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 ?>
<?xml-stylesheet href="http://rss.egloos.com/style/blog.xsl" type="text/xsl" media="screen"?>
<rss version="2.0"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channel>
	<title>하일트의 얼음 별장</title>
	<link>http://heilt.egloos.com</link>
	<description>무능한 대통령까지는 선거로 뽑힌 거라 참아주겠는데 민주주의 기틀 뒤엎는 대통령은 못참아주겠다 님하 댁이 쿠데타로 집권한 군바리라도 되는 줄 아시나효 </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ue, 10 Jun 2008 19:48:35 GMT</pubDate>
	<generator>Egloos</generator>
	<image>
		<title>하일트의 얼음 별장</title>
		<url>http://pds9.egloos.com/logo/200805/26/68/b0047268.jpg</url>
		<link>http://heilt.egloos.com</link>
		<width>80</width>
		<height>47</height>
		<description>무능한 대통령까지는 선거로 뽑힌 거라 참아주겠는데 민주주의 기틀 뒤엎는 대통령은 못참아주겠다 님하 댁이 쿠데타로 집권한 군바리라도 되는 줄 아시나효 </description>
	</image>
  	<item>
		<title><![CDATA[ 독일 언론 쪽에도 드디어 기사 뜨고 있심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80230</link>
		<guid>http://heilt.egloos.com/3780230</guid>
		<description>
			<![CDATA[ 
  <a href="http://www.faz.net/s/RubDDBDABB9457A437BAA85A49C26FB23A0/Doc~E50DAD23AB32144C296C1F5D2FBECCFE2~ATpl~Ecommon~Scontent.html">http://www.faz.net/s/RubDDBDABB9457A437BAA85A49C26FB23A0/Doc~E50DAD23AB32144C296C1F5D2FBECCFE2~ATpl~Ecommon~Scontent.html</a><br><br>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지의 웹사이트에 뜬 내각 사퇴 관련 기사. 아래 슈피겔 온라인 기사도 같은 내용.<br><br><a href="http://www.spiegel.de/politik/ausland/0,1518,558731,00.html" target="_blank">http://www.spiegel.de/politik/ausland/0,1518,558731,00.html</a><br><br>한편 아래는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한미관계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기사. 요건 날짜가 사나흘 되었네.<br><br><a href="http://www.faz.net/s/RubDDBDABB9457A437BAA85A49C26FB23A0/Doc~EA2267A1496FB4AB9AFF5C2752AF2E849~ATpl~Ecommon~Scontent.html">http://www.faz.net/s/RubDDBDABB9457A437BAA85A49C26FB23A0/Doc~EA2267A1496FB4AB9AFF5C2752AF2E849~ATpl~Ecommon~Scontent.html</a><br><br><br>같은 유럽이라도 독일은 프랑스에 비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는 느낌인데 그래서 시위 내내 별다른 보도가 없다가 내각 사퇴안같은 정치적 움직임이 나니까 그제야 기사가 좀 나오는 것 같심. 아마 영어로 된 보도자료들을 다 함께 베꼈을 것임.(...) 오히려 내가 관심 갖고 있는 건 요새 슈피겔 온라인에서 태양열 차로 세계일주 중인 팀이 여행일지 올리는 참인데 그 팀이 마침 때맞춰 한국에 가있는 중이라 뭔가 시위 감상 기행문이 올라오지 않을까 기대중. 이 팀의 시위에 대한 첫 소감은 '이거 뭐야 다들 똑같은 구호 외치고 무서워 설마 소고기 때문에 다들 이 난리야?'였다가 그 다음에 '이제 이 나라 군중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것 같아. 오랜 독재 끝에 얻은 시위의 권리고 그래서 쉽게 내주고 싶지도 않은 거지' 어쩌고였는데 아마 다음 보도 쯤에서는 사태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겠거니. 설마 그냥 다음 나라로 넘어가버리는 건 아니겠지,ㄷㄷㄷ.			 ]]> 
		</description>

		<comments>http://heilt.egloos.com/3780230#comments</comments>
		<pubDate>Tue, 10 Jun 2008 19:47:04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베를린 엘리 3 차 관람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74087</link>
		<guid>http://heilt.egloos.com/3774087</guid>
		<description>
			<![CDATA[ 
  초연 후 한 달 반 가량이 지난 베를린 엘리, 이번에도 모두 메인 캐스팅이었던 세 번째 감상.<br />
<br />
1.	그라시니를 살려주세요- !!<br />
<br />
96 년 라이브 앨범에서 목이 졸리기도 전에 목이 맛이 간 루케니로 악명을 떨쳤던 브루노 그라시니, 슈투트가르트와 일본에서는 멀쩡한 루케니로 부활, 명예회복을 이루는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브루노가 목이 약해서 공연을 자주 하면 일찍 목이 상하는 타입이 아닌가 싶다. 한 달 반 내내 공연을 한 현재 브루노의 목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았다. 듣고 있자면 제작진에서 브루노만 따로 불러내 공연 끝나고도 내내 굴렸나, 혹시 저러다 물랑 루즈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무대에서 피 토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공연 내내 루케니가 나올 때마다 캐스팅 담당자를 붙들고 „제발 그라시니를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하고팠던 심정.<br />
<br />
