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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econd Half</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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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원칙, 상식, 소신</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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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15 Nov 2009 06:25:02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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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econd Half</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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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원칙, 상식, 소신</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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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혼자서도 잘해요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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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아는 분의 아드님이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해 그 분의 집안이 온통 시름에 잠겼다 한다. <br>어떻게 해야 하나, 아들을 외국에 보내야 하나, 그러면 기러기가 되어야 하나 등의 문제로 고민해서 그런지<br>무척이나 수척해 보인다 요즘.<br><br>그 일을 두고 또 다른 아는 분은 이렇게 이야기했다.<br>"우리같았으면 그냥 놔뒀을 텐데."<br><br>내가 어렸을 적에 "학교 가기 싫어"라고 이야기했다가&nbsp;내가 친아들 맞나&nbsp;싶을 정도로 혼났던 걸 생각하면, <br>1번 아는 분의 아들은 그야말로 황태자 대접을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br>어머니가 어렸을 적 나에게 "학교 가기 싫으면 엄마가 외국 학교 보내줄까?"라고 했으면, <br>나는 "엄마가 나 때문에 상심이 크셔서 맘에도 없는 말을 하시는구나" 하며 조용히 등교했을 것이다. <br>요즘 애들, 너무 애들처럼 자란다. 까놓고 말하자면 정말 '별꼴'이다.<br><br>어렸을 적 나는 정말 버려놓고 키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방목을 당하며 컸다.<br>어머니가 집에서 놀던 몇 년 빼고는 단 한 번도 숙제를 봐준 적 없고, 아침밥 빼고는 모두 내 손으로 챙겨 먹었다.<br>과외라는 건 알지도 못했으며, 학원도 고작 몇 달 다니다 만게 몇 번이었다. <br>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아이의 양육에 신경을 안 쓴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욕한 게(원망한 게 아니다!) 부지기수다.<br>그러나 지금은 우리 부모님만의 그런 교육방식에 나는 무한한 존경심을 가진다.<br>정말 쓸데 없는 잡다구리한 거 빼고 '인사하는 법'이라든가 '정직하게 사는 법', '이쁘게 말하는 법'&nbsp;<br>혹은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법'등 꼭 필요한 건 잘 가르쳐주셨기 때문이다. <br><br>하루는 너무 서울 구경을 하고 싶어 어머니께 "이모한테 전화 좀 해주세요."라고 했다가 엄청난 구박을 들었다.<br>"전화 한 통 못하는 놈이 나중에 커서 뭐는 할 수 있을 거 같냐?"<br>맞는 소리다. <br>언제부턴가 그래서 나는 손윗사람에게 입바른 말 하는 걸 꺼리지 않게 됐다.<br>좀 싸가지 없게 보일 지는 몰라도 난 내 양심에 비춰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br>입바른 말을 하려면 내가 다른 사람한테 흠 잡힐 짓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br>또다른 이유는 내가 보인 예의 없는 행동에 용서를 구하는 방법도 배웠기 때문이다.<br>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굳은 뿌리를 세웠고, 가지며 열매는 스스로 부지런히 맺었다.<br>(물론 썩은 열매가 열릴라 치면 어머니는 가차 없이 약을 치셨지만...)<br>어떻게 약을 치셨나.<br>&nbsp;<br>한번은 대단히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와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우쭐대며 다녔다.<br>어머니는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아들의 모습이 좋아보일 리 없었다.<br>그래서 한 번 "껀수"가 걸린 날 목소리가 굵게 변해 클만큼 큰 나는 정말 떡이 되도록 맞았다.<br>"너 이놈의 새끼가 공부 좀 한다고 버르장머리가 없어. 니가 잘 났으면 얼마나 잘 났어."<br>속으로 욕도 하고, 다 컸다는 생각에 자존심은 있어 죄송하다는 소리 한 번도 안 했지만...<br>나는 안다. 확실히 그 날 맞지 않았으면 난 재수 없게 거드름이나 피우는 말종이 됐을 거라고.<br><br>제 앞가림 해야 할 법한 애들 아닌 애들이 앵앵거리면서 다니는 것 보니 하도 부아가 치밀어 몇 자 끄적여봤다.<br>하긴 별 시덥지 않은 어른 "새끼"들이 있는데 하물며 그 아이들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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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5045508#comments</comments>
