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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로망의 연금술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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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노프러블럼☆베이비</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Mon, 13 Jul 2009 02:25:58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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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로망의 연금술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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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노프러블럼☆베이비</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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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왕꿈틀이, 마른하늘에 벼락맞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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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 />
<br />
더워요, 더워. <br />
매일처럼 오존주위보가 내릴만큼 피부에 따끔하게 내려치는 햇살덕분에 <br />
매일 아침저녁으로 두번씩 물을 줘도 땅이 곧 파싹 말라버릴 정도에요.<br />
<br />
새벽에 혹시라도 일찍 일어나면은 잡초와 전쟁을 벌이는게 어느새 당연시<br />
되어 <span style="COLOR: #999999">- 관련포스팅: </span><a href="http://illuminate.egloos.com/5000945"><strong><span style="COLOR: #990000">나와 그는 싸운다.</span></strong></a><span style="COLOR: #999999">-</span> 오늘도 어김없이 신들린 삽질을 하고 <br />
있던 와중에 무언가가 아치를 그리며 크게 꿈틀거리기에&nbsp;유심히 봤더니..<br />
<br />
<br />
<br />
<span style="FONT-SIZE: 300%; COLOR: #99000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엄청 큰 지렁이다.<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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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두 동강 나있어.</span><br />
<br />
<br />
<br />
가드닝을 하다보면 모르고 해한 지렁이가 한두마리가 아니었을테고 여태까지<br />
살면서 무심코 밟고 지나간 개미도 헤아릴 수 없을텐데 이렇게 굵고 긴 지렁이<br />
라면 말이 틀려지는거에요. 마치 못해도 99년은 땅속에서 묵어왔고 앞으로 3개월만 <br />
더 있으면 승천아나콘다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관록이 느껴지는걸요.<br />
도무지&nbsp;미안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br />
<br />
매우 어쩔 줄 몰라하며 도로 땅 속에 묻어놓고 일어서려는데, 양심의 가책이 마치<br />
바늘비처럼 따끔따끔하게 쏟아지더이다. 부랴부랴 조심스레 다시 땅을 파해쳐서<br />
지렁이를 <span style="COLOR: #999999">- 혹은 이제는 두조각이니 지렁이들을-</span> 꺼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br />
구급상자를 챙겨 나왔어요.<br />
<br />
<br />
플라나리아는 난도질 해도 그 숫자만큼 재생하며, 도마뱀도 꼬리가 끊어져도 <br />
자가 에프터 서비스가 된다고 하는것처럼 지렁이도 끊어져도 각자 살아남을 수<br />
있다고 들었지만 이 지렁이는 지렁이라기보다 뱀에 가까운 포스의 노장이셔서<br />
도무지 이 천재지변을 젊음의 혈기로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에<br />
접합수술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br />
<br />
일단 안티박테리아제를 손에 바른 후, 라텍스 수술장갑을 끼고 손목부분을 몇번<br />
탕탕 튕겨주며 기합을 넣었습니다. 지렁이를 고문하기 위해서 타바스코 핫소스를<br />
뿌렸더니 지렁이가 강렬한 트위스트를 추며 괴로워 했다며 자랑하던 철없는<br />
중학교 같은반 남학생이 생각나 소독약을 뿌려주면&nbsp;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br />
듯 싶어 자극이 거의 없다 싶은 젤 타입의 안티셉틱을 면봉으로 살살 발라줬더니<br />
별 거부를 하지 않는게 괜찮은듯 싶었어요.&nbsp;<br />
<br />
수술용 봉합실과 마취제가&nbsp;없는건 물론이거니와 사방팔방으로 꿈틀거리는 지렁이 <br />
두조각을 들고 깔끔하게 꼬매줄 자신도 없어서 외과용 테이프를 쭈욱 찢었어요.<br />
절단면이 깨끗한 상처들, 그러니까 날카로운 칼이나 메스, 혹은 크지않은 상처정도는<br />
봉합을&nbsp;해&nbsp;울퉁불퉁한 꼬맨 상처가 남는것보다&nbsp;테이프로 잘 붙혀놓으면은 오히려<br />
더&nbsp;깔끔하고 쉽게 붙을때가 많아<span style="COLOR: #999999">- 비록 흉기가 꽃삽이었어서 절단면이 깨끗하다고<br />
할 수는 없지만 -&nbsp;</span>어쩌면은 도로 붙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말이에요.<br />
<br />
발등을 적시던 아침이슬이 슬슬 본격적으로&nbsp;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아침해에 말라감을<br />
느끼며&nbsp;<span style="COLOR: #990000">"얌마, 예쁘게 붙혀야 하니까 제발 그만좀 꿈틀거려."</span> 라고&nbsp;달래가며 지렁이를<br />
치료하는 기분은 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오묘함.<br />
<br />
<br />
지친건지 아니면 조금 진정한건지 비교적 정상적인 느낌으로 씰룩거리는 모습에 <br />
가볍게 안심하며 아무리 그래도&nbsp;약해진 환자를 땅속에 파묻어&nbsp;버리는건&nbsp;도리가 아닐<br />
것 같지만&nbsp;곧 해가 쨍쨍해질텐데 말린 지렁이포가 되게 냅둘 수도 없어 키친타월을<br />
몇장 겹친걸 물에 흠뻑 적셔 덮어주고 빨리 회복하라는 의미에서 유기농 거름덩어리를<br />
<span style="COLOR: #999999">(어느쪽에 입이 달려있는지&nbsp;알리가 없잖아요 orz)</span> 양끝에 놓아준 후 기도까지 하고<br />
돌아섰지만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어요.<br />
<br />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자마자&nbsp;왕꿈틀이의 차도를 확인하러 부랴부랴 가봤는데..<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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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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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SIZE: 400%; COLOR: #99000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strong>사라졌다!</strong></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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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
그래그래, 기특하구나. 살아줬구나.<br />
부디 건강하게 회복해 드래곤볼을 물고 날아오르길 바랄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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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어진 아빠와의 대화.<br />
<br />
<span style="COLOR: #000000">"그 지렁이가 박씨를 문앞에 물어다 둔다던지 하는거 아냐?"<br />
"그럴리가. 내가 병주고 약준건데."<br />
"제비가 일단 놀부에게도 물어다 주긴 했었잖아."<br />
<br />
<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4.egloos.com/pds/200907/13/25/c0012325_4a5a8ea05471f.jpg" width="297" height="439"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4.egloos.com/pds/200907/13/25/c0012325_4a5a8ea05471f.jpg');" /></div><br />
<br />
<strong><span style="FONT-SIZE: 300%; COLOR: #99000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맞다. 그랬었지.</span></strong><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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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
<br />
<br />
<br />
"...왠만하면 심지 마라."<br />
"...응."<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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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
<br />
</span><br /><br /><br />
