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 ?>
<?xml-stylesheet href="http://rss.egloos.com/style/blog.xsl" type="text/xsl" media="screen"?>
<rss version="2.0"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channel>
	<title>Cabinet Fantastique</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link>
	<description>Cabinet Fantastique</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Mon, 29 Jun 2009 18:28:18 GMT</pubDate>
	<generator>Egloos</generator>
	<image>
		<title>Cabinet Fantastique</title>
		<url>http://pds13.egloos.com/logo/200907/19/42/e0031342.jpg</url>
		<link>http://pinkmaker.egloos.com</link>
		<width>80</width>
		<height>80</height>
		<description>Cabinet Fantastique</description>
	</image>
  	<item>
		<title><![CDATA[ 벨벳 애무하기 Tipping the Velvet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84316</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84316</guid>
		<description>
			<![CDATA[ 
  <p>BBC TV가 3부작 드라마로 만든 Tipping the Velvet은 이 소설에 대한 가장 대중적인 해석을 보여준다. 사실 난 드라마를 보기 전엔 이 소설이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러고 보면 벨벳 애무하기는&nbsp;세상의 온갖 자극적인 것들을&nbsp;세상에서 가장&nbsp;자극적인 방식으로 엮은 소설이었던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nbsp;어촌의 10대 소녀, 연예장, 쇼쇼쇼,&nbsp;남장여자, 장미, 런던, 어쩔 수 없이&nbsp;써야 하는 한 침대, 템즈강, 도둑&nbsp;키스, 수줍은 섹스, 과감한 섹스,&nbsp;중단된 섹스, 남창, SM, 딜도, 하녀,&nbsp;우렁각시, 상류층 레즈비언들의 모임, 사회주의, 짧은 머리, 목덜미, 능직무명 바지, 연설, 이별, 호모포비아, 재회, 양다리, 나도 몰라 내 마음, 성장... 처음엔 지나치게&nbsp;빠른 드라마의 호흡 때문에, 이래서야 감정을 느낄 수가 없잖아! 투덜댔지만 드라마의 야심은 애당초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다. 세상의 온갖 자극적인 것들을 세상에서 가장 자극적인 방식으로 엮어 보여주기!<br><br>"알아본다"<br>오래 전 오프라 윈프리 쇼에&nbsp;어떤 남자가 자신의 책을 홍보하러 나온&nbsp;걸 봤다.&nbsp;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nbsp;언제 처음 알았는지를&nbsp;인터뷰한 책이었다. 저자는&nbsp;세상의 흔한 추측과는 달리, 상당수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아주 어릴 때 깨닫는다고 이야기했다. 10대도 되기 전에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였는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다. 예닐곱살쯤 된&nbsp;소녀가 보수파들의 시위행진을 구경하고 있었다.&nbsp;시위자 중 한 명이 든 피켓에는 "내 아들의 동성애, 닥터 OO가 고쳤다"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그 밑에는 그 닥터 OO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순간 소녀는 저 전화번호를 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도 닥터 OO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게 그녀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처음 깨달은 순간이었다.<br><br>"알아본다"<br>어떤 종류의 동성애자들에게 "알아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사랑이 찾아오는, 아찔하면서도 나른한, 흥분과 수줍음과 기대와 망설임이 교차편집되는, 한마디로&nbsp;달콤한, 그런 느낌이 아닌 것이다. "알아본다"는 것은 연예장의 그 많은 공연 프로그램들 중에서 하필이면 남장여자가 내 가슴에 들어와 앉는 것이다.&nbsp;"우리"라고 믿었던&nbsp;관중들로부터 "나" 자신만을 억지로 뜯어내는 느낌,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nbsp;따돌리는 느낌,&nbsp;아마도 이 따돌림은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nbsp;거라는 예감.<br><br>"알아본다"<br>커밍 아웃이니 아웃팅이니 하는 단어들은&nbsp;아직도 여전히&nbsp;서투르다. 정의할수록 미끄러지고 멀어진다. 벽장에서 스스로 나오는 것. 벽장에서 강제로 꺼내지는 것. 하나도 맞는 것이 없다. 전부 틀렸다. 나는 "스스로" 나오지 않는다. 나는&nbsp;어느 날 갑자기 따귀를 맞는 듯한 충격으로&nbsp;호명되고 운명처럼 소환된다. 나는 나 자신을 "알아본" 죄로 끌려나온다. 사실 "나온다"라는 말도 틀렸다. 굳이 "벽장"이란&nbsp;비유를 써야 한다면 나는 오히려 벽장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혹은 벽장을 짊어지는 것이 아닐까?<br><br>"알아본다"<br>나는 어쩔 수 없이 상상하게 된다. 무심코 튼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Tipping the Velvet을&nbsp;(아마도 가족과 함께) 보게 된&nbsp;영국 촌구석의 어느 소녀를. 어느 날 갑자기 따귀를 맞는 듯한 충격으로 소녀는 "알아볼" 것이다. 또 다른 순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호명"과 "소환", "알아봄"이 빙글빙글 알을 낳으며 세계를 유랑한다. 하지만 이 소녀의 경우는 우리 모두가 충분히&nbsp;부러워할만 하다.&nbsp;아마도 드라마를 보는 동안 그녀는, 그때까지 철썩같이 "우리"라고 믿었던 가족으로부터 "자신"을 뜯어내야만 했을테고, 덕분에 비밀스러운 피를&nbsp;질질 흘리면서도 자신만의 초라한 방으로 돌아가 당장에 검색을 시작할 것이다.&nbsp;그리고 그녀가 만나게 될 빛나는 단어들을 떠올려보라! 동명의 원작소설! sarah waters!&nbsp;최소한 그녀는, 동성애&nbsp;연기로&nbsp;인기를 끈 배우들의&nbsp;돌림노래인&nbsp;"나는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song을 견딜 필요는 없는 것이다.<br><br>벨벳 애무하기의 주인공 낸시 애슬리는 똑똑하지도 영리하지도 않아서, "호명"당하고 "소환"되어 "알아보는" 바로 그 순간을 "사랑이 찾아오는 순간"이라고 철썩같이 믿는다. 혹은 착각한다.&nbsp;그녀는 아찔하면서도 나른하게, 흥분과 수줍음과 기대와 망설임의 교차편집을 온몸으로 느끼며, 한마디로&nbsp;달콤하게, "알아본다". 그리고 작가는 이렇게 멍청하고 둔한 착각쟁이 아가씨만이 런던으로 상징되는 "다양성"의&nbsp;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nbsp;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이 소설은 커다란 축복이다.<br></p><div style="TEXT-ALIGN: left"><p><span style="COLOR: #993399"><span style="COLOR: #993399"><span style="COLOR: #006600"><span style="COLOR: #006600">"다양성! 애슬리 양, 다양성은 세월에 시들지도 관습이 되어 진부해지지도 않습니다." 이제 블리스 씨는 키티를 향해 섰다. "우리는 잉글랜드 전역에서 가장 위대한 다양성의 신전 앞에 서 있습니다." 블리스 씨가 말했다. "당신은 신전 '안'에 서게 될 겁니다. 그 무대를 밟게 될 겁니다. 그리고 런던의 심장을 뛰게 하는 건 바로 당신이 될 겁니다! 런던은 바로 당신을 향해 목청껏 '브라보!'라고 외치게 될 겁니다<span style="COLOR: #006600">!" -벨벳 애무하기 82p</span></span> <p></p></span></span></span><p></p></div><br/><br/>tag : <a href="/tag/벨벳애무하기" rel="tag">벨벳애무하기</a>,&nbsp;<a href="/tag/tippingthevelvet" rel="tag">tippingthevelvet</a>,&nbsp;<a href="/tag/bbcdrama" rel="tag">bbcdrama</a>,&nbsp;<a href="/tag/sarahwaters" rel="tag">sarahwaters</a>,&nbsp;<a href="/tag/세라워터스" rel="tag">세라워터스</a>,&nbsp;<a href="/tag/티핑더벨벳" rel="tag">티핑더벨벳</a>			 ]]> 
		</description>
		<category>기타 등등</category>
		<category>벨벳애무하기</category>
		<category>tippingthevelvet</category>
		<category>bbcdrama</category>
		<category>sarahwaters</category>
		<category>세라워터스</category>
		<category>티핑더벨벳</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84316#comments</comments>
