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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설과 인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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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Don't give up.</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hu, 19 Jul 2007 17:46:27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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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설과 인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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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Don't give up.</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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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실명확인제?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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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지난 일요일에는 이런저런 다툼이 있었고 월요일 새벽, 잠을 자기 위해 전화통화를 중단했는데 그게 문제가 되어 그녀가 나와 연락을 끊기로 결심했다. 아무튼 이 문제는 배경이 산더미같기 때문에 쉽게 요약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nbsp;해보자면 내가 그녀가 바라는 인간형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녀가 마침내 자기&nbsp;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했을때 내가 그만 얘기하자고 했다는 것이다)<br><br>사흘 저녁을 연락두절에 시달리다 (전화를 스물 다섯번 쯤 했을 것이다) 마침내 어젯밤, 그녀의 아파트로 갔다. 그녀의 친구들과 오빠의 조언과 도움을 받고 마지막엔 그녀와 이야기를 해본 후 일단은 화해. 물론 사건의 계기가 되었던 갈등이나 성격차이가 해소된 것은 아니니까 '정말은 이제부터'라고 할만하긴 한데,&nbsp;어쨌든 연락두절보다는 나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br><br>내 삶의 추진력, 혹은 부양력을 잃지는 않을 생각.<br><br>7월 27일부터 이글루에 실명제가 도입된다고 하는데 한국신용평가협회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나는 더이상 이글루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외국인으로서 등록을 하고 ID를 스캔해서 보내주는 방식으로 하면 될수도 있겠지만 그런 짓을 하면서까지 이글루 서비스에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하긴 이것도 3년 넘게 써왔으니 나름 정든 곳이긴 하지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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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9 Jul 2007 15:26:17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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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요즘 보는 것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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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 />
곤조의 'LAST EXILE'을 보고 있다. 지금 6편? 작화도 좋고 모션이나 CG도 괜찮고, 내용도&nbsp;흥미있고 아무튼 재미 쏠쏠한 애니메이션.<br />
<br />
그 외에 여름납량특집으로 요 며칠 무서운 이야기들을 많이 읽었다. 한 200편 정도. 덕분에 어두운 시간이 되면 약간 겁을 먹기도 하고 있다. 화장실에 갈때마다 뒤에 뭔가 있을지도 모름.<br />
<br />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br />
<a href="http://thering.8con.net/tt/" target=_new>http://thering.8con.net/tt/</a><br />
<br />
체험담 게시판에서 이틀을 보냈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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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vivaldi.egloos.com/1600916#comments</comments>
