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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의 말과 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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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문제에 대한 여러 생각</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Fri, 04 Sep 2009 22:09:13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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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의 말과 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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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문제에 대한 여러 생각</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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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한국어 발음에 [f]를 혼용하는 현상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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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span style="color: rgb(153, 51, 0);">알림: 이 글로 시작해서 몇 편이 될지는 모르지만 [f] 음의 표기에 대한 연재를 해볼 생각입니다.</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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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font style="font-family: Serif;" size="6">[f]</font><br />
</div><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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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에 있는데 한국어에 없는 발음으로 대표적인 것이 무성 순치 마찰음 [f]이다. 영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언어, 중국어, 아랍어, <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힌디어, </span>태국어, 베트남어 등 우리가 접하는 주요 외국어에서 흔히 쓰이는 발음이지만 한국어에는 비슷한 발음조차 없어 'ㅍ', 즉 [pʰ]로 흉내낸다<span style="color: rgb(255, 0, 0);">(수정: 힌디어는 외래어에만 [f]를 쓰니 제외)</span>. [f]는 윗니와 아랫입술로 조음한다 해서 순치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는 순치음 자체가 없고, 좁은 틈으로 공기를 마찰시켜 내보내는 소리라고 해서 마찰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서 마찰음은 'ㅅ' 계열 변이음과 'ㅎ' 계열 변이음 뿐이다.<br />
<br />
그런데 요즘은 한국어로 말하면서도 [f]를 쓰는 것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언어도 구사하는 화자들 가운데는 외래어를 발음할 때마다 해당 외국어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하는 이들도 일부 있다. 하지만 [f]를 섞어 쓰는 현상은 더 보편적인 것 같다. 한국어에 없는 다른 발음, 즉 [v, θ, ð, ɹ] 등은 쓰지 않고 다른 것은 다 표준 한국어 발음대로 하는데 유독 [f]만 섞어 쓰는 것이다.<br />
<br />
심지어 일부 아나운서들도 '펀드(fund)', '프랑스(France)' 등의 'ㅍ'을 한국어에서 보통 쓰는 [pʰ] 대신 [f]로 대체하여 발음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04/68/f0074568_4aa0cc65e2c15.gif" width="288" height="24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04/68/f0074568_4aa0cc65e2c15.gif');" /></div><br />
<div align="center">[f] 음을 나타내는 가상의 한글 자모 상상도(재미 삼아 그린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 보통은 무성 양순 마찰음 [ɸ]의 음가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옛 한글 자모 'ㆄ'(순경음 ㅍ)을 쓰자는 주장이 많다. 글꼴은 나눔명조.</div><br />
혹자는 이와 같이 외래어의 발음에서 [f]를 쓰는 것을 외국어 발음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으로 묘사하지만, 그것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펀드'를 영어의 fund처럼 [fʌnd]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으' 음을 붙여서 [fʌndɯ]라고 발음한다. '펀드'의 보통 한국어 발음은 [pʰʌndɯ]인데 여기서 [pʰ]를 [f]로 대체하기만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pʰɯɾaŋs"ɯ]라는 일반적인 발음에서 [pʰ]만 [f]로 대체한 [fɯɾaŋs"ɯ]로 발음한다. F 발음을 한다는 것 외에는 프랑스어의 [fʁɑ̃s]나 영어의 [fɹɑːns]에 특별히 가깝게 발음하지는 않는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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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화자들은 원어에 [f]가 들어가는 외래어를 원어 발음대로 한다기보다는 한국어의 기본적인 음소 목록에 [f]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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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다른 언어의 사례</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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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언어의 음운 체계를 분석할 때 그 언어의 고유 어휘에는 쓰이지 않는데 외래어의 발음에만 쓰이는 음운을 흔히 찾을 수 있다.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f] 음이 기본 음소가 아닌 언어들을 몇몇 알아보자.<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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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필리핀어</span>. 필리핀어는 타갈로그(Tagalog)라는 언어를 표준화한 필리핀의 국어이며 [f]나 [v] 음을 사용하지 않는다. 필리핀은 스페인(에스파냐)과 미국의 통치를 받은 적이 있어 스페인어와 영어에서 받아들인 어휘가 많은데, 원어의 [f]는 [p]로, [v]는 [b]로 대체한다. 스페인어의 fiesta는 필리핀어에서 piyesta 또는 pista이고 영어의 television은 필리핀어에서 telebisyon으로 받아들였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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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어에서 쓰는 로마 문자에는 F, V 등의 문자도 포함된다. 많은 이들이 스페인어 또는 영어 이름을 쓰기 때문이다. 발음 안내 사이트 Forvo.com에서 한 필리핀어 화자가 1965년에서 1986년까지 장기 집권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대통령의 이름을 발음하는 것을 들으니 [f] 발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a target="_blank" href="http://forvo.com/word/ferdinand_marcos/">발음 듣기</a>). 그러니 필리핀어에서는 일반 외래어에는 원어의 [f]를 [p]로 대체하지만, 이름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f]를 쓰기도 하는 듯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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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04/68/f0074568_4aa0fc344569d.jpg" width="200" height="31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04/68/f0074568_4aa0fc344569d.jpg');" /></div>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a target="_blank"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Marcos_with_Bosworths.jpg">사진 출처</a>)<br />
</div><br />
<span style="font-weight: bold;">핀란드어</span>. 남서부 방언을 제외하면 핀란드어 고유 어휘에서는 [f]가 쓰이지 않는다. 대신 핀란드어에는 v로 표기하는 음이 있는데, [f]와 조음 위치가 같은 순치 접근음 [<span title="Representation in the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IPA)" class="IPA">ʋ]이다. 이 </span><span title="Representation in the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IPA)" class="IPA">[ʋ]는 [v]와 비슷하지만 마찰이 없어 [w]와 [v] 중간 음으로 들린다. 오래 전에 들어온 외래어에서 </span>원어의 [f]는 보통 [<span title="Representation in the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IPA)" class="IPA">ʋ]로, 어중에서는 때로 [h</span><span title="Representation in the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IPA)" class="IPA">ʋ]</span>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커피'를 뜻하는 스웨덴어의 kaffe는 핀란드어에서 kahvi로 받아들였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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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최근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원어의 [f]는 f로 표기하는데, 이 때 발음도 [f]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상 언어에서 때로 f로 적은 것도 [<span title="Representation in the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IPA)" class="IPA">ʋ]로 발음하기도 한다. '아스팔트'를 뜻하는 asfaltti, '유니폼'을 뜻하는 uniformu</span>가 최근 들어온 외래어로서 f 표기를 쓰는 예이다. 이들은 때로 [f]를 [<span title="Representation in the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 (IPA)" class="IPA">ʋ]로 대체한 발음을 반영해 </span>asvaltti, univormu라고 쓰기도 한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일본어</span>. 일본어에는 [f]음이 없지만 /h/가 /u/ 앞에 올 때, 즉 は행의 ふ에서 양순 마찰음 [ɸ]로 발음된다. 이 소리는 위아래 입술로 조음되는 것이 다를 뿐 [f]에 꽤 가까운 소리이다. ふ는 널리 쓰이는 헵번식 로마자 표기에서 fu로 표기하며 훈령식 표기와 일본식 표기에서는 hu로 표기한다.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 [ɸ]는 /u/ 앞에서만 발음될 수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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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오래된 외래어일수록 원어의 [f]가 /u/ 이외의 모음 앞에 올 때는 /h/ 또는 드물게 /p/로 대체했다. 포르투갈어의 confeito는 金米糖(kompeitō)가 되었으며 네덜란드어의 koffie는 コーヒー(kōhī),&nbsp; morfine는 モルヒネ(moruhine)가 되었다. 영어의 wafers는 ウエハース(wehās)로 받아들였다. 한국에서도 영어 발음을 직접 받아들인 '웨이퍼'보다 일본어를 거친 '웨하스'가 더 널리 쓰이는 듯하다.<br />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04/68/f0074568_4aa0ecbe68722.jpg" width="300" height="3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04/68/f0074568_4aa0ecbe68722.jpg');" /></div>웨이퍼(wafer)는 일본어 ウエハース를 거친 '웨하스'로 더 널리 알려져있다.<br />
</div><br />
하지만 더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는 /u/ 앞에서만 쓰는 [ɸ]를 다른 모음 앞에서도 쓰고 가타카나로 ファ [ɸa], フィ [ɸi], フェ [ɸe], フォ [ɸo] 등으로 표기한다. 영어의 fight는 ファイト(faito), 프랑스어의 profil은 プロフィール(purofīru)가 되는 식이다.<br />
<br />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 한해 원어의 음운 제약이 느슨해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외래어의 발음을 위해 [f] 발음을 허용하는 경우도 일부 화자는 더 익숙한 다른 발음으로 대체하기도 해 새 음소로서의 지위는 불안정하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한국어에 [f] 발음을 추가하는 것은 바람직한가?</span><br />
<br />
많은 한국어 화자들이 [f]를 외래어의 발음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f]도 제한적으로나마 한국어 음소로 간주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f]를 섞어 쓰는 화자들마저 실제 [f]와 [pʰ]를 규칙적으로 구분하는 것 같지는 않다. [f]를 발음할 수 있다고 해서 [f]와 [p] 소리를 꼭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외국어에 대한 웬만한 지식 없이는 언제 [f]를 써야 하는지 알기도 힘들다. 한글 표기로는 외래어의 원음이 [f]인지 [p]인지 구별 없이 'ㅍ'으로 적기 때문에 원어에서 [p]를 쓰는 경우에도 [f]를 쓰는 일도 드물지 않다. 테니스 중계를 하는 해설자가 '포인트(point)'를 발음하며 계속해서 [f] 발음을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프로페셔널(professional)', '펠프스(Phelps)'처럼 원어에 [f]와 [p]가 섞인 경우는 더욱 실수가 많다.<br />
<br />
어떻게 보면 [f] 발음은 원어의 발음을 존중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외래어의 발음을 외국어답게 들리게 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외래어의 'ㅍ' 발음에 무조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br />
<br />
외국어 교육이 아무리 보급되었다 해도 한국어 화자 가운데 많은 이들은 [f] 발음을 하지 못한다. 또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이 외국어를 배워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해당 언어에서 [f]와 [p]를 혼동하는 실수를 흔히 본다. 이를 생각하면 [f]를 외래어 발음이라는 제한적인 용도로라도 한국어의 발음에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외래어를 발음할 때에 원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하려는 시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대다수 언중이 발음하고 구별하기에 너무 낯선 발음을 써서 언어 생활에 혼란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br />
<br />
물론 위의 다른 언어 사례에서 본 것처럼 상황이 바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위들 언어는 [f]를 받아들인 발음을 표기하는 방식이 따로 있다. 필리핀어와 핀란드어는 f를 써서, 일본어는 フ를 써서 기존의 음운과 구별한다. 한글로 [f]를 기존 다른 발음과 구별하여 적게 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f]가 한국어에서도 쓰이는 발음으로 인정되기는 힘들 것 같다.<br />
<br/><br/>tag : <a href="/tag/한국어" rel="tag">한국어</a>,&nbsp;<a href="/tag/외래어" rel="tag">외래어</a>,&nbsp;<a href="/tag/필리핀어" rel="tag">필리핀어</a>,&nbsp;<a href="/tag/핀란드어" rel="tag">핀란드어</a>,&nbsp;<a href="/tag/일본어" rel="tag">일본어</a>			 ]]> 
		</description>
		<category>한글과 한국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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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612929#comments</comments>
		<pubDate>Fri, 04 Sep 2009 11:42:02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주제프 과르디올라'와 카탈루냐어의 모음 표기 ]]> </title>
		<link>http://iceager.egloos.com/1603586</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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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외국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에 있어서 카탈루냐어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아무래도 카탈루냐가 독립국이 아니라 스페인(에스파냐)의 지방에 지나지 않아 언어로서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는 스페인어의 방언이 아니라 독자적인 역사를 지닌 로망스어군 언어이며 문어로서는 스페인어보다 오히려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어에 더 가깝다.<br />
<br />
카탈루냐어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피레네 산맥의 안도라(Andorra)의 공용어이기도 하지만 워낙 소국이라서 나라 자체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더구나 확인해보니 수도인 Andorra la Vella는 카탈루냐어 이름으로 카탈루냐어 발음에 따라 표기하면 '안도라라벨랴'가 되어야 하지만 마치 스페인어 이름인 것처럼 적은 '안도라라베야'가 표준 표기로 정해져 있다. 이 도시의 스페인어 이름은 Andorra la Vieja이니 차라리 스페인어를 따라 한글 표기를 정하려면 '안도라라비에하'로 적어야 한다.<br />
<br />
카탈루냐어 이름을 스페인어 이름인 것처럼 표기한 예는 꽤 있다. 스페인에서도 카탈루냐어 사용 지역은 공업이 발달하고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 문화와 관광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우리가 접하는 스페인 고유명사 가운데 카탈루냐어 이름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스페인에서 스페인어 외의 언어가 사용된다는 인식조차 별로 없기 때문이다(스페인에서는 카탈루냐어 외에도 바스크어와 포르투갈어의 방언인 갈리시아어 등이 사용된다).<br />
<br />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생으로 전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Juan Antonio Samaranch은 한국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실제 스페인에서 쓰는 발음과 국제 방송에서 쓰는 발음과 차이가 있다. Samaranch은 스페인어 이름이 아니라 [səməˈɾaŋ(k)]으로 발음되는 카탈루냐어 이름이기 때문이다. 카탈루냐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사마랑'이라고 적어야 한다.<br />
<br />
역시 바르셀로나 태생의 화가 Joan Miró의 표준 표기는 '호안 미로'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 외국 미술사 학생이 한국인 교수가 Joan을 스페인어인 것처럼 발음한다고 불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미술계에서는 Joan을 카탈루냐어식으로 [ʑuˈan], 즉 '주안' 비슷하게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br />
<br />
이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지난 7월 29일 열린 정부ㆍ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제85차 회의에서 스페인 축구 선수이자 현 FC 바르셀로나 감독인 Josep Guardiola의 표기를 '주제프 과르디올라'로 정한 것은 뜻밖이었다. 예전 같으면 스페인어 표기 원칙을 억지 적용하여 '호세프 과르디올라'로 했을 텐데, 카탈루냐어 발음인 [ʑuˈzɛp ɡwəɾˈð̞jɔɫə]를 따라 한글 표기를 정한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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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8/26/68/f0074568_4a94229feeb18.jpg" width="132" height="34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8/26/68/f0074568_4a94229feeb18.jpg');" /></div>FC 바르셀로나 감독 주제프 과르디올라. (<a target="_blank" href="http://en.wikipedia.org/wiki/Josep_Guardiola">사진 출처</a>)<br />