		<pubDate>Mon, 29 Jun 2009 18:20:42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김용민의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에 대한 대답 2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72169</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72169</guid>
		<description>
			<![CDATA[ 
  <p>내가 쓴, <a href="http://pinkmaker.egloos.com/2371511">김용민의 "너희에겐 희망에 없다"에 대한 대답</a>을 <a href="http://djuna.cine21.com/bbs/view.php?id=main&amp;page=7&amp;sn1=&amp;divpage=30&amp;sn=off&amp;ss=on&amp;sc=on&amp;select_arrange=headnum&amp;desc=asc&amp;no=170727">듀나 게시판</a>에 올렸다.<br>희망의 근거에 대한 글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처음엔 토론까지도 기대했었으나.. 윽..)<br><br>20대가&nbsp;맨날 하고 있는 바로 이런 짓들 자체가 정치참여이고 정치토론이고 정치행위라니까요!<br>이 행위들을 잘 맥락화해서 김용민을 비롯한 동류의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학습시키는&nbsp;것이 중요하지,<br>시위현장에 나온 머릿수로만 "희망"과 "visibility"&nbsp;운운하는 얄팍한 비판을&nbsp;참아줄 필요가 없다니까요!<br>라는 근거.<br><br>컴맹에 가까운 주제에 이런 말 하기 참 부끄럽지만 그런 나조차도 확실히 알고 있는 것 하나는,<br>20대는 "88만원 세대"이기도 하고 어쩌구이기도 하고 저쩌구이기도 하지만,<br>"진짜 인터넷 세대"이기도 하고 어쩌구이기도 저쩌구이기도 하다는&nbsp;것이다.<br>인터넷을 관념으로 접근한 3,40대는 도저히 가질 수 없고 이해조차 잘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한&nbsp;어떤 특성이 있다.<br>20대를 정의할 수 있는 수많은 말들을 다 쓸 필요도 없이, 그저&nbsp;당장에 생각나는 저 단어만으로도,<br>20대 전체가 "희망없는 세대"라고 불릴 이유는 없는 것이다.<br>더군다나 김용민의 경우처럼, 의도는 좋았으나,<br>글 전체를 통해 자신의 무지를 고백한 사람의 무지한 근거 몇 가지에 의해서는 더더욱 아니다.<br>시위현장에 나가지 않은 20대들이&nbsp;곧 그 시간에 대학 도서관에 앉아&nbsp;취업준비를 하는 20대들인 건&nbsp;아니다.<br>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br>그럼&nbsp;대체 20대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그게 보이려면 진심어린 관심과 학습이 필요한 것이다.<br>자기 주변 학생 몇명한테 찌륵찌륵 물어보고 한숨쉬는&nbsp;거 말고!&nbsp;<br><br>하지만&nbsp;(엄청난 분노가 일지만 그 분노의 근거를 댈 수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댓글을 단 사람들에게는,<br>오직 내 글의 마지막 문단만 이해된 듯 하다;;;<br>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br>우선 내가 듀게에서 듣보잡이라는 것도 한 이유일 것이고,<br>또 저런 근거 자체가 지금이 막 발화&nbsp;단계인지라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좀 애매하기도 했다.<br><br>하지만 지금 내 주변에는&nbsp;이 작업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20대 전문가 그룹이 있고,<br>그들이 준비를 끝내고 세상을 향해 말하기 시작하면 분명히&nbsp;많은 것이&nbsp;바뀔 것이다.<br><br>아무튼&nbsp;나는 내 글을 이해한 사람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br>그 사람들은 저기에 댓글을 안 달았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기 때문에<br>'희망'을 갖고ㅋㅋ 내 블로그에나마&nbsp;정리의 글을 남긴다.<br><br>ps1.<br>이 논쟁을 지켜보면서&nbsp;내가 정작 실망한 사람은 평소 좋아해 마지않던 듀나였는데, ㅠ_ㅜ<br>물론 생각 좀 다르다고 애정이 식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그 소수자 운동의 예는 좀...<br>암튼 굳이 그 예시에 맞춰서 말해본다면,<br>소수자들이 존재하는 방식 자체를&nbsp;이해시키고 학습시키는 것이 소수자들의 존재증명 캠페인이지,<br>존재증명을&nbsp;하겠다고 꼭 다수자들(;;)에게&nbsp;친숙한&nbsp;바로 그 광장에 나가서<br>그들의 인증도장을 받아올 필요는 없는 것이다.<br>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수자들(;;)에게 제출할 용도로 작성된, "나열된 이름들"이 아니라,<br>(고정희 식으로 말하자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손 내밀면 맞잡을 따스함이 반드시 있다는 믿음"이다.<br><br>ps2.<br>듀게에 올린 내 글과&nbsp;댓글들을 보고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해주었다.<br><br><span style="COLOR: #000066">냉소적인 반응들은 일단 어쩔 수 없어.<br>어떤 류의 거짓 신념과<br>자신에 대한 잘난척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br>감정적 변화가 없는 법이니까.<br></span><br><span style="COLOR: #000066">이명박 시대가 끝까지 무사히 간다면 그것은 냉소 때문이겠지.<br>이 사회 시스템을 잘 굴러가게 유지시키는 가장 큰 힘.<br>그래서 지금은 차라리 그것이 분노이더라도,<br>감정적인 동요와 움직임이 있어야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br>현대인들의 정치 행위에서 결여된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에.<br>그런 면에서, 김용민은 좀 멍청했지만 아주 의도가 보이는 글이었지.<br></span><br>멋진&nbsp;글. 그러나, 오래 전 연대로 수업구경을 갔을 때<br>조한혜정 선생님이 몇백명 대학생들 앞에서 바로 "그런 의도"를 보이는 걸 본 적이 있는데,<br>일단 조한은 "인터넷"이란 공간에 "너희"라는 단어를&nbsp;쓸 정도로 하수는 아니라는 차이점이 있지만,<br>무엇보다 나는 말하는 이의 애정의 유무를 듣는 이들이 반드시 느낀다고 생각한다.<br>20대들이 건강해지길, 그래서 이 사회도 건강해지길 바라는 사람의 말투와<br>20대를&nbsp;깎아내리고 자기를 위로 올려 어떻게든 한번 떠보려는 드보르잡의 말투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br>김용민처럼 훌륭한 오프닝 멘트를 쓴 사람이 한낱 유인촌 따위와&nbsp;비교되는 댓글을 보면 흠칫 놀라게 되지만,<br>그렇다고 그가 유인촌과 다른 근거를, 적어도&nbsp;문제의 그&nbsp;글 속에서는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p><br/><br/>tag : <a href="/tag/김용민" rel="tag">김용민</a>,&nbsp;<a href="/tag/너희에겐희망이없다" rel="tag">너희에겐희망이없다</a>,&nbsp;<a href="/tag/20대" rel="tag">20대</a>,&nbsp;<a href="/tag/세대론" rel="tag">세대론</a>,&nbsp;<a href="/tag/인터넷세대" rel="tag">인터넷세대</a>,&nbsp;<a href="/tag/듀나게시판" rel="tag">듀나게시판</a>			 ]]> 
		</description>
		<category>기타 등등</category>
		<category>김용민</category>
		<category>너희에겐희망이없다</category>
		<category>20대</category>
		<category>세대론</category>
		<category>인터넷세대</category>
		<category>듀나게시판</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72169#comments</comments>
		<pubDate>Sun, 14 Jun 2009 06:34:55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김용민의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에 대한 대답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71511</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71511</guid>
		<description>
			<![CDATA[ 
