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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 trip to wonderland</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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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나, 다시는 여우가 되지 않으리. 이제 기다리는 건 싫어.</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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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7 Nov 2009 16:48:2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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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 trip to wonderland</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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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모두 다 네 탓이야.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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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새벽 한 시가 넘었다. 눈물이&nbsp;맺혀 똑똑&nbsp;떨어질 것 같은 밤이다.<br><br>&nbsp;이건 전부 냉장고에 들어있는 치즈 케이크 때문이다. 밤 열한 시부터 냉장고 문을 열고 치즈 케이크를 꺼내고, 포크를 들었다 놨다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냉장고 문을 몇 번이나 여닫았는지 모르겠다. 옆에 놓여있는 귤을 바라보며 이건 괜찮을 거야, 라고 패배자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참, 나 루저 맞지.&nbsp;이게 아니라, 이건 다 치즈 케이크 때문이다.<br><br>&nbsp;울적한 기분에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고 있는 것도, 언젠가부터 듣지 않게되었던 음반을 듣고 있는 것도, 괜히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다 치즈 케이크 때문이다.<br><br>&nbsp;그래, 치즈 케이크 때문이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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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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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7 Nov 2009 16:48:2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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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도도도도. 두두두두. 쿵쿵쿵쿵.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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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얼마 전까지&nbsp;살던 집의 윗층에는 한 남자가 살았었다. 삼 년이란 시간을 살면서 얼굴 한 번 마주친적 없는 그를, 나와 동생은 록커라 불렀었다. 그의 공연에는 시도 때도 없었다.&nbsp;어느 날 아침에&nbsp;그는 X-JAPAN이었고, 또 어느 날 저녁에&nbsp;그는 T-REX였다. 그가 정말로 기타를 부수는지, 헤드뱅잉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나와 동생은 그의 공연을 단지 귀로만 감상할 뿐이었다.&nbsp;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nbsp;그것은 그가&nbsp;지독한 음치였다는 것이다.<br>&nbsp;<br>&nbsp;하지만, 이 록커라는 귀여운 호칭이 미친놈으로 바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br>&nbsp;어느 하루 그는 록의 신에게 계시라도 받은 마냥 새벽 내내 윗층에서 요란하게 '에엔↗드을레스→레에이↗이↗인↗'이라던가, '쉬즈고온↗고온↗고온↗곤↗곤↗' 하는 찢어지는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목소리가 갈라지는 것을 각도기로 잴 수 있었다면, 그 갈라진 각은&nbsp;180도가 가까웠으리라. 게다가 쿵쿵 거리는 우퍼 소리는 옵션으로 딸려왔다.&nbsp;나와 동생은 그가&nbsp;노래하는 '러브 앤드 피스'를 들으며 조용히 분노했다. 사랑도 평화도 그 밤이 마지막이었다.<br><br>&nbsp;어디서 보았더라, 광기는 전염되는 거란다.<br>&nbsp;그 날 이후 노래 소리가 들리면, 나는 곰 인형이 끝자락에 달려있는 막대기로 천장을 사정없이 두들겨주었다. 쿵땅땅쿵땅, 우퍼&nbsp;소리에 맞춰서 신나게 두들겨줬다.&nbsp;윗층으로 뛰어올라가서 현관문도 사정없이 두들겨주었다. 그 자리에선 우퍼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쿵땅땅쿵땅 했다. 그러면 잠깐 노래소리가 잠잠해졌다가, 잠시 후 그는 사랑과 평화를 재창했다. 끝내 나는 경비도 불러보고, 윗층에 올라가서 30분 동안 벨을 눌러보았지만, 그는 나를 사생 팬 정도로 생각했는지,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하루에 몇 번씩 신고를 받고 그 집에 방문했던 경비 아저씨도 혀를 둘렀다. 집 안에서 아무런 반응을 안 한단다. 마지막의 마지막 수단으로 나는 이제 좀 그만하자는 장문의 호소문을 써서 그 집 현관문에 붙여두었지만, 그의 노래는 계속되었다.<br><br>&nbsp;모든 것을 포기한 어느 날 새벽이었다.<br>&nbsp;그의 갈라지는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눈을 감고 있었는데, 동생이 내 방에 들어왔다. 과제 해야하는데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단다. 자신은 그래서 윗층 인간과 담판을 지어야겠다고, 나보고&nbsp;같이 가자고 했다.&nbsp;그래서 나는 그간 내가 해왔던 행동들을 전쟁에서 패하고 돌아온 장군처럼 비통하게 고했다. 그에게는 그 어떤 전략도 전술도 증원도 소용 없었노라고. 상대가 너무 안 좋다고. 나의 패배를 그렇게 알린 후,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동생이 현관문을 열고&nbsp;출전하는 소리가 들렸다.