</div><br />
주제프 과르디올라의 예 하나만으로 속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부터는 외래어 표기 심의위에서도 카탈루냐어 이름을 본 발음에 따라 적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과 함께 의문도 하나 생겼다. 바로 카탈루냐어의 모음 약화 현상을 앞으로 한글 표기에 얼마나 반영할까 하는 것이다.<br />
<br />
'주제프 과르디올라'라는 표기를 보면 Josep의 o는 '우'로, Guardiola의 o는 '오'로 표기했다. 이는 카탈루냐어에서 o가 강세가 있는 음절에서는 [o] 또는 [ɔ]로 발음되지만 강세가 없는 음절에서는 약화되어 [u]로 발음되기 때문이다.<br />
<br />
이처럼 카탈루냐어에서는 강세가 없는 음절의 모음이 약화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실제 양상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여기서는 맥스 휠러(Max Wheeler)의 <a href="http://books.google.com/books?id=Tcn5DNcwbX4C&amp;printsec=frontcover&amp;source=gbs_v2_summary_r&amp;cad=0#v=onepage&amp;q=&amp;f=false">The Phonology of Catalan</a>에 나오는 설명을 따르겠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서부 카탈루냐어</span>에서 강세가 있는 음절에 나타나는 모음은 일곱 개가 있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i&nbsp; &nbsp; &nbsp; &nbsp; &nbsp;&nbsp; &nbsp; u<br />
e&nbsp;&nbsp;&nbsp; &nbsp; &nbsp; &nbsp; &nbsp;&nbsp; o<br />
ɛ&nbsp;&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ɔ<br />
a<br />
</div><br />
강세가 없는 음절에서는 /ɛ/가 [e]로, /ɔ/가 [o]로 약화된다. 즉 강세 모음 일곱 개가 무강세 모음 다섯 개로 단순화되고 그 과정에서 /e/와 /ɛ/, /o/와 /ɔ/의 구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중모음의 높이 구분이 없어지면서 강세 모음 일곱 개가 무강세 모음 다섯 개로 단순화되는 모음 약화는 이탈리아어와 포르투갈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마요르카 카탈루냐어</span>의 모음 약화 현상을 살펴보자. 마요르카 카탈루냐어가 속하는 발레아레스 제도 카탈루냐어에서는 강세가 있는 음절에 나타날 수 있는 모음이 여덟 개이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i&nbsp; &nbsp; &nbsp; &nbsp; &nbsp;&nbsp; &nbsp; u<br />
e&nbsp;&nbsp;&nbsp; &nbsp; &nbsp; &nbsp; &nbsp;&nbsp; o<br />
ə<br />
ɛ&nbsp;&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ɔ<br />
a<br />
</div><br />
위의 서부 카탈루냐어의 7모음 체계에 /ə/가 추가된 셈이다. 발레아레스 제도 카탈루냐어에서 sec [sək] 같은 단어의 강세 음절에 나타나는 /ə/는 육지의 동부 카탈루냐어에서는 /e/, 서부 카탈루냐어에서는 /ɛ/에 해당한다.<br />
<br />
서부 카탈루냐어에서처럼 마요르카 카탈루냐어에서도 무강세 음절에서 /ɔ/가 [o]로 약화된다. 그런데 서부 카탈루냐어와는 다르게 /e/, /ɛ/, /a/는 모두 [ə]로 약화된다. 즉 무강세 모음은 /i, ə, o, u/ 네 개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경우에 따라 무강세 음절에서도 [e]가 발음되기도 한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마요르카를 제외한 동부 카탈루냐어</span>에서는 모음 약화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마요르카 카탈루냐어식의 모음 약화에 더하여 /o/도 [u]로 약화되니 무강세 음절에 올 수 있는 모음은 /i, ə, u/ 세 개 뿐이다. 다만 일부 경우, 이를 테면 [əə]나 [əa] 같은 조합을 피하기 위해서 무강세 음절에서도 [e], [o]가 발음될 수도 있다.<br />
<br />
카탈루냐 최대의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쓰이는 카탈루냐어에서 바로 이런 모음 약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니 Josep는 /o/가 [u]로 약화된 [ʑuˈzɛp]로 발음되는 것이다. 같은 이름이 서부 카탈루냐어가 쓰이는 발렌시아나 마요르카에서는 [ʑoˈzɛp], 즉 '조제프'로 발음될 것이다.<br />
<br />
한글 표기에서는 [e]와 [ɛ]는 모두 '에'로 적고 [o]와 [ɔ]는 모두 '오'로 적으면 되지만 [ə]나 [u]로 약화되는 경우는 강세 모음과 무강세 모음의 한글 표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금 문제가 까다로워진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ə]로 약화되는 모음의 표기</span><br />
<br />
Guardiola [ɡwəɾˈð̞jɔɫə]를 '과르디올라'로 적은 것에서 보면 [ə]로 약화되는 /a/는 '아'로 적고 있다. 사실 카탈루냐어의 [ə]는 [ɐ]로 적는 일도 있을만큼 영어의 [ə]보다는 낮은 위치에서 발음되는 모음이므로 '아'로 적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포르투갈어의 /a/는 무강세 모음에서 [ɐ]로 발음되는데, 포르투갈에서 쓰는 발음에서는 거의 [ə]에 가까운 발음이 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모두 '아'로 통일해서 적는 것도 참고할만하다.<br />
<br />
카탈루냐어의 /a/를 언제나 '아'로 적는 것으로 통일하면 스페인어에 따른 표기와도 호환이 더 잘되는 장점도 있다. 또 일부 /a/가 약화되기도 하고 약화되지 않기도 하는 경우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마요르카 출신의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의 성 Nadal은 [nəˈðal]로 발음하는 것이 우리가 본 규칙에 맞는다. 하지만 중앙 카탈루냐어에서 예외적으로 [naˈðal]이란 발음도 흔히 쓴다. /a/는 약화되더라도 '아'로 적기로 하면 [nəˈðal]과 [naˈðal] 가운데 어느 발음을 택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스페인어 발음에 따른 표기인 '나달'과도 같아지는 장점이 있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8/26/68/f0074568_4a943e2f05fbf.jpg" width="200" height="33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8/26/68/f0074568_4a943e2f05fbf.jpg');" /></div>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 (<a target="_blank" href="http://en.wikipedia.org/wiki/Rafael_Nadal">사진 출처</a>)<br />
</div><br />
그런데 /e/, /ɛ/도 [ə]로 약화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복잡해진다. 스페인어의 Carlos, 프랑스어의 Charles에 해당하는 카탈루냐어 이름은 Carles이다. 이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카탈루냐 출신의 축구 선수 Carles Puyol이 있는데 2006년 월드컵 당시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표준 표기로는 그의 이름을 '카를로스 푸욜'로 적도록 하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더 친숙한 스페인어 이름 Carlos를 대신 쓴 것이다. Carles의 카탈루냐어 발음은 동부에서 [ˈkarləs]인데 [ə]를 '아'로 적는다면 '카를라스'가 되니 조금 이상하다.<br />
<br />
또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어 이름과 스페인어 이름은 모두 Barcelona이다. 이를 스페인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 '바르셀로나'이다. 현지의 카탈루냐어 발음은 [bəɾsəˈlonə]이다. [ə]를 '아'로 통일하여 '바르살로나'라고 적어야 할까?<br />
<br />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카탈루냐어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 어느 음절에 강세가 오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세는 마지막 세 음절 가운데 하나에 올 수 있으며 복합어에서는 강세가 오는 음절이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는데, 철자만 봐서는 어느 음절에 강세가 오는지 알 길이 없다. Carles라는 철자만 보면 두 음절 가운데 어느 것에 강세가 오는지 알 수 없으니 a와 e 가운데 어느 모음이 약화되는지도 알 길이 없다.<br />
<br />
서부 카탈루냐어 발음을 따른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Carles는 '카를레스', Barcelona는 '바르셀로나'로 적으면 그만이다. 거기에다 스페인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와도 같아진다.<br />
<br />
또 같은 언어에서 지역에 따라 구별되어 발음되기도 하고 구별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 있으면 변별력을 높이는 쪽을 따라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br />
<br />
그래서 예전에 구상한 <a target="_blank" href="http://pyogi.pbworks.com/%EC%B9%B4%ED%83%88%EB%A3%A8%EB%83%90%EC%96%B4">카탈루냐어의 한글 표기안</a>에서 나는 동부 카탈루냐어의 모음 약화를 무시하고 a, e, i, o, u는 언제나 각각 '아, 에, 이, 오, 우'로 표기하는 것을 제안한 바가 있다.<br />
<br />
그러면 Josep도 '조제프'로 표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비슷한 예로 또 다른 카탈루냐어 이름인 Jordi에서 o에 강세가 오는지 오지 않는지 쉽게 알 수가 없으니 '조르디'로 적을지 '주르디'로 적을지 헷갈릴 수가 있다(정답은 '조르디'이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주제 사라마구'에서 '조제 사라마구'로...</span><br />
<br />
1998년 포르투갈의 José Saramago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외래어 심의위에서는 한글 표기를 '주제 사라마구'로 정하였다(제24차 회의). 포르투갈어 발음이 [ʒuˈzɛ sɐɾɐˈmaɡu]이기 때문에 정해진 표기이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8/26/68/f0074568_4a944a4020fb2.jpg" width="220" height="132"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8/26/68/f0074568_4a944a4020fb2.jpg');" /></div>포르투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조제 사라마구. (<a href="http://en.wikipedia.org/wiki/Jos%C3%83%C2%A9_Saramago">사진 출처</a>)<br />
</div><br />
하지만 2005년 외래어 표기법에 포르투갈어의 표기 규정이 추가되면서 나온 용례집에서는 José Saramago의 표기를 '조제 사라마구'로 바꿨다. 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 어말이나 -os의 o는 '우'로 적고 나머지는 '오'로 적는 것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어에서 무강세 음절의 o는 [u]로 약화되지만, 어느 음절에 강세가 오는지 따지고 적으려면 표기 규정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어말이나 -os의 o만 '우'로 적는 것으로 규정을 단순화한 것이다. 그래서 실제 발음과는 달라지지만 더 단순한 규칙에 맞도록 '주제'를 '조제'로 바꾼 것이다.<br />
<br />
대신 João은 '주앙'이란 표기가 굳어졌다고 여겨 새 규정에 따른 '조앙' 대신 '주앙'으로 계속 쓰기로 했다.<br />
<br />
만약 우리가 접하는 카탈루냐어 이름이 한정되어 있다면 일일이 발음을 조사해서 어느 모음이 약화되는지 따져 한글 표기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를 잘 몰라도 철자만 보고 한글 표기를 정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한다고 하면 서부 카탈루냐어의 발음을 따라 a, e, i, o, u는 언제나 각각 '아, 에, 이, 오, 우'로 표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br />
<br />
대신 필요에 따라 Josep는 '조제프' 대신 '주제프', Joan은 '조안' 대신 '주안'으로 쓰는 일부 예외는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 발음에 따른 한글 표기 자체가 별로 흔치 않으니 이런 예외를 두어야 할만큼 이런 표기가 굳어질 것 같지는 않다.<br />
<br/><br/>tag : <a href="/tag/카탈루냐어" rel="tag">카탈루냐어</a>,&nbsp;<a href="/tag/스페인" rel="tag">스페인</a>,&nbsp;<a href="/tag/과르디올라" rel="tag">과르디올라</a>,&nbsp;<a href="/tag/외래어표기법" rel="tag">외래어표기법</a>,&nbsp;<a href="/tag/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rel="tag">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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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카탈루냐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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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5 Aug 2009 20:57:57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시청(hôtel de ville)을 호텔(hôtel)로 오인, 하룻밤을 보낸 영국 관광객 ]]> </title>
		<link>http://iceager.egloos.com/1602462</link>
		<guid>http://iceager.egloos.com/1602462</guid>
		<description>
			<![CDATA[ 
  <a target="_blank" href="http://news.bbc.co.uk/2/hi/europe/8218069.stm">UK tourist trapped in French hall</a> (BBC 보도, 영어)<br />
<a href="http://www.europe1.fr/Info/Actualite-France/Faits-divers/Elle-passe-la-nuit-a-l-hotel-de-ville/%28gid%29/237816">Elle passe la nuit à l'hôtel... de ville</a> (Europe1 보도, 프랑스어)<br />
<br />
한 30대 여성 영국 관광객이 금요일 저녁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작은 마을 단마리(Dannemarie)에 도착했다. 투숙할 곳을 찾던 그는 Hôtel de Ville이라는 간판의 아름다운 건물을 발견했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8/25/68/f0074568_4a92b6f57a7ba.jpg" width="234" height="1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8/25/68/f0074568_4a92b6f57a7ba.jpg');" /></div>단마리의 시청 건물. (<a href="http://www.europe1.fr/Info/Actualite-France/Faits-divers/Elle-passe-la-nuit-a-l-hotel-de-ville/%28gid%29/237816">사진 출처</a>)<br />
</div><br />
프랑스어로 '오텔(Hôtel)'이면 '호텔' 아닌가? 영어의 Hotel도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이다. '빌(Ville)'은 '도시'란 뜻이니 Hôtel de Ville은 '도시의 호텔'이란 뜻으로 짐작했다.<br />
<br />
건물 안으로 들어간 관광객은 체크인하기 전에 우선 화장실에 들어갔다. 하지만 Hôtel de Ville은 프랑스어에서 '시청'이란 뜻이다. 단마리 시청 직원들은 관광객이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회의를 끝내고 모두 퇴근하면서 건물 문을 잠그고 나갔다.<br />
<br />
혼자 건물 안에 갇혔다는 것을 깨달은 관광객은 불을 켰다 끄면서 바깥에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바깥에서는 눈치채는 사람이 없었다. 짧은 프랑스어로 '여기 갇혔습니다. 문 열어주실 수 있나요?'라고 쪽지를 정문의 유리창에 남기고 대기실의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br />
<br />
다음날 아침 9시 반에 한 약제사가 그 쪽지를 발견하여 건물 관리인에게 알려 비로소 관광객은 '구조'될 수 있었다. 폴 묑바크(Paul Mumbach) 시장에 의하면 관광객은 프랑스어를 잘 못했지만 진짜 호텔을 찾아달라는 의도를 확실하게 전달했고, 시장은 멀리 떨어진 마을에 있는 호텔을 알려주어 관광객은 겸연쩍은 모습으로 단마리를 떠났다. 스위스와 독일 국경 근처의 인구 2500의 작은 마을인 단마리에는 당시 영업 중인 호텔이 없었던 것이다.<br />
<br />
묑바크 시장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시청'을 영어와 독일어로도 써붙여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호텔과 호스텔</span><br />
<br />
우리가 보통 '호텔'로만 아는 프랑스어 hôtel은 현지에서 여러 다른 의미로도 쓰이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자.<br />
<br />
고급 여관을 뜻하는 '호텔'과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숙박 시설을 뜻하는 '호스텔'은 각각 영어의 hotel과 hostel에서 온 외래어이다. 요즘에는 배낭여행을 하는 이들이 많아져 젊은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인 '유스호스텔(youth hostel)'도 친숙해졌다.<br />
<br />
'대접이 좋은'이란 뜻의 라틴어 hospitalis에서 유래한 후기 라틴어 단어 hospitale는 '숙박소'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로 환자나 죽음을 앞둔 이들을 수용하는 숙박소라는 의미에서 오늘날 '병원'을 뜻하는 프랑스어 '오피탈(hôpital)'과 영어 '호스피털(hospital)'이 유래했다. Hospitalis의 어근인 라틴어의 hospes는 '주인' 또는 '손님'을 뜻하는데 여기서 프랑스어와 영어의 hospice가 유래했다. '호스피스'는 '죽음에 가까운 이들을 위한 특수 병원'을 뜻하는 외래어이다. 한국어에서는 '호스트바'나 '호스티스' 등 술집에 관련된 이미지만 있지만 원래 '주인'을 뜻하는 영어의 host와 hostess, 프랑스어의 hôte와 hôtesse도 hospes에서 유래했다.<br />
<br />
프랑스어에서 hospitale는 hostel로 형태가 변했다. 프랑스어에서 라틴어의 h는 묵음이 되었으니 ostel로 적는 경우도 많았다(오늘날 프랑스어에서는 h 발음 자체가 쓰이지 않는다). 이 hostel은 점차 오늘날과 같이 '여관'이란 뜻으로 많이 쓰이게 되었고, 이 의미와 형태로 영어에도 전해졌다.<br />
<br />
그 후 프랑스어에서 hostel의 s는 발음하지 않게 되었다. 프랑스어에서 모음 뒤, 자음 앞의 s가 묵음이 된 사례는 꽤 많은데, 해당 모음에 ^와 같이 생긴 부호, 즉 악상 시르콩플렉스(accent circonflexe)를 붙여 원래 s가 있다가 사라진 것을 철자에 나타내게 되었다. 그래서 hostel은 hôtel로 표기하고 [ɔtɛl]이라고 발음하게 되었다. 이렇게 형태가 변화한 단어는 또다시 영어에 전해져 영어에서는 hostel과 hôtel 두 단어가 공존하게 되었다. 새로 들어온 hôtel은 좀더 고급스런 여관을 뜻하는 것만 다를 뿐. Hôtel은 영어화되는 과정에서 부호가 생략되어 hotel로 쓰이게 되었다. 지금도 고풍스럽게 보이려고 영어에서도 hôtel이라고 쓰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br />
<br />
이 단어의 복잡한 역사 때문에 hôtel은 프랑스어에서 '호텔' 뿐만이 아니라 '관저', '저택'이란 의미로도 쓰인다. 그래서 hôtel de ville은 '시청'이란 뜻으로 쓰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오텔디외(hôtel-Dieu)', 즉 '신의 hôtel'은 예전에 '시립 병원'이란 의미로 많이 쓰였고 지금도 프랑스의 오래된 병원 가운데는 hôtel-Dieu라고 불리는 것이 많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8/25/68/f0074568_4a92cf960aac6.jpg" width="300" height="2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8/25/68/f0074568_4a92cf960aac6.jpg');" /></div>프랑스 파리 중심 시테 섬(Île de la Cité)의 시립 병원. Hôtel-Dieu라는 간판이 보인다. (<a href="http://fr.wikipedia.org/wiki/H%C3%83%C2%B4tel-Dieu_de_Paris">사진 출처</a>)<br />
</div><br />
<span style="font-weight: bold;">프랑스어에서 들어온 영어 단어의 h 발음</span><br />
<br />
영어에서 hostel은 [ˈhɒst(ə)l]로, hotel은 [hoʊˈtel]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에 따르면 hostel은 사실 '호스틀' 또는 '호스털'로 적어야 하지만 이미 굳어진 표기인 '호스텔'을 표준으로 정했다. 이들이 처음 영어에 들어왔을 때는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내어 h 발음을 하지 않았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history, humble, herb 등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의 h는 묵음이었다. 하지만 후에 표기에 이끌려 이런 단어에서도 h 발음을 하기 시작해서 오늘날 hostel과 hotel의 h는 묵음이 아니다. 대신 영국식 발음에서 hostel의 h는 언제나 발음하지만 상대적으로 최근에 들어온 hotel의 h 발음은 하지 않고 '오텔'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br />
