라며 절규하며 울었고 그 후 <br />
<br />
퍽퍽대며 때리는 것 같은 소리들이 들렸는데 내가 아닌것 같았다더라.<br />
<br />
그리고 우리 집이 어딘지 안다며 대는데, 공교롭게도 얼마전에 이사하며 떠나온 집을 대더랜다.<br />
<br />
놀랜 가슴에 우시면서도 뭔가 미심쩍으신 듯 선뜻 돈을 보내마지 않는 우리 엄마에게,<br />
<br />
전화를 건 그 놈은 "이 XXX이 지 새끼 죽일라고 작정했나!"며 되레 화를 내더니 이내 끊더랜다.<br />
<br />
어쨌든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시던 엄마는 나의 안부를 확인차 전화를 거셨는데,<br />
<br />
그날 수업도 없던 내겐 무척 이른 시간이었던데다 자는 동안은 누가 때려 죽여도 안일어나는 나는 <br />
<br />
엄마의 전화가 두 번 끊어지도록 자다가 세번째 걸려온 전화를 받고는 울먹이는 엄마의 목소리에 놀랬었다.<br />
<br />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잘 있다고만 말씀드렸는데,<br />
<br />
나중에 다시 엄마에게 전활드려 자초지종을 자세히 물어보니 <br />
<br />
엄마는 내가 "어디서 데모를 하다가 잡혀갔을까봐" 걱정이 되셨댄다.<br />
<br />
나를 잡아놓고 있다는 전화와 내가 데모를 하다가 잡혔을 것이라는 걱정 사이에는 어떤 고리가 있는 것일까.<br />
<br />
나는 잡혀간 적도 없고, 데모를 간 적도 없었건만, <br />
<br />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효자동 구석방에 처박혀 해야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공부를 앞에 두고,<br />
<br />
결국은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하기 싫다고만 싫다고만 투덜대며 시간을 죽이며 <br />
<br />
어서 이 지긋지긋한 학기가 어떻게든 끝나버렸으면 오매불망 바라마지않는 나는<br />
<br />
지루함과 답답함과 귀찮음에 어쩔줄을 몰라 담배만 펴대고 있는데,<br />
<br />
나를 사칭하는 너는 누구시길래 그 큰 덩치를 이끌고 납치를 당하고, 데모를 다니며 영화를 찍고 있는가.<br />
<br />
<br />
나의 사랑하는 친구 오지원은 말했지, 공대생은 좆심으로 살아간다고.<br />
<br />
아 주먹을 책상으로 내리치며 격하게 공감하는 한마디.<br />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371569#comments</comments>
		<pubDate>Sat, 13 Jun 2009 10:11:46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노래의 자의식. 자의식의 노래.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361712</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361712</guid>
		<description>
			<![CDATA[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 글을 쓰는 것, 그 중에서도 나의 경우에는 노래를 쓰는 것이 될텐데,<br />
<br />
이러한 작업들에는 자의식이 빠질 수 없다.<br />
<br />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노래하고 싶은가에 대한 탐구 없이 무언가를 써낼 수 있을까.<br />
<br />
그것이 솟구쳐나오는 영감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내 안에 있는 나의 목소리임을 자각 하지 않을 수 없다.<br />
<br />
다만 나의 고민은, 나의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어려운 문제는, 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다는 것.<br />
<br />
아니 들리지 않는다기 보다는 들리는 목소리가, 내가 자각하는 나의 자의식이 하나같이 나의 자의식에 관한 것이라는 것.<br />
<br />
아직도 사춘기인가.<br />
<br />
노래를 쓰려고 자리에 앉아, 침대에 누워, 서서 담배를 피며 이런저런 고민을 할 수록,<br />
<br />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오히려 드는 생각은 "나는 무엇을 노래해야하나."<br />
<br />
나와의 선문답 중에 곧잘 등장하는 그 질문에는 "내가 무엇을 노래해야 다른 사람들 마음에 들까"라는<br />
<br />
가장 피하고 싶고, 배제하고 싶은 종류의 억압이 무의식 중에 내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br />
<br />
아니 분명히 내포되어 있다. 게다가 훨씬 적나라하여 "어떤 노래가 다른 사람들 마음에 들만한 노래일까"에 가깝다.<br />