<br><br>&nbsp;그 날 이후, 록을 사랑하던 청년은 언제 그랬었냐는듯 조용해졌다. 드라마틱한 반전이었다. 나는 그 날 밤 동생이 윗층에 올라가서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지만, 한참 시험 기간이어 예민한&nbsp;동생님을 귀찮게 할 수 없어서 꾹 참았다. 그리고 동생이 자랑스러운 올 A 성적표와&nbsp;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그 날, 나는 조심스레 동생에게 물어보았다. 동생은 대수롭지 않은듯 내게 말을해줬다. 납득가는 결과였다. 누구나 목숨은 소중한 법이니까.<br><br>&nbsp;동생은 네이버에서 '층간 소음'과 '살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온 뉴스를 모두 프린트해서 윗층 현관에 뿌려주고 왔다고 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내 동생으로 태어나줘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br><br>&nbsp;이곳으로 이사 온지 일 주일이 지났다. 내 전생에 신을 도대체 얼마나 거슬렸기에 이런 시련을 주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층간 소음으로 고생이다. 이번에는 하나가 아니라 셋이다. 매일 저녁이면 셋이 도도도도, 두두두두, 쿵쿵쿵쿵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사 오자마자 얼굴을 보며 짜증을 낼 수는 없어서, 소심하게 경비실에 전화를 했다. 그 집은 소용이 없단다. 몇 번째 주민 신고인지도 잘 모르겠단다. 작은 애가 두 살, 큰 애가 네 살이어서 말도 통하지가 않는단다. 그럼 쿵쿵쿵쿵은 뭐냐고 물었다. 조금만 참아달란다.<br><br>&nbsp;앙앙, 동생이 보고 싶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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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omments>http://nooong.egloos.com/1944586#comments</comments>
		<pubDate>Mon, 16 Nov 2009 07:39:02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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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그래도 저는 여전히 고기를 좋아해요.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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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그렇게 재밌게 웃고 떠들고 들어왔는데, 집에 오니까 갑자기 열이 난다.<br>&nbsp;바람을 너무 많이 맞아서 그럴거야, 아침부터 너무 많이 걸어다녀서 몸이 피곤했을 거야, 라고 핑계를 대어보아도,&nbsp;사실 나는 이 열의 원인을 알고 있다.&nbsp;다른 사람들에겐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nbsp;아무렇지도 않게&nbsp;거짓말을 하면서, 왜 내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지, 왜 난 또 열이 오르는 건지.<br><br>&nbsp;예전부터 줄곧 이래왔다. 어슴푸레 옛 기억이 떠오르면 그 날은 몸에서 열이 나곤했다. 이제&nbsp;조금 괜찮다고, 이제는 떨지 않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해도, 아무렇지도 않다고,&nbsp;이제 그냥 옛날 일일 뿐이라고 말해도, 내 몸이 먼저 말을&nbsp;한다. 마지막의 마지막에 내가 들었던 말을 그대로 뱉어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럴 때면&nbsp;언제나 내 몸이 먼저 말을&nbsp;한다.<br>&nbsp;'그만,&nbsp;그만, 이제 그만.'<br><br>&nbsp;이렇게 열이나는 날이면 나는 과거의 나와 만난다. 그럴 떄면 잠시 현실의 나를 잊게 된다.<br><br>&nbsp;처음으로 닮고 싶다고 느꼈던 사람이 있었다.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 당시의 어린 나에게 그는 100%의 사람이었다. 내가 살고 싶다고 생각하던 삶에 그가 살고 있었다.<br>&nbsp;그의 말투는 늘 차분하여, 어린 시절을&nbsp;갓 벗어나 충동과 이성이 충돌할 무렵의 나를 차분히 달래주었다. 그의 행동은 사람의 눈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어, 어느 자리에 서도 그는 빛이 나는듯 보였다. 한참 어린 나에게도 무언가 배울 것이 있다고 느끼면, 가르침을 청할 정도로 인품이 좋은 사람이었다. 그 모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달에 매료되어 물로 들어간 어느 시인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그에 흠뻑 젖어있었다. 한 발자국만 더 들어가면 나 자신을 잃을 정도로 깊이.<br><br>&nbsp;처음으로 신뢰 받는다는 기쁨을 알았다. 처음으로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있는 편안함을 알았다. 처음으로 내일이 오는 설램을 알았다. 그때는 그랬다. 모든 것이 처음 투성이었다. 그래서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nbsp;신데렐라 행복이었다. 감성의 불안이라는 폭탄을 안고서 잠시 누린 불안한 행복이었다. 부모님도 포기했던 내 사춘기 감성을, 불안한 감성을 타인에 불구했을 그가 받아들이길 바랐다는 점에서 나는, 한참 어린 아이였다. 그렇게 어린 나였음에도 실은 알고 있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관심을 느낀, 그래서 두려워진 아가들처럼 생때를 부리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를 한 번만 더 봐달라고, 내게 조금 더 관심을 달라고,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렇게 무너진다고, 나는 이렇게 힘들다고.<br>&nbsp;그리고&nbsp;시간이&nbsp;넘어&nbsp;나는 동화에서 미리 약속했던&nbsp;것처럼 구두를 잃었다.<br><br>&nbsp;예전부터 나는 고기를 좋아했다. 이것은 그와 나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몇 가지 되지 않는 공통점 중 하나였다. 얼마되지 않는 공통점에 한 가지를 더 더했던 그 날, 그는 언제 고기 한 번 먹으러가자 했다. 그 언제가 되면 술 한 잔도 함께 하자고&nbsp;했었다. 술에는 역시 고기, 고기에는 역시 술이라며. 그때 나는 아직 미성년자였기에, 그 언제는 정말 까마득히 멀어만 보였다. 그랬었는데, 그 언제는 생각보다 너무도 일찍 찾아왔다. 그것도 모른 채 나는 좋아했었다.<br><br>&nbsp;약속했던 술 한 잔은 없었지만, 고기를 먹고 나온 거리에서 그는 내게 말했다.<br>&nbsp;"성공하면 연락해라.", 라고. 