<br />
오늘날 history의 h는 언제나 발음하지만 거기에서 파생된 historic, historical은 특히 영국에서 h를 묵음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관사 a 대신 an을 써서 an historic, an historical이라고 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약이나 향료로 쓰는 식물을 뜻하는 외래어 '허브'의 어원인 herb를 발음할 때 영국에서는 h 소리를 내지만 미국에서는 보통 h 소리를 생략한다. Honour/honor, honest, hour 같은 일부 단어에서는 프랑스어에서처럼 영어에서도 h 발음을 하지 않는다.<br />
<br/><br/>tag : <a href="/tag/프랑스어" rel="tag">프랑스어</a>,&nbsp;<a href="/tag/프랑스" rel="tag">프랑스</a>,&nbsp;<a href="/tag/호텔" rel="tag">호텔</a>,&nbsp;<a href="/tag/호스텔" rel="tag">호스텔</a>,&nbsp;<a href="/tag/영어" rel="tag">영어</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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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프랑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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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602462#comments</comments>
		<pubDate>Mon, 24 Aug 2009 18:00:36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프랑스에서는 '브뤼셀'을 잘못 발음한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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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벨기에의 수도는 <span style="font-weight: bold;">브뤼셀</span>이다. 벨기에 북부에서는 네덜란드어, 남부에서는 프랑스어를 쓰는데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의 사용자 비율은 대략 3:2이다. 소수이지만 동쪽에는 독일어 사용자도 있으며 세 언어가 모두 공용어이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8/18/68/f0074568_4a8ab9e1a3b21.png" width="180" height="14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8/18/68/f0074568_4a8ab9e1a3b21.png');" /></div>벨기에의 언어 분포.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50, 178, 116);">네덜란드어</span> 사용 지역,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42, 83, 107);">프랑스어</span> 사용 지역,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64, 187, 106);">독일어</span> 사용 지역. (<a target="_new" href="http://en.wikipedia.org/wiki/File:Communities_of_Belgium.svg">그림 출처</a>)<br />
</div><br />
지도를 보면 수도 브뤼셀은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 사용 지역 간의 경계선 북쪽에 있다. 하지만 브뤼셀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프랑스어 사용자가 대다수이며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가 둘 다 공용어이다.<br />
<br />
브뤼셀은 프랑스어로 Bruxelles이라고 쓰며 발음은 [bʁysɛl]이다. 발음에 따라 한글로 표기하면 '브뤼셀'이다. 우리야 '브뤼셀'이라는 표기에 워낙 익숙하니 전혀 이상하게 여길 일이 아니다.<br />
<br />
그런데 벨기에 남쪽의 이웃 프랑스에서는 Bruxelles을 [bʁyksɛl], 즉 '브뤽셀'이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어에서 x라는 철자는 [ks]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으니 Bruxelles이라는 철자를 보고 발음이 '브뤽셀'이라고 짐작하는 것이다.<br />
<br />
프랑스에서도 엄격하게는 '브뤽셀'은 틀린 발음으로 간주되고 현지에서 쓰는 발음인 '브뤼셀'을 옳은 발음으로 쳐주는 것 같다. 고유 명사를 포함한 프랑스어 사전에도 맞는 발음은 '브뤼셀'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프랑스어에서 틀리기 쉬운 것을 소개하는 책에도 '브뤽셀'이란 발음은 틀렸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프랑스 방송의 아나운서들도 '브뤼셀'이라고 발음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br />
<br />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부 올바른 언어 사용에 신경을 쓰는 이들, 한국으로 치면 '짜장면' 대신 '자장면'을 고집하는 이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만난 프랑스인들은 모두 벨기에의 수도를 '브뤽셀'이라고 불렀다. 방송에서도 '브뤽셀'이란 발음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심지어 '김대중' 같은 한국 이름도 한국어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하는 등 고유 명사 발음에 평소 각별한 신경을 쓰는 <a target="_new" href="http://www.rfi.fr/">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시오날</a>(Radio France Internationale)에서도 '브뤽셀'이란 발음을 들을 수 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철자는 알아도 발음은 모른다</span><br />
<br />
'브뤼셀' 혹은 '브뤽셀'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외국의 지명을 한글로 표기할 때 현지 발음을 알기 위해 같은 언어권의 사람들에게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어에서 '브뤼셀'이라는 표기가 굳어진 것은 네덜란드어 이름인 Brussel ([ˈbrʏsəl], '브뤼설')이나 결정적으로 영어 이름인 Brussels ([ˈbrʌs(ə)lz], '브러슬스')에서 [ks] 발음이 나지 않는 덕분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올바른 발음에 따른 표기가 되었다. 만약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프랑스에서 들리대로 '브뤽셀'이라고 표기를 정했더라면...<br />
<br />
한글로 쓰인 지명은 자음동화('선릉'은 [설릉]이냐 [선능]이냐), 사잇소리 첨가('학여울'은 [항녀울]이냐 [하겨울]이냐) 등 일부 음운 현상을 빼면 발음을 예측하기가 쉽다. 한국어 발음과 한글 철자의 관계가 꽤 규칙적이기 때문이다.<br />
<br />
하지만 외국어 가운데는 표기만으로는 발음을 제대로 예측하기 힘든 예가 많다. 비중이 큰 외국어 가운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 세 언어에 대해서는 철자 대신 발음 기호(국제 음성 기호)를 보고 한글 표기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br />
<br />
영어 지명의 발음은 영어를 하는 사람에게 확인하기만 하면 되고, 프랑스어 지명의 발음은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에게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발음을 알만한 사람에게 확인해야 한다.<br />
<br />
영국 사람 가운데 미국 아이오와 주의 Des Moines ([dɪˈmɔɪn], '<span style="font-weight: bold;">디모인</span>')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주 이름인 Arkansas ([ˈɑrkənsɔː], '아컨소', 표준 한글 표기는 '<span style="font-weight: bold;">아칸소</span>')의 발음도 잘 모르는 이가 꽤 될 것 같다. 반대로 아마 미국 사람 가운데 영국의 Warwick ([ˈwɒrɪk], '<span style="font-weight: bold;">워릭</span>')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것이고 Edinburgh ([ˈed(ə)nb(ʌ)rə], '<span style="font-weight: bold;">에든버러</span>')마저도 발음을 잘못 아는 이가 상당할 것 같다. 오스트레일리아의 Brisbane ([ˈbrɪzbən], '<span style="font-weight: bold;">브리즈번</span>')의 발음을 오스트레일리아를 잘 모르는 영국인이나 미국인이 제대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br />
<br />
잘 알려진 지명이 아니면 그 나라 안에서도 발음을 잘 모르기 쉽다. 프랑스 사람들은 그 지방 출신이 아니면 자국의 Auxerres ([osɛʁ], '<span style="font-weight: bold;">오세르</span>'), Metz ([mɛs], '<span style="font-weight: bold;">메스</span>')도 '옥세르', '메츠'로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철자를 보고 발음을 얼렁뚱땅 맞추는 것이다. 프랑스 동부의 독일어에서 유래한 지명, 미국 동부나 오스트레일리아의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한 지명 같은 경우 철자가 어찌나 생소한지 외부인들은 올바른 발음을 절대 짐작 못하는 것이 많다. 지명의 발음이 워낙 불규칙적이니 지역 토박이들은 주변의 지명을 제대로 발음하는 법을 안다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삼는다.<br />
<br />
그래서 외국어 지명의 한글 표기를 정할 때는 이런 지명들의 올바른 발음을 알려주는 지명 사전이 유용하다. 아쉽게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지명 사전은 대부분 발음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 그래도 나라 별로, 주 별로, 군 별로 지명의 발음을 알리는 사이트는 꽤 많이 찾을 수 있다. 맛보기로 몇 개만 소개한다. 개인 홈페이지의 일부인 것도 있어 얼마나 믿을만한 자료인지는 모르지만 이들 언어에서 지명의 올바른 발음을 알아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br />
<br />
<a target="_new" href="http://cup.columbia.edu/static/gazonline">The Columbia Gazetteer of the World Online</a> (영어, 유료 회원가입 필요)<br />
<a target="_new" href="http://www.worcestermass.com/pronounce/index.shtml">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지명</a> (영어)<br />
<a target="_new" href="http://www.cohp.org/md/notes/placenames_pronunciation.html">미국 메릴랜드 주의 지명</a> (영어)<br />
<a target="_new" href="http://www.sciway.net/ccr/sc-pronunciations.html">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지명</a> (영어)<br />
<a target="_new" href="http://elsasser.free.fr/NomCommu/index.html">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지명</a> (프랑스어)<br />
<br/><br/>tag : <a href="/tag/브뤼셀" rel="tag">브뤼셀</a>,&nbsp;<a href="/tag/벨기에" rel="tag">벨기에</a>,&nbsp;<a href="/tag/프랑스어" rel="tag">프랑스어</a>,&nbsp;<a href="/tag/영어" rel="tag">영어</a>,&nbsp;<a href="/tag/지명" rel="tag">지명</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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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브뤼셀</category>
		<category>벨기에</category>
		<category>프랑스어</category>
		<category>영어</category>
		<category>지명</category>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596013#comments</comments>
		<pubDate>Tue, 18 Aug 2009 17:15:21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이글루스 문답 바통 넘겨받았습니다. ]]> </title>
		<link>http://iceager.egloos.com/1590471</link>
		<guid>http://iceager.egloos.com/1590471</guid>
		<description>
			<![CDATA[ 
  imc84님께서 <a href="http://imc84.egloos.com/4209609" title="">바톤/배턴/바통 받았음</a>에서 제게 배턴/바통을 넘겨주셨습니다. imc84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바톤'이라는 표기가 널리 쓰이고 있지만 영어 발음을 따른 '배턴' 또는 프랑스어 발음을 따른 '바통'만이 표준어로 인정되는 표기입니다.<br />
<br />
동일한 질문 패턴을 바탕으로 정해주신 주제에 대해 이어서 글쓰기하는 것 같은데 제게는 '언어정책'이라는 조금 부담스러운 주제를 주셨네요. 정확히 어떤 종류의 언어정책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답해보겠습니다.<br />
<br />
주어진 질문은<blockquote>1. 최근 생각하는 ~<br />
2. 이런 ~ 감동!<br />
3. 직감적으로 ~<br />
4. 좋아하는 ~<br />
5. 이런 ~ 싫어<br />
6. 다음에 넘겨줄 7명<br />
</blockquote>이렇게 되겠습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1. 최근 생각하는 언어정책</span><br />
<br />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사이의 외교 분쟁으로 번지고 있는 슬로바키아의 새 언어법(추유호님께서 쓰신 <a href="http://zariski.egloos.com/2411468">슬로바키아의 이상한 법</a> 참고)을 계기로 한 언어의 사용을 장려하는 것과 다른 언어를 탄압하는 것의 경계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변화하는 정치적 현실에 따라 어제 우위에 있던 언어가 오늘 소수 언어로 전락하는 일이 있기에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br />
<br />
슬로바키아의 새 언어법이 슬로바키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헝가리계에 대한 언어 탄압이라는 비판이 헝가리를 중심으로 일고 있습니다. 슬로바키아가 헝가리의 지배를 받던 시절 슬로바키아어 말살과 슬로바키아의 헝가리화 정책이 실시되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상황이 역전된 셈이라고 말할 수도 있죠. 20세기 이전 유럽 국가에서는 소수 언어에 대한 탄압이 당연한 것이었으니 헝가리가 특별히 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웃 체코만 해도 오스트리아 지배하에 독일어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히틀러가 체코슬로바키아를 합병할 구실을 제공한 역사가 있습니다.<br />
<br />
얼마 전에 에스토니아인 관광객 두 명을 만났습니다. 한 명은 러시아인 아버지와 고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다른 한 명은 에스토니아인 아버지와 벨라루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둘 다 집에서는 러시아어를 쓰고 둘이서도 서로 러시아어를 씁니다. 공용어인 에스토니아어도 능숙하게 구사합니다. 소련 치하의 에스토니아에는 비에스토니아인이 대대적으로 이주하여 에스토니아어가 러시아어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러시아어가 우대를 받는 것은 당연했고요. 그래서 에스토니아가 독립을 되찾은 후 에스토니아어의 공용어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이주자들에게 에스토니아어를 배우는 조건으로 시민권을 주는 정책을 폈습니다. 이에 2006년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에서는 에스토니아의 언어정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냈고,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지는 이에 대해 국제사면위원회가 러시아의 선전에 동조하고 있다며 에스토니아를 옹호하는 사설을 실었습니다(전문은 <a href="http://engforum.pravda.ru/showthread.php?t=186037">여기</a>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2. 이런 언어정책 감동!</span><br />
<br />
순수히 언어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만 본다면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모어로 사용되지 않던 히브리어가 이스라엘의 국어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만큼 감동적인 예를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들은 4세기경까지는 히브리어를 썼지만 그 이후 아람어, 나중에는 아랍어를 썼습니다. 모어 사용자가 전무한 상태였던 언어에서 다시 수백만 명의 모어가 된 예는 히브리어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br />
<br />
물론 히브리어가 부활된 것은 유럽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오는 부르주아 유대인들의 언어인 이디시어에 맞선 대안으로서였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짙었습니다. 시온주의와의 연관도 있고... 현대 이스라엘 히브리어가 고대 히브리어를 얼마나 잘 계승했는지도 논란이 됩니다. 그래도 유대교 경전(기독교의 구약성경 포함)과 탈무드의 언어인 히브리어가 한 나라의 공용어로 부활했다는 사실은 솔직히 감동적입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3. 직감적으로 언어정책</span><br />
<br />
'필요악'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설명이 필요하겠죠?<br />
<br />
언어학을 공부하면 규범주의에 대해 본능적인 반감을 가지게 돼있습니다. 언어는 언중에 의해 자연스럽게 변화하기 마련인데 인위적으로 규칙에 맞게 언어를 재단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br />
<br />
하지만 경제학에서 모든 것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겨놓을 수 없고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한 것처럼 언어에도 일정한 규범이 필요합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데 장애가 없으려면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어휘를 선택하여 각종 문법을 통일한 표준어가 필요합니다. 제가 외래어 표기법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같은 외국어 이름의 표기가 제각각인데에 따른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서입니다.<br />
<br />
가장 이상적인 언어정책은 언어의 정상적인 발전을 억압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언중이 공통된 언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틀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규범 언어는 어느정도 보수적일 필요가 있지만 현실 언어와 차이가 커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4. 좋아하는 언어정책</span><br />
<br />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를 언어정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생각해봤지만 정책이라 하기는 좀 무리인 것 같고...<br />
<br />
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와 구화를 동시에 교육시키는 스웨덴의 이중언어정책에 대한 기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비장애인들과의 소통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언어정책 아니겠습니까?<br />
<a href="http://omni.or.kr/new/main.html?doc=other&amp;read=noticeview&amp;num=900">http://omni.or.kr/new/main.html?doc=other&amp;read=noticeview&amp;num=900</a><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5. 이런 언어정책 싫어</span><br />
<br />
세계사를 통틀어 언어에 대한 탄압 사례는 수없이 많은데 새삼스럽게 열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br />
<br />
다만 정서법이나 전사법 같은 것을 마련하는 중요한 언어정책을 전문가의 의견을 모으고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과정 없이 세우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독재자들의 변덕에 따라 한 나라의 언어정책이 좌우되는 모습은 참 안쓰럽습니다.<br />
<br />
미얀마(버마)의 군부가 1989년 영어 국명을 Burma에서 Myanmar로 바꾼 것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따르지 않는 것은 단순히 국민들을 대변하지 않는 독재 군부가 어떻게 국명을 맘대로 바꿀 수 있느냐는 항의의 표시였겠죠. 하지만 혼란스럽던 미얀마 지명의 표기를 개정하고 통일시키기 위해 군부가 설립한 위원회에 언어 전문가가 부족하여 언어학적으로도 워낙 조잡한 표기안을 내놓았다는 비난도 면할 수 없습니다. 당장 Myanmar의 원어에는 [r] 발음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영어 표기에서 r는 마지막 '아' 모음이 길어진다는 것을 나타내려고 붙인 것입니다. 언어학을 잘 모르는 군인들과 공무원들이 아니라 진짜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였다면 그런 식의 표기로 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br />