		<pubDate>Wed, 19 Aug 2009 08:23:41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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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상식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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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신문 밖의 일, 신문 안의 일을 보며 상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br />
<br />
1. 정부의 인사에는 상식이 없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결국 청문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가 여태껏 숨겨왔고, 또 그토록 부정했던 말도 안 되는 비위들이 그가 공직자로서 쌓아왔던 공든 탑까지 무너뜨리고 말았다.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이 일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정부는 다시 한 번 뒤통수를 때리는 인사를 한다. 제 스스로 "인권현장을 잘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을 인권위원장 자리에 앉혔다. 이 정부의 용단과 악수(惡手)는 짧은 시간의 텀도 두지 않은 채 국민들의 마음 속에 오버랩 됐다. 상식과 몰상식은 멀지만 가까운 관계에 있나보다. <br />
<br />
2. 흔히 말하는 유력 언론사의 부장을 만나 밥을 먹는데 그가 한 마디 던진다. "어쩌구 저쩌구 하면 기사가 되지 않을까요? 우리 기자 하나 따라 붙어서 기사 하나 쓰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러자 좋은 생각이라며 흔히 말하는 '을'의 무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기자의 동선을 체크해 교통계획을 짠다. 공기 맑고 물 좋은 강원도로 가니 하루쯤 쉬고 오는 게 어떠냐며 기자에게 좋은 숙박시설까지 권한다. 그 기자라는 친구는 갈까, 말까 고민을 한다. '에이 괜찮은데요.' 한 마디에 부랴부랴 1박 2일 강원도 패키지 여행 상품 예약을 취소한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좋을 거 같은데요. 사진 기자도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고.' 또 이 한 마디에 '을'들은 비상이 걸린다. '사진 기자는 또 어디서 재우죠? 그럼 차는 어떻게 할까요? 올라오는 건 비행기 티켓으로 알아봐야 할텐데.' <br />
'을'의 우두머리 중 하나는 지방까지 가서 놀아주느라 수고하신 기자 양반에게 어떻게 성의 표시를 할까 고민하다 결국 가장 일반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머리 쓰기에 지친 게다. 사실 그 방법은 '돈 받고' 기사를 써주는 데 익숙한 집단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신문 안에는 인재를 찾아나선 선구자가 환하게 웃고 있다. 불과 하루 전 신문 밖에서는 이렇게 몰상식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내가 알던 기자는 없던 일을 만들어내 기사를 만들어내는&nbsp;직업이었던가. 이래서 행간을 읽으라 했던가. 좁은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야 할만큼 상식과 몰상식은 가까운 거리를 두고 있다.&nbsp; <br />
<br />
3. 사실 이 기자라는 친구가 수치심을 잃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 속에 매몰된 나약한 양심 중 하나였던 것이다. 정부청사 기자실에 간다. 수많은 기자들이 앉아있다. 명함을 건네며 점심약속 없으면 같이 밥이나 먹자고 한다. 그래서 고위 공무원만큼 목에 빳빳하게 힘이 들어간 기자실 아줌마가 예약해준 식당에 모인 기자가 13명이다. 밥을 먹는다. 분명 나와 그들이 같이 밥을 먹었다. 그 분들이 식사를 마칠 때쯤 나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한다. 13명 중 그 어느 하나 카운터로 와서 계산을 하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 몇 번을 네가 사면 한 번쯤 내가 사는 그런 인지상정 따위는 그들의 사전에 없다. 그들에게는 기자실로 찾아와 자기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명함을 건넨 사람들과 밥을 먹으면 그 사람들이 돈을 내는 게 당연한 것이다. <br />
그래서 나는 한없이 부끄럽다. 수습 딱지도 떼지 않았던 그 짧은 시간동안 많은 홍보실 사람들과 만나며 나는 이 몰상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었던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고급 가죽 허리띠를 받고, 백화점 상품권을 받고 돌려줘야 되나 생각했다가 괜히 바보 취급 받을까 을지로 어느 구두 수선공에게 팔았던 나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잠자코 기자 생활을 계속했다면 그 식당의 맞은 편에 앉아 나 대신 왔을 누군가가 계산한 밥이며 술을 맛있다고 먹었을 것이다. 소속까지 따질 필요 없이 자리의 문제였나. 상식과 몰상식은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둔, 가까운 거리에 있다. <br />
<br />
그래서 이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상식과 몰상식의 허공을 가르며 떠 있는&nbsp;가느다란 외줄 위에 올라타 시종일관 불안한 균형을 잡으며 살아간다. 사람들이 '상식'을 키우는 데 더 좋은 게 없다고 말하는, 그러나 실은 몰상식한 집단에 의해 매일 생산되는 그 신문을 하루 종일 손에 쥐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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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5017431#comments</comments>
