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 ?>
<?xml-stylesheet href="http://rss.egloos.com/style/blog.xsl" type="text/xsl" media="screen"?>
<rss version="2.0"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channel>
	<title>Ocean of Moebius</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link>
	<description>Ocean of Moebius</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Fri, 06 Nov 2009 15:22:03 GMT</pubDate>
	<generator>Egloos</generator>
	<image>
		<title>Ocean of Moebius</title>
		<url>http://pds10.egloos.com/logo/200811/17/56/d0026856.gif</url>
		<link>http://suncomplex.egloos.com</link>
		<width>80</width>
		<height>60</height>
		<description>Ocean of Moebius</description>
	</image>
  	<item>
		<title><![CDATA[ 귀괴마요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466915</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466915</guid>
		<description>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1/07/56/d0026856_4af43f173d667.jpg" width="500" height="751.81818181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1/07/56/d0026856_4af43f173d667.jpg');" /></div>			 ]]> 
		</description>
		<category>만든이들의 사담</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466915#comments</comments>
		<pubDate>Fri, 06 Nov 2009 15:22:03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건담마트 열혈미션.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440539</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440539</guid>
		<description>
			<![CDATA[ 
  <br>최근 엔화 상승과 함께 <br><br>접어버린 취미가 하나가 있으니, 그것이&nbsp;바로 피규어 수집이다.<br><br>안그래도 그다지 싼 가격이 아니었건만, 엔화상승으로 인해 피규어 값은&nbsp;1.5배정도로 뻥튀기가 되어,&nbsp;체감상으로는 거의 두배인 느낌.<br><br>물론 그 와중에도 착한 가격과 괜찮은 제품이라면 억지로 라도&nbsp;구매해 왔으나, 그 빈도가 무지막지하게 줄어든 것은&nbsp;틀림없다.<br><br>그러던 중 눈에 띈 제품이 이것.<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4b26c9441.jpg" width="344" height="491"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4b26c9441.jpg');" /></div><br>12월말에 오키드시드에서 발매 될 예정인. 리니지2 엘프의 PVC 완성품.<br><br>1/7 스케일에 정가는 7800엔. <br><br><br><br>뭐랄까... <span style="FONT-SIZE: 210%; COLOR: #ff0000"><strong>이것은 지를수 밖에 없다?!<br><br><br></strong></span><br><br>그다지 리니지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미 이전에 발매된, 다크엘프 피규어도 있으며, 그 퀄리티는 초만족한 전례가 있음.<br>무엇보다도 같이 전시할수 있다는 점과, 사이즈나 가격 모든것이 착하다. <br><br>그렇게 일찍이도 이 제품을 구하기위해 돌아다녔지만, <br><br>각 사이트들의 대부분의 가격은 내가 생각한 자리수의 금액이 아니었던 지라. 눈물을 머금고 참고 있었다.<br><br>.<br>.<br>.<br>.<br><br>그러던 중.<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4ca271ff6.jpg" width="500" height="485.65573770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4ca271ff6.jpg');" /></div>건담마트에서의 이벤트를 발견.<br><br><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4dcf4ae2d.gif" width="350" height="196"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4dcf4ae2d.gif');" /></div><br>오케이. 참가하면 되잖아.<br><br>----------------------------------------------<br><br>제목 : 건담마트 열혈미션 이벤트<br><br>건담마트에서 열혈미션 이벤트가 진행중입니다.<br><br>미션에 성공하면 무료로 피규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br><br>이번에는 1/7 PVC도색완성품 리니지2 [엘프] 가<br><br>미션상품으로 등록되었습니다.<br><br>-----------------------------------------------<br><br>여담이지만, 건담마트는 분명히 오프라인 계열의 판매처 중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br><br>가지고 있었으며, 부끄럽게도 나 역시 이곳을 자주 이용하여, (환율크리전) 플래티넘 고객이었다.<br><br>하지만 미국에서 시작된 리먼 파산과 더불어, 세계 대불황의 여파로 인하여. 환율은 껑충 뛰어오르게 되어, 건담마트는<br><br>자신들이 내건 예약상품에 대한 공약. (가격이 뛰어도 그 부분은 자사가 책임을 진다.) 라는 것에 목줄이 걸리어,<br><br>수많은 제품의 입고가 늦어지게 된다.<br><br>그뒤로는, 일반적인 피규어 상품은 손을 떼고, 건담 프라모델에 힘을쓰나 했지만, 환율이 안정되고 나니 다시금<br><br>관련기업들과의 컨텍이 되는듯 보인다. 그리고 떠나버린 이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도 생각된다.<br><br>하지만 사실. 이것은 관리자가 말했듯이. "선심성 퍼주기 이벤트"가 아닌, 많은 생각에서 비롯된 '고도의 전략'이다.<br><br>10개의 제품을 뿌린다면, 7만8000엔. 정가 그대로 입고해 오는 것은 아닐테니. 대략 80만원 내외로 광고효과를 최대로 보겠다는<br><br>것이다. 건담마트가 광고비 책정을 어떻게 하고 있는 지는 알수 없으나, 이 이벤트 하나만으로 얻게되는 인지도는 상당할 것이라<br><br>생각된다. 애초에 블로그를 개설한 개인의 경우, 그와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 유입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그렇기에 더욱 효과는<br><br>커지게 된다. 광고의 도달율이 높다고 해야할까?<br><br><br>거기다가 기존에 흩어져 버린 유저들의 참가까지 가능하니 이 아니 좋을것이냐. 새삼 건담마트의 생각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수없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50a9b90e4.jpg" width="390" height="50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03/56/d0026856_4ac750a9b90e4.jpg');" /></div><br>이 피규어의 힘이 과연 어디까지 통용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br><br><br><br>			 ]]> 
		</description>
		<category>만든이들의 사담</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440539#comments</comments>
		<pubDate>Sat, 03 Oct 2009 13:25:53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곧 출판 예정입니다.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439539</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439539</guid>
		<description>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02/56/d0026856_4ac4d71d98501.jpg" width="500" height="64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02/56/d0026856_4ac4d71d98501.jpg');" /></div><br>모 사이트의 공모전에 당선.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격고 계약 완료.<br><br>곧 제작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이며, 책이 나올 시점들이 되면 EP1쪽의 내용은 전부 출판 삭제할 예정입니다.			 ]]> 
		</description>
		<category>Ocean of Moebius</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439539#comments</comments>
		<pubDate>Thu, 01 Oct 2009 15:55:06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단편. 고객님이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下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355473</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355473</guid>
		<description>
			<![CDATA[ 
  <p><br>"그대 처럼 잔인한 인간은 처음 보는군. 신체에 대한 컴플렉스를 이토록 자비 없이 들춰내다니 악마가 따로 없구만."</p><p>뭐냐. 이기고 났는데도 어째서 이렇게 찝찝한 기분을 맛보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 수많을 상대를 물리치고 올라온 도전자를 이긴거라고? 칭찬 한마디쯤은 해줘도 좋지 않아?</p><p>"게다가 그 내용은 거의 성희롱 수준이었네. 이 슈퍼핸드폰대전이 법적 보호를 받는 행사가 아니었다면, 자네는 꼼짝없이 쇠고랑을 찼을 운명이야."</p><p>토끼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여전히 나의 행동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제기랄. 하나하나 행동이 재수없다.</p><p>"그래서 저 소녀는 어찌 할 것인가?"</p><p>"어떻하다니?"</p><p>뭐. 확실히 여기 옥상에 내버려 둔채 가기에는 찝찝하기는 하지만 말이야. 아무래도 토끼가 하는 말은 그런의미가&nbsp; 아닌듯 하다.</p><p>"승자인 자네는 그녀의 처분을 내려야만 한다네. 기억을 지우고 일반 생활로 되돌릴지, 아니면 자네의 대전을 도울 파트너로 지정할지."</p><p>"뭐야 그게... 지금 당장 결정해야하는 거야?"</p><p>"24시간의 유예가 있다네. 확실히 앉은자리에서 바로 결정할 이야기는 아닐테지."</p><p>흠. 앞으로를 생각하면, 파트너로서 그녀의 보조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나 속이 시커먼 여자였다는 것을 안 이상 그냥 아군으로 삼기에는 리스크가 클 듯 하다. 무엇보다 본인을 생각한다면 기억을 지우고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p><p>"참. 이 경우에는 후유증에 대한 책임을 본사에서는 지지 않는 다네. 결정을 내린 것은 어디까지나 '승자' 이니까 말이야."</p><p>으악! 생각해보니 그랬다. 파리채로 콜라병을 따려는 남자의 영상을 생각하자면, 기억을 삭제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불쌍한 일일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어째서인지 책임이라는 이름의 덤탱이를 나에게 씌우려는 의도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p><p>"일단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가, 본인의 의사를 묻는것이 좋을 것 같아."</p><p>"흠. 일리가 있는 주장이로군."</p><p>토끼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쫑긋 거린다. 그리고 앞발로 코를 살살 문지르더니.</p><p>"다음 대전이 결정 되었네."</p><p>"뭐? 벌써?"</p><p>"그렇다네. 자네는 내가 전파를 수신하는 것을 보고 무엇을 생각한겐가?"</p><p>그 무척이나 토끼의 본능에 충실한 듯한 행동이, 사실 전파를 수신하기 위한 행동이었나... 무언가 납득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거참... 어쨌거나 문제는 그게 아니다.</p><p>"나는 이제 막 배틀을 끝낸 참이라고? 그래서는 형평성에 맞지 안잖아?"</p><p>나의 말에 토끼는 화들짝 놀라더니, 부들부들 떤다. 뭐야 갑자기?</p><p>"...자네도 혹시 전자 생물인가?"</p><p>"하아?"</p><p>"대전에서의 승리로 경험치가 축적되어 레벨 업을 한것인가? 두번에 걸쳐 그렇게 바른 소리를 하다니. 지금까지의 행동패턴으로 볼 때 있을수가 없는 사실이야."</p><p>이거. 패버리고 싶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p><p>"흠흠. 뭐 어쨋거나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말게나. 대전은 내일이니까. 그때까지 편히 휴식을 취하면 될 것이네."</p><p>"으... 겨우 하루인가."</p><p>"걱정말게나. 방금전의 대전은 '정신적인 충격이 물리력으로도 나타난 경우' 일뿐. 실제로는 육체가 크게 다친거는 아니라네. 하루 푹 자고 나면 풀릴 피로일테지."</p><p>그렇게 말하더니, 토끼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공중에서 한바퀴 빙글 하고 돈다. 어라? 데자뷰인가. 어디서 본 듯한...</p><p>"으악! 너 이자식 그거 할꺼면 먼저 말을 하란 말이야!"</p><p>"....큐?"</p><p>토끼인척으로 얼버무렷다!? 아니 태클을 걸때가 아니야 일단 피해야 한다. 토끼는 그 몸을 전자기장으로 바꾼 뒤. 핸드폰으로 날라올 것이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여기가 집이 아니라, 휴일의 절반을 청소로 보내는 우울한 하루를 다시 보내도 돼지 않는 다는 것 정도.</p><p>"저기다!"</p><p>건물 옥상에는 내부의 공기를 환기시키기 위한, 철로된 큼직한 환기구가 있다. 몸을 숨기기에는 딱 적당한 사이즈이다. 거의 구르듯이 하여, 파이프위 뒤쪽으로 숨어 들어가 토끼가 있는 쪽을 살핀다.</p><p>"쿠구구-!!"</p><p>토끼의 몸은 이제 완전히 파란색의 자기장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리고.</p><p>"이쪽으로 온닷!?"</p><p>아... 맞다. 어차피 저거 내 핸드폰으로 오는 거였지. 내가 아무리 숨어봤자.</p><p>"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면 소용이 없잖아~ 하하하."</p><p>"쿠콰콰콰콱!"</p><p>푸른색의 자기장을 직격으로 맞은 나는 더 이상 웃을수가 없었다. 바닥에 널부러진채 헤롱 거리는 나.&nbsp; 그런 나의 손에 쥐어진 핸드폰이 부르르 떨린다.</p><p>"뚀로로롱~♬"</p><p>도착한 문자메세지 1건.</p><p>한국지부 결승전. 대회장소 효원고교.<br>종목- 폰카메라 배틀. <br>참가자들은 지정장소에 늦지않기 바람.<br>파트너 동반의 경우는 미리 수속을 밟<br>아 둘것. -슈핸대 위원회-</p><p>.<br>.<br>.</p><p>집에 도착한 나는 쓰러지듯이 침대로 뛰어 들었다. </p><p>"으아아아... 뭐가 육체적인 부상은 경미하다는 거야."</p><p>그야말로 전신이 욱씬거려 꼼짝도 할수가 없다. 그 뻥쟁이 토끼 같으니, 하여간 하는 말마다 기가 막힌다.</p><p>'뻥쟁이라니. 자네를 돕는 나의 입장이 되보게나,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실례라는 것을 모르겠는가?"</p><p>남의 마음을 멋대로 읽지마!</p><p>"그렇군. 나로서도 이쪽의 대화가 편하다네."</p><p>나의 머리위로 퐁! 하고 토끼가 나타난다. 아 정말 귀엽지만 재수없어.</p><p>"그렇게 싫은 얼굴 말게나... 뭐, 정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대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지."</p><p>"아닙니다. 말 해주세요."</p><p>정말로 나의 한심함에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침대에 누은채 베게를 축축히 적시고 있는 나의 모습을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며, 토끼가 이야기를 시작했다.</p><p>"먼저 폰 카메라의 원리에 대해 설명을 해야겠군." </p><p>폰 카메라는 핸드폰에 내장된 소형 카메라 렌즈를 통해 피사체의 형태를 잡아내어, 디지털 파일로서 영상의 스냅샷을 만들어 낸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일반 카메라 급의 화소를 탑재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화질도 떨어지지 않는다.</p><p>라는 것이 토끼의 설명의 요약. 뭔가 알수없는 단어를 최대한 배제한채 나의 머리에 남은 지식의 잔재가 저정도 였다. </p><p>"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지."</p><p>"...하지만 아니라고?"</p><p>이제는 놀라기도 지친다.</p><p>"그렇다네."</p><p>생각을 해보자. 일반 카메라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기능이 이 작고 얇은 핸드폰 안에 들어가 있다니. 말이 되나? 그렇다면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는 대체 무엇때문에 그렇게 크단 말인가? 핸드폰안에 포함된 카메라는 어디까지나 부가요소이다. 그 외에도 수많은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그런데도 카메라의 성능에 뒤쳐지지 않을수가 있을까?</p><p>"듣고 보니 이상한 것 같기도..."</p><p>"사실 이미 기술개발의 한계를 넘어 섰지. 카메라의 구조는 그런것이 아니야. 핸드폰에 탑재된 렌즈는 더미이다. 한마디로 위장술이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것이야."</p><p>그렇다면 진실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p><p>"내부에 탑재된 토끼가 재빨리 피사체를 보고 재빨리 그려내는 것이지."</p><p>"뻥 까지마!!!"</p><p>게다가 재빨리를 두번 말했다. 젠장. 이건 정말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애초에 토끼가 어째서 그렇게나 만능인거냐. 문자메세지에 이어서 이번에도 토끼라니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다.</p><p>"이번의 대전은 역시나 리미트를 풀어서, 내부의 토끼가 피사체를 그려내는데 있어서 상상력을 포함시키는 구조일세. 상상력이 풍부히 발휘 될수 있는 멋진 사진 일수록. 더 높은 점수를 획득 할수 있지."</p><p>"뭐야. 이번에는 치고 밖고 싸우는 게 아냐?"</p><p>그냥 단순히 높은 점수를 취득하는 배틀인가? 그렇다면 좀 다행이다. 적어도 오늘 같은 일은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단순히 사진만을 찍는 것이라면 뭔가 좀 쉬울지도...</p><p>"자네가 어떤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되는군. 미리 말해두겠지만, 핸드폰 배틀은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야."</p><p>"으..."</p><p>"무엇보다 내일은 결승전이란 말일세. 오늘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네."</p><p>젠장. 빈말로라도, 걱정하지 말고 쉬라고 해주면 어디 덧나냐?</p><p>"예술가는 언제나 자신의 그림에 상상을 더하고 싶어하는 법이지. 이 말을 명심해 두게나."</p><p>토끼는 그런 나의 생각을 완전하고도 철저하게 박살낸 후. 알쏭달쏭한 말을 남긴채 모습을 감췄다. 쓸쓸해진 방안에서 혼자&nbsp; 끙끙 거리던 나는. 그렇게 침대에 누은 상태로 교복을 갈아 입지도 못하고, </p><p>그대로 잠이 들었다.</p><p>.<br>.<br>.</p><p>다음날. 학교로 온 나는 중대한 사실을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을 눈치챘다.</p><p>"...결국. 어제 은희를 그대로 버려두고 집으로 돌아왔지."</p><p>교문 앞에 선채. 대체 그녀를 어떤 얼굴로 봐야 할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버려둔 것은 물론, 그녀의 처분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히 결정짓지 못했으며, 또한 그녀의 본 모습을 본 나는...</p><p>"안들어가고 뭐해~?☆"</p><p>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일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손끝부터 머리끝가지 닭살이 돋아나 경련이 일 지경이다.</p><p>"...으...어."</p><p>딱딱하게 고개를 돌려보자, 거기에는 나를 부른 목소리의 주인. 어제의 배틀 상대였던 소녀가 귀엽게 미소짓고 있었다.</p><p>"수업 시작하겠다~ 어서 들어가. 또 선생님한테 혼나지 말구."</p><p>"...으응 그래."</p><p>적어도 학교에서 살해 당하는 것은 아닌듯 하여 다행이다. 