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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Guided by Nois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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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더 많은 음악
luvflies@hotmail.com</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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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3 Nov 2009 04:15:16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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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Guided by Nois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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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더 많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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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모국어와 외국어 사이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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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한국어로 대화하면 깊이 생각하면서 말하게 되. 그래서 대화가 우울해져..."</div><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얼마 전 호주로 떠난 B의 말. 확실히 한국어로 이야기할 땐 (친밀한 분위기에서 이야기 할 때) 말이 긴밀해져서 개인적인 이야기와 추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부연 설명을 하고, 떠오르는 것을 바로 형상화해서 말한다. 외국어 (여기서는 일본어)는 침묵을 하거나, 아니면 다 말해버리거나. 다 말해버린다는 것은 솔직하게 말한다기보다는 말의 임팩트와 뉘앙스가 익숙하지 않으니 경중의 차이가 심하다는 것이다. 경하거나, 중하거나... 입에 익숙한 말은 외국어다. 문자를 읽는데 익숙한 말은 모국어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에도 입에 붙은 것은 일본어이므로 (공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익숙하니까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곤 한다. 틀린 말이지만 '우리'는 무슨 뜻인지 안다. 엉터리 외국어를 듣는 것은 확실히 곤욕이긴 하다. 특히 발음. 말을 하면 '한국인입니까?' 한다. 일본인 상대방에게도 말을 들으면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의 발음인지, '감'이 있다. 한국어를 다른 조합으로 말하는 것 같은 '그' 발음. 물론 말을 할 때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게끔 발음에도 신경을 써야하겠지만 그것을 반드시 교정해야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딘가 어설프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굳이 고치고 싶지 않다. 부끄러워하고 싶지도 않다. 뉘앙스로 인해 '출신'이 분류되고 판명나는 것에 반발심이 들어 더 이상하게 말해버릴까 싶기도 하다. 내게 언어의 목적은 외국어일지라도, 전달수단이지 어떻게 보여질까가 아니다. B는 발음에 신경을 많이 썼고 실제로 현지인에 가까운 발음을 했다. B는 가능한한 현지인에 가깝게 말하는 것이 무기라고 했다. 그리고 B는 이제 영어 무기를 갖겠다면서 호주로 갔다. 나는 현지인에 가까운 말을 하는 것이 내 무기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했느냐, 가 별로 무기로서 효용은 없지만 내 무기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것 역시 솔직하다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div><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외국어가 들리는 환경이 익숙하다.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영어, 그 밖에 내가 모르는 나라의 말들. 나와 친구가 떠드는 한국어 대화가 어떤 사람들에겐 잡음으로 들릴 것이다. 그런 지각은 스스로를 촉감이 있는 존재로 보게 만든다. 나는 마찰하면 어떤 촉감일까, 하는. 일본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과 일본어로 대화할 때, 대화가 겉돈다. 곧잘 중단되곤 한다. 이 곳에서의 모든 만남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보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어떤 의미를 띠고 그 사람과 어떤 상황에서 만났느냐가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대화의 내용보다는 만났기 때문에 대화를 한다. 증발해 버리고 마는 대화들. 비록 그러해도 모든 대화와 만남을 기억해 두고 싶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므로, 기억이라도 해 두고 싶다. </div><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마지막으로 경어. 한국에서는 이 경어를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이런 말이 다 있어? 하면서 복잡한 말 정도라고만 생각. 일본에 오니까 이 경어가 이해됐다. 말은 얼마나 생활양식과 닮아있는가. 상대방을 높임. 자신의 요구조차 상대방의 요구에 의한 것인 것처럼 말함. 서로가 다치지 않을 수 있는 안전한 말. 방패막 같은 말. 그래서 제일 쓰기 편한 말이기도 하다. 물론 결국엔 경어라는 형식이 아니라 그 말의 의미이지만 말이다. </div><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br />