		<pubDate>Wed, 11 Jul 2007 14:56:54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7월 5일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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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이틀동안 간간히 내리는 비에 젖은 냄새가 나는 아침.<br><br>지난 2일에는 남자친구와 여자친구가 되기로&nbsp;했다가, 다음날인 3일엔 '홀로 서야하니까 당분간 친구로 있어달라'는 말을 들었다. 그 후에 다시 대쉬해달라고. 그러면 안되냐고 울면서.<br><br>하루만에 깨어진 관계라면 그 어설픔에 차라리 웃기달까. 막 웃다가 그 후에 쓸쓸해지는 느낌이랄까.<br><br>먼 훗날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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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5 Jul 2007 15:15:53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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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Baseline Jumper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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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br>하룻밤 푹 자고 일어나 부랴부랴 출근하는 길.<br><br>수면을 충분히 취하면&nbsp;냉정해지고 사고가 내면화되어 말수가 줄어든다. 반대로 잠이 부족할때는 느끼는 것이나 행동이나 즉각적이되어 마치 얕은 물가를 찰방거리고 다니는 것 같달까. 그동안 행여 경솔한 실수가 있었을까- 한숨을 내어 본다.<br><br>사실 별 걱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br><br>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마음에 품는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는 진실이 함께 있다. 그에게&nbsp;이것저것 물어보고 이런저런 대답을 듣는다.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 슬픔은&nbsp;그곳에 침전시킨다. 나 자신에게 말한다.&nbsp;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보고 듣고 싶지 않은 것들을 듣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라고. 그리고 아마 괜찮을거야. 용기를 가질 것.<br><br><br></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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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vivaldi.egloos.com/1586024#comments</comments>
		<pubDate>Fri, 15 Jun 2007 20:38:09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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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읽은 책 목록 (6월 23일)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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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lt;2007년의 독서&gt;<br><br>01.&nbsp;A Game Of Thrones - George R.R. Martin<br>02. A Clash Of Kings - George R.R. Martin<br>03. A Storm Of Swords - George R.R. Martin<br>04. 모략 - 차이위치우 외 34인<br>05. 미녀들의 신화 - 김남석 엮음<br>06. 귀신잡는 남자 - 박용운<br>07. 진짜와 가짜의 틈새에서 [화가 이중섭 생각] - 김광림<br>08. 시인을 꿈꾸는 나무 - 미셸 뤼노<br>08. 음식 궁합 - 유태종<br>09. 이런 사원들이 문제사원들이다 - 김광경<br>10. 증상으로 아는 성인병 - 니타이 후지오<br>11.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 - 사랑의 여러 빛깔<br>12. 어, 그래? - 이종주 김경훈 편저<br>13. 125세까지 걱정말고 살아라 - 유병팔<br>14. 마지못해 한 이혼 뜻밖의 행복 - 조재구<br>15.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뜨면 - 조진태<br>16. 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 - 엄홍길<br>17. 우리 한때는 별이 되었나 - 차범석 외 40인<br>18. 성공을 위한 히트 유머 시리즈 - 웃음을 찾는 사람들 엮음<br>19. 법정에 나타난 인생풍경 - 김대억<br>20. 흐르는 세월을 붙들고 - 이동렬<br>21. 우리 동네 아이들 - 나지브 마흐프<br>22. 우리가 산다는 의미는 - 유경환<br>23. 유령신사 - 시바타 렌자부로<br>24. 기계 - 남상천<br>25. 바스카일가의 사냥개 - 코난 도일<br>26. 걷기건강 - 안상욱<br>27. 솔직한 여자가 사랑도 잘한다 - 이은미<br>28. 온달, 바보가 된 고구려 귀족 - 이기담<br>29. 몽골의 초원 - 시바 료타료<br>30. 바깥 사연들 - 김성일<br>31. 노태우 대통령전 - 왕옥흔(王鈺欣)*<br>32.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정민<br>33. 달의 제단 - 심윤경<br>34. 수피우화 - 김남용<br>35. 삶의 빈자리를 생각하며 - 앙드레 모로와<br>36.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 알렌 치넨<br>37. 때론 아내의 방에 나를 닮은 도둑이 든다 - 안성호<br>38. 한여름밤의 고전산책 - 박서림<br>39. 나의 누이와 나 - 프레드릭 니체<br>40. 강의 - 신영복<br>41. 벚꽃도 사쿠라도 봄이면 핀다 - 한수산<br>42. 감동을 주는 대화와 연설 - 데일 카네기<br>43. 한국인의 민속 문화 1 - 이규태<br>44. 유목민 이야기 - 김종래<br>45.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미치 앨봄<br>46.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트 에코<br>47. 학의 다리를 자르지 마라 (장자) - 김한성<br>48. 