2.	마님의 씨씨는 베를린에서도 진화중인데 아마 전투형으로 진화하시나보다. 날이 갈수록 사나워지고 계신다. 마님과 맞춰 변하기 때문인지 우마왕의 죽음 역시 강하고 사납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둘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 몸이 춤추실 때’는 두 마리 야수의 서로 물어뜯는 포효였다. 보통 다른 캐스트들의 경우는 씨씨가 전투형이라도 죽음은 연인형이거나 다른 타입이여서 이 몸이 춤추실 때가 씨씨의 일방적인 죽음 학살극;;이 되기 일쑤였는데 피아 마님과 우마왕의 경우에는 워낙에 서로 팽팽해서 한 쪽이 관광당하는 게 아니라 대등하게 맞싸우다 보니 결투형 이 몸이 춤추실 때 중에서는 최고의 연주였다. 이 날 공연, 이 몸이 춤추실 때만으로도 표값 본전이 뽑히더라.<br />
<br />
3.	우마왕의 목상태는 계속 아슬아슬하다. 전투형으로 변하고 있는 마님에 맞춰 같이 전투를 치르다보니 파워는 이전 공연보다 더 압도적인데 그에 비례하여 삑사리의 위험도도 증가한다.;; <br />
<br />
4.	평소에는 스테이지 도어를 안 뛰지만 마침 베를린에 체류 중이신 고기 님이 동행인 터라 오늘은 스테이지 도어를 갔다. 오늘 처음으로 엘리 공연을 봤다는 중국 아가씨를 거기서 만났는데 우마왕이 나오니 괴성을 지르며 달려가더라. 과연 우마왕이 스타라서 나오자마자 스테이지 도어의 여성팬들에게 완전 포위되었으나 고기 님과 나는 우마왕은 쉬크하게 무시해주고 그라시니에게 달려붙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기 님이 들이대셨고 난 옆에서 통역을 했다. 고기 님이 2 년 전 슈투트가르트에서 그라시니의 루케니를 봤다는 말에 그라시니는 반가워하며 어느 쪽이 맘에 드냐고 물었는데 평에 있어서는 거짓말 못 하는 나는 솔직하게 슈투트가르트 때가 더 좋았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 피곤하냐, 감기 걸린 건 아니냐고 에둘러 묻는 말에 그라시니는 „엥? 전혀 아닌데?“하고 반응했으나…차마 대놓고 „너 목 완전히 갔더라“라고 말하지는 못했다. 니르 님께 ‚그라시니의 탄탄한 가슴’에 대해 세뇌되었기 때문에 그라시니를 나도 모르게 제법 거구로 생각하고 있던 터라 스테이지 도어에서의 여리여리해보이기까지 하는 그라시니에 약간 놀랐음. 사실 당장 그라시니가 코 앞에 있을 때는 탄탄한 가슴이고 빈약한 가슴이고 전혀 못 떠올리고 있다가 그라시니가 가버린 다음에야 니르 님의 강조가 기억이 나서 „아아, 그라시니가 정말로 글래머인지 확인할 기회였는데…“하고 땅을 쳤다.<br />
<br />
5.	그 후 피아 마님도 나오셨는데 피아 마님이 상당히 글래머러스 하셨음은 뚜렷하게 눈에 보였다.(…) 피아 마님과 루돌프 역의 올리버 아르노에게 고기 님은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으셨지만 난 찍사 노릇만 하며 얌전히 있었다. 올리버 아르노의 루돌프가 발전하고 있고 자기 개성을 갖췄음은 인정하지만 너무 연약한 루돌프라 내 입맛에는 안 맞는다.<br />
<br />
6.	그렇게 아껴뒀던 빠순심을 누구를 향해 발산했냐면 오늘 앙상블을 뛰었던 우리 마틴에게 발산했다.(…) 우리 마틴이 앙상블을 뛰었다는 건 출연진 명단에서 확인했고 실제로 앙상블 파트에서 마틴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으며 내가 스테이지 도어에 간 목적은 마틴 한 번 보쟈스라였으나 난 사람 얼굴을 못 알아보는 증상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웬 금발 총각 하나가 나왔을 때도 누군지 몰랐다.(우베도 금발 염색 상태고 루돌프 역 올리버 아르노도 금발이고 해서 출연진 중 금발남이 흔하다) 근데 그 금발 총각에게 고기 님이 달려들어 2 년 전 슈투트가르트가 어쩌고 루돌프가 어쩌고 하시는 거 아닌가. <br />
<br />
금발 총각의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옆에 같이 뛰어들어 „당신 언제 프란츠 요제프를 뛰어요?!“하고 캐물었다. 우리 마틴은 엘리의 모든 남자 배우 역을 해보는 게 목표인지 베를린에서는 루돌프는 안하고 죽음과 프란츠 요제프(…)의 커버를 뛰고 있기 때문이다. 마틴의 프란츠 요제프라니 그거 참 여러 모로 특기할 아이템이겠다고 고기 님과 얘기를 하던 참이라서 마틴을 보자마자 그 질문부터 나왔다.<br />
<br />
마틴은 프란츠 요제프는 어느 날 하는지 확답을 못해줬고(하긴 내가 캐스팅 담당자래도 마틴에게 프란츠 요제프를 떡 맡기기 전에 춈 많이 망설일 것이다;;) 28 일 낮공연에서 자신이 죽음을 뛴다는 정보를 주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어디서 왔냐고 묻더니 한국이라는 답에 „1 년 쯤 있다 한국에도 엘리가 간다는 소문이 돈다“라고 말을 했다. 그 소문은 고기 님과 나도 진작 듣고 있던 거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엘리가 아니다. 엘리가 한국에 가든 말든 하나도 안 중요하다.(…) 내 질문은 „Can we see you in Korea?“였다. 마틴은 자기는 갈 수 있을지 모르고(사실 마틴은 이미 엘리 뛰러 일본까지 갔다 왔는데 한국까지 굳이 또 가고 싶겠냐 -.-) 어쨌든 엘리는 한국에 갈 거라고 대답했다. 엘리는 전혀 중요하지 않던 나는 „You’re my favorite Rudolf and I’d love to see you…“하고 마치 „당신은 루돌프를 다시 뛰기 위해 한국에 와야한다“라는 듯한 메시지를 전했다. 사실은 나야 마틴이 한국 안 가고 베를린 있어주는 게 훨씬 좋지만(…), 그리고 마틴은 루돌프를 다시 하기에는 나이가 들었음을 알지만 마틴 쪽에서는 내가 베를린 사는 사람인 줄 모르고 하다보니 대화가 그리 흐르더라. 저 대화가 영어였던 건 고기 님이 마틴에게 영어로 말을 거셨고 마틴이 계속 영어로 대답하고 그러다보니 끼어든 나도 영어를 쓰게 된 탓이다. 내가 마틴에게 해본 유일한 독어는 함께 사진을 찍은 후의 „Vielen Dank“였다. 사진 찍을 때 미친 척 마틴 허리에 팔 둘러 볼까하다 비츠케한테 미안해서 참았다.(…) 스테이지 도어 죽순죽돌이인 듯한 다른 그룹은 마틴 붙들고 비츠케 얘기도 하더라.<br />
<br />
우리 마틴이 무척 털털한 동네 형 인상이라 왜 다른 분들이 ‚마틴 형, 마틴 형’하시는지 완벽하게 이해했다. 그러면서 또 낼 모레면 마흔되는(…) 남자답지 않게 귀엽더만. 근데 스테이지 도어에서 볼 때는 마틴을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루돌프’로만 인식해서 화기애애하게 팬심을 전달했는데 나중에 집에 돌아오면서 마틴이 드라큘라 장트 갈렌 공연 때 아서 홈우드 역도 했다는 사실이 떠오르자 갑자기 온몸이 불타듯 민망해졌다.(…) 어머나, 나 아서 역 한 남자랑 사진 같이 찍었…;;<br />
<br />
그리고 마틴에게 „당신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루돌프“ 운운하는데 예습이에게 하나도 안 미안해서 미안했다.(…)<br />
<br />