등 뒤에서 엄청난 살기가 쏘아지는 것을 느끼지만, 어디까지나 겉으로는 언제나 처럼 모두에겍 인기있는 아이돌을 연기하고 있다. 여자란 참으로 무섭구나.</p><p>"아. 그리고 아침조회 끝나고 할말이 있는데... 잠깐 학생 휴게실로 와줄래?"</p><p>올 것이 오고 말았나. 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며, 교실로 들어섰다. 언제나 처럼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 한로미 선생님의 조회도 제대로 듣지 못한채, 초조하게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p><p>그리고 조회후. 반장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밖으로 향한다. 문 밖으로 나가기 전. 이쪽으로 시선을 던지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제기랄. 가면 될꺼 아냐 가면... 나 역시. 투덜거리며 일어나 문 밖으로 향한다. 1교시 시작전까지의 시간은 약&nbsp;20여분 정도. 그다지 긴 대화는 필요 없으리라고 생각한 것인가?</p><p>"와줬구나."</p><p>수업을 시작하기 직전이어서 인지, 휴게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벽 한켠에 은은히 빛나고 있는 음료수 자판기의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은희는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웃으며 음료수 캔 하나를 뽑아 나에게 던진다.</p><p>"...독이라도 든 건 아니겠지."</p><p>"응? 뭐라고 했어?"</p><p>"아니 아니야."</p><p>방금 자판깅에서 막 뽑은 것이니 그럴 염려는 없을 것이다.</p><p>"단도직입적으로 말 하겠는데."</p><p>캔을 받아든 나를 향해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지은채, 은희가 말을 이었다.</p><p>"나를 파트너로 삼아 주었으면 해."</p><p>음. 역시 그렇게 나왔나. </p><p>"어제의 배틀에서는 정말 미안했어. 이기기 위해서 너에게 그렇게 심한 말을 늘어 놓았지..."</p><p>말을 하며, 정말로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글썽인다. 어라? 내가 예상한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p><p>"부탁이야. 나를 파트너로 삼아줘. 나는 지금까지의 기억을 잃고 싶지 않아."</p><p>소녀는 이제 어깨까지 들썩이며,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다.</p><p>"지금가지의 있었던 일. 대전에서 헤쳐나온 것. 모두가 나의 빛나는 기억이야. 나의 추억이야. 부탁이니 나에게서 그것을 뺏어가지 말아줘."</p><p>그렇게 말을 끝 마친 뒤, 그녀는 소리 죽여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꿀꺽꿀꺽 삼키고 있었다.</p><p>아. 나란놈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냐. 그저 색안경을 쓴채 그녀의 진실된 모습조차 보고 있지 않았다니. 나는 정말 돌이킬수 없는 잘못을 저지를 뻔 했다.</p><p>"걱정마. 내가 그런 심한 짓을 할리가 없잖아."</p><p>나는 서럽게 흐느끼고 있는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p><p>"해보자. 파트너."</p><p>"정말...이야?"</p><p>"물론이지."</p><p>나는 그렇게 말 한뒤, 토끼를 불러 내었다. 머리속으로 불러내기만 하면 된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 졌다. </p><p>"파트너로 삼게 되면, 앞으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취소가 불가능 하다네."</p><p>내 머리위로 '뿅' 하고 나타난 토끼는 그런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쓸때없는 소리. 나의 이 마음에는 한 점의 흔들림도 없다. 그런 나의 눈빛을 읽었는지. 토끼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p><p>'그녀를 파트너로 승인 하겠네.'</p><p>토끼의 말이 끝나자, 은희가 들고 있던 핸드폰이 새하얗게 빛이 난다. 아마도 이것이 승인을 뜻하는 표시 일 것이다.</p><p>"...끝난건가."</p><p>"그렇다네."</p><p>소녀는 자신의 핸드폰의 승인으로 파트너로서 인정이 되었다는 것을 깨닳았는지, 함박웃음을 짓는다. 아아. 그야말로 천사의 그것과 같다. 나는 이런 소녀에게서 미소를 뺏을뻔 했다니. 소녀는 그 기쁜마음을 주체하지 못하였는지 나를 향해 달려 온다.</p><p>그래.. 역시 여기서는 감격의 포옹 장면일테지 응. 나는 달려오는 소녀를 맞이하기 위해 있는 힘껏 팔을 벌리고,</p><p>"뻐어어억!!!"</p><p>로킥을 얻어 맞았다.</p><p>"우워어어어어어!!!"</p><p>그야말로. 한 톨만큼의 힘조절도 들어가지 않은 풀파워의 소녀의 로킥이 나의 정강이를 박살낸 것인지. 나는 짐승처럼 땅을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아니 대체 어떻게, 포옹을 잘못하면 로킥이 되는 것이지?</p><p>"하! 진짜 토나올뻔 했네. 뭐가 '해보자 파트너' 냐!"</p><p>"...어?"</p><p>"게다가 빈유라고? 이 병신같은 음침한 동정새끼가!! 네가 봤어? 봤냐고?"</p><p>열을 내며 이어지는 소녀의 발길질에 나는 몸을 잔뜩 웅크리며, 최대한 맞는 부위를 줄인다. 뭐야.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p><p>"하아하아... 거기 토끼!"</p><p>"토. 키. 라고 하네 소녀여."</p><p>"파트너로서 내 배당금은 얼마가 되는거야?"</p><p>"그렇군. 그대의 경우는 상당한 랭킹을 기록 했으므로, 7:3의 비율로 설정이 되었네."</p><p>"제길. 겨우 그정도인가..."</p><p>은희는 손톱을 물어 뜯으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눈을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한다.</p><p>"으...너... 어떻게 된거야..."</p><p>내가 바닥을 기으며 그렇게 묻자, 소녀는 흥!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 높이 고개를 쳐든다.</p><p>"어떻게 되긴 뭘 어떻게 돼? 이걸로 네 우승상금의 일정액은 내게 배당되어 귀속 된것이지."</p><p>"...추억은... 너의 기억은?"</p><p>"하?! 개뿔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야."</p><p>소녀는 기가 찬다는듯이 콧방귀를 끼더니 손바닥을 펴 이쪽으로 보인후. 엄지와 검지를 잇는다. 그 둥그런 형태는...</p><p>"세상은 돈이야! 앞으로 지기만 해봐! 그 쓰잘때 없는 가운데 다리를 박살 내 버릴테니까!"</p><p>소녀는 그 말만을 남긴채 씩씩 거리며 교실 돌아갔다. ...나는 색안경 같은거는 끼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p><p>하지만. </p><p>"다시 말하지만 취소는 불가능 하네."</p><p>돌이킬수 없는 잘못은 저지르고 말았다.&nbsp; </p><p>.<br>.<br>.</p><p>"대전장소는 어제와 같은 곳이네, 옆 건물의 옥상이지."</p><p>점심시간, 다시 말하자면 또 다시 배틀의 시작되는 시간이 되었다. 토끼는 언제나 처럼 코를 킁킁 거리더니, 어제와 같은 장소를 향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틀에 걸쳐 같은 곳에서의 배틀이라니. 이래도 되는 것인가? 그러한 의문을 생각하자, 토끼는 그 작은 앞발로 팔짱을 끼더니. 나의 얼굴 앞으로 날아온다.</p><p>"확실히 그 의문은 타당하군."</p><p>"멋대로 남의 마음을 읽지 말라니까..."</p><p>"뭐어~ 듣게나. 배틀의 장소는 참가하게 되는 인원들을 생각하여 결정되어진다네, 한마디로 자네와 대전상대. 둘 사이에 떨어진 거리의 중간지점. 으로 선정되는 것이 보통이지. 그렇기에 배틀장소는 언제나 바뀌고는 하였어."</p><p>뭐야. 토끼의 말로 생각해 보자면, 나와 대전상대 모두에게 편한 장소로 다시금 이 학교별관의 옥상이 선택 되어졌다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마도 상대는 나와 같은 이 학교의 학생.</p><p>"그렇다는건... 적어도 상대는 우락부락한 조폭은 아니라는 이야기네?"</p><p>좋아. 자신감이 생긴다. 우리학교는 극히 평범하여 사고를 치고 다니는 양아치 같은 아이들도 적다. 누가 나와도 겁 먹지 않고 싸울수 있을 것 같다.</p><p>"그럼 가보실까!"</p><p>오늘도 일단 급식은 패스. 어제처럼 늦게 가서 불의의 습격을 받느니, 미리 도착하여 대기하는 것이 훨씬 더 대응하기 쉬울 것이라&nbsp; 판단한 것이다. 왠지 나도 꽤 하는 것 같지 않아? 사람의 적응력이라는 것은 정말 무서울 정도이다.</p><p>"한가지 말해두자면, 어제의 경우는 불의의 습격이 아니라. [자의식 과잉병]에 걸린 자네의 우둔함이 원인이었지."</p><p>"좀 닥쳐!"</p><p>나의 외침에 주위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쏟아진다. 아 정말 이놈의 토끼 때문에 되는 일도 없다! 어제와 오늘로 인하여 이제 나는 혼잣말 하는 이상한 아이로 낙인 찍히게 생겼다.</p><p>"그럴 걱정은 없다네, 주위 아이들은 자네를 이상하게는 생각하여도 누군지 알수가 없으니 소문도 날리 없지. 자네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그 소녀의 말을 빌려, 은신술에 가까우니 말이야."</p><p>...정말 패버리고 싶다. 나의 이러한 심정 역시 이놈의 토끼한테 전달이 될 것이 분명한데, 이 점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으니 더욱 얄밉다.</p><p>"아이의 투정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하지 않겠나?"</p><p>그래 내가 졌다. 이를 악물며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별관의 옥상으로 계속 향한다. 이 빌어먹을 대전을 빨리 끝내고 집에가서 쉬어야겠다. 이 나이에 노이로제에 걸리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야.</p><p>옥상의 입구에 해당하는 철문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어 자물쇠에 가져가 대었다.</p><p>"으윽!"</p><p>그리고 어제와 같이 빛에 휘말리고... 눈을 뜨니 옥상의 중앙에 와 있었다. 아무래도 이것만큼은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p><p>"아무도 없네."</p><p>"배틀의 시작시간까지는 조금 남아있으니 말이야. 아마도 상대는 여유로히 점심을 즐기고 있을테지."</p><p>"으. 점심을 먹어 둘 것을 그랬나. 하지만 뭐. 어차피 사진을 찍기만 하는 것일 테고, 그다지 체력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니까..."</p><p>나의 말에 토끼가 귀를 쫑긋거린다.</p><p>"자네. 혹시 귀에 무슨 문제가 있나?"</p><p>"뭐? 아니 별로 괜찮은데?"</p><p>토끼에게 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군.</p><p>"그렇다면 문제는 뇌인가... 자네는 어제 내가 한 말을 그야말로 전혀 이해하지 못했군."</p><p>"뭐야... 네가 설명을 제대로 해줘야 내가 이해를 할 거 아니야?"</p><p>"배틀에 참여하는 자는, 한 마디를 들어도 그 안에 숨겨진 뜻을 파악해야만 하지. 나의 설명에는 한치의 부족함도 낭비도 없네."</p><p>빌어먹을 토끼 같으니... 그래도 내 대전의 도우미라면, 힌트 하나정도는 줘도 좋잖아?</p><p>"힌트라면, 어제 분명히 전달하였네. 이 나의 입장에서 말해줄수 있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이었지."</p><p>음. 그러고 보니 뭔가 끝에 한마디 더 한것 같기도...</p><p>"어라?"</p><p>순간. 옥상의 입구 쪽에서 흰 빛이 뿜어져 나온다. 드디어 상대가 등장하는 것인가? </p><p>"그런데 생각해 보면, 은희는 이 모습을 보고 재빨리 그렇게 연기를 했던 거네..."</p><p>내가 이미 대전 상대라는 것을 알고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인가. 정말로 무서운 아이다. </p><p>어라 잠깐?</p><p>"그... 파트너란 것은 무엇을 하는거야? 대전이 시작되는데 여기 오지 않아도 돼?"</p><p>"파트너는 대전에 참여 할수 없네. 보통의 경우는 대전기간 중에 들어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했던 배틀이라면, 조언을 한다거나 그의 승리를 위해. 전략을 대신 짜준다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p><p>"그렇군...응?"</p><p>갑자기 옥상의 저편에서 반투명한 토끼가 뛰어 온다. 내 옆에서 둥실하고 떠있는 재수없는 토끼에 비해 지극히 토끼다운, 귀여운 모습이다. 그렇게 토끼는 깡총깡총 뛰어와 나의 핸드폰으로 쏙 하고 들어간다.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핸드폰.</p><p>"착식메세지 1건..."</p><p>확인해 보니. 은희의 메세지이다. 어디보자.</p><p>"지면 죽을줄 알아. 무조건 이겨... 우와 이 다음은 읽기 민망할 정도이네."</p><p>내용은 한마디로 하자면, '파이팅 진수군! 나를 위해 이겨줘!' 라는 문장에 사람의 어둡고 더러운 마음을 한데 그러모아 뿌리면 이런 형태가 될 것이다. 도저히 꽃다운 나이의 소녀가 보낸 문장이라고는 할수 없었다.</p><p>"어딜 한눈 팔고 있는거야?"</p><p>핸드폰을 확인하는 도중.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든다.</p><p>"...선생님?"</p><p>나타난 것은 짙은 색의 정장을 빈틈없이 차려입어, 몸의 굴곡이 도드라져 보이는 성인 여성. 학교 최고의 미녀이자, 최고로 성격나쁜 사람. </p><p>"응? 넌 뭐냐?"</p><p>선생님은 입에 금연용 파이프를 문채로 주위를 쓱 하고 둘러 본다. 물론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p><p>"...네가 대전 상대냐?"</p><p>"아...에... 그러니까."</p><p>어쩌지. 나도 은희처럼 무언가 꽁수를 써야만 할까?</p><p>"못본 얼굴이군. 우리학교학생의 교복으로 잠입한 것인가? 적이지만 훌륭해."</p><p>"당신네 반의 학생이거든요!?"</p><p>아니 어떻게 되먹은 선생이 자기가 맡은 반의 아이의 얼굴 조차 모를수가 있단 말이야? ...아니 저 선생님이라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해서 어쩐지 납득이 되는 것 같기도 한데.</p><p>"자네의 은신술은 이미 경지에 이른듯 하군."</p><p>"시끄러워!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고! 저절로 발동 되는걸 어떻하냐! 태어나면서부터 있던 패시브 스킬이라 그렇다 임마!"</p><p>젠장 누구는 존재감이 없고 싶어서 이렇게 사는 줄 아냐! 나는 그간 쌓인 울분이 한순간에 터져버렸던 탓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p><p>"그 옆의 토끼... 확실하군."</p><p>"핫!?"</p><p>나도 모르게 열이 뻗쳐서 토끼한테 외쳐버리고 말았다. 제길. 이렇게 되면 은희의 꽁수는 써먹을수가 없겠군.</p><p>"아니 이것 참... 자네는 이미 그녀에게 확실히 '적'으로서 인식되고 있었네."</p><p>"시끄러워!"</p><p>에잇! 더 이상 녀석에게 휘둘리지 않을테다. 선수필승! 핸드폰을 꺼내어 카메라 모드로 전환!</p><p>"어라라?"</p><p>순간. 핸드폰의 모습이 기묘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유명 헐리우드의 영화 트랜스 포머에서처럼, 기계가 마치 살아있는 듯이 꿈틀거리며 형태를 바꾸더니.</p><p>"으아. 이게 뭐야."</p><p>핸드폰의 화면을 화판으로 한채. 화가의 캐릭터 복장을 한 토끼. (머리에는 둥그런 빵모자를 하고, 작은 앞발에는 팔목토시가 끼워진채 흰색의 가운을 입은 모습) 가 지금 당장이라도 들고 있는 붓을 놀릴 기세로 상대인 선생님을 노려본다.</p><p>"상대의 모습을 가능한 가까이. 그리고 다각도로 부탁하네요~ 최소 3장이 목표입니다요~"</p><p>나타난 토끼는 그런 소리를 늘어 놓았다. 뭐야 간단하잖아? 뭔가 대단한 것 마냥 늘어 놓더니...</p><p>"빈틈 투성이다."</p><p>"어?"</p><p>갑자기 눈 앞으로 선생님의 모습이 나타난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저쪽에 떨어져 있었는데?</p><p>"뿌악!"</p><p>선생님의 용서없는 발차기가 나의 턱에 적중. 그야말로 전광석화와도 같은 일격이라, 이 한방으로 꼴사납게 땅바닥으로 널부러진다.</p><p>"그림1. 패배한채 땅바닥을 기는 개."</p><p>내가 쓰러진 모습을 선생님이 핸드폰을 조정하여, 여러 각도로 찍어낸다.</p><p>"으윽 이게 무슨."</p><p>"내가 선생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격투쪽에서 일하고 있었지. 쓸때없이 가슴이 무거워서 말이야. 조금 운동할 목적으로 시작한 것인데. 어느새 챔피언 벨트를 모으고 있었다고나 할까?"</p><p>그런 과거 듣지 못했다?!</p><p>"그림1은 끝났군. 그러면..."</p><p>다시금 전신으로 투기를 뿜어내며,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온다. </p><p>"으아아... 죽겠다!"</p><p>나는 비틀 비틀 일어선채로 도망가려 한다. 젠장. 이게 어디가 핸드폰 대전이야!</p><p>"소용없다. 가짜학생 같으니."</p><p>"그러니까 당신네 반이라니까요!"</p><p>나의 말에 반응하지 않은채 선생님은 더킹으로 접근, 이것도 너무나 빨라 반응조차 할수가 없다. 피하고자 마음을 먹었을때는 이미 어퍼컷에 하늘을 날고 있었다.</p><p>"그림2. 하늘을 나는 사람."</p><p>공중에 뜬 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그런 소리를 늘어 놓는다. </p><p>"쿵!"</p><p>그리고 추락. 데자뷰인가. 분명 어제도 이렇던 기억이...</p><p>"으..."</p><p>땅바닥에 쓰러진채. 압도적인 강함에 몸을 떤다. 이것이 과연. 우승후보의 위력인가?</p><p>"다시금 생각해도, 핸드폰과 관계없는것 같은데..."</p><p>선생님은 다시금 성큼성큼 다가온다. 정말로 도망치고 싶다.</p><p>"그림3. 성형전. 그리고 성형후."</p><p>먼저 땅에 쓰러진 나의 얼굴을 촬영하고.</p><p>"콱! 빡! 우직! 뿌드득!"</p><p>나의 몸위에 올라타. 마운트 자세로 용서없이 나의 얼굴을 뭉개 놓는다. 그리고 일어나 촬영.</p><p>"끝인가. 싱겁군 그래."</p><p>쓰러진 내 옆에 선 선생님은 금연파이프를 잘근잘근 씹으며, 무언가 부족하다는 듯. 투덜거린다.</p><p>"쨔자쟌~ 채점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p><p>갑자기 옥상의 중앙에 경쾌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중앙으로 심사석이라고 적힌 탁자가 '뿅'하고 생긴 뒤. 왼쪽부터 차례대로 의자가 '통~통~통' 하는 소리와 함게 올라온다. 의자에는 총 다섯. 물론 거기에는 모두 토끼들이 앉아있다.</p><p>"채점이라고?"</p><p>의아하다는 듯. 선생님이 중얼거린다.</p><p>"촬영한 사진~ 아니 우리의 예술혼이 빛나는 토끼들의 그림을 심사하는 과정이지요!"</p><p>사회자의 모습을 한 토끼가 그렇게 말하자. 선생님은 더욱 알수없다는 듯, 금연파이프를 잘근잘근 씹는다.</p><p>"심사라니? 먼저 3장의 사진을 찍으면 되는게 아냐?"</p><p>"아닙니다요~ 어.디.까.지.나. 예술적인 모습을 촬영하는 것일뿐! 누가 빠르고 느리냐는 관계없습니다~ 넹."</p><p>"흥. 그래봤자 이녀석은 아무것도 찍지 못했을텐데?"</p><p>선생님의 말에 사회자토끼는 '츗.츗.츗' 하며 앞발을 좌우로 까딱거린다.</p><p>"3장. 확실히 찍었습니다요~ 그럼 채점을 시작하겠습니다~"</p><p>사회자토끼가 앞발을 들어올리자,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서 두개의 커다란 화면이 나타난다. 그리고 거기에는.</p><p>"뭐...뭐...뭐야!"</p><p>화면의 한쪽에는 선생님이 찍은, 꼴사납게 땅바닥을 구르는 나의 모습.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p><p>"오호~ 멋진 각선미로군요~ 그야말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아~"</p><p>나를 차기 직전. 그러니깐 하이킥을 하는 순간. 그 곧게 뻗은 다리를 반사적으로 촬영한 화면이다. 워낙에 발군의 몸매인지라,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나 다름없다. 앞에 19의 딱지를 붙인다는 전제가 붙긴 하지만...</p><p>"다른쪽은 그러니까..."</p><p>사회자 토끼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머뭇거린다.</p><p>"패배한 개로군."</p><p>"꼴사납네요."</p><p>"하지만 피사체가 좋지 않았나. 혼이 느껴지지 않아."</p><p>나의 땅바닥에 늘어선 모습에 심사위원 토끼들이 이런저런 품평을 한다. 앞에서 나온 각선미 사진에 비해, 그다지 평가가 좋지 못하다.</p><p>"큐우~"</p><p>선생님의 핸드폰에 매달린 화가토끼가 풀이 죽은 모습으로 고개를 떨군다. 미안하군 피사체가 이 모양이라.</p><p>"그럼 다음 그림 가겠습니다~"</p><p>두번째의 그림은, 내가 하늘에 떠올라 있는 모습. 음. 내가 보기에도 확실히 그다지 뭐라 평할 구석이 없다. 잘 그리기는 했지만, 이렇다할 만한 것이 없다랄까. 그리고 그 반면.</p><p>"누오오오오!!!"</p><p>일순간 심사위원토끼들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내가 또다시 반사적으로 찍은 화면, 거기에는.</p><p>"아름다운...광경입니다아..."</p><p>사회자 토끼가 코를 빨갛게 물들인채, 넋이 나간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에는 선생님이 내게 다가오는 그때, 더킹으로 접근하는 순간. 몸을 땅에 가깝게 낮추고 내 허리춤에 들어온 상황에 찍은... 꽉조이는 정장으로 인해 더욱 강조된 풍만한 가슴계곡이 여과없이&nbsp;비춰지고 있었다.</p><p>"이...변태자식이!!"</p><p>너무도 민망한 사진에, 얼굴을 붉힌채 성큼성큼 걸어온다. 