		<pubDate>Mon, 20 Jul 2009 12:20:19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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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노무현 2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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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a href="http://heypark.egloos.com/4196366"><u>노무현</u></a><br><br>노무현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에서 소주라도 한잔 먹고 싶다고 썼던 게 1년하고 석달 전이었다. 별 생각없이 썼던 글에는 별 시덥지도 않은 욕을 담은 댓글이 달렸고, 나는 '뭔 개소리야'하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해 그 댓글을 지웠다. 내가 그런 글을 쓴 게 그리 욕 먹을 짓은 아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br><br>그래서 나는 오늘 또 한 번 물으려고 한다. 나야 그렇다 치더라도 노무현이 그렇게 욕 먹을 짓을 했냐고 말이다. 억지로 부인을 따돌리고 몰래 부엉이 바위에 올라 몸을 던질만큼 말이다. 노무현에게 죄가 있기는 했다. 뻔뻔하지 못한 죄다. 20년 전, 당시 돈으로 4조원을 해쳐먹은 전경환도 버젓이 살아있다. 4조원도 있는데 9천억과 4천억은 애교라는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도 지금 어딘가에 살아있을 전두환과 노태우도 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대한민국은 그렇게 뻔뻔한 사람만이 살 수 있는 나라라고 나는 믿었다.<br><br>2002년에 노무현이 대통령이 됐다. 투표를 못했지만 내심 그가 되길 바랐다. 진짜로 그는 눈물을 흘리더니 대통령이 됐다. 나라님이 되고 나서 잊을만 하면 세상이 발칵 뒤집힐 만한 말들을 쏟아냈는데 그 말들을 종합해보자면 "굳이 뻔뻔하지 않아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게요."라는 뜻이었다. 노무현과 그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우리 사회가 그만큼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br><br>"배워먹지도 못한 너 따위가. 못해먹겠다니, 대통령 자리 아무나 하니. 너 때문에 대통령 자리 우습게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br><br>왜 대통령이 권위가 되어야 하나. 그것은 우리가 권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무식한 국민들한테 세뇌시키는 우두머리를 원했던가. 하다못해 지금의 청와대 주인도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하거늘. 그렇다면 경제가 문제였나. 못 사는 사람들 편에 서서 다 같이 잘 살자고 했던 게 그렇게 큰 죄였나. 행상들, 쎄빠지게 일하는 기사들, 점방의 아줌마 아저씨들은 이 대한민국 땅에 누가 대통령으로 와도 재벌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노무현이 재벌 만들어준다고 했나. 그래서 그를 버린 지금, 우리는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는가.<br><br>그는 대통령이 된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삶에 희망이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사람이다. 마이너도 주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주류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몸소 보여줬다. 그는 우두머리가 스스로 몸을 낮추는 방법도 알았다. 강자에게 강해야 하고, 약자에게 약해야 하는 마음가짐이 그것이다. 지금껏 이 땅에 선 지도자들 중 도덕적으로 떳떳하고 깨끗한 사람이 몇이나 됐나. 힘있고, 강한 사람들이 우습게 아는 수치심. 그 수치심을 견딜 수 없어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의 응원군들에게 자신을 버리라고 했다. 진정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을 고하는 게 있을 수 없다고? 자신을 믿어준 사람들에게 더 이상 믿음을 줄 수 없어 먼저 인연을 끊자 했던 사람은 있다. 노무현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그 진정성도 의심받지 않았다. 죽음으로 그 진정성의 순도를 더했다. <br><br>FTA 등으로 우리들의 큰 실망을 산 적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배신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나는 도저히 그를 성토할 자신이 없었다. 그 땐 그냥 노무현이 좋아서, 아주 아주 오래 사귄 친구에게 자잘한 싫은 소리 하나라도 아끼는 심정이었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마음고생을 생각하니, 비이성적이지 못했던 그 때의 내가 참 고맙기도 하다. <br><br>첫 번째 글에서 대통령 말년까지 욕을 먹다가, 퇴임 후 말말년이 되고 나서 고향에 내려가니 인기를 끈다 했던가. 죽고 나서 생의 말년까지 접은 지금 온 나라가 슬퍼하고 있다. 갈대밭에서 썰매를 타는 대통령을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낙향해 농사 짓는 대통령, 물론 앞으로 상상하기 어렵다. 손녀를 태운 유모차를 자전거로 끌고 가는 대통령이 또 있을 것인가. 혹자들은 언론으로부터 "깽판 친다"는 소리 듣는 대통령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코웃음 칠지 모른다. 백번 양보해 노무현이 도덕적인지 어쩐지 몰라도, 도덕적 과오에 자신의 목숨을 바쳐 용서를 구하는 대통령은 전 세계를 뒤져봐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부끄러움을 아는, 정말 사람 냄새 났던 전 대통령을 잃었다. 그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할까봐 걱정하는 시정잡배들은 이제 코까지 막혀버린 모양이다. 이승을 떠나서도 세상을 가득 채우는 그 사람 냄새를 맡지 못하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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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4958650#comments</comments>