내게 너무도 잔인한 말이었다. 어려울 것 없는 말이지만, 그 말을 이해하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끝내 그 말을 이해했을 때,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 아래로 흔들리는 그의 등이 돌연 흐릿해졌다. 혹여 돌아보지 않을까 다시 보고, 금새 다시 흐릿해지고.<br><br>&nbsp;그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유난히도 흐렸다. 그래서 그랬었다.&nbsp;두 시간이면 걸어갈 수 있을 길을 네 시간을 더 걸어야만 했다. 그래, 그랬었다.<br><br>&nbsp;구두를 잃은 나를 그는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다. 처음&nbsp;갔던 왕궁, 처음 만난 왕자님, 처음 추었던 춤을 모두 가슴에 안은 채 돌아서야만 했던 신데렐라, 그랬던 신데렐라가 며칠 간 느꼈을 공허함보다 더 큰 공허함을 알게되었다. 현실은 동화와는 달랐다.<br><br>&nbsp;모두 몇 년이나 지난 일이다.&nbsp;오늘 밤만&nbsp;조금 고생하면, 나는 또 아무렇지도 않은듯 내일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웃고 떠들 수 있을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를 불러내여 고기에 술이나 한 잔 걸치자고 할 수 있을 것이다.<br><br>&nbsp;그래, 내일은 고기다.<br><br><br>&nbsp;저는 여전히 고기를 좋아합니다. 여전히 고기 좋아하시겠죠.</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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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omments>http://nooong.egloos.com/1896603#comments</comments>
		<pubDate>Wed, 11 Nov 2009 18:33:16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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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요즘.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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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lt;1&gt;<br>&nbsp;이사했다.<br>&nbsp;낯선 공간에서 맞이하는 첫째 날은 정말 잠이 안와.<br><br>&lt;1-1&gt;<br>&nbsp;그리고 배고프다.<br><br>&lt;1-2&gt;<br>&nbsp;그리고 주변에 밥 먹을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옵나이까.<br><br>&lt;2&gt;<br>&nbsp;하루종일 패배자라는 문자를 세 통이나 받아서, 무슨 일인가 했는데 집에 와서 그 이유를 알았다. 아, 1cm….<br>&nbsp;그냥 거짓말해둘 걸&nbsp;그랬나.<br><br>&lt;3&gt;<br>&nbsp;10년도 전에 구입한 '새' 오디오 세트를 선물 받았다. 그래도 나는 행복.<br><br>&lt;4&gt;<br>&nbsp;프랑스어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강남과 종로 사이에서 고민 중. 이번 일만 끝나면 꼭 배워야지. 그리고 꼭 프랑스에 다녀와야지.<br><br>&lt;5&gt;<br>&nbsp;요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다가 심심하면 하는 질문이 있다.<br>&nbsp;"혹시 프랑스 사람들이 뭐 먹고 사는지 아세요?"<br>&nbsp;프랑스 음식은 그렇게도 유명한데, 두 종류 이상의 음식 이름을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프랑스 사람들이 도대체 뭘 먹고 사는지 궁금해서, 나는 꼭 프랑스에 갈거다. 가서 두 달 정도 머물다가 올거다.<br><br>&lt;5-1&gt;<br>&nbsp;사실 답은 대충 알고 있다.<br>&nbsp;내가 예상하는 답은, 중식과 일식이다…. 싸다는 이유로 다들 그렇게 먹겠지.<br><br>&lt;#&gt;<br>&nbsp;요즘 글들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오랜만에 짧게 짧게 써봤다. 사실 각 번호당 글 하나씩 진득하게 쓰고 싶었는데….</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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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omments>http://nooong.egloos.com/1886301#comments</comments>
		<pubDate>Tue, 10 Nov 2009 16:51:16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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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어.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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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지난 번 가족 모임에 참가한 직후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어 차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자연스럽게 정리되면서 정말로 큰 걱정이 생겼다. 나는 지난 날 가족과의 유대를 쌓지 못했던 내 자신을 원망하고 있었는데, 또 그것이 아니었다. 내 몸에는 그들과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 그것으로 가족들과 같은 운명을 살아야한다는 것을, 나는 지금까지 모른 채 살고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음을, 나는 왜 모르고 있었는지.<br><br>&nbsp;나는 주변으로부터 '겉 늙어보인다.', '애늙은이 같다.'&nbsp;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처음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불려진 스물한 살의 그 날 이후로, 줄곧&nbsp;그래왔다. 스물 초반의 나이에도, 조용히 있으면 스물 중반으로 오해를 받았고, 입을&nbsp;열기 시작하면&nbsp;내가 스물 초반으로 머물던 시간은 어느덧 십 년을 초월하여 나를 서른 무렵으로 데려다주는 것이었다. 아아, 그때는 참 돈에 심취해있던 시기였다. 입만 열면, 돈 이야기 뿐이었다. 아줌마, 아저씨들 사이에 껴서 솔로몬부터 이화공영, 반지하부터 빌라까지 돈에 관련된 모든 화제에 끼어들어 토끼귀가 되었던 때다. 길을 가다 고등학생 세 명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90만 원이 지나가고 있어!', 라고 말하던 때이기도 하고.