반면 나는 아직까지도 땅에 드러누은채 간신히 상황 파악을 하고 있는 터라 어떻게 피해볼 방법이 없다. 제길 위기인가...</p><p>"에~ 안됩니다~ 심사가 끝나기 전까지, 자리에 얌전히 있어주세요~"</p><p>슉~ 하고 가까이에 온 선생님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옥상 저편으로 이동된다. 아 사회자 토끼 땡큐. 우리망할 녀석과 교환했으면 좋겠다.</p><p>"크윽... 당장 이 공개 성희롱쇼를 멈춰!"</p><p>저편에서 분 한듯 발을 구르며, 외치는 선생님의 말에는 아랑곳 없이, 다음 사진으로 넘어간다. 이미 심사위원토끼들은 기대로 인해 눈까지 빨개졌다. 아니...토끼는 원래 눈이 빨갛던가?</p><p>"에 다음이로군요...어디어디?"</p><p>다음으로 나오는 장면은, 먼저 나의 사진이 두장 나오고 있었다. 마운트를 당하기 전 그나마 아직 정상이었던 얼굴과,(친절하게도 Before 라고 그림의 상단에 적혀있다. 아무래도 토끼가 그리며 적어넣은 것 같다.) 그리고 마운트를 당한후 묵사발이 난 얼굴. (이쪽에는 After라고 적혀있다.) 아... 지금 내 얼굴이 저 상태구나. 왜인지 막 저절로 눈물이 솟구친다.</p><p>"뭐랄까. 굉장한 박력이로군요."</p><p>"조형의 미라고 해야할까. 마지막그림이어서 인지, 매우 신경을 썼군요."</p><p>"전 과 후. 과연. 높은 점수를 줄만 하군요."</p><p>어째서인지, 지금까지와는 달리 매우 평가가 좋다. 지금까지 풀이 죽어있던 선생님의 핸드폰에 앉아있던 토끼가 처음으로 기뻐하며 귀를 쫑긋거린다. 아마도 상당한 자신작인듯 하다. 내 원판이 워낙에 예술의 혼을 자극할수 없는 상태 였던지라 뭉개진 얼굴 사진은 최후의 힘을 짜낸듯, 정말로 그로테스크 하다. 다시 말하지만 울고 싶다.</p><p>그러나.</p><p>"브으으으으으라아아아아보오오오!!!"</p><p>"이것으으으은!!!!"</p><p>"하...하아...하앍!!!"</p><p>"꺄아아악!"</p><p>아까의 열배는 될 법한 함성이다. 중간에 낀 선생님은 비명소리는 신경쓰지 말자, 이제는 거의 졸도하려 하는 모습은 안됬지만 말야.</p><p>"...후..후훗 큐-"</p><p>내쪽의 토끼도 이번 것은 상당한 자신작이었던 듯. 붉어진 코를 앞발로 슥슥 비비며, 눈을 반짝인다. 그리고 내쪽을 향해 살짝 윙크. ...이녀석도 귀엽잖아! 재수없기가 하늘을 찌르는 그 녀석과 바꿔주면 좋겠다.</p><p>"....검은색."</p><p>"보지마아아앗!!!"</p><p>마지막 사진. 아니 그림은 선생님이 나를 때려 눕히고 난 뒤, 금연파이프를 문채 하늘 저편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다. 물론 나는 이때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구도가 최하단, 즉 발끝부터 위로 향하는...장면이다. 거의 지하철 도촬 정도의 수준이지. 이제는 성희롱이라고 비난해도 정말로 할말이 없을 것이다.&nbsp;&nbsp; </p><p>"그마안...."</p><p>이제 선생님은 거의 울먹이며, 공중에서 보여지는 화면을 어떻게든 가려보려 하지만, 그때마다 슉-하고 원래 위치로 돌아가 버린다.&nbsp;&nbsp;&nbsp;&nbsp; </p><p>"결정 났군요."</p><p>"완승인듯."</p><p>"오늘밤은 이걸로?"</p><p>심사위원토끼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무언가를 토의하더니... 일제히 내쪽으로 손을 들어 준다. </p><p>이...이것으로...</p><p>"한국지부 우승을 축하해요."</p><p>이겼다! 이긴것이다! 이것으로 '돈이 무척 많은 평범한 나' 로의 한걸음 크게 다가 선 것이다! 조금 찝찝한 승리이지만... 아무러면 어떠리! 승리는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것이다!</p><p>"흑...흐윽..."</p><p>반면, 선생님쪽은 진것이 상당히 분한듯 입술을 문채,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p><p>"...어?"</p><p>눈물이라고? 그 초강력 여왕님...이 아니라 선생님이?</p><p>"이...이제... 시집도 못가..."</p><p>게다가 무슨 80년대에나 통하던 말을 늘어놓고 있다?</p><p>"흐에에에에...."</p><p>그 말을 끝으로, 땅바닥에 주저 앉은채. 마치 어린소녀처럼 울기 시작한다. 으. 안속아. 이제는 더는 안 속아. 이은희로 인해 이제 내성도 생겼겠다. 겨우 이정도로는 마음이 약해지지 않아. 아니 약해지면 안돼!</p><p>"쾅!"</p><p>바닥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르고 있을 때, 옥상의 문이 굉음과 함께 벌컥 열린다.</p><p>"들었어! 이겼다며? 꽤 하잖아 변태성희롱마왕!"</p><p>들어온 것은 은희. 이긴것을 축하하는 소리치고는 말에 가시가 있다. 아니 확실히, 이제는 그 말에 반박할수 조차 없게 된게 사실이긴한데.</p><p>"겍. 걸어다니는 우유탱크..."</p><p>들어온 은희는, 저편에 앉아 훌쩍이는 선생님을 보고는 그렇게 실례되는 말을 한다. 다행히 들리지는 않은것 같다.</p><p>"...설마하니, 결승상대가 저 여자였어?"</p><p>내쪽으로 다가와 속삭이듯 하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아직도 입안이 얼얼하여, 말을 하기가 힘들다.<br>&nbsp;<br>"엉망진창으로 깨줬나보네, 저 인간이 눈물도 보이고... 그냥 보기에는 네가 깨진것 같은데 말이야."</p><p>뭐라고 대답할 건덕지도 없으며, 말하기도 힘들기에 이번에는 그저 듣고만 있었다.</p><p>"미리 말해두겠는데, 저 여자를 파트너로 할 생각은 버려."</p><p>"...?"</p><p>"이 이상 내 배당금이 줄어들면, 곤란하니까 말이야."</p><p>결국 또 그쪽이었냐.</p><p>"애초에 질질짜면서 약한모습을 보이는 건 다 구라야. 여자는 전부 여우라고. 속으면 안돼."</p><p>네가 할 소리냐.</p><p>아니 네가 하는 소리이기 때문에 더욱 신빙성이 있어지는건 사실이기는 하지만.</p><p>"그럼 어떻할건가? 기억을 삭제하겠나?"</p><p>나와 은희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 듯. 그때까지 모습을 감추고 있던 토끼가 내 머리위에서 뿅하고 나타난다.</p><p>"...여시 구네야 해지?(역시 그래야 겠지?)"</p><p>은희의 말에 100프로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선생님까지 파트너로 뒀다가는 무슨일을 할지 모르겠으니... 여자란 무섭다. 너무나도 무섭다. 특히나 그런 성희롱 비슷한 짓까지 해버렸으니 더욱 뒤가 두렵다.</p><p>"...할꺼야."</p><p>조금 거리가 떨어진채로 주저앉아 울고있던 선생님은, 이쪽의 대화를 듣더니 뭐라고 조그맣게 중얼거린다.</p><p>"기억을 삭제하면, 반드시 너희 둘 성적을 0점 처리할꺼야."</p><p>그렇게 나오셨습니까!? 아니 아까까지만 해도, 가짜 학생 어쩌구 하던 사람이! 비겁하다!</p><p>"게다가 그런짓까지하고... 마치 쓰다버린 휴지처럼 휙~ 하고 날 버리겠다는 거야?"</p><p>"아니...그게..."</p><p>분명 말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미묘한 짓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런 식의 말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고요?</p><p>"헤에. 역시나 그랬구나... 짐승이랑 다른 점이 없네."</p><p>...이렇게 말이지요. 아니 잠깐 그런 눈으로 보지 말라고, 이거 일단 네 성적도 들어가는 거다?</p><p>"다시 말하지만, 파트너는 이이상 안돼. 절대로 안돼."</p><p>"절대로 0점처리할꺼야. 기억을 잃어도 확실히 할수있게 메모지에 적어둘꺼야. 그리고 방학동안 보충수업도 들어오게 할꺼야."</p><p>나보고 대체 어쩌라는 거야? 불과 이틀전까지만 해도 동경해 마지않던 두 여성이 이렇게나 추악한 면을 보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p><p>"게다가 그런짓까지 하고 책임도 안지면, 남자도 아니야."</p><p>아니 그러니까! 도촬은 나쁜거긴 한데! 배틀인 이상 어쩔수 없는 거 아닙니까요?!</p><p>"아아아 정말!!! 파트너로 삼으면 되잖아요!"</p><p>나의 말에 토끼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귀를 쫑긋하며 무언가를 송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자 은희때와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핸드폰이 희게 빛난다.</p><p>"너어어어!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내가 저 우유탱크 싫어하는거 알아 몰라?"</p><p>"누가 우유탱크야! 쬐끄만 기집애가!"</p><p>순간. 그렇게나 나를 억밥하던 시선은 이제 나에게서 벗어나. 시선의 주인들끼리 맞 부딫친다.</p><p>"어머? 나이도 꽤나 먹은 여자가 쓸모없이 무거워보이는 공을 품고다니기에 한 말인데요~ 그렇게 기분이 상하셨나?"</p><p>우와. 저 빈정대는 말이 나를 향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것이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인데 괜찮은거냐?</p><p>"...어디서 소리가 들리는거 같은데? 아? 미안. 쬐끄매서 보지를 못했네."</p><p>그리고 그것을 만만치 않은 태도로 응수. 응 역시 여자는 무섭다.</p><p>"해보겠다는건가요?"</p><p>"너야말로 한번 죽어보고 싶은거냐?"</p><p>...도망치려면 지금뿐이다. 그렇게 마음먹은 나는 둘의 불꽃 튀기는 모습을 뒤로하고 살금살금 옥상의 문으로 향했다.</p><p>"어딜 도망가! 이게 누구 때문인줄 알아!?"</p><p>젠장 들켰나!? 에잇 몰라! 일단 후퇴다!</p><p>"거기서! 너 그 사진들 빨리 삭제하지 못해?!"</p><p>덤으로 선생님까지 쫓아온다. 아아 정말! 대체 무슨 일이 이렇게나 꼬일수가 있는거야!</p><p>"...말할것도 없지."</p><p>지금까지 벌어진 사건들을 토대로 하나의 교훈을 뽑아내 보자면.</p><p>절대로 사기냄새가 나는 문자에 반응을 해서도 안되고, 또한 뒷일을 대비하여 즉시 삭제를 해야만 한다.</p><p>호기심에 그것에 반응을 보이거나 한다면, 그것이 어디에 사는 누구든. </p><p>핸드폰에 얽힌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알아서도 안되고, 알 필요도 없는 세상의 일이다.</p><p>단지. 그것뿐 인 것이다.</p><p>.</p><p>"것참. 설마하니 한국지부에서 우승을 할줄이야."</p><p>신진수의 진행도우미, 토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자신의 한심한 주인이 쫓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p><p>"하지만 저정도로 우둔한자가 사실. 가장 적합한 것일지도 모르지." </p><p>전파의 통합. 정보의 독점. 이 모든 것은 한 개인이 가지기에는 너무도 큰 가치와 힘을 지니고 있었다. <br>&nbsp;<br>"이 만남도 우연. 그의 승리도 우연."</p><p>하지만 또한 그렇기에 이 세상은 재미가 있는 것이다. 토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 이제 겨우 한국지부의&nbsp;우승자가 결정 된 것이다. 아직도 갈길이 멀기만 하다. </p><p>"그렇지만, 그것은 저 우둔한 주인이 가는길.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겠지요."</p><p>하늘에는 변함없이 밝은 태양이 이 세계를 따뜻하게 비추어 주고 있었다. </p><p>그리고 그 하늘 사이로 수많은 전자토끼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br>&nbsp;<br>보통의 사람이라면 볼 수 없는 세계. <br><br>문자의 전송과 함께 태어나고, 카메라를 구동하는 것으로 움직이는 토끼들의, 토끼들만의 세상. </p><p>'고객님이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연결하시겠습니까?'</p><p>이 모든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으며, 누구에게도 일어날수 없는 이야기. </p><p>핸드폰 저편의 세상은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진실과 함께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br><br></p>			 ]]> 
		</description>
		<category>공모전 준비.</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355473#comments</comments>
		<pubDate>Wed, 24 Jun 2009 08:52:20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단편. 고객님이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中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355470</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355470</guid>
		<description>
			<![CDATA[ 
  <p><br>다음날. </p><p>학교에 온 나는 긴장되는 마음을 억누른 채 주위를 경계하며 교실로 향했다. 학교에서의 핸드폰 대전.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며, 또한 언제 배틀이 시작될 지도 모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수가 없는 것이다.</p><p>"역시. 한국지부의 남은 세명중 하나. 강력한 우승 후보 일테지..."</p><p>그에 비하면 나는, 그야말로 초짜중의 초짜. 거의 대전에 휘말려 들은 것이나 다름 없는 나에 비하여, 남은 둘은 대전에 참가한 이들을 쓰러뜨리며 상당한 경험치를 쌓은 배테랑임에 틀림이 없다.</p><p>"분명. 험악하고 무서운 놈들일 꺼야..."</p><p>"누가 험악하고 무서운거야?"</p><p>우왓!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물러섰다. 대체 누구냐! 경계를 늦추지 않은 이 나의 뒤로 숨어든 녀석은!</p><p>"어머나? 놀라게 했나보네. 미안~"</p><p>말을 하며 귀엽게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콩'하고 치며 혀를 내민다. </p><p>"어... 에?"</p><p>내가 돌아본 그곳에는. 검은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 놓은 귀여운 소녀가 서 있었다.</p><p>"교실에 들어서려고 하는데... 문 앞에서 딱딱한 얼굴로 서있길레, 나도 모르게 말을 걸어서 놀라게 한거 같네. 용서해 줄래?"</p><p>작은 두손을 앞으로 포개며, 고개를 살짝 숙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진다. 이은희. 우리 반의 반장으로, 귀여운 모습과 붙임성 있는 성격때문에 그야말로 아이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녀이다. 누구에게나 스스럼 없이 대하며, 또한 학교행사의 일도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두텁다. 그야말로 학교의 아이돌 이라는 표현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p><p>"저기...괜찮아?"</p><p>내가 멍청히 서 있자,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채로 되묻는다. 그 모습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키가 좀 작은 것이 흠이 지만, 그것을&nbsp; 오히려 장점으로 바꾸는 작고 귀여운 몸짓 때문에, 단점조차 완벽히 커버하고 있다고 할수있다.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소녀! </p><p>"아... 응 그래! 아니 내가 잘못했지 뭐. 문에서 들어가지도 않고 걸리적 거리게 있었으니... 하하하하!"</p><p>반의 인기인과의 대화여서 긴장한 탓인지, 주어 서술어가 불분명하게 섞여 버렸다. 아아 멍청한 나. 모처럼의 대화를 이렇게 망쳐버리다니.</p><p>"그래. 화나게 한게 아니라니, 다행이네~"</p><p>나의 멍청한 말에도 전혀 신경쓰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후훗~ 하고 웃으며 내 옆을 지나쳐 교실 안으로 들어선다. 지나치는 순간에 향긋하면서도 또한 달콤한 샴푸냄새가 코를 간질인다.</p><p>"오늘의 운은... 그야말로 절호조."</p><p>반 내에서도 공기에 가까운 존재감을 보이는 내가. 모두의 인기인과 무려 10초이상 대화를 하다니...</p><p>"이 운으로 보면, 오늘의 대전은 확실히 승리가 틀림이 없겠지."</p><p>내 인생에 이정도로 운이 좋은 날이 있었던가? 아니 없다! 확실히 없다고 단언 할수 있다! 그야말로 굴곡 없는 인생을 보내온 나에게 있어, 이정도로 과분한 행운은 나의 승리를 예견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예상된다.</p><p>"교실 문 앞에서 뭘 멍청히 서있는거야."</p><p>'퍽-'</p><p>나의 상념은 출석부에 머리를 맞으며 깨어난다.</p><p>"시간도 확인하지 않았냐? 빨리 자리에 들어가 앉아." </p><p>그렇게 나의 등을 가볍게 밀며, 들어선 것은 우리 반의 담임인 한로미 선생님. </p><p>"뭘 쳐다보고 있어? 자리에 앉으라니깐?"</p><p>"아! 네!"</p><p>화들짝 놀라며 들어가면서도 슬쩍 시선을 돌려 선생님을 쳐다 본다. 정말로, 대체 무슨 이유로 학교 선생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의 미인이다.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프랑스인인 하프인 탓인지, 서양과 동양의 아름다움을 그야말로 장점만을 뽑아서 매치한듯한 절륜의 미모. 동양계의 선이 얇은 얼굴에 마치 우유처럼 뽀얀 피부, 색이 조금 짙으나. 금발에 가까운 머리칼은 그야말로 비단이 흘러내리는 듯 하다. </p><p>"출석을 부르겠다. 떠드는 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가리 밖을 것이니 조용히 이름이 불리면 '네'로 끝내라. 두번 부르게 하는놈은 지각처리니까 귓구멍 똑바로 열어놓고 들어"</p><p>성격에 조금... 아니 꽤 큰 문제가 있는 것을 빼고는 정말로 흠 잡을 곳이 없다. 여성치고는 큰 신장에 몸매까지 발군인지라, 정말로 선생님으로 보이지가 않는다. 은희가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면, 이 선생님의 경우, 남자들에게 (학생, 선생님 구분없이) 그야말로 압도적인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조금 무방비 하게 풀어헤친 셔츠의 앞섭에 들어난, 보일듯 말듯한 가슴계곡이 참을수 없다!...라고 반의 누군가 외친적이 있다. 절대로 내가 외친게 아니다. 그 의견에 동조를 표하기는 했지만 말이야.</p><p>"이은희."</p><p>"네~!"</p><p>선생님의 부름에 귀엽게 대답을 하는 은희도 역시 지지 않지만, 음... 역시 나로서는 한로미 선생님 파일려나? 어차피 둘다 손에 닿지않는 꽃. 그저 쳐다보는 쪽이라면 역시 화려한 쪽이...</p><p>"신진수."</p><p>"..."</p><p>"신진수!!"</p><p>"아?... 네넷!!"</p><p>으아. 반장을 넋 놓고 쳐다 보느라, 대답하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p><p>"지각이다."</p><p>앞서 선언한 대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출석부에 빨간펜으로 기록하는 모습에 눈물을 삼키고 만다. 역시 반장파로 돌아 서는 것이&nbsp;좋을까...</p><p>"지각한 놈들은 오늘 남아서 청소다."</p><p>출석부를 닫으며 선생님이 안경을 고쳐쓴다.</p><p>"전달사항은... 그다지 없군. 떠들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고. 학생답게 행동 하도록."</p><p>너무도 간단 명료한 아침의 홈룸을 끝내고, 반장을 부른다. 선생님의 말에 일어선 반장의 말에 맞추어 경례. 경례가 끝나기도 전에 밖으로 나가는 모습까지 쿨하다.</p><p>"아니. 선생님 답지 않은건 알겠지만,"</p><p>외모는 물론, 행동까지 그러는 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나의 평가에 뒤에 앉은 녀석이 '괜찮아 이쁘면 용서가 돼.' 라는 말을 늘어 놓는다. 뭐어 그것도 그렇지만.</p><p>"어째서인지 요즘에는 특히나 학교에 관심이 더 없는 것 같아..."</p><p>한로미 선생님이 학교에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은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으나. 최근에는 특히나 더 신경을 안쓰는 것 같다. 거의 완전히 놔버린 느낌.</p><p>"기분 탓이겠지..."</p><p>수업종소리와 함께 잡생각을 떨치고 1교시의 교과서를 꺼내 들었다.</p><p>.<br>.<br>.</p><p>점심시간이 됬을 때, 나는 완전히 지쳐 버렸다. </p><p>뭐라고 해야할까. 쓸때없는데에 기력을 완전히 소진한 느낌? 쉬는시간은 물론, 수업중에서까지 핸드폰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언제 올지 모르는 대전과, 나의 상대(아마도 우락부락한 조폭같은 녀석일 것이다.)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 등으로 완전히 진이 다 빠져버린 것이다.</p><p>"죽을것 같아..."</p><p>늘어지는 몸을 이겨내지 못하고 책상위에 철푸덕 하고 쓰러진다. 점심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식욕이 없다. 어차피 학교급식 따위 있는 식욕조차 날려버리는 처참한 수준의 물건이 대부분이니 오늘은 패스해 둬도 괜찮겠지.</p><p>"쯧쯧. 대전에 앞서 끼니를 걸러 몸을 상하게 하다니. 그대는 정말 이길 생각이 있는건가?"</p><p>"우와아아앗!!"</p><p>너무도 놀라 책상위에서 솟구치듯이 일어났다. 아니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책상과 걸상사이에 다리가 걸려..</p><p>"쿠당탕!!"</p><p>아아... 제기랄. 빌어먹을 토끼 같으니!!! 내가 왜 학교에서까지 이런 일을 겪지 않으면 안되는 거야?</p><p>"애처롭구만. 의자에서 일어나는 행위 조차도 그대에게는 버거운 듯 보이니. 정말로 괜찮은가?"</p><p>"괜찮겠냐아!!...아?"</p><p>내 머리 위쪽에서 둥실 떠 있는 토끼. 이 자식이! 학교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면, 내 입장이 대체 어떻게 되는거냐! 