<br/><br/>tag : <a href="/tag/지렁이" rel="tag">지렁이</a>,&nbsp;<a href="/tag/왕꿈틀이" rel="tag">왕꿈틀이</a>,&nbsp;<a href="/tag/수술" rel="tag">수술</a>,&nbsp;<a href="/tag/흉기는조심해서휘두릅시다" rel="tag">흉기는조심해서휘두릅시다</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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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지렁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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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3 Jul 2009 02:23:58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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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감자샐러드 샌드위치를 볼이 미어지도록 베어물자.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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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br>요 며칠내내 수영장에 들락날락 하더니만 결국 준우는 귀가 아프다며&nbsp;입을<br>쭈욱 내밀고 샐쭉해졌다. 나도 딱 저만할때 수영강습을 받다가 중이염에&nbsp;<br>걸렸던 것이 생각이 나서 조금 안쓰럽지만, <span style="COLOR: #990000">'귀가 아파서 씹을 수 없어'</span> 라는<br>핑계로&nbsp;아이스크림과&nbsp;오렌지맛 환타만 짭짭거리는&nbsp;것을 보다못한 엄마가<br>드디어&nbsp;뿔났다.&nbsp;<br><br><span style="COLOR: #990000"><strong>"너 그럴 것 같으면 그냥 아무것도 먹지 마."</strong></span><br><br><br>매우 중요한걸 읽는 척&nbsp;<span style="COLOR: #999999">- 사실은 브리트니가 또 결혼할거라는&nbsp;모르는게 오히려<br>속 편할 그런 기사였지만&nbsp;-</span> 신문을 뒤척이며 등을 돌리고 앉아있었지만 내<br>양심은 혼돈의&nbsp;브레이크댄스를 추고 있었다. 꼭 조금만 아파도 임파선과 편도가<br>탱탱 부어오르던 내가 음식을 도무지 넘기지 못하자 의사가 아이스크림이라도<br>줄창 먹이라고 권해 삼일밤낮을 쭈쭈바만 쪽쪽 빨아댔던 영광의 과거를 준우에게<br>자랑 했던건 바로 나였던 것이다.<br>&nbsp;<br>워낙 입이 짧아서 안그래도 와일드하게 운동하느라 체력이 축나는게 눈에 훤히<br>보이는데 이건 이래서 안먹고 저건 저래서 싫다고 우기는걸 살살 달래며 먹이는데<br>이골이 났었던건지 엄마가 요번에는 제대로 엄하다. 준우가 게눈을 하고 빼꼼하게<br>눈치를 보다가 부엌으로 슬금슬금 들어올라 치면 미실눈을 하고 홱 돌아본다.<br><br><br>똑똑 하고 문이 울리더니 난생 노크라고는 안하는 녀석이 발가락을 꼼질꼼질<br>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온다.<br><br><span style="COLOR: #990000">"Nu-na..?"<br>"Yes?"</span><br><br><span style="COLOR: #990000">'누나'</span> 가 아닌, <span style="COLOR: #990000">nuna </span>다. 엄마는 umma 가 아니라 제대로 된 악센트로 발음하면서<br>왜 누나만 저렇게 두바퀴반 꼬아서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집에서 영어로 <br>대화를 해주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게다가 저렇게 중간을<br>모짜렐라 치즈처럼 쭈욱 늘여서 부르는걸 보니까 부탁이 있어서 온게 분명하다.<br><br><span style="COLOR: #990000">"I'm hungry."<br>"Go eat something then."<br>"You know mom won't allow me.."<br>"Well, I wonder why?"</span><br><br>난 변태가 분명해. 그것도 골수까지.<br><br>엄마아빠는 애 성격 나빠진다고 왠만하면 곱게 키우자고 그랬지만 이렇게 풀이<br>죽어서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시치미 뚝 떼고 괴롭혀 주고 싶은거다.<br>마치 햄스터에게 해바라기씨를 거의 줄듯 내밀었다가 쏙 숨겨버리면 <span style="COLOR: #990000">'으엥?<br>어디간거지?'</span> 하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는걸 보는 것 같은 그런 기분.&nbsp;<br><br>엄지발가락으로 카페트에 동글뱅이를 그리며 조용히 서있는다. <br><br>나는 비록 변태일지라도 모진 변태는 못되는게 탈이랄까.<br><br><span style="COLOR: #990000">"You think you could eat mashed potatoes? It's&nbsp;rather creamy, you know."<br>"I think so."</span><br><br>그래, 부드럽게 넘어가게 으깬감자로 결정. 우유와 버터를 듬뿍 넣어서 아주<br>목구멍에서 미끄덩미끄덩 넘어가게 만들어주마. 소금물에 감자를 삶는동안<br>옆에서 똥매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길래 왜그러냐 물었더니 '엄마가<br>화낼지도 몰라' 라고 심각하게 털어놓는다. 웃지 않으려고 혀를 깨물며 나름<br>엄숙하게 젓가락으로 감자를 찔러본다. 푹. 잘 익었구나.<br><br>팔뚝의 근육세포들을 일깨워 감자를 난도질 하고 있는데 뒤에서 개미목소리가<br>들려온다. <span style="COLOR: #990000">'샌드위치로&nbsp;먹어도 괜찮아?'</span>&nbsp;고개를 끄덕이고 빵을 꺼내려는데<br>개미목소리2가 또 들려온다. <span style="COLOR: #990000"><strong>'바짝 구워줘. 크런치하게.'</strong></span><br><br><br><br><span style="FONT-SIZE: 300%; COLOR: #99000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strong>귀 아파서 아무것도 못 씹겠다며.</strong></span>&nbsp;<br><br><br><br>감자를 으깨는걸 돕게 했더니&nbsp;마냥 신났다. 빵을&nbsp;노릇하게 구워내고&nbsp;스팸이<br>한조각 남아있길래 잘게 썰어서 감자에&nbsp;투하한후&nbsp;허니 머스타드라도 조금<br>바르겠냐고 물어봤더니 귀가 아플것 같아서 싫단다. 도대체&nbsp;그건 무슨 논리니.<br><br>접시를 양손에 위태하게 들고는 엄마가 볼새라 뒷마당 데크로 쪼로로 뛰어나간다.<br>야외의자 위에 앉아 바닥에 닿지 않는 발을 달랑거리며&nbsp;두 볼이 빵빵하게 오물거리는<br>모습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nbsp;아무렴&nbsp;배고프면 뭐가 맛없을까. 준우는 하늘을 쳐다<br>보랴 옆으로 삐져나오는 감자를 손가락으로 훑어&nbsp;쪼옥 빨아먹느라 정신없어 알아채지<br>못했겠지만, 어느새 빨래를 마친 엄마가 나와 비슷한 미소를 띄고 내 옆에 서있었다.<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7/04/25/c0012325_4a4f653ff2e74.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7/04/25/c0012325_4a4f653ff2e74.jpg');" /></div>&nbsp;&nbsp;<br><br><span style="COLOR: #990000">"잘 머컸습니타."</span> 라며 해준 뽀뽀는 대단히 미끌미끌했고 아니나 다를까 <br>짭짜름한 감자맛이었다.<br><br><br><br><br/><br/>tag : <a href="/tag/감자샐러드" rel="tag">감자샐러드</a>,&nbsp;<a href="/tag/매시드포테이토" rel="tag">매시드포테이토</a>,&nbsp;<a href="/tag/샌드위치" rel="tag">샌드위치</a>,&nbsp;<a href="/tag/근데그러고보니나야말로뭘안먹었네" rel="tag">근데그러고보니나야말로뭘안먹었네</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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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감자샐러드</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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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04 Jul 2009 14:27:4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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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나와 그는 싸운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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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눈을 뜨니 푸르스름한 하늘의&nbsp;새벽 여섯시.<br><br>머리를 위로 틀어묶고 가족들을 깨울새라 발끝을 들고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가 <br>어젯저녁 냉침해둔 아이스티에 얼음세개를 퐁당퐁당퐁당 띄워 뒷마당으로 향한다.<br>공기가 아직 촉촉하다.<br><br>지구 어디선가에서는 지금도 소년병사들이 약물에 쩐 환각상태로 기관총을 난사<br>하고 있을테고 배가 곯아 쓰러졌지만 손을 뻗을 힘조차 없어 그대로 죽어가는 아이<br>들도 있을텐데 왜 이렇게 이곳은 평화로운지 모르겠다. 가까이 숨어있는 작은 새가<br>꼬륵꼬륵 하고 기묘하게 울고있고 후덥하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바람이<br>살랑살랑 뒷목의 잔머리를 흔드는 그런 아침.<br><br>그저 데크에 주저앉아 아이스티나 쪼로록 빨아먹으며 책을 읽고싶은 유혹이 <br>스믈스믈 올라옴을 느끼지만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내 젓는다.<br><br><strong><span style="COLOR: #990000">아냐, 난 싸우러 나온거잖아.