<br />
내가 이수만 사장 휘하의 작곡가도 아니고, 예기치 못한 성공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커트 코베인도 아닐진대<br />
<br />
노래를 구상하고 무엇을 노래해야 하나 고민하는 내 무의식에는 저런 생각이 깔려있는 것이다.<br />
<br />
내가 노래로 밥을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노래에 뛰어든 것도 아닌데.<br />
<br />
내 노래,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하자는 태도를 항시 유지하고 싶지만, <br />
<br />
타인의 평가에 대한 나의 촉각은 두려움과 기대라는 거대한 에너지를 동력으로 예민하게 항시대기하고있다.<br />
<br />
이러한 태도를 궁극적으로 버려야할, 내 안에서 지워버리고 없애버려야 할 적으로 삼을 것인지,<br />
<br />
아니면 의식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계속 유지되면서 나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두는 것이 좋을지,<br />
<br />
고민이다.<br />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361712#comments</comments>
		<pubDate>Sun, 31 May 2009 20:18:21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和而不同-2007학년도 입학식에 부쳐 - 황지우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360221</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360221</guid>
		<description>
			<![CDATA[ 
  和而不同-2007학년도 입학식에 부쳐 <br />
<br />
        2007년 03월 07일 (수) 21:23:57        황지우 총장  #        <br />
         <br />
<br />
<br />
내가 시에 처음 ‘눈 떴던’ 때라고 할까요, 파블로 네루다식으로 표현해서 “시가 나를 찾아왔을 때”가 중3 때였던 것같습니다. 뜬금없이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방학 때 시골 친구집 가서 곁눈으로 힐끗 보았던 친구 누나가 무장무장 보고 싶어지고,사타구니에서 이상한 털이 나기 시작하면서 생의 비린내를 느꼈다고 할까요, 어느 날 갑자기 산다는게 시시하게 느껴지고, 가을날의신작로 앞에서 어디론가 멀리 훌쩍 떠나버리고 싶던 이른바 사춘기 징후 속에서 문학이라는 열병에 감염되고 말았습니다. 그 무렵김소월의 ‘초혼’이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고독’이라는 시를 접하고는 그만 내 가슴이 무너져버렸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자주가슴이 무너져내렸는데, 심지어는 최희준의 ‘하숙생’이라는 유행가만 들어도 그랬습니다. <br />
<br />
<br />
요즘 문학 강연 같은 데 가면 나는 반드시 이 이야기를 합니다: “가슴이 무너진 적이 없는 사람은 시를 쓸 수없다.”고요. 그 가슴 저리고, 애리고, 물클한 것 때문에 사람들은 뭔가를 씁니다. 이 흉곽내과적인 증세야말로 말하자면 시의센서 같은 것입니다. 그것이 먼저 가슴 속에 내장되어 있어야 살아가면서 지각하고 경험하는 어떤 일이나 오브제들이 시가 될 만한것인지 아닌지 감지되며, 그 가운데 딱 시가 될 만한 것이면 부저가 뚜뚜 울리면서 문이 열리는 것이지요. <br />
<br />
사실 그 시절 나는 시가 뭐라는 걸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냥 ‘견딜 수 없어서’ 시 비스무리한 뭔가를 마구 썼습니다. 그가운데 몇 편을 골라 그 당시 중고삐리들이 많이 보던 ‘학원’이라는 잡지에 투고해 보았습니다. 그게 어떻게 당선되는 바람에오늘날 내 인생이 이 지경 이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만, 정작 당선작품이 발표된 잡지를 받아보았을 때는 기쁘기는커녕 실망을 금할수 없었습니다. 국어 교과서에도 나와 있는 박목월 선생이 심사평을 쓰셨는데 아주아주 혹평이었기 때문입니다. “황군의 감수성은소년답지 못하고 병적이다.” 그 당시 얼마나 충격 먹었으면 이 나이 되도록 그 문구를 또렷이 기억하겠습니까? <br />
<br />