<br />
미얀마의 지명 표기에 관한 영어 블로그 글:<br />
<a href="http://www.languagehat.com/archives/003586.php">http://www.languagehat.com/archives/003586.php</a><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6. 다음에 넘겨줄 7명</span><br />
<br />
제게는 그런 인맥이 없습니다... 평소에 링크해둔 블로그도 많지 않고 그것도 그냥 조용히 읽기만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뜬금없는 부탁을 드리기도 어렵습니다.<br />
<br />
그래도 바통을 넘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제가 링크한 분 가운데 제게 바통을 넘겨주신 imc84님과 이미 문답을 하신 슈타인호프님을 빼면 딱 일곱 명이네요. 왠지 쓰실 거리가 있을 것 같은 주제어를 고른다고 골랐는데 쓰기가 어렵다면 그냥 편히 맘대로 해석하셔서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니, 바쁘신 와중에 쓰시리라고 기대하지도 않겠습니다. 꼭 이 문답 형식이 아니고 제가 생각한 주제어와 맞지 않더라도 언제 시간나실 때 몇 자 적어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바통을 넘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br />
<br />
펜큐어님께 '헌책방'<br />
joyce님께 '덴마크'<br />
파리13구님께 '프랑스 영화'<br />
새퍼 양파님께 '외국 생활'<br />
jeltz님께 '이슬람사'<br />
daewonyoon님께 '번역'<br />
추유호님께 '여행'<br />
<br/><br/>tag : <a href="/tag/슬로바키아어" rel="tag">슬로바키아어</a>,&nbsp;<a href="/tag/헝가리어" rel="tag">헝가리어</a>,&nbsp;<a href="/tag/에스토니아어" rel="tag">에스토니아어</a>,&nbsp;<a href="/tag/러시아어" rel="tag">러시아어</a>,&nbsp;<a href="/tag/언어정책" rel="tag">언어정책</a>,&nbsp;<a href="/tag/히브리어" rel="tag">히브리어</a>,&nbsp;<a href="/tag/수화" rel="tag">수화</a>,&nbsp;<a href="/tag/미얀마어" rel="tag">미얀마어</a>,&nbsp;<a href="/tag/슬로바키아" rel="tag">슬로바키아</a>,&nbsp;<a href="/tag/에스토니아" rel="tag">에스토니아</a>,&nbsp;<a href="/tag/미얀마" rel="tag">미얀마</a>,&nbsp;<a href="/tag/스웨덴" rel="tag">스웨덴</a>			 ]]> 
		</description>
		<category>슬로바키아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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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590471#comments</comments>
		<pubDate>Thu, 13 Aug 2009 12:20:05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찌아찌아어 한글 채택에 대한 분석 ]]> </title>
		<link>http://iceager.egloos.com/1587533</link>
		<guid>http://iceager.egloos.com/1587533</guid>
		<description>
			<![CDATA[ 
  <a href="http://iceager.egloos.com/1582712" title="">인도네시아 소수민족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a><br />
<br />
위 글은 훈민정음학회의 노력으로 인도네시아 부톤 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게 되었다는 보도를 처음 접하자마자 썼다.<br />
<br />
찌아찌아족이 문자가 없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썼다. 문자가 없는 종족에 한글을 전한다고 사기치지 말라는 심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쓰고 난 후 여러분들의 덧글을 읽고 추가 보도 내용을 보니 아무래도 내가 잘못 짚고 넘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해명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밝히려면 글을 새로 써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는 것에 대해 더 깊이 분석도 하고 싶었다.<br />
<br />
내가 왜 이렇게 섣불리 글을 썼는지 변명부터 하겠다.<br />
<br />
전에 <a href="http://iceager.egloos.com/1423642">라후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려는 노력에 대한 글</a>을 쓴 적이 있다. 라후어가 과연 한국어와 유사한지가 주제였지만 서울대 이현복 명예교수가 "음성언어만 있고 문자언어가 없는 라후族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라고 주장한 것이 당혹스러웠다. 라후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로마 문자로 표기하고 있는데, 혹시 이현복 교수가 한글 전파 노력을 하는 타이 북부에서는 아직 로마 문자가 전해지지 않은 것이 아닌가 추측하며 애써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 했다. 아무래도 이현복의 학자로서의 권위 때문에 그가 알고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br />
<br />
하지만 〈<a href="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361">'라후족 한글 수출 TV쇼'의 이면</a>〉이라는 기사 제보를 받고 솔직히 배신감을 느꼈다. 라후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는 노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이미 로마 문자로 라후어를 표기하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로마자 표기와 한글 표기를 1대1로 대응시켜 가르쳤다는 폭로 내용이었다.<br />
<br />
그래서 찌아찌아어에 대한 보도에서 이들이 문자가 없다는 주장을 듣고 과연 그런지 자료를 검색해보았고, 찌아찌아어를 문자로 적은 사실이 있다는 내용이 나오자 이번에도 사기극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쓴 것이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문자가 없는 종족이라는 명제</span><br />
<br />
결론부터 말하면 언론에서 문자가 없는 종족이라고 보도한 것은 문제삼을만한 것이 아니었다. 지난 글에서 말한 것처럼 찌아찌아어를 문자로 적은 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찌아찌아족이 그들의 언어로 문자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확실한 듯하다. 그러니 이들이 사실상 문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br />
<br />
한국어도 세종대왕 이전에는 아예 적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향찰로 적은 향가와 같은 예도 있지 않나. 하지만 백성들이 완전한 문자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당시 한국어를 적을 문자는 없었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주장은 아니다. 예전에 찌아찌아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적이 있다고 해도, 영어나 말레이인도네시아어로 쓴 찌아찌아어에 관한 연구에서 언어학자들이 찌아찌아어를 로마 문자로 적은 적이 있다고 해도 정작 오늘날의 찌아찌아족이 그들의 언어로 문자 생활을 못한다면 그들은 문자 없는 종족으로 부르는 것이 틀리다고 할 수 없다.<br />
<br />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글로브(Jakarta Globe) 지》에서 보도한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br />
<blockquote style="color: rgb(0, 0, 153);">옛 말레이권에서 쓰인 아랍 문자의 한 형태로 글자 다섯 개가 추가되고 모음을 나타내는 기호가 없는 군둘 문자로 쓰인 고대 찌아찌아어 문학이 존재한다.<br />
Ancient Cia-Cia literature exists in the Gundul script, a form of Arabic with five additional letters and no signs to denote vocals that was used in the old Malay world.</blockquote>즉 찌아찌아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것은 옛날 얘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찌아찌아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적이 있다는 내용은 아직까지는 언론 보도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찌아찌아어와 계통은 같지만 다른 언어로 역시 부톤 섬에서 쓰이는 월리오(Wolio)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문학이 있다는 것은 확실한데 혹시 누군가 찌아찌아어와 월리오어를 혼동하여 이런 얘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br />
<br />
(부톤 섬의 언어 상황은 언뜻 생각하기보다 복잡한 듯하다. 찌아찌아어와 월리오를 비롯하여 다섯 개 정도의 언어가 있는데 이들은 계통은 같지만 확실히 구별되는 언어인 듯하고 예전에 부톤 섬의 술탄 치하에서는 월리오어가 궁중 언어였으나 지금은 찌아찌아어가 부톤 섬 언어 가운데서 가장 많이 쓰인다는 것 같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한글은 찌아찌아어에 적합한가?</span><br />
<br />
찌아찌아족이 과연 문자 없는 종족이냐고 따지는 것보다 사실은 이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설사 이미 아랍 문자나 로마 문자로 찌아찌아어를 표기하고 있다고 해도 이들에 비해 한글을 쓰는 것이 월등히 낫다면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br />
<br />
언뜻 보기에 찌아찌아어는 한글로 적기 수월할만큼 단순한 음운 체계를 가진 것 같다. 모음은 '아, 에, 이, 오, 우' 다섯인 듯하다. 복잡한 자음군(영어 strike의 str, 스웨덴어 ostkustskt의 stskt 등)이 없고 대부분의 음절이 개음절이며 받침이 있다 해도 ㄴ, ㅁ, ㄹ 정도인 듯하다. 중국어나 베트남어의 골치아픈 성조도 없고 일본어처럼 모음의 장단을 구별할 필요도 없는 듯하다.<br />
<br />
이처럼 음운 구조가 단순한 것은 찌아찌아어 뿐만이 아니라 찌아찌아어가 속한 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 언어 대부분의 특징이다. 이 정도면 자리동님이 덧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어의 가나로도 충분히 적을 수 있다.<br />
<br />
<div style="text-align: center; color: rgb(0, 153, 0);">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 여러 언어 맛보기(세계인권선언에서)<br />
<br />
</div><span style="color: rgb(51, 102, 103);"><span style="font-weight: bold;">인도네시아어</span>: Menimbang bahwa pengakuan atas martabat alamiah dan hak-hak yang sama dan mutlak dari semua anggota keluarga manusia adalah dasar kemerdekaan, keadilan dan perdamaian di dunia,</span><br />
<span style="color: rgb(153, 153, 0);"><span style="font-weight: bold;">필리핀어</span>: Sapagkat ang pagkilala sa katutubong karangalan at sa pantay at di-maikakait na mga karapatan ng lahat ng nabibilang sa angkan ng tao ay siyang saligan ng kalayaan, katarungan at kapayapaan sa daigdig.</span><br />
<span style="color: rgb(153, 102, 51);"><span style="font-weight: bold;">마오리어</span>: No te mea na te whakanoa a na te whakahawea ki nga mana o te tangata i tupu ai nga mahi whakarihariha i pouri ai te ngakau tangata, a ko te kohaetanga o tetahi ao hou e mahorahora ai te tangata ki te korero ki te whakapono, ki te noho noa i runga i te rangimarie a i te ora, kua panuitia hei taumata mo te koingotanga o te ngakau o te mano tini o te tangata.</span><br />
<span style="color: rgb(153, 51, 153);"><span style="font-weight: bold;">하와이어</span>: ‘Oiai, ‘o ka ho’omaopop ‘ana i ka hanohano, a me nā pono kīvila i kau like ma luna o nā pua apau loa o ka ‘ohana kanaka ke kumu kahua o ke kū’oko’a, ke kaulike, a me ka maluhia o ka honua, a</span><br />
<br />
중세 한국어에도 어두 자음군이 있어서 ㅵ 같은 표기를 썼지만 현대 한국어에서는 쓰지 않는다. 그래서 스웨덴어의 ostkustskt 같은 단어를 표기하려면 차선책으로 '으'를 삽입하여 '오스트쿠스트스크트'와 같이 쓸 수 있는데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고, 만약 '으'라는 모음이 따로 있다면 '으'를 모음 표시를 위해 썼는지 애매하다는 단점이 있다. 에티오피아 문자나 인도에서 쓰이는 몇몇 문자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br />
<br />
Hama님께서 찌아찌아어 교재 사진을 보고 '노떼르띠뿌', '이스따나', '스리갈라' 등에서 '르'와 '스'가 쓰인다고 제보해 주셨는데, 찌아찌아어에 드물게 등장하는 r 또는 s 계열 자음군을 표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는 드문 듯하니 '으'를 써서 자음군을 쓴다 해도 크게 번거로워지지는 않을 것이다.<br />
<br />
그런데 찌아찌아어에는 r와 l의 구별이 있는 것 같다. <a href="http://en.wikipedia.org/wiki/Cia-Cia_language">영어판 위키백과</a>에 의하면 '둘'을 뜻하는 낱말은 rua이고 '다섯'을 뜻하는 낱말은 lima이다. 찌아찌아어 교재를 보니 어중에서 r는 'ㄹ', l은 'ㄹㄹ'로 적는 듯한데, rua와 lima에서처럼 어두에 오는 r와 l의 구별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하다</span><span style="color: rgb(0, 102, 0);">했다. 그런데 도마도님의 제보를 통해 lima는 '을리마'로 표기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어두의 l은 '을ㄹ'로 적는 것이다. 또 제보해주신 사진을 보니 '은다무' 같은 표기가 보여 어두의 l 뿐만이 아니라 어두의 nd, 즉 [ⁿd]와 같이 비음이 선행하는 파열음에도 '으'를 붙여 적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span><br />
<br />
또 찌아찌아어에는 많은 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 언어처럼 <a href="http://ko.wikipedia.org/wiki/%EC%84%B1%EB%AC%B8_%ED%8C%8C%EC%97%B4%EC%9D%8C">성문 파열음</a>이 있는 듯한데 한글로는 그냥 'ㅇ'으로 표기하는 듯하다. 아래는 <a href="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224657">노컷뉴스</a>에서 보도한 사진에 나오는 내용에 <a href="http://en.wikipedia.org/wiki/Cia-Cia_language">영어판 위키백과</a>의 로마 문자 표기를 추가한 것이다.<br />
<blockquote style="color: rgb(51, 51, 153);">아디 세링 빨리 노논또 뗄레ᄫᅵ시. 아마노 노뽀옴바에 이아 나누몬또 뗄레ᄫᅵ시 꼴리에 노몰렝오.<br />
adi sering pali nononto televisi. amano nopo'ombae ia nanumonto televisi kolie nomoleo.</blockquote>여기서 nopo'ombae를 '노뽀옴바에'로 적고 있는데 '옴'의 첫소리는 성문 파열음 [ʔ]이지만 '에'는 그냥 자음이 없는 음절이다. 성문 파열음은 한국어에서는 의미가 없는 음으로 자음이 없는 것처럼 들리니 그냥 'ㅇ'으로 표기했겠지만 찌아찌아어에서는 성문 파열음은 엄연한 자음으로 있는지 없는지의 구별이 중요하다. 옛 글자를 부활시켜 된이응 'ㆆ'으로 표기했으면 어땠을까?<br />
<br />
보도 내용 중에 흥미를 끈 것 하나가 찌아찌아어 표기에 옛 글자인 순경음 비읍 'ᄫ'을 쓴다는 것이다. 위 예에서 보면 'ᄫ'은 유성 순치 마찰음 [v]를 나타내기 위해 쓰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찌아찌아어의 /w/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닌가 한다. 중세 국어에서 'ᄫ'은 유성 양순 마찰음 [β]을 나타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월리오에서 /w/의 음가가 [β]이니 찌아찌아어에서도 비슷하게 발음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br />
<br />
영어판 위키백과에는 '여덟'을 뜻하는 walu를 누군가가 '왈루'라고 표기해 놓았는데 아마도 찌아찌아어 한글 표기법을 모르는 사람이 짐작해서 써 놓은 것 같고 아마 'ᄫ'을 사용한 'ᄫㅏㄹ루'가 맞는 표기일 것 같다. 교재 사진을 아무리 보아도 /w/를 '와', '워', '위'와 같이 표기한 예는 찾지 못했다.<br />
<br />
<span style="font-weight: bold;">한글은 맞춤옷, 로마 문자는 기성복이다</span><br />
<br />
<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이 비유를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span> <a href="http://fischer.egloos.com/4205688">이 글</a>에 달린 hama님의 덧글에 나오는 비유인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데만 쓰였다. 로마 문자는 라틴어가 일상 언어로서는 사멸한지 오래이지만 영어, 에스파냐어, 폴란드어 등 유럽의 언어는 물론 터키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스와힐리어, 그린란드어 등 세계 각지의 수많은 언어를 표기하는데 사용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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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로마 문자는 어느 언어를 적는지, 어떤 맞춤법을 사용하는지 알아야지만 철자에서 발음 유추가 가능하다. 똑같이 pain이라고 써도 영어 단어라면 [pʰeɪn], 프랑스어 단어라면 [pɛ̃], 핀란드어 단어라면 [pɑin]으로 발음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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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는 한글로 적힌 것을 보면 그냥 한국어 발음대로 읽어버린다. 물론 된소리되기, 사잇소리 현상, '외'와 '위'를 단모음으로 발음하느냐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느냐의 문제도 있지만 대체로 한글로 적힌 것이 있다면 그 발음은 정해져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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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어 한글 표기안을 마련한 이들은 아마도 한국어의 발음대로 소리내어 읽으면 찌아찌아어에 최대한 가깝게 들리도록 정한 듯하다. 그러니 한국어로 치면 된소리가 나는 자음은 겹자음 'ㄲ, ㄸ' 등으로 적고 있다. 하지만 찌아찌아어에 이런 소리가 자주 쓰인다면 사실 겹자음으로 적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아예 [ㄲ], [ㄸ] 소리가 빈도가 높으면 'ㄱ', 'ㄷ'으로 적고 [ㄱ], [ㄷ]에 가까운 소리를 'ㄲ', 'ㄸ'으로 적는 것이 경제적일 수가 있다. 하지만 로마 문자와 달리 한글 자모는 꼭 한 소리만 나타내야 한다는 관념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로마 문자를 쓰는 언어에서는 c, j, x 등의 발음이 언어마다 천차만별이다. 만약 어떤 사람들이 원하는 것처럼 한글이 더 많은 언어의 표기에 쓰이자면 같은 한글 자모도 언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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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r와 l 구분의 어려움도 한글이 한국어에 최적화된 문자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한국어에서 설측음 [l]은 'ㄹ'이 받침으로 쓰일 때와 어중에서 'ㄹㄹ'과 같이 'ㄹ'이 겹칠 때 나는 발음이지, 독립된 음소가 아니다. 그러니 따로 글자를 만들지 않고 어중의 탄설음을 나타내는 'ㄹ'을 써서 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찌아찌아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서 r와 l은 독립된 음소이다. 겹리을(ᄙ)과 같은 옛 글자를 사용해서라도 이 r와 l의 구분을 확실히 나타내는 것이 찌아찌아어 음운 구조를 제대로 반영하는 길일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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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찌아어에는 얼마나 해당이 되는 사항인지 모르지만 한글로 이중모음이나 반모음을 표기하는 문제도 꽤 까다롭다. 