		<pubDate>Mon, 25 May 2009 12:18:38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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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권위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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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하루 종일 이 곳에 앉아있다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br>어제는 높으신 분이 오셔서 이 곳에서 특강을 했다. <br>누가 부른 건지, 누가 불러달라고 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왔다. <br>도착 전부터 직원들이 나와 그 분이 오시는지 정문에서부터 기다리는 걸 보고 있자니 여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br>이 사람 특강을 취재하러 온 기자랑 앉아서 한 말의 요지는 이거다. <br>"뭐 이런 걸 가지고 특강 하냐. 가오 떨어지게."<br>내가 봐도 충분히 가오가 떨어지는 특강이었다. <br>자기가 새로 낸 책 선전을 하러 온 건지, 아니면 심심해서 한 번 와본 건지 알 수가 없었다. <br>대입 논술을 준비하는 고딩들도 탄탄한 논리로 풀어내는 수준의 내용을, <br>듣고 있는 사람이나, <br>기사로 쓰는 기자나, <br>그런 걸 하라고 멍석을 깔아준 사람들이나 피곤하긴 매한가지다.<br>차라리 재밌고 솔직하게 지난 겨울 국회의 추억을 읊어줬으면 다들 재밌었겠다만...<br>(이 정도로 말했으면 그 높으신 분이 누구인지 다 알 수 있을 거다.)<br>어제의 거시기는 마치 - 1981년 정부 주관으로 치러진 젊은이들의 대동 축제로, <br>긴 세월이 흘렀건만 도무지 그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파악할 길 없는 별 희한한 축제였던- "국풍 81"같은 특강이었다고나 할까.<br>뭐뭐뭐 장이라는 권위에 우리는 네네네. 굽실굽실굽실.<br><br>내가 감히 토를 달지 않은 권위 중의 하나는 책이 가진 힘이다. <br>별로 읽지는 않지만 가끔씩 내 삶의 가치관을 통째로 바꿔놓을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br>김형오 국회의장같은 사람이 아니더라도,&nbsp;<br>나같은 쌈마이들에게도 내 인생을 바꾼 '이 한 권의 책'쯤은 있기 때문이다. <br>그래서 내 평생 소원 중의 하나는 내가 직접 쓴 책을 한 권만이라도 내보는 것인데, <br>책에 대한 경외심이 워낙 큰 바,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더라도 절대 억울할 것 같지는 않다. <br><br>내가 이름만 아는 어떤 사람은 나와 나이가 비슷한데 자기 이름을 달고 낸 책이 벌써 세 권이나 된다. <br>스펙을 높이라고 충고해주는 책이 한 권, 언론사 합격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 한 권, <br>그리고 친절하게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한 권이다. <br>스펙을 높이라고 충고해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적혀있다. <br>"대한민국 20대, 스펙을 높여라...검증된 인재만이 꿈의 직장으로 갈 수 있다! 준비된 인턴십으로 취업 빙하기를 녹여라!"<br>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내 이름으로 쓴 책에 내 동년배들에게 스펙을 높이라고 말을 해주지 못할 것이다. <br>나에게는 '꿈의 직장'의 정의를 내릴만한 권한도 능력도 없으며, <br>내 주위에는 준비된 인턴십이 없는데도 취업 빙하기를 녹인 사람들이 많이 있다. <br>'만약 모두가 이 책을 읽어 모두가 준비된 인턴십에 검증된 인재가 된다고 한들, 그들이 꿈의 직장으로 갈 수 있을까.' <br>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br>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br>'대한민국 20대 또래 친구들에게&nbsp;(그것도 책의 힘을 빌려) 해준다는 말이 겨우 스펙을 높이라는 건가' 하는 <br>삐딱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br>대학교 등록금을 번다고 어선을 타고 일하느라 자기가 제적당한 지도 모르는 청년이 검증의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다. <br>4.0이 넘는 학점에 950점이 넘는 토익 점수와 적잖은 자격증을 가지고도 번번이 서류에서 탈락하는 지방대생들에게, 스펙을 높이라는 말은 쉽사리 납득이 되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br>&nbsp;<br>학점이랑 토익이랑 자격증 가지고&nbsp;스펙 이야기 하는 거야?<br>라고 반문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br><br>그러나 주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br>배운 것도 많고, 능력도 출중하지만&nbsp;오직 자기만 알고 협동할 줄 모르는 등&nbsp;욕 먹는 인재들이 적지 않다. <br>어렸을 때부터 남을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능력이 없으면 도태되고, <br>일을 못하면 바보 소리를 듣는 세상에서 자라 학점, 토익, 자격증, 그리고 검증된 인턴십인지 꿈의 인턴십인지, <br>아무튼&nbsp;그런 좋은 스펙을 갖춰온 사람도 꿈의 직장에서 욕 먹으며 산다. <br>스펙을 높이고, 자기소개서를 잘&nbsp;쓰라고 충고하는 따위의 책들은, <br>위에서 말한 사람들이 자라온 사회가 가진 권위가 있기에 잘 팔려 나갈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br><br>내가 쓰고 싶은 책은, <br>그런 권위의 영역에서 벗어나 공평한 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름을 덜어주기를 바라는 책이다. <br>내가 혹시나 나에게 권위가 주어지길 바란다면, <br>소외된 사람들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고 느껴서이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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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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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8 May 2009 04:32:01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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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글.