시에 정나미가 딱 떨어져버렸는데, 또 고등학교 진학하자 왠 불양배 같은 문예반 선배들이 소문 듣고 와서 포섭하는 통에 그당시 학내 조폭 써클 이름인 ‘들장미’, ‘진’, ‘아카시아’와 동격인 ‘원시림’이라는 문학동인지 활동을 했습니다. 물론 우리동인들 중에는 천변 너머에 있는 여학교에 주로 포커스를 두고서 숫컷들의 깃털세우기의 일종으로서 문학을 사칭하는 자들도 있었지만,그 당시에는 다들 ‘나는 천재가 아닐까’ 하는 망상 속에서 랭보나 이상을 흉내 내면서 고등학생이라는 게 너무 갑갑하고 억울한문호 행세를 했드랬습니다. 모자도 일부러 찢어서 재봉틀로 박은 걸 쓰고 호크도 한두 개쯤 풀고, 인생의 쓴맛을 이미 다 본것처럼 최대한 불우한 표정을 지으면서 생담배를 길게 내뿜으며, 대학가겠다고 공부한 졸라 하는 범생이들을 가련하게 여기며,카프카가 어쩌구 사르트르가 어쩌구 저 혼자 잘난 체하는 데카당을 연출하고 다녔죠. <br />
<br />
2007학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입생 여러분! <br />
<br />
예술가가 되기 위한 험난한 도정에서 그 문지방을 막 넘어온 여러분에게 오늘 내가 별로 아름답지 않은 나의 ‘호밀밭의파수꾼’ 시절을 먼저 이야기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의 시행착오, 나의 낭비와 방황을 통해 여러분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은 것이있어서입니다. <br />
<br />
그 학교 들어가기 어렵다는 걸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여러분은 이미 주위친구나 지인들로부터 여러 번 축하를 받았을 겁니다. 또 마땅히 그럴 만합니다. 예술영재 교육을 목표로 정원을 다 뽑지 앟는소수정예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이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전국 예술계 대학에서 상위 3% 이내에 속한다고 할 수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여기에 앉아 잇는 여러분 가운데 ‘난 천재야, 천재임에 틀립없어!’라고 확신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난천재인가 봐.’라고 조심스럽게 위안하거나 ‘최소한 영재는 되겠지’라고 다행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내가 천재나 영재가아니면 어떡허지’라고 불안해 하는 사람, 아니면 ‘난 이도 저도 아닌데’ 하고 절망하고 앉아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br />
<br />
여러분을 앞으로 교육해야 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우려스럽고 걱정되는 분이 첫 번째 부류의 그 천재 확신범들입니다. 누가봐도 전재인 자가 그렇게 확신하는 데에야 할 말은 없지요. 근데 그게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 확신하거나 그렇게 자기 연출하는자들, 이것 정말 난치병 환자들입니다. 말도 안 되는 작품을 해가지고 와서는 교수한테 대든 학생들 있어요. “선생님 후회하실거에요. 이건 1세기 뒤에나 그 진가를 알아볼 불후의 명작입니다.” 라고까지는 말하지 않더라도 불만 내지는 항의에 가득 찬 그눈빛을 보면 거의 그런 의미에서 교수의 지적에 승복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물론 1세기는 아니더라도 10년 뒤에는알아줄 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금 내가 못 보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나도 나의 기준을 재점검하기도 합니다. 내 곧ㅇ학교 때지방 문단의 시인이기도 했던 문예반 지도 국어 선생님께 똑 같은 감정을 가진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부류의학생들이 졸업하고도 10년 가까이 되는데 아무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적어도 예술가 수업 시대에 천재 연출자들은 아무 득이없다고 말해도 무방한 듯합니다. <br />
<br />
내가 싫어하는 학생은 눈만 높아가지고 아무것도 못하거나 안 하는 년/놈들입니다. 이 년/놈들은 수업시간에 교수 강의를팔장끼고 삐딱한 시선으로 노려보면서 감상만 하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머리 속에 뭐가 좀 들어 있다고 혹은 미리서 발랑 까져가지고남이 해 놓은 것에 대해서는 혹독하게 평할 줄은 아는 데 저더러 하라고 하면 그 만큼 못하거나 안 되는 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안합니다. 안 하고 못하니까 더 까탈스럽고 사람이 비비 꼬여 있습니다. 이들은 결국 잘 해봤자 조금은 세련된 딜레탕트이거나문화소비자밖에 안 되는데, 내가 왕년에 그래봤기 때문에 제일 경멸하는 부류들입니다. <br />
<br />