7. 고기 님의 최종 목표는 역시 오늘은 앙상블을 뛴 페터 S를 만나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법 기다려봐도 – 막판에는 고기 님과 나, 그리고 다른 팀 두 명 밖에 스테이지 도어에 없었다 – 페터가 안 나오기에 철수 결정을 내리고 극장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피아 마님이 다시 지나가시는 게 아닌가. 잠시 피아 마님을 붙들고 „페터 좀 불러주세요“하려다가 그게 웬 피아 다우스의 굴욕이냐, 오늘 마님 공연 잘 보고 사람이 그리 살면 안되지 해서 참았다.<br />
			 ]]> 
		</description>
		<category>뮤지컬 잡담</category>

		<comments>http://heilt.egloos.com/3774087#comments</comments>
		<pubDate>Fri, 06 Jun 2008 10:38:52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베를린 엘리 2차 감상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46990</link>
		<guid>http://heilt.egloos.com/3746990</guid>
		<description>
			<![CDATA[ 
  올 메인 캐스트. 반가운 뉴스 두 가지는 올리버 아르노의 성인 루돌프가 드디어 자기 색깔을 찾았다는 것과 우마왕의 목청이 회복세라는 점. <br />
<br />
1.	저번에는 너무 연약해서 존재감이 없던 올리버 아르노가 이제는 의도적 컨셉으로 연약함을 강화한 끝에 존재감을 획득했다. „오오, 저렇게나 연약한 루돌프는 처음봐“라는 게 내 소감. 굉장히 처연한 루돌프였다. 같은 연약과라도 루카스 루돌프가 섬세하고 지적인 반면 올리버의 루돌프는 감정적이었다. 루돌프 수를 지지하는 나도 이렇게나 철두철미 연약수 루돌프는 처음이다. 그림자에서 이렇게까지 리버스의 의지가 결여되어 있는 루돌프 역시 처음. 공드쿠르 이 월급 도둑놈아, 대체 얼마나 직무 유기를 했길래 애가 저리 큰거냐.<br />
<br />
2.	한편 꼬마 루돌프는 가창력은 꼬마 루돌프들 중에서도 별 볼 일 없는 대신 연기파였다. „오오, 저 아해는 꼬마 루돌프 계의 알 파치노구나“ 가 내 소감.<br />
<br />
3.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루돌프가(믿으라) 자기 색깔을 찾은 덕택에 베를린 엘리 캐스트의 수준이 확 올라갔다. 폭탄이 모두 제거된 안전 지대 오오. <br />
<br />
4.	우마왕도 이대로는 내 목청 안되겠다고 경각심을 느낀 모양이다. 그간 날계란 몇 판을 깨먹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지난 번 봤을 때보다도 그리고 작년 드라큘라 공연 때보다도 목청 나아졌심. 아직 전성기 때만큼 완벽한 목청은 아니고 고음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구석이 있지만 적어도 목소리가 가뭄날 들판처럼 쩍쩍 갈라지진 않음. <br />
<br />
5.	나보다 먼저 베를린 버전 피아 마님을 영접한 모 님 블로그에서 들은 피아 마님 음원에 대한 내 소감은 이랬다. „마님 씨씨는 나날이 회춘을 하는구나“와 „나 이 몸이 춤추실 때에서 이만큼이나 거만한 씨씨는 처음 들어본다“였다. <br />
<br />
실제로 공연장에서 접한 피아 마님의 씨씨는 꽤나 표현적이었다. 내가 피아 마님의 씨씨에 대해 가진 인상은 주로 에쎈 캐스트 앨범에 기인하는 것으로 ‚내향적이고 스스로에게 거리를 둔다’였으나 베를린에서 실제로 접한 피아 씨씨는 그 때 그 때의 감정을 상당히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편이었다. 여백이 별로 없더라. 본래 피아 마님의 의도한 것은 이 표현적인 씨씨고 에쎈 캐스트 앨범 당시에는 아직 마님 내공이 덜 쌓여서 본의 아니게 마치 스스로에게 거리를 두는 듯한 씨씨가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사실 내 어미 오리는 에쎈 앨범이어서 이 베를린 버전 마님 씨씨가 좀 낯설긴 했다. 그러나 마님이 의도하는 씨씨가 내 입맛에 맞고 아니고를 떠나서 자신이 의도하는 캐릭터를 그려내는 마님의 기술적 표현력은 과연 짬밥이고 연륜이다 싶었다. 한밤의 조각배들을 들으면서는 ‚어떻게 저런 공허감을 노래로 표현해내는 게 가능할까’하고 감탄했심. 안네미케의 씨씨도 수준급이었으나 나이 먹은 씨씨의 표현은 다소 떨어진 반면 피아 마님 쪽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른 퀄리티를 유지했는데 이게 가능성 있는 젊은 배우와 가능성을 피워낸 고참 배우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음.<br />
<br />
한편 마님의 나는 나만의 것은 완전 캔디 삘이었다. 마님이 연세가 들수록 소녀 연기는 일취월장하는 것 같다.<br />
<br />
안네미케 씨씨를 본지 시간이 흘러 인상이 상당히 희미해졌기 때문에 그녀의 씨씨를 한 번 쯤 더 보고 피아 마님이랑 비교해보고 싶다. 오늘 피아 마님 공연을 보니 안네미케가 피아 마님을 완전히 베낀 건 아니고 뭔가 자기 색깔도 넣었던 거 같다.<br />
<br />
6.	마쿠스 폴의 프란츠 요제프에 점점 정이 드는 중.<br />
<br />
7.	모 님 블로그의 베를린 버전 피아 마님 씨씨와 우베 죽음의 이 몸이 춤추실 때 이중창을 들어본 내 소감은 „뭐야, 마님이랑 우마왕인데 뭐 이리 서로 안맞아?“였다. 마님 씨씨는 에쎈 때에 비해 꽤 변했는데 우마왕 쪽은 크게 변한 게 없고 두 사람이 사실 음색 자체는 다르다보니 꽤 불협으로 들렸거든.<br />
<br />
오늘 직접 무대에서 몸연기까지 봐가면서 피아 마님과 우마왕을 보니 그래도 왜 두 사람이 콤비로 불리는지 알겠다. 타고난 음색은 여전히 서로 다른데 둘의 공력은 엇비슷하다. 무협식으로 말하자면 서로 다른 문파긴 한데 내공은 비슷한 고수 둘이 만났다고 해야하나. 우마왕은 피아 마님에게 안 밀리고 피아 마님은 우마왕에게 안 꿇리더라. 그리고 둘의 시각적 연기 호흡은 꽤 잘 맞았다. 저번의 안네미케 – 우마왕보다는 확실히 더 콤비 삘이 나는 게 우마왕이 안네미케보다는 피아 마님과 훨씬 오래 호흡을 맞춰왔음이 드러난다. <br />
<br />
8. 내 기분 탓인지 우마왕 음색이 부드러워진 탓인지 우마왕의 파트너가 피아 마님으로 바뀐 탓인지 다른 이유인 건지는 모르겠는데 오늘의 우베 죽음과 저번의 우베 죽음은 느낌이 다르다. 오늘의 우베 죽음은 내게는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등장 인물들이 상상하고 소원하는 반영 이미지처럼 보였다. 씨씨를 대할 때도 루돌프를 대할 때도 몹시 매끄럽고 능숙하고 파워풀하면서도 미묘하게 얄팍한 느낌이었다. ‚씨씨가 유혹당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죽음이 유혹하고 루돌프가 스스로 멸망에 이끌리고 있기 때문에 등을 떠밀어준다’는 식으로 인간 캐릭터들의 소원에 맞춰 기능하는 존재라고 할까.(램프의 요정 지니냐) 다른 말로 하자면 죽음이 인간 캐릭터들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인상이었다.<br />