<div style="width:300px;"><object width="300" height="110"><param name="movie" value="http://media.imeem.com/m/GQtlA-qpYK/aus=false/"><embed src="http://media.imeem.com/m/GQtlA-qpYK/aus=false/"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110" wmode="transparent"></object><div style="background-color:#E6E6E6;padding:1px;"><div style="float:left;padding:4px 4px 0 0;"><a href="http://www.imeem.com/"><img src="http://www.imeem.com/embedsearch/E6E6E6/" border="0"></a></div><div style="padding-top:3px;"><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0&amp;ek=GQtlA-qpYK"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2/10/" border="0"></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1&amp;ek=GQtlA-qpYK"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3/10/" border="0"></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2&amp;ek=GQtlA-qpYK"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4/10/" border="0"></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3&amp;ek=GQtlA-qpYK"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5/10/GQtlA-qpYK/" border="0"></a></div></div></div><br />
<a href="http://www.imeem.com/attyang/music/_ank0D77/chara-swallowtail-butterfly/">Swallowtail Butterfly - CHARA</a><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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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etc</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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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9 Oct 2009 16:41:59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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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스미다 강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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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0/29/25/c0018725_4ae98d4b87d9e.jpg" width="480" height="36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0/29/25/c0018725_4ae98d4b87d9e.jpg');" /></div></div>아침마다 저 다리를 지나간다. 바다같다. 손짓을 하듯 물결이 크게 출렁출렁대고 강물의 냄새도 비릿하다. 우측으로 꺾어가면 자그마한 선착장이 있는데 잿빛의 물 위에 배가 정박해 있는 모습이 꼭 공각기동대의 가상도시를 연상시킨다. 마치 풍경을 위한 강같은 칸다 강처럼 그림같은 경치도 없다. 메이지 시대에는 요정이 많은 행락가였다고 하는데 아직 그런 자취는 못 찾았다. 광활한 강. 칸다 강은 동서로 흐른다. 스미다 강은 남북으로 흐른다. 이번에 이 강의 부근으로 세 번째 이사를 한다. 출렁이는 물결을 볼 때마다 섬뜩섬뜩한데, 익숙해지면 무서움이 조금 가라앉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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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일기</category>

		<comments>http://mitaka.egloos.com/5108871#comments</comments>
		<pubDate>Thu, 29 Oct 2009 13:38:50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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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전차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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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div><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8/21/25/c0018725_4a8e7a483c2ad.jpg" width="500" height="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8/21/25/c0018725_4a8e7a483c2ad.jpg');" /></div></div>지도가 책보다 더 재미있어. 전차 노선도는 보고 있으면 흥분이 밀려 올 정도다. 오늘은 동경 역에서 칸다를 거쳐 오차노미즈를 거쳐 이다바시를 거쳐 신주쿠까지 걸어왔다. 지도에다 형관펜으로 표시해야지, 사악. 내일은 시모기타자와에서 시부야까지 걷는 거다. 한 정거장 두 정거장 걷는 건 일도 아니야. 대개 같은 노선의 역 사이 보다는 다른 노선으로 위아래에 놓여진 역들 사이가 가까워. 오오테마치 역과 동경 역은 아얘 역이 붙어있지. 풋, 지금 장난해? 걷다 보면 전차가 덜커덩 덜커덩 소리를 내며 지나가. 지하철이 아닌 길 위를 달리는 전차들.  길을 따라 걸으며, 그 길을 달리는 전차를 본다. 