<br><br>&nbsp;그때부터 나는 내내 내 자신이 나이가 더 들어보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기에, 초면의 영업 상대에게 나이를 살짝 부풀려 말하는 것에&nbsp;큰 부담이 없었다. 2006년에도 내 나이는 스물여덟 살이었고, 2007년에도 내 나이는 스물여덟 살이었으며, 2008년에도 내 나이는 스물여덟 살이었다. 나이를 속이는 행위의 모티브가 된 한 선생님이 속여불렀었다는&nbsp;자신의 나이였다. 그녀는 몇 년간 스물여덟 살로 머무르다가, 정말 스물여덟 살이되었던 해를 잊지 못한다고 내게 말했었다. 그런 그녀와&nbsp;내 사이에는&nbsp;커다란 차이점이 있다.&nbsp;그녀가 처음 나이를 속였을 때는&nbsp;모두 그 숫자를&nbsp;의심했다고&nbsp;했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그 누구도 의심 없이 스물여덟의 숫자로 나를 받아들여주었다. 나는 처음부터 훌륭한 스물여덟이었다.<br><br>&nbsp;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철부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nbsp;표리 전부&nbsp;내 나이와는 어울리지 못하는 철부지라고 말이다. 겉은 스물여덟, 속은 십대 사춘기 소년. 하지만, 지난 가족 모임 후, 나는 지금까지의 내 생각을 고쳐먹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너무도 가까운 곳에, 내가 겪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번뇌를 겪었을 법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날은 정신이 없어서 차마 인식하지 못했는데, 그는 나와 동갑이었다.&nbsp;그럼에도 그는 어엿한 삼십 대였다. 옆에 있으면 내가 젋어진 기분이 들었다.&nbsp;넓어진 이마와, 포인트마다 살짝 붙어있는 살은 유부남의 그것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 였다. 나는&nbsp;내가 스물여덟이라고 말하며 부연 설명을 해야했는데,&nbsp;얘는&nbsp;아무 말도 안 해도&nbsp;어느 누구도 훌륭한 삼십 대임을 부인하지 않을 것임에.&nbsp;이미 조카들의 행동에서&nbsp;나와 그의 차이점이 나타났음에.<br><br>&nbsp;아, 그랬었다. 나와 같은 항렬의 남자는 전부 그랬던 거다. 그 아이를 보고 있으니,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보았던 친척 형들이 모습이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떠올랐다. 아마, 내가 여섯 살 무렵이고, 형들이 스물다섯 무렵이었을 거다. 그때도 이미 형들의 이마는 번쩍번쩍였다. 그때도 이미 형들의 몸은 총각의 몸매와는 거리가 조금…, 아니 많이 있었다. 생각을 조금 더 해보니, 외가도 친가도 남자는 전멸이었다. 모두 대머리였고, 모두 도라에몽이었다.<br><br>&nbsp;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내 몸에 흐르고 있는 이 피가, 이 피에 잠들고 있을 유전자가 돌연 무서워졌다. 아아, 어쩌면 나는 지금 마지막 희생자로서 유서를 남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피에 대항하는 마지막 전사로서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방심하는 순간, 이 피는 분명 나를 어엿한 아저씨로 만들어줄 것이다. 애늙은이 수준이 아닌, 겉 늙었다 수준이 아닌, 정말 아저씨의 세계로 반갑지 않은 초대를 해줄 것이다. 그래서 너무도 두렵다.<br><br>&nbsp;앞으로 관리… 잘 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나도 도라에몽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내일부터 다이어트다. 내일부터 철저 관리다.</p><br/><br/>tag : <a href="/tag/운동할래요" rel="tag">운동할래요</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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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ategory>운동할래요</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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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9 Nov 2009 18:28:36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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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나는 말대가리가 되고 싶었어.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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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차렷! 경례!"<br>&nbsp;"…."<br><br>&nbsp;초등학교를 다닐 때, 나는 보이 스카우트의 일원이었다. "차렷! 경례!" 다음에 어떤 구호를 외쳤었는지, 간이 텐트를 설치할 때 어떻게 하는지, 매듭을 묶을 때는 어떻게 묶어야 풀리지 않는지 같은 것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단 한가지 확실하게 기억나는 것이 있다. '말대가리'가 그것이다.<br><br>&nbsp;말대가리는 내가 5학년이었을 때, 6학년 선배였다. 대장이었나, 부장이었나, 하는 나름의 직책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와 이름도 채 기억나지 않는 친구 하나는 그를 '말대가리'라고 부르곤 했었는데, 그 이유는 그의 얼굴이 상당히 길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말상이었다. 보통 키아누 리브스를&nbsp;전형적인 말상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와는&nbsp;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br><br>&nbsp;보이스카웃의 구호 조차 기억의 편린에서 찾을 수 없는 내가 '말대가리'를&nbsp;기억나는 것은 그의 얼굴이 길어서가 아니다. 어쨌든 그는 선배였고, 그&nbsp;또래의 아이로서는 좀처럼&nbsp;가질 수 없는 무한한 포용력과 이해력을 갖고 있었다. 무려 한 살이나 어린 나와 친구(심지어 이 녀석도 말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가 '말대가리, 말대가리', 하며 쫓아다닐 때도 한 대 때려줄 법함 직에도&nbsp;그는 그냥, 그냥 웃어주었다.