</span></strong><br><br><br>손등에 힘을 줘 정맥을 한껏 세우고 마지막 한방울까지 원샷 한 후 데크 구석에<br>있는 전투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진한 홍차의 카페인과 슬슬 뿜어져 나오기<br>시작하는 아드레날린이 뒤엉켜 전투의욕이 고조됨을 느낀다.<br><br><br><br><span style="COLOR: #990000"><span style="FONT-SIZE: 30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잡초. <br><br>너네 오늘 다 죽었어.</span><br></span><br><br><br><br><br><br>겨울내내 초록 풀포기라고는 슈퍼마켓에서나 볼 수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봄이<br>올 기색이 보이기 시작하면<span style="COLOR: #999999">&nbsp;- 나를 제외한 -</span> 가족들은 <span style="COLOR: #990000">'행복하고아름다운반짝반짝<br>울트라파라다이스뒷마당' </span>을 꿈꾸며 콧구멍을 벌렁거린다. 그리고는 가드닝 센터<br>들이 모종을 내놓기 무섭게 종류별로 가지가지 모셔오는 것이다. <br><br>올해는 보자....<br>방울토마토와 로마토마토, 오이, 상추, 부추, 깻잎, 호박, 서양호박으로 시작해서<br>준우의 리퀘스트가 분명한 멜론, 허니듀, 수박, 옥수수, 그리고 모종은 분명한데<br>무언지 알 수 없는 - 게다가 심은 장본인들도 뭔지 잊어버린 - 미스테리 식물들<br>몇종류가 떡하니 자리 잡은 것이다. <span style="COLOR: #990000">"유기농 흙이래! 게다가 이건 유기농 비료!"</span>를<br>외치며 삽을 휘둘러 심어둔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열정이 매년 딱 일주일 하고<br>반만 간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이파리들이 노랗게 말라가기 시작하는게 보이면<br>그때까진 뒤에서 팔짱끼고 발을 까닥까닥 하고 서있던&nbsp;김말랑대원이 출동할&nbsp;때가<br>온 것이다.<br><br>막상 모종들 자체는 아침일찍이나 해가 질 무렵 공기가 선선해지면 물을 흠뻑 주고<br>가끔 비료들만 뿌려주고 좀 줏대없이 빈약하게 자라나는 녀석들에게는 부목을 대<br>주는 정도의 수고면은 왠만해서는&nbsp;무리없이 자라주는데 문제는 초대한 적도&nbsp;전혀<br>없거니와 매우 환영받지 못하는 손님들. 그 이름도 위대한 <span style="COLOR: #990000"><strong>잡초</strong></span>.<br><br>5월에서 6월 중순쯤 까지는 그저 웃으며 넘어갈 만 하다.<br><br><span style="COLOR: #990000">'올리비아 핫세도 눈 세개짜리 외계인 행성에 가면 추녀야.&nbsp;민들레밭에 장미가 피면<br>그게 잡초고 질경이밭에 잔디씨가 뿌리를 내리면 그게 잡초니까 우리집 잔디밭에<br>타식물들이&nbsp;삶의 터전을 꾸렸다고 해서 내가 그들을 핍박할 권리는&nbsp;똥강아지 털끝<br>만큼도 없다'</span> 라며 나름대로의 진지한 의견을 펼치면 가족들은..<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04/25/c0012325_4a4e2182b490a.jpg" width="493" height="214"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04/25/c0012325_4a4e2182b490a.jpg');" /></div><br>라는 싸늘한 표정을 짓지만 그래봤자 어쩔껀가. 어차피 밖에 나가는 사람은 나밖에<br>없는데 말이다.<br><br><br>그렇게 애써 무시하다 보면 더 이상 인간의 양심을 가지고는 무시할 수 없는 그런<br>상태까지 가게 된다. 차라리 비료를 주지 않았으면 적당히 지나갈 수 있으련만 니네가<br>쪽쪽 빨아들이라고 준게 아닌데 게걸스럽게 흡수했는지 아주 아마존우림을 펼치고<br>있어 낫으로 베면서 다녀야 할 수준이 된 것이다.<br><br>어쩔 수 없이 조금조금씩 자이언트급 잡초들에게만 참수형을 선사하던 차, 나는 평생<br>잊지 못할 적수를 만나고 말았다.<br><br><span style="COLOR: #990000">나는 그의 이름을 모른다. <br>그도 나의 이름을 모른다.<br>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 함께 발 붙히고 살 수 있을 수 없어.<br>근데 난 여기 있어야 겠으니 니가 가라.<br>안 간다면 제거해주마.</span><br><br>처음 자랄때는&nbsp;민들레 이파리같이 야들야들하게 솟아오르다가 조금 성글어지면 바로<br>가장자리를 따라 가시를 세우기 시작한다. 근데 이게 조금 따끔한 정도의 귀여운<br>수준이면 내가 이렇게까지 적대감을 가지지 않았을터인데 장미가시에 버금갈 정도의<br>살상력을 가지고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게다가 원래 이 식물의 가시에 독성이<br>있는건지 아니면 단순히 내가 이 식물에게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건지 찔린부분들이<br>간지럽고 부어오르기까지 하는것이 아닌가! <br><br>거기다가 뻔뻔스럽기 그지없어 자그마치 부엌용 위생장갑 위에 수술용 라텍스장갑을<br>겹쳐끼고 그 위에다가 정원용 목장갑으로 무장을 해도 여전히 손에 생채기를 여기저기<br>내는건 물론이거니와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제일 두꺼운 청바지를 입어도 쪼그려앉아<br>오리걸음을 하며 잡초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보면 재주도 좋게 그 두꺼운 청기지를<br>뚫고서 엉덩이를 콕콕 찔러대 다큰처녀가 엉덩이를 벅벅 긁게 만드는&nbsp;파렴치하기가<br>이루 말할 수 없는 그런 공공의 적.&nbsp;<br><br>뿌리는 또 얼마나&nbsp;무섭게 질긴지 중간에서 끊어져버리면 곧 며칠안에 그 끊어진 뿌리를<br>토대로 새싹을 틔우기때문에&nbsp;그래, 아주 끝까지 뽑아주마 하고 눈에서 불똥을&nbsp;튀기며<br>땅을 파내려가다 보면 이건 뭐 지구&nbsp;중심까지 뚫고&nbsp;가야 한다.&nbsp;그 굵기로 예측하건데<br>아마 몇만년 전쯤 불량한 길로 빠져버린 당근의 먼 친척이&nbsp;분명하다.<br><br><br>어느새 해가 쨍쨍하게 떠서 익어가는 목덜미와 등짝이&nbsp;뜨셔서 더이상 견디지 못할 <br>때쯤 집에 들어가자 TV앞에 배 깔고 낄낄대던 준우가 제비새끼마냥 입을&nbsp;짜악<br>벌리고는 <span style="COLOR: #990000">"배고파, 배고파, 배고파."</span>&nbsp;를 열창한다. 블루베리 버터밀크 팬케이크를<br>노릇하게 부쳐주고 쫀쫀하게 농축한 시나몬허니시럽을&nbsp;만들어 뿌려줬더니 손에서 <br>냉큼 뺏어다가 다시 TV 앞으로 쪼로록. 얌마, 그거&nbsp;밖에서 사먹으려면은&nbsp;니&nbsp;한달치<br>용돈은 다 부어야 할게다. 그러니 땡큐정도는 해줘도 괜찮지 않겠니 라고 말하고<br>싶은 충동이 불쑥 솟았지만 도로 안으로 꾹꾹 누른다. 그래. 내가 엄마한테 소싯적 <br>반찬투정했던 죗값이라 치지 뭐.<br><br><br>4시간도 넘은 대전투를 치룬 뿌듯함을 한가득 품고 방에 돌아와 컴퓨터를&nbsp;<br>키려던 참, 어제 늦게까지 소설책을 읽으셨던지&nbsp;11시도 지난 지금&nbsp;방금 미적미적 <br>일어난 엄마가 반쯤 뜬 눈으로 말하신다.&nbsp;<br><br><span style="COLOR: #990000">"딸. 깨자 마자 또 컴퓨터야?"</span><br><br>&nbsp;&nbsp;<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7/04/25/c0012325_4a4e27a78f2e7.jpg" width="500" height="330.29197080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7/04/25/c0012325_4a4e27a78f2e7.jpg');" /></div><br>엄마 미워.<br><br><br><br><br/><br/>tag : <a href="/tag/잡초죽어라" rel="tag">잡초죽어라</a>,&nbsp;<a href="/tag/가드닝" rel="tag">가드닝</a>,&nbsp;<a href="/tag/엄마미워" rel="tag">엄마미워</a>,&nbsp;<a href="/tag/김준우마지막한방울까지싹싹긁어먹어라" rel="tag">김준우마지막한방울까지싹싹긁어먹어라</a>,&nbsp;<a href="/tag/엉덩이간지러워엉엉" rel="tag">엉덩이간지러워엉엉</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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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3 Jul 2009 15:54:47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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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이름만 거창한 Canada day, 먹고 죽자.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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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span style="COLOR: #990000">캐나다 데이</span>.<br><br>한국식으로 말하자면&nbsp;육중한 엄숙함이 중후하게 풍겨나오는 단어, <span style="COLOR: #990000">'건국기념일'<br></span>인데 유치할 정도로&nbsp;간단명료하게 불려져서 맥이 빠질 정도에요. 그리고 그래서<br>그런건지&nbsp;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을 즐깁니다. 기껏&nbsp;150년도<br>채 되지 않은 역사라 무거울게 없지않아? 라고 물어보신다면 고개를 끄덕일 뿐.&nbsp;&nbsp;<br><br>그렇지만 캐나다 데이가 크고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br><br><br><br><span style="FONT-SIZE: 300%; COLOR: #99000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strong>대놓고 놀자판이니까.</strong></span><br><br><br><br>슬금슬금 해가 지기 시작할 쯔음 집 밖으로 나가면 온 동네가 고기냄세로 자글자글.<br>평소에 안 먹던것도 아니면서 집집마다 마치 오늘만을 기다려 온 마냥 뒷마당에 <br>그릴을 펴놓고 으레 때맞춰 하는 바베큐용 고기와 소세지들을 노릇하게 구워내는 <br>터라 애꿎은 동네 개들만 이 밤이 가기전에 고기 한점, 뼈다귀 한조각 얻어먹어 볼까<br>낑낑대지요. <br><br>게다가 <span style="COLOR: #990000">불꽃놀이</span>!