도대체 저 안의 사람들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오고 가고 가로지르는 전차, 하지만 전차는 같은 길을 달리는 게 아니다. 창에 머리를 기대어 앉아있고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저 많은 사람들만큼, 전차는 여러 개의 길을 달린다. <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전차가 들어옵니다.  주의 하십시오', '위험하므로 노란 선 바깥으로 물러나십시오', '문이 닫힙니다. 주의 하십시오' 역의 안내 방송을 따라 말하며 친구들과 장난을 치곤 했었어. 역의 안과 바깥은 구분이 확실하지 않아. 역 바깥에서 플랫폼에 손이 닿을 정도로 바깥과 안은 가까워. 플랫폼에서 역 바깥의 사람들이 보이고 역 바깥에서 플랫폼에 서서 전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여. 전차가 지나가면 철도 건널목에서 기다렸던 사람들이 길을 건너. 역은 오는 사람, 가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이 모두 있는 곳이야. </div><div><br />
</div><div>한없이 걸어. 걷다가 길을 잃어도 좋아. 분명 어딘가에 엉뚱한 이름의 역이 나올 테니까. 그 역에서 전차를 타면 된다. 길이 이어져있는 만큼, 철도 또한 이어져 있으니까.</div><br/><br/>tag : <a href="/tag/전차" rel="tag">전차</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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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etc</category>
		<category>전차</category>

		<comments>http://mitaka.egloos.com/5047624#comments</comments>
		<pubDate>Fri, 21 Aug 2009 10:43:33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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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조의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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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대사관에 가서 조용히 조문을 하고 왔다. <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죽음 소식을 듣고 특별히 슬프지는 않았다. 담담했다. </div><div>비극적인 죽음도 아니었다. (다행히도) 오래 사셨고, 편안히 가셨다. </div><div><br />
</div><div>그의 업적은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div><div>다만, 비상식적인 증오와 박해를 받아온 한 사람의 생애에 조의를 표하고 싶어 망설임 없이 다녀왔다. </d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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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일기</category>

		<comments>http://mitaka.egloos.com/5049283#comments</comments>
		<pubDate>Wed, 19 Aug 2009 10:16:00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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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나이가 드는 느낌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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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WIDTH: 300px"><embed src="http://media.imeem.com/m/ndFs-LDJ0c/aus=false/" width="300" height="110"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mode="transparent"></embed><div style="PADDING-RIGHT: 1px; PADDING-LEFT: 1px; PADDING-BOTTOM: 1px; PADDING-TOP: 1px; BACKGROUND-COLOR: #e6e6e6"><div style="PADDING-RIGHT: 4px; PADDING-LEFT: 0px; FLOAT: left; PADDING-BOTTOM: 0px; PADDING-TOP: 4px"><a href="http://www.imeem.com/"><img src="http://www.imeem.com/embedsearch/E6E6E6/" border="0"></a></div><div style="PADDING-TOP: 3px"><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0&amp;ek=ndFs-LDJ0c"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2/10/" border="0"></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1&amp;ek=ndFs-LDJ0c"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3/10/" border="0"></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2&amp;ek=ndFs-LDJ0c"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4/10/" border="0"></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3&amp;ek=ndFs-LDJ0c"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5/10/ndFs-LDJ0c/" border="0"></a></div></div></div><br />
<a href="http://www.imeem.com/artists/the_album_leaf/music/dL0v7IX_/the-album-leaf-thule-album/">Thule (Album) - The Album Leaf</a><br />