			 ]]> 
		</description>
		<category>뮤지컬 잡담</category>

		<comments>http://heilt.egloos.com/3746990#comments</comments>
		<pubDate>Sat, 17 May 2008 11:59:49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드라조나 예약 받아요오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42946</link>
		<guid>http://heilt.egloos.com/3742946</guid>
		<description>
			<![CDATA[ 
  제목 그대로 드디어 드라조나가(...라고 쓰고 아서조나라고 읽는다) 책으로 나와 예약을 받는 중입니다. 여기는 미성년자도 볼 수 있는 공개 블로그라 예약 관련 사항은 마이너폴리스에 올려뒀어요. <br />
<br />
나름 뭔가 길게 써보고 싶은데 제가 요새 본업과 부업 및 취미 생활 일거리들이 겹쳐 나타나는 바람에 살짝 나사가 풀린 형국이라 길게는 못쓰겠습니다, 철푸덕. 아래 엘리 감상 포스팅 및 다른 포스팅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계속 방치중이라 죄송합니다. 저는 안보이더라도 여러 분들끼리 거기 모여 도란도란 얘기하고 수건돌리기라도 하면서 소일을...(맞는다)			 ]]> 
		</description>
		<category>흡혈동인질</category>

		<comments>http://heilt.egloos.com/3742946#comments</comments>
		<pubDate>Wed, 14 May 2008 08:10:40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베를린 엘리자베트 첫 감상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18133</link>
		<guid>http://heilt.egloos.com/3718133</guid>
		<description>
			<![CDATA[ 
  1.	엘리보러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예습이 닮은 남자를 봤다. 키야 예습이보다 컸지만 인상이 비슷한 데가 있었다. 팬심 소강기인 이 마당에도 닮은 놈만 봐도 가슴이 뛰다니 한창 불탈 때 실제 예습이를 지하철 안에서 봤다면 나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었겠다. 예습아, 너 베를린 언제 올거냐? 내가 너한테 완전히 정 떨어져서 네가 울 학교 강당에서 공연을 한다 해도 강당 찾아가기 귀찮아서 안 보러 갈 때 쯤이면 올래?<br />
<br />
차마 대놓고는 못쳐다보고 흘끔흘끔 그 닮은 남자를 훔쳐봤다. 유사품이라 해도 보니까 기분은 좋더라.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의 다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변태의 기분을 이해할 것 같았다.(…)<br />
<br />
2.	실제로 무대에서 본 엘리자베트는 뮤지컬 중에도 이런 게 있나 싶을 정도로 무척 음울하고 무서운 작품이었다. 일부는 작품 자체의 특성이고 일부는 해리 쿠퍼의 연출에 의한 것일 테고 일부는 순회 공연의 특성상 간소해질 수 밖에 없는 배경과 소품 탓이었다.<br />
<br />
3.	제작은 엘리자베트 독일 판권을 가진 스테이트 엔터테인먼트가 했되 연출은 빈 판의 해리 쿠퍼가 담당했다보니 의상은 독일 공연들 것을 많이 재활용했되 배우들의 연기와 그밖의 요소들은 빈 판을 따라간다. 루돌프의 의상은 에쎈과 슈투트가르트의 루돌프들이 그랬듯 파란 웃도리 체육복 바지인데 빈의 루돌프처럼 죽음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엎드리는 동작으로 그림자 송을 시작하는 식이다. 전반적으로 에쎈 의상으로 빈 공연을 하는 분위기다. 곡 순서도 당연히 빈 판을 따른다. 대관식 장면에서 에옌이 들어갔고(아싸~) 정신병원 장면은 꼬맹이 루돌프의 엄마 어디있어요 바로 다음에 오며 루돌프의 음모 꾸미기는 생략되었다.<br />
<br />
4.	순회 공연임을 감안해도 배경이 상당히 썰렁하다. 이거 정말 황실 배경 뮤지컬 맞아 싶을 정도다. 엔간한 배경은 그냥 무대 뒤에 영사 처리한다. 영사기만 있으면 지하철 역에서도 공연할 수 있을 거 같다. 보다보면 내가 지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보는 중인가 싶다. 그런데 의상은 또 삐까뻔쩍 사실적이다보니 의상이 연출 방식이나 작품 성격과는 따로 노는 감이 있다. 예를 들어 바트 이슐 장면에서 영사기는 진짜 바트 이슐이 아니라 바트 이슐이 찍힌 관광 엽서 사진들이 포개지는 걸 보여주면서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데 인물들은 사실적으로 재현된 의상을 입고 있으면 어색하거든. 이런 스타일의 연출이라면 인물들의 의상도 상징적으로 미니멀하게 처리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br />
<br />
5.	베를린 판만의 의상 특징을 들자면 죽음은 검은 옷과 흰 옷을 번갈아가며 입고 나온다. 앙상블들은 처음 좀비춤이나 결혼식, 그림자 송 등 죽음의 영향력이 짙은 장면에서는 수의같은 흰 천을 뒤집어쓴다. 이 흰 천 덕택에 병적이고 음산한 분위기가 더 산다.<br />
<br />
6.	베를린 판에서는 꼬마 루돌프가 엄마 어디있어요를 부른 후 죽음의 품에서도 도망을 친다. 성인 루돌프는 자살 후 관에 곱게 담겨지는 게 아니라 죽음의 천사들에 의해 질질 끌려나간다. 봤던 중 제일 불쌍하게 죽는 루돌프였다. 씨씨가 죽음에게 키스 받은 후 공주님 안기로 모셔지는 게 아니라 죽음이 그냥 휙 내려놓을 것임은 해리 쿠퍼의 연출이기에 예상했지만 베를린 판에서는 씨씨의 시신 역시 그냥 회전무대로 치워질 뿐 죽음의 천사들이 모셔가지도 않는다. 시위대들의 증오(Hass) 장면은 연출상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으나 상연 장소가 베를린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섬뜩함이 배가된다. 제 3 제국의 수도였던 도시, 도시 전체에 하켄크로이츠가 펄럭였고 극장 전체에서 전철로 몇 정거장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제국 의사당이 불탔던 도시다. 여기서 외쳐지는 ‘유태인의 노예!’니 ‘승리 만세!’라는 구호는 종종 자기들은 나치 피해자인 척 하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울리는 거랑은 느낌이 전혀 다르다. 여지껏 엘리 번역 하면서도 전혀 못 느꼈던 오싹함을 베를린 무대에서 증오 장면을 보면서 절감했다. 이건 빈에서보다 베를린에서 훨씬 정치적일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br />