<br><br>10시가량부터 시작해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기 시작하지요. 푸쉬시시 하며 하늘로 솟는<br>소리, 어렵사리 재워놨더니 폭발음에 깬 아기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꼭&nbsp;어디선가 나무에<br>불이 붙어서 출동한 소방차들의 사이렌 소리의 메들리가 조화롭게 울려퍼지는 추억의<br>한마당. 그것이 바로 캐나다 데이의 모습입니다.&nbsp;<br><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18e6bbe.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18e6bbe.jpg');" /></div><br>근처 한인마트에서는 그 자비로우심이 잭이 타고 올라간 콩나물 줄기처럼 높디 높아<br>소세지와 LA 양념갈비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공휴일이라 다른 <br>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는데 <span style="COLOR: #999999">- 특히나 체인점인 마트나 쇼핑몰들은 쉬게 해주지 않으면<br>조합에서 눈에 쌍심지를 키기때문에 칼같아요&nbsp;-</span> 우리의 꿋꿋한 한인마트는 철저히 일년<br>365일 배고픈 우리와 함께 합니다, 아멘. <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415afe8.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415afe8.jpg');" /></div><br>갈비는 진리고 생명이지만, 전 양념갈비는 싫어요. <strong>절대적으로 생갈비.</strong><br><br>요즘은 워낙 모두들 어디서나 사진기를 들이미니까 괜찮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아직도<br>DSLR은 아무래도 위협적인지 고기굽던 청년이 움찔움찔 거리더니 매우 수줍에 볼에<br>홍조를 띄고는<span style="COLOR: #990000">"저.. 포즈 취해야 하나요?"</span> 라고 물어보길래 그냥 굽던 고기나 마저<br>구우란 의미로 고개를 저었습니다. 천막 저쪽 구석에서는 두 아저씨들께서<span style="COLOR: #990000">"사장님께서<br>고용하신 건가요?" "아니. 난 사진사 부른 적 없는데.."</span> 라며 속닥속닥. <br><br>고기굽는 청년님, 그리고 사장님. <br>사실 제 정체는 폼만 있는대로 잡아놓고 똑딱이로 찍은것보다 못한 사진만 줄창 뽑아내는 <br>양심에 털난 워너비 헝그리 아티스트 입니다. 굽는데 집중치 못하게 한 죄를 범하게 해서 <br>매우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고기는 훌륭했어요.<br><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5e23a8a.jpg" width="5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5e23a8a.jpg');" /></div><br>그냥 집에 가서 대자로 넙죽 뻗고싶은 마음을 차곡차곡 접어두고 준우의 소원대로<br>근처 공원으로 붕붕. 카니발이 한창이었지만 도착해 조금 둘러보기 시작한 즉시<br>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퍼붓기 시작해 텐트 아래로 피신했어요. 폭우 덕분에 그때까진<br>별로 청중이 없던 컨츄리가수의 무대 주위가 발 딛을 곳 없을 정도로 바글바글 차오르고<br>이내 흥이 난 아가씨들이 둥가둥가춤을 추는걸 잠시 구경하는데 준우가 배가 고프다며<br>칭얼거리네요. 우산도 없는데 저 빗속을 어떻게 뚫고 가나 잠깐 고민하다가 에라,<br>살신성인이 따로있나 싶어서 그냥 무작정 나서서 부모님을 위한 맥주와 안주거리, <br>준우를 위한 아이스크림을 물 닿을새라 품에 꼬옥 껴안고 오대양을 맨몸으로 횡단한<br>새앙쥐마냥 푹 젖어서 돌아오니 거짓말처럼 딱 비가 멈추네요, 이거. <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45674f6.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45674f6.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48de564.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a48de564.jpg');" /></div><br><br>빗물에 쩐것도 서러운데 왠 바람이 숭숭 불기 시작해서 딸의 골수가 얼어가는(!)<br>고통도 몰라주고 컨츄리 기타소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부모님과 케챱이 더<br>필요하다며 다시 다녀오라는 괘씸한 소년 김준우를 보좌하며 <span style="COLOR: #990000">'누나 너무 추우니까<br>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10시쯤 불꽃놀이 시작할테니까 그때까지 비 또 오지 않으면<br>다시 돌아오자'</span> 라고 약속하고 <span style="COLOR: #999999">- 물론 매우 강력한 반발이 있었지만 -</span> 집에 돌아와<br>등짝이 뜯겨나갈 것 같이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그새 이녀석은 곯아<br>떨어져 있길래 푸훕 웃음이 나왔습니다. <br><br>미안, 불꽃놀이는 내년에 보러 가자.<br>캐나다 데이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어김없이&nbsp;돌아올 테니까 내가 네 곁에 있는 한 <br>매년 함께 하자꾸나.<br><br><br><br><br /><br /><br><br><br>난데없이 생뚱맞게&nbsp;<span style="COLOR: #990000">'너가&nbsp;죽었었어. 장례식에 가서 관속을 쳐다봤어'</span> 라며 필요<br>이상으로 구체적인 꿈 내용을 술술 풀어놓고는 나 이제 정말로 많이 건강해 졌다고,<br>지나가다가 공사장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거나 엉뚱한 총격사건에 휘말리지만 않는<br>다면 그 꿈이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설득시킬 시간도 채 주지 않은채<br>내가 얼마나 자길 걱정시키고 있는지 잔소리를 열 바가지는 해놓고 일 늦었다며 후딱<br>로그아웃 하면 으쨉니까 ㅠㅠ? <br><br>믿을 구석을 심어주기 위해&nbsp;내 카메라 다른 사람 손을 타게 하지 않겠다는 근거없는<br>똥고집을 잠시 꺽어두고 증거샷까지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오늘 아이스 에이지 3을<br>보러 갔거든요. 1, 2편보다 더 탁월했답니다. 한국에서도 개봉하면 보러가세요.<br><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9ca94a45.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9ca94a45.jpg');" /></div><br><br>봐봐요. <br>정말로 거의 10kg 가까이 늘었다니까요.<br><br>입원도 안 해도 괜찮고,&nbsp;의사들도 그렇게 자주 보러 가지 않아도 괜찮고,<br>약도 꼬박꼬박 잘 챙겨먹고 있으며&nbsp;비록 건강함의 대명사라고 까지는 못<br>우기겠지만 누가 봐도 걱정 할래야 도무지 걱정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를<br>뿜어내고 있거든요.&nbsp;&nbsp;<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9f6ba4c9.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7/02/25/c0012325_4a4c09f6ba4c9.jpg');" /></div><br>아빠는 여전히 바쁘시고, 엄마도 이제서야 이사한 새 집 정리를 마치시고 한숨<br>돌리시고 계시며 준우는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도 과하게 잘 있어요. <br><br><span style="COLOR: #990000">'소녀시댄가 하는 애들은 킬힐 신고 춤도 추더라. 너도 우중충하게 한여름에 <br>긴팔 긴바지만 입지 말고 좀 처녀티좀 내봐'</span> 라며 엄마가 억지로 높은 구두를<br>신긴 바람에 어김없이 발목이 접질러져 지금 아르마딜로&nbsp;발목마냥 퉁퉁 부어<br>있지만 그 외에는 아픈 곳 없이 게으른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br><br>심박동이 이상해 지거나 통증이 마지막으로 온 것도 벌써 몇개월 전이고 매일매일<br>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어요.&nbsp;잠도 누가 패대기쳐도 모를 정도로 푹 자고 먹기도<br>주위사람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회충 검사를 제안할 정도로 복스럽게 잘<br>먹고 있으니 정말로 염려일랑 붙들어 두세요.<br>&nbsp;<br>많이 보고싶어요.&nbsp;<br>매일매일이&nbsp;행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거라고 약속해 주세요.<br><br><br>...그나저나 관 속에 닭뼈 한웅큼만 있었다는건&nbsp;좀 너무한걸요.<br><br><br>&nbsp;&nbsp;<br/><br/>tag : <a href="/tag/캐나다데이" rel="tag">캐나다데이</a>,&nbsp;<a href="/tag/Canadaday" rel="tag">Canadaday</a>,&nbsp;<a href="/tag/바베큐" rel="tag">바베큐</a>,&nbsp;<a href="/tag/갈비는진리로다" rel="tag">갈비는진리로다</a>,&nbsp;<a href="/tag/내발목살려도" rel="tag">내발목살려도</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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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2 Jul 2009 01:17:00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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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소년은 무럭무럭 크고 있습니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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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br><span style="FONT-FAMILY: Verdana">전에 </span><a href="http://illuminate.egloos.com/4130358"><strong><span style="COLOR: #990000; FONT-FAMILY: Verdana">이 포스팅</span></strong></a><span style="FONT-FAMILY: Verdana">&nbsp;에서 볼 수 있듯이, 저에게는 오늘로서 2학년을 마치고 </span><span style="FONT-FAMILY: Verdana"><span style="COLOR: #999999">- 성적표는 <br>차마 두려워 아직 펼쳐보지 못했다만 -</span> 의기양양하게 돌아온 어린 동생이 하나 있어요.