  <p>어떤 사람들이 보기에, 20대는&nbsp;88만원 세대이고 IMF 세대이며 청년실업자 집단에 "희망이 없는 너희"다.<br>이 글은 김용민이 쓴&nbsp;<a href="http://press.cnu.ac.kr/news/?news/view/id=5512">너희에겐 희망이 없다</a>에 대한 대답이다.<br><br>나는 세상의 소식을 내가 신뢰하는 몇 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얻는다.<br>김용민이 진행하는 라디오의 오프닝 멘트가 어땠는지,<br>그 방송 이후 김용민이 어떤 수모를 겪고 있는지,<br>그리고&nbsp;바로 그 김용민이 20대를 향해&nbsp;어떤 글을 썼는지도, 모두 이 사이트들을 통해&nbsp;알게 되었다.<br><br>이 몇 개의 유명한 인터넷 공간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br>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라면 읽기도 전에 짐작할만한, 아주 흔한&nbsp;일들이다.<br>사람들이&nbsp;세상의 갖가지 소식을 물고 와 열정적으로 소개한다.<br>그러면 댓글 혹은 먼댓글의 형태로 수많은 사람들의 감상과 의견이 달리고 곧잘 진지한 토론으로 이어진다.<br>주제는 다양하다.<br>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연애, 오락, 신변잡기&nbsp;등이 제각각 비슷한 빈도로 올라온다.<br>또한 사람들은 자신이&nbsp;만든 창작물을 무심한듯 쉬크하게, 하지만 열심히 만들었다는 게&nbsp;은근히 티나게 소개한다.<br>그러면 댓글 혹은 먼댓글의 형태로 수많은 사람들의 감상과 의견이 이어지고<br>곧잘 그 창작물에 자극받아 만들어진&nbsp;다른 사람들의 창작물이 올라온다.<br>주제와 형태는 다양하다.<br>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연애, 오락, 신변잡기 등이<br>글, 동영상, 움짤, 음악, 프로그램, 게임, 사진, 포스터 등의 형태로 제작되어 제각각 비슷한 빈도로 올라온다.<br>인터넷은 보통 나이를 밝히지 않는 공간이지만<br>저 수많은 인터넷 활동의 주인공이 상당수 20대일 거라는 건 확신할 수 있다.<br><br>김용민은 20대들을 만나는 대학교수이고,<br>문화업계에 종사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이고,<br>인터넷에도 자기 둥지를 튼&nbsp;블로거라 들었는데,<br>어째서&nbsp;그가&nbsp;몸 담고 있는&nbsp;그 모든 세상 속에<br>이미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목소리를 있는 힘껏 내지르고 있는 20대들이 그토록 안 보이고 안 들릴 수 있을까?<br>김용민에게 존재를 확인받으려면 반드시 촛불을 들고 시위현장에 나가야 하는 것일까?<br>아니,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br>촛불시위에 대한&nbsp;경찰의 무력진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nbsp;동영상 속&nbsp;군화발에&nbsp;차인&nbsp;대학생도,<br>광우병 관련 MBC 100분 토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지금도 고생 엄청 하고 있다는 고려대 학생도,<br>경찰 방패에 무참히 박살난 카메라를 끝까지 쥔 채 인터넷 보도를&nbsp;했던 대학생도,<br>이명박과 한승수 앞에서 마이크를 붙잡고 열변을 토한 댓가로 협박을&nbsp;받았던&nbsp;대학생도,<br>좌빨 학교 한번 살려보겠다고 만화 그리고 시위하고 서명 받으러 뛰어다니는 대학생도,<br>김용민의 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 존재들이지 않은가?<br>앞으로 시위현장에 나간 20대 대학생들은 어떻게든 김용민을 찾아&nbsp;꼭 출석도장을 받아오길 바란다.<br>"희망없는 너희들"이란 소리를 듣기 싫다면 말이다.<br><br>아니, 사실은, 지금껏 시위 한번 안 나가본 대학생이라해도 김용민의 저런 비난을 참고 들어줄 이유는 전혀 없다.<br>김용민이 그토록 그리워하는 80년대 대학생들의&nbsp;데모는<br>20대가 정치에 참여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nbsp;유일한&nbsp;방식이 아니며, 실은 더 이상 효과적인 방식도 아니다.<br>1980년대 대학생들의&nbsp;데모가 갖고 있는 어두운 면, 즉, 폭력성과 획일성, 남성우월주의를 대학가에서 지워내려고<br>1990년대 대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실험과 도전, 시행착오를&nbsp;겪어야했는지는 보아서 잘 알고 있지 않은가?<br>지금&nbsp;2000년대의 대학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바로 여기 생생하게 현존하는 20대들을<br>뜨고는 있으되 보이지는 않는 모양인 어두운 눈으로&nbsp;애써 무시하면서,<br>"80년대 대학생들이 2009년에 부활"하길 바란다는 소리나 하고 앉아있는&nbsp;건<br>그야말로 모두가 함께 만들어온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만드는 짓이다.<br>그렇게&nbsp;되지도 않겠지만, 되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br><br>김용민이 간절하게 바라마지 않는,<br>"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애들"이 만드는<br>"가치와 사상이 꽃피는 진정한 지성의 전당"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br>다만 그&nbsp;공간이 더 이상 '대학'이 아닐 뿐이다.<br>김용민의 뜨고는 있으되 보이지 않는 어두운 눈과,<br>아마도 80년대 대학졸업과 동시에&nbsp;성찰과 학습을 멈춘 듯한 무딘 감성으로는<br>감지되지 않는, 그러나 매우 찾기 쉬운 곳들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br><br>끝으로, 비아냥이 아닌 진심인데,<br>함부로 반말하지 말길 바란다. 대단한 실례다.<br>인터넷처럼 공개된 공간에서도 "너희" "애들"이란 말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교수라면,<br>자기 권력 안에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대하고 있다는 건지&nbsp;상상만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p><br/><br/>tag : <a href="/tag/김용민" rel="tag">김용민</a>,&nbsp;<a href="/tag/너희에겐희망이없다" rel="tag">너희에겐희망이없다</a>,&nbsp;<a href="/tag/20대" rel="tag">20대</a>,&nbsp;<a href="/tag/세대론" rel="tag">세대론</a>,&nbsp;<a href="/tag/촛불시위" rel="tag">촛불시위</a>,&nbsp;<a href="/tag/데모" rel="tag">데모</a>,&nbsp;<a href="/tag/88만원세대" rel="tag">88만원세대</a>,&nbsp;<a href="/tag/IMF세대" rel="tag">IMF세대</a>,&nbsp;<a href="/tag/청년실업자" rel="tag">청년실업자</a>			 ]]> 
		</description>
		<category>기타 등등</category>
		<category>김용민</category>
		<category>너희에겐희망이없다</category>
		<category>20대</category>
		<category>세대론</category>
		<category>촛불시위</category>
		<category>데모</category>
		<category>88만원세대</category>
		<category>IMF세대</category>
		<category>청년실업자</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71511#comments</comments>
		<pubDate>Sat, 13 Jun 2009 08:25:54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2009년의 창의성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69175</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69175</guid>
		<description>
			<![CDATA[ 
  <p>* <a href="http://creativitysummit.haja.asia/ko/">서울청소년창의서밋</a> 발표문</p><p><br>이 글을 쓰기 전까진 몰랐던 사실인데, 올해는 내가 고등학교를 자퇴한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공교롭게도 며칠 전, 나는 “실례지만 왜 학교를 자퇴했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아주 오랜만에 받았다. 이 질문에 대해 내가 선호하는 대답은 “학교가 몸에 맞지 않아서요”이다. 상대는 다소 실망한 듯한 얼굴로, “학교가 몸에 맞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라고 말했다. “학교가 몸에 맞지 않아서요”라는 대답은 십중팔구 질문자를 실망시킨다. 이 대답은 선언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나에게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 그러니까 “무엇이 너와 나의 삶을 다르게 만들지?”에 대한 충분한 대답이 되지 못한다. 세상엔 매저키스트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은 걸까? 하지만 내겐 새디스트 기질이 전혀 없기에 나는 허둥지둥 자퇴 당시의 탈학교 운동과 하자센터의 등장을 들먹이며 나의 행동을 영웅적이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 그와 나의 위치를 다시 동등하게 되돌려 놓으려 한다.</p><p><br>나는 21살 때 세 명의 친구들과 30만원의 돈을 갖고 거리로 나가 나의 첫 번째 단편영화를 찍었다. 28살이 된 지금까지 나는 매년 영화를 만들었다. 지금 나의 이력서엔 내가 감독한 5편의 영화와 2편의 공동작품, 수없이 많은 상영경력과 영화제에서 수여한 2개의 상장이 들어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또다시 반복되는 질문을 갖게 되었다. 주로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된 영화업계 종사자들의 질문으로, “실례지만 그렇게 계속 영화를 찍을 돈은 어디서 구하나요?” 혹은 “그렇게 계속 영화를 찍으면 생활비는 어떻게 하나요?”