<br />
현재 상태가 어떠하다고 총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어떤 외형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전체적으로 버석버석하다, 는 것 밖에. 힘들다? 힘들지 않다? 피곤하다? 가끔 졸음은 온다. 샤워를 하면 상쾌하다. 누군가 보고싶어서 가슴 한 쪽이 찡하고 아프다. 밥을 먹으면 배고프지 않다. 아무 것도 안 하고 하루종일 음악만 듣고 싶다. 그런데, 시간의 뒤안켠에 있는 것 같다. 미래는 커녕 현재를 감당하기도 벅찬 때가 있었다. 지금은, 현재는 그냥 살 뿐이다. 지나간 시간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부피의 차이를 느끼면서. 기차 안에서 창 밖을 바라볼 때처럼, 시간이 지나간다. 나는 자꾸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본다. 그 시간의 양만큼 나이가 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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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일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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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5 Jul 2009 14:34:04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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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더니든에서 다시 도쿄로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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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06/25/c0018725_4a514864b7f02.jpg" width="500" height="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06/25/c0018725_4a514864b7f02.jpg');" /></div></div>황급히 짐을 싸고 뉴질랜드 더니든으로 떠났다. 스물 네 시간의 긴 비행이었다. 끝까지 함께 있어주겠다는 사람은 공항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긴 비행 후에 도착한 곳은 질퍽거리는 눈만 가득한 곳이었다. 하늘이 낮았고 흐렸다. 겨울이면서도 입고 있는 두꺼운 옷이 갑갑할 정도의 반갑지 않은 온화함이 대기 중에 서려있었다. 밤이었고 눈이 비처럼 내려 한 치 앞이 안 보였다. 흡사 택시같던 셔틀버스가 제대로 목적지로 향해 가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나는 몸을 맡기고 가고 있었다. 이메일로 받은 비밀번호를 누르고 유스호스텔에 들어가니 라운지에서 한 무리의 젋은 사람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놀고 있었고 나는 어리둥절한 채 여기저기 방을 찾았다. 이 유스호스텔에 대한 첫 인상은 바로 뉴질랜드에 대한 인상이 되었고 일본에 갔을 때의 첫 인상과 비교되었다. 무채색에, 조용하고, 일인실 방이 여럿 늘어서 있고, 감옥 같기도 하던 유스호스텔. 더니든의 그 곳은 나무로 되어있는 방문부터 시작해서 알록달록한 색깔의 이불, 꽃잎 모양의 직사각형이 아닌 거울, 사람이 있던 없던 라디오에서 하루종일 음악이 나오던 다이닝 룸, 벽에 커다란 그림을 그려서 펭귄 보러 놀러가라고 하는 마을 홍보... 그림 그리듯이, 색깔을 칠하듯이 조금씩 적응해 가며 생활을 꾸려가면 살 수 있을 것 같은,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나는 밤마다 다시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버려진 기분, 쫓겨난 기분이 들었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느라 식빵 한 조각만 먹고 반나절 굶은 줄도 모르고 있었다. 방을 내주겠다는 사람도 만났고 일자리도 찔러볼 수는 있는 곳도 점찍어 두었다. 그렇게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적응해서 살 수 있을 지도 모르고 어쩌면 뉴질랜드가 좋아질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나는 단 사흘 만에 바로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고 비행기표를 사고 등록했던 단기간 어학교를 취소하고 환불을 요청하고 예정되어 있던 호스텔 숙박을 취소했다. 단순한 깨달음 하나 때문에. 내가 있고 싶은 곳은 여기가 아니잖아? 그러면 돌아가면 되잖아? ... <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왜 내가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는지 잘 모른다. 어쩌면 단지 도착한 곳이 겨울이었기 때문일 지도. 지금쯤이면 자판기에서 페트병 뽑아서 목이나 축이고 있을 때인데. 도쿄의 여름을 두고 이 먼 곳의 겨울로 왜 왔는지 갑자기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은 건 두 말할 여지가 없었고 비록 그 곳 또한 모국이 아니지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에 새삼 안심하기도 했다. 나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비록 나를 환영하지 않을 지라도,  일본에 머물고 싶어하는 사람일 뿐이란 걸 아프게 깨달아야 했다. 숙박 취소 영수증을 작성하는 호스텔 스태프가 쥐고 있는 볼펜에 같이 묶어넣은 커다란 꽃을 보면서, 아주 조금, 내가 성급했나 후회할 뻔 하기도 했다. 볼펜에 꽃 달아놓듯이, 정성스럽게 세심하게 한땀한땀 노력하면 되는데. 이 대책없는 인간.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나를 마주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 하나 꼭 쥐고 가더니 그 자신감은 금새 사라지고 도착하자마자 돌아올 수속을 밟기에 바빴다. 그 작은 더니든 길을 반복해서 다니고 조급해 하고 초조해 했다. 또 한 번 시도한 이주는 단지 비싼 대가를 치른 일주일 짜리 여행 밖에 되지 못했다. 공항에 나타나지 않은 그 인간도 생각했다. 