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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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내가 조금이라도 더 양심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글을 쓰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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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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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4 May 2009 17:22:44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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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賞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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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상 사세요~ 상 팔아요. 상!<br><br>글로벌 경쟁시대 나만 뒤떨어진 것 같지 않습니까?<br>뭔가를 새로 시작해보고 싶으신데 딱히 눈에 띄는 경력이 없어 걱정이라구요?<br><br>"그렇잖아요. <br>새로 감투 하나 써보려고 하는데 경력사항에 상 하나 못 적어넣으면 쪽팔리잖아요."<br><br>걱정 마십시오! 이런 분들을 위해 저희가 상 퍼주기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br>뭔지 모르겠지만 자기가 잘 났다 뽐내고 싶으신 분들, <br>잘 난게 없어 앞으로 있는 척 이야기하고 싶으신 분들, <br>또는 이 상 한 번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분들이 놓칠 수 없는 절호의 찬쓰!<br><br>"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떨어질까봐 걱정이에요."<br><br>허허 참! 그것도 걱정 마시라니깐요!<br>이런 상 따위는 거들떠도 안 보는 고상한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br>"상 주세요" 신청만 하더라도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간 거나 다름없습니다. <br>대상 경쟁률이 2:1을 넘나드는 '너 아니면 나' 식의 스릴만점 수상 경쟁 시스템. <br><br>지금 신청하세요. <br>일찍 신청하시는 분들께는 개인과 단체 가릴 거 없이 모두 지원할 수 있는 특별 혜택을 드립니다. <br>개인과 단체 부문 모두 지원해 웬만한 허당이 아닌 이상 하나는 건질 수 있는 저인망식 수상 시스템!<br>많은 게 필요 없습니다. 그냥 공적서만 한 부씩 보내주시면 모든 게&nbsp;OK!<br><br>"아니 이게 뭐야. 나같이 바쁜 사람이 언제 이런 걸 쓰고 앉았어..."<br><br>그것도 걱정 마십시오!<br>공적서는 누가 쓰든 상관없습니다.<br>아무 것도 모르는 초짜 부하직원이 써도 관계가 없습니다.<br>공사가 다망하신 지도층들을 위한 자기 공적 대필도 허용하는 <br>-상을 받고 싶어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모든 걸 이해해줄 준비가 되어있는- 아가페식 시상 시스템!<br><br><br>저희 막 퍼주는 상주기 행사는&nbsp;&lt;체험 수상의 현장&gt;&nbsp;명 성우인 양지운&nbsp;선생님도 함께 합니다.<br>"헛둘 헛둘 윗분께 상 하나 안겨드리기 위한 밑사람들의 수고가 애처롭구나.&nbsp;<br>&nbsp;감투를 쓴지 얼마 되지 않으니 한 일도 없는데 전에 있던 마님의 한 일을 자기가 한 일처럼 쓰려고 하니 쉽지 않을 터.<br>&nbsp;"했습니다"만큼 "하겠습니다"도 많으니 내년 요맘때쯤 상을 하나 더 받아볼 모양.<br>&nbsp;상받을 생각에 기뻐 잠이 안 오는 마님의 눈에선 눈물이 콸콸콸,&nbsp;<br>&nbsp;밤을 새워 용비어천가를 써대는 졸병들 코에선 쌍코피가 콸콸콰알~!"<br><br>지금 신청하세요. <br><br>(마감은 00일 14:00, 수상자 발표는 기다림에 똥줄 타는 여러분의 심정을 헤아려 단 네 시간 뒤인 18:00입니다.<br>&nbsp;수상자들은 본 단체가 운영하는 찌라시 전면을 할애해 PR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nbsp;<br>&nbsp;따라서 수상에 따른 별도의 상금은 없습니다.&nbsp;<br>&nbsp;단, PR에 필요한 지면을 확보해야 하는 성의표시는 수상자 측에서 조촐하게 해주셔야 합니다.&nbsp;<br>&nbsp;완전 기분 좋은 대상을 받으시면 천만원, 그보다 조금 기분이 덜 좋은 우수상을 받으시면 오백만원입니다.<br>&nbsp;개인과 단체 두 개 다 대상을 받으면? 궁금해 하지 마십시오. <br>&nbsp;기쁨도 두 배 성의표시도 두 배 당근빠따 이천만원입니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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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4913577#comments</comments>
		<pubDate>Tue, 14 Apr 2009 01:05:12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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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술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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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우리나라에 폭탄주 문화를 도입한 '시조'임을 자청하는 심재륜 전 부산 고검장은, <br>폭탄주를 만든 잔을 쥐는 방법 (그립) 이 따로 있을 정도로 폭탄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br>물론 폭탄주를 다 먹고 난 다음의 버릇도 남다른데, <br>한 잔을 다 먹고 나서 큰 잔 안에 있는 핵(알)이 잘 흔들려 딸랑딸랑 소리가 나도록 흔든다.<br>술의 신인 바쿠스를 부르는 소리라나 뭐라나. <br>직장에서 한창 폭탄주를 먹을 때 나는 이 딸랑딸랑 소리를 잘 못내서 항상 벌주로 한 잔을 더 먹곤 했다.<br>주신이 잘 찾아오지 않아서 그런지, 나는 술을 겁나게 못 먹는다. <br><br>정말 겁나게 못 먹는다. 