가 그것이다. 처음엔, 여기저기서 지원을 받는다, 엄마나 지인에게 빌린다, 아직 못 갚은 돈도 많다, 등으로 대답했는데 어느 순간 나는 이런 조건은 그들에게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이런 대답은 “무엇이 너와 나의 행동을 다르게 만들지?”라는 그들의 궁극적인 질문엔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고심 끝에 내가 찾은 대답은 “저는 금액을 말하면 누구나 깜짝 놀랄 정도로 돈을 적게 쓰면서 사는 방법을 알아요”이다. 이 말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빙그레 웃고 나는 자연스럽게 다음 화제로 넘어갈 수 있다.</p><p><br>나는 튀지 않고 싶어하는 수줍은 사람, 혹은 상대를 무시하고 싶지 않은 착한 사람인 걸까? 그럴 리가 없다. 10년 전 나는 빡빡 깎은 머리를 연두색으로 물들이고 불타는 눈을 한 채 하자센터에 도착했다. 무엇인가가 나를 변화시켰다. 그것은 숨겨진 나의 기질이었을 수도 있고, “머리는 복잡하게, 생활은 단순하게!”를 줄기차게 외쳤던 나의 선생님 때문일 수도 있고, “공략하기보다는 낙후시켜라!”라는 말을 했던 나의 또 다른 선생님 때문일 수도 있고, 그들이 만들어낸 공간의 색다름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10년이 지난 오늘의 나는, “네 상처가 치유되고 나면 이런 영화들은 다시는 만들 수 없을 거야, 그러니 정신과 치료는 받지 마”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영화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었다. TV를 켜고 서점에 가고 라디오를 틀고 인터넷에 접속해보자. 아직도 수많은 예술가들이 “나는 너(희)와 달라. 뛰어나거나 혹은 비천해”라고 목청껏 주장하고 있다. 그 주장이 강할수록 사람들은 기뻐한다. 예술가들의 다름을 소유하거나 해석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은 예술가와 동등해진다. 내 생각에, 이것은 이 시대에 (예술가들의) 창의성이 존재하는 한가지 방식이다. 하지만 무언가, 정말로 다른 어떤 것을 상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이런 건 어떨까?</p><p><br>“타인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 주어지지 않아도 필요하다면 스스로 취하는 것,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해결하는 것, 타인과 관계도 맺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면서 자신 외에는 아무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것을 배우는 것, 아무런 속박 없이 시간 계획을 짜는 것…… 이것이 &lt;사기꾼 이야기&gt;가 지닌 도덕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도덕임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오로지 타인의 도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에 존재하는 도덕인 것이다.”<br></p><div style="TEXT-ALIGN: center">- 프랑수아 트뤼포가 사샤 기트리의 영화 &lt;사기꾼 이야기&gt;에 대해 쓴 글</div><p><br>혹은 이런 것은?</p><p><br>“왜냐하면 창안은 체계 내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서 체계 바깥에 있는 부정에 조심스럽게 몸을 담그는 것이기 때문이다.”<br>은유들이 다소 불완전하게 제시되어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글렌 굴드가 여기서 전하려는 생각이 무엇인지는 대충 알아들을 수 있다. 음악은 합리적인 체계, 구성된 체계다. 그것이 인공적이라 함은 자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구성물이기 때문이다. 도처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부정’하거나 무감하게 하려는 기획에 맞서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계를 넘어 부정(굴드는 음악 바깥의 세계를 이런 식으로 묘사한다)으로 과감히 발을 내디뎠다가 다시 음악이 나타내는 체계 안으로 돌아오는 창안이다. 이런 설명이 무엇이든 간에, 아무튼 열심히 연습하고 악보를 충실히 지키라는 식의 조언이나 늘어놓기 십상인 비르투오소들의 전문가적 조언과는 거리가 멀다. 굴드는 여기서 음악을 표현과 해석의 예술로 생각하여 일관성과 체계와 창안을 얻기 위해 노력하라는, 까다롭고도 참으로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br></p><div style="TEXT-ALIGN: center">- 에드워드 사이드, &lt;말년의 양식에 관하여&gt;</div><p><br>나는 이제, ‘자퇴한지 10년이 된 한국의 1세대 탈학교생’ 혹은 ‘5편의 영화를 스스로 만들어온 28살의 독립영화감독’에게서 무슨 말을 들을까 기대하고 있을 내 눈앞의 여러분들을 생각한다. 나는 더 이상 10년 전의 나처럼 치타 같은 눈빛으로 오만불손한 영리함을 과시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런 종류의 ‘매력’이란 세상이 예술가에게 요구하는 획일적인 창의성의 듣기 좋은 표현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오늘로부터 또 다시 10년이 흐른 뒤에는, 트뤼포가 기트리의 영화에서 느꼈던 새로운 삶의 기운을 나의 삶에서 찾을 수 있기를, 굴드가 자신의 음악에서 이루려고 했던 새로운 세계의 창안을 나의 영화에서도 찾을 수 있기를, 조용히 희망할 뿐이다.</p><br/><br/>tag : <a href="/tag/창의성" rel="tag">창의성</a>,&nbsp;<a href="/tag/창의서밋" rel="tag">창의서밋</a>			 ]]> 
		</description>
		<category>School is Hell</category>
		<category>창의성</category>
		<category>창의서밋</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69175#comments</comments>
		<pubDate>Wed, 10 Jun 2009 09:06:17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제1회 Seoul Sonic 후기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58284</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58284</guid>
		<description>
			<![CDATA[ 
  <a href="http://www2.kunsthalle.com/"><strong>Platoon Kunsthalle</strong><br><br></a>찾아가는 길에, "도산공원사거리 인피니티 매장 뒷편의 가건물"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듯한 모양새였기 때문에 가건물 소리를 들었던 건데,&nbsp;암튼 건물 바깥에선&nbsp;이런 식의 가벼움과 유동성을 자랑하는 반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패션 브랜드 런칭 이벤트를 해야할 것 같은 강남 분위기를 풍긴다. 사실 이날 행사의 전체적인 인상이 그랬다.&nbsp;홍대 같기도 하고 강남 같기도 한&nbsp;왔다리갔다리 문화행사. 하지만&nbsp;바로 그런 이유로,&nbsp;이 공간이 좀 편하기도 했다. (심화된) 홍대 특유의 잘난 척 하는 느낌이나 (심화된) 강남 특유의 차갑게 밀어내는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다. 흠. 이런&nbsp;건 주관적이라&nbsp;설명이 참 애매하다. 아무튼&nbsp;어느 문화권이나 초창기 혹은 형성기에는 어딘가 유혹하는 느낌, 사람을 초대하는 느낌, 만남을 기대하는 느낌 같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그 문화권이 심화되면, 주변을 떠도는 어중이떠중이들과 문화권 내부의 자신을 구별짓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홍대에는&nbsp;오직 주인의 심미안을 만족시키기 위해 디자인된 불편한 공간에 앉아&nbsp;내 피같은 돈을 주면서&nbsp;서비스를 구걸해야 하는 가게가 그렇게 많은 것이며, 요즘 강남에는.. 요즘엔 강남에 간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왜 그.. 외국인과 영어의 물결 속에 안 유명한 연예인도 한둘 끼어있고 아무튼&nbsp;계속 구경하다 보면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싶은,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경호원을 만나는, 그런 차가운 공간의&nbsp;밀어내는 느낌이란 게&nbsp;있지 않은가. 적어도 플래툰은, 아직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수도 있지만 아무튼 특정 문화권의 심화된 배타성 대신, 깍듯한 친절함과 변화의 여지를 남기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아직 젊은 서비스인&nbsp;me2day와 어울린다는 느낌도. (그리고 공간 어느 곳에서나 흡연이 가능하고 큰 재떨이 작은 재떨이가 주변에 널려있다는 굉장한 미덕이 있었다...