잠자는 사자의 털끝을 어이하리 (맹자) - 김한성<br>49. 사람보다 아름다운 꽃 이야기 - 오병훈<br>50. Moon Palace - Paul Auster<br>51. 선생님의 가방 - 가와카미 히로미<br>52.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 이어령<br>53. 무심 - 문화영<br>54. 하루 한번의 사색 - 레오 톨스토이<br>55. 사랑에 관한 1000자 고백 - 안현민<br>56. 내 아내의 남편을 찾습니다 - 폴 오스터<br>57.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 리차드 칼슨<br>58. 은빛비 - 아사다 지로<br><br><br>&lt;읽다가 그만두거나 아직 못 읽은&nbsp;책, 하지만 도서관에 갖다 줘야 하는 책&gt;<br>01. 바둑실력테스트 3 사활의 급소<br>02. A Feast For Crows - George R.R. Martin<br>03. The Scarlet Gang of Asakusa - Yasunari Kawabata<br>04. Beauty and Sadness - Yasunari Kawabata<br>05.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br><br><br><br>*중국인이라 발음을 알 수 없어 한중병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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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vivaldi.egloos.com/1577960#comments</comments>
		<pubDate>Fri, 01 Jun 2007 23:51:36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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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5월의 총정리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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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2007년 5월은 나에게 특별한 관심이 없는 여자와 자주 보고, 많은 얘기하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잔뜩 했던 달이었다. 책을 스무권 정도 읽기도 했다.<br><br>그녀와는 진짜 많은 얘기 했으며 오랜만에 어떤 사람에 대해 조금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단점과 장점들을 두루 살피고 그 엽기적인 실상과 가공할 마각까지 모두 함께 한 인간을 소화시켜보는 중. 많은 얘기는 했지만 수다가 많아 누가 무엇을 물어도 거의 대답해주는 그런 사람이라 전혀 내가 특별한 것은 아니고, 고백이랄까, 아무튼 그런건 열 다섯번 정도 사양당했으며 과연 일백번을 채우게 될지도 궁금한 일이다. 그녀의 '죄송해요'는 계속해서 듣다보니 언젠가는&nbsp;우리 관계에서 무의식적 습관이 되어버릴까 두렵기는 하지만, 그러나 내가 그 '죄송해요'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굉장하고 훌륭한 일인가. 그건 습관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br><br>아무튼 그녀가 허락을 안해줘서 온 마음을 다해 좋아하지는 못하고, 끈질기게 문을 두드리는 셈인데 내 자신이 초라하거나 불쌍하게 느껴질때까지는 해봐야겠지.<br><br>그렇게 열심은 아니다.<br><br>그녀의 애정과 나의 애정은 그 질과 양이 달라서, 과연 서로에게 완전한 충족은 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욕심이 많다는 점에서는 꽤나 비슷하지만 정도나 방식은 상이하고, 무엇보다 내가 적당히 조화를 이루는 온건함을 바란다면 그녀는 완전하고 커다란 화합을 꿈꾼달까.<br>뭐, 그녀는 그녀 뜻대로 살아가야 하고 나는 내 나름대로 어울려야 한다. 그녀가 나를 위해 뭔가 해줄 것을 바라지 않고, 그녀를 귀찮게 굴지 않고, 그 어딘가에 있는 그녀의 중심 가까이 뿌리내린다면.<br><br>그녀는 바뀌고 나는 그대로라도 슬픈 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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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vivaldi.egloos.com/1577350#comments</comments>
		<pubDate>Thu, 31 May 2007 18:22:42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혼자 놀기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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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어제는 몇번이나 엄청난 소나기가 내린 하루였는데 이런 날씨가 목요일까지는 계속된다고 한다. 밤에는 우산을 들고 비 내리는 주택가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늘 다니는 길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갔는데도 경이로운 장면들이 연거푸 나타났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새로지은 타운하우스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마주치는 예배당. 느닷없이 풍성해지고&nbsp;경쟁하듯 꽃 피워낸&nbsp;커다란 나무들.<br>비가 쏟아질때면 사위에 온통 물소리 뿐이고 지붕들과 나무들이 푸드덕거렸다. 비는 내리거나 그치거나 삽시간이었으나 피부에 느껴지지 않는데도 고여있는 물웅덩이에는 수많은 파문 일고 있기도 했다.<br><br>MP3 플레이어로 밥 시거의 'Greatest Hits'를 들으며 바람을 정면으로 맞거나&nbsp;흘려보내거나 했다.&nbsp;때때로 우산을 들고 춤도 추었고 비가 그쳤을 때는 음악에 맞춰 접은 우산으로 기타를 치고 빙글빙글 돌기도 했다. 누군가 행인이 있어 마주쳤다면&nbsp;상당히 겸연쩍었을테지만&nbsp;마치 내면의 고독이 밖으로 구현된 듯 비어있어 외롭지 않고 자유롭고 풍성한&nbsp;거리였다. <br><br>나중에는 '비가 오는 주택가'라는 것을 문장으로 표현해보고자 밤을 걸으며 계속해서 언어를 더듬었다. 그대는 미는가 두드리는가, 구름끼어 밝은 도시의 밤하늘.&nbsp;여러 세계의 틈새에&nbsp;나를 기다리고 있는 하나의 진실되고 아름다운 표현이 있어 내가 그것을 불러낼 수 있다면&nbsp;그는 나의 오래되고 다정한 친구처럼&nbsp;손을 잡고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은 내가 죽은 후에 그들만이 남아 가끔씩 먼지 쌓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줄지도 모르지.<br><br>먼 빛마다 긴 꼬리를 끌고, 그림자마다 젖은 생명을 품다.<br><br>5월 비오는 밤의 준치군.<br>			 ]]> 