<br><br>아직도 슬슬 늙어 꼬부라지기 시작한 이 누님을 따라잡으려면 머리의 피딱지부터 떼야<br>하겠다만 나이가 나이인 만큼&nbsp;하루가 다르게 다음날 뒷뜰의 잡초만큼 성큼성큼 자라나고<br>있어서 어쩐지 몰려오는 기특함에 보고 있자면 제 입꼬리가 살사댄스를 추곤 합니다.<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45fe391c7.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45fe391c7.jpg');" /></div><br><br>소년 <strong><span style="COLOR: #990000">김준우</span></strong>(8).<br><br>매우 소싯적부터 걸핏하면 카메라를 들이미는 누나밑에서 태어난 죄로 줄무늬 내복<br>차림으로 변기에 앉아 사진이 찍힐때도 한치 부끄러움을 느낄 줄 모르는 대담함과<br>토실토실한 궁둥이가 매력포인트★ 입니다.<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492f78db2.jpg" width="500" height="49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492f78db2.jpg');" /></div><br><br>아직도 하키에 매진하고 있어요. 조금 부산스럽고 변덕이 죽끓는 면이 없잖아 있는데 <br>하키는 의외로 우직하게 계속 좋아하고 있는걸 보면 참 신기하지요.<br><br>이 팔불출 누나가 쬐금, 아주 쬐금만 자랑을 하자면.. </span><span style="FONT-FAMILY: Verdana"><span style="COLOR: #999999">- 아, 아,&nbsp;마이크 테스팅 원투쓰리 -<br></span>이녀석 꽤 재능이 있나봐요. 자기네 하우스 리그 팀에서 뽑혀서 엘리트 팀에 들어가길래<br>어쭈? 했었는데 그 엘리트들 중에서만 또 추려내서 올라갈 수 있는 트리플A 팀들에서<br>준우가 내후년&nbsp;나이가 차게 되면 스카우트 해가겠다며 호시탐탐 눈독을 들이고 있고&nbsp;<br>심지어는&nbsp;돈을 무더기로 벌되 호화생활에는 별 취미가 없으신 모 유명 변호사께서 준우가<br>하는 경기를 관람하시고서는 하키를 업으로 삼아 프로로 키울 생각이라면 사립중학교부터 <br>대학교까지 전부&nbsp;뒷받힘해주고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프로팀쪽에도 입김을 불어넣겠다고<br>난데없이 제안을 하는 둥&nbsp;저로서는 잘 이해가 안가는 안드로메다급 이야기가 오가는&nbsp;<br>그런 상황인 거에요.<br><br>이 부근에서&nbsp;본격적으로 하키를 시키는 부모들이라면 준우의 애칭인 JK를 모르는 사람이<br>없다고 하고 <span style="COLOR: #999999">-&nbsp;..뻥이 좀 가미되었을 가능성 80% -</span> 하키팬 포럼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린<br>다는게&nbsp;욕창이 스믈스믈 올라오는 기미가 느껴질때만 몸을 뒤집어주는 이 게을러빠진<br>누나로서는 너무 신기해서 그저 실없는 웃음만 나와요.&nbsp;참고로 그 포럼에서 <span style="COLOR: #990000">'JK의 누나'</span>에<br>대해서도 언급이 된적이 있었는데 <span style="COLOR: #990000">'아마도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 인걸로 알고 있다'</span><br>라고 써져 있었어서 매우 대폭소. 경기에 따라갈때마다&nbsp;뽈뽈뽈 카메라가방을 매고 돌아<br>다니고 코치들과 안면이 익은 탓에 가끔은&nbsp;사진 찍기 좋은&nbsp;코치박스석에 들어가 있어서<br>그런 오해가 있던 것 같은데 다행히도 저희 가족 말고는 제 결과물을 본 사람이 없어서<br>아직&nbsp;제 실체가 뽀록난 적 없습니다(...)<br><br>맨 아래 사진들은 나이아가라 토너먼트에서 우승했을때 인간 팬케이크를 쌓는 모습과<br>토론토와 그 지변주역 올스타전에 초청받아서 역시 우승했을때 찍은 기념사진으로 <br>쪼그만게 뭘 아나 싶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뽑아달라고 조르길래 방에다가 넓적하게<br>붙혀줬어요. 덕택에 목욕 후 팬티만 입고 양 허리에 손을 얹은채 흐뭇하게 감상하는 <br>새로운 취미를 가지게 되었지요.<br><br>아레나 안은 워낙 어두침침한데다가 저 꼬맹이들이 날다람쥐처럼 스케이팅 하질 않나,<br>드디어&nbsp;앵글안에 잡혔다 싶으면 자빠지고, 휙 뒤돌아 버리고, 심판이 끼어들어서 뷰를<br>막아버리기 일수라서 손가락에&nbsp;쥐가 오르도록 셔터를 눌러대도 건지는게 드물어요.<br>감사하게도 친구의 애인께서&nbsp;500mm 망원렌즈를 빌려주셔서 며칠&nbsp;스포츠신문 기자의<br>느낌으로 설치고 다녔지만 제 지구 코어에 다다르는&nbsp;낮은 내공은 장비빨로도 어쩔 수<br>없었는지 남은건 렌즈 무게에 늘어난 어깨 인대뿐..orz<br><br><br>워낙 어린데다가 아직 재능이고 장래고 운운할 단계가 아니라서 가족 모두 함께 즐기는<br>정도로 유지하고 있지만 연습을 다녀오고, 개인레슨을 받고, 주말내내&nbsp;정신없이 <br>토너먼트들을 뛰고도 집에 돌아와서 하키채를 휘두르며 뛰어다니는걸 보면 아, 정말로<br>좋아하는 건가 싶어서 무언가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12914e85.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12914e85.jpg');" /></div><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154971ae.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154971ae.jpg');" /></div><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1894f4c2.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1894f4c2.jpg');" /></div><br>야구도 좋아하는 탓에 일주일에 한번 경기를 치루러 가곤 하는데 정말로 '동네야구'가<br>무엇인지 깨닳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광경이에요.&nbsp;헛스윙은 양반이오 잡는 공보다<br>놓치는 공이 더 많고, 한번 무난하게 치고나면 왠간해서는 홈런이 되는 콩가루 경기판을<br>보고있어도&nbsp;나름대로 땀을 바가지로 흘리며 경기에 임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차마<br>웃을 수가 없어요. 생과 사가 걸린마냥 투지가 이글거리는걸요 ㅇ&lt;-&lt;<br><br>저 마지막 사진은 준우한테서 </span><span style="FONT-FAMILY: Verdana"><span style="COLOR: #990000">'조금만 일찍 찍었으면&nbsp;내가 공을 잡는 것 처럼 보였을<br>텐데' </span>라며 핀잔을 들었어요. 니가 놓쳐놓고 왜 나한테 화풀이야,&nbsp;흥칫핏.<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2e4cd442.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2e4cd442.jpg');" /></div><br>이제 몇년만 지나면 슬슬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도 한두가닥씩 나기 시작하겠죠.<br>더 이상 아침에 일어나면&nbsp;반쯤 뜬 눈으로 누나의 침대 옆으로 기어 들어와서 칭얼거리지도<br>주말 아침마다 핫케이크와 해시브라운을 해달라고 조르지도 않을거에요. 아마&nbsp;저보다 머리 <br>한통은 높은곳에서 내려다보며 14살이나 많은&nbsp;이 여자는 나와는 세대가 다르다고, 그러니까&nbsp;<br>내 감정을 공감해 줄 수도, 이해해 줄 수도 없다고 생각하며 거리를 둘지도 몰라요.<br>그리고&nbsp;어쩌면 그게&nbsp;피하기 힘든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br><br>그래도&nbsp;만지면 퐁 하고 사라져버릴 것 같이 조그마했던 그 갓난아기를 처음으로 품에 <br>안아본 그 날부터&nbsp;아롯한 우유풋내가 옅어지기 시작해 제&nbsp;손 없이도 넘어지지 않고<br>뛰어다니게 되고 어느새&nbsp;입가에 밥풀을 묻히고 노란 책가방을 맨 채로 학교로 향하는<br>오늘날까지, 그리고 더 이상&nbsp;보호자로서 누나가 필요없게&nbsp;되는 날이 온다고 해도.<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85201e18.jpg" width="400" height="6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6/26/25/c0012325_4a44585201e18.jpg');" /></div><br>기억해줘.<br>그리고 의심치 말아줘.<br><br>누나가 얼마나 오금이 저리도록 널 귀여워 했는지.<br>얼마나&nbsp;내 전부를 줄 수 있을&nbsp;것 처럼 널 아꼈는지.<br>&nbsp;&nbsp;<br>누나는&nbsp;네가 넘어지면 받혀줄 수 있도록&nbsp;뒤에서 네 등을 지켜보고 있단다.<br>그래, 언제까지나.<br><br><br></span><br/><br/>tag : <a href="/tag/하키소년" rel="tag">하키소년</a>,&nbsp;<a href="/tag/준우" rel="tag">준우</a>,&nbsp;<a href="/tag/그래도제발변기뚜껑은내려줘" rel="tag">그래도제발변기뚜껑은내려줘</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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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Diary</category>
		<category>하키소년</category>
		<category>준우</category>
		<category>그래도제발변기뚜껑은내려줘</category>

		<comments>http://illuminate.egloos.com/4993127#comments</comments>