<br><br>&nbsp;일 년이 지나고, 나와 내 친구가 6학년이 되었을 때, 하굣길에서 우연히 '말대가리'를 만났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길었지만,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내 친구는 그에게 '여어, 말대가리.', 했다. 그리고 그가 어떻게 했었더라….&nbsp;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니, 그는 그때도 그냥 웃었던 것 같다. 언제나 웃어주던 그가 그때 화를 내었더라면, 내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리라. 이질적인 것은 대게 기억에 남는&nbsp;법이니까.<br><br>&nbsp;그가 머물렀던&nbsp;자리에&nbsp;6학년이 된&nbsp;내가&nbsp;머물고,&nbsp;그와 같이 교복을 입게&nbsp;되었을 때도&nbsp;나는 결코 '말대가리'가 될 수 없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말대가리'와 나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었다. 나는 그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후배들에게 웃어줄 수도 없었고, 실수나 잘못을 포용할 수도 없었다.&nbsp;내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내 기억 안에 살고 있는 '12살의 말대가리'는, '15살의 나'보다 더욱 성숙한&nbsp;존재인 것처럼&nbsp;느껴졌다.<br><br>&nbsp;지금까지 살면서 나는&nbsp;수 많은 '말대가리'를 만나왔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즈음에 만났었던 사촌 누나, 나를 가르쳤었던 과외 선생님, 내게 지우고 싶은, 그러면서도 지울 수 없는 모순을 주고간 사람들, 처음&nbsp;피씨통신을&nbsp;접했을 때 만났던 형·누나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내 기억 속에 머무르고 있는 그들보다 내 나이가 더 많아졌지만, 나는 여전히 그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 시간이 왜곡되어 지금의 내가, 그 당시 나와 만났던 그들을 만나게 되어도, 나는, 그들에게 그 어떤 것도 해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고, 고등학교에 들어갔어도 '말대가리'가 될 수 없었듯이.<br><br>&nbsp;도대체 언제가 되어야 나, '말대가리'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러야 다른 이들이 머물렀던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을까.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말대가리'로 기억하고 있을까.<br><br>&nbsp;나는 아직도 이리도 어리다. 꽤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 어리다. 그래서 한숨이 나온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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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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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07 Nov 2009 19:40:26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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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버섯이라고 해요.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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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요즘 일본인이랑 이야기 할 기회가 참 많았다. 일본어는 능력 시험 준비로 잠깐 공부했지, 회화 학원을 다니거나, 일본에 다녀온 것이 아니어서 한 마디도 못 할 줄 알았는데, 요즘들어 나, 일본어로 정말 잘도 떠들고, 잘 웃고 다녔다.<br><br>&nbsp;전혀 할 줄 못하던 일본어를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처음 만난 상대와의 대화 메커니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br>&nbsp;나는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말하기나, 쓰기가 아닌 듣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보통은 이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이리 생각한다. 외국어로 내가 하고 싶은 말하는 것은 정말 쉽다. 생각나는대로 그냥 말하면 되니까.&nbsp;그럼에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nbsp;이유는 내가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이다.&nbsp;나는 막 이야기하고 싶은데, 내가 잘 못 알아듣는 것을 알면, 상대가 대화를 포기하더라….<br><br>&nbsp;요즘들어 내가 깨닳은 메커니즘은 이렇다. 내가 계속 화제를 이끌며, 상대에게 나올 수 있는 말을 제한하면 되는 것이었다. 예를들면, 이런거다. '나 몇 살처럼 보여요?', 라고 물으면 상대는 나이를 숫자로 찍어보지, '멍청해 보여요.' 같은 말은 안 하는 것처럼.<br>&nbsp;앗. 이야기가 세었는데, 마구 이야기를, 그것도 맨날 똑같은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처음 만나서 40분 간은 정말 일본에서 살아온 것 마냥 일본어를 할 수 있게되었다. 물론, 그 이후로는 다섯 살 짜리 꼬마 아이로 변신이지만.<br><br>&nbsp;오늘은 만난지 벌써 며칠이나 지나, 메일 친구가 된 쿠도씨의 이야기.<br><br>&nbsp;쿠도씨와 만난 날의 나는 조금 심심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처음 내 소개를 하며, 이름을 말할 때, '이'또는 '리'라고 소개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삼다성씨 중 하나라던가, 대통령과 같은 성이라던가(…) 하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날은 머릿속에 뭔가 번뜩하는 게 있었다. 내 이름을 묻는 이 아가씨… 라고 하기엔 나이가 조금 있는, 그렇다고 아줌마… 라고 하기엔 나이가 부족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br><br>&nbsp;"名前はキノコでｓ。" (나마에와'키노코'데스.) 라고.<br>&nbsp;'キノコ(키노코)'는 일본어로 버섯이다. 그러니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 버섯이에요~'하는 정신 나간 사람이 눈 앞에 있는 거다. 