내가 술을 먹으면 사람들은 겁을 낸다. <br>한 잔만 먹어도 빨개지는 얼굴을 보며 저러다 죽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며 말이다. <br>새 직장에 들어올 때 했던 건강검진에서 아주 당연하다는 듯 간에 이상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고, <br>그래서 또한 당연하다는 듯 술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br>그런 식으로 술을 입에 안 댄 게 일주일이 넘고, 2주도 지나고, 한 달이 다 됐다. <br>뭔가 좀 '얘기같은 얘기'를 할 때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술이 없으니, <br>간이 미쳤는지 '아, 술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br><br>그래서 어젯밤에 한 번 술을 먹어봤다.<br>'얘기같은 얘기'가 오간 건 아니었지만 그것은 '상황다운 상황'이었다.<br>실땅님이 계시고, 차장님이 계시고, 좋은 회가 있고 맥주와 소주와 사이다, 콜라도 곁들여진 상자리. <br>옛날 생각이 나서 폭탄주를 말아봤다. <br>맥주와 소주와 콜라를 섞어 수정과맛 폭탄주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내 스스로에 놀랐다. <br>술이 술을 부르고,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마시니, <br>간이 제 정신이 돌아왔는지 '아, 술을 그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간이 헷갈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해봤다. <br>뭐랄까, 바쿠스가 나의 간에 찾아오지 않는 이상 스스로 주량을 조절해야 한다. <br>맥주 두 병 or&nbsp;소주 두 잔 이라는, 또는 아주 관대하게 맥주 두 병 and 소주 두 잔이라는,&nbsp;<br>이 몸에 씌워진 운명의 굴레와도 같은 주량을 지켜야 나도 술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nbsp;&nbsp;<br><br>왜 나는 술에 취한 것마냥 별 시덥지 않은 얘기들을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있는가. <br><br>그것은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답답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br>일이 안 끝나 아직 사무실에 있는데 이렇게 글을 올리는 나는 뭔가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br>삼각형 모양의 바퀴는 왜 잘 굴러가지 않는지 궁금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br>어제 술을 너무 많이 먹어 지지직하는 LP가 전해주던 비틀즈, 김광석, 이문세, 유재하의 노래를 감상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br><br>아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뭐 들어줄 사람은 없고, <br>이렇게 끄적거리는 걸 보니 술이 들어가지 않아도 어느 정도 취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br>간이 불쌍해 사표를 낸 게 딱 1년 전. <br>확실히 그 때보다 오장육부는 건강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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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4898733#comments</comments>
		<pubDate>Tue, 31 Mar 2009 13:13:35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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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균형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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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2001년 3월이었던가. <br>교정에는 춘투(春鬪)라 불리는 등록금 투쟁의 함성과 함께, <br>미네르바 동산을 밀어내려는 중장비 앞에 앉아있던 학생들의 쟁가가 연일 울려퍼졌다.<br>그 중에서도 반미를 흘려쓴 글자가 새겨진 그 깃발들은 유난히 더 높이 솟아있어,&nbsp;<br>신입생인데도 "교수확충 쟁취 투쟁"을 잘 외치던 나에게 그 깃발을 들었던 선배들의 유혹은<br>주말 집회가 있을 때마다 이어졌다.&nbsp;&nbsp;<br>시국이 어쩌고 하는 선배들이랑은 어울리지 말라던 어머니의 신신당부를 떠올렸다.<br>12년동안 제도권 교육에 갇혀있다가 큰 물로 올라온 촌놈이<br>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선배들의 칭찬이 좋아 주말마다 그 깃발의 밑에 서있었다면, <br>과연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br>그럴 때면 비교적 조용하고 평범하게 (어쩌면 앞으로 나서지 못해 비굴하게) 사는 지금의 나를 있게한<br>김이자 교수의 한 마디를 떠올리게 된다. <br>"반미, 물론 외칠 수 있지. 미국이 우리에게 행패를 부리는 것도 거짓은 아니니까요.<br>그런데 왜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지요?"<br>정말 저 말뿐이었지만...<br>북한에서 일어나는 만행들을 지적하면서 동포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는 구호까지 외친다면, <br>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조금 달라져있지 않을까. <br>그때 우리가 원하던 것은 양키고홈이었을까, 북녘에 있는 형제들의 사람다운 삶이었을까.<br><br>그들이 깃발 아래 섰던 이유가 반미만은 아니었을 줄로 안다. <br>뭐 묻은 개가 뭐를 나무라듯, 그들 역시 앞서 적은 것처럼 균형 잡히지 못한 부패한 권력을 나무랐다. <br>그리고 그러한 우려는 그 어느 곳보다 공정성이 지켜져야 할 사법부에서 현실로 나타났다.<br>수십년 동안 법을 적용해온 사람이 후배 판사들에게 은밀한 메일을 보내 한다는 얘기가<br>"적당한 절차에 따라 통상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어떠냐"란다. <br>신림동에 들어가 열심히 원칙과 규정을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이 불쌍할 지경이다. <br>법복만 입혀놓고 자리를 지키고 앉아 판결은 위에서 내려 결과를 조종하는 대한민국의 사법부에, <br>정의란 살아있는가. <br>대법원이 자체적으로 꾸려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진상조사단이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br>대한민국 사법부의 정의는 간신히 숨을 이어갈 수도 있고, 두 번 죽을 수도 있다. <br>신영철 대법관의 눈에 정의의 여신 디케는 어떻게 보였던 것인가.