ㅜ_ㅠ)<br><br><a href="http://www.seoulsonic.kr/"><strong>Seoul Sonic</strong><br><br></a>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날 me2day를 통해&nbsp;Seoul Sonic에 온&nbsp;사람들은&nbsp;단순히 홍대 people 혹은 강남 people 이라고 분류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nbsp;때문에 me2day 행사가 끝난 후에는,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Seoul Sonic이 시작된 후에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끼다가 많이들 떠난 것 같았다. 8시에 시작했는데 10시가 되어서야 loros 파트 2의 공연이 시작되으니까 앞에 긴 방황의 두 시간이 있었던 셈. 나 역시 지겹고 주차비가 아까워서 죽는줄 알았다. (물론 그 사이에 세팅시간이 무지막지하게&nbsp;길었던 오프닝 공연팀이 있었는데 그건 그냥 안 하는 편이 Seoul Sonic을 위해서 좋았으리라고 본다) 지금도 그 시간배분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loros 공연이 끝나니 이미 11시 반. 대중교통을 타고 집에 가는 사람들은 mad soul child는 얼굴도 못 보고 뛰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Seoul Sonic에 초청된 팀은 달랑 두 팀인데! 8시부터 무려 두 시간을 기다리게 해놓고!&nbsp;나머지 한 팀은 보지도 못해! 뭐 이런 상황. 이렇게 여유롭게&nbsp;굴다니 밤새 파티라도&nbsp;하려나, 생각했지만&nbsp;그것도 아니었다. mad soul child는 달랑 한 시간 공연했고&nbsp;결국 Seoul Sonic은 12시 반에 끝났다. 12시 반! 차는 이미 끊겼고 노는 건 이제부터 시작인 바로 그 시간에! 행사를 끝내다니!<br><br><a href="http://club.cyworld.com/loros"><strong>loros<br></strong><br></a>이들의 재밌는 무대구성 - 눈에 띄는&nbsp;하얀 옷을 입고 무대 뒷편에 서서 정열적으로 연주하는 3인(기타치는 2인,&nbsp;드럼치는 1인)과&nbsp;어두운 색깔 옷을 입고&nbsp;무대 전면에 나와서 심드렁하게 딴짓하는 3인(키보드 치며 노래하는 1인, 이것저것 다 하는 1인, 베이스치는 1인) - 을 한참 보고 있자니 2009년 서울의 소리라는 건 바로 이런 종류일까, 생각하게 되었다. 수줍지만 겸손하지는 않은. 과시하지만 당당하지는 않은. 말을 하고 있지만 들리지는 않는. 안 들려도 괜찮다는 듯 굴지만 결코 침묵하지는 않는.<br><br>주장하는 음악도 있고 말을 건네는&nbsp;음악도 있지만, 공간을 채우는 음악도 있다. 내 생각에 loros의 야심은 세번째에 있는 것 같다. 공연 전 플래툰 전체에 목이 아프도록 잔뜩 뿌려둔 스모그처럼, 천천히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자신들의 음악분자를 공기 중에 슬슬 퍼뜨리는 짓. 그래서 클럽 빵에서 첫 공연을 한 게 어제 같다면서 강남공간을 어색해 하던 보컬의 멘트(잘 안 들렸지만 대충 그런 내용인 것 같았던)는 좀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보기엔 이들은 공간이 필요한 밴드이다. 너무 좁아서도 안 되고 지나치게 커서도 안 되는 공간. 플래툰 정도의 크기는 딱 적당해 보였다. 스피커로 소리의 벽을 쌓을 수 있는 뛰어난 엔지니어가 없다면 야외공연도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팀이었는데, 펜타포트에도 나간다고 하고, 빵처럼 작은 공간에서도 한다고 하니 과연 어떻게 연주하는 것인지&nbsp;궁금했다.&nbsp;몸을 웅크리거나 부풀리는데 아주 뛰어난 팀인 걸까? 그래서 매번 그 공간에서의 공연이 최적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loros가 전혀 다른 환경에서 공연하는 걸 한번 보고 싶다.<br><br>공기 중에 음악분자를 퍼트리는 밴드니까 "비로소 좋음"을 코 앞에서 느끼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아무에게 무엇도 일으키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던 loros 파트 1도 알고보면 이 밴드가 하려는 일에 큰 도움을 주었을지 모른다. 아무튼 그런 식으로 무척 천천히 천천히 다가와서, 이것저것 다 하는 멤버가 확성기를 들고 소리를 치기까지, 결국 loros는 공연 전체를 통해 우리를 건드리고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좋았다.&nbsp;확성기 곡 이후&nbsp;보컬이 여전히 잘 안들리는 웅얼거림(의도가 아니라면 플래툰의 사운드 시스템이 엉망인지도)으로 "전 대통령이 자살을 하는 나라"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고 새로운 곡을 들려줬는데, 노무현 대통령에게 바치는 노래, 그런 엄청난 소식으로 시작된 하루를 보낸 우리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생각했다. 역시 좋았다.<br><br><a href="http://www.youtube.com/watch?v=5MDuqBAQRmg"><strong>Mad Soul Child</strong><br><br></a>장르가 영 다른 음악까지 듣게 되니 역시&nbsp;플래툰의 사운드 시설이 후진 거였구나, 확신하면서 공연 시작. 말하자면 분명한 hook이 있고 대중적이면서 한국적인 일렉트로닉. 광고음악으로 많이 쓰였다는 말에,&nbsp;공연을 보기 전엔 역시 광고 제작자들은 음악을 은근히 많이 듣는다니까, 라고 생각했으나 공연을 본 후엔 거의 광고를 위해 만들어진 음악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신난다.<br><br>솔직히 클럽의&nbsp;vj란 얼마나 날로 먹는 직업인가. Mad Soul Child의 경우엔, 날로 먹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여러 시도들이 있었다. 꽤나 좋은 스튜디오에서 꽤나 돈 들여서 만든 <a href="http://www.youtube.com/watch?v=8q5Dubx8QXk">뮤직비디오</a>의 바로 그 "어색하게 돈 들인 티"를 감추기 위해서 초반에 사용된 나이트샷 이미지,&nbsp;베이직한 폰트의 베이직한 사용&nbsp;등은 상당히 그럴 듯 했고,&nbsp;열심히 가져다 쓴 영상들의 소스도 주로는 고전영화들로, 여느 vj들과는 확실히 달랐다.&nbsp;이런 센스와 조합이 아주 경쾌한 결과를&nbsp;낳는 순간들이 있었다.&nbsp;뭐, 예를 들어 노래가 "우린 너의 친구" "넌 혼자가 아냐" 등을 외칠 때, 화면에선 좀비들이 도시를 헤매고 돌아다닌다. 좀비들의 썩은 근육 움직임에 맞추어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랄랄라~ 랄랄라라라~"<br><br>하지만&nbsp;브이제잉 프로그램에 딸려오는 소스 몇 개를 계속 돌리면서 인생을 쉽게 사는 여느 vj들과 달라지려고 하는 바람에,&nbsp;우리가 본 것은&nbsp;결국 vjing 이라기보다는&nbsp;한시간짜리 뮤직비디오에 가까워졌고, 바로 그 때문에&nbsp;손해보는 구석도&nbsp;있었다. 그런 식으로 만들어 놓으면 어쩔 수 없이 인용한 영화들의 흐름이나 맥락&nbsp;같은 것도 생각하게 되고, Mad Soul Child 쪽에서 촬영한 소스와 인용한 소스들의 억지 연결 같은 것도 보게 되고, 어느 부분에선 그다지 할 게 없어 앞에 것을 반복하며 시간을 때웠다는 것도 들통나고.. 하여간 작품 취급을 받게 되면서 생겨나는 엄격한 기준이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모두가 무척 즐겁게 춤을 추고 있었다면 영상에만 그토록 집중하는 일도 없었을 텐데 그런 무대가 되지는 못했으니까, 그건 dj와 singer를 탓해야겠지.<br/><br/>tag : <a href="/tag/seoulsonic" rel="tag">seoulsonic</a>,&nbsp;<a href="/tag/loros" rel="tag">loros</a>,&nbsp;<a href="/tag/platoonkunsthalle" rel="tag">platoonkunsthalle</a>,&nbsp;<a href="/tag/madsoulchild" rel="tag">madsoulchild</a>			 ]]> 
		</description>
		<category>기타 등등</category>
		<category>seoulsonic</category>
		<category>loros</category>
		<category>platoonkunsthalle</category>
		<category>madsoulchild</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58284#comments</comments>
		<pubDate>Wed, 27 May 2009 07:54:07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55599</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55599</guid>
		<description>
			<![CDATA[ 
  그에게는 분명 개인적인 비참함과 분노, 억울함도 있었을 것이다.<br>하지만 그가 자신의 생명을 던져가면서 우리에게 전해주려 했던 감정은<br>부끄러움이 가득 담긴 미안함<br>자존심과 애국심이 뒤섞인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br>한때라도 그런 대통령을 가져보아서 다행이다.<br>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br>고인의 명복을 바랄 뿐이다.<br/><br/>tag : <a href="/tag/노무현대통령서거" rel="tag">노무현대통령서거</a>			 ]]> 
		</description>
		<category>기타 등등</category>
		<category>노무현대통령서거</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55599#comments</comments>
		<pubDate>Sun, 24 May 2009 05:24:54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방금 읽은 두 개의 글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46654</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46654</guid>