		<pubDate>Fri, 26 Jun 2009 05:19:10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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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코바늘로 한땀한땀 생명을 불어넣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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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그러니까 말이에요, 여름이 왔어요.<br><br>공기가 후덥해지고 시간이 널널하면 왠지 쓸데없는 것이 하고 싶은 법.<br>지리산 암반수처럼 퐁퐁 솟아나는 이&nbsp;트로피컬 젊음의 에너지를 건전하고<br>생산적인 것으로 돌리고자&nbsp;방을 뒤지던 차, 털실뭉치와 코바늘을 발굴해<br>내었습니다.<br><br>그리고 무작정&nbsp;친절하기 그지없는 인터넷 강좌들을 눈알이 쪼개져라&nbsp;<br>쳐다봤건만,&nbsp;긴건 실이요 저 막대기는 바늘이노라. <br>...그러니까&nbsp;감고 빼고 돌려서 뭘&nbsp;도대체 어떻게 하라는거야.<br><br>그냥 때려치려고 실뭉치를 집어 던지려 하기를 서너번, 그때마다&nbsp;<span style="COLOR: #999999">'나도&nbsp;손가락<br>열개 있고 좌뇌 우뇌 다&nbsp;있어'</span> 라는 오기가 솟아나 뜨고 푸르며 흰 털실이<br>거무죽죽해지고 손가락이 얼얼해질쯤 대충 감이 잡혔어요. 좋다고 히히덕&nbsp;<br>거리며 몇줄 떠서 엄마에게 자랑하러 쿵탕쿵탕 달려가니,<br><br><span style="COLOR: #990000">"뒤집어서 떴잖아."</span><br><br>..응, 역시 그런거였어.&nbsp;&nbsp;<br>&nbsp;<br><br><br>아무튼 완성했어요.<br>자타공인 손재주라고는 2MB 양심만큼도 없는 제가 해낸거에요.<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6/11/25/c0012325_4a2ff4f13116c.jpg" width="500" height="75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6/11/25/c0012325_4a2ff4f13116c.jpg');" /></div><br><br>내내 비오고 날씨가 흐리다가 간만에 해가 나왔길래 빛좀 받으며 기념촬영★<br><br>양이에요, 양. <br>저게 도대체 뭐냐고 자문하셨던 분들 각성하세요.<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6/11/25/c0012325_4a2ff4fe21c07.jpg" width="500" height="75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6/11/25/c0012325_4a2ff4fe21c07.jpg');" /></div><br><br>이게 조금 더 구라성 덜 짙은 사진이에요.<br><br>만들다 보니 털실과 솜 덩어리일 뿐인 이 무생물체에게 알 수 없는 애정이 솟아나지<br>뭡니까. 그래서 섀도우도 <strike>몰</strike>래 빌려다가 귀와 볼에 치덕치덕 발라주고 <span style="COLOR: #999999">(엄마 미안 orz)<br></span>땡땡이 마후라도 둘러줬는데도 뭔가 2% 부족. <br><br>뭐가 좋을까 하고 방을 빙글빙글 돌며 고민하던 차에 발에 툭 채인게 있었으니 바로<br>허니와 클로버 1권. 책장에 도로 넣으려고 주워드는 순간 펼쳐지는 페이지에서는<br>하구미와 모리타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지고 있었고 곧바로 이어지는 코로보클<br>촬영씬이 보이지 뭐에요. 그래, 역시 울먹거리는 눈을 가진 동물들에게는 머루잎을<br>위에 씌워줘야 하는 법이에요. 토토로는 예외지만.<br><br>펠트를 대충 잘라 만든 머루잎에다가 수도 놔주고 무당벌레도 어플리케 해 놓을까<br>하고 순간&nbsp;불타올랐지만 5초후에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글루건에 맨 허벅지를 데이고서<br>바람빠진 풍선처럼 푸슈슈슉 의욕제로. 그럼 그렇지.<br><br><br><br>다들 잘 지내셨나요:)?<br><br><br><br/><br/>tag : <a href="/tag/손뜨개인형" rel="tag">손뜨개인형</a>,&nbsp;<a href="/tag/아미구루미" rel="tag">아미구루미</a>,&nbsp;<a href="/tag/양" rel="tag">양</a>,&nbsp;<a href="/tag/코로보클" rel="tag">코로보클</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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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손뜨개인형</category>
		<category>아미구루미</category>
		<category>양</category>
		<category>코로보클</category>

		<comments>http://illuminate.egloos.com/4976659#comments</comments>
		<pubDate>Wed, 10 Jun 2009 18:01:45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하나도 자라지 않은 피터팬의 푸념.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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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br>여기서 함께 타향살이를 하고있는 또래&nbsp;대부분이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를 한국에서<br>다니고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nbsp;어릴적의 아련한 추억들이야 말로&nbsp;곧잘 오르는 토픽이기<br>마련이다. 아무리 다른 도시에서 자랐다고 하더라도 유행하던 노래<span style="COLOR: #999999">(우리 동네에서만<br>부르는줄 알았던, 지금 생각해보면 은근히 저질스러운 가사의&nbsp;- 니&nbsp;** 왕&nbsp;** 태평양 고래<br>** .. - 노래라던지)</span>, 방과후에 하던 일들<span style="COLOR: #999999">(미니카경주, 컵떡볶이사먹기)</span>, 그리고 문방구<br>에서 유행하던 것들<span style="COLOR: #999999">(닥터슬럼프 미니만화책, 사오정시리즈, 핑클스티커)</span>은&nbsp;거기서 거기라<br>잘 모르던 사이의 사람들도&nbsp;어릴적&nbsp;기억의 조각들을 꺼내놓다보면 한마음이 되어 서로<br>맞장구치기 바빠지는 것이다.<br><br>얼마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 알다시피 운동 되게 못하잖아. 라며 말을<br>꺼낸 그 언니는 유난히 달음박질에 재주가 없었던 자신이 얼마나 얼음땡을 싫어했는지<br>털어놓았다. 아이들이란 천진난만하지만서도&nbsp;놀때만은 타고난 맹수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br>누가 가장 쉬운 사냥감인지 파악하는데&nbsp;걸리는 시간은&nbsp;채 몇초도 걸리지 않는다. 덕분에<br>매번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억누르며 다리야 날살려라 애타게 달리다가 술래의 손끝이<br>어깨에 닫기 직전에 '얼음!'을 외치는 그 스릴이 그녀에게는&nbsp;피망버섯볶음보다도 싫었던<br>것이다. 또 일단 얼어버렸다면 그냥 좀 냅뒀으면 좋겠는데 동지애에 불타오르는 동무들이<br>목숨(!)을&nbsp;불사하고&nbsp;그녀를 구하러 오지 않겠는가. 울며 와사비 씹어먹는 심정으로 '땡...'<br>을 힘없이 읇조리고 다시 달려야 하는 무한의 고통. 싫기는 오지게 싫었는지 그로부터 15년<br>가량 지난 지금도 그녀의 눈에서는 분노가 서려있었다.<br><br><br>저런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듣고나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법.<br>잠시 골똘이 생각해 보았다.<br><br>치가 떨리도록 싫었다고 할것까지는 아니지만&nbsp;나 역시 매우 꺼려지는 놀이가 있었다.&nbsp;<br>조그마한&nbsp;아이들을 모아놓고 할 수 있는 안전하고 도덕적인 레크리에이션이란 어느정도의 <br>한계가 있기 때문에&nbsp;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에나 있을 법한 숫자대로 짝지어 뭉치기.&nbsp;<br><br>한국에서는 아이들과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뛰듯 빙글빙글 돌다가 선생님께서 <span style="COLOR: #990000">"셋!" <br></span>이라던지 <span style="COLOR: #990000">"다섯!"</span> 을 외치면 불판위의 산낙지들처럼 부산스럽게&nbsp;주위의 아이들과 뭉쳤고,<br>캐나다에서는 그 유명한 치킨댄스 음악에 맞춰 어깨죽지를 흔들다가 <span style="COLOR: #999999">(땀에 쩔어있기 마련인<br>여름에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span> 역시나 인스트럭터가 외치는 숫자대로 후다닥 모여야<br>했다. <br><br>놀이 자체는 어려울 리가 없었다. 그러나 가끔은 혼자 남겨지는 사람이 생기는건 당연지사.<br>단단하게 뭉쳐있는 그룹들을 곁눈질하며 뻘쭘하게 서있어야 하는 그 순간을 기쁨으로 <br>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건 변태다. 굳이 그 불행한 순간을 맞이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지라도<br>모두의 눈이 자기를 향하고 있음을 무시하려고 노력하는 그 누군가를 보게 될때의 난 이렇게<br>안전하다는&nbsp;그 죄책감이란.<br><br>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빙글빙글 퍼덕퍼덕 거리다가 언제 불리울지 모르는<br>숫자를 기다리는, 그리고 내가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오돌오돌<br>돋는 서바이벌 게임이었던 것이다.<br><br><br>그렇다고 해서 내가 모든 놀이들을 저렇게 색안경 끼고 보았던 것은 아니다. 싫어하는게<br>있다면 좋아하는것도 있는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는가.<br><br>술래잡기를 좋아했다. <br><br>아마 게을러빠진 천성과 맞물리는게 있어서 그런듯 싶다. 질리지도 않고 명절때마다 모이는<br>사촌들과 함께 좀 부잡스럽게 헤집고 다니지 말고 얌전하게 놀라는 어른들의 말씀을<br>동네개천에 흘려보내며 즐기던 술래잡기. 일단 나만의 공간을 찾게되면 얼음땡처럼 뛰거나<br>고무줄놀이처럼 펄쩍거릴필요 없이 그냥 퍼질러 앉아 머리카락까지 꼭꼭 숨기기만 하면<br>된다는게 어릴적부터 엉덩이가 무거웠던 나에게 매우 어필했던 것이다.<br><br>게다가 나름대로 탁월하기까지 하였다. <br><br>그때나 지금이나 쪼그리고 있는 자세를 좋아하는데 당시에는 몸을 차곡차곡 접으면 약간<br>뻥을 보태서 농구공만하게까지 오그릴 수 있었기에 그 어느 상상을 초월하는 공간에까지<br>침투할 수 있는 능력으로 술래들을 곤란하게 만들곤 했으니 말이다. 벽장속 겨울이불들<br>사이에서 베개들과 함께 웅크려 있거나 전축 뒤 먼지구뎅이 속에서 전기코드들에 얽혀<br>있는 건 약과이고 가끔은 쌀통속에 들어갔다가 아무런 의심없이 뚜껑을 연 고모들께 이른<br>나이에 심장마비로 요단강 건너시게 할 뻔하기도 한 훈훈한 기억들.&nbsp;<br><br>술래잡기는 거의 매번&nbsp;찾다찾다 지친 사촌들이 다른 놀이를 하러 마당으로 나가거나 어서<br>밥먹으라는 부름에 응할때 끝이 났다. 그러나 난 고집스럽게도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br><br>찾는 사람이 없어도 숨을 죽이고 언제까지나 웅크리고 있었다.<br>결국 누군가가 실수로라도 찾아낼때까지 말이다. <br><br><br>이제는 내가 끼득끼득 거리며 음악에 맞춰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향해 운명의 숫자를<br>외치고, 아무리 잘 접어봐도 등산가방만해 어디 숨기에도 민망한 나이가 되버렸지만<br>아직도 난 홀로 남겨지는걸 두려워 하고 누군가가 날 찾아주길 한없이 기다리고 있다.<br><br><br><br><br><br>			 ]]> 