<br />
베를린 판의 으시시함을 배가하는 것은 우베 크뢰거의 죽음 캐릭터다. 해리 쿠퍼가 기본적으로 독일판의 단물을 몽땅 빼놨을 뿐더러 우베는 마테가 아니다. 해리 쿠퍼를 연출로 모시고서도 엘리자베트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죽음을 꿋꿋하게 연기해낸 마테는 정말 난 놈이다.(…) <br />
<br />
난 빈 초연판에서 우베 죽음의 광대스러움을 꽤 좋아했지만 불행히도 해리 쿠퍼와 우베는 그 컨셉을 폐기처분한 것 같다. 베를린에서의 우베는 무섭고 강하고 무기질적인 절대자였다. 엘리자베트와의 로맨스는 당연히 약화된다. 마지막 춤이나 이 몸이 춤추실 때 등에서 죽음과 씨씨 사이의 육체적 접촉은 에쎈과 슈투트가르트 때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고 우베 죽음도 유혹자보다 절대자 분위기가 더 난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연출이 엘리자베트라는 작품의 음울함을 살리는 쪽이다보니 맨 마지막의 갑자기 멀쩡한 사랑 뮤지컬스러운 포옹과 키스가 ‘헤헤, 이거 무서운 뮤지컬 아니라니깐요, 해리와 쿤체는 관객 여러분을 해치지 않아요. 러브, 러브!’하는 알리바이로 보일 뿐이다. 물론 그 알리바이는 매우 설득력이 없다. 차라리 루케니가 씨씨를 찔러버리는 데가 진짜 엔딩 같다. <br />
<br />
이 몸이 춤추실 때에서 기억에 남는 건 왜 수영장 동영상에서 죽음이 한 발씩 씨씨를 향해 걸어가고 씨씨는 한 발씩 물러나는 장면 있잖은가, 그게 베를린 판에서는 씨씨가 다가서고 죽음이 물러나는 것으로 역전되었다. 그 뒤 죽음이 두어 발 앞으로 나가면서 리버스가 되긴 하는데 슈투트가르트와 베를린에서 죽음과 씨씨의 관계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br />
<br />
7.	씨씨는 피아 마님이 아니라 한국 엘리 팬덤에서 4월 2일의 악몽 커플로 유명한 안네미케였다. 하지만 그녀의 악명은 폐기되어야 한다. 2008 년 4 월 안네미케의 씨씨는 2006 년 4 월 그녀의 씨씨와 엄청난 질적 차이가 있다. <br />
<br />
우선은 그녀가 피아 마님의 커버가 되었다는 데서 첫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난 아직 마님 씨씨는 못봤지만 보통 독일어권 뮤지컬계에서 제 1 커버는 메인의 연기를 그대로 따라한다. 제 1 커버의 창의성을 압박하는 처사일 수도 있지만 제 1 커버와 메인 사이에 연륜의 차이가 놓여있을 때는 제 1 커버 역의 젊은 배우에게 큰 배움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선배 연기자가 무수한 무대 경험과 인생 경험을 통해 구축해놓은 걸 고스란히 받아먹을 수 있는 기회거든. 안네미케의 연기를 보면서 ‘이건 피아 마님 냄새가 난다, 마님 식 씨씨야’라고 느껴지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br />
<br />
하지만 기본틀은 피아 마님이 만들어놓은 것이라 해도 거기에 관객들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불어넣은 건 안네미케의 몫일 터다. 그녀의 나는 나만의 것은 내가 현장에서 들었기 때문에 더 생생한 인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고서도 내가 들어본 중에서 가장 훌륭한 나만의 것 버전 중 하나였다. 전반적으로 그녀의 젊은 씨씨 연기는 상당히 좋았고(그녀가 어설픈 데가 남아있는 게 오히려 강점이었다. 나는 나만의 것은 어설픈 씨씨가 어설퍼지지 않겠다고 부르는 노래니까) 나이먹은 후의 연기는 퀄리티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커버로서는 훌륭한 씨씨였고 안네미케는 관객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배우였다. 아무래도 슈투트가르트 커버들이 아니라 2006 년 4 월 2 일이라는 특정한 날짜에 저주가 걸려있었나보다. 4 월 말에는 멀쩡했던 로리 루돌프도 4 월 2 일에는 맛이 가 있었다. 어쩌면 칼도 사실은 괜찮은 죽음일지 모르겠다.(…) 베를린에 엘리 보러 오시는 분들 혹시 안네미케 걸리더라도 너무 좌절 마시길 바람. 아마 피아 마님 씨씨도 연기 방향은 안네미케랑 비슷하실 것임.<br />
<br />
8.	우베는 드라큘라 때보다 더 목이 맛이 간 것 같다. 죽음의 첫 등장 장면 때 상당히 상태가 안좋아서 그 뒤가 걱정될 정도였다. 다행히도 그 뒷장면들에서는 나아졌고(아마 우마왕도 이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씨씨랑 아빠가 Wie du 부르는 동안 극장 뒤 주차장에서 소리지르다 왔나보다) 여전히 파워로는 모든 다른 배역들을 관광보내는 우마왕이었지만 파워말고 달달함으로도 다른 모든 배역들을 관광보내던 삼총사 때의 우마왕이 그리웠다. 전반적으로 이 날 우베는 들으면 ‘와, 성량 좋고 힘있네’라는 감탄은 날지언정 ‘와, 목소리 좋다’라는 감탄은 나지 않았다.<br />
<br />
베를린 죽음도 아예 연애를 안하는 건 아니라서 프란츠의 여보 문 열어줘 후 씨씨 꼬실 때는 달달한 소리를 낸다. 근데 이 때 우마왕이 흰 옷 입고 반쯤 드러누운 자세로 나타나 그런 소리를 내는 바람에 느끼해 죽는 줄 알았다.(…) 그리고 우마왕을 세 번째로 무대에서 보고 드디어 인식하게 된 건데 우베가 진짜 머리가 크긴 크다. 내 자리가 3층 발코니 제일 싼 자리였는데 출연진들 중 우베 얼굴이 제일 잘 보였다.(…) 혼자 비율이 다르더라. 근데 드라큘라 때는 우베랑 예습이랑 둘이서 출연진들 키 평균을 깎아먹는 건 알아봤을 망정 딱히 우베 머리 크다는 인상은 못 받았고 베를린 엘리에 와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걸 보면 평균적으로 베를린 엘리의 다른 모든 출연진들이 머리가 작은 건지도. <br />
<br />
우마왕이 정말로 스타구나 싶었던 건 프롤로그에서 우마왕이 아직 노래 시작도 안했는데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았을 때. 커튼 콜 때도 확연히 관객들 반응이 달랐다. 우마왕 알아보고 박수치는 거 보면 관객들 중 엘리 오덕들이 좀 분포했을 거 같은데 1막 막판 초상화 코스프레 장면에서는 박수가 약해서 의외였다. <br />
<br />
베를린 판만의 특별한 무대 장치를 들자면 위의 느끼한 장면에서 죽음이 타고 나타난 잎사귀 모양 보트를 들 수 있다. 루돌프와 죽음의 장면에서는 그게 침대 대용으로 쓰인다.<br />
<br />