거기에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그 버섯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br><br>&nbsp;그렇게 장난을 치다가, 한자로는 이렇게 쓴다면서 메모지에 적어주니, 내 앞의 명탐정은 단박에 납득해주었다.<br>&nbsp;한국의 '이'가가 모두 그렇듯 나도 오얏 나무 이(李)를 쓰는데, 키노코는 이 글자를 가지고 장난친 결과다. 평소 한자를 잘 안 쓰는 우리나라에는 이런 것이 잘 없지만, 이름에 한자를 자주쓰는 중국과 일본은 한자를 설명할 기회가 상당히 많다. 특히 이름을 주고 받을 때. 예를들어 구슬 주(珠)를 설명하려면, 같은 독음을 가진 한자가 많으니, 옥자변의 주자라고 설명해주곤 한다.&nbsp;그걸 듣고 휴대폰에 이름을 올바른 글자로 저장하고. 내 성은 이(李)니까, 목(木)에 자(子)가 된다. 일본어로 목(木)과 자(子)를 독음하면, き(키)와 こ(코)가 된다. 그래서 木の子(키노코), 즉 버섯이 되는 것이다. 동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조선시대 개그(한자 책에 비슷한 농담 따먹기가 있다고….)지만,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는 개그였는지, 쿠도씨는 한참을 웃어주었다.<br><br>&nbsp;그리고 내가 쿠도씨의 이름을 물었을 때, 나는 타오르는 개그 혼을 주체하지 못하고, 성만 듣고 내가 먼저 이름을 말해버렸다.<br>&nbsp;'쿠도 신이치.', 라고.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오타쿠 소리를 들었다.<br>&nbsp;요즘 코난을 너무 많이 본다 싶었다…. 그녀의 이름은 쿠도 신이치… 같은 것이 아니라 쿠도 나오코(工藤 直子)였다.</p><p><br>&nbsp;그 날, 배관공의 파트너와 명탐정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p><br/><br/>tag : <a href="/tag/먹지마세요" rel="tag">먹지마세요</a>,&nbsp;<a href="/tag/오타쿠는아닙니다" rel="tag">오타쿠는아닙니다</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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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ategory>먹지마세요</category>
		<category>오타쿠는아닙니다</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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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04 Nov 2009 14:22:12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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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하루 아침에 백수가 됐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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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최근에 낮에도 일, 저녁에도 일을 하느라 육체적으로 조금 지쳐있었다. 서 있어야하는 시간이 많아서 척추와 절친한 뼈들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비명소리를 질렀고, 매일 다리도 붓고, 결정적으로 충분한 수면량, 12시간을 충족하지 못 해서 오는 각종 이상 신호들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다리가 발발발 떨린다던지, 온 몸에 기운이 없다던지, 깜빡하고 밥을 안 먹으면 바로 혈당이 뚝뚝 떨어져 내려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던지….<br><br>&nbsp;①낮에 하는 일은 시간 당 6500원을 받고 비정기적인 일이다. 일정이 오면 그 일정 중 몇 가지를 내가 집어 확인 후, 체크해둔 날에 나가서 돈을 버는 방식이다. 보기에는 굉장히&nbsp;괜찮은 시스템에 괜찮은 벌이로 보이지만, 사실 그것도 아닌 아니다. 일단 스케줄의 시간이 뒤죽박죽이고, 그 또한 항상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낮 시간이 붕뜨기 일수였다.<br><br>&nbsp;②밤에 하는 일은 시간 당 8000원 + @를 받고 정기적인 일이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네 시간에서 다섯 시간&nbsp;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일 자체가 재밌는 편이고, 굉장히 편하다. 시급이 세기도 하고. 게다가 한가할 때도 많아서, 요 며칠은 나가서 누워 잠을 자다가 오거나, 한 시간 정도만 움직이다가 집에 오는 일이 잦았을 정도였다.&nbsp;외국인을 상대하는 일이어서,&nbsp;공부도 꽤 되고 말이다.<br><br>&nbsp;근육통이 시작된 것은 벌써 한참 오래 전 이야기지만, 요즘들어 갑자기 몸이 떨린다던지,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던지 하는 이상 현상이 잦아지면서, 요즘 나는 일을 하나 그만 두고자 했었다. 위의 조건을 보면, 분명 거의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nbsp;그래서 어제&nbsp;저녁, 다음 주부터는 스케줄을 보내주시지 않아도 좋다고, 메일을 보내두었다. 굳이 말하면 그만 둔 셈이다.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하던 일이었지만, 그다지 아쉽지는 않았다.<br><br>&nbsp;그리고 저녁 일에 나가서, 신나게 놀았다. 근래 들어 유례없이 한가한 날, 이었다. 맨날 삼각김밥이나 먹고 다녔는데, 근무 시간에 나가서 순대국 한 그릇 사먹으며, 맛있어를 연발했다. 아아, 이게 얼마만의 밥이던가, 하는 감탄사 역시 잊지 않았다. 그리고는 누워서 조금 잠도 잤고. 이렇게만 하고 집에 갔으면 굉장히 찜찜했을텐데, 집에 오기 직전에는 자신을 Gerek이라고 소개한 사람과 이야기를 조금 나누었다. 미국에서 왔다던 그는 자신이 오늘 구매한 해태 장식과 도깨비 문양이 그려져있는 명함첩을 보여주면서, 굿, 원더풀, 뷰리풀, 판타스틱을 외쳤고, 한국 역사 책을 보며, 내게 한국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주며도 그레이트,&nbsp;나이스를 외쳤다. 그가 쓰는 표현처럼 그는, 굿, 원더풀, 뷰리풀…아 이건 아니고, 판타스틱, 그레이트, 나이스 한 사람이었다.<br><br>&nbsp;헤어지기 전, 그는 내게 '스웨떼'라는 말을 가르쳐주었다. 스펠링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패인 어로 굿럭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인이지만 지금 칠레에 살고 있다고 했더랬다. 칠레에서 스패니쉬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나와 그는 서로 스웨떼! 