<br>차라리 진실의 눈을 가려 제멋대로 손에 쥔 저울로&nbsp;마음속의 눈금을 읽고 칼을 휘두르란 뜻이었나.<br>아차. 서초동 대법원에 있는 한국판 디케는 눈을 가리지 않았다지.&nbsp;<br>그는 과연 정의의 여신 디케를 알고 있기는 했을까. 그의 초심에 균형이 있었을까.<br><br>반미를 외치는 학생들도 싫고, 나라의 녹을 먹었던 높으신 분도 싫은 내가 차라리 균형감각을 갖췄나.<br>좌우의 중간에 선 게 아니라,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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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4874495#comments</comments>
		<pubDate>Tue, 10 Mar 2009 02:33:53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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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매너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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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대학교에 처음 올라와서 사촌누나와 서점에 책을 사러 간 적이 있었다. <br>나는 무심코 먼저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누나가 뒤따라 들어오더니 한 소리를 했다.<br>"야. 이럴 때는 남자가 먼저 들어가서 여자가 들어올 때까지 문을 잡아줘야 하는 거야."<br>그 때는 '뭔소리야'라는 식으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br><br>일년이 지나서 2002년 이성하 교수님의 영어학 개론 시간에 교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br>"우리나라 사람들 문화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br>가끔은 남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br>예를 들어 자기가 문을 먼저 열고 들어간 다음 뒷사람이 오면 문을 잡아주고 기다리는 예절, <br>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잘 지키지 않아요."<br><br>다시 일년이 지나서 입대를 하고 부대에 자대배치를 받았던 날. <br>무거운 짐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20미터 정도 앞서가던 미군이 뒤따라오는 날 보고, <br>짧지 않은 시간동안 건물 출입문을 잡아주고 있었다.<br>아마 그런 것도 문화충격이라면 문화충격이었을 게다. <br><br>그 이후로 나는 항상 뒤에 누가 오지 않는지&nbsp;살피면서 건물에 들어섰다. <br>매너는 격식있는 사람들이 잘 보이려고 하는 행동 따위 쯤으로 생각했던 나에게는, <br>일종의 발전이었다. <br>그런데 그런 나의 생각을 통째로 뒤바꿔놓은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br><br>사촌형이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병원에는 형제들과 어른들이 계셨다. <br>막내 숙부님은 이렇게 어려울 때 형제들이 다 모여주니 든든하시다며 일일이 조카들을 챙기셨다.<br>형들이 담배를 피러 나갈 때도 같이 나가고, 밥을 먹으러 나갈 때도 항상 앞장을 서셨다. <br>그런데 가만히 보니 숙부님은 뒤에 계시다가도 문을 열고 건물을 드나들 때쯤이면, <br>항상 조카들보다 멀찌감치 앞서 가셔서 문을 열고 기다리고 계셨다. <br>그렇게 하는 것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손수 문을 열어주시는 모습을 보며, <br>여태껏 내가 생각했던 '매너'라는 게 무엇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br><br>같은 '매너'였는데도, <br>내가 해왔던&nbsp;것처럼 소개팅에 나가&nbsp;여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든가, <br>백번 양보해 나를 따라오던 뒷사람에게 욕먹지&nbsp;않기 위한&nbsp;배려였다든가 하는 건 본질이 아니었다.<br>어쩌면 얼굴도 모르는 수백명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도시인들의 '매너'는, <br>숙부님이 보여주신 손아래 조카들에게 보여준 매너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br>그것은 나이차를 떠나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경의 바탕이지 않았나 싶다. <br>덕분에 숙부님에 대한 형제들의 공경심은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에 대한 그것만큼이나 두터울 줄로 안다.<br><br>p.s. 숙부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두 개만 더.<br><br>1. 숙모 얘기를 듣건데, 숙부님은 월급날이 되면 항상 월급 명세서를 구겨지지 않게 조심조심 가져오신단다.<br>돈이야 통장으로 오차 없이 정확하게 들어오겠지만 월급 명세서는 그렇지 않은가보다.<br>그 월급 명세서를 숙모님께 두 손으로 공손히 드리면서 하신다는 말씀이,<br>"지난 한 달동안 고생했고, 고~~마웠습니다. 이번 한 달도 우리 집을 잘~ 꾸려주세요." 란다.<br>덕분에 숙모님은 막강한 재산권을 손에 쥐고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고 계신다.<br><br>2.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도 그랬고, 지금은 홀로 되신 할머니를 뵐 때도 그렇고, <br>숙부님은 누구보다 나의 조부모님께 깍듯하게 인사를 드렸다.<br>허리를 숙이는 정도가 아니라 누가 봐도 그 인사에 공경심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br>조부모님께야 공손히 절을 올리고 하는 게 나의 도리겠지만, <br>내가 내 부모님께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숙부님은 당신의 부모님께 인사부터 다르게 하셨다.