너무도 놀라 주위를 둘러보며, 상황 파악을 한다.</p><p>"다들 쳐다 보고 있어..."</p><p>아아. 끝이다 내 학교생활. 한로미 선생님이 알면 보나마나, 징벌이겠지. '학교 교칙은 지키라고 있는거다. 다 큰 남자놈이 학교에&nbsp; 애완동물. 그것도 하늘은 나는 토끼를 가져오다니. 정신머리가 있는거냐?' 라는 등의 말로... </p><p>"뭘 그리 혼자 풀이 죽어 있는건가 자네?"</p><p>"누구 때문인데 이자식아!!!"</p><p>나의 외침에 다시금 주위 아이들의 눈이 모아진다. 아 이런... 정말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다.</p><p>"음. 노파심에서 하는 소리지만, 나의 모습은 그대 외에는 볼수가 없다네."</p><p>"시끄러워! 좀 닥.... 뭐라?"</p><p>"나의 말도 모습도 자네의 뇌내 주파수에 맞춰서 형성된 것인지라. 나의 모습은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가 않는 다는 원리이지. 이해가 되나?"</p><p>...뭐야 그럼. 지금 아이들이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것은. '말하는 토끼와 아웅다웅 하는 내 모습' 이 아니라, '혼자서 발광하는 내모습' 이란거냐? </p><p>하하하. 뭐야 난 또....</p><p>"더 최악이야!!!"</p><p>아. 이대로는 있을수가 없다. 머리가 덜 떨어지는 아이를 쳐다보는 눈길을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다. 우선은 급식실로 대피해야 겠다. 서둘러 몸을 추스려 바닥에서 일어난 뒤. 말을 걸지 말지 고민 하는 아이들과 더러운 똥이라도 쳐다보는 듯한 아이들의 눈을 피해 교실 밖으로 달려 나갔다. </p><p>"잘 생각 하였네, 지금이라도 밥을 먹겠다는 의지만큼은 칭찬해 줄만 하군."</p><p>"좀 닥쳐!"</p><p>뛰어가는 내 머리 뒤로, 토끼는 뻔뻔 스럽게도 날아서 쫓아온다. 아악! 정말 뭐야 이녀석!</p><p>"어디보자. 흐음. 오늘의 반찬은 감자,당근 야채볶음 이로군. 인간들의 발상에는 정말 감탄을 금치 못하겠네. 감자와 당근을 한데 어우려서 먹는다니, 정말로 호화롭군 그래."</p><p>"으아아아. 오늘은 반찬도 최악이란 이야기냐..."</p><p>그 볶았는지 말았는지, 딱딱하고 푸석한 감자와 다 씻지도 않은듯한 검은 당근 요리의 어디가 호화롭다는 거야! 오늘의 내 운이 절호조란 말은 취소다! </p><p>어라? 아니 잠깐...</p><p>"너... 당근도 먹냐?"</p><p>"자네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닌가?"</p><p>나의 말에 기가찬다는 모습으로 고개를 떨군다. 그러면서도 뛰어가는 내 뒤를 쫓아오는 것을 멈추지느 않는다.</p><p>"토끼가 당근을 먹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여 더 설명할 방법 조차 없다네. 아무리 내가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한다 하더라도 이것만큼은 불가능하군."</p><p>말하고, 날라다니고, 또 뭐였지? 내 머리속의 주파수 어쩌구로 모습도 숨기는 녀석이 '토끼가 당근을 좋아하는건 당연하다'라고 말을 하다니.</p><p>"아니 그 말은 맞지만 말이야..."</p><p>"뭐야 알고 있었는데도 물어본건가? 자네는 참 사람이 나쁘군 그래."</p><p>애당초 이 녀석이 대체 어떠한 생물인지 난 모르고 있었다. 자신을 토끼라고 하며, 또 토끼인것을 인정하는 모습인데 말이지.</p><p>"하아...하아... 넌 대체 어떻게 되먹은 생물이야?"</p><p>급식실에 거의 도착하였기에,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 질문일 것인데, 너무도 당당히 행동하는 탓에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던 것이다.</p><p>"그야. 슈퍼 핸드폰 대전을 보조하는 전자생물이지. 새삼스럽게 더 무엇을...음?"</p><p>여전히 내 머리 위에서 둥실 떠있는 토끼는 무언가 기척을 탐지하기라도 한듯, 아니면 먹을 것의 냄새라도 맡는 듯. 그야말로 지긋히 토끼다운 모습으로 귀를 쫑긋 거리며, 그 작은 코를 킁킁 거린다.</p><p>"아쉽지만 호화반찬은 나중으로 미루어 두어야 하겠군."</p><p>호화반찬이란 말에 울컥하였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잠자코 뒤에 이어질 말을 기다린다.</p><p>"대전이 결정되었네. 장소는 이 건물의 옥상. 현 시각을 기점으로 시작이 되겠군."</p><p>"뭐?"</p><p>"대전이 시작된 이상. 나는 시합의 중재자의 입장이 되었네. 설명을 할수 있지만, 어드바이스는 할수 없어. 이점 양해 바라네."</p><p>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고 모습을 감춘다. <br><br>어라? 뭐야? 시작이라고? 나는 너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기가 막혀 멀뚱히 서있을수 밖에 없었다.</p><p>이런. 정신차려라 신진수. 나는 우승을 목표로 어제 다짐을 하지 않았나! 상념은 필요없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뿐! ...문제라면, 지금 이 상황이 대체 어떤 상황인지도 감이 안 잡힌다는 것인데...</p><p>"이 건물의 옥상이라..."</p><p>대체 어떤식의 대전인지 전혀 알수가 없지만, 우선은 대회 주최자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급식실이 있는 이곳은 학교 별관. 옥상의 개방은 금지 되어있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자주 출입하는 장소가 아니다. 적어도 타인에게 피해를 줄 위험은 없을 것 같다.</p><p>"문제는 나인가..."</p><p>옥상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 하나 하나가 무겁다. 제길. 위에는 그동안의 대전을 거친 포악한 녀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은 더욱 무겁다. </p><p>"...기권할까?"</p><p>'기권할 경우, 자네는 지금까지 발생한 과정과 상황에 대해 기억을 삭제해야 할 필요가 있네.'</p><p>머리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정말 이 자식은 심장에 나쁘다. 이런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면, 진작 해줬으면 좋았을것을. 뭐 지난 일을 더 불평해 봐야 어쩔수 없다. 일단 대전도 시작 됬고 말이지...라지만, 일단 기권에 대한 설명을 더 들어보자. </p><p>"기억을 삭제해?"</p><p>'그렇다네, 뭐 약간의 정신적 충격으로 후유증이 남지만, 그 경우에는 본 기업에서 평생 뒷바라지를 해주게 돼지.'</p><p>평생 뒷바라지라고? 뭔가 나쁘지 않는데?</p><p>'일단 후유증이 남은 사람의 참고영상이 있다네. 한번 볼텐가?'</p><p>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머리속으로 영상이 흘러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재생.</p><p>영상에서는 흰색의 방이 배경. 그리고 그 안에 한 남자가 가로로 긴 의자에 앉아 있다. <br>그 남자는 두눈을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리며, 침을 질질 흘리는 것을 깨닳지도 못한채, 파리채로 콜라의 병뚜껑을 따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남자의 옆으로 흰색의 간호복을 입은 여성이 다가와 손수건으로 침을 닦아주려 하지만, 그것을 피하고 계속하여&nbsp;콜라의 병뚜껑을...(이하생략)</p><p>"상대가 누구든, 나는 물러서지 않겠어!"</p><p>'전의에 불타는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영상이 자네에게 힘을 준듯하니 다행이야.'</p><p>평생 뒷바라지라고 해도! 바보는 사양이다! 지금도 바보이기는 하지만! <br>나는 더 이상 물러설수가 없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옥상의 철문 앞에 섰다. 육중하게 닫힌 문에는 큼직한 자물쇠가 달려 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학생에게는 개방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p><p>'철문에 핸드폰을 가져가게나. 그것으로 인증이 될 것이네.'</p><p>제길. 이제와서 뒤 돌아갈수는 없다. 눈을 감고 철문 앞에 휴대폰을 가져가자.</p><p>"우왓!"</p><p>새하얀 빛이 철문에서 부터 뿜어져 나와, 나도 모르게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리며 피하려 했으나...</p><p>"우와와!....아?"</p><p>어느새 건물 옥상에 있었다. 그릭고 그 앞에는...</p><p>"어머?"</p><p>우리 학교의 아이돌이자, 우리 반의 반장. 이은희가 기다리고 있었다. </p><p>"어? 아니? 이게 대체?"</p><p>뭐야 우락부락한 조폭같은 아저씨가 튀어 나오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대체 이게 무슨일이지? 설마하니. 이 반장이 내 상대?</p><p>"기뻐라~ 이 편지는 네가 보낸 거니?"</p><p>나의 당황하는 모습에 아랑 곳하지 않고, 입안 가득히 웃음을 머금은 채 이쪽으로 뛰어온다. 그리고 그 손에는 흰색의 봉투같은 것이 들려있다.</p><p>"어? 뭐?"</p><p>너무도 의외의 태도에 나는 주춤하며 물러 섰지만, 그녀는 한 걸음에 다가와 나의 두손을 붙잡는다.</p><p>"으음~ 정말로 마음이 쿡쿡 와 닿는 편지였어~ 이런 러브레터는 정말로 처음이야."</p><p>불그르선 볼을 한손으로 가리며, 웃는 모습이 마치 태양처럼 빛이 난다. 아 정말로 반장은 귀여...</p><p>"러브레터어~?!"</p><p>너무도 놀라 얼빠진 표정으로 반장에게 말을 건낸다.</p><p>"응 옥상에서 보자고 해서, 나도 모르게 일찍 나와 버렸지 뭐야~ 에헷~☆"</p><p>아침에서 한것과 같이 자신의 머리를 콩 때리며 귀엽게 웃는다. 아아. 이대로 라면 정말로 한로미파(派)에서 이은희파(派)로 갈아 타야 할지도 모르겠다.</p><p>"으음... 사귀자는 말은 고맙지만... 나는 아직 너에 대해서 잘 모르고..."</p><p>부끄러운 듯 몸을 배배 꼬며 한쪽 발로 땅을 톡톡하고 찬다.</p><p>"우선은 그...친구사이로 시작하지 않을래?"</p><p>우와아~ 무슨 오해로 빚어진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것입니까 하느님? 그 사람좋고,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인 이은희가 내 앞에서 이렇게 아양을 떨고 있다니... 누가 보낸 러브레터인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고마운 녀석이다. 이대로 나타나지 말아라.</p><p>"응 나야 좋고말고!"</p><p>너무도 기뻐서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그녀의 손을 마주 잡는다.</p><p>"그래? 그럼 일단 핸드폰 번호좀 여기에 찍어 줄래?"</p><p>우와. 귀여운 아이라서인지, 핸드폰도 귀엽다아~ 나는 헤벨쭉한 얼굴로 그녀의 핸드폰을 받아 나의 번호를 적어서 넘겨준다.</p><p>"여기 있어. 헤헤헤~"</p><p>내가 핸드폰을 넘기자 기쁜 듯 그것을 받아든 은희는 나의 번호를 저장하기 위해서 인지, 바삐 핸드폰을 조작하기 시작한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게 전화번호를 숨겨둘 생각인가? 거 참 귀엽기도...</p><p>"하지....우웩!!!"</p><p>순간. 엄청난 충격과 함께 나의 몸이 붕하고 하늘로 떠올랐다. 그야말로 자유의 비행.</p><p>"쿵!"</p><p>그리고 중력의 법칙에 의해, 다시 땅으로 떨어져 바닥을 구른다.</p><p>"푸하하하하! 멍청하기 짝이 없네 정말! 이렇게나 쉽게 상대에게 번호를 노출하다니 말이야!"</p><p>"으...에?"</p><p>바닥에 드러 누은채 고개를 올려다 본 그곳에는, 반장이 미칠듯한 폭소를 멈추지 않은채, 깔깔거리고 있었다.</p><p>"아아~ 정말. 결승전을 앞둔 대전상대라고 해서 긴장했는데 말이지, 이런 쪼다가 상대라니 나도 운이 나쁘지많은 않네."</p><p>"반...장?"</p><p>그곳에서 핸드폰을 쥔 소녀는. 내가 알고 있는. 다른 모두가 알고 있는 소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p><p>"러브레터라니~ 바보 아냐 정말? 보통 문자메세지 대전을 하면, 상대의 번호를 알기 위한 장기전이 되는데 말이야. 너무도 쉬워서 웃음밖에 안나오네."</p><p>"이럴수가... 네가 그럼 내 대전 상대?"</p><p>비틀비틀 몸을 일으키며, 묻자. 반장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p><p>"애초에, 그렇게 닫힌 철문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의심조차 안해 본거야? 정말 학교생활에서 봐왔지만, 멍청하기 짝이없네."</p><p>"...으."</p><p>소녀는 그렇게 비웃으며 다시 핸드폰을 조작하기 시작한다.</p><p>"네가 상대란 것을 알고 조금 놀랐지만, 뭐 대전인 이상 상대해 주는게 예의겠지."</p><p>조작을 마쳤는지, 핸드폰을 하늘 높이 들어 올린다.</p><p>"그럼 어디 이것도 버티는지 한번 볼까?"</p><p>소녀가 핸드폰의 '전송' 버튼을 누르자, 핸드폰 끝에서 푸른색의 방전이 일어난다. 파직-파직하는 소리와 함께 푸른색의 방전은 이윽고 점점&nbsp; 구체화 되더니, 그 모습이 서서히 토끼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은은한 정전기를 뿜어대는 반투명의 토끼가 킁킁 하고 이쪽을 보더니. </p><p>"으우아앗!!"</p><p>전자파가 변한 토끼가 발을 박차자. 이쪽을 향해 똑바로 날아온다. 너무도 빠른 속력에 피하고 자시고도 할수 없었다.&nbsp;그야말로 빛이 속도로 날아오는 전자토끼의 몸통 박치기를 얻어 맞는다.</p><p>"크...어억."</p><p>정말로 눈이 돌아갈 듯한 충격이다. 대체 뭐냐 이게.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하나도 알수가 없다.</p><p>'문자메세지 배틀은 상대에게 충격이 될만한 문장일 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돼지.'</p><p>머리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이를 갈며, 욕지기를 뱉는다. 빌어먹을 반장이 대전상대이란 것쯤 말해주면 어디가 덧나냐?</p><p>'대전에 영향을 미칠법한 내용의 말은 할수가 없다네. 아까도 말했듯이 설명은 할수 있지만, 어드바이스는 불가능 하다는 뜻이지.'</p><p>"제...기랄..."</p><p>그래서. 내가 헤벨쭉하며 반장한테 번호를 가르쳐 주는 걸 지켜만 봤다는 이야기 이냐! 망할 자식 같으니!</p><p>"헤에? 이것도 버텼어?"</p><p>두번의 충격과 함께 내 핸드폰에는 두건의 착신메세지의 불이 들어왔다. 그 내용인 즉슨.</p><p>'고백받는 줄알고 착각한 병신. 자의식 과잉도 거울을 보고 해주면 좋겠네.'<br>'세상에 둘도 없는 한심한 동정. 반에서 존재감 최악. 공기가 아까우니 산소를 마시지 마.'</p><p>"으와아... 이게 뭐야."</p><p>그 상냥하고, 반의 모두에게 친절한 반장이 보낸 메세지라고는 생각할수 없다. </p><p>'저 소녀는 남을 헐뜯는 것에 익숙치 못한 모양이군. 보통의 배틀이라면, 상대의 번호를 알아낸 것만으로 승리나 다름없지. 한방으로 넉다운 되는 것이 보통이니까.'</p><p>머리속에서 울리는 소리에 분통이 터졌다. 이게 헐뜯는게 아니라고? 내 마음은 더 할수 없을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고?</p><p>"하긴. 멍청이 쪼다한테, 멍청이 쪼다라고 해봐야 욕도 뭣도 아닐테지..."</p><p>반장은 그렇게 흉흉한 소리를 늘어 놓으며 다시금 휴대폰에 조작을 하기 시작한다. 아까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은 양의 메세지를 작성하는 것 같다. 과연 현역여고생. 문자작성 시간이 그야말로 끝짱나게 빠르다.</p><p>"으아아. 뭘 감탄하고 있는거야 난!"</p><p>질수없다. 일단 나도 공격이란 것을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저 방대한 양의 문자메세지가 다시금 나를 덥쳐온 다면, 도저히&nbsp;버텨낼수는 없을것만 같았다.</p><p>"뭐야? 너 어떻게 내 번호를 알고있는거야?"</p><p>내가 핸드폰을 조작하자, 의아해 하며 묻는다. 손을 멈추지 않으면서 묻는 그 시선에는 '변태 스토커 같은 자식...' 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가슴이 아팠다.</p><p>"그야... 너 우리반의 반장이니까. 연락처 정도는 기입해 두었지."</p><p>"뭐어?! 완전 최악이야. 나는 네 번호를 알기위해서, 되먹지도 않은 연기를 했는데!! 음습한 스토커 같은 놈! 존재감 없는 녀석! 은신술을 써도 그정도는 아닐꺼야!!"</p><p>그녀의 말 하나하나가 나의 가슴을 쑤신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동경의 마음을 품고 있던 상대에게 직접 듣게되니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p><p>"흥!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야!"</p><p>소녀가 문자의 작성이 완료 되었는 듯, 다시금 손을 들어 올린다.</p><p>"우...우왓!!"</p><p>반면, 이쪽은 이제서야 주소록에서 그녀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어쩌지!? 나는 그녀만큼 문자작성에 익숙한 것도 아니다.</p><p>"전송!"</p><p>그녀의 외침과 함께, 다시금 핸드폰에서 푸른색의 방전이 시작된다. 크윽... 질수없다.</p><p>"나...나도 전송!"</p><p>적은것은 겨우 두글자. 이것이 상대에게 얼마나 충격이 될지는 모르겠다. </p><p>"치지지지직!!!!"</p><p>나의 핸드폰에서 엄청난 방전이 일어난다. 손끝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이다. 어라 이거? 생각보다 먹히는 내용?</p><p>"뭐...뭐야! 너 대체 무슨 내용을 적은 거야?!"</p><p>그녀의 핸드폰에서 방출된 자기장으로 생성된 토끼는 아까보다 훨씬 크고 포악해 보였다. 대략 거대한 사냥개 정도의 크기 못해도 1m는 가뿐히 넘을듯한 몸체에 얼굴은 잔인한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적은 내용의 양과 잔혹함에 비례한다고 하니... 과연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다.</p><p>그리고 내쪽에는...</p><p>"크와아아아아앙!!!"</p><p>이게... 토끼야 호랑이야? 건물 옥상의 절반을 채우는 압도적인 크기. 둥그렇고 큰 몸체를 내보이며 포악한 외침까지 내지른다.</p><p>"너...너..."</p><p>믿을수 없다는 듯. 소녀가 이쪽을 쳐다 본다. 그녀로 인해 생성된 토끼가 이쪽을 향해 날아오지만...</p><p>"카오오오!!!"</p><p>우렁찬 외침과 함께 앞발로 전송되어 오는 토끼를 쳐내버린다. 으와. 내가 생각해도 이녀석 좀 끔찍하다. 긴귀가 있다고 다 토끼가 아니라고, 게다가 절대로 토끼가 내는 소리가 아니다 그거.</p><p>"크우~!"</p><p>내 앞의 거대한 토끼는 살짝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 보고 거대한 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뭔가. 든든하긴 하네 이녀석.</p><p>"크와아아아아아!!!"</p><p>그리고 돌격. 내가 만들어 낸 것이지만, 정말 오금이 저릴 지경이다.</p><p>"꺄아아악!!"</p><p>반장은 너무도 놀라 어떻게 피하려 하지만... 피할수가 없다. 전송이 되는 토끼는 수신자의 핸드폰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압도적인 덩치를 활용한 숄더 태클에 소녀의 몸이 날아간다. 붕뜬 소녀의 가벼운 몸은 건물의 옥상의 난간에 부딫쳐 간신히 멈추고 땅으로 천천히 쓰러져 내린다. </p><p>"...주...죽은거아냐?"</p><p>내가 한 일이지만, 설마하니 일이 이렇게 까지 될지 몰랐다.</p><p>'정신적인 충격과 물리력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정도로 죽지는 않는다.'</p><p>"다...다행이다아..."</p><p>'아무튼 의외로군. 수많은 도전자를 물리친 저 강력한 우승후보를 단 한방에 잠재우다니 말이야. 대체 무슨 내용을 쓴겐가?'</p><p>"어...그게..."</p><p>나는 뭐라 할말을 찾지 못하여 우물쭈물 하였다. 내가 쓰고 전송한 내용이지만, 참으로 유치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p><p>"이...이기면 된거 아냐 이기면!"</p><p>아무튼 내가 승리한것이다! 이제 한명만 더 이겨내면, 우승상금은 내것이다! 기쁨에찬 나는 몸의 아픔과 피로도 잊은채 소리 높여 웃었다. </p><p>"끄으으..."</p><p>소녀는 땅에 쓰러진채 신음을 흘린다. 베테랑 선수답게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핸드폰을 놓지 않았다. 이윽고 해드폰이 문자메세지의 도착을 알리는 듯, 부르르 떤다. </p><p>"최저에 최악이야..."</p><p>가늘게 뜬 눈으로 메세지를 확인한 소녀는 이를 악물며, 정신을 잃었다.</p><p>반짝이는 핸드폰 화면에는 단 두글자.</p><p>'빈유'</p><p>라는 내용만이 덩그러니 있을 뿐이었다.</p>			 ]]> 
		</description>
		<category>공모전 준비.</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355470#comments</comments>
		<pubDate>Wed, 24 Jun 2009 08:49:32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단편. 고객님이 이벤트에 당첨 되셨습니다. 上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355465</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355465</guid>
		<description>
			<![CDATA[ 