		<description>
			<![CDATA[ 
  1.<br>이동진의 <a href="http://news.naver.com/moviescene/?ctg=issue&amp;mod=read&amp;hotissue_id=2237&amp;hotissue_item_id=20672&amp;office_id=263&amp;article_id=0000000357">다시 '박쥐'를 지지하며<br></a><br>글 끝에 유머가 있다.<br>"예술은 근원적으로 불편한 것이고 모호한 것이다. 모든 이가 즉각 알아차릴 수 있게 하려면 표어를 쓰거나 신호등을 세우면 된다." 근원적으로 불편하고 모호한 박쥐를 많은 이가 더 잘 알아차릴 수 있게 하려고 표어를 쓰고 신호등을 세우고 주석을&nbsp;다는 긴 글을 써놓고&nbsp;끝에 가선&nbsp;저런 문장! 혹시 이것이야말로&nbsp;"서로 다른 요소들을 혼유해 충돌시킴으로써 기이한 마력을 뿜어내려는" 전략인가!<br><br>2.<br>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 중에서 에리카의 말<br><br>"우리는 삼류 청중을 그렇게 진지하게 취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클레머씨? 예술가는 이들에게 폭군 노릇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들을 속박하고 노예로 만들어 음악의 효력에 감동받게 만들어야 합니다. 몽둥이로 그들을 내리쳐야 한다구요! 그들은 그때그때 작곡가가 그들 대신 체험하고 조심스럽게 기록해야 했던 매질과 한 무더기 열정을 원하는 겁니다. 그들은 소리쳐대는 것을 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가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대야 할 테니까요. 잿빛 음색, 섬세한 중간 단계, 미세한 세분화를 이들은 어차피 포착할 능력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음악, 아니 예술 영역 전반에서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는 것들과 확고한 대립항들을 병존시키는 것이 훨씬 쉬운 법이지요. 그러나 그것은 통속예술이고, 그 이상의 것은 못 됩니다."<br/><br/>tag : <a href="/tag/박쥐" rel="tag">박쥐</a>,&nbsp;<a href="/tag/이동진" rel="tag">이동진</a>,&nbsp;<a href="/tag/피아노치는여자" rel="tag">피아노치는여자</a>			 ]]> 
		</description>
		<category>영화 창고</category>
		<category>박쥐</category>
		<category>이동진</category>
		<category>피아노치는여자</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46654#comments</comments>
		<pubDate>Tue, 12 May 2009 16:38:13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옛날 영화 보기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46266</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46266</guid>
		<description>
			<![CDATA[ 
  <p>옛날 영화를 보는 건 서투르고 무디고 끈질긴, 허우적 원거리 연애 같다.<br><br>언젠가 1934년 너무 많이 안 사나이를 보다가 컬러감각이 요구되는 어떤 장면에 이르러서야 아, 이거 흑백영화지!&nbsp;뒤늦게 깨달았었다. 그 순간, 초창기 <span class="post">관객들이 뤼미에르 영화에서 느꼈던 가장 큰 경이는 나뭇잎이 바람에 팔랑이는 현실의 생생한 모습이었다는 말을 갑자기 이해했고, (그 전까지는 저 화질나쁜 흑백 필름을 보면서 어떻게 현실의 생생한 컬러를&nbsp;떠올린단 말인가? 의아했었다) 옛날 영화 보기에 있어서, 내가 최초의 한 단계를 슬며시 넘었다는 걸 알았다.<br><br>하지만 당대의 감각이라는 건 오감과 두뇌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느끼는, 피부감각에 속하는 것인지라 내게 옛날 영화란 것은 여전히 아득하게, 서투르고 무디고 끈질기게 보아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br><br>예를 들어 어느 날 밤 TV를 틀었더니 SBS에서 이름 모를 영화를 방영하고 있었다. 모텔 뒷골목을&nbsp;걷는 두 남녀가 대화를 나누다 키스를 하는 모습을 커트없이 롱샷으로 잡은 장면이었다. 분위기와 연기, 대사는&nbsp;케이블 TV에서 자체 제작한 섹스 코미디 같았는데, 그런 걸 SBS에서 방영할 리가 없었고, 무엇보다 케이블 TV 표&nbsp;섹스 코미디 특유의,&nbsp;천박함을 애써 감추려는 태도가 전혀 없었다.&nbsp;(오히려 천박함을 뽐내는&nbsp;것 같기도&nbsp;했다) 하지만 곧 이어진 섹스 장면은 눈물나게 지루하여 나는 흥미를 잃고 잠시 채널을 돌렸다가 너무나 볼 게 없는 바람에 칠십여개의 채널을 한 바퀴 돌아 다시&nbsp;SBS로 돌아오고 말았다. 마침 영화는 남산타워를 향해 과격한 줌-인을 나보란듯이 휘두르고 있었고, 줌을 저토록 자랑스럽게 남발할 수 있는 감독은 한국에 두 명 정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nbsp;순간 화면엔 김상경이 나타났고 그제서야 나는 그 영화가 홍상수의 극장전이겠거니,&nbsp;확신할 수 있었다. 이런 것이 바로 피부감각으로 느끼는 당대의 감각인 것이다.<br><br>반면&nbsp;최근에 나는&nbsp;1942년 영화인&nbsp;캣 피플을 보았는데, 비흡연자라도 하나쯤 갖고 싶어할만한, 꼼꼼하게&nbsp;공들여 만든&nbsp;골동품 담배 케이스 같은 영화라고&nbsp;생각했다. 힘을 주어 연출한 몇몇 유명한 장면들 말고도, 거의 모든 장면들이&nbsp;묘하게 아기자기했고&nbsp;보는&nbsp;재미가 있었다.&nbsp;사소한&nbsp;농담들도 꽤 알아들었다. 줄담배를 피우며 옷 위의 재를 툭툭 털어내는 청소부 아줌마, 자기가 권하는 음식을 아무도 먹지 않자 투덜거리는 웨이트리스 같은.. 하지만 결정적으로, 나는 왜 이 영화가 "B급 호러 영화"인지를 잘 모르고 있다. 고급스러운 티가 줄줄 흐르는데&nbsp;어디가 간소하게 만든 저예산 영화라는 것인지, 그렇게 대단한 배우들은 아니었다는 이 영화의 배우들은 이를 테면 히치콕 영화에 나오는&nbsp;특A급 스타들과&nbsp;대체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B급"의 체취를 제대로&nbsp;잡아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은 "호러영화" 부분도 잘 못 느낀다. 일단 안 무섭다.&nbsp;캣 피플보다 백배는&nbsp;시시한 현대의 호러영화를 보고서도&nbsp;나는 가끔 무서워하거나, 최소한 깜짝 놀라기라도 하는데 말이다.<br><br>봉준호의 흔들리는 도쿄에서 아오이 유우의 얼굴을 처음으로 큼직하게 잡은 장면. 그 쇼트에 묻어나는 기분은 세 단어로 표현하자면 강렬하고 예쁘고 팬시해, 정도일 테지만 대부분의 젊은 한국 관객들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그 강렬함과 그 예쁨과 그 팬시함이&nbsp;어디에서 온, 언제부터 유행한, 어떤 종류의 것인지 (막연하게라도) 느끼고 설명할&nbsp;수 있다. 그러니까 아오이 유우의 얼굴이 나타내는 것은,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가 나타낼 수 있는 것 이상의 여러가지 잡동사니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고 동시대의 관객들은 아주 문화에 담쌓고 살지 않는 한 어렵지 않게 그 잡동사니들의 존재와 역할을 알아채는 것이다. (캐스팅이 연기연출의 전부라는 히치콕의 농담이 떠오른다)<br><br>장화홍련에서 문근영이 자기 정체를 알았을 때&nbsp;지었던 표정처럼 딱히 뭐라고&nbsp;묘사를 하기가 어려운, 굳이 한번 해보자면 내 몸 속에 있어야 할 장기가 밖에 나와 있는 걸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표정 역시 동시대인들에게 더 먹히는 것이 아닐까?&nbsp;한 백년쯤 흐른 뒤의 어느 관객이&nbsp;이 영화에서 그 표정을 다시 본다면 무언가 슬며시 알아챈다고 해도, 그것이 내 몸 속에 있어야 할 장기가 밖에 나와 있는 걸 보는 듯한 기분이라고 딱 짚어내긴 어려우리라. 아니 어쩌면 미래의 관객들은 일단 임수정과 문근영을 구분하는 것부터가&nbsp;쉽지 않은&nbsp;숙제인지도 모른다. 내가 (부끄럽게도) 캐리 그랜트와 제임스 스튜어트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br><br>이런 것들, 피부감각이 당대에 맞게&nbsp;열려있어야 느낄 수 있는 사소한&nbsp;정보들은 이에 비하면 비교적 시간을 타지 않는 주제랄지, 내용이랄지, 하는 것들보다 덜&nbsp;중요한가?&nbsp;그렇지가 않다. 적어도 영화에서는. 예를 들어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보면,&nbsp;나이가 들수록 젊어지는&nbsp;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가? 주인공이 나이가 들수록, 옛날이었던 시대배경이 지금에 가까워지니까, 다시 말해 젊어지니까 말이다.&nbsp;영화가 아니었다면 생기기 어려운 감정이다. 호호 할아버지가 살아야 할 것 같은&nbsp;옛 풍경 속에는 호호 할아버지가, 젊은이가 살아야 할 것 같은 최근의 풍경 속에는 젊은이가 어울려 보이는 것이다. 영화는 그렇게 얄팍한 장르다. 보이는 것이 전부다. 영화 감상이라는 것은, 보이는 것 안에서&nbsp;얼마나 많은 정보를 찾아내고 많은 감정을 느낄&nbsp;수 있는지에 달린 게임인 것이다.<br><br>때문에 시간을 거슬러 달리는 관객이라면 어쩔 수 없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자기에게 허용되는 몇가지 감각과 지식만으로 내가 결코&nbsp;알 수 없는 그 무언가를&nbsp;알아보려고 서투르고 무디고 끈질기게 허우적대야 한다. 물론 좋게 생각하면&nbsp;후대의 관객들은, 개봉 당시로부터 지금까지 덧대어진 시간 덕택에 당대의 관객들은 느낄 수 없었던 재미난 것들을 더 많이 풍부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 (10대들과 단체로 그래보려고 한 적도 있다.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nbsp;옛날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고역이 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훈련이 필요하고, 영화라는 얄팍한 장르를 어떤 식으로든 꽤 좋아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이것은 지금의 얘기일 뿐이다. 내가 이 작업을 꾸준히 계속해간다면 1년 후, 5년 후, 10년 후에는 상당히 다른 얘기들을 하고 있겠지.</span></p><br/><br/>tag : <a href="/tag/영화" rel="tag">영화</a>,&nbsp;<a href="/tag/옛날영화" rel="tag">옛날영화</a>,&nbsp;<a href="/tag/고전" rel="tag">고전</a>			 ]]> 