영향받기를 꺼려하거나 거부하는 자는 난장이가 됩니다. 우리 학교 교수님들은 대부분 각 장르 분야에서 국내 최고 예술가들,마에스트로, 명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술 입문자인 여러분은 그 분들로부터 유보 없이 영향을 받으십시오. 어린 새가 어미 입속에 든 먹이를 꺼내어 먹듯이 여러분 선생님 속에 든 것을 꺼내 먹으십시오. 그것은 반쯤 소화된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을 빨리자라게 할 것입니다. 선생님이 속에 숨겨놓은 것까지 훔쳐내십시오. 13세 된 미켈란젤로는 그의 스승 기를란다이요가 숨겨놓은데상을 서랍에서 몰래 훔쳐내어 임모하고는 가짜를 그럴 듯하게 조작해서 갖다놓습니다. <br />
<br />
예술의 긴 역사를 보면, 예술 창조는 일종의 관습으로부터 시작한다 걸 알 수 있습니다. 14세기에서 16세기에 이르는찬란한 르네상스 예술의 명작들은 다 보테가(공방, Workshop)에서 스승(마에스트로)과 제자(도제) 사이에서 영향을 주고받는하나의 관습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관습이 중앙선원근법인데, 이것이 이 시대 사람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동일한 시형식See Form이었으며 그들은 세계를 그렇게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는 그 시대만의양식 속에서 보티첼리, 다빈치, 라파엘로는 그 스승들에게서 영향받거나 훔쳐낸 모방을 통해 종이 한 장만 한 차이를 예술사에남겨놓았던 것입니다. 다만 그 차이는 작은 것이었으나 결정적인 차이였던 거죠. 예술사는 그것을 기억한 것이고요. <br />
<br />
천재론에서 모차르트 현상처럼 전무후무한 경우가 아직도 없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모차르트처럼 소름끼치게 신비스러운천재마저도 그 이전에 이태리 양식, 프랑스 양식, 만하임 양식 등 기존의 음악적 관습을 두려워 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받아들인결과입니다.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유에서 무를, 즉 주어진 것으로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을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닮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br />
<br />
오늘 2007학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입생을 맞이하고 또 여러분을 환영하는 이 자리의 화두로서 나는 공자 논어 자로편에나오는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한다.” 어록을 되새기고 싶습니다. 군자라는 말을 예술가란 말로 대체한다면 무릇예술가는 같이 어울리되 결코 같아지지는 않는다 하겠습니다. <br />
<br />
신입생 여러분! 그러므로, 자신이 천재인가 아닌가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저지르십시오! 세잔느는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인에밀 졸라의 소설 속에서 실패한 지방 화가의 전형으로 묘사됩니다. 고흐도 유일하게 그를 이해해 주었던 동생 테오에게마저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실패자였습니다. 이 불행한 예술가들은 그런 처절한 고립 속에서 미친 듯이 그렸습니다. <br />
<br />
여러분 가슴 속에 끓고 있는 것, 치밀어 오르는 것, 그 뭉클한 것, 소위 미학자들이'예술의욕'(Kunstwollen)이라 부르는 것을 존중하고 그것을 따라가십시오. 여러분의 본능을 믿고 자신의 표현 충동에이끌려 가십시오.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나는 잠이 안 온다, 이것이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사는 재미가 없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나는 죽을 것만 같다는 내적 필연성을 가지고 여러분 자신의 '예술에의 의지'에 복종하십시오. 아니, 차라리 예술을 가지고노십시오! 예술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장난감처럼가지고 노세요. 여러분 전공의 도구들, 피아노든 해금이든 HD카메라, 컴퓨터, 무대 또는 혼합매체든, 이것들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닳아뜨리십시오. 이런 유희 정신이 중요합니다. 재미나게가지고 놀다보면 어느 날 문득 깨달음이 올 것입니다. 결국 예술이란 '유희'로부터 '발견'에 이르게 되는 것이니까요. <br />
<br />