  <p><br>'하이~☆ 모두의 행복을 위해<br>일하는 기업. Po통신wer입니다.<br>고객님께서 본사의 3주년 기념<br>이벤트에 당첨 되셨습니다. <br>지금 연결하시겠습니까?<br>-----------연결--------------'</p><p>"뭐가 하이냐?! 고객을 뭐라고 생각하는거야?"</p><p>오랜만에 울린 핸드폰 소리에 화장실에서 볼일도 다 못 마치고 헐레벌떡 뛰어 나온 자신이 너무도 한심스럽게 느껴진다.</p><p>"3일만에 온 문자가 이따위 스팸메일이라니..."</p><p>바지춤을 추스르며,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을 준다. 대체 이따위 스팸메일에 걸려드는 인간이 있기는 한지 의심스럽다. 어떻게 보아도 전파의 낭비일뿐, 아니 그 이전에 굉장한 민폐이다. 애초에 이런 것에 걸려들어 연결해서 받게 되는 상품따위는 정말로 치졸하기 짝이 없는 것이며,(대개의 경우 중소기업체의 팔리지 않은 재고품).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세금으로 소비자를 우롱한다. </p><p>거의 사기나 다름없는 것이다.</p><p>"아무리 내가 한심하다고는 해도, 이런것에 걸려들 멍청이는 아닌데 말이야..."</p><p>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잘도 이런 것을 보내 온단 말이야? 아니 그냥 무작위로 번호를 뽑아 닥치는 대로 전파를 뿌려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p><p>"하아... 정말 서글프다."</p><p>고등학교에 들어온지 2년째. 남자. 존재감 제로. 여자친구 사귄 경력 없음. 특기 없음. 공부 그럭저럭.</p><p>나를 지칭하는 표현들은 정말로 수십가지를 꼽을수가 있지만, 그 내용은 한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p><p>"인기도 없고, 찾는사람도 없는 아웃사이더~"</p><p>고등학교를 2년이나 다니고 있는데, 친하게 지낸다고 할 만한 친구가 없다. 중학교때의 친구들은 이미 연락이 끊겨 무엇을 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그럭저럭 교우관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금요일부터 시작하여 토,일요일에 걸쳐 누구 한 명 연락 하는 이가 없다. 어차피 나란 놈은 있는지 없는지도 잘 구분이 안가는 공기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노는데 있어 나 같은 녀석은 부르든 안부르든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p><p>"진짜 한심하다 나..."</p><p>기운이 빠지는 몸을 질질 끌듯이 걸어가 침대 위로 다이빙.</p><p>"뚀료료룡~ ♬"</p><p>어라 뭐야? </p><p>갑자기 들리는, 벨 소리에 다시금 핸드폰을 확인한다. 기대에 마음이 들떠 빨갛게 상기된 볼을 눌렀다.</p><p>"...하아?"</p><p>하지만 결과는 참패. 나에게 걸려오는 전화가 아니었다. 아니 그렇기는 커녕, 내가 전화를 건 것이다. 빌어먹을 웃기지도 않는 이벤트에 연결중인 소리였다. 아마도 침대 위로 몸을 던질때 나도 모르게 통화버튼을 누른 듯 하다.</p><p>"나도 참..."</p><p>어처구니 없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일단은 통신비가 아까우니 종료를...</p><p>"어라? 취소가 되지 않아?"</p><p>당황한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종료버튼을 연타해 보지만 전혀 키가 먹지 않는다. 고장인건가? 아니면 한 번 연결이 되면 취소를 할수 없는 악덕기업들의 모종의 음모인 것인가?!</p><p>"으아악! 제기랄! 무언가 받아지고 있어?!"</p><p>이제 핸드폰 화면은 '연결 중...' 이라는 표시에서 '다운로드 중...' 이라는 표시로 바뀐채, 가로 모양의 막대그래프가 점점 차오르고 있다. 완전 기분 나쁘다. 뭐야 이거? 나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내 핸드폰에 대체 뭘 하는거야!?</p><p>"젠장. 밧데리를 빼버리면..."</p><p>"그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네, 소년."</p><p>....하아?</p><p>"기동중인 핸드폰에서 강제로 밧데리를 제거하면, 기판이 소모되고, 중요한 부품에 충격이 있을 수 있지. 그것은 곧 기계의 수명과도 직결된다네."</p><p>뭔가 목소리가 들린다?</p><p>"어딜보고 있나? 이쪽이라네."</p><p>들려오는 소리는 내 머리보다 위쪽이었다. 침대에 앉은 채 고개를 들어 천장 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자.</p><p>"반갑네 소년. 이번 대전에 참가한 것을 축하한다네."</p><p>토끼가. </p><p>공중에. </p><p>떠있었다.</p><p>"우와와와와와와왔 뭐야!!!"</p><p>너무도 놀란 나는 침대에 납작히 엎드리며, 몸을 피하려 했다. 갑자기 내 방에 존재할 리가 없는 '이물질'이 천장에 둥실둥실 떠있는 것이다. 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p><p>"슈퍼 핸드폰 대전의 도우미를 맡고 있는 몸으로 '토키' 라고 한다네."</p><p>말을 하면서, 멋들어진 턱시도를 빼입은 토끼는 정중하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한다. </p><p>"...토끼?"</p><p>"토. 키. 일세. 이번 대전에 참여하게 된 용감한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p><p>인사를 한뒤 몸을 들어, 헛기침을 하는 모습 또한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아니 일단 목소리가 짱 멋지다. 매력적인 남성의 보이스를 뽑는 콘테스트가 있다면, 틀림없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듯한, 중저음에 카리스마가 넘치는 목소리이다. </p><p>엥? 목소리?</p><p>"토끼가 말을 하네?"</p><p>"이 무례한 놈이!!!"</p><p>둥실 떠 있던 토끼가 이쪽으로 날라와 드롭킥. 토끼 특유의 긴 뒷발이 내 턱에 적중. 목이 돌아간다.</p><p>"크어억!!"</p><p>이 한방으로 침대에 넉다운. 빌어먹을 먹이사슬계 최하위에 위치한 주제에, 대체 뭐냐 이 강력함은. 푸성귀나 뜯고 있을 것이지..</p><p>"굉장히 예의범절이 안된 인간이로군. 어떻게 이런 인간이 슈퍼 핸드폰 대전에 참여하게 된 것인지..."</p><p>토끼가 뒷짐을 진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이 제기랄 대체 뭐냔 말이야. 아무리 한심함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나라고 해도 토끼따위 한테 얕보일 수는 없다. 인간이라는 영장류의 대표로서, 여기서 제대로 한방 먹이지 않으면...</p><p>"그대 이름이 뭔가?"</p><p>"신진수."</p><p>...나도 모르게 고분고분 대답해 버렸다!? </p><p>제기랄! 토끼 주제에 그 목소리는 비겁하다! 어째서 그렇게 멋진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거야!</p><p>"그래. 이것으로 등록은 마쳤네. 설명을 듣겠나?"</p><p>"무슨 설명? 응?"</p><p>토끼의 말이 끝나자, 들고있던 핸드폰에서 빛이 난다. 의아하게 여겨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니, 거기에는 '다운로드 완료. 리미트 해제가 끝났습니다' 라는 알 수 없는 문구만이 적혀져 있다.</p><p>"수속도 끝난 것 같군. 어디보자..."</p><p>토끼가 공중으로 앞발을 들어 올리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퐁~' 하는 귀여운 소리와 함께 흰색의 파일첩이 나타난다. 뭔가 드라마에서 보이는 잘나가는 대기업 사장이 보는 서류철 같은 고귀함같은 오오라가 뿜어져 나온다.</p><p>"음. 한국 지부는 자네를 포함하여 대전자가 3명밖에 남지 않았군."</p><p>"대전자?"</p><p>"그렇다네. 이거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자네를 제외한 나머지 둘이 그동안 참가자 전부를 쓰러뜨린 것 같군. 그리고 참가자신청은 자네가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참가자는 없으니, 두 명만 이기면 우승이라네."</p><p>"우승?"</p><p>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토끼는. 하나도 알아먹을 수가 없다.</p><p>"대전시각은 내일. 장소는 오늘 안에 전송에 둘테니 확인하면 될 것이고... 어디 보자 종목은..."</p><p>파일첩을 휘릭휘릭 넘기며 골똘히 고민하는 모습이 조금 귀엽다. </p><p>"문자메세지 대전이로군."</p><p>"하아?"</p><p>뭐야 그게. 문자메세지 대전이라니.</p><p>"좀 전체적인 설명을 해줄 수 없어?"</p><p>"? 무슨소리인가? 그대는 참가 문자를 보고 이 대전에 참가한 것이 아니었나?"</p><p>나의 말에 오히려 말하는 토끼가 되묻는다. </p><p>"응? 뭔가 사기냄새가 풀풀 나는 문자를 받기는 했는데..."</p><p>"사기냄새라니... 우리 기업의 기술적인 정수가 집약된 문자메세지 였는데 말이지. 해당메세지를 수신한 사람의 특정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단순히 사기냄새가 나는 문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p><p>오잉? 토끼도 자기가 말하면서 이상한 것을 깨달았는지 고개를 갸우뚱 한다. </p><p>"자네... 그러고 보니 무척이나 '평범해' 보이는군."</p><p>"...하아?"</p><p>"뭔가 남에게 말할 수 없는 큰 능력같은것을 지니고 있지 않나? 사실 인스턴트 라면을 4초만에 먹을 수 있다거나, 아니면 차가운 콜라 1리터 정도를 원샷할 수 있다거나..."</p><p>말하고 있는 것들 전부가 쓸데없기 짝이 없는 능력 같은데...</p><p>"그런거 없어."</p><p>"뭔가 대단한 신체능력같은 것은 없나? 100미터 정도는 8초만에 뛴다거나..."</p><p>"없어."</p><p>"그러면 지적수준이 매우 뛰어나나?"</p><p>"...그냥 그래."</p><p>토끼의 표정이 마치 못 볼것을 봤다는 것 마냥 찌푸려진다. 나름대로 성의있게 대답했는데 이런 태도는 뭐야,&nbsp; 그런 짓을 하면 인간관계가 협소해진다고... </p><p>아니 내가 할 소리는 아니군. </p><p>...그리고 토끼한테 할 소리도 아니군.</p><p>"더할수 없는 사고... Accident로군."</p><p>토끼는 공중에서 풀썩 쓰러진다. 공중에서 쓰러진다고 하니, 뭔가 이상하지만... 공중에서 눕는다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이런 표현밖에 할 수 없다.</p><p>"설마하니, 그런 사기냄새 나는 문자에 걸려드는 멍청이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하였다네."</p><p>우와. 이녀석 은근슬쩍 돌려서 나를 멍청이라고 말했다. 토끼 주제에!</p><p>"대체 뭐야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일단 설명을 좀 해줘라 좀." </p><p>나의 말에 토끼는 축 늘어진채 슬슬 일어나, 이쪽을 쳐다본다.</p><p>"어쩌다 이런 멍청이에게 귀속이 되었는지, 서글플 지경이군. 뭐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인가..."</p><p>토끼 주제에 무슨 철학적인 말을 늘어 놓는거야. 내가 그렇게 혼자 투덜거리고 있으려니, 토끼는 내게 다가와 여전히 의욕이 없는 태도로 적당히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p><p>"자네 정도의 머리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주지."</p><p>완전히 태도가 바뀌어서 완전 재수없다 이녀석. 목소리가 멋지니 더 재수없어.</p><p>"자네는 핸드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p><p>"...뭐? 난데없이 무슨소리야?"</p><p>나의 말에 토끼는 완전히 졌다는듯 비웃음과 함께 어깨를 으쓱하는 제스쳐를 취한다.</p><p>"뭐 기대도 하지 않았으나, 역시나 실망이 크군."</p><p>"젠장. 뭐야, 말하면 될꺼아냐! 에..그러니까 어디서나 전화가 가능하고, 문자도 보낼 수 있고..."</p><p>"그만. 나의 뇌세포를 파괴하는 저질스런 말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네."</p><p>나의 말을 중간에 자르며 토끼가 한숨을 내쉰다.</p><p>"자네에게는 의구심이라는게 없나보군."</p><p>"하나하나 거슬리네... 아까도 말했지만, 좀 포괄적인 설명을 해봐."</p><p>"자네의 그 핸드폰. 얼마를 주고 샀는가?"</p><p>"에? 얼마? 글쎄... 한 30만원인가."</p><p>내것은 그다지 인기있는 모델도 아니며, 신형도 아니었기에 그리 비싸지 않은 적정한 가격에 구입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p><p>"그렇군. 최근 신형 모델의 가격에 대해서 알고 있나?"</p><p>"...뭐 비싼것은 100만원 가까이 되는 것도 있다고는 들었지."</p><p>나의 말에 토끼가 고개를 끄덕인 뒤, 고개를 이쪽으로 가까이 가져온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거리를 벌리기 위해 뒷걸음질쳤다. 토끼 주제에 미묘하게 박력이 있다.</p><p>"...이상하지 않나? 아니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는가?"</p><p>이상한 것은 공중에 떠다니며 말을 하는 토끼인데...뭐 이제는 익숙해졌으니 넘어가자.</p><p>"...뭐가?"</p><p>"핸드폰의 가격 말일세. 자네의 말에 따르면, 겨우 전화나 하고 문자나 보내는 작은 기계가 어째서 그렇게나 고가일 필요가 있는지. 그대는 생각해 본 적이 있나?"</p><p>듣고 보니, 확실히 기계값이 좀 비싼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은...</p><p>"그거야 최신 기술이 이것저것 사용되기 때문에 그런 거 아냐?"</p><p>"바로 맞췄네. 생각만큼 우둔하지는 않군."</p><p>뭐야? 겨우 그런 소리를 할려고 폼 잡은 거야? 좀 어처구니가 없다.</p><p>"뭔가? 그 실망했다는 얼굴은?"</p><p>"아니 좀 김이 빠져서 말이지..."</p><p>"김이 빠졌다니... 하아. 자네는 자네가 한 말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로군."</p><p>토끼는 다시금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이쪽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뭔가 행동 하나 하나가 울컥하게 만드는 녀석이다.</p><p>"최신 기술이란 것에 대해, 대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자네는..."</p><p>"그거야 더 작아지고... 화면도 깨끗해지고..."</p><p>"멍청하기 짝이 없는 소리로군. 인류가 달을 탐사한지 이미 50년이 지났네. 이제 와서 그런 수준의 기술개발은 이미 끝나고도 남았거늘, 그 말은 마치 그대 혼자서 19세기를 살아가는 듯한 소리로군."</p><p>그런 소리를 늘어놓음과 함께 토끼의 귀가 축 늘어진다. 나를 보는 눈길은 이제 거의 측은함 감정을 담은 것과 닮아 있었다. 토끼는 그렇게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같군, 노동자계급으로 딱인 사내야...' 라며 혀를 차는 둥. 실례의 수준이 점차 나의 인내의 끝에 맞 부딪히고 있었다. </p><p>"뭐야 그럼? 뭔가 핸드폰에 대단한 장치라도 있다는 이야기야?"</p><p>"하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자네는 핸드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p><p>"그야..."</p><p>다시 한번 통화와 문자에 대해 이야기 하려다가, 토끼의 한심한 눈길 광선을 맞아 침묵을 지키고 만다. 그 눈빛은 마치 '그 이상 멍청한 소리로 내 뇌를 더럽히지 말게나.' 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듯 느껴졌다.</p><p>"시간이 없으니, 다음 대전에 맞추어 설명을 해주지."</p><p>나의 침묵에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앞발을 비빈다. 행동은 귀여운데 재수가 없다.</p><p>"문자 메세지의 원리에 대해 알고 있나?"</p><p>"설명을 해준다며..."</p><p>"이거 실례, 자네의 지적수준을 나는 아직도 과대평가하고 있었던 듯 하군."</p><p>진짜 열받는다 이자식!</p><p>"기본적으로 문자 메세지는 입력한 텍스트를 아날로그의 전기적 신호로 바꾸어, 전송. 송신탑을 거쳐 다시 수신자를 향해 해당 전파를 쏴서 수신되어진 전파를 다시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재편성. 즉 텍스트화 해주는 구조라고 하고 있지."</p><p>"응... 뭐... 그래."</p><p>자세히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던 내용이다. 뭐 사실 핸드폰의 원리같은 것은 몰라도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으니 딱히 문제가 없다.</p><p>"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지." </p><p>나는 일반적인 사람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이야기인가. 아니 잠깐만 그보다 걸리는 이야기가 있다.</p><p>"하아? 그럼 다르다는거야?"</p><p>"물론일세. 자네는 정말로 인류의 과학수준에 대해서 너무도 무지하군."</p><p>토끼한테 인류의 과학수준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듣게 되다니. 정말로 나는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실격일지도 모르겠다.</p><p>"바로 옆의 사람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내기 위해서, 저 멀리 있는 송신탑까지 한번 거쳐서 전파가 왔다갔다 한다니 너무도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p><p>"별로 비효율 적이지는 않은데..."</p><p>"다시말하지만 그대는 인류의 기술을 너무도 내려다 보고 있군, 사실 이미 기술진보로 그러한 저차원적인 송수신의 과정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불릴 정도가 되었네. 현재는 대다수의 인간에게는 비밀로 해두고, 방금 전에 말한 지식수준의 내용으로 위장하여, 진실을 덮어두고 있었던 것 뿐이지."</p><p>"그럼 어떻게 되는 원리인데?"</p><p>"말보다는 영상쪽이 알아보기 쉽겠지."</p><p>토끼는 그렇게 말하며 앞발을 하늘로 올리자, 그 끝에 '퐁'하니 화면이 나타난다. </p><p>"한번만 보여줄테니 눈을 크게 뜨고 잘 보게나."</p><p>화면에서의 설명을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p><p>문자를 작성하면, 해당 파일 전파가 되어 쏘아지고,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는 토끼의 형태가 되어 해당 수신자를 향해 달려간다.(물론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핸드폰에 수신되면 그 토끼는 텍스트로 바뀐다. (달려간 토끼는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다시 텍스트로 모습을 바꾼다.) 토끼가 분열하며 글자로 변하는 모습은 그로테스크하기 짝이 없다. 고통에 일그러진 채 자신의 몸이 바뀌어 가는 모습에 절망을 하며, 또 한편으로는 뭔가 '사명을 마치는 전사'의 모습처럼 평온한 모습을 한 채. 자신의 몸이 글자로 바뀌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p><p>"어떤가... 이 자기희생적인 토끼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지 않은가?"</p><p>"...뻥까지마! 아니 애초에 왜 토끼야!?!?"</p><p>문자메세지가 사실, 토끼가 날라가는 구조라고? 그런 웃지기도 않은 말을 믿을거 같냐!<br>무슨 놈의 기술개발이 그렇게 쓸데없는 쪽으로 발달할 수가 있는거냐!?</p><p>"그야. 토끼가 빠르기 때문이지."</p><p>...할 말이 없다.</p><p>"다음 대전은 문자메세지 배틀. 대전에 참가한 자들은 리미트가 해제된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어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이라네."</p><p>"...리미트가 해제?"</p><p>"이 대전에서는 상대에게 악역향을 끼칠 수 있는 전파의 물리적인 부분에서의 리미트가 해제된 상태라네. 즉 문자를 전송하면, 해당 문자는 토끼가 되어 날아가 상대를 공격하게 되는 구조이지."</p><p>뭔가 태클을 걸 부분이 너무도 많아서, 뭐라 할 말이 없다.</p><p>"...대체 그걸 왜 해야하는건데."</p><p>문자 메세지로 싸운다는 것부터가 멍청하기 짝이 없지만, 내가 왜 이런 쓸데없는 대전에 참가해야 하느냔 말이다.</p><p>"현재 세계는 전파의 포화 상태에 있다네,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고, 그 영향이 미비하여 성인들은 크게 느끼지는 않지만 앞으로 태어날 세대에게 미치는 파장이 너무도 크기에 중재에 나선 것이지."</p><p>"중재?"</p><p>"전파의 통합이라네, 각 기업들이 뽑은 자들이 슈퍼 핸드폰 대전으로 서로 경쟁하게 되고 배틀에 승자가 된 스폰서 기업은 모든 전파에&nbsp;대해서 독점을 할 수 있게 되지. 물론 권한은 승자와 5:5를 유지할 것이네."</p><p>뭔가... 말이 어려운데. 즉 그러니까.</p><p>"전파에 대한 권리는 즉. 현재세계의 정보를 쥐는 것을 뜻하며, 그것은 다시 말해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지."</p><p>별로. 나는 그런거에 관심이 없는데...</p><p>"뭐 우승상금으로 약 5000만 달러가 제공 되기는 하지만, 이런 용돈 따위에 신경을 쓸 사람이 있을리..."</p><p>"하겠습니다! 나. 이기겠습니다! 우승!"</p><p>5000만 달러(한화로 약650억원)!? 로또 당첨보다 훨씬 큰 액수이다. 나도 모르게 흥분하여 뭔가 말이 꼬였는데, 한 마디로 지금의 난 의욕충전 100%. 지금까지의 나와 작별을 할 시간이다! 내가 우승하면 지금까지의 '평범한 나' 가 아닌, '돈이 엄청 많은 평범한 나' 가 될 수 있다!</p><p>...뭔가 조금 슬프다.</p><p>"그대만큼 알기 쉬운 사람은 처음 보는군. 뭐 대전은 내일이니. 지금은 편히 쉬게나."</p><p>토끼는 이제는 거의 포기한 듯한 웃음을 흘리며, 공중에서 빙글 하고 돌았다. 그러자 토끼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더니, 그 주위로 파란색의 방전이 일어난다.</p><p>"아참. 핸드폰 충전을 잊지 말게나."</p><p>그 말을 끝으로 토끼의 몸은 완전히 푸른빛의 전자파가 되어 이글거리더니.</p><p>"우와아아앗!!!"</p><p>나의 핸드폰을 향해 돌격! 너무도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 핸드폰을 방 밖으로 던지자. 전파가 몸을 비틀어 그쪽으로 전파가 날아간다. </p><p>"콰지지직!!"</p><p>던져진 핸드폰은 공중에서 푸른빛의 전자파를 뒤집어 쓰자. 폭팔하는 듯한 빛을 뿜으며 주위에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나는 너무도 놀라서, 바닥에 납작히 엎드린채 비명을 내질렀다. </p><p>"으아아아!!!... 뭐야 대체!!!"</p><p>이윽고, 주위를 날려버릴 듯한 바람이 멈추었다. 빛의 폭발도 없어져진 듯하여 확인차 고개를 들었다.</p><p>"아아... 젠장 이게 대체 뭐야."</p><p>일련의 소동으로, 집안의 가구들이 넘어져 있고 아침에 배달온 신문들은 완전히 해체되어 집안 곳곳을 뒤덮고 있었으며, 벽에 걸린 액자들 은 몇몇은 떨어지고 몇몇은 완전히 돌아가지 못할 방향으로까지 기울어 진 상태였다. </p><p>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전쟁터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그 중간에 내 핸드폰이 떨어져 있다.</p><p>"으... 엄마가 들어오면 혼나겠는데."</p><p>그나마 일요일이라 외출하신 것이 다행이었다. 그렇게 한숨과 푸념을 늘어 놓으며 핸드폰을 주으니.</p><p>"뾰로롱~ ♬"</p><p>문자메세지 1건이 도착.</p><p>"어라? 미묘한 타이밍이네."</p><p>도착한 문자 메세지에는, 다음의 대전장소가 기록돼 있었다. 흠흠. 효원고교라...</p><p>"우리학교?!"</p><p>오늘은 일요일. 내일부터는 등교. 그리고 내일 핸드폰 대전. </p><p>"학교에서... 괜찮은 거냐 정말."</p><p>등교거부 학생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p><p>&nbsp;</p><p>&nbsp;</p>			 ]]> 