		</description>
		<category>영화 창고</category>
		<category>영화</category>
		<category>옛날영화</category>
		<category>고전</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46266#comments</comments>
		<pubDate>Tue, 12 May 2009 09:29:04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카모메 식당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38973</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38973</guid>
		<description>
			<![CDATA[ 
  <div style="TEXT-ALIGN: center">볼 사람은 벌써 다&nbsp;봤다는,&nbsp;이미 두번 세번 봤다는, 카모메 식당을 이제서야 보았다.<br>관객들에게 행복한 감정을 주려는 영화였지만 동시에 걱정도 꽤 시키는 편이었다.<br>예를 들면 시작부터 이런 장면.<br><br><img style="FILTER: ; WIDTH: 450px; HEIGHT: 240px" height="240" src="http://pds11.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87f8c0698.jpg" width="450" photoindex="3"><br><br>동네 사람들 말에 따르면 저 상태로 무려 한달동안 손님이&nbsp;없었다고..<br>그렇다면 그간 재료비는 어떻게 한 걸까? 가게세, 전기세, 수도세는?!<br>슬슬 걱정이 될&nbsp;무렵&nbsp;가까스로 손님이 하나 오는데...<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1.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8f5b104b7.jpg"></div><span style="COLOR: #993399">당신은 저의 첫손님이시니 (앞으로도 평생) 커피는 무료입니다.<br>조곤조곤 설명하는 사치에 사장.<br></span><br>웃기지마!!! 개시손님한테 돈을 안 받아?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br>네가 지금 이벤트할 때냐? 그건 사치야, 이런.. 사치에!!!<br><br>게다가 손님들이 커피를 마신 후&nbsp;내놓고 가는 돈은..<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0.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9173ae40a.jpg"><br><br>뭐지.. 저 자그마한 동전 세 개는..? 혹시.. 300원???<br>핀란드 동전은 비싸? 하나에 막 몇천원씩 해?<br>아무리 그래도 저 동전&nbsp;하나씩 둘씩 모아 과연&nbsp;이 가게는 괜찮은 거냐!!!<br><br>한편, 이때쯤 등장하여 큰 웃음을 선사하는&nbsp;인물이 있었으니,<br>바로 마사코씨!<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5.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96e9a11b6.jpg"></div><span style="COLOR: #993399">제 짐을 찾았는지 문의드립니다만.<br>정중하게 공항에 전화하는 마사코씨.</span></div><br>하지만&nbsp;정중한 마사코씨도 곧 내게 색다른 걱정을 끼치기 시작.<br>핀란드에서 짐을 몽땅 잃어버리고 며칠째 같은 옷만 입던 마사코씨는 옷을 사겠노라 결심한다.<br>뭐, 그것까진 좋은데.. 근데..<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1.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9ba8a9c92.jpg"></div><br>대체 몇벌이나 더 사야 직성이 풀리겠냐! 마사코!!!<br>짐 찾는대로 금방 돌아간다면서 왜 옷을 자꾸 사! 선글라스에 시가가 다 뭐야!!!<br>이런.. 방탕한 일본인들..<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5.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9e4208641.jpg"></div><span style="COLOR: #993399">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마사코씨.</span><br>(저 손에 반지들을 보아하면 정말 부자인지도 모르고..)<br><br>영화 카모메 식당은 이런저런 아픔과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br>먹고 마시고 일하고 대화하면서, 전보다 나은 상태가 된다는 내용이다.<br>아마 관객들도 영화를 보고 난 후에&nbsp;전보다 나은 상태가 될 것이다.<br><br>물론 정색하고 말해보자면,<br>(아마도 핀란드 동네 주민들인 것 같아 보이는) 비전문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와<br>양식화된 일본 코미디 식&nbsp;건조함이 더해져<br>이들의 아픔이나 사연은&nbsp;전-부 거짓말 같아 보인다.<br><br>주연급의 일본 배우 삼인방은 현지인들보다야 당연히 연기도 좋고 궁합도 좋지만<br>역시 정색하고 말해보자면, 너무&nbsp;쥐어짠 캐릭터들이긴 하다.<br>예를 들어 주인공 사치에로 말할 것 같으면,<br>이건 뭐 거의 이상향에 가까운, 꿈만 같은 캐릭터다.<br>요리를 잘 하는(또는 잘한다고 스스로 믿는) 사람들에게서&nbsp;흔히 발견되는,&nbsp;고집의 소유자이면서도<br>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nbsp;바람둥이적 성품 때문에&nbsp;집착은 전혀 없다.<br>또&nbsp;누구에게나 친절하고&nbsp;따뜻한&nbsp;사람인 동시에 혼자인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질퍽거리지도 않는!<br><br>그러니까 결국 이 영화의 장점은,<br>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걸 관객들이 다&nbsp;알기 때문에 오히려 빚어지게 되는&nbsp;행복한 기운에서 나온다.<br>영화를 보다보면,<br>한무리의 일본 사람들이 영화 찍는다는 핑계로 핀란드에 우르르 몰려가서,<br>동네 사람들 불러놓고 낯선 일본 음식 먹이고 대사 연습 시키고 했을 풍경이 먼저 그려지고,<br>그게 꽤 재미있었을 것 같고,<br>나도 그들과 함께 있고 싶다는&nbsp;느낌이 드는 것이다.<br><br>그리고 아마 많은 수의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식으로든 영화와 함께 하는 리추얼을 했을 것 같다.<br>주먹밥을 먹는다거나, 돈까스를 먹는다거나, 커피를 마신다거나, 캡처를 받는다거나.<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5.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a72101c7c.jpg"></div><span style="COLOR: #993399">계피롤<br></span><br></div><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0.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a99928b62.jpg"></div><span style="COLOR: #993399">닭튀김</span><br>(하루에 겨우 저 닭 한번 튀기면서 기름을 저렇게 써도 되는 거냐!!!)<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2.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a72a4b9a8.jpg"></div><span style="COLOR: #993399">돈까스</span><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5.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a9acb8076.jpg"></div><span style="COLOR: #993399">소고기 구이</span><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1.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a73c73acd.jpg"></div><span style="COLOR: #993399">연어 구이</span><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3.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a7419b7fa.jpg"></div><span style="COLOR: #993399"><span style="COLOR: #000000">(그리고 일본인의 소울 푸드라는, 그러나 개인적으론 가장 안 땡겼던)</span> 주먹밥<br><br><div style="PADDING-RIGHT: 3px; PADDING-LEFT: 3px; PADDING-BOTTOM: 3px; MARGIN: 0px; PADDING-TOP: 3px"><img id="modal_image" title="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style="CURSOR: pointer" src="http://pds11.egloos.com/pmf/200905/03/42/e0031342_49fda8900ed7e.jpg"></div>드디어 돈 좀 버는 기러기 식당의 사치에 사장. </span><span style="COLOR: #000000">(나도 이제 두발뻗고..)</span></div><br/><br/>tag : <a href="/tag/카모메식당" rel="tag">카모메식당</a>			 ]]> 