		</description>

		<comments>http://vivaldi.egloos.com/1568010#comments</comments>
		<pubDate>Wed, 16 May 2007 14:56:42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Seasonal Moment ]]> </title>
		<link>http://vivaldi.egloos.com/156753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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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어제는 안좋은 몸을 끌고 걸어서 우체국에 갔다 왔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약을 먹은 후&nbsp;'아, 소포 찾으러 가야지' 후드 스웨터를 뒤집어 쓰고 비틀비틀 집을 나선 것이다. 우체국은 딕슨과 이슬링턴의 교차로에 있었고 우리집에서 걸어 오가자면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br><br>햇빛은 따스하고 바람은 선선한 날이었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평일, 동네의&nbsp;이른 오후. 고등학교의 운동장에서는 스무명 정도의 여자아이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한쪽은 붉은띠를, 한쪽은 노랑띠를 허리에 매고 선생님의 주도로 무언가 경기를 시작하려는 참이었고, 잔디로 되어있는 운동장 한편에 온통 피어있는 민들레들과, 테니스 코트를 둘러싼 철책에 누군가 매어놓은 자전거가&nbsp;눈에 띄었다. 꽤 어중간한 시간인데&nbsp;시간을 때우는지&nbsp;학교 근처엔&nbsp;교복을 입고 가방을 맨채 어슬렁거리는&nbsp;녀석들이 많았다. 이제 지나친 운동장에서&nbsp;여자애들 외치는 소리, 멀고 커다란 하늘에서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가 '평일오후'가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nbsp;거대한 적막함의 표면을 긁듯이 가끔씩 끼어들거나 하고 있었다.<br><br>버스가 한 대 다가와 서더니&nbsp;할아버지&nbsp;한 사람이 내려서고,&nbsp;몇 사람 타지 않은&nbsp;버스는 잠시 나를 위해 정차해있는 듯 하다가 내가 운전사와 마주친 시선을 피하자 출발했다. 햇빛을 잔뜩 받아 빛나던&nbsp;텅 빈 버스가 지나가자 그 자리는 한결 더 환하고 한결 더 비어있고, 주위는&nbsp;갑자기 조용해져 차라리 머슥하게 느껴질 정도였다.<br><br>이대로도 괜찮은걸까.<br><br>나는 니체의 '내 누이와 나'를 들고 있었는데, 니체에게 그다지 흥미가 없는 나로서는 그가 뭐라고 말하건 그저 그랬다는 느낌으로, 확실히 이 사상가가 미쳤다는 것은 알겠는데&nbsp;그 가운데 혹시 건질 것이 있나 없나 폐품함을 뒤적이는 기분이었다. 프러시아&nbsp;백작부인과의 관계가 어땠다느니, 누이와의 관계를 숙모는 알고 있었다느니 대목에 이르러서는 그냥 책을 집어 치우고 싶었지만 나는 우체국에 가는 중이었고 마땅히 책을 집어 치울 장소가 없었다.<br>실은 내 자신의 증상이 감기인지 알러지인지 잘 구별이 안가서&nbsp;감기, 독감용의 네오 시트런(Neo Citron)과 베니드릴을 같이 먹었는데, 양쪽 다 잠이 오게 하는 성분이 들어있었고 덕분에 쏟아지는 수마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길고 완만하게 올라가는 주택가의 언덕길을 눈을 뜬 시간보다 감은 시간을 길게 하며 흐느적거리며 걸어갔다.<br><br>블록버스터 비디오가게가 있는 작은 상점가를 지나 공동묘지의 철 울타리를 손가락으로 느끼고, 1930년에 태어나서 넉달만에 죽은 한 아기의 묘비에, '우리들의 아들 스티븐을&nbsp;추모하며' 쓰인 것이라든가, 그 옆에 그 부모들, 형 오빠보다 훨씬 오래 살다가 죽은 동생들이 무리지어 묻혀 있는 것도 보았다.<br>			 ]]> 
		</description>

		<comments>http://vivaldi.egloos.com/1567531#comments</comments>
		<pubDate>Tue, 15 May 2007 19:37:20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어머니날의 전날인 토요일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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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두명째인지 세명째인지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엄청 반갑게 받아주시고, 통화상대에게 이건 데이트가 아니라고, 그런 관계가 아니라고&nbsp;정면으로 부정하는 말도 듣고, 나중에 무슨 얘기였는지 설명까지 추가로 받고, 공원에 가기에 앞서 자기 언동 때문에 상대 남자가 오해를 많이 한다는&nbsp;말씀이 커다란 현수막처럼 배경으로 깔려있는 가운데, 나의 오해도 이해도 더불어 깊어가는 것이었다.<br><br>누구에게나 다 잘해주고, 누구에게나 다 잘&nbsp;맞춰주는 사람. 그 자체로는 칭찬을 받을만한 미덕이겠는데&nbsp;내 자신이 그 중의 하나가 되어서는 조금 딱한 일이다. 정말 일급의 바람둥이라면 그 사람들 모두에게 상대만이 특별하다는 인식을 남길 수 있을터인데 그녀의 경우는&nbsp;조금만 수련하면 가능한 경지일 것 같다.