원래 '애'나 '에' 같은 글자는 각각 '아이', '어이' 비슷한 이중모음을 나타냈겠지만 한국어의 발음이 바뀌면서 단모음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 한국어에서 반모음 [w]로 시작하는 음절은 '와', '워', '위' 등으로, 반모음 [j]로 시작하는 음절은 '야', '여', '요' 등으로 쓰고 있다. 반모음이 음절 구조상 자음 역할을 하는 언어를 표기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다'의 활용형이 '와'가 되는 한국어에서는 /wa/를 '와'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ga, na, da, wa, ya가&nbsp; 모두 '자음'+'ㅏ 모음'으로 분석되는 언어에서 다른 것은 '가, 나, 다'와 같이 적는데 wa, ya만 '와', '야'처럼 적는 것은 일관성이 없어 보일 수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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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옛한글 사용에 따른 전산화와 활자화의 문제</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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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기왕 옛 글자 순경음 비읍 'ᄫ'을 쓴다면 찌아찌아어의 음운 체계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된이응 'ㆆ'이나 겹리을(ᄙ)도 쓰자는 말을 했는데 사실 옛한글을 사용하면 생기는 문제가 좀 까다롭다. 일단 현재로서는 컴퓨터로 입력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면에 표시하거나 종이에 인쇄하는데 필요한 글꼴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도에 나온 찌아찌아어 교재는 옛한글을 지원하는 몇 안되는 글꼴 가운데 하나인 '새굴림'으로 인쇄한 듯한데, '새굴림'은 디자인 측면에서 인쇄용 글꼴로는 적합하지 않다. 현대 한국어에서 쓰이는 글자만 지원한다 해도 괜찮은 본문용 한글 글꼴 개발하는데 많은 인력과 몇 개월에 걸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찌아찌아어 표기에 'ᄫ'을 쓴다고 해서 앞으로 옛한글을 지원하는 전문 글꼴이 순식간에 쏟아져나올 것 같지는 않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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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a href="http://hanury.net/wp/archives/1643">찌아찌아족 과연 한글로 문자 생활 잘 할 수 있을까?</a>〉라는 글을 참조하시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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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문화제국주의의 그림자</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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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제국주의 시대도 아니고 한국은 부톤 섬을 식민지로 경영하는 지배자도 아니다. 그러나 한글은 현재 한국 문화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워낙 많은 언어에서 쓰기 때문에 특정 문화를 연상시키지 않는 로마 문자와는 다르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바우바우시의 시장이 한국 문화에 호의적이라 이번 사업이 성사되었다지만 만에 하나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된다면 현지인들이 한글과 한국을 분리시켜 생각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한글 수출 시도가 실패한 원인으로도 한국에 대한 반감이 흔히 꼽힌다는 것도 생각해보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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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는 것이 문화제국주의로 비쳐짐을 염려하는 것이 기우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런 염려를 불식시키고자 한다면 "유례없는 새로운 방식의 국제협력을 통해 해당 지역과 깊은 유대가 형성되고 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가 늘면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a href="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9/08/05/0200000000AKR20090805176700004.HTML">연합뉴스 보도 중</a>)와 같이 한국의 경제 이익을 좇는다는 인상을 풍기는 보도는 자제했으면 좋겠다. 이번 일을 가지고 한국의 저력이나 민족의 우수성을 논하며 호들갑을 떨지도 말았으면 좋겠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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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블로그 <a href="http://languagelog.ldc.upenn.edu/nll/?p=1641">Language Log</a>에 달린 덧글 가운데는 이미 "언어제국주의 판에 새로운 선수가 등장한 듯하다(it seems we have a new player in the Linguistic Imperialism game)"라는 평도 있다. 이번 사업이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소수민족에게 문자를 보급한다는 순수한 의도라는 것을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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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종합 평가</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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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문제들(r와 l 구분, 성문 파열음 구분, 전산화와 활자화의 어려움)이 있기는 해도, 이번에 도입된 찌아찌아어 한글 표기법은 나름 성공적이며 찌아찌아족이 어려움 없이 문자 생활을 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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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찌아찌아족이 문자를 새로 도입한다면 굳이 로마 문자 대신 한글을 택할 필요가 있을까? 로마 문자는 한글처럼 과학적인 제자 원리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인도네시아의 공용어인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비롯하여 그 지역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언어를 표기할 때 쓰는 문자이다. 찌아찌아어의 음운 구조를 표현하는데 한글에 비해 부족하다고 할 수 없다. 어쩌면 찌아찌아어를 주변 언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한글을 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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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객관적으로 한글이 로마 문자보다 실용적인 면은 뭐가 있을까? 의외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글이 모아쓰기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모아쓰기라는 특징 때문에 한글은 그리 배우기가 쉬운 문자는 아니다. 하지만 문자는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일단 배운 후 쓰고 읽기가 쉬운 것이 좋은 것이다. 특별히 근거를 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아쓰기 때문에 긴 글을 빨리 읽을 때 글이 눈에 빨리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즉 긴 글을 읽을 때 한글이 로마 문자보다 낫다는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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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게 로마 문자 대신 한글을 쓸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지는 의문이다. 모아쓰기는 읽을 때는 편리하지만 음가가 없는 'ㅇ'를 계속 적어야 하는 비경제성도 있고 자음군이나 이중모음 표현, 새로운 자모 추가를 어렵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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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만약 찌아찌아어 표기에 한글이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한글이 곧 한국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br />
<br/><br/>tag : <a href="/tag/찌아찌아어" rel="tag">찌아찌아어</a>,&nbsp;<a href="/tag/인도네시아" rel="tag">인도네시아</a>,&nbsp;<a href="/tag/한글" rel="tag">한글</a>,&nbsp;<a href="/tag/한글수출론" rel="tag">한글수출론</a>			 ]]> 
		</description>
		<category>찌아찌아어</category>
		<category>인도네시아</category>
		<category>한글</category>
		<category>한글수출론</category>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587533#comments</comments>
		<pubDate>Mon, 10 Aug 2009 23:24:20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웰빙'과 '리니지'라는 표기 분석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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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2000년을 전후해서 이른바 '웰빙 열풍'이 불었을 때 이 '웰빙'이란 신조어를 매우 어색해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에서 온 외래어인 것 같기는 한데 원래 표현은 뭘까? 설마 well-being을 한글로 표기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다면 분명히 '웰비잉'일 텐데?<br />
<br />
꼭 표기 문제가 아니라도 좀 의아한 신조어였던 것은 분명하다. Well-being이라는 영어 표현은 말 그대로 '잘 있음', 즉 '복지'를 뜻하는데 그렇다고 welfare처럼 고급스럽거나 전문용어 같은 느낌은 없이 평이하게 쓰인다. 예를 들면 '정신적인 건강'을 emotional well-being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그런데 그것을 건강한 생활 양식(특히 의식주)에 관련된 좁은 의미로 따와서 너도나도 '웰빙'을 찾는 모습은 좀 어색해 보였다. 거꾸로 미국에서 'jal isseum' 열풍이 분다고 생각해보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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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31/68/f0074568_4a71e75d01ccd.jpg" width="500" height="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31/68/f0074568_4a71e75d01ccd.jpg');" /></div>상호에 '웰빙'이 들어간 이태원의 한 소매점. '웰빙'과 영어의 well-being의 발음이 다르다는 것을 의식한 재미있는 영문 표기를 곁들었다. (<a href="http://www.flickr.com/photos/misskoco/370402124/">사진 출처</a>)<br />
</div><br />
본론으로 돌아가서 well-being의 발음을 살펴보자. 국제 음성 기호로 나타내면 [ˌwɛl.ˈbiː.ɪŋ], 세 음절의 단어이다.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 사전에서는 보통 생략하는 음절 구분 표시(.)도 넣었다. '웰비잉'이라고 적는 것이 외래어 표기법에 맞다.<br />
<br />
그렇다면 왜 '웰빙'이라고 적었을까?<br />
<br />
평소에 사용하는 인터넷 영어사전에서 well-being의 발음을 찾아보라. 아마 [wélbíːiŋ]이라고 나와있을 것이다. 즉 being의 앞 음절의 모음을 [iː]로, 뒤 음절의 모음을 [i]로 나타낸 것이다(í에 붙은 악센트 부호는 음절에 강세가 오는 것을 나타낸다). 이를 보면 두 음절의 모음은 음가가 똑같고 길이만 다르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면 [íːi]는 음절 구분 없이 하나의 장모음인 것으로 알기 쉬운데, 장모음은 따로 나타내지 않는다는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에 따라 '이' 한 음절로만 적어야 된다고 오해한 모양이다.<br />
<br />
하지만 영어에서 see의 장모음 [iː]와 sit의 단모음 [ɪ]는 길이 뿐만이 아니라 음가도 확실히 다르다. 단모음 [ɪ]를 발음할 때 혀는 [i]를 발음할 때보다 조금 더 입 안쪽으로 온다. 한국어의 '이'는 [i]로 see의 장모음과 음가는 같지만 길이가 짧아서 구별된다. [ɪ]는 한국어에 없는 모음이다. 흉내내려면 '이'보다는 혀의 위치를 약간 '에'나 '으'를 발음할 때에 가깝게 해야 한다.<br />
<br />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영어사전 대부분은 이 [ɪ] 모음을 그냥 [i]로 표기하고 있다. 이는 영어에서 [i]는 장모음에만 오고 [ɪ]는 단모음에만 오니 기호 수를 줄이기 위해 각각 [iː], [i]로 쓰던 예전 습관을 아직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그런 식으로 단순화된 표기 때문에 발음을 잘못 알기 쉽다고 하여 1977년 English Pronouncing Dictionary를 시작으로 [iː], [ɪ]와 같이 음가의 차이와 길이의 차이를 둘 다 나타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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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해리 포터》의 프랑스인 억양 흉내내기</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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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권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국어의 '오'와 '어' 발음을 잘 구별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오'와 '어'의 구별이 매우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i]와 [ɪ]의 구별이 없는 언어를 하는 이들은 영어를 배울 때 이들을 혼동하거나 똑같이 발음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어에서는 의미 있는 구별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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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8/08/68/f0074568_4a7d3c15bc387.jpg" width="180" height="302"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8/08/68/f0074568_4a7d3c15bc387.jpg');" /></div>《해리 포터와 불의 잔》 영화에 등장하는 프랑스 학생. 클레망스 포에지(Clémence Poésy) 분. (<a href="http://harrypotter.wikia.com/wiki/File:Fleurgof.jpg">사진 출처</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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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의 아동 소설 해리 포터(Harry Potter) 연작에서는 대화 내용을 쓸 때 방언이나 외국인들이 영어를 할 때의 억양을 흉내내어 적는 경우가 많다. 네번째 소설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에서는 프랑스 마법 학교의 학생들이 영국의 마법 학교에 찾아오는 내용이 있는데, 프랑스인들의 대화 내용은 프랑스식 억양을 흉내내어 적었다. 프랑스인들은 영어의 h 발음을 생략한다든지 유성음 th를 z로 대체하는 것 외에도 영어의 단모음 [ɪ] 대신 장모음 [iː]를 쓰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예를 들어 "Is it over?" 대신 "Eez eet over?"라고 말한다.<br />
<br />
그 이유는 프랑스어에서도 한국어에서처럼 [ɪ] 모음이 없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영어를 하면 보통 [i]로 대체하여 발음하고, 이게 영국인들에게는 특이하게 들리기 때문이다.<br />
<br />
영어를 하면서도 sit의 모음을 see의 모음과 비슷한 음가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성악을 할 때이다. 성악에서는 이탈리아어의 모음 [a e i o u]를 좋은 소리를 내는 모음으로 쳐주기 때문에 일부러 보통 말할 때와 다르게 sit의 모음을 [i] 비슷하게 발음할 때가 많다.<br />
<br />
또 오스트레일리아 영어에서 쓰는 sit의 모음은 다른 영어권 나라 사람들이 듣기에는 see의 모음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래서 '시드니(Sydney)'를 농담 삼아 Seednee라고 표기하기도 한다(Sydney [ˈsɪd.ni]의 앞 음절은 sit의 모음, 뒤 음절은 see의 모음을 쓴다). 오스트레일리아 영어에서 sit 모음과 see 모음은 주로 길이로만 구별되는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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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리니지'는 맞는 표기일까?</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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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255, 0, 0);">(도마도님의 지적에 따라 설명 일부 수정, 보강)</span><br />
<br />
롤플레잉 게임 '리니지'는 동명 만화 《리니지(Lineage)》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lineage의 영어 발음은 ['lɪn.i(ː).ɪdʒ]이다. 빨리 발음하면 두 음절인 ['lɪn.iɪdʒ]가 되는데, 뒤의 두 모음이 [iɪ]라는 독특한 상승 이중모음으로 축약되는 것이다. <span style="color: rgb(51, 51, 153);">그런데 이런 축약 과정을 거친 [i]는 반모음 [j]로 실현되니 실제 발음은 ['lɪn.jɪdʒ]이고, 영어에서 [jɪ]는 보통 이중모음이 아니라 반모음과 단모음의 결합으로 분석한다.</span><br />
<br />
<span style="color: rgb(51, 51, 153);">[i]가 축약 과정을 통해 반모음 [j]로 변모하듯 [u]는 반모음 [w]가 된다. Influence는 원래 ['ɪn.flu.əns] 세 음절이지만 축약되면 ['ɪn.flwəns] 두 음절로 발음된다.</span><br />
<br />
사실 lineage나 influence 같은 단어가 세 음절로 발음되느냐, 두 음절로 발음되느냐의 경계는 모호하다. 비슷한 예로 영어의 fire도 두 음절인 [faɪ.ə]로 발음될 수도 있고 삼중모음(!)을 써서 한 음절인 [faɪə]로 발음될 수도 있다. <span style="color: rgb(51, 51, 153);">영국식 발음에서는 특히  [faə]로 평탄화(smoothing)가 되는 일이 잦다.</span><br />
<br />
['lɪn.i(ː).ɪdʒ]라는 발음만 따지면 한글로는 '리니이지'라고 쓰는 것이 맞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모음 자체가 다르고, 음절도 구별되기 때문에 '리니이지'처럼 n과 g 사이의 모음을 나눠 쓰는 것이 맞다.<br />
<br />
그런데 ['lɪn.jɪdʒ]라는 발음은 '리니지'라고 적어도 된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 <span style="text-decoration: line-through;">분명히 [iɪ]는 단순한 장모음이 아니라 첫 부분과 끝 부분의 음가가 다른 이중모음이다. 하지만 이중모음인 이상 한 음절로 발음되고 [i]와 [ɪ] 모두 한글로는 '이'로 적게 되니 이중모음 전체를 '이' 하나로 적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더구나 영어의 so 같은 단어에 나오는 이중모음 [oʊ]는 각 부분의 한글 표기는 '오'와 '우'로 다르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 '오'로만 적도록 하고 있지 않나?</span> [ji]는 '이'로 적게 되어 있는데 앞의 [n]과는 어떻게 합치느냐에 따라 '리니지'가 될 수가 있다.<br />
<br />
그러므로 lineage의 발음을 두 음절인 ['lɪn.jɪdʒ]라고 봤을 때 '리니이지'와 '리니지' 가운데 어느 것이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워낙 특이한 경우이기 때문에 선례를 찾기도 힘들다. 세 음절인 ['lɪn.i(ː).ɪdʒ]를 원 발음으로 쳐 '리니이지'로 적는 것이 맞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리니지'가 틀린 표기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br />
<br />
그러면 well-being도 비슷한 이유로 '웰빙'이라고 적을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해 하실 수 있겠다. 하지만 well-being에서는 be 음절에 강세가 오기 때문에 being이 한 음절로 축약되지 않는다. 사실 partying [ˈpɑː.ti.ɪŋ]처럼 [i]가 든 음절에 강세가 오지 않는 경우에도 -ing이 앞 음절과 축약되지 않는데, 이건 -ing이라는 접미사의 발음 특성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br />