9.	우베와 안네미케는 원래 알던 배우였고 베를린 판에서 특별히 건진 건 프란츠 요제프. 내가 프란츠 요제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은 ‘얼마나 찌질한가’인데 일단 찌질도에서 합격점을 얻었고 배우가 제법 연기가 되는 사람이라서 딱히 프란츠 요제프의 성격에 특별한 해석을 덧붙이지 않고도(사실 프란츠 요제프는 별로 배우의 해석 변주가 들어갈 여지가 없는 캐릭터기도 하다) 기본기만으로도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살려낸다. 만점 남편이나 성군형 프란츠 요제프는 아니고 찌질형 프란츠 요제프인데 앙드레 바우어만큼 찌질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진 않는다. 앙드레 바우어가 가부장형 찌질이라면 이 프란츠 요제프는 좀 여린 편이라고 할까. 여보 문열어줘 장면에서 이 프란츠 요제프는 씨씨에게서 도피처, 매달릴 곳을 찾는다는 인상이 짙다. 전반적으로 프란츠 요제프의 약한 면모를 잘 드러내면서 또 약하지만은 않아서 마음에 드는 프란츠 요제프였다. 게다가 배우로서 자기를 죽여야하는 부분도 잘 안다. 초반 집무실 장면이나 선보는 장면처럼 꼭둑각시 연기를 해야할 때는 적당히 무개성하게 꼭둑각시 노릇을 하다가(그래서 초반부에는 이 프란츠 요제프가 그저 그렇다고 여겼음) 여보 문열어줘에서부터 캐릭터를 사람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br />
<br />
10.	루케니인 브루노 그라시니는 별 느낌이 없었다. 예전 공연에 비해 그라시니의 연기 디테일이 살짝 달라진 건 귀에 뜨였으나(이를테면 집무실 장면에서 프란츠 요제프를 소개하면서 마치 프란츠 요제프가 별 것 아닌 인물이라는 듯이 ‘아, 걔 이름이 뭐였더라?’하는 식으로 뜸을 들인다든가) 내가 루케니에 별 관심이 없다보니 그 변화들에서 별다른 결론은 못이끌어내겠다. 내가 그라시니를 들으면서 얻은 단 하나의 소감은 ‘얜 바리톤이라도 폰 크로록은 안 어울리겠군’ 뿐이었다.<br />
<br />
11.	베를린의 성인 루돌프는 별 거 없다. 일단 혁명 황제는 아니고 연약과에 더 가까운데 그게 연기 덕이라기보다는 배우 자체의 목소리가 가늘고 약한 편이라서 주는 인상이 크고 연약형 루돌프의 거성 루카스의 섬세함에는 못 미친다. 혁명 황제형 루돌프에는 이미 마틴이 거성으로 자리하고 있으니 애당초 뭘로 나가든 경쟁력이 없는 루돌프긴 했다. 딱히 노래가 특출난 것도 아니고 연기는 심심하고 해서 그림자 송에서 실망한 후 그래도 내가 루돌프를 판단하는 기준은 거울송이니 그것까지 들어보고 판단하자 했다가 거울송에서 베를린 루돌프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렸다. 난 엘리에서 다른 모든 출연진이 왓더퍽이더라도 성인 루돌프만 훌륭하면 ‘아, 참으로 감동적인 공연을 봤어’하고 뿌듯해할 수 있는 루돌프 빠인데 하필 베를린에 이런 루돌프가 뽑혔다니 난감하다. 안네미케가 생각보다 잘해서 ‘오오 축복받은 베를린 판 오오 앞으로 자주 와야겠음’하던 기분이 성인 루돌프 등장 후 푸쉬쉬 꺼졌다. 루돌프가 존재감이 약한 덕택에 생긴 그나마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 안그래도 절대자 죽음인 우토트의 귀축강공성이 제대로 살더라는 거다. 참으로 공수의 도가 반듯하게 잡힌 죽음X루돌프였다. 우토트를 상대로도 리버스를 해치운 바 있는 예돌프가 퍽 대단한 신인이긴 했구나 싶었다.(…)<br />
<br />
12.	우마왕도 나이 먹고 늙어가나보다. 풍차 돌리기 안하더라. 죽음X루돌프 지지자로서 기대하고 있다가 슬펐다. 그냥 탱고로 만족해야하는 건가. <br />
<br />
13.	피아 마님이 안나오셔서일지도 모르겠는데 공연 직전 당일 표를 샀음에도 가장 싼 좌석이 남아있었다. 뱀파이어들의 춤 때는 당일에 제일 싼 좌석 표 구하기는 힘들었는데, 흠.<br />
<br />
14.	내가 엘리 오덕이긴 한가보다. 분명 무대에서는 처음 보는 작품인데 이미 몇 번은 본 것처럼 낯설지가 않다. <br />
			 ]]> 
		</description>
		<category>뮤지컬 잡담</category>

		<comments>http://heilt.egloos.com/3718133#comments</comments>
		<pubDate>Fri, 25 Apr 2008 13:12:08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06879</link>
		<guid>http://heilt.egloos.com/3706879</guid>
		<description>
			<![CDATA[ 
  클린트 이스트우드 옹이 감독 주연한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봤다. <br />
<br />
1차 소감: 배우 인생 동안 서부극의 아이콘이나 다름 없이 살아오면서 이스트우드 옹이 내심 로버트 레드포드가 무지 부러우셨던 게지. 아마 레드포드 옹이 이 영화 보고 위협을 느껴 나온 게 호스 위스퍼러지 싶다. 초로의 배우 출신 남성 감독들의 로망은 이런 거였단 말인가. 레드포드 옹이 적지 않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금발을 휘날리신다면 이스트우드 옹은 웃통을 벗어던져 승부하심. <br />
<br />
여러 모로 호스 위스퍼러랑 비교가 되었는데 여주인공이 프리마 돈나 노릇 할 자리를 마련해주는데는 이스트우드 옹이 더 나았다. 하긴 메릴 스트립 마님을 모셔놨는데 그래야지. 전반적으로 호스 위스퍼러에 비해 여주인공의 존재감이 더 잘 부각되었심. <br />
<br />
굉장히 여주의 감정선이 섬세한 여성 취향의 멜로물을 초로의 액션 배우 출신 남자 감독이 만들어냈다는 게 재미있음. 이거 원작 소설도 아마 남자가 썼지? 이야기를 만든 건 분명히 남자들이고 감독이 직접 연기까지 했건만 로버트는 프란체스카만큼 캐릭터가 잘 구현되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너무 선수삘이 나. -.- 여자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딱딱 잡아서 공략하고 있는데 실제 저런 스킬 가진 남자가 존재한다면 아마 프란체스카랑 불장난 끝나고 얼마 안가 새 여자 낚았을걸. 절대 천연 그대로의 남자란 생물은 저런 스킬 구사못하지. 여자 몇을 거치면서 훈육된거야, 저건. 실제 현실 세계의 보통 남자들은 어떤가하면 프란체스카의 남편처럼 마누라가 울고 있으면 “어, 왜 울어? 무슨 일이야?”하고 묻고는 그녀가 이유를 말해주지 않으면 절대로 못 깨닫는다구. <br />
<br />
2차 소감: 사랑이란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의 일격이 아니라 본인이 자초하는 인재다. 인연이란 사람이 만드는 거다. 영화 전반부 내내 프란체스카를 보며 “저 아주머니가 정신줄을 완전히 놨구만, 쯧쯧” 싶었다. 길 설명을 못하겠으면 약도 그려 가르쳐주면 그만이지 외간 남자 혼자 모는 트럭은 왜 따라 타고간거유? 그리고 남편도 없는 집에 웬 아이스 티 핑계로 외간 남자를 끌어들인 거유? 그리고 저녁 먹고 가라 붙드는 건 뭔데? 전반부 내내 ‘난 남편으로는 모자라요. 새 남자의 자극이 필요해요’ 아우라를 팍팍 풍겨대는 아주머니를 보며 저 아주머니, 로버트 안만났더라도 조만간 어떤 남자 상대로든 불륜 한 건 저질렀겠군 -_- 싶더라. 저런 타입이 짜증나는 게 뭐냐면 스스로를 속이고 있기 때문에 정말 상대 남자랑 육체 관계 갖기 전까지는 자기가 불륜 중이라는 사실도 인정 안한다는 거. 로버트가 ‘우린 당신 자식들에게 말 못할 일은 아무 것도 저지르지 않았다’ 운운할 때 팍 뿜겼던 게 이봐요, 당신들 감정적으로는 이미 즐길 거 다 즐겼거든요? 키스와 육체 관계 이전에도 이미 둘이서 홍콩을 열 몇 번을 갔다온 주제에 무슨. 차라리 그들이 육체 관계를 맺은 후가 그 전의 정신적 불륜 단계보다 더 보기 편했는데 이유는 ‘명백하게 선을 넘어버렸으니 저들도 이제는 위선을 못 떨겠구나’ 싶어서. 정말이지 차라리 ‘나 남편 속이는 거 맞아. 남편한테 신의 지킬 생각 없어’하고 똑똑히 자각하면서 저지르는 확신범들이 낫지 저렇게 스스로 자초해놓고서도 ‘엄훠나, 난 어쩔 수 없었어’하는 타입들은 무지 재수 없다는. <br />