<br><br>질투를 하자면 속 좀 상하겠으니 건강을 생각하자. 어머니날 선물을 산다는 핑계로 아침부터 불러낸 그녀는 예쁘고 상냥했고, 선물구입 후 밥 먹고 차 마시고 날씨가 너무 좋아 들렀던 공원에서도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내가 생각도 없이 (그리고 사실 계획도 없이) 공원길로 데려갔기 때문에 부숴먹은 구두가 저번에 이어 오늘로 두개째. 하나 선물해야 겠다고 생각했으나 (이런 경우는 선물이 아니라 배상 아닐까)&nbsp;'내가 고른게 누구 마음에 들리가 없잖아?' 망설여지기는 한다.<br><br>여러번 봐도 시들지 않고 그 농도만 짙어가는 그녀에 대한 내 마음에 비해 나는 그냥 '아는 분' 이라거나 '친절하신 분', '너 모르는 사람'으로 남아 있을 뿐이고, 나로서는 가까이 갈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존재인 것일까. 되새겨 떠오르는 지난 하루의 기억은 지나치게 우린 찻물처럼 씁쓸하다.<br><br>허나 때때로 산뜻한 웃물보다 앙금까지 남아있는 아랫물에 더 정이 가는 것은 비단 나 뿐만일까. 그러고보니 그 마지막 한 방울을 따로&nbsp;일컫어 '진국'이라 부르지 않던가.<br><br>'상사병'을 한자로 '서로 생각하는 병'이라고 쓰는 것은 좀&nbsp;웃기고 이상한 일이다.&nbsp;마땅히 항상 상자를 써서 '항상 생각하는 병'이라고 해야&nbsp;할 것 같은데 거기엔 내가 모르는 배경이나 숨은 의미라도 있는걸까?<br><br>오늘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가지 말라고 말할 수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숲길을 걸을 수 있었으며, 아주 오랜 세월동안 그 맛을 궁금해해왔으나 딱히 계기가 없어서 여태까지&nbsp;사진으로만 봐온 고구마 케이크란걸 실제로 시식해보기도 했다.<br><br>'먼 먼 옛날의 풍뎅이 죽음에도 같이 울면서'.<br><br>고맙습니다. 하이구.<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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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vivaldi.egloos.com/1565745#comments</comments>
		<pubDate>Sun, 13 May 2007 05:56:46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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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주말의 무료 피아노 콘서트 ]]> </title>
		<link>http://vivaldi.egloos.com/1563932</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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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4.egloos.com/pds/200705/10/80/a0009380_05050225.gif" width="162" height="3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4.egloos.com/pds/200705/10/80/a0009380_05050225.gif');"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5.egloos.com/pds/200705/10/80/a0009380_05053349.jpg" width="100" height="1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5.egloos.com/pds/200705/10/80/a0009380_05053349.jpg');" /></div><br><br>이번 주말에는 토론토 심포니 지원자 협회와 뵈센돌퍼가&nbsp;주관하는 '뵈센돌퍼 전국 피아노 콘체르토 대회'가 있다. 대회는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걸친 예선과 일요일의 본선으로 나뉘고, 캐나다 각지에서 출전한 16세 이상 23세 이하의 청년들이 총상금 일만천불(1등 4000불)과 2007년&nbsp;11월에 있을 토론토 필아모닉과의 협연 기회등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장소는 토론토 대학의 에드워드 존슨 빌딩. 입장료는 무료. 총 출전자수는 29명으로 예선은&nbsp;1인당 30분간의 피아노 독주, 본선은 오케스트라와의 협주로 이루어진다. 스케쥴은 금요일 아침 아홉시 반에서 오후 여섯시 반. 토요일 아침 열시에서 오후 다섯시 반. 일요일 본선은 정오부터, (모호하게도) 끝날때까지.<br><br>이런 내용으로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그녀에게 여쭈었으나 거절당했다.<br><br>사실 나야 불러낼 핑계라면 무엇이든 좋았던거고 피아노 경연 대회는 마침&nbsp;어제 오후 라디오에서 광고를&nbsp;들은 후 '이거 괜찮겠다-' 한 것에 불과한데, 그래도 지금은 혼자서라도 가볼까 말까 하고 있는 중. 토요일까지는 며칠 남아있으니까(금요일 스케쥴은 직장인에겐 무리) 지금부터 같이 갈 사람을 찾자면 찾겠지만, 사실 그녀 말고는 이런 이벤트에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이 없다. 남자를 불러내자니 이상하고 여자를 불러내자니 쓰잘데없고, 그냥 책이나 한두권 들고 가서 음악을 들으며&nbsp;독서삼매 하다&nbsp;오면 좋을 것 같은데... (회장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참가자들에게 무례한 일이겠지)<br><br>아무튼&nbsp;라이브 클라식&nbsp;음악을 공짜로 들을 기회는 흔한게 아니니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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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09 May 2007 22:10:36 GMT</pubDate>
		<dc:creator>준치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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