<br/><br/>tag : <a href="/tag/영어" rel="tag">영어</a>,&nbsp;<a href="/tag/웰빙" rel="tag">웰빙</a>,&nbsp;<a href="/tag/리니지" rel="tag">리니지</a>,&nbsp;<a href="/tag/외래어표기법" rel="tag">외래어표기법</a>			 ]]> 
		</description>
		<category>영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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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리니지</category>
		<category>외래어표기법</category>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584708#comments</comments>
		<pubDate>Sat, 08 Aug 2009 09:38:46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 ]]> </title>
		<link>http://iceager.egloos.com/1582712</link>
		<guid>http://iceager.egloos.com/1582712</guid>
		<description>
			<![CDATA[ 
  <a href="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09/08/05/0701000000AKR20090805175600004.HTML">印尼 소수민족 공식 문자로 한글 채택</a><br />
<a href="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09/08/05/0200000000AKR20090805176700004.HTML">印尼에 '한글섬' 생긴다…세계 첫 사례</a> (동영상 포함)<br />
추가: <a href="http://www.radarbuton.com/index.php?act=news&amp;nid=33251">Bahasa Cia-Cia dalam Abjat Korea</a> (말레이인도네시아어)<br />
추가(2차): <a href="http://news.hanafos.com/view.asp?articleno=6293945&amp;classno=03">서울대 언어학과 이호영 교수 인터뷰</a><br />
<br />
<span style="color: rgb(153, 102, 51);">알림: 원 글은 위 인터뷰 내용을 보기 전에 썼으며 부톤 섬에서 아랍 문자를 썼고 찌아찌아어 역시 문자로 기록된 적이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문자가 없는 종족에게 한글을 보급한다는 보도 내용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 사업을 담당한 이호영은 예전에 부톤 섬에서 문자를 쓴 적이 있지만 지금 사용하는 이는 극소수이고 특히 현재 찌아찌아어를 문자로 적지 않는다고 인터뷰에서 설명하고 있다.</span><br style="color: rgb(153, 102, 51);"><br style="color: rgb(153, 102, 51);"><span style="color: rgb(153, 102, 51);">소수민족의 언어 사용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예전에 문자로 기록된 적이 있느냐, 일부 언어학자들이 문자로 기록한 적이 있느냐의 문제보다는 현재 그들이 자신의 언어를 문자로 쓰고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므로 원 글의 비판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호들갑 떠는 보도 내용만 접했을 때 예전에 엄연히 로마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라후족을 문자 없는 종족으로 둔갑시켜 한글 보급을 추진했던 사건이 생각나서 적은 글이니 위의 인터뷰 내용까지 다 읽고서 판단하시기 바란다.</span><br />
<br />
인도네시아 부톤(Buton) 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Cia-Cia)족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기로 하고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은 교과서와 표지판을 보급한다는 보도가 있었다.<br />
<br />
에스놀로그(Ethnologue)에 따르면 <a href="http://www.ethnologue.com/show_language.asp?code=cia">찌아찌아어</a>는 79,000명의 화자가 있으며 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 술라웨시어파(Celebic)에 속하는 언어이다. 인도네시아의 공용어인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역시 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에 속한다.<br />
<br />
찌아찌아어는 부톤 섬에서 쓰이는 부톤 어군의 일부이며 부톤 섬 남부에서 쓰이므로 남부톤어라고도 한다. 보도에서 한글을 공식으로 택했다고 전하는 <a href="http://en.wikipedia.org/wiki/Bau-Bau">바우바우</a>(Bau-Bau)시는 부톤 어군 가운데 월리오(Wolio)어 사용 지역이라고 한다. <a href="http://www.ethnologue.com/show_language.asp?code=wlo">월리오어</a>는 옛 바우바우 술탄의 조정에서 사용했으며 공식 지역 언어이고 아랍 문자로 표기된다.<br />
<br />
이 '한글 수출' 사업은 훈민정음학회가 주도했다. 훈민정음학회는 훈민정음을 비롯한 세계 글자를 연구하고 글자 없는 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2007년 창립한 학회라고 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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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전파를 통한 문맹 타파라, 꽤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이 찌아찌아족이 정말 한글수출론자들이 말하는 미문자 종족일까? 적어도 연합뉴스 동영상(위 둘째 링크)에서는 찌아찌아어는 문자가 없어서 사멸할 위기에 놓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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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에스놀로그는 찌아찌아어의 사용 실태에 대해 "Vigorous. All ages. (모든 연령대에서 활발하게 쓰인다)"라고 적고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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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독교 선교를 목적으로 전세계 종족에 대한 자료를 모은 조슈아 프로젝트(Joshua Project)에 실린 <a href="http://www.joshuaproject.net/peopctry.php?rop3=102228&amp;rog3=ID">찌아찌아족에 대한 소개</a>를 보자.<br />
<blockquote style="color: rgb(0, 0, 153);">부톤 사회에서는 남녀 어린이들의 교육을 귀중하게 여긴다. 이와 같은 교육에 대한 강조로 인해 문예가 번영하였으며 책과 긴 시가 쓰여 부톤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br />
Educationis highly valued for both boys and girls in Butonese society. Thisemphasis on education has caused their literary art to flourish,resulting in the writing of books and long poems which have become apart of Butonese culture.<br />
(중략)<br />
4%가 기독교도이지만 찌아찌아족이 쓸만한 그들의 언어로 쓴 기독교 자료는 적다.<br />
Despite being 4% Christian, the Cia-Cia have few Christian resources available to them in their own language.<br />
</blockquote>인용한 첫 부분은 찌아찌아족에 한정하지 않고 부톤 섬 전체에 대해 설명한 듯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부톤어군 가운데 월리오어는 아랍 문자를 사용하여 표기한다. 그러니 찌아찌아족은 문자 생활을 찌아찌아어가 아니라 월리오어로 한 전통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부분만으로는 찌아찌아어를 문자로 적은 적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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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찌아찌아족이 쓸만한 그들의 언어, 즉 찌아찌아어로 쓴 기독교 자료가 적다는 말은 찌아찌아어로 쓴 자료가 전혀 없지는 않다는 뜻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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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자. 기독교에서는 전세계 '미선교' 종족에게 선교사를 파견하는데 문자가 없는 종족일 경우 언어를 연구하고 그에 맞는 문자 체계를 개발해 성경을 그 언어로 번역한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선교사들은 언어학을 배우며, 전세계 언어에 대한 자료도 이와 같이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 축적된 것이 많다. 위에서 인용한 에스놀로그도 기독교 비영리 단체인 SIL에서 펴내는 자료집이다. 예전에 쓴 피라항어에 관한 글에 나오는 언어학자 대니얼 에버렛도 원래는 기독교 선교사로 아마존 밀림에 들어간 예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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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수백 명인 피라항족도 선교사가 찾아갔는데 과연 수만 명이 되는 찌아찌아족을 지금껏 기독교 선교사가 찾은 적이 없을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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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랍 문자로 쓰이는 월리오어, 또 예전에는 아랍 문자, 오늘날에는 로마 문자로 쓰이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오랫동안 접했던 찌아찌아족이 과연 지금껏 자신들의 언어를 문자로 적어본 적이 없을까? 문명과 차단되어 문자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라면 모르겠다. 기사에서는 지역 표지판에 로마자와 함께 한글을 병기하도록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건 이미 로마자 표지판이 쓰이고 있다는 얘기이다. 표지판에서 쓰는 언어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겠지만 찌아찌아어 고유 지명도 표지판에 적고 있을 것 아닌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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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iceager.egloos.com/1423642">예전에도</a> 한글 수출론자들이 타이 북부의 소수민족 라후족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미문자 종족'이라고 불렀지만 라후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로마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사실 오늘날 진정한 '미문자 종족'은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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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민족에게 한글을 보급하는 것이 소원이라면 문자 없는 불쌍한 이들에게 문명의 혜택을 전수한다는 식의 사기는 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직하게 "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언어를 쓰는 문자가 있지만 교과서까지 지원해가며 한글을 대신 쓰도록 설득시켰다"라고 알려달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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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102, 0, 0); font-weight: bold;">추가 내용:</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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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www.radarbuton.com/index.php?act=news&amp;nid=33251">부톤 현지의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보도 내용</a>도 링크에 추가했다. 번역기를 통해서 읽으면 거기서도 찌아찌아어를 적는 문자가 현재 없다는 인용문이 보인다. 그러니 적어도 현재 찌아찌아어를 글로 적는 활동이 왕성하지는 않은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이유 때문에 찌아찌아어를 문자로 적은 적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아무튼 내막을 자세히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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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 color: rgb(102, 0, 0);">추가 내용(2차):</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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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을 담당한 <a href="http://news.hanafos.com/view.asp?articleno=6293945&amp;classno=03">서울대 언어학과 이호영 교수의 인터뷰 내용</a>을 추가했다. 바우바우 시장이 한국 마니아여서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이 흥미롭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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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문자가 있는 언어는 전혀 없고 주정치세력인 올리오족만 15세기 이슬람의 영향으로 아랍문자로 고유어를 표기한 적이 있지만, 사용인구는 극소수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일부러 현지의 문자 사정에 대해 거짓으로 알리는 것 같지는 않고, 다만 예전에 문자로 적힌 적이 있는지와는 상관 없이 지금 쓰이지 않으니 문자가 없는 것으로 보는 듯하다. 표준화된 체계를 준비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그래도 이 작업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br />
<br/><br/>tag : <a href="/tag/한글수출론" rel="tag">한글수출론</a>,&nbsp;<a href="/tag/찌아찌아어" rel="tag">찌아찌아어</a>,&nbsp;<a href="/tag/인도네시아" rel="tag">인도네시아</a>			 ]]> 
		</description>
		<category>한글수출론</category>
		<category>찌아찌아어</category>
		<category>인도네시아</category>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582712#comments</comments>
		<pubDate>Thu, 06 Aug 2009 10:47:16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밀레와 베르사유: 프랑스어 철자 ll의 표기 ]]> </title>
		<link>http://iceager.egloos.com/1570033</link>
		<guid>http://iceager.egloos.com/1570033</guid>
		<description>
			<![CDATA[ 
  프랑스의 화가 <span style="font-weight: bold;">장 프랑수아 밀레</span>(Jean-François Millet)는 《이삭 줍는 여인들(Des glaneuses)》과 같이 농촌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유명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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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7/25/68/f0074568_4a6b100d2ac11.jpg" width="500" height="4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7/25/68/f0074568_4a6b100d2ac11.jpg');" /></div>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Des glaneuses)》 (1857년작. 오르세 미술관.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Millet_Gleaners.jpg">사진 출처</a>)<br />
</div><br />
그런데 프랑스어에서 곡식의 일종인 '기장'을 뜻하는 millet는 [mijɛ], 즉 '미예'로 발음한다. Longman Pronunciation Dictionary에 따르면 프랑스어의 성 Millet의 발음으로 [mijɛ]와 [milɛ]가 모두 허용된다. 즉 보통명사 millet는 '미예'로 발음하지만 화가의 성인 Millet는 '밀레'로 발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br />
<br />
그만큼 프랑스어를 배우는 이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철자 ll의 발음이다.<br />
<br />
프랑스어에서 ll은 a, e, o, u, y 다음에 올 경우 대부분 [l]로 발음된다. Pigalle은 '<span style="font-weight: bold;">피갈</span>', Bruxelles은 '<span style="font-weight: bold;">브뤼셀</span>', Apollinaire는 '<span style="font-weight: bold;">아폴리네르</span>', Tulle은 '<span style="font-weight: bold;">튈</span>', syllabe는 '<span style="font-weight: bold;">실라브</span>'이다.<br />
<br />
그러나 ill에서 ll은 반모음 [j]로 발음될 수도 있고 [l]로 발음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fille는 [fij]로 발음되지만 ville은 [vil]로 발음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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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하는 이들을 위한 한 <a href="http://french.about.com/od/pronunciation/a/ll.htm">프랑스어 학습 웹사이트</a>에서는 ill에서 ll은 [j]로 발음되는 것이 기본이고 [l]로 발음되는 것은 예외라며 [l]로 발음되는 단어를 외울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예외가 참 많다.<br />
<br style="font-weight: bold;"><span style="font-weight: bold;">ill의 ll이 [l]로 발음되는 단어:</span><br />
<ul><li>un bacille - 세균</li><li>un billion - 1조</li><li>capillaire - 머리카락의, 모세관의</li><li>un codicille - 유언 추가서</li><li>distiller - 증류하다</li><li>Lille - 프랑스의 도시 '<span style="font-weight: bold;">릴</span>'</li><li>lilliputien -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 '릴리펏'의</li><li>mille - 1천 (un millénium, millier 등)</li><li>un mille - 마일 (le millage)</li><li>milli- (접두사)</li><li>un milliard - 10억 (un milliardaire, le milliardième 등)</li><li>un million - 1백만 (un millionaire, le millionième 등)</li><li>osciller - 흔들리다</li><li>un/e pupille* - 피후견인</li><li>une pupille* - 눈동자</li><li>tranquille - 잔잔한</li><li>une ville - 도시 (une villa, un village 등)</li></ul>* [l] 발음과 [j] 발음이 둘 다 가능<br />
<br />
이 목록은 아까 언급한 웹사이트에 나오는 목록인데 이런 예외는 찾아보면 더 많이 나온다. 사전만 잠깐 훑어봐도 instiller, campanille, mamillaire, pusillanime, sille 등 ll이 [l]로 발음되는 단어들을 찾을 수 있다.<br />
<br />