를 교환하며 헤어졌는데,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nbsp;사장에게 전화가 왔다.<br><br>&nbsp;'요즘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라는 말에서 나는 다음에 올 말을 대충 알 수 있었다.&nbsp;일하다가 잠을 자려고 누울 때면 한 번쯤 생각했었던 말이었다.&nbsp;최근 너무 한가한데다가,&nbsp;내가 피곤해보이니까, 당분간 쉬라는 말이었다. 일이 좀 바빠지면 다시 부르겠다고….<br><br>&nbsp;요즘 돈 잘 벌린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정말 하루 아침에 백수가 됐다.&nbsp;자의가 반이었고, 타의가 반이었다. 그래도 그나마&nbsp;다행인 것은 뭔가 할부로 지른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 정도다. 뭔가 잔뜩 질러두었으면, 큰 일 날 뻔했다. 엉엉, 그래도 잘 다니던 일이 없어진다는 게 조금 낯설다. 그래서 잠을 자야겠다.<br><br>&nbsp;앞으로 친구들에게 스패인 어를 가르쳐준다며, '스웨떼'를 '잘려 버려라.' 라는 뜻으로 알려줘야겠다. 나만 당할 수는 없어.</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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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omments>http://nooong.egloos.com/1762393#comments</comments>
		<pubDate>Fri, 30 Oct 2009 23:56:54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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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날씨 맑음.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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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em>&nbsp;우연히 마주치기를 기대하기도 하면서,<br>&nbsp;하루 종일 두근대는 맘으로 거리를 걸어봐♩</em><br><br>&nbsp;생각해보니까 벌써 몇 년이나 전에 즐겨 듣던 노래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nbsp;밴드 중 하나인 미스티 블루의 두 번째 앨범, &lt;4℃ 유리 호수 아래 잠든 꽃&gt;에 담겨 있던 곡 중 하나 &lt;날씨 맑음&gt; 가사의 일부분이다. 내가 가끔 감성적이게 되는 날이면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이 사람 많은 번화가를 걷게 된 것은, 지하철의&nbsp;첫 번째&nbsp;칸에서&nbsp;마지막 칸까지 걸으며, 좌우 사람들의 얼굴을 살피게 된 것은, 분명 이 노래의 영향일 것이다.<br><br>&nbsp;지난 몇 년간 나는, 계속 그래왔다. 일종의 집착이었다.<br>&nbsp;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은 4호선 미아 삼거리 역이다. 그럼에도 나는 지하철을 탈 일이 있으면&nbsp;언제나 자주 오지도 않는 버스를 기다려, 6호선 월곡 역을 이용해왔다. 내 이런 행동은 일종의 기도와도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의 위안을 구한, 그런 것 말이다.<br><br>&nbsp;내가 어렸을 때 살던 동네가 지하철 6호선에 걸쳐있기 때문이다. 벌써 만나지 않은지 오래지만, 만약 내 어렸을 적 친구들이 아직도 그 동네에 살고 있다면, 분명 6호선 열차를 타고 다닐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 이유에 나는 내가 좋아했던 그리운 모습들을 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하며, 내내 그래왔던 것이다.<br><br>&nbsp;얼마 전, 지하철 플랫폼에서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그리운 얼굴 중 하나를 보았다. 어렸을 적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 앨범을 펼쳐보면, 그 누구의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데, 유일하게 얼굴이 기억나는, 유일하게 이름이 기억나는 아이였다. 그 아이는 지하철이 올 방향과 바닥을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몇 번인가 눈이 마주쳤지만, 그냥 그뿐이었다. 아마, 너무 변한 내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으리라. 나는 굳이 아는 척하지 않았다. 다만 열차와 함께 그 아이를 먼저 보내고, 다음에 온&nbsp;열차를 탔을 뿐이다.<br><br>&nbsp;그러고 나자, 지난 몇 년간 해왔던 내 행동이 너무도 바보같이 느껴졌다. 열차와 함께 그 아이를&nbsp;보낸 순간, 그간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어린 날 친구에 대한 동경같은 감정도 함께 떠나버린 것이다. 아무런 미련도 없었고, 자책하는 일도 없었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 일 뿐 그 어떤 특별한 기분 변화 없이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냈다. 내가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에도 괜히 울적해지는 사춘기 소년인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닌 일이었다. 그 날 이후, 나는 더이상 굳이 정말 치사할 정도로 약속 시간 안 지키는 버스를 기다리며, 6호선 월곡 역으로 가는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br><br>&nbsp;이제 곧 그간 정들었던 이 동네를 떠나게 된다.&nbsp;이 동네를 떠나는 것은&nbsp;내 어린 날을 잃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nbsp;것! 별로 아쉽지 않다.&nbsp;하지만,&nbsp;다만 정말로 아쉬운 것은, 새벽에 곱창을 먹으러 함께 갈 수 있는 동네 친구와 멀어진다는 것과, 가야할 동네에는 내가 사랑하다 마다않는 맥도널드 홈서비스가 안 된다는 거다. 이렇게 보니까, 나도 참 무뎌졌다.<br><br>&nbsp;맥도널드 &gt;&gt;&gt;&gt; 동네 친구 &gt;&gt;&gt;&gt;&gt;&gt;&gt;&gt;&gt;&gt;&gt;&gt;&gt;&gt;&gt;&gt; 동심<br><br>&nbsp;이런 느낌.<br><br>&nbsp;다시 노래를 듣는다. 미스티 블루의 &lt;날씨 맑음&gt;. 오늘은 날씨가 꽤 좋다. 점심은 햄버거를 먹어야겠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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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omments>http://nooong.egloos.com/1746832#comments</comments>