		</description>
		<category>공모전 준비.</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355465#comments</comments>
		<pubDate>Wed, 24 Jun 2009 08:47:07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13화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346642</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346642</guid>
		<description>
			<![CDATA[ 
  <p><br>안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느낀 것은 '침전된 공기' 였다.</p><p>오랫동안 쓰지 않은 듯한, 사람의 이용해 왔다는 느낌이 너무도 희박하다. </p><p>음악참관실. 말 그대로 음악의 청취를 하는 곳.<br>하지만 지금에 와서, 음악을 듣기 위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곳까지 <strike>발걸음을</strike> 하는 이는 매우 드물어 졌다. 그 어떤 음악도 집에 컴퓨터만 있다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매우 편리하고 또한 빠르게 거기에 고음질로 청취할수가 있다.</p><p>비디오데크만 해도 그렇다. 이것이 본래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닌, 그렇게 아무렇게나 창고에 방치 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제와서 사용하기에는 너무도 시대에 뒤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p><p>"아. 거기 근처에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p><p>그런 말을 남긴채. 참관실 안에 들어오자마자 분주히 돌아다니며, 주변의 정리와 함께 비디오데크의 설치와 점검등을 하였다. 학생들은 이제와서는 사용하지 않는 이 장소를. 그녀는 혼자서 이렇게 사용해 왔던 것인가?</p><p>"앉으라고 해도 앉을때가 없는데요."</p><p>음악참관실 자체가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었던 탓에 앉아서 기다릴만한 곳은 눈에 띄지 않는다. </p><p>2년전. 그러니까 내가 입학했을때만 해도 이렇게나 볼품없는 공간은 아니었었다. 나름대로의 음악서적을 구비하여 한쪽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 있었고, 오래되었지만 풍부한 양의 카세트테입이며 음반. 거기에 구형 레코드판까지 갖추고 있었고 마치 독서실의 책장같은 칸막이가 설치된 책걸상 들에는 제각각 헤드폰이 있어 학생 개인개인이 이용을 위한 편의시설로서는 꽤나 공들인 시설이었다.</p><p>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자신이 들은 음악을 즉석에서 연주해볼수 있도록 소형 연주장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br>'음악청각실' 이 아닌 '음악참관실' 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p><p>"정말로 변했구나..."</p><p>하지만 시대가 지남에 따라 참관실의 이용자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 검색창구를 통해 자신의 원하는 테입이며 <br>음반CD등을 찾는데에는 많은 불편함이 있었고, 소현 연주장을 설치할 바에는 개인연주실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어지간한 교실보다 더 컸던 음악참관실은 절반이 잘려져 개인 연주실과 시청각실로 재편 되었고 다시 조각이 나서 구 음반들의 보관소가<br>되었으며 그러한 축소를 거듭한 결과. </p><p>결국에는 약 10평정도의 공간에 간단한 오디오 시스템과 구형 브라운관 티비만이 쓸쓸하게 남아있게 된 것이다.</p><p>"이러니까 찾기가 힘들지."</p><p>그리고 또한 이용을 하지 않았던 탓에 기억속에서도 희미해져 버렸다. 존재는 하되 인식이 되지 않는 장소 라고 해야할까? 뭐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했지만 간단하게 표현할수도 있다.</p><p>너무도 쓸쓸한 장소. 라고 말이다.</p><p>"준비가 끝났어요~ 오래 기다렸지요?"</p><p>"아...네. 아니 뭐 별로..." </p><p>"어느쪽이에요 정말."</p><p>쿡. 하는 웃음과 함께 구석에 놓인 의자 두개를 가져 온다. 아니 잠깐. 이거 의자라기 보다...</p><p>"앰프 아니에요 이거?"</p><p>가져 온 것은 여러 전자악기등에서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스피커라고 해도 딱히 틀리지 않다. 중형 사이즈로 직사각형. 앉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이거 좀 너무 하는거 아니야? </p><p>"고장 나서 안의 내용물을 비워 뒀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의자'에요."</p><p>과연. 앉으라고 했던 것은 이것을 가르켰던 것인가. ...랄까 뭘 납득하는거야 난.</p><p>"아니 뭐 일단은 앉겠습니다만..."</p><p>내가 그렇게 주저하며 앉자, 여교사는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내 옆에 앉는다.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들어 약간 거리를 벌리자. 이에 맞춰 거리를 좁혀온다. </p><p>뭐야 대체?</p><p>휴일의 학교에서. 그것도 이제 완전히 어두워진 저녁에, 좁은 방안에서 이런식으로 다가오면 아무래도 오해를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아니면 기대를 하게된다고 해야할까?</p><p>"같이 봐주었으면 한다- 라고 하셨지요?"</p><p>쓸때없는 생각을 막기 위해 질문을 해 본다.</p><p>"네. 이제 곧 시작할거에요."</p><p>대체 무엇을 보여줄려는 것인지. 한숨을 쉬며, 20인치 남짓한 구형 브라운관 티비를 쳐다 보았다. 이러니까 왜인지 다 쓰러져가는 장사가 안돼는 DVD방에 들어 온 듯 싶다. 하지만 그녀와 나는 교사와 학생. 더불어 보고자하는 것은 아마도 영화가 아닐 것이다.</p><p>"그래서 대체 무엇을 보는건가요?"</p><p>"피아노 콩클 영상이에요."</p><p>"네? 아니 새삼스럽게 갑자지..."</p><p>굳이 같이 봐주었으면 하는게 이런거였나? 어째서인지 기운이 빠진다. 비디오 영상은 대회에서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닌 개인이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인듯, 화면이 불안정하며, 화질도 썩 좋지 못하다. </p><p>'이어서 효원고교 2학년. 김이연양의 연주가 있겠습니다'</p><p>하지만 소리 만큼은 잡음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어 있던 모양이다.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사회자의 목소리와 함께 관람석의 박수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리운다. 꽤나 볼륨을 올려둔 모양이다.</p><p>"응? 김이연?"</p><p>그런데, 내 기억에 그런 학생의 이름은 없었다. 물론 내가 학교교우관계가 원할하지 못하고 또한 최근 내 머리구조가 생각보다 열악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도중이지만, 적어도 우리학교에서 '피아노콩쿨'에 참가하는 학생이라면 확실히 알고 있었다.</p><p>"아... 현진군은 아마 모르실거에요."</p><p>내가 의아하게 여긴것을 보았는지 말을 이어간다.</p><p>"이건 4년전 영상이거든요."</p><p>"헤에... 아니 그러면?"</p><p>다시 한번 문제가 발생한다. 그녀의 나이는 현재 24세. 4년전이라면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간 새내기이다. 그녀가 아직 '교생'이라는 딱지를 붙이기에도 아직 한참이나 전이라는 이야기가 된다.</p><p>"이연학생은, 제가 개인교습으로 가르치던 아이였어요. 저도 꽤 이름있는 대학의 출신이었으니까요."</p><p>"흐음..."</p><p>그렇게 몇마디를 주고 받는 사이. 여자아이가 무대석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한뒤 피아노를 향해 간다.</p><p>"그녀가 제가 처음만난..."</p><p>화면의 멀리 떨어져 있는 소녀가 피아노 앞에 앉아 심호흡을 한다.</p><p>"음악의 신에게 사랑 받는... 천재였어요."</p><p>약간의 기다림 후. </p><p>연주가 시작된다.</p><p>비 할바 없는 아름 다운 선율. 물흐르는 듯 거침없는 연주.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소녀가 연주하는 음악의 제목을 읊었다. </p><p>"쇼팽의 즉흥 환상곡. (chopin - fantasie Impromptu C sharp minor Op.66)..."</p><p>내가 거의 한숨을 토해내듯이 말하자. 음악선생이 고개를 끄덕인다.</p><p>"역시 잘 알고있네요. 그녀는 그 어떤 것 보다 쇼팽을 사랑했어요."</p><p>쇼팽을 한마디로 일축하자면, 그 어떤 단어보다 먼저 나오는 것이.</p><p>'천재' 라는 칭호 일 것이다.</p><p>길고 긴 클래식 음악사를 통해 볼때 쇼팽(1810 ~ 1849)만큼 피아노를 사랑하다가 피아노를 위해 죽어간 작곡가는 없다. <br>흔히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우는 그는 녹턴(야상곡), 왈츠,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프렐류드(전주곡) 에튀드 (연습곡), 즉흥곡, <br>스케르쪼, 발라드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무수한 피아노 작품을 남겼다.</p><p>"...대단하군요."</p><p>그야말로 압도적이기 까지 한 연주다. 쇼팽의 곡은 상당한 난이도에 속하는 곡들이 많다. 이 즉흥 환상곡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나 그의 완벽주의적 성향에서 나오는 '음의 완벽한 조율' 을 위해, 다른 작곡가와 달리 페달의 사용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p><p>피아노 연주에서는 쇼팽은 페달의 사용에 의해 음색의 종류를 늘렸으며, 또 약박(弱拍)을 악보에 기보(記譜)된 형보다도&nbsp;약간 인접한 강박(强拍)에 접근시키는 연주법(tempo rubato:奏法)을 사용하여, 후세의 피아노 연주법에 큰 영향을 끼쳤다.</p><p>하지만 말로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해 봐야 그 위대함을 느낄수 있다고 할수 있다. 음을 일부러 떨어뜨리게 되는 그 미묘한 페달의 밟기는 그야말로 전신으로 피아노를 연주한다고 표현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p><p>그런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로 어려운 곡을. 눈 앞의 저 어린 소녀가. 그야말로 더 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그것을 연주하고 있었다.</p><p>"...큭"</p><p>그 아름다운 모습에, 그 아름다운 선율에, </p><p>음악선생의 말을 새삼스럽게 되새겨 볼 수가 있었다.</p><p>그녀야 말로 진정.</p><p>음악의 신에게 사랑받는 재능의 소유자라고 말이다.</p><p>.<br>.<br>.</p><p>연주가 끝이 났다. </p><p>조잡한 영상안에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웠다. 초반에 소녀가 무대를 향해 인사를 했을때 보다 훨씬 더 큰 소리. 연주자에게 경의를 표하며 더 할 나위 없는 경탄을 아끼지 않는 축복의 박수.</p><p>"어떠세요?"</p><p>나는 잠시간 그 여운을 되새기며 홀린 듯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가, 선생님의 물음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p><p>"대단하군요."</p><p>나는 느낀바 그대로 순수함 감상을 말했다. 그 정도의 실력. 그 정도의 재능이라면, 아직 내가 재능을 잃기 전이라고 해도 대회에서<br>만나기는 싫었을 법한 상대 였다.</p><p>"그렇지요? 역시 그렇지요?"</p><p>마치 자신이 칭찬을 받기라도 한 듯, 기쁜듯이 웃으며 되 묻는다. </p><p>"예에... 정말로요. 선생님이 가르친 학생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군요."</p><p>"...웃."</p><p>아 이런 실수다. 정신을 놓고 있던 탓에 저도 모르게 본심을 말해 버렸다. </p><p>"아니. 그만큼 뛰어난 학생이라고요. 누구라도 그녀를 가르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의미에요."</p><p>"괜찮아요. 현진군 말대로니까 그렇게 동정 담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되요."</p><p>서둘러 수습하고자 하는 말을 해봤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물 먹은 솜마냥 몸을 늘어 뜨리며, 축 처져 버린 상태로 입을 삐죽인다.</p><p>"정말로 제가 가르친 것은 별로 없는 걸요. 그저 그녀가 좀더 잘할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고 또 격려한 정도니까요."</p><p>"하아..."</p><p>"애초에, 저 외에 따로 수업을 받기도 했고..." </p><p>그거 좀 굉장하군. 개인 교습비라는 것은 녹록치 않은 가격일 터인데. 그것을 한명이 아닌, 두명에게 받다니.</p><p>"그런데 이걸 왜 저한테 보여주고자 한 것인가요?"</p><p>확실히 대단한 영상이기는 했다만, 꼭 나를 따로 불러서까지 봐야할 필요가 있었는지 싶다.</p><p>"아까 말했지요. 그녀가 제가 처음 만난 천재 학생이라고요."</p><p>"그랬지요."</p><p>선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영상이 끝나 치직거리는 화면을 껐다. 검은 화면이 마치 거울처럼 반사되어 그녀의 침중한 표정을 비춘다.</p><p>"제가 이 학교에 오게 된 이유도, 그녀 같은 학생을 더 보고, 그런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에요."</p><p>"헤에. 과연."</p><p>확실히 이 학교는 명문고로서 이름이 높다. 저 정도의 천재를 보기는 힘들 것이지만, 매년 입학하는 학생중에 극히 뛰어난 재능을&nbsp; 보이는 이는 하나,둘 정도는 꼭 있기 마련이다.</p><p>"그리고 제가 두번째로 본 천재가... 바로 현진군이에요."</p><p>주섬주섬 비디오 데크를 챙기며 그렇게 말을 하고는, 슬쩍 이쪽의 눈치를 본다.</p><p>"...하아 네. 뭐. 감사합니다."</p><p>나는 뭐라 할 말이 없어져서 그렇게 대답했다. 이제는 낯간지러운 말이 되었지만, 나는 확실히 뛰어났기 때문에. 그런 소리는 귀에 못이 밖히도록 들어왔다. 새삼스럽게 칭찬 받는다고 해서 기쁘지도, 부끄럽지도 않다.<br><br>허나 의문이 남는다.<br></p><p>"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건가요?"</p><p>때문에.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그렇게 되 물었다. 나의 물음에 여교사는 비디오 데크에서 테잎을 빼내어 소중한듯 가슴에 품은채 입을 열었다.</p><p>"저는... 저는 걱정이에요."</p><p>"뭐가 말인가요?"</p><p>"이연학생처럼... 되 버리지 않을까 싶어서요."</p><p>"그게 무슨소리인가요?"</p><p>영문을 모르겠다. 내가 그 소녀 처럼 된다고? 아니지. 이제 4년이 지났으니 어였한 성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엄청난 실력이니 세계적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일 것이 틀림이 없다.</p><p>어?</p><p>아니 잠깐. 그렇다면 이상하다. </p><p>"그... 이연이라는 사람 지금 뭐하고 있나요?"</p><p>지금의 나는 어디에나 널려있는 평범한 고3의 입시생이 되버렸지만, 4년전의 나라면 다르다. 한창 재능을 빛내고 있을 시기이다. 그리고 이쪽. 예술계통이 돌아가는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p><p>내가 그녀에 대해 '모를리가' 없는 것이다.</p><p>"그녀가 연주를 한 것은 이것으로 끝이에요."</p><p>말을 하며 품안의 테잎을 꼭 하고 쥐며 고개를 떨군다.</p><p>"그 뒤로, 어째서인지 피아노를 그만두고 진학반에 들어갔어요."</p><p>"네?"</p><p>"마치... 지금의 현진군 처럼요. 아무말도 하지 않아서 저는 자세히는 몰라요."</p><p>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려고 목소리를 낮춘 그녀의 말이 공허하게 울려 퍼진다.</p><p>"사실 물어보고도 싶어도 물을 수가 없었어요."</p><p>"...그 말뜻은?"</p><p>설마...하는 심정으로 되묻는다.</p><p>"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든요."</p><p>&nbsp;</p><p>시간이 정지한 듯 했다.</p><p>&nbsp;</p>			 ]]> 
		</description>
		<category>공모전 준비.</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346642#comments</comments>
		<pubDate>Sun, 14 Jun 2009 17:54:28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12화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344633</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344633</guid>
		<description>
			<![CDATA[ 