물론 고마운 사람이다. 그런데 고맙다고 이것저것 다 참고 희생하기 보다는 나만큼 날 좋아해주지 않는다면 미워하고 같이 싸우고 싶은 인간이었다. 그 인간도 어쩌면 내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요인인지도 몰랐다. <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이상하게 그런 나에게 뉴질랜드는 친절을 베풀었다. 숙박 환불금을 카드로 줘야되는데 실수로 현금으로 줬다면서 호스텔 스태프는 자기가 실수를 처리할테니 그냥 현금으로 가지라고 했다. 돌아가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어리석게도 왕복표를 변경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덜컥 사 버린 비행기표. 그것을 다시 환불받으려면 두 달은 걸린다고 했는데 여행사 직원은 몇 시간 후 핸드폰 메세지를 남겨 지금 은행이체로 환불을 처리할 테니 다시 여행사에 들러달라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낮고 외진 곳 같던 그 곳을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 비행기표 떠나는 날짜와 맞지 않음에도 호스텔을 나와 버렸다. 공항에서 자야할 형국이었다. 공항 직원은 더니든 공항은 잘 수 없다면서 빠른 시간 비행기를 돈을 조금 더 내고 타고 가라고 했다. 나는 더 이상 돈을 낭비하기 싫었고 농담으로 무료로는 안 되냐? 하고 물었더니, 상사와 의논하고 오겠다더니 정말로 무료로 타고 가라고 했다. 입국심사 또한 까다롭지 않았던 걸 떠올리며 서서히 뉴질랜드에 대한 인상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무언가 예외가 있었고 협상이 가능했다.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하며, 해결을 모색할 수 있었다. 규정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안 되는, 그래서 시도조차 아얘 하지 못하는 일본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빛. 물론 길에서 백인 양아치들한테 한 시간에 얼마냐며 놀림을 받고 버스라는 단어를 못 알아들으니 sucks라며 모욕도 들었지만 눈이 마주치면 무심한 듯 눈을 돌리거나 웃음을 짓거나  멸시와 적의가 없는 눈빛들 또한 있었다. 나는 방탄복을 입은 것처럼 욕을 들어도 아무런 자극이 되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겉으로 아시안, 이라는 티가 나므로 내가 날 숨겨야 할 필요가 없으므로 안도감도 들었다) 그런 경계하지 않는 눈빛들에 당황한 건 사실이었다. 마오리족 스튜어디스 한 사람은 오클랜드 공항에서 이틀 밤을 지새 몰골이 망가진 나에게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묻더니 아이스크림을 하나 건네주었다. 뉴질랜드. 금전적인 손실도 입었지만 이래저래 호의를 베풀기도 한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었다. </div><div><br class="webkit-block-placeholder"></div><div>일주일 있었지만 마치 일 년은 있었던 것 같다. 귀국을 안 하고 바로 일본에 오니 입국심사대에서 이런저런 심문을 당했고 내가 법을 어긴 게 없었음에도 무서웠고, 땀을 흘리며 겨우 들어왔다. 예외는 잘못이 아니다. 나 또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녹차 페트병을 꺼내어 마시며 오늘 하루와 그 다음에 올 하루하루들을, 어떻게 치러야 할 지, 침착하고 불안하게 생각해 본다.  </div></d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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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일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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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6 Jul 2009 00:42:47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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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하나 그리고 둘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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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5/19/25/c0018725_4a1205fe90adc.jpg" width="450" height="30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5/19/25/c0018725_4a1205fe90adc.jpg');" /></div><div style="text-align: center;">"왜 현실은 늘 꿈과 다른 거죠?</div><div style="text-align: center;">차라리 눈을 감고 싶어요."</d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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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영화</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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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9 May 2009 01:06:38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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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구스 반 산트, 말라노체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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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5/17/25/c0018725_4a0f7700cc221.jpg" width="453" height="329"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5/17/25/c0018725_4a0f7700cc221.jpg');" /></div><div style="text-align: left;">구스 반 산트의 1985년 데뷔작이다. 