		<pubDate>Fri, 30 Oct 2009 01:39:24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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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헌팅에 임하는 그의 자세.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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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nbsp;봉사라 말하며 하루 한 건 헌팅, 즉 낯선 이성의 전화번호를 따내는 친구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 봉사라는 의미를 알 수 없었는데,&nbsp;이제서야&nbsp;나, '봉사'라는 단어 선택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br><br>&nbsp;친구, 라고 적어두었지만, 사실 나보다 여덟 살 많은 그는 어렸을 적 교과서에서 배웠던 '사람' 그 자체였다. '사교적 동물'. 그는 나이 차이가 이리도 나는 나와도 동등한 관계의 친구 관계를 맺을 정도로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에 능동적이었고, 이타적이었다. 그는 그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br><br>&nbsp;친구와 다니면서 인간 관계에 대해서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 중에 헌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한다.<br><br>&nbsp;그는 그랬다 : 새벽에 함께 간 편의점에서 처음 본 아르바이트생(물론 여자)에게 늦게 일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며, 너무 피곤해보인다면서 말하고,&nbsp;초콜릿을 사주는가 싶더니, 자연스럽게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그리고 가끔씩 한 번 찾아가 대신 편의점 매대에 서서 일(-을 가장한 상황극)을 해주기도 했고, 나와 함께 간식 거리를 사들고 가서 웃고 떠들기도 했었다. 편의점 영수증에 찍혀있는 전화번호로 경찰이라며 장난 전화를 하기도 했었고. 그렇게 한 달, 고백을 받았다. 그와 그녀의 나이는 딱 열 살 차이였다….<br><br>&nbsp;또 이런 일도 있었다 : 언제는 한 번 친구가 내게 아웃백에서 밥을 사준적이 있었다. 평소 자잘하게 여러 번 사주면 사줬지, 크게 한 방 사는 사람은 아니어서, 조금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역시 다른 이유가 있었다. 아니, 다른 이유를 만들어냈다.&nbsp;그는 땀을 찔끔 찔끔 흘리고 있는 담당 서버를 불러 손수건을 건내었다. 그러더니 매니저 몰래 쉬라고 하는 것 아닌가. 그 예쁜 다리로 고생하는 것 같아 안쓰러워 보인다는, 어찌 들으면 성희롱이 될뵙한 느끼한 말도 그 상황에서 그가 말하면 완벽·매너남이 되는 것이었다. 결국 그 서버의 전화번호도 얻어냈고, 그로부터 당분간은 부쉬맨 브레드를 정말 자주 먹을 수 있었다.<br><br>&nbsp;그런 그의, 소위말하는 스펙이 특별히 좋은 것은 아니었다. 175cm 정도의 키에 나이에 비하면 젊어보이지만, 잘생긴 얼굴이라고는 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것도, 화려한 학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차종이 좋은 것도 아니었으며, 씀씀이가 큰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휴대폰은 언제나 여자들의 연락으로 시끄러울 지경이었다. 내 휴대폰과 나란히 함께 있으면, 내 휴대폰은 정말 주인 잘 만나서 일 안하고 논다 싶을 정도로. 그의 외적 스펙에 상관 없이 헌팅의&nbsp;성공률은 의외로 상당히 높았다. 내가 옆에서 보고 있는 순간에도, 여성들은 짐짓 놀라면서도 수줍게 그의 휴대폰에 번호를 찍어주었다.<br><br>&nbsp;어쨌든&nbsp;그는 일련의 낯선 여자의 전화번호를 묻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편의점 아가씨에게 고백을 받은 다음 날도, 아웃백 아가씨에게 부쉬맨브레드를 얻어먹던 나날에도, 그는 끊임없이 길거리에서 헌팅했다. 버스에서 내리다가도 눈 앞에 괜찮다 싶은 타겟이 있으면 전화 번호를 물었고, 길을 걷다가도 뒷 모습이 예쁘다는 구실로 전화 번호를 물었다.&nbsp;&nbsp;그는 그런 행위를 '봉사활동' 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자신이 그렇게 전화번호를 얻음으로서, 그러며 상대 여성의 외모를 칭찬함으로서 그 낯선 여자는 자부심에 하루를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친구들의 시샘을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br><br>&nbsp;그에게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쉽게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냥, 단순한 자기 변호의 일종이라고 여겼을 뿐이었다. 그도그럴것이 그 친구는 남·녀 관계에 손익분기점이나 감가상각 같은 경제 용어를 대입해 사용할 정도로 '꾼'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한 마디만&nbsp;첨언 하자면, 그는 자신의&nbsp;손익분기점이 15만원이라고 했다.<br><br>&nbsp;헌팅에 대한 내 인식은 딱 이 정도였다. 적어도 오늘 집에 오기 전까지는,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까지는&nbsp;친구의 단어 선택이 마음에 와닿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확실히 알 것 같다. 낯선 이성이 내게 다가와 전화 번호를 묻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말이다. 그럼으로서 나는 그가 사교적으로도 훌륭했을 뿐만 아니라, 언어적 능력에도&nbsp;역시 출중했음을 알 수 있었다.<br>&nbsp;그는 대단한 사람이다.<br><br>&nbsp;아아…. 내일부터는 나도 봉사 활동에 한 번 나서 볼까도 싶은 기분이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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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오늘, 나는‥.</category>

		<comments>http://nooong.egloos.com/1725633#comments</comments>
		<pubDate>Mon, 26 Oct 2009 19:17:41 GMT</pubDate>
		<dc:creator>눙누낭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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