		</description>
		<category>미분류</category>

		<comments>http://illuminate.egloos.com/4838103#comments</comments>
		<pubDate>Fri, 06 Feb 2009 03:00:02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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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김말랑을 놀래킨 세기의 이름.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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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길래 조금은 얇게 입고 나갔다가&nbsp;한걸음씩 뗄때마다<br>손가락 발가락이 오그라드는 고통을 꾸욱 참아내며 겁난&nbsp;거북이마냥&nbsp;스웨터 속으로<br>목을 구겨넣고 걸어가던 참이었다.&nbsp;녹이고 나면 또 쌓인다고 해도 방치해둘 수 없는<br>눈 때문에&nbsp;걸핏하면 뿌려대는 공업용 소금덕에 보도블럭들은 겨울내내 희끄무레하게<br>얼룩져 있다.&nbsp;얼어 죽는 한이 있어도 빠숑!을 외치며 이 날씨에도 레깅스와&nbsp;무리한<br>미니스커트를 고집하는 아가씨들이 없는건 아니지만 그녀들의 발끝에 달랑달랑 걸쳐져<br>있는&nbsp;자그마한 고급부츠들이나 구두들을 보면&nbsp;안타까운 한숨이 내쉬어진다. 소금이<br>타이어와 밑판까지 녹이는 탓에&nbsp;필수적으로 특수코팅이 된 자동차들이&nbsp;출고되는 나라의<br>겨울길을 야들야들 보들보들한 송아지가죽 구두들이 무슨수로&nbsp;견뎌낼꼬. 집에가서 <br>울지나 말아라.<br><br>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며&nbsp;계속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헤이. 라며 불러세운다.<br>고개를 들어보니 어디서 본듯한 사람이 매우 반갑다는 듯한 표정으로 빙긋빙긋 웃고있다.<br><br><span style="COLOR: #990000">"Remember me? It's me, Taylor's friend. We met about a week ago."</span><br><br>아아, 맞다. 일하는&nbsp;곳 동료의 친구였다.&nbsp;퇴근해서 나오는 길에 마주쳐서&nbsp;가볍게 인사<br>나눴었지. 그래도 집 근처에서 이렇게 우연히 다시 보게 될 지는 몰랐던 거다. 특히나<br>저렇게&nbsp;커다란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다니는 모습으로 말이다.<br><br>허리를 굽혀 비닐덮개로 단단히 덮혀있는&nbsp;유모차 안을 들여다 보니&nbsp;반짝이는 유리알 같은<br>눈 두쌍이 날&nbsp;빤히&nbsp;쳐다본다.&nbsp;추운것도 잊고 입을 헤에 벌리고 그 말간 볼따구와 포동포동한<br>손가락들을 구경하고 있으려니 <span style="COLOR: #990000">쌍둥이야. 이제 7개월 됬어.</span> 라는 부가설명이 들려온다.<br>그 목소리에서 묻어나오는 은근한 자부심과 노곤고곤한 애정이 그가 이 아이들의 아빠라는<br>걸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해줬다. 조카들이라던지 옆집 아기들이라면 풍길 수 없는<br>피의 끈끈함.&nbsp;깨끗하지만 오래 입어 조금 후줄근해진 후드티와 두터운 점퍼,&nbsp;조금은 헐렁한<br>청바지와&nbsp;하얀 아이팟 이어폰. 너무나도 평범한&nbsp;그지없는 학생같은 옷차림과 분위기인&nbsp;그가<br>사실은 아기아빠였다는게 의외였다고 솔직한 감상을 이야기 하자&nbsp;<span style="COLOR: #990000">큰아들은 네살인걸. 지금<br>걔는 엄마랑&nbsp;쇼핑갔어.</span> 라며&nbsp;낄낄 웃는다. 아마 그런 소리를 들은게 한두번이 아닌 모양이다.<br><br><br><span style="COLOR: #990000">"정말&nbsp;귀여워요.&nbsp;아기들 이름은 뭐에요?"</span><br><br>순간 그의&nbsp;눈이 헬리혜성처럼 번뜩였다. 갑자기&nbsp;등을 꼿꼿히 세우고&nbsp;목을 가다듬듯 침을 꿀떡<br>삼키는 모습이 마치&nbsp;아리아를 준비하는 테너같다. 덕분에 나도 파바로티의 목소리를 고대하는<br>청중마냥 긴장하게&nbsp;되는건&nbsp;인지상정.<br><br><span style="COLOR: #990000">"큰아들은 말이지, <strong>루크</strong>야."</span><br><br>누..누가 큰아들 이름 물어봤냐.&nbsp;확실히 너무 흔하지도 그렇다고 할리우드 스타들이 앞다퉈<br>지어대고 있는 요상망측한 특이함도 없는 상쾌한 이름이긴 하다만.&nbsp;<br><br><span style="COLOR: #990000">"왼쪽에 있는 있는 딸내미가 <strong>파드메</strong>."</span><br><br>...오, 지쟈스. 그런거였다.&nbsp;<br>네녀석 스타워즈덕후 였구나. 아까 어깨에 무게잡을때 부터 뭔가 심상찮지는 않을거라 미리<br>알아봤어야 했던거다.<br><br><span style="COLOR: #990000">"그리고 여기 아들은..."<br>"말 안해도 알것 같아요. 맞춰봐도 괜찮아요?"<br>"흐음, 해봐."</span><br><br>키들키들 웃으며&nbsp;한번 기회를 주겠다는 듯이&nbsp;손바닥으로 유모차의 지붕을 통통 두드린다.<br><br><span style="COLOR: #990000">"오비완. 맞죠?"<br>"찌이이잉-"</span><br><br>내 백만불짜리 대답은 놀라우리만치 기계음에 가까운 버저 소리에 꾹 눌려버린다. 사람 입으로<br>저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둘째치고 저렇게 의기양양할 수가 없다.<br><br><span style="COLOR: #990000">"내 아들 이름은.."<br>"..아들 이름은..?"<br><br>"<span style="FONT-SIZE: 21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strong>요다</strong></span>야."<br></span><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4.egloos.com/pds/200901/26/25/c0012325_497c8569c14eb.jpg" width="268" height="236"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4.egloos.com/pds/200901/26/25/c0012325_497c8569c14eb.jpg');" /></div><br>머리에 쿵 하고 떨어진 멧돌의 충격에 헤롱헤롱하는 날 뒤로 하고 그가&nbsp;가보겠다고 인사를&nbsp;<br>하고 멀어진다. 저 반쯤 공중에 떠있는 유쾌한 발걸음으로 유추해보되&nbsp;나같은 사람들의 반응을<br>100% 즐기고 있다. 이건 분명해.<br><br><br>그러나 진정한 충격과 반전은 아직도 날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br><br>다음날 직장에서 타일러를 만나자 마자 난 엉덩이에 불붙은 촉새처럼 쪼로로 달려가 저번주에<br>본 네 친구 말야, 나 어제 우리 동네에서 만났었는데 애기 이름이 요다라는 거 진짜야?&nbsp;라고<br>그가 에이프론을 맬 틈도 주지않고 물어봤다.&nbsp;<br><br><span style="COLOR: #990000">"오, 이름에 쇼크받은거야?"<br>"안 받는게 더 이상하잖아."<br>"걔네들 미들 네임도 들었고?"<br>"에.. 아니."</span><br><br>타일러의 입꼬리가&nbsp;올라간다. 진짜 재밌는걸 놓쳤군 이라는 표정.<br><br><span style="COLOR: #990000">"뭐,&nbsp;루크는 말이야, 미들네임이 <strong>스카이워커</strong>야. 루크 스카이워커&nbsp;@)(*$."</span><br><br>라스트네임을 듣긴 들었는데&nbsp;동유럽쪽의 난해하기 그지없는&nbsp;타입이라&nbsp;두어번 들은걸로 <br>기억에 남을리가 만무하고 편의상 북미에서는 김씨랑 다름없는 브라운 이라고 가정하자.<br><br><span style="COLOR: #990000">"파드메는..."<br>"<strong>아미달라</strong>?"<br>"응. 파드메 아미달라 브라운."</span><br><br>그리고 침묵이 찾아왔다.&nbsp;퀴즈쇼에서 백만불이 걸려있는 마지막 질문을 맞춰야 하는 참가자의<br>고뇌가 날 감싸기 시작했다. 내가 스타워즈 시리즈에 조예가 없는건 지나가는 바퀴벌레도<br>잘 알다만 그래도&nbsp;모르는건 모르는거다. 요다의 라스트&nbsp;네임이 뭐였지? 있기는 한건가.<br><br><span style="COLOR: #990000">"..그럼 요다는?"</span><br><br>차분하게 내 고뇌의 순간을 지켜보던 타일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후우 하고 한숨을<br>쉬고는 고대의 비밀을 내뱉는 추장의 엄숙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br><br><br><span style="COLOR: #990000">"<span style="FONT-SIZE: 35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strong>제다이마스터</strong></span>. 요다 제다이마스터 브라운."