<br />
불륜이 아니더라도 연애는 다 스스로 만들어낸 인연 맞다. 본인이 연애할 마음 없고 사랑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시에는 아무리 대단한 이성이 들이대도 무반응하게 되어있다. 반면 막 연애가 하고 싶고 마음이 열려 있을 때는 예전이라면 거들떠 보지 않았을 이성에게서도 막 장점과 매력이 보이는 법이고. <br />
			 ]]> 
		</description>
		<category>기타감상들</category>

		<comments>http://heilt.egloos.com/3706879#comments</comments>
		<pubDate>Thu, 17 Apr 2008 08:58:33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독서중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05430</link>
		<guid>http://heilt.egloos.com/3705430</guid>
		<description>
			<![CDATA[ 
  요새 아랍 시각으로 본 십자군을 읽고 있다. 베이루트에서 출생하여 파리에서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아랍 출신 기독교인이 쓴 책. 서구 학자들은 언어 장벽으로 접하기 힘든 아랍어 사료들을 바탕으로 일반인 독자 눈높이에 맞춰 ‘이런 이런 일이 있었다’고 사건 위주로 알려주는 대중서인데 쓴 사람이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작가라 그런지 역시 전문 역사학자가 쓴 것보다 재밌다.(…)<br />
<br />
서구에서 발간된 기존 십자군 관련 서적들을 읽을 때면 먼 중동까지 기어가 삽질을 연발한 프랑크 군만큼 멍청하게 전쟁을 한 군대도 세상에 또 없지 싶었는데 과연 시각을 바꾸어 아랍인들의 시각에서 보니 천하의 등신은 무슬림들이었다. 이래서 여러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게 중요한가보다. <br />
<br />
사례 1: 안티옥 공방전 끝물 무렵의 어느 전투에서 프랑크 인들은 꽁지가 빠져라 달아나는 무슬림 지원군을 추격하지 않았다. 이유는 ‘진짜 전투는 아직 서로 치뤄보지도 않았고 고로 쟤네가 도망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도망가는 걸 보니 이건 함정이 분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은 함정 따위는 없었고 무슬림 지원군은 순수하게 싸움이 무서워서 도망간 것 뿐이었다.<br />
<br />
사례 2: 전투 민족인 프랑크 인들과 문화 민족인 무슬림들은 뇌 구조가 아예 달랐다. 화성에서 온 프랑크 인, 금성에서 온 무슬림이라 보면 얼추 맞다. 무슬림들이 자기들끼리 분쟁에 바빴다 해도 고향 땅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손해를 보는 건 자신들인지라 가급적 프랑크 인들을 좋게 좋게 달래보려 시도했다. 왜냐면 프랑크 인들이 자신들의 목표는 성지 예루살렘이라고 고래고래 선전을 했기 때문에 예루살렘까지 가는 중간의 시리아 땅의 제후들은 ‘쟤네들 목표는 우리 땅을 먹는 게 아니라 예루살렘이다, 길만 곱게 내주면 쟤네들은 얌전히 예루살렘까지 가겠지’했다.<br />
<br />
그리하여 트리폴리스의 제후는 프랑크 인들의 사자들을 초청했다. 평화적인 경유를 위한 조건을 협상하기 위해서였다. 제후는 프랑크 인들이 불필요한 유혈을 피하고 가급적 서로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길을 선택할만한 고등생물일 거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트리폴리스의 부유함과 선진국스러움에 입이 딱 벌어진 촌뜨기 프랑크 사자들은 본진으로 돌아가자 ‘저길 치면 엄청난 약탈품이 우리를 기다린다!’고 설레발을 쳤다. 프랑크 인들은 즉각 제후의 영지 한 쪽을 공격하기 시작했다.<br />
<br />
다행히도 공격받은 영지 주민들이 투혼을 발휘하여 프랑크 인들은 씨불거리며 물러났다. 닭 쫓던 미친개 모드의 프랑크 인들이 트리폴리스 주변을 지날 때 저 미친 것들이 언제 또 짖으며 달려들지 잔뜩 긴장한 제후는 군량을 바리바리 싸서 프랑크 인들에게 전하며 살살 달래보냈다.<br />
<br />
사례 3: 1차 십자군 당시 무슬림들이 쉽게 예루살렘까지 길을 내주고 만 이유 중 하나는 무슬림들 스스로 세력 다툼 때문에 프랑크 인들보다 서로를 더 증오하고 있었기 때문임은 잘 알려져 있다. 십자군 전쟁의 직접적인 계기는 소아시아에 세력을 확대해가는 셀주크 투르크에 밀린 비잔틴 제국의 황제가 교황에게 ‘우리가 남이가, (동서방 교회 분리 때문에 실제로는 남 맞음) 와서 여기 이교도들 좀 쓸어다오’하고 SOS를 쳤기 때문인데 정말로 프랑크 지원군이 비잔틴 제국을 돕기 위해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집트의 재상은 입이 귀밑에 걸려서 비잔틴 황제에게 ‘굿 잡’이라는 축전을 보냈다. 꼴보기 싫은 순니 파 놈들이 엿먹을 걸 생각하니 시아 파 재상은 너무너무 행복했던 것이다.<br />
<br />
그 재상이 죽고도 한참 지나서의 일이지만 예루살렘 왕국이 멸망한 뒤 프랑크 십자군은 타겟을 예루살렘에서 이집트로 바꾼다. <br />
<br />
위의 십자군 얘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고 뜬금 없이 생각난 옛날 일 하나. 부전공하는 과에 제법 엄격한 인상의 노교수가 한 분 계셨다. 지금은 은퇴하고 좀 되셨으니 68 혁명 전에 대학을 다닌 옛 세대 독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젊은 세대 교수들은 대충 넘어가는 규칙도 꼼꼼하게 따지는 분이었는데(그치만 유머 감각은 또 풍부하신 분이셔서 수업은 재밌었심. 그 분이 원칙을 내세워 아직 당신 수업 들을 레벨이 안되었던 나를 내치지만 않으셨어도 은퇴하시기 전에 한 번은 제대로 수강을 해봤을텐데) 수십 년 전 학술 잡지를 뒤지다가 이 분이 아마도 박사 학위 따고 얼마 안된 소장 학자일 때 내셨을 논문에 대한 평을 봤다. 상당히 아프게 까는 평이었다. <br />
<br />