  <p><br>소녀는 씩씩 거리면서 나를 노려 보았다.</p><p>"믿을수가 없네요 정말!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거죠?"</p><p>그 말 그대로 돌려주마. 대체 어떻게 된 계집애가 사나이의 심볼을 아무런 주저도 없이 박살을 낼수가 있는거냐.</p><p>...아니 아직 부서지지는 않았지만.</p><p>"일단 진정해."</p><p>소녀가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도록 숨어있던 것은, 아무래도 단순한 '배려'가 아닌, '쓸때없는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 란 쪽이었던 것 같다. 그 증거로 선생님이 사라지자 마자 고삐 풀린 망아지 처럼 날 뛰고 있으니 말야.</p><p>"진정 하라고요? 하! 또 그렇게 사람을 방심시켜 놓고 이번에는 무엇을 할 작정이지요?"</p><p>뭐어. 내가 한 짓에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지. 이래서야 대화가 되질 않으니 골치가 아프다.</p><p>"핫! 설마...?"</p><p>"...뭐야 이번엔 또?"</p><p>아직까지 축적된 데미지에서 회복이 되지 않은 나는,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은채 허리를 두들기며 소녀를 올려다 본다.</p><p>"이 가련한 나를... 나의 외모에 반하여 저녁 연습을 하는 것을 틈 타 덥칠 생각이지요?!"</p><p>하아?</p><p>"최근 세상이 무서워 졌다고는 하지만, 아아... 정말로 당신은 용서할수가 없군요."</p><p>세상 어디에 덥칠 여자의 머리에 춉을 먹이는 강간마가 있냐? 있다면 좀 내 앞으로 데려왔으면 좋겠다. 아니 잠깐 이래서야 끝이 없겠군. 음악선생을 너무 기다리게 해서는 또 의심을 살수가 있다. 거기에 어째서인지 기분도 상한 듯 하니 슬슬 이 소모전을 끝낼 필요가 있을 것 같다.</p><p>"그 '위치'에 있는 것은...천재타자 '이치'로."</p><p>"!?!"</p><p>"구김살 없는 살코기..."</p><p>"무...무슨!!"</p><p>반응이 있다. 너무 예상대로라 기가막히다 못해 한숨이 나오지만 말이야.</p><p>"너 말이야...."</p><p>혹시라고 할 것도 없이 이미 확신하고 있지만.</p><p>"이런 말장난...같은 아저씨개그 좋아하는거냐?"</p><p>순간. 그녀가 눈에 보일 정도로 흠칫! 하며 경직된다. 딱딱하게 고개를 돌려 이쪽을 살펴보고는.</p><p>"그...그럴리가 없잔아요? 이 내가! 설마하니 그런 저질 개그같은 걸 좋아하다니! 무슨!!! 어처구니가 없네요 정말!"</p><p>필요이상의 거부반응을 보였기에 이쪽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속설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이토록 완벽하게&nbsp; 몸으로 소화해 내는 인물을 만나게 될 줄이야. 뭐어 하지만 대략 예상이 된다. 내가 생각해도 좀 어처구니 없는 추리이긴 하지만...</p><p>시험해 볼 가치는 있을 것이다.</p><p>"형이랑 동생이 싸우는 데 부모가 동생만 거들고 형을 꾸짖는 상황을 뭐라고 하는줄 알아?"</p><p>"...네? 그게 무슨... 음?"</p><p>갑작스러운 나의 질문에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하아?' 라는 소리와 함께 나를 쏘아본다. 뭐 어처구니 없을것이다. 사실 나도 그러니까. 정말로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별수 없지겠지. 한번 시작한 이상 끝까지 가보자.</p><p>"형편없다."</p><p>"....푸웁!"</p><p>이것봐라. 이 리액션. 가볍게 풋~ 하고 웃은것도 아니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는 듯한 저 얼굴. 이런 류의 개그는 한 번 들어서 알아 먹기 힘들기 때문에 매우 고난이도 이며, 또한 이해를 못한 상대에게 웃긴 요소를 한번 더 설명해 줘야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웃긴점에 대한 설명을 듣고난 뒤의 그때의 공기, 그때의 분위기를 아는가? 정말로 한순간에 북극으로 이동한 듯한 느낌이지. 그리고 또한 깨닳게 된다. 아~ 내가 또 분위기를 망쳐버렸구나~ 라고.</p><p>하지만 저녀석을 보라. 새빨개진채로 손으로 입을 틀어 막은채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한방에 이해했다는 점에서 이미 확인은 끝났지만.</p><p>굳히기로 들어가야 할 필요는 있겠지.</p><p>"너 진짜..... 나 말리지 마라!"</p><p>"..??"</p><p>"난 건조한거 싫거든...."</p><p>아... 방금 저녀석 얼굴이 빵! 하고 터지는 것 처럼 보였다. 그야말로 참을수 있는 한계를 초월한 듯. 더 할수없을 정도로 끝짱나게 터져버린 웃음 주머니는 멈출 줄을 몰랐다.</p><p>"푸하하하!!! 뭐에요 그게!!!! "</p><p>정말. 이런거 함부로 하면 주위 분위기를 한방에 넉다운 시킬정도로 위험한 개그인데... 아무래도 이 녀석은 바보같다. 응.<br>아무튼 이것으로 겨우겨우 이야기의 주도권을 잡을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지만, 어째서인지 정말 나까지 한심해지는 느낌이다.</p><p>"아저씨 개그를 너무나 좋아하는 바이올린 퀸이라..."</p><p>"이극!?"</p><p>거짓말처럼 웃음이 사라졌다. 완전히 숨이 넘어 갈듯이 웃던 그녀의 얼굴이 딱딱하게, 또한 창백하게 굳어져 간다.</p><p>"특별자율연습실에서 바이올린연습이 아니라, '아저씨개그' 연습을 하다니 말이야. 애들이 알면 놀라 자빠지겠군."</p><p>어디까지나 이것은 떠보기의 일환이다. 나는 이 방에 들어왔을때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보지 못했다. 단지 그녀가 말한 몇가지의 정보를 토대로, 추리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p><p>"...우....아우."</p><p>하지만 이렇게나 솔직한 반응이라면야 의심할 여지가 없다.</p><p>"무슨 오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너의 취미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어. 그 뭐냐... 아저씨개그를 좋아하는 것도 있을수 있다고 생각해."</p><p>반반한 얼굴로, 밤 늦게까지 연습실에 남아 아저씨 개그 연습을 하는 것은 좀 뭐하지만 말이야...</p><p>"누구한테 말 할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것으로 끝내자. 여기서 일어난 일은 서로간에 잊는거야."</p><p>"...."</p><p>나의 말에 바이올린 퀸이라고 까지 칭해지는 소녀는, 그저 묵묵히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p><p>"그럼 이만 가봐. 나도 여기서 찾아야 할게 있으니..."</p><p>더 지체하자면 음악선생이 다시 되 돌아올까 봐 두렵기에, 그녀를 내버려 두고 창고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뭐더라 비디오데크였나?<br>창고안은 사람들이 자주 이용한듯 하여, 먼지가 끼었다거나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물건들이 널부러져 있지는 않았으나.</p><p>너무도 양이 많다. 아니 너무 쌓아 올려져 있다.</p><p>악기들은 일부 빈공간에 케이스 안에 보관한 상태로 깨끗이 두었지만, 음악 악보며 참고로 삼을 비디오 테입과 음반, 관련 책자 및 음악에 관한 역사서적 같은 것들이 빈틈없이 차곡차곡하게 쌓여져 있다. </p><p>"아... 젠장 괜히 가져간다고 했나?"</p><p>비디오 데크는... 책과 책 사이에 껴진채 부끄러운듯 몸을 숨기고 있었다. 저것을 꺼내려다간 그 위에 책들이 엎어질 위험이 너무도 높다.</p><p>"조심...조심..."</p><p>우선 오른손으로 책과 음반의 한무더기를 살짝 들어올린후 왼손으로 데크를 살짝 꺼내면...</p><p>"에잇!"</p><p>어 뭐냐? 누가 날 밀었...</p><p>"쿠다당타당!!!"</p><p>이런 빌어먹을! 뭐야 대체! 적절하게 밸런스를 유지하며 비디오 데크를 꺼내려는 순간에 등을 떠밀려 버렸다. 그 결과. 무식하게 쌓아 올려져 있던 음반이며, 책같은 무게감 있고 또한 모서리가 딱딱한 물건들이 나를 덥쳤고, 거기에 파묻힌 나는 고개만 겨우 빼내어 이 일을 만든 원흉을 쳐다 보았다.</p><p>"이것으로 이겼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흥!!!"</p><p>이 망할 계집애가... 약점을 잡힌 만큼 얌전히 돌아갈 줄 알았건만, 무슨 억하심정인지 나를 떠밀고 3류 악당이 내 뱉을 만한 저질 멘트를 나에게 쏘아붙이고는 휭 하니 도망치는 것이었다. 거디다가 애초에 그 대사는 나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고 도망치면서 할 대사가 아니라고.</p><p>"...젠장."</p><p>정말로 최근에는 되는일이 하나도 없다.</p><p>.<br>.<br>.</p><p>"아야야..."</p><p>결국 그 무더기 같은 곳에서 빠져 나오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로 했다. 겨우 비디오 데크 하나 꺼내는 데 이런 수고를 하게 될 줄이야. 설상 가상으로 물건 들이 쏟아 질때 데크를 꺼내려던 왼손을 무언가 무거운 물건에 짓눌렸느지 찧어버려서, 눈에 띌 정도의 피멍같은...&nbsp; 아니 찰과상 같은 상처가 나 버렸다.</p><p>칠칠 맞지 못하게 물건 하나 꺼내려다 손을 다치다니, 지금이야 상관이 없다만. 재능이 있던 그 시절이라면 상상할수도 없는 타격이다. <br>글을 쓰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그 모든것에는 우선 손이 필요하다. 손을 다쳐서야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 뭐 지금의 나로서는. 그저 신경쓰이는 찰과상 정도이지만... 일상 생활에 지장도 없고 말이지.</p><p>"하지만 왠지 컨디션이 좋질 않네..."</p><p>쏟아지는 물건들에 머리를 맞은 탓인지, 머리도 어째서인지 어질어질하며 눈 앞도 조금 뿌연 것이 꽤나 상태가 좋지 않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 거기다가 '비디오 데크를 꺼내려다 그 위에 올려진 물건들에 얻어 맞아서 컨디션이 나빠져 이대로 돌아가겠습니다.' 라고 해봐라. 정말로 이 정도로&nbsp;되도 않는 변명이 어디 있을것인가?</p><p>"하지만 실수 했구나..."</p><p>생각해보니, 나는 그 음악참관실이란 곳이 어딘지 몰라 헤메이고 있었다. 결과 빌어먹을 계집애랑 마주치고 말았을 정도로 엄청나게 헤메고 있었다.<br>그때는 단지 그 상황을 벗어나고자, 적당히 둘러 댄 것이었으나 막상 찾아가자니 이게 또 문제가 되는 것이다. </p><p>정말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p><p>어질어질 한 머리. 정신을 차리고자 이마를 누르고, 다친 손으로 비디오 데크를 든채로 정처없이 교실들을 누비며 걷는다.</p><p>아아... 어쩌다가 이런 꼬락서니가 되어 버린건지...</p><p>"현진군?"</p><p>비틀거리며 걷는 와중. 복도의 끝 모서리에서 다시금 음악선생님과 재회 했다.</p><p>"너무 늦잖아요. 그대로 도망가 버린줄... 어머?"</p><p>나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느꼈는지, 이쪽으로 다가온다.</p><p>"그 손... 다친거에요 설마?!"</p><p>아아 이쪽을 눈치챈 것인가. 확실히 이 멍한 선생이라면 그렇게 쉽게 남의 안색을 파악 할수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손의 상처라면 눈에 확 띄기도 하니 몰라 볼리가 없겠지.</p><p>"아 네... 이걸 꺼내다가 실수해서 좀..."</p><p>"제대로 보여주세요! 음악을 하는 사람은 손이 생명인데...!"</p><p>아니 이제 하지 않는데. 이런 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걸음에 달려와 비디오 데크를 빼앗듯이 자신이 들고는 나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확인하듯이 살펴본다.</p><p>"이거 심하잖아요! 아프지는 않아요? 제대로 움직일수 있겠나요?"</p><p>"조금 찌릿한 느낌인데요 뭐."</p><p>그보다 그렇게 내 손을 잡아 쥐면 정말로 아픈데 말이지.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 또 쓸대없는 걱정을 끼칠듯 하여 참는다.</p><p>"그보다 저를 여기로 부른 이유를 말씀해주셔야지요."</p><p>일단은 안정을 찾은듯 하고, 또한 다친것을 빌미로 아까의 화가 조금은 누그러진듯 싶어서 그렇게 운을 띄워본다.<br>생각해보자면, 정말로 나를 여기로 부른 이유를 짐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도 한몫 했을 것이다.<br>&nbsp; <br>"그러고보면 현진군을 부른 이유를 설명해 드리지 않았네요."</p><p>그렇게 말을 하더니 잠시 곰곰히 생각한다. 뭔가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도 있나?</p><p>"말로는 잘 설명 할수는 없지만요. 같이 봐 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고 해야할까요?"</p><p>같이 봐 주었으면 하는 것이라니. 아아 그 때문에 비디오 데크를 가져오라고 한 것인가. 하지만 그런거 치고는 뭔가 행동이 일정치 않다. 이제서야 생각났다는 모습이라니. 일단은 부른 것 까지는 좋았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약속이었다는 이야기인가? 뭔가 좀 기운이 빠지는데... 나 역시도 이 음악선생과의 약속보다는 내 쪽의 볼일이 사실 주된 목적이었다고는 하지만.</p><p>"우선 음악참관실로 가볼까요?"</p><p>약간은 서글픈 듯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정말로 이상하다.<br>무언가 걸리는 점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를 모르겠다.</p><p>"아 제가 들께요."</p><p>"손을 다친 사람한테 시킬수야 없지요. 부탁이니 제가 들게 해주세요." </p><p>앞서가는 그녀를 따라가 비디오데크를 다시 들려고 했으나, 소중한듯 꼭 하고 품에 안고 가는 터라 더 어찌할수도 없어 그저 멍하니 따라 나섰다. </p><p>그렇게 얼마간 기묘한 침묵을 유지하며 걷자니, 다시금 손이 욱씬거려 왔다. 아 이거 생각보다 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까부터 머리도 어질하고 말이지. 병원에 가는 것은 내키지 않는데. 등등의 쓸때없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p><p>"현진군?"</p><p>"...아 네?"</p><p>나도 모르게 멍청히 있었나 보다. 나를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든다. 정말로 아까부터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컨디션의 난조? 바이오리듬의 붕괴? 뭔가 적합한 말이 떠오르지가 않는데...</p><p>"도착했어요."</p><p>어지러운 머리를 누르며, 눈 앞을 확인한다. 마치 안개가 낀것 같은 뿌연 느낌이 조금씩 사라지며, 시야가 서서히. 아주 서서히 회복된다. </p><p>그런 나의 눈 앞에.</p><p>"음악참관실..."</p><p>그래 도착하고 나서야 기억이 났다. 정말로 재능을 잃은 뒤에 머리까지 나빠진 듯 싶다. 기억력의 감퇴를 느끼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그만큼 더욱 신경이 쓰인다. </p><p>이 불완전한 현실에 대해.</p><p>"그럼 들어가 볼까요?"</p><p>눈 앞의 문을 열고 그녀가 들어간다.</p><p>&nbsp;</p><p>정말로 이때만 해도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말이야.</p><p>지금 이순간이야말로 </p><p>난 이 사건의 핵심에 다가섰던 것이다.</p><p>&nbsp;</p><p>&nbsp;</p><p><br>&nbsp;</p>			 ]]> 
		</description>
		<category>공모전 준비.</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344633#comments</comments>
		<pubDate>Fri, 12 Jun 2009 11:24:42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11화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342633</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342633</guid>
		<description>
			<![CDATA[ 
  <p><br>"이봐 일단 진정해봐."</p><p>정말로 이 '특별자율연주실'이 방음시설이 되어있다는 것이 천만다행이 아닐수 없다. 누군가 이 장면을 보기라도 했다면,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그녀가 아닌 내가 되었을 것이다.</p><p>"흐윽...흐에에에...."</p><p>여자의 눈물이라는 것은 모든 죄악을 용서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였다. 거기에 미녀의 눈물이라면 그 값 어치는 더욱 높아진다.<br>그녀는 그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p><p>그러나.</p><p>"따악!"</p><p>난 별로 이런거에 약하지 않다. 거의 무적이라고 할수있지. 그렇기에 망설이지 않고 머리를 쥐어 밖았다. </p><p>"후...후아?"</p><p>갑작스러운 아픔이란 것은 눈물이 쏙 들어가는데에 있어 더 할나위 없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친한 여자아이가 <br>울고 있을때 사용하면 그 친밀함도 쏙 들어가버리니 주의가 필요하다. 객관적으로 보나, 주관적으로 보나, 그녀와 나의 사이에 친밀도는 반장과 나의 사이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3정도. 물론 말 할것도 없이 반장과 내 사이가 좋은것도 아니다.</p><p>한마디로 그녀와 난 거의 모르는 사이 라는 것이지. 그렇기에 효과적이기도 하고.</p><p>"정신이 드냐?"</p><p>"우...아우..."</p><p>쥐어밖힌 머리통을 두 손으로 누른채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p><p>"아...아빠한테도 맞은적이 없는데!"</p><p>우는 것을 멈췄더니 이제 화를 내기 시작한다. 누구야 대체, 이 녀석을 시끄럽게 만든건.</p><p>"진정하라고 한거야. 일단 내 이야기를 들..."</p><p>"따악!!!"</p><p>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주먹이 내 턱을 강타하였다. 아무리 여자아이의 주먹이라고 해도, 이렇게나 무방비의 상태에서 클린히트로 턱을 맞아버리면, 뒤로 나동그러 질 수 밖에 없다.</p><p>"....너 이자식!"</p><p>"누가 이자식이에요! 여자아이에게 할 말이 아니네요 정말!"</p><p>그 말이 맞기는 한데 말이야. 이쪽은 완전히 피해자라고? 애초에 영문모를 소리를 늘어 놓으며 울지만 않았어도!</p><p>"...아니 그전에 내가 이 문을 열지만 않았어도. 이려나..."</p><p>그녀에게 맞은 턱을 문지르며, 생각해보니 나의 과실이 조금, 아주 조금이지만 큰 것 같기도?</p><p>"뭐에요!"</p><p>내가 그렇게 침묵하고 있자,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듯, '더 덤빌테냐?' 라는 듯한 느낌의 파이팅 포즈 (두 주먹을 불끈 쥐고&nbsp;빙글빙글 돌리며)를 취한채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p><p>"아니.. 너 팬티 보인다고."</p><p>"꺅!!!"</p><p>"빈틈."</p><p>자신의 교복스커트를 누르며 이쪽에 보이지 않도록 몸을 살짝 숙이는 그녀의 머리통에 다시 수도(手刀)로 가격. 이른바 현진 춉.<br>'따악-' 하는 소리가 다시한번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p><p>"감히 선배한테 손찌검을 하다니 말이야..."</p><p>내가 생각해도 조금 지리멸렬한 변명을 늘어 놓으며, 엉덩이를 털었다. 여기 바닥이 더럽구만..</p><p>"우...아...우..."</p><p>소녀가 아까와 마찬가지로 머리 위로, 두손을 포갠채 이쪽을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쳐다 본다. 아차. 적당한 아픔은 울음을 그치게 하는데에 더 할 나위없기야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면 그건 다시 눈물을 뽑아내는 수단이 되고만다.</p><p>"실례합니다~"</p><p>"!!!!????"</p><p>내가 등지고 서있던 문이 벌컥 열리며, '약속했던 상대'가 들어온다. 이게 대체 무슨 타이밍?!</p><p>"흐에에....으읍!"</p><p>"어라 현진군?"</p><p>반사적으로 소녀의 입을 틀어 막으며 안쪽으로 이동. 나는 아직 학교생활에 미련이 남는다고 제기랄. 정말이지 이 음악선생님이 등장하는 타이밍은 언제나 나를 놀라게 하고 만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내가 눈치 빠르게 등 뒤의 문이 열리자 마자 신속히 행동 하였다는 것.</p><p>"일찍왔네요 현진 군. 그런데 방금 여기서 무슨 소리가..."</p><p>"네? 무슨 소리신지?"</p><p>망할 계집애를 악기 보관을 위한 창고로 보이는 곳에 재빨리 밀어 넣은 후. 시치미를 뗀다. </p><p>"아뇨...기분탓인가...?"</p><p>뭔가 의문이 남는 듯한 얼굴로 갸우뚱 한다. 생각해보니 들어온 것이 이 여선생이라면, 상황설명을 잘 하여 넘어 갈수도 있었을 듯 하다. 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반사적으로 취한 행동이니 별수없다. 일단 여기를 벗어나야 한다. 안에 처밖힌 그 아이가 난동이라도 부리면, 그야말로 더 어찌 설명하더라도 변태로 낙인 찍히게 될테니 말이다.</p><p>"그런데 선생님. 약속장소는 음악 참관실이 아니었나요?"</p><p>"아 네. 그랬지요. 여기에는 가져갈 물건이 있어서..."</p><p>말을 하며, 점점 이쪽으로 온다. 어라라?</p><p>"저기..현진군?"</p><p>"네?"</p><p>"비디오 데크를 가져가야 하는데요...길을 막고 있으면..."</p><p>"...비디오 데크?"</p><p>그게 왜 필요하지? 아니 잠깐만... 그보다 그 데크라는게...</p><p>"여기 있나요?"</p><p>빌어먹을 계집애가 들어서 있는 창고를 가르킨다. </p><p>"네에~ 맞아요."</p><p>나의 물음에 더 할나위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여선생. 위기다. 내 일생일대의 위기가 벌써 찾아 오다니. 인간은 살면서 3번의 위기와 찬스를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 이 순간에 온것인가!? 이렇게 꼴불견인 형태로?!</p><p>"쾅!!"</p><p>설상가상으로 창고안에서 계집애가 날뛰기 시작했는지, 창고안쪽에서부터 커다란 소리가 울린다.</p><p>"어머나? 방금 무슨 소리가?"</p><p>"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까부터 이 창고를 열려고 했는데 안 열려서 제가 애를 먹고 있었거든요."</p><p>...어디까지나 시치미를 떼면서 창고 문을 발로 찬다. 쾅! 쾅! 하는 소리가 제법 비슷하게 난다. 물론 안에서 차는 소리와 밖에서&nbsp;차는 소리인 만큼 차이가 있으며, 그것을 무려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 모를리야 없을 테지만...</p><p>"그런가요? 기분 탓인가...?"</p><p>약간 맹한 구석이 있어서, 사람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이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속여 넘길수가 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들켜서는 안된다. 사정을 설명하는 사람이 나 하나라면 모를까, 안의 녀석이 위험한 소리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학교생활에 엄청난 지장이 생길 것이니. 비단 이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이 안에 있는 녀석에게도 마찬가지의 이유가 될 것이다. 부탁이니 잠시만 가만히 있어다오.</p><p>"여기는 일단 제가 어떻게든 해볼테니, 선생님은 먼저 가서 기다려 주세요."</p><p>"에? 현진군한테 미안하게 그럴수는 없어요."</p><p>제길 언제 안에서 녀석이 날 뛸지 모르는데!</p><p>"아뇨 저도 찾고 있는 물건이 있어서... 그게 좀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기 애매한 것인지라..."</p><p>"찾는 물건이요?"</p><p>생각해내라. 무언가 쓸만한 변명을....</p><p>"그런거라면 저도 돕게 해주세요~ 현진군을 휴일에 부른것도 미안한데, 이 정도는 교사로서 당연히..."