</span><br><span style="FONT-FAMILY: '궁서','Gungseouche'"><span style="FONT-SIZE: 210%"><span style="COLOR: #990000"><br></span></span></span><br><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1/26/25/c0012325_497c8913bfa19.jpg" width="297" height="439"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1/26/25/c0012325_497c8913bfa19.jpg');" /></div><br><br><br><span style="FONT-SIZE: 210%; COLOR: #990000; FONT-FAMILY: '궁서','Gungseouche'"><strong>애 이름 가지고 장난치면 못써!</strong></span><br><br><br><br><br>비틀즈가 너무 좋아서 자기가 발견한 소행성들에게 멤버들의 이름을 붙혀준 천문학자도<br>존재하고 자그마치 이름이 밧드와&nbsp;데렐라인 남매도&nbsp;<span style="COLOR: #999999">(물론&nbsp;성은 신씨.)</span> 버젓하게 한국에서<br>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알지만&nbsp;이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으리.<br><br>남의 가족계획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건 예의에 어긋나지만&nbsp;아무리 생각해도 셋이면<br>충분하니 조금 이른 정관수술을 추천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삐죽 솟아오른다.<br>가끔 놀라우리만치&nbsp;정확한 내 예감이,&nbsp;후에 태어날 아이들 이름에는&nbsp;자그마치 숫자들이 <br>들어갈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span style="COLOR: #990000">C3P0 골드로봇 브라운</span> 이라던지 <span style="COLOR: #990000">R2D2 스마트헤드 브라운</span><br>이라던지.<br><br><br>덕후의 세계는 깊고도 미묘함을 다시한번 깨닳게 해준 그에게 삼삼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br><br><br><br>&nbsp;<br>&nbsp;&nbsp;&nbsp;&nbsp;&nbs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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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Diary</category>

		<comments>http://illuminate.egloos.com/4825510#comments</comments>
		<pubDate>Sun, 25 Jan 2009 16:01:55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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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그녀는 모르는게 없습니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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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br><span style="COLOR: #990000">"노른자랑 뜨거운 크림하고 섞을때는 템퍼링을 시켜주지 않으면 아이스크림<br>베이스 대신 달짝지근한 스크램블드 에그가 탄생한다고."</span><br><br>노른자 44개가 헤엄치고 있는 커다란 컨테이너를 휘저으며 캐롤린이 차분하게,<br>그러나 진지한 목소리로 일러줬다. 왠만한 남자들보다도 더 과묵하고 무게있는<br>그녀였지만 요리의 모든 과정 하나하나마다 그 뒤에 숨겨져 있는 과학적인 지식이나<br>팁을 알려주는데 아낌없다는것만 보아도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다정한 사람일지도<br>모르겠다.<br><br><span style="COLOR: #990000">"모르는게 있으면 언제나 물어보도록 해. 모르는건 잘못이 아니니까."<br><br>"네."</span><br><br><span style="COLOR: #990000">"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캐롤린은 모르는게 없어. 박사야, 박사. 예루살렘 아티초크를<br>다듬을때 왜 레몬으로 부벼야 하는지, 없어진 스페츌라가 어디 갔는지, 하다못해<br>야구경기 스케쥴까지 다 꿰뚫고 있다니까."</span><br><br>근처 싱크에서 참돔을 다듬고 있던 데미안이 질세라 껴든다. <br><br><br><span style="COLOR: #990000">"다했으면 계란 두판 더 가져와서&nbsp;크렘 뷜레용으로 준비 해둬."<br><br>"알겠어요. 근데 캐롤린."<br><br>"왜?"<br><br>"노른자에서 병아리가 만들어 지잖아요. 껍질 안에서 커가는 동안 영양분이 되어<br>주고 말이에요.'<br><br>"그렇지."<br><br>"근데 계란들마다 노른자 크기가 미묘하게 다른데 더 큰 노른자가 들어있는 계란<br>에서 더 큰 병아리가 태어날까요?"</span><br><br>그리고 흐르는 미묘한 정적.<br><br><br><span style="COLOR: #990000">"...계란이나 마저 까."<br><br>"...네."</span><br><br><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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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Kitchen Talk</category>

		<comments>http://illuminate.egloos.com/4700253#comments</comments>
		<pubDate>Wed, 29 Oct 2008 14:02:40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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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김말랑은 용감하기 짝이없었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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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전 요리를 참 좋아합니다.<br><br>남이 해준 요리를 맛 보는것도, 직접 주방에서 무언가 투닥투닥 만들때도,<br>하다못해 TV 요리 프로그램이나 구르메 잡지까지도 요리에 관한거라면 언제나<br>가슴이 두근두근 거려요. 전생에 못 먹어 저승길로 떠난게 분명할 정도로요.<br><br>다리 한개가 조금 짧아 불안정하게 흔들거리던 스툴 위에 올라서서 계란을 몽글하게<br>스크램블 하고 냉동감자튀김을 튀겨 늦게 돌아오시는 부모님을 기다리며 베란다<br>문턱에 걸터앉아 혼자 만찬을 즐겼던 4살의 김말랑. 친한 친구가 집에 놀러왔을때<br>대접을 한답시고 식빵위에 이것저것 올려 미니피자를 만들어 자랑스럽게 내놓았던<br>적. 카자흐스탄의 가난한 한 시골마을에서 소 한마리는 들어갈법한 커다란 솥에 카레를<br>잔뜩 끓여 동네사람들을 배불리 먹였던 적도 있었지요.&nbsp;<br><br>저에게 있어 소중한 기억들에는 언제나 마음을 따끈따끈하게 해주는 요리가 그&nbsp;<br>중심에 있었습니다.<br>&nbsp;&nbsp;<br><br>다른 공부를 내내 해오고 있었지만 가슴 깊숙한 곳에서는 이렇게나 좋아하는 요리를<br>진지하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언제나 움틀꿈틀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에<br>평소의 이성적인 <span style="COLOR: #999999">(..과연)</span> 저로서는 상상치도 못할 엉뚱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br><br>제가 있는 도시의 한 전통있고 유명한 <span style="COLOR: #999999">-&nbsp;이곳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nbsp;들어간다고 곧잘<br>평가받기도 하는 - </span>레스토랑에 무턱대고 전화를 했지요.&nbsp;식사예약 전화일거라고&nbsp;생각했을<br>직원에게 전 필요 이상으로 목에 힘을 주고 말했습니다.<br><br><span style="COLOR: #990000">"셰프 좀 바꿔주세요."</span><br><br>어디서 나온 똥배짱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지만, 입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심장을 도로<br>꿀꺽 삼키고 꼬이려는 혀를 풀어내며 영국식 발음이 인상적인 셰프님에게 절절한<br>부탁을 했습니다. 대충 요약하자면..<br><br>전 수상한 사람이 아니옵고 그저 요리가 하고싶고&nbsp;게다가 가능하다면 그걸로 먹고살고<br>싶은 가여운 중생이온데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아는 전문 주방에 대한 지식은 푸드<br>네트워트<span style="COLOR: #999999">(요리전문 채널이랍니다*-_-*)</span>에서 본 정도밖에 없소이다. 접시에서 파리가<br>앉을라치면 김연아처럼 스케이팅을 하게 되게 뽀득뽀득 닦을테고,&nbsp;타일바닥이 대리석<br>처럼 반들반들하게 청소도 할 수 있으니&nbsp;며칠 주방구경좀 시켜주실 수 있나이까 굽신굽신.<br><br>오, 담백하기가 기름 쪼옥 뺀 수육같고 호탕하기가 임꺽정 뺨치는 우리의 셰프님.<br><br><span style="COLOR: #990000">"그럼 내일부터 당장 나와봐."</span><br><br>예스, 베이비.&nbsp;<br>가끔은 세상에서 가장 무식한 방법이 통할때도 있는 법입니다.<br><br>떨리는 손으로 통화종료를 하고 김말랑은&nbsp;홀로 기쁨의 플라맹고 댄스를 추었습니다.<br>남의 주방에서 무료노가다를 뛰러 가는건데 이렇게 신난다니 미쳤어도 단단히 미친게<br>분명한가 봅니다.<br><br><br>그리하여&nbsp;김말랑은&nbsp;겨울이 반발자국 앞으로 다가온 어느 추운 날 콩닥거리는 가슴을<br>부여잡고 집을 나서는데...<br><br><br><br>			 ]]> 
		</description>
		<category>→Kitchen Talk</category>

		<comments>http://illuminate.egloos.com/4691550#comments</comments>
		<pubDate>Sat, 25 Oct 2008 04:08:55 GMT</pubDate>
		<dc:creator>말랑</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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