멕시코인 불법체류자 죠니와 그를 쫓아다니는 백인 월트의 짝사랑(?) 이야기. 1980년대 에이즈 공포정치로 미국의 서슬 시퍼런 보수주의가 판을 쳤던 시기에 남창에다가 불법체류자에다가 경찰한테 총 맞아 길에서 죽어 생을 마감하는, 이들의 신분만으로 보는 이에게 충분히 겁을 줄 수 있는 설정으로 자긍심 빵빵 드러내는, 속시원한 영화였다. 길 위의 삶. 잃을 것이 없는 삶. 내일 죽을 지도 모르는 삶. 그래도 몸뚱아리만 쫓아다니면서 개구지게 사랑하는 그들의 모습이 왜그렇게 아름다웠는지. 아, 사랑은 저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남자 주인공을 탐스럽게(?) 찍었다는 점에서 [아이다호]와 비슷하고 ([아이다호]를 한 번도 재미있게 본 적 없는 1인 -_-;) 정처없이 도망다니는 부랑아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드럭스토어 카우보이]와 비슷하다. 그래도 그 두 영화들과 본질적으로 뭔가가 다르다. 설명보다는 이미지가 강하고 더 낙천적이다. 2007년도 작 [파라노이드 파크]와 연이어서 봤는데 말이 적고 추상적이고 아방가르드한 그 영화와는 참 대조적이었다. [말라노체]는 흑백이고 [파라노이드 파크]는 칼라인데 왜 나는 [말라노체]가 색채가 생생한 느낌이 들고 [파라노이드 파크]가 색채가 보이지 않는 영화인 것 같은 걸까. 하지만 몇 번이고 보고 싶은 영화는 [파라노이드 파크]다. [말라노체]는... 오랫동안 기억해 두고 싶은 영화다.</div><br/><br/>tag : <a href="/tag/말라노체" rel="tag">말라노체</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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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영화</category>
		<category>말라노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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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17 May 2009 04:42:25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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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에릭 로메르, 여름 이야기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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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5/13/25/c0018725_4a0acddab04bf.jpg" width="420" height="28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5/13/25/c0018725_4a0acddab04bf.jpg');" /></div></div>에릭 로메르는 고다르나 트뤼포 같은 동시대 감독들에 비해 저평가 되었다고 한다. 그의 사계절 시리즈 중 [여름 이야기]와 [봄 이야기]를 보니 아마도 영화가 너무 드라마 같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형식적인 실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다르의 [주말]처럼 비판적인 대사가 넘치는 것도 아니고 상투적인 연애 이야기일 뿐이니까. [여름 이야기]도 세 여자를 두고 갈피를 못 잡는(누구한테 의지를 해야할 지 모르겠는 것처럼 보이던) 한 심약한 남자의 이야기다. 오늘은 이 여자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굴다가 다음 날은 다른 여자의 말에 귀가 팔랑팔랑대는, 코웃음을 치지 않고 볼 수 없는 어리석고 한심한 짓거리. 그런데 감독은 이것을 조롱하거나 변호하거나 [주말]처럼 상징의 도구로 쓰는 것도 아니고 현미경처럼 꽤나 자세하고 차분하게 관찰한다. 질투, 의심, 일시적인 기대, (곧 돌아서고 말) 약삭빠른 자책, 거짓말. 바깥에서 보면 어리석어 보이지만 한 번 자신의 문제가 되면 빠져나올 길이 안 보이는 약점들. 사람들은 대개가 그런 약점을 초월해서 살기 보다는 약점의 덫에 걸려서 산다. 주인공 가스파르가 갈피를 못 잡아서 근심했던 것, 그의 그런 근심과 응석을 다 받아줬던 상상을 초월하는 마고의 너그러움. 하지만 그 지난한 긴 과정에도 불구하고 가스파르는 결국 일이 생기자 떠나버리고 영화도 단칼로 잘라버리듯이 거기서 끝난다. 약점이 발현(?)되는 순간을 사는 것이지 그것의 처벌, 보상 따위는 없다는 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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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3 May 2009 13:43:06 GMT</pubDate>
		<dc:creator>Elliott</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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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2009. 