<br>숙부님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br>"부모님이니 자식된 도리로서 공경하게 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사람들 앞에서는 더욱더 예의를 갖춰야지.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내 부모님을 함부로 대하는 법도 없는 것이다."<br>그래서 고2, 중3밖에 안 된 내 사촌동생들은 <br>숙부님이 오시면 두 손을 공손히 배 앞에 모으고 정수리가 보일 때까지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nbsp;<br><br><br>오늘의 쏭, Sting &lt;Englishman in New York&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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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4862414#comments</comments>
		<pubDate>Fri, 27 Feb 2009 01:13:50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울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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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원래 눈물이 많은 걸 알고 있었지만, <br>'내가 이렇게 실없이 눈물이 많은 사람이었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br>2007년 8월이었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현장이었는데, <br>미친듯이 소리 지르고, 몸싸움하는 사람들 속에 뒤섞여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앉았을 때쯤<br>'아, 나는 이런 나라에 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눈물을 훔쳤다. <br>때로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울컥해 울거나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br><br>1. 신입생 환영식을 보고 있노라니, 이 젊은 날이 다시 내게 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슬펐다. <br>열심히 종이비행기에 대학생활의 목표를 적어내려가는 학생들을 보며 8년 전을 떠올렸다. <br>안타까웠던 점은 내가 신입생 때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br>지금의 나에 비추어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br>혈기왕성한 20살 아니 한 살 어려 더 치기 어린 포부가 있을 수도 있었던 신입생 박경준이<br>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지 못해 그 박경준이 자라 이 박경준이 된 게 맞나&nbsp;싶기도 하다. <br>2001년의 박경준이 만나고 싶어졌다. <br>그 때의 나라면 이적, 크라잉넛, 에픽하이를 보고 방방 뛰며 놀 수 있었을 텐데. <br>그러고 보니 나 1학년 때 학교에 긱스가 와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갔었다. <br>실제로, 나는 무대 맨 앞에서 미친 듯이 뛰어놀았다. <br><br>2.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학생과 교직원이라는 구성원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생각하니, <br>또 울컥하는 그런 게 치밀어왔다. <br>학교 다닐 때 등록금 투쟁 현수막을 걸었으면 걸었지 결코 떼지는 않았을 내가, <br>행사장 안팎의 현수막을 떼러 동분서주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br>그리고 그런 나를 적대시하며 바라보는 총학생회 학생들의 눈길을 바라보는 것도 슬프긴 마찬가지였다. <br>미네르바 동산 철거에 반대하며 길거리에도 앉아봤기에 (물론 운동이라고 하기엔 민망하긴 해도),<br>어느 정도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br>그러나 얘기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태도는 심히 나의 힘을 빠지게 하고 슬프게 만든다. <br>내가 그 친구들을 이해하는 것처럼 그 친구들이 나의 처지를 이해해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아닌가?<br>8년쯤 뒤에 이 친구들 중 등록금 투쟁 현수막 떼는 친구들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br>세상은&nbsp;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열혈 친구들.<br>어쩔 수 없이 타협해야 할 때가 오게 마련이랍니다. <br><br>3.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을 떠났다. <br>듣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린 듯 허전하고 슬픔이 밀려오지 않는가. <br>투병 중이던 어느 아침날&nbsp;"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지 않으셨으면 조금 더 행복했겠다"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br>"아니다, 아픈 것도 하나님께 감사해야 한다. <br>왜냐하면 고통을 통해 하나님은 나를 당신께로 더 가까이 이끄시려고 이 고통을 주신다. <br>그런 의미의 고통이니까 감사드려야 한다"라고 생각을 바꿔 하는 그 분의 마음을 닮고자 하니, <br>담백한 눈물이 마음을 타고 흐른다. <br><br>오늘의 쏭, 토이 &lt;스케치북&gt;</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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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monologue</category>

		<comments>http://heypark.egloos.com/4857392#comments</comments>
		<pubDate>Sun, 22 Feb 2009 14:54:57 GMT</pubDate>
		<dc:creator>靜中動</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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