</p><p>아아 이 사람 좋기로 유명한 교사가 하필이면 이럴때 친절을 베풀려고 한다니, 분위기 좀 읽어줘라 제발...</p><p>"퉁!"</p><p>설상가살으로 다시한번 창고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이녀석이 진짜!</p><p>"어라라? 역시 안에 뭔가 있는 거 아닌가요?"</p><p>음악선생님이 이상하다는 듯 이쪽으로 다가온다. 아 더이상 버틸수가 없다. 아무리 사람이 좋고 맹한 구석이 있는 교사라 할지라도&nbsp; 이 상황까지 와서 구실 좋게 변명할 적당한 이야기는 떠오르지 않는다. 아니 이제 곧 튀어나올 녀석에 대해 변명할 것을 생각하는 편이 좋을지도.</p><p>나도 모르겠다 이제... 잘가거라 나의 학교생활.</p><p>"음? 별거 없는데요?"</p><p>"에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네?"</p><p>재빠르게 안의 녀석보다 먼저 선수를 쳐서 변명을 늘어 놓으려 하다가... 교사의 말에 정신을 차린다.</p><p>"어라? 어?"</p><p>나도 같이 안을 들여다 보았으나.... </p><p>있다앗!!!</p><p>구석탱이에 악기케이스 뒤에 있다앗!!!</p><p>숨은 것이 너무 어설프다!!! 교복 완전히 다 보인다!!!</p><p>"이상하네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아~"</p><p>하지만 이 여교사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창고 문앞에 떨어진 악기커버를 둘둘 말은 공뭉치 같은것을 집어 든다.</p><p>"헤에 이게 굴러 떨어져서 난 소리인가보네요. 참 별거 아니죠?"</p><p>...라면서 나를 향해 미소 짓는 여교사(바보). 그게 어디서 굴러 왔는지 위치를 되집어 가보면 거기에 망할 계집애가 적나라학게 숨은건지 뭔지 판단하기 미묘한 자세로 굳어있는 것을 발견 할수 있을 터. 그 증거랄까, 교사가 악기커버뭉치를 들어 올리자, 저 편에서 숨어있는(?) 여자아이(역시바보)가 히끅- 하고 움찔 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p><p>"학교안에 전설이라는 것은 알고보면 참 별거 없다니까요~ 결국 알고나면 다 이렇게 한숨이 나올정도로 별거 아닌 일들뿐인데요."</p><p>한숨이 나오는 것은 당신의 머리입니다.</p><p>"그런데, 현진군이 무엇을 찾는다고 하였지요?"</p><p>교사의 말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지금 상황이 옆에서 누군가가 지켜 보았을때 정말 더 할나위 없을정도의 3류개그 물과도 같은 장면 이라는 데에는 나 역시 이의는 없다만. 일단은 그 덕분에 이 상황을 모면할 찬스가 생긴 것이다.&nbsp; </p><p>"에.. 저기 그러니까... 아 그림이 있어요! 밑색칠만 약간 해서, 그늘진 곳에 말리려고 이쪽에 살짝 숨겨둔 건데... 아직 완성된게<br>아닌지라 사람한테 보여주기가..."</p><p>이렇게 말하며 난처하게 웃는다. 좋아 내가 생각한거지만, 갑작스럽게 떠 올린것 치고는 정말로 그럴듯 하다.</p><p>"헤에.... 그ㅡ림이요..."</p><p>어라? 그런데 왠지 이 음악선생님 표정이 묘하게 싸늘해진 느낌이 든다? 가늘게 뜬 두 눈이 나를 째려보며, 정말로 기분이 팍 상했다는 오오라를 뿜어내며 나를 압박하는 기분. 뭔가 실수라도 한건가? 지금까지 전신에서 흘러 나오던 부드럽고 유들유들한 기운이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으로 바뀐다.</p><p>"흥! 알겠어요! 먼저 가서 기다릴 테니 비디오 데크를 찾아 오세요!"</p><p>이유는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기분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비디오 데크를 찾아 오라는 것은 아마 그림을 찾는 것을 눈감아 줄테니, 목적으로 했던 물건을 가져 오라는 뜻일테지.</p><p>음악선생님은 그렇게 기분이 나빠졌다는 태도를 숨기지도 않은채 발걸음을 쿵쾅 거리며 입구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가더니...</p><p>"흥!"</p><p>이쪽을 한번 더 째려 보고는 쾅 소리가 나게 문을 닫으며 나간다.</p><p>"...들킨건가?"</p><p>아니 그런 것 치고는 조금 행동이 묘한데...</p><p>"일단 이쪽부터 해결해야지."</p><p>어쨋거나 인생의 3번의 위기중 하나를 넘긴 것이다. 장하다 현진! 칭찬해 마땅하다 현진!</p><p>"아..."</p><p>그런데.</p><p>이 안쪽의 녀석한테는 또 뭐라고 해명해야 하지? 우선은 나를 배려 해준 것인지, 아니면 자기자신도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인지 나이스하게, 하지만 또한 엄청 멍청하게 숨어준 것은 고맙지만 말이야...</p><p>"에휴..."</p><p>한숨을 쉬며, 녀석을 부르려는 순간.</p><p>"퍽!"</p><p>숨어있던 장소에서 뛰쳐나오며 나를 향해 발길질.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복잡해진 생각을 정리하느라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고, 또한 설마하니 다시 달려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p><p>"너....으..."</p><p>그녀의 발길질은 정말로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나의 급소에 명중. 그야말로 인정사정없이 걷어 찬 것이라, 나는 꼴사나운 포즈를 취한채 비틀비틀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p><p>정말로.</p><p>대체 뭐냐 이녀석은?</p><p>.<br>.<br>.</p><p>그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더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p><p>분명한 것은, 제가 그를 필요로 하였으며.</p><p>그리고 그 역시 저를 필요로 했던 것이지요.</p><p>그가 나에게 심한 짓을 한 것은 또한 사실입니다만,</p><p>그것은 또한 제가 원한 일이기도 하였습니다.</p><p>그렇기에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은 하나의 의문을 가지게 될 듯 합니다.</p><p>'그렇다면 어째서?'</p><p>라는 의문 이겠지요.</p><p>글쎄요.</p><p>'어째서?' 일까요?</p><p>그 답은 제 안에는 이미 나와 있습니다.</p><p>그러나 그것이 정답이라고는 할수 없을 것 같네요.</p><p>그렇기에 묻습니다.</p><p>어째서?</p><p>당신들은 어떻게 생각 하는지요?</p><p>나를 망쳐 버린 그를.</p><p>그리고 그를 망쳐버리게 될 나를.</p><p>당신들은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br></p>			 ]]> 
		</description>
		<category>공모전 준비.</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342633#comments</comments>
		<pubDate>Wed, 10 Jun 2009 09:03:36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EP2 서쪽의 마녀 10화 ]]> </title>
		<link>http://suncomplex.egloos.com/2340994</link>
		<guid>http://suncomplex.egloos.com/2340994</guid>
		<description>
			<![CDATA[ 
  <p><br>닉은 얼마간 멍청이 앉아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해 보았으나, 도저히 그 답을 알아낼수가 없었다. 그 웃기지도 않은 복장을 보고 웃을수도 없었고, 레아나의 말 자체도 무슨 뜻인지 하나도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다.</p><p>"진짜 병 아니야?"</p><p>고심 끝에 도달한 결론은 그것 뿐이었기에, 엉덩이를 털며 일어난다. 나중에 다시 보게 됬을때 확인하면 될것이다. 지금은 우선 해야할 일이 있다.</p><p>"그 여자는 아직도 브릿지에 있어?"</p><p>'현재 본함의 여성은 총 80여명이 탑승중입니다. 인물의 특징 및 상세한 정보를 부탁드리겠습니다.'</p><p>머리속에서는 여전히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소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p><p>"그 여자라고 하면. 엘레노아 밖에 더 있어?"</p><p>닉이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하자, 약간의 시간이 걸린 뒤.</p><p>'죄송합니다 마스터. [그 여자]라는 단어를 본함의 함장인 엘레노아=디크힐트로 인식할수 있도록 조정하였습니다.'</p><p>"됬어. 장소나 이야기 해봐."</p><p>'엘레노아라면 제2 개인 휴식실에 있습니다.'</p><p>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은 것이었으나, 브릿지에 있지 않다고 한다. 현재 제 3급 테일랜드는 타이-타이-타랑에 정박을 위해 최종 작업에 들어갔을터, 그런데 지금 이시간에 브릿지를 비워 둔다는 것은 이상하다.</p><p>"그런데 그 휴식실은 어디야?"</p><p>'안내하겠습니다.'</p><p>요정의 말이 끝 난뒤, 눈 앞으로 영상이 나타난다. 닉의 뇌로 직접 송신하는 정보이기에 닉 외에 다른 사람이 볼수 없는 구조. 벽면에는 목적지를 알리는 형광색의 화살표가 입체적으로 보여 이대로만 따라간다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p><p>"이것만큼은 괜찮네."</p><p>요정과의 싱크로로 얻게 되는 이득은 헤아릴수 없지만, 그 모든 것을 단지 '귀찮다'라는 한 마디로 일축하는 닉에게 있어. 유일하게<br>마음에 드는 장점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함 내의 다른자가 듣게 된다면 그야말로 천인공노할 일이지만 말이다.</p><p>"...."</p><p>좁은 통로를 걸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한다. 타이-타이-타랑. 이 세계 최대의 해저도시. 그곳이라면 아마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쪽이 일방적으로 요구할 입장이 아니다. 닉의 계획에 방해되는 것은 너무도 큰 존재들이다.&nbsp; '현인회' '제 2급함 메이-벨' 요정의 정보로 알게 된. 타이-타이-타랑의 지배자와 수호자. 그들을 설득하여 이쪽의 요청을 듣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위에 있을 필요가 있다.</p><p>"그... 망할자식!!!!"</p><p>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히스테릭한 목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난다. 정신을 차려 주위를 살피자, 화살표가 저편의 방을&nbsp;가르키며 끝이 나있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한 모양이었다.</p><p>"누가 엘리야! 아직도 이쪽이 어린 계집애로 보인다는거야?!"</p><p>다시한번 쿵!쾅! 하는 소리가 난다. 의아하게 여긴 닉이 슬금슬금 다가서자, 문 앞에는 제2 개인 휴식실이라고 적혀있는 명패가 보였다. 문을 닫는것을 잊은 것인지, 조금 열린 틈으로 소리가 새어 나온 모양이었다.</p><p>"망할 콧수염! 내 앞에서 눈썹정리를 하지말란 말이야! 토 나오니까!!"</p><p>안에 있는 것은 엘레노아. 이 함의 함장인 여성. 아까부터 들린 소리는 그녀의 노성이었던 모양이다.</p><p>"귀여운 작은새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야!!!"</p><p>다시한번 쿵!쾅!. 본의는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들어갈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문의 열린틈으로 안을 살펴 본다. 안에는 엘레노아가 <br>원형의 기둥을 발로 차며, 계속해서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자세히는 잘 보이지 않으나 기둥의 중앙에는 왠 느끼한 남자의 사진이 <br>붙어있는 걸로 보아 그를 향한 분 풀이로 보인다.</p><p>"그 산원숭이같은 놈도 신경쓰게 하는 마당에... 에잇! 에잇!"</p><p>이번에는 옆의 쿠션같은 것을 밟는다. </p><p>"...내 사진이잖아."</p><p>기가막힌 닉이 조그맣게 중얼 거린다. 느끼한 남자의 사진이 붙은 원형기둥은 군데군데가 움푹 들어갈 정도 였기에 그에 비한다면 <br>귀여운 수준이라고도 할수 있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자신의 사진이 붙은 쿠션쪽도 군데군데 찢겨져 솜이 삐져 나올 정도였다. 한 두번정도로는 저렇게 될수 없다.</p><p>"멍청한 원숭이가!! 누구 덕택에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거야!!"</p><p>다시한번 쿠션을 지근지근 밟는 모습에 한숨이 나온다. 들어갈 타이밍을 놓쳤다고는 하나, 이 상황을 계속 지켜볼수만도 없어 닉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p><p>"누구덕택이긴요. 함장님 덕택이지요."</p><p>닉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그야말로 화들짝 놀라며 후다닥 밟고 있던 쿠션을 뒤로 숨긴다. 그리고 살며시 고개를 돌려 이쪽을 확인. 들어온 상대가 닉이라는 것을 깨닳자, 약 0.3초정도 경악하는 표정을 보였으나, 순식간에 포커페이스로 돌변. </p><p>그리고.</p><p>"이번엔 또 뭔가?"</p><p>...어이 다 지켜봤다고. 닉이 마음속으로 태클을 걸며 쓴웃음을 참는다. 그 순간을 들키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 것인지, 여느때의&nbsp;태도로 돌아와 닉을 내려다 보는 듯한 시선으로 이쪽을 쏘아본다. 정말로 시시각각 변하는 여자다.</p><p>"이제 곧 타이-타이-타랑에 정박할 터인데, 여기서 뭘 하시는 건지요?"</p><p>"그대가 알 것 없네. 어차피 그대는 이 함의 조정과는 관계 없을 터인데?"</p><p>어디까지나 시치미를 떼며, 행동하는 모습에 닉은 마음을 바꿔 먹었다. 그녀에게서 얻을 것은 이미 얻었고, 더 자극할 필요가 없을 테지만.<br>이렇게까지 모른척을 한다면야 조금은 골려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p><p>"아니 뭐... 그런데 그 사진은 누구입니까?"</p><p>닉이 짐짓 모른척 하며 기둥에 붙은 사진의 인물을 가르킨다.</p><p>"알것없네. 용무가 없다면 이만 물러가도록 하지."</p><p>더 상대하지 않겠다는 듯 닉의 옆을 지나며 떠나려는 통에 닉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p><p>"혹시 함장님의 애인분 이신가요?" </p><p>"누가 저딴...!!"</p><p>열 받아 외치려다가, 자신의 입을 막으며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한번의 헛 기침후. </p><p>"그냥 머리가 좀 모자란 사내일뿐이네. 그대가 신경쓸 일이 아니며, 또한 앞으로 볼일도 없을 것이네."</p><p>"흐음..."</p><p>닉이 잠시간 사진을 쳐다보고 있자. 엘레노아는 초조해 하며 그것을 지켜본다.</p><p>"홀리스=카론다이트. 제 2급함 메이-벨의 함장은 머리가 모자란 것이라 하는 겁니까?"</p><p>"!!! 어떻게 그걸?!"</p><p>다시한번 경악한채, 닉을 향해 물으려다 그의 표정이 싱긋하는 웃음으로 바뀌는 것을 보며 '아차' 하는 심정이 되었다.</p><p>"본적도 없는 산원숭이가 어떻게 그걸 아냐고요? 다 방법이 있지요."</p><p>"...크윽."</p><p>분한듯 입술을 무는 엘레노아의 모습을 본 닉이 추가타를 날린다.</p><p>"어라? 표정이 왜 그런가요. '엘리?' "</p><p>닉의 물음에 엘레노아는 여전히 표정을 굳힌채 단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아마도 '엘리'라는 단어에 반응하지 않으려는 모양이다.</p><p>"이 사람이 '엘리'의 기분을 상하게 했나요?"</p><p>엘레노아는 굳은 표정을 간신히 이어가고는 있으나, 그 얼굴색이 눈에 띄게 변해간다. 조금씩 조금씩 붉어져, 한눈에 보기에도 레아나의 검붉은 피부와 차이를 못 느낄 정도였다.<br>&nbsp; <br>"...원하는 것이 뭐냐. 산 원... 니크=라이제임."</p><p>"그냥 하던대로 산원숭이라 하시지요 거참. '엘리'가 일부러 참는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군요. 여기서 하던대로 하십시요."</p><p>닉의 계속되는 비아냥에 엘레노아는 새빨개진 얼굴로 눈을 감은채 최후의 한계치를 유지한다.</p><p>"나는... 엘리가 아닐세."</p><p>"거참. 나도 산원숭이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기둥은 함 내부를 지탱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부품이지 발차기 연습하는 게 아니고요, 이 쿠션도 앉을 때 허리나 엉덩이를 편히 받쳐주는 물건이지 밟는 물건이 아니라고요."</p><p>닉의 말에 엘레노아는 이제는 완전히 씨뻘개진 얼굴로 고개를 돌린다. 닉의 시선을 피한 그녀의 눈동자에 조금 물기가 묻어나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히도 분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닉의 말로 비추어 보자면, 이미 들어오기 전에 이곳에서의 추태를 전부 보았다는 뜻.</p><p>그것에 대한 쓸만한 변명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p><p>"왜 그러십니까? 제 말이 들리지 않나요 엘리?"</p><p>그 말을 끝으로... </p><p>더 이상 참지 못한 엘레노아가 홀스터에 손을 가져간다. </p><p>"이런... 미친!"</p><p>자극이 너무 심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이래서야 마을의 섬에서 봤을때와 다를 것이 없지 않나?<br>닉이 숨을 삼키며 재빨리 요정에게 명령. 둘이 격돌을 예상이라도 한듯, 요정이 재빨리 명령에 반응하여 궁-니르에 접속한다.</p><p>"탕!!"</p><p>리볼버의 발사순간에 손을 뻗어 총알을 '잡아낸다' </p><p>"크아아앗!!"</p><p>순간적으로 취한 행동이지만, 그 결과. 닉의 손에서 잿빛의 연기가 피어오르며 넘실대던 창성의 힘이 순식간에 줄어든다. 애초부터 잡을 생각이라기 보다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은것에 불과하지만, 생각이상으로 엘레노아의 조준이 정확하였기에 생긴 우연에 가깝다.</p><p>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속으로 기가 막히기 이를때 없었다. 대체 어쩌자고 이런짓을 벌이는 것인가? 자칫 잘못하면, 다치는 수준으로 끝날정도가 아니다. 죽을수도 있다. 그 말은 즉 테일랜드가 R.O를 잃는 것과 직결된다. 또한 이런 밀폐된 공간에서, 그것도 잠수함 내부에서 총을 쏜다면 탄이 튀어 엘레노아 자신도 다칠수가 있으며, 또한 탄착된 곳이 함의 주요 부품이라 하면, 잠수함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p><p>그러한 모든 문제들은 물론, 닉이 총알을 잡아내는 신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엘레노아는 리볼버를 재조준하여 다시금 발사를 하려 한다.<br><br>엘레노아의 손가락이 트리거에 걸린채 천천히 당겨진다. 아니 '천천히' 당겨지는 것 처럼 보인다.</p><p>"칫!!"</p><p>자신이 막아낼 것을 '알고서' 행동한 것인가? 아니. 사실 어느쪽이든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닉은 혀를 차며 엘레노아를 향해 뛰었다.</p><p>"큭!"</p><p>단순히 총구방향을 트는 것이라면 탄이 튈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고 있는 총구를 잡아 비틀어 리볼버 자체를 뺏어낸다. 그리고 저항하려는 엘레노아의 목을 잡아 그대로 벽을 향해 찍어 눌러, 움직임을 막았다.</p><p>"미친거 아니냐! 상황판단이 안되는거야? 여기가 대체 어디라고 생각하고 있는거야?!" </p><p>닉이 머리끝까지 솟구친 화를 참지 못하고 엘레노아를 향해 외친다.</p><p>"네가 뭘 알아..."</p><p>하지만, 엘레노아에게서 나온 말은 닉의 예상과는 달랐다.</p><p>"네가 대체 뭐길레 날 이렇게 괴롭히는 거야..."</p><p>단순한 변명도 아니며, 언제나처럼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하는 궤변조차 아니었다.</p><p>"....너?!"</p><p>기가 막힌 닉이, 무언가 더 말을 뱉으려다가 멈춘다. 엘레노아. 그 고고하며, 자존심강한 여자의 눈에서. </p><p><br>눈물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p><p><br>"...무슨 농담이냐 이게."</p><p>어처구니 없어 하며, 엘레노아를 잡은 손에 힘을 푼다. 닉의 손아귀에서 풀려난 그녀는 단지 조용히, 소리도 없이 흐느끼고 있었다.</p><p>"입장이 반대가 되었네."</p><p>자신이 울며 그녀에게 소리치고 반항하던 때가 떠오른다. 엘레노아는 당시 자신을 찍어 누르며, 자신의 잘못된 점을 하나하나 변명조차 할수 없도록 지적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한치의 동정조차 없이 말이다.</p><p>하지만 그런 그녀가 이렇듯 소녀처럼 울고 있다.</p><p>"...미안하다. 놀려서."</p><p>그러나 자신은 엘레노아에게 뭐라고 해줄 말이 없었다. 애초에 잘못한건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단지 머쓱해진 닉이 그렇게 우물쭈물 사과의 말을 건내자.</p><p>"....하지마."</p><p>"뭐?"</p><p>"반말하지마."</p><p>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닉을 쳐다보며, 여전히 그런 소리를 하고 있었다.</p><p>&nbsp;&nbsp;&nbsp; </p>			 ]]> 
		</description>
		<category>Ocean of Moebius</category>

		<comments>http://suncomplex.egloos.com/2340994#comments</comments>
		<pubDate>Mon, 08 Jun 2009 14:40:33 GMT</pubDate>
		<dc:creator>메피스토</dc:creator>
	</item>
</channel>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