여기에다 추가할 만한 사실은 ill-로 시작하는 프랑스어 단어의 ll은 적어도 웬만한 사전에 나오는 단어 가운데에서는 예외 없이 [l]로 발음된다는 것이다. Illégal, illicite, illimité, illogique, illuminer, illusion, illustrer, Illyrie...<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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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눈치채셨을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프랑스어에서 ill의 ll이 [l]로 발음되는 단어는 보통 고전 라틴어의 ll이 그대로 유지된 단어들이다. 예를 들어 ville은 라틴어 <span style="font-style: italic;">villa</span>에서 왔고 tranquille은 라틴어 <span style="font-style: italic;">tranquillus</span>에서 왔다. 그에 비해 fille는 라틴어 filia, coquille는 통속 라틴어의 conchilia에서 왔다. 또 bouteille는 통속 라틴어의 <span style="font-style: italic;">butticula</span>에서 왔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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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ill- 앞에 모음이 오는 경우는 다행히 더 간단해서 -ill-은 거의 예외 없이 [j]로 발음된다. 예를 들어 -aill-는 [aj] 또는 [ɑj]로 발음되고 -eill-는 [ɛj]로, -euill-는 [œj]로 발음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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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말의 -il 앞에 모음이 오는 경우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ail는 [aj] 또는 [ɑj]로, -euil는 [œj]로 발음된다. 물론 영어에서 온 '전자우편'을 뜻하는 e-mail [imɛl] '이멜' 같은 단어는 예외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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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부연 설명: 프랑스어와 라틴어의 관계</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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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는 고대 로마 제국의 공용어인 라틴어에서 유래한 언어인 로망스어군 언어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비롯하여 이탈리아어, 에스파냐어, 루마니아어 등 오늘날 쓰이는 로망스어군 언어는 키케로 같은 학자들이 쓴 고전 라틴어가 아니라 로마 제국의 일반 백성들이 쓴 통속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로마 시대에 이미 통속 라틴어는 지방마다 발음이 조금씩 달랐으며 이후 각각 독자적으로 발전하여 오늘날의 다양한 로망스어군 언어가 되었다. 프랑스어의 발음 역시 수 세기에 걸친 변화를 겪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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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에서 어중의 cl, gl, li 등 일부 조합은 서부 여러 방언에서 [ʎ]으로 발음이 변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탈리아어에서 철자 gl은 [ʎ]로 읽는다. 프랑스어에서 [ʎ]는 다시 반모음 [j]로 단순화되었고 ll, ill, il 등의 철자로 나타내었다.<br />
<br />
그런데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에도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에서 고전 라틴어는 계속 학문과 국제 교류의 언어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고전 라틴어 어휘가 다시 프랑스어에 들어온 예도 많다.<br />
<br />
이렇게 비교적 후기에 고전 라틴어에서 다시 들어온 단어에서는 ill의 ll도 라틴어에서처럼 [l]로 발음된다. 비슷한 예로 프랑스어의 gn은 signal 같은 단어에서 [ɲ]으로 보통 발음되지만 라틴어 발음에 충실한 ignition 같은 단어에서는 [gn]으로 발음된다. 물론 어느 단어에서 [ɲ]으로, 어느 단어에서 [gn]으로 발음되는지 따지자면 매우 복잡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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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어말 [j]는 '유'로 적는 규정</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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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프랑스어에서 어말의 [j]는 '유'로 적도록 되어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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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Marseille [maʁsɛj] <span style="font-weight: bold;">마르세유</span>, Versailles [vɛʁsaj] <span style="font-weight: bold;">베르사유</span>, Camille [kamij] <span style="font-weight: bold;">카미유</span>, Corneille [kɔʁnɛj] <span style="font-weight: bold;">코르네유</span><br />
<br />
사실 이건 프랑스어 표기법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규정이다. 예전에는 프랑스어에서 어말의 [ə]를 잘 발음해서 정말 [j]로 끝나면 '유' 비슷한 음이 들렸는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오늘날 파리에서 쓰이는 프랑스어 발음에서 어말의 [j]는 그야말로 약한 '이' 정도로 들린다. 프랑스어 표기법을 다시 제정한다면 '마르세이', '베르사이'와 같이 그냥 '이'로 적도록 하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정해진 이상 잘 따르는 것이 좋겠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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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Bastille [bastij] <span style="font-weight: bold;">바스티유</span>, Créteil [kʁetɛj] <span style="font-weight: bold;">크레테유</span>, Auteuil [otœj] <span style="font-weight: bold;">오퇴유</span>, Raspail [ʁaspaj] <span style="font-weight: bold;">라스파유</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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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에서 Marseille는 マルセイユ(마루세이유), Versailles는 ヴェルサイユ 또는 ベルサイユ(베루사이유)로 표기한다. 이에 이끌려서인지 한글 표기에서도 '마르세이유', '베르사이유'처럼 '이'를 삽입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하지만 이는 외래어 표기법에 맞지 않으며 프랑스어 철자 i가 독립적인 음가를 가진다고 잘못 알고 표기한 것 같다. 일본어에서 잘못 알고 표기한다고 우리도 따라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비슷한 예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 탑 건너에 있는 건물인 Palais de Chaillot [ʃajo]는 '샤이오 궁'이 아니라 '<span style="font-weight: bold;">샤요 궁</span>'이라고 적는 것이 원칙에 맞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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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7/26/68/f0074568_4a6b37576853c.jpg" width="305" height="45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7/26/68/f0074568_4a6b37576853c.jpg');" /></div>외래어 표기법에 맞지 않은 표기를 쓴 《베르사이유의 장미》 한국어판 표지. 일본어 원작의 표기에 이끌린 듯하다. (<a href="http://blog.ohmynews.com/yie8888/entry/2%C3%AC%C2%9B%C2%94-22%C3%AC%C2%9D%C2%BC-%C3%AC%C2%97%C2%AD%C3%AC%C2%82%C2%AC-%C3%AC%C2%A0%C2%84%C3%AA%C2%B8%C2%B0-%C3%AD%C2%8F%C2%89%C3%AC%C2%A0%C2%84%C3%AC%C2%9D%C2%98-%C3%AC%C2%9C%C2%84%C3%AB%C2%8C%C2%80%C3%AD%C2%95%C2%9C-%C3%AB%C2%AA%C2%A8%C3%AB%C2%B2%C2%94-%C3%AC%C2%8A%C2%88%C3%AD%C2%85%C2%8C%C3%AD%C2%8C%C2%90-%C3%AC%C2%B8%C2%A0%C3%AB%C2%B0%C2%94%C3%AC%C2%9D%C2%B4%C3%AD%C2%81%C2%AC">사진 출처</a>)<br />
</div><br />
<span style="font-weight: bold;">[l]이냐 [j]이냐</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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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고유명사에서 ill의 ll이 [l]로 발음되는지 [j]로 발음되는지 구별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우선 고유명사라도 일반명사에서 따왔거나 합성어인 경우가 많으므로 발음이 실린 프랑스어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millet/Millet의 경우처럼 고유명사와 일반명사의 발음이 다른 경우에 주의해야 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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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Chantilly '<span style="font-weight: bold;">샹티이</span>', Guillou '<span style="font-weight: bold;">기유</span>'에서처럼 프랑스어 고유명사 ill의 ll은 대부분 [j]로 발음된다. 예외적으로 [l]로 발음되는 경우로 대표적인 것이 도시를 뜻하는 ville [vil]을 포함하는 이름이다. Deauville '<span style="font-weight: bold;">도빌</span>', Thionville '<span style="font-weight: bold;">티옹빌</span>', Villejuif '<span style="font-weight: bold;">빌쥐이프</span>'... 어원이 같은 village, villette, villier에서도 ll은 [l]로 발음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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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cheville [ʃ(ə)vij] '<span style="font-weight: bold;">슈비유</span>' ('쐐기', '발목') 같은 일부 단어는 ville과 전혀 상관이 없으며 ll도 [j]로 발음된다. 또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villy로 끝나는 지명에서 ll는 보통 [j]로 발음된다는 것이다(예: Chevilly '<span style="font-weight: bold;">슈비이</span>', Quevilly '<span style="font-weight: bold;">크비이</span>'). 또 Villac도 ville과는 관계가 없는 지명으로 '<span style="font-weight: bold;">비야</span>'로 쓴다. 에스파냐의 도시 세비야(Sevilla)의 프랑스어 이름인 Séville에서도 [j] 발음을 하여 '<span style="font-weight: bold;">세비유</span>'라고 하는데, 에스파냐어의 ll이 [ʎ] 내지는 [j]로 발음되는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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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e 또는 mill-이 들어가는 이름 역시 대부분 mille [mil]과는 관계가 없는 듯하다. Millonfosse는 '<span style="font-weight: bold;">미용포스</span>', Millac는 '<span style="font-weight: bold;">미야</span>'이다.<br />
<br />
한편 고대 그리스어 이름 아킬레우스(Ἀχιλλεύς)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이름 Achille [aʃil] '<span style="font-weight: bold;">아실</span>'에서는 [l] 발음이 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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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베르누이 가문</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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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하면 심심찮게 접하는 이름으로 <span style="font-weight: bold;">베르누이</span>(Bernoulli)가 있다. 베르누이 가문은 지금의 벨기에의 안트베르펀(Antwerpen) 출신으로 스위스의 바젤(Basel)로 옮겼으며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들을 배출하였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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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26/68/f0074568_4a6b58f49bf6c.jpg" width="200" height="30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26/68/f0074568_4a6b58f49bf6c.jpg');" /></div>확률론에 업적을 남긴 수학자 자코브 베르누이(Jakob Bernoulli)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Image:Jakob_Bernoulli.jpg">사진 출처</a>)<br />
</div><br />
안트베르펀이라면 네덜란드어 사용 지역이고 바젤은 독일어권이다. 그런데 Bernoulli는 프랑스어식 이름인 듯하고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서는 이들의 이름을 프랑스어 발음대로 표기하고 있다.<br />
<blockquote>Bernoulli, Daniel.&nbsp; <span style="font-weight: bold;">베르누이, 다니엘</span> :&nbsp; 스위스의 이론 물리학자(1700~1782).<br />
Bernoulli, Jakob.&nbsp; <span style="font-weight: bold;">베르누이, 자코브</span> :&nbsp; 스위스의 물리학자•수학자(1654~1705).<br />
Bernoulli, Jean.&nbsp; <span style="font-weight: bold;">베르누이, 장</span> :&nbsp; 스위스의 수학자(1667~1748).</blockquote>형제인 자코브와 장은 프랑스에서 오래 생활했으며 프랑스어를 구사했다. 자코브는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시를 지었다고 한다. 다니엘도 프랑스어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워낙 국제적인 집안이다보니 이들의 모국어가 프랑스어는 아니었을지라도 프랑스어식으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이라 할 수는 없겠다.<br />
<br />
(사실 자코브의 프랑스어식 이름은 자크(Jacques)이다. 이들 형제는 프랑스어로는 자크(Jacques)와 장(Jean)으로, 독일어로는 야코프(Jakob)와 요한(Johann)으로 알려져 있다. 영어식으로는 제임스(James)와 존(Joh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Jakob를 프랑스어식으로 읽으면 '자코브'가 맞지만 프랑스어에서는 Jakob 대신 Jacques를 쓰니 프랑스어식으로 표기를 통일하려면 '자크 베르누이'라고 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br />
<br />
Bernoulli는 '베르누이'라는 표기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프랑스어에서 [bɛʁnuji]라고 발음한다. 이 이름에서는 ll이 [j]로 발음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은가? 여기서는 i가 아닌 다른 모음 뒤에 ll이 오는데 [j]로 발음되는 것이다.<br />
<br />
그래서 프랑스어를 하는 이들은 무의식적으로 i를 집어넣어 Bernouilli라고 쓰는 일이 많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되었든 Bernoulli라는 불규칙 표기로 굳어졌기 때문에 Bernouilli는 보통 틀린 표기로 취급된다.<br />
<br />
흥미롭게도 발음 안내 웹사이트인 <a href="http://forvo.com/search/bernoulli/">Forvo.com</a>에 따르면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영어에서는 Bernoulli의 ll을 [l]로 취급하여 독일어와 이탈리아어에서는 '베르눌리', 영어에서는 '버눌리' 비슷하게 발음한다고 한다. Longman Pronunciation Dictionary에서도 영어와 독일어에서 ll을 [l]로 발음한다고 설명하고 있다.<br />
<br/><br/>tag : <a href="/tag/프랑스어" rel="tag">프랑스어</a>,&nbsp;<a href="/tag/밀레" rel="tag">밀레</a>,&nbsp;<a href="/tag/베르사유" rel="tag">베르사유</a>,&nbsp;<a href="/tag/베르누이" rel="tag">베르누이</a>,&nbsp;<a href="/tag/외래어표기법" rel="tag">외래어표기법</a>			 ]]> 
		</description>
		<category>외래어 표기 실무</category>
		<category>프랑스어</category>
		<category>밀레</category>
		<category>베르사유</category>
		<category>베르누이</category>
		<category>외래어표기법</category>

		<comments>http://iceager.egloos.com/1570033#comments</comments>
		<pubDate>Sat, 25 Jul 2009 20:20:13 GMT</pubDate>
		<dc:creator>끝소리</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위구르어 이야기 ]]> </title>
		<link>http://iceager.egloos.com/1566707</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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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최근 위구르족과 한족 사이의 갈등이 유혈 사태로 번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 전까지 티베트에 대해서는 들어봤어도 위구르족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이들이 많을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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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족이 쓰는 <a href="http://ko.wikipedia.org/wiki/%EC%9C%84%EA%B5%AC%EB%A5%B4%EC%96%B4">위구르어</a>는 보통 알타이어족의 한 갈래로 보는 튀르크어파에 속하며 중국어와는 계통 자체가 다르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총리가 이번 사태를 두고 집단 학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genocide)'를 운운하며 강경한 반응을 보인 것도 중국의 위구르족이 한족보다는 서쪽 멀리 떨어진 터키인들과 언어적ㆍ문화적 유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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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22/68/f0074568_4a65dcaf755b2.jpg" width="500" height="334"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22/68/f0074568_4a65dcaf755b2.jpg');" /></div>신장위구르 자치구 서부 카스(Kashgar)의 소녀. 위구르족이거나 기타 소수민족 출신인 듯하다. (<a href="http://www.flickr.com/photos/sandandtsunamis/1667517510/">사진 출처</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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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우루무치'라는 표기</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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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외래어 표기 관습에 따르면 중국 내의 지명은 중국어 이름을 외래어 표기법대로 적도록 되어 있다. 이 관습은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것 같지만 중국 내에도 전통적으로 중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가 쓰이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면 좀 재미있는 결과가 생긴다. 중국어는 소리글자가 아닌 한자를 쓰는만큼 이미 존재하는 한자의 중국어 음가로 다른 언어의 소리를 흉내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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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수도 Lhasa는 중국어 이름 拉萨(Lāsà)에 따라 '라싸'라고 적는다. 