남극이 바라다 보이는 파타고니아 빙벽 위에 알바트로스라는 새가 알에서 부화하여 깨어납니다. 새끼 새들은 어미의 부리를마구 쪼아 불룩한 목에서 먹이를 꺼내어 먹습니다. 다 자란 새끼는 첫 비상을 위해 몸보다 훨씬 커진 날개를 질질 끌면서 뒤뚱뒤뚱벼랑을 향해 질주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새들은 날기 위해 온몸을 바다에 던집니다. 그야말로 투신한 겁니다. 어떤 새들은 그대로바다에 곤두박질쳐 죽어버립니다. 그러나 어떤 새들은 수면 위에서 가까스로 허공을 차고 날아오릅니다. 마침내 해벽을 지나가는바람을 만나 구름을 뚫고 올라간 그 놈들은 지상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 알바트로스가 됩니다. <br />
<br />
2007학년도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이 학교를 졸업한 후 저 창공 너머 공기마저 희박한 드높은 곳에까지 여러분을 날게 할 자신의 날개를 이 학교에서 만드십시오. 입학을 축하합니다. <br />
<br />
<br />
2007년 3월 2일 <br />
<br />
총장 황지우<br />
<br />
-----------------------------------------------------------------------------------------------<br />
<br />
뭉클하다.<br />
<br />
뭉클함의 기원이 나에게 내재한 황지우 <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총장</span>시인이 말한 '예술에의 의지'에서 기인한 것인지,<br />
<br />
혹은 내 속에 내재된 그 '예술에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회의와 슬픔에서 기인한 것인지.<br />
<br />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쓴다기 보다... 왜 쓰는지, 왜 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br />
<br />
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딱히 알고 싶지 않고,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br />
<br />
쓰고 싶은데, 잘 쓰고 싶다.<br />
<br />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또 지우다 보면,<br />
<br />
써 놓은 것이 없고,<br />
<br />
이미 써 놓은 것들은<br />
<br />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은,<br />
<br />
열 오른 자아에 도취되어 감상의 파도에서 허우적 대다 어쩌다 남겨진 흔적들로<br />
<br />
코트슬로우의 해안 경비대에게 구조된 그 날의 흉측하고 쪽팔린 상처들처럼,<br />
<br />
보여주고 나면 후회하게 되는, <br />
<br />
뒤돌아 다시 보면 얼굴을 들기 조차 힘든 부끄러운, 민망한 것들.<br />
<br />
민망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고, 오그라들지 않으며,<br />
<br />
도취되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자랑스럽지 않은 글들,<br />
<br />
그런 글들을 써야하는데...<br />
<br />
<br />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360221#comments</comments>
		<pubDate>Fri, 29 May 2009 22:13:14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밤을 샜는데. ]]> </title>
		<link>http://vomster.egloos.com/2360211</link>
		<guid>http://vomster.egloos.com/2360211</guid>
		<description>
			<![CDATA[ 
  그래 이제 뭐 일상이 되어버려서 나는 이제 어느 나라 시계에 맞춰 살아야 될지도 모르겠고<br><br>오늘도 당연한듯이 밤은 샜는데.<br><br>아 결국 핏발 선 눈으로 맞는 아침,&nbsp;내가 맞이 하는 건,<br><br>당장이라도 콧망울에 스치울 듯 이제는&nbsp;맡지 못 할&nbsp;살 내음새.<br><br><br>오늘도 찢어져라 이불을 껴안고 자겠네.<br><br>부엉이는 날개를 접어 들어가고<br><br>너희 금수들의 낮이 밝았다.<br><br>오늘은 또 어떤 태양 없는 낮, 달 없는 밤이 될런지.			 ]]> 
		</description>
		<category>토사물</category>

		<comments>http://vomster.egloos.com/2360211#comments</comments>
		<pubDate>Fri, 29 May 2009 20:48:08 GMT</pubDate>
		<dc:creator>토달</dc:creator>
	</item>
</channel>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