0417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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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style="width:300px;"><object width="300" height="110"><param name="movie" value="http://media.imeem.com/m/7SVZQYleaZ/aus=false/"></param><param name="wmode" value="transparent"></param><embed src="http://media.imeem.com/m/7SVZQYleaZ/aus=false/"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300" height="110" wmode="transparent"></embed></object><div style="background-color:#E6E6E6;padding:1px;"><div style="float:left;padding:4px 4px 0 0;"><a href="http://www.imeem.com/"><img src="http://www.imeem.com/embedsearch/E6E6E6/" border="0"  /></a></div><div style="padding-top:3px;"><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0&ek=7SVZQYleaZ"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2/10/" border="0" /></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1&ek=7SVZQYleaZ"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3/10/" border="0" /></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2&ek=7SVZQYleaZ" rel="nofollow"><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4/10/" border="0" /></a><a href="http://www.imeem.com/ads/banneradclick.ashx?ep=3&ek=7SVZQYleaZ" rel="nofollow" ><img src="http://www.imeem.com/ads/bannerad/155/10/7SVZQYleaZ/" border="0" /></a></div></div></div><br/><a href="http://www.imeem.com/people/jsLz5H/music/UPhR5BGf/kent-socker/">socker - kent</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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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가 끝나면 꼭 몸이 피곤해서가 아니라 누구한테 두들겨맞은 것처럼 몸을 쉽게 가눌 수가 없어 멍하니 누워있곤 한다. 머리 속을 정리하며 (나는 나를 나쁘게 만드는 사람들과 적어도 '친구'는 하고 싶지 않다. 스스로 잘못한 게 없다는 정당성만으로 버티는 것조차 힘들게 만들 정도로 자신의 비루한 자존심을 살리려고 만만한 사람을 자근자근 밟는 사람들, 그러나 그러한 몰상식은 나를 불쾌하게는 해도 내가 무서워하게 하는 것까지는 역부족이니 그것을 감히 삶의 고민으로까지 끌고 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밤이 오고 배가 고파지는데 아차, 아침에 정신없다고 밥을 안 하고 간 것이 생각나고 밥 하기는 귀찮다가 라면을 먹거나 배가 곯아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밥을 하곤 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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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일본 출국 이개월을 남기고 이 곳에 왜 왔었나, 어떻게 십개월의 시간이 지났나를 떠올려본다. 이제서야 적응이 되었나 긴가민가 하는 시점이다 싶더니 나가야 하는 때가 왔다. 단 하루도 비자 생각이 떠난 적이 없다.  고생을 해도 좋으니까 있을 수 있게만 해 달라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요만큼도 없는 나는 이 곳에서도 원하는 대로 있을 수 없음을 떠올리면, 조금 오바를 하자면 땅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목을 조이는지 알았다고나 할까. 딱히 공부하고 싶은 게 없는데 비자를 위해서 학교를 들어간다는 건 뭔가 어불성설이었고, 3년은 있을 수 있다기에 취직도 여기저기 알아보았으나 계속 미끄러지고 결정적으로 역시 취직은 '하기가 싫은'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다른 물음이 찾아왔다. 이렇게까지 너를 거부하는 나라에 굳이 있을 필요가 있는 거니?, 이렇게까지 들어가기 엄격한 문을 꼭 들어가야 하는 거니?...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렸다. 그러고보니 여전히 짝사랑하지만 밀폐된 이 나라를 떠나고 싶기도 하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어떤 눈빛들로부터 도망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뉴질랜드 워킹 비자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고, 그것마저 미끄러지면 다른 나라로 장기여행을 갈 생각이다. 한 번 돌아다니는 버릇을 들여놨더니, 그것이 얼마나 사무치게 외롭고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한편 한없이 약하게도 만든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도 '돌아가기 보다는' '돌아다니고 싶다'. 그래, 일본에 가면 '흡수'를 많이 하자고 다짐했었다. 흡수가 많다 못해 거의 홍수 수준이라 흡수만 하다가 '나'조차도 잃어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무섭고 정신없는 나날들이었지만... 하지만 '나'는 지워지지 않았다. <div><br />
나는 많이 지친 상태다. 그러나 아직 죽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아직도 떠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무엇보다 나는 존재한다는 떨칠래야 떨쳐지지 않는 그 꿈틀거림. 그것이 날 살게 한다. 사랑받지 못해도, 돌아갈 곳이 없어도...</d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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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일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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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17 Apr 2009 16:53:19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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