		</description>
		<category>영화 창고</category>
		<category>카모메식당</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38973#comments</comments>
		<pubDate>Sun, 03 May 2009 14:38:24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박쥐 ]]> </title>
		<link>http://pinkmaker.egloos.com/2336909</link>
		<guid>http://pinkmaker.egloos.com/2336909</guid>
		<description>
			<![CDATA[ 
  <p>1.<br>어제 톰슨과 보드웰의 세계영화사 1권을 다시 읽었다.<br>"난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nbsp;책이니 제발 읽지 말아줘!" 라고 외치는 듯한 표지디자인에도 불구하고,<br>사실 이 책은 읽다보면&nbsp;꽤 재미있고 집필태도 면에서는&nbsp;살짝 진보적이기까지 하다.<br>1920년대의 프랑스 인상주의, 독일 표현주의, 소비에트 몽타쥬에 대한 부분을 읽었는데,<br>어떤 강렬한 정신에서 시작된 운동들이 세속적인 취향이나 유행으로 급속히 변해버려<br>더 이상 원래의 정신을 담아내지 못하게 되는,&nbsp;짧고 애잔한&nbsp;역사를 보여주고 있었다.<br>물론 이들이 애를 쓰며 만들어낸 온갖 기법은 현재까지도&nbsp;유효한 영화 어휘로 남아있지만 말이다.<br><br>그리고 오늘 박쥐를 보았다.<br>인상주의 기법, 표현주의 기법, (기법이라기 보다는 커다란 취지에서) 소비에트 몽타쥬 감성,<br>히치콕이 좋아했을 법한 살인 장면, 김기영이 좋아했을 법한 집 안 풍경,<br>에... 또, 내가 몰라서 집어내지 못하는 수많은 영화적 유산들이<br>현대식, 한국식, 박찬욱식&nbsp;배경 위에 쫀득쫀득하게 달라붙어 있었다.<br><br>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는&nbsp;현역&nbsp;감독들은<br>죄다 듬직한 아버지들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의&nbsp;역할을 정말 열심히들 수행하고 있다.<br>가끔은 사명감이 지나쳐 결과적으로 안 하느니만 못한, <a href="http://www.film2.co.kr/feature/feature_final.asp?mkey=169611">뒷방 영감 같은 소리</a>를 할 때도 있지만<br>어차피 새로운 세대의 경험과 감성을 이해하는 것은 이들에게 기대되는&nbsp;역할은 아니니까 뭐.<br><br>내 생각에, 이들이 20년째 해오고 있는 주된 역할은 한국 영화의 시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br>헐리우드 영화 속 전화번호들의 앞자리가 모두 555국인 것과 같은 그런 시공간.<br><br>영화가 발명된 시기부터 현재까지 차곡차곡 자기네들만의 영화역사를 만들고 가꿔올 수 있었던<br>몇몇 나라들(프랑스, 미국, 일본...)과 같은 행운이 우리나라엔 없었기에,<br>우리에게 영화란 수입될 수 밖에 없는 것, 새로 이식하고 접목시켜야&nbsp;하는 것이다.<br>그래서 헐리우드 영화 속에선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 많은 일들이<br>한국 영화 속에서 일어나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우리 스스로도&nbsp;믿지 못할&nbsp;민망함이&nbsp;되곤 했던 것이다.<br><br>하지만&nbsp;지난 20년간&nbsp;한국의 감독들이<br>(마치 서태지가 음악계에 해놓은 업적처럼)<br>제각각 수입상, 표절자, 믹스 앤 매치의 달인, 발견자, 창조자가 되어&nbsp;바쁘게 뛰어다닌 덕분으로,<br>이제 우리는 더 이상의 민망함과 어색함 없이, 당연하다는 듯,<br>한국 코미디, 한국 액션, 한국 공포, 한국 SF,&nbsp;한국 블록버스터, 한국 퀴어, 한국 예술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다.<br><br>박찬욱. 이라고 하면,<br>(워낙 거장이신지라) 남의 돈으로 지 하고 싶은 것&nbsp;실컷 하는 한국 영화계의 몇 안 되는 자유인 같지만<br>사실 박쥐에서도 그는 여전히 주어진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br>송강호의 첫 대사는 "당근이죠." 이고,<br>그 말을 듣는 순간&nbsp;관객들은 "그래,&nbsp;난 지금 한국 뱀파이어 영화를 보고 있는 거지"&nbsp;안도하며 슬쩍 웃을 수 있다.<br><br>2.<br>영화를 보러 가기 전 고래와의 농담 한자락.<br><br>박쥐에 송강호 성기 나온대.<br>걍&nbsp;홍보하느라 호들갑 떠는 거 아냐?<br>근데 홍보면..&nbsp;숨겨야&nbsp;하는 거 아닐까?<br>어쩌면&nbsp;홍보가 아니라 경고인 게야..&nbsp;노약자나 임산부는 보지 마세요. 같은..<br><br>저건 정말 그냥 농담일뿐, 사실 박쥐에서 송강호의 외모는&nbsp;꽤 멋있다.<br>무려 우수에 젖은 눈빛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아무튼.<br><br>올드 보이 이후로 박쥐에 이르기까지<br>박찬욱 영화의 인물들에게 공감이라는 걸 하기는 쉽지 않다.<br>공감하지 못하게 하려고 갖은 애를 쓰기 때문이다.<br>15년 동안 감금된 채 군만두만 먹은 남자나 13년간 오직 복수만 생각하고 살아온 여자,<br>자신이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는&nbsp;여자와&nbsp;욕망에 들끓어 사람을 죽여대는&nbsp;신부에게 <br>민간인인 우리가 어떻게&nbsp;감정이입을 할 수 있겠는가?<br>그래도 혹시나 누군가 시도라도 할까봐 감독은<br>군만두 남자에겐 오버연기를, 복수녀에겐&nbsp;정지화면 같은&nbsp;표정 위에 너나 잘하세요 같은 대사를,<br>사이보그에겐 틀니를 끼운 채&nbsp;자판기와 대화를, 신부에겐 희귀병을 앓는 뱀파이어가 되도록&nbsp;시킨다.<br>결국 감독이 관객에게 바라는 건&nbsp;그냥 보기만 하라는 것이다.<br>백주대낮에 생경하게 드러난 이 낯선 인물, 이 낯선 분위기, 이 낯선 취향을 구경해달라는 것이다.<br>그리고 이 드러내는 정도, 그러니까 노출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진다.<br><br>그렇기에 킬빌을 보고나면 타란티노의 홀딱 벗은 머리 속을 본 것 같아 심란해지는 것처럼,<br>박쥐를 보기 전에&nbsp;정작 경고를 해야할 대상은 송강호의 성기가 아니라 박찬욱의 나체다.<br>이런 노출은 팬도 있고 영향력도 큰 박찬욱이라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br>내가 잘&nbsp;알고 호감(적어도 흥미)을 가진 인물의 노출은 유혹이나 폭로가 될 수 있지만<br>잘 모르는 사람이 내 앞에서 훌렁훌렁 벗어제끼면 대체로 그건 민폐거나 폭력이기 때문이다.<br><br>게다가 타란티노 등에 의해서 이러한 노출은 현대 영화계의&nbsp;중요한 대세가 되었고,<br>박찬욱은 이 대세의 룰도 충실히 지키고 있다.<br>그가 홀딱 벗고 우리에게 보여주는 건 가치관이나 주장이 아니라 오직 취향이다.<br>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br>미쿡사람 타란티노에겐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사명감이 없는 반면&nbsp;박찬욱에겐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br>이것이 박찬욱의 영화를&nbsp;타란티노나 워쇼스키 형제와 다르게 만드는 점이 아닌가 싶다.<br><br>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영화로 등장하는 또 다른 시간이 오면<br>해방감을 느낀 박찬욱이 변할 수도 있겠지만,<br>일단 그때까지는 1번이면서도 동시에 2번인 점이 박찬욱 영화의&nbsp;큰 흥미 포인트가&nbsp;아닐까 싶다.<br>충직한 아버지인 동시에 노출증 환자.</p><br/><br/>tag : <a href="/tag/박쥐" rel="tag">박쥐</a>,&nbsp;<a href="/tag/박찬욱" rel="tag">박찬욱</a>			 ]]> 
		</description>
		<category>영화 창고</category>
		<category>박쥐</category>
		<category>박찬욱</category>

		<comments>http://pinkmaker.egloos.com/2336909#comments</comments>
		<pubDate>Thu, 30 Apr 2009 19:40:50 GMT</pubDate>
		<dc:creator>원</dc:creator>
	</item>
</channel>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