일반 외국어 지명이었더라면 아마 '라사'라고 적었을 것이다. Lhasa는 로마 문자 표기이고 원 티베트 문자 표기는 사진으로 대신하겠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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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7/22/68/f0074568_4a65e2f2c7b0b.jpg" width="400" height="3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7/22/68/f0074568_4a65e2f2c7b0b.jpg');" /></div>'라싸'가 티베트어(왼쪽)와 중국어로 적힌 라싸 공항의 간판(<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Lhasa_Airport.jpg">사진 출처</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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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셨겠지만 최근 시위로 우리에게 알려진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구도 우루무치도 원래 중국어 이름이 아니다. 우루무치의 위구르어 이름은 ئۈرۈمچی, 로마 문자로는 Ürümchi이며 발음은 [yrymˈtʃi], 즉 '위륌치'에 가깝다. 이것을 중국어로 乌鲁木齐(Wūlǔmùqí)라고 흉내낸 것을 우리는 다시 '우루무치'라고 옮긴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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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위구르어를 적는 문자</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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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위구르어는 돌궐 문자를 사용하였다. 이 고대 위구르 문자는 후에 몽골 문자와 만주 문자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16세기부터는 위구르어는 아랍 문자, 정확히는 페르시아 아랍 문자를 사용해서 적고 있다. 20세기에 와서는 로마 문자, 드물게 키릴 문자를 사용하기도 하고 있다. 로마 문자 표기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혼란스러운데 이 글에서는 기본적으로 2001년에 완성된 <a href="http://www.uyghurdictionary.org/excerpts/An%20Introduction%20to%20LSU.pdf">Uyghur Latin Yéziqi (ULY) 표기법</a>을 쓰되 ULY 표기법의 e 대신 ä를 써서 [æ] 발음이 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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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7/22/68/f0074568_4a65ebb545c44.jpg" width="500" height="331"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7/22/68/f0074568_4a65ebb545c44.jpg');" /></div>아랍 문자로 적은 위구르어, 중국어, 영어가 나란히 적힌 카스(Kashgar) 시장 간판(<a href="http://www.flickr.com/photos/sandandtsunamis/1667434080/">사진 출처</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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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신장위구르 자치구? 신장웨이우얼 자치구?</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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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가 둘 다 표준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장(新疆; Xīnjiāng)'은 중국어이지만 '웨이우얼(维吾尔; Wéiwú'ěr)'은 '위구르'의 중국어 음역이다. 위구르족을 '웨이우얼족'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상 '신장위구르 자치구'라고 부르는 쪽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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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위구르어 한글로 표기하기</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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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본격적으로 위구르어 이름을 몇몇 살펴보고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한글 표기를 시도해 보자.<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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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블로그 Language Log에 <a href="http://languagelog.ldc.upenn.edu/nll/?p=1576">"A Little Primer of Xinjiang Proper Nouns"</a>라는 글을 참조하면 여러 위구르어 고유명사를 위구르어와 중국어로 발음한 것을 들을 수 있다. 먼저 그 글에 나오는 고유명사부터 살펴보기로 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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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위구르</span>는 아랍 문자로 ئۇيغۇر, 로마 문자로 Uyghur라고 적는다. 영어에서는 Uighur라는 철자가 많이 쓰인다. 발음은 [ujɣur] 또는 [ujʁur]이다. 영어판 위키백과에서는 위구르어 음절 끝의 r가 발음되지 않고 앞의 모음만 연장시킨다 하여 [ʔʊɪˈʁʊː]로 표기하고 있으나 한글 표기에는 그렇게까지 상세한 음운 현상을 반영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로마 문자로 gh라고 적는 음은 'ㄹ'보다는 'ㄱ' 또는 'ㅎ'으로 적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아랍어의 gh/ġ (غ)도 [ɣ] 음을 나타내고 고전 아랍어에서는 [ʁ]로 발음되는데 한글로는 'ㄱ'으로 적으니 위구르어의 gh도 'ㄱ'으로 적는 것이 좋을 듯하다. '<span style="font-weight: bold;">우이구르</span>'라고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uj]가 한 음절이므로 '위'에 가깝게 들릴 수도 있으니 예외적으로 '<span style="font-weight: bold;">위구르</span>'라고 표기해도 괜찮을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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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23/68/f0074568_4a676bd501946.jpg" width="250" height="18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23/68/f0074568_4a676bd501946.jpg');" /></div>우루무치 시내. 뒤에 톈산 산맥이 보인다(<a href="http://en.wikipedia.org/wiki/File:View_of_Urumqi_with_Yamalik_mountain.jpg">사진 출처</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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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대로 <span style="font-weight: bold;">우루무치</span>의 위구르어 이름은 아랍 문자로 ئۈرۈمچی, 로마 문자로 Ürümchi이며 발음은 [yrymˈtʃi]이니 '<span style="font-weight: bold;">위륌치</span>'라고 표기하는 것이 좋겠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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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타클라마칸 사막</span>은 영어에서 흔히 쓰는 이름인 Taklamakan을 옮긴 것이다. 중국어로는 <span style="font-weight: bold;">타커라마간</span>(塔克拉玛干; Tǎkèlāmǎgān) 사막이라고 한다. 위구르어 이름은 تەكلىماكان / Täklimakan으로 발음은 [tæklɨmakan]이다. 위구르어의 /æ/를 어떻게 표기할까?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르면 '애'를 써야 하지만 실제 이 규칙이 적용되는 언어는 영어 뿐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다른 모든 언어에서 [æ]는 찾기 힘들고 있더라도 /a/ 또는 /ɛ/, /e/의 다른 음으로 취급되어 '아' 또는 '에'로 표기된다. 더구나 위구르어의 /æ/는 흔히 알려진 로마자 표기에서 a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위구르어의 /æ/는 '아'로 적는 것이 낫겠다. 한편 다른 대부분의 튀르크어파 언어와 달리 위구르어의 철자로는 /ɨ/와 /i/가 구별이 되지 않으므로 둘 다 '이'로 표기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span style="font-weight: bold;">타클리마칸</span>'이란 표기가 무난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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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타림 분지</span>는 중국어로 <span style="font-weight: bold;">타리무</span>(塔里木; Tǎlǐmù) 분지라고 하지만 위구르어 이름은 تارىم / Tarim이며 발음은 [tarɨm]이다.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 역시 '<span style="font-weight: bold;">타림</span>'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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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 자치구 서부의 오아시스 도시 <span style="font-weight: bold;">카스</span>(喀什; Kāshí)는 <span style="font-weight: bold;">카스가얼</span>(喀什喀尔; Kāshígá’ěr)의 준말이다(噶는 음차에만 쓰이는 글자로 발음이 gá라는 자료도 있고 gé라는 자료도 있다). 영어로는 Kashgar라고 흔히 부르고 중국의 공식 병음 표기는 Kaxgar인데 이는 페르시아어 이름인 كاشگار에서 따온 듯하다. 위구르어 이름은 قەشقەر / Qäshqär이며 발음은 [qæʃqær]이다. [q]는 아직 고시되지 않은 아랍어 표기 시안에서는 'ㄲ'으로 적도록 하고 있지만 'ㅋ'으로 적는 것이 오랜 관행이다. '<span style="font-weight: bold;">카슈카르</span>'가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로는 무난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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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톈산</span>(天山; Tiānshān)<span style="font-weight: bold;"> 산맥</span>을 위구르어로는 تەڭرىتاغ / Tängri Tagh이라 부르며 발음은 [tæŋri taɣ]이다. '<span style="font-weight: bold;">탕리 타그</span>'라고 표기하는 것이 좋겠다. 'ㅇ' 받침 뒤의 'ㄹ'이 'ㄴ'으로 발음되는 것이 염려되면 '<span style="font-weight: bold;">탕으리 타그</span>'로 적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이 Tängri는 '단군'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는 몽골어 Tengri와 어원이 같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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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Log의 글에 실리지 않은 이름들도 몇몇 살펴보자.<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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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 자치구 북부의 도시 <span style="font-weight: bold;">커라마이</span>(克拉瑪依; Kèlāmǎyī)는 위구르어로 قاراماي‎ / Qaramay이다. '<span style="font-weight: bold;">카라마이</span>'가 무난할 듯 싶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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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7/23/68/f0074568_4a67693b9ac38.jpg" width="200" height="26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7/23/68/f0074568_4a67693b9ac38.jpg');" /></div>중국 최대의 이슬람 첨탑인 투루판의 에민(Emin) 첨탑(<a href="http://en.wikipedia.org/wiki/File:Turpan-minarete-emir-d06.jpg">사진 출처</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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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투루판</span>(吐魯番; Tǔlǔfān)은 위구르어로 تۇرپان‎ / Turpan이다. '<span style="font-weight: bold;">투르판</span>'이 무난할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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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호탄</span>(영어로 Hotan)은 중국어로 <span style="font-weight: bold;">허톈</span>(和田; Hétián)이라 하며 위구르어로 خوتەن‎ / Xotän이다.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도 '<span style="font-weight: bold;">호탄</span>'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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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이자 세계위구르회의 의장인 Rebiya Kadeer는 중국어 이름(熱比婭·卡德爾)의 병음 표기 Rèbǐyǎ Kǎdé'ěr를 단순화시킨 로마자 표기를 외신에서 사용하는 경우이다. 중국어 표기법에 따르면 <span style="font-weight: bold;">러비야 카더얼</span>이 된다. 위구르어 이름은 رابىيه قادىر이며 로마 문자로는 Rabiyä Qadir이다. '<span style="font-weight: bold;">라비야 카디르</span>'가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이다. 재미있게도 중국어 병음 표기로 나온 Kadeer는 우연히 영어에서 '이' 발음을 ee로 적은 것과 비슷한 표기가 되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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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cente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23/68/f0074568_4a676afe29dff.jpg" width="200" height="16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23/68/f0074568_4a676afe29dff.jpg');" /></div>2008년 세계한강줄타기대회 남자부 입상 선수들. 가운데가 야쿱잔 메메트 일리, 왼쪽이 압두사타르 호잡둘라(<a href="http://english.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no=383844&amp;rel_no=1">사진 출처</a>)<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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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세계한강줄타기대회의 1회와 2회 남자부 우승자는 둘 다 중국 위구르족 선수들이었다. 국내 언론은 1회 우승자를 '압두사타에르 우지압둘라(A Budusataer Wujiabudula)'로, 2회 우승자를 '야케퓨장 메이미틸리(Ya Kefujiang Maimitili)'로 표기했다. 위구르어 이름을 중국어로 음역한 것을 다시 한어 병음에 따라 로마 문자로 옮긴 것을 한글로 표기한 것이니 원래 위구르어 이름과는 전혀 딴판이 되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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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해보니 이들의 위구르어 이름은 각각 Abdusattar Xojabdulla, Yaqubjan Memet Ili이다. '<span style="font-weight: bold;">압두사타르 호잡둘라</span>', '<span style="font-weight: bold;">야쿱잔 메메트 일리</span>'라고 적는 것이 위구르어 발음에 가까울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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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앞으로의 과제</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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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튀르크어파 언어의 한글 표기 동시 연구 필요</span>. 위구르어를 한글로 제대로 표기하려면 위구르어의 각 음운에 어떤 한글 자모를 대입시킬지, 위구르어 음운 현상은 어떻게, 얼마만큼 반영할지 등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사실 위구르어 뿐만이 아니라 터키어, 아제르바이잔어, 우즈베크어, 카자흐어, 투르크멘어, 키르기스어, 타타르어, 크림타타르어 등 튀르크어파 언어의 한글 표기를 함께 마련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뿌리가 같은만큼 음운 체계가 상당히 겹치며 페르시아 아랍 문자, 키릴 문자, 로마 문자 등을 사용해 기록한 철자법이 서로 비슷한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위구르어의 gh를 어떻게 표기할지 정하려면 터키어와 아제르바이잔어, 타타르어, 카자흐어의 ğ, 우즈베크어의 gʻ의 한글 표기도 참고하고 키르기스어와 투르크멘어에서 [ʁ]는 /g/의 변이음으로 취급된다는 사실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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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weight: bold;">위구르어에 따른 표기만이 능사가 아니다</span>. 중국의 위구르어 지명이나 중국의 위구르족 인명은 중국어 이름에 따라 표기할 것인가, 위구르어 이름에 따라 표기할 것인가? 나는 원 언어에 따라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러비야 카더얼'보다는 '라비야 카디르'가 더 자연스럽고, '타리무 분지'보다는 '타림 분지'가 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자 표기만 알고 위구르어 이름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중국어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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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구나 위구르족은 중국의 여러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지명 가운데에도 원 언어로 어느 것을 삼을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카스(중국어)'/'카슈카르(위구르어)'는 국제적으로 더 알려진 페르시아어식 표기인 '카슈가르'로 부르는 것이 가장 나을 수도 있다. 중국의 공식 《중국지명록》에 실린 병음 표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중국은 중국어의 로마자 표기인 한어 병음 뿐만이 아니라 각 소수 언어에 대한 로마자 표기를 마련하였으며 이들도 '병음'으로 불린다). 중국의 공식 병음으로 위구르는 Uygur, 우루무치는 Ürümqi, 투루판은 Turpan, 카라마이는 Karamay, 호탄은 Hotan이라 쓰는데, 크게 고민할 필요 없이 이 병음 표기만 따라도 괜찮을 듯 싶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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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위구르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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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중국</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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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2 Jul 2009 19:53:39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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