…그걸 읽고 내가 그 교수님께 다소의 친근함을 느끼며 동시에 ‘우히히히’하는 기분이 들었던 건 결코 내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다. 어떤 분야든 덜떨어진 풋내기들에게는 자기만 삽질하는 게 아니고 자기만 못난 게 아니라는 확신이 정신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데 ‘나처럼 실수하거나 까이는’ 대상이 평소 까마득하게 높아보이던 인물이면 위안의 효과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br />
			 ]]> 
		</description>

		<comments>http://heilt.egloos.com/3705430#comments</comments>
		<pubDate>Wed, 16 Apr 2008 08:46:52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형식주의 보게나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700128</link>
		<guid>http://heilt.egloos.com/3700128</guid>
		<description>
			<![CDATA[ 
  자네가 보내준 건면시대들은 아주 맛나게 잘 먹었다네.지존은 역시 청국장 맛이었어. 컵라면에서 콩이 씹힌다는 건 정말로 획기적이 일이야. 국민 소득 2만 불 시대에는 바로 이런 컵라면이 필요해. 치즈맛도 꽤 좋았고 소고기장국도 괜찮았지. 어느 맛이든 럭셔리한 건데기 수프가 압권이었네.<br />
<br />
보내준 극세사 목욕 가운은 실제로 입진 않고 끌어안고 비비적대며 살고 있다네. 안감까지 극세사라는 점이 감격의 포인트였어. 다시 한 번 고맙네.<br />
			 ]]> 
		</description>

		<comments>http://heilt.egloos.com/3700128#comments</comments>
		<pubDate>Sat, 12 Apr 2008 12:44:12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마리 앙투아네트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693432</link>
		<guid>http://heilt.egloos.com/3693432</guid>
		<description>
			<![CDATA[ 
  <p>소피아 코폴라가 감독한 버전을 봤심.<br><br>1. 영화 내내 화면 뒤에서 감독의 '전세계 소녀들이여, 단결하라!'라는 부르짖음이 들려왔다. 혹은 'MA 오덕녀들아, 이 언니가 해냈단다!'라는 외침이라든가. 전반적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생애에 대해 사전 지식이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 오덕녀들을 위한 영화였음. 첫 아들이 죽는 정황을 초상화 그림이 바뀌는 것으로 암시한다든가 마리 앙투아네트가 발코니에서 한 번 엎어져주니 혁명 군중들이 오오 왕비 오오 모드로 바뀌는 에피소드라든가 이미 다른 경로로 마리에 대해 아는 게 없는 관객은 따라가기 힘들겠더만.<br><br>덕택에 영화를 보면서 마리 앙투아네트 오덕질이 결코 베르사이유의 장미로 유년 시절을 살찌운 동북아시아 여인들에게만 한정되지 않음을 깨달았음. 단두대에서 스러져간 로코코 왕비님이란 전세계 소녀들의 원형심상을 자극하는 데가 있었구나. 프티 트리아농이 괜히 친숙하게 느껴지는 데서 나 역시 그 원형심상을 품고 살아가는 일족임을 자각함. <br><br>2. 기존에 마리 앙투아네트 영화들이 특히 불어권에서 여러 편 제작이 되었던터라 차별화를 위해서인지 시대착오적인 요소들이 많이 등장했다. 근데 정말 시대착오적으로 묘사된 건 베르사이유가 아닌 쇤브룬이었다. 아무리 베르사이유와 대조를 위해서라지만 역시 절대 왕정 시대의 강대국이었던 오스트리아 궁정이 저리 빈한하게 묘사되다니 지못미 합스부르크. 마리는 부르봉에 전혀 꿀리지 않는 합스부르크 출신의 왕자비가 아니라 19 세기 부르주아 가정에서 타임 워프한 시간여행자처럼 보였다. 나 정말이지 마리의 그 빈한한 혼례마차 행렬을 보고 마리아 테레지아가 계모인 줄 알았다.(...)<br><br>3. 뭐야 황제님 아마데우스의 그 황제님이 더 귀여웠어. 그 황제님을 돌려줘. 페르젠 역의 배우가 나왔을 때는 아니 뭐 저리 재미없고 무개성하게 잘생긴 남자를 캐스팅했지하고 의아해하다가 마리 앙투아네트의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코스프레 중인 페르젠'망상을 보고 이유를 깨달았다. 애당초 페르젠과의 불장난을 딱 저리 얄팍하게 묘사하려는 게 감독의 의도였구만. 남주는 전적으로 루이 16 세였심.<br><br>4. 소피아 코폴라의 감정 과잉을 배제한 섬세하고 내면적인 연출 방식은(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오늘 베르사이유에는 사람이 많군요' 대사 후 와아앙 울며 뛰쳐나가 종묘사직이 바닥에 떨어졌음을 개탄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녀를 포함한 주위 사람들의 아이러닉한 미소만으로 지나간다) 과시적인 로코코 궁정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보다는 차라리 마음의 병을 앓던 19 세기 히로인 씨씨를 주인공으로 삼았음 더 잘먹힐 뻔 했음. 보통 사람들이 마리의 극적인 생에서 기대하는 건 드라마틱한 이야기잖아. 이 영화 개봉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은 뭥미였지만 감독이 같은 연출 방식으로 씨씨의 생애를 그려냈다면 예술했다고 칭송받았을 것임. <br><br>5. 커스틴 던스트, 브라보! 감독 스타일이 요구하는 바에 딱 맞는 훌륭한 연기였심. </p>			 ]]> 
		</description>
		<category>기타감상들</category>

		<comments>http://heilt.egloos.com/3693432#comments</comments>
		<pubDate>Mon, 07 Apr 2008 14:40:40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스위니 토드 ]]> </title>
		<link>http://heilt.egloos.com/3672109</link>
		<guid>http://heilt.egloos.com/3672109</guid>
		<description>
			<![CDATA[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팀 버튼의 영화판 스위니 토드를 보며 떠올리고 만 선현의 지혜였음. 아놔, 꼬맹이 터비에게마저 가창력으로 관광당하는 스위니와 거지녀보다도 노래를 못하는 러벳 부인 어쩔거야. 전문 뮤지컬 배우 아닌 건 마찬가지라도 앨런 릭맨과 사샤 바론 코핸은 극 전체에서 노래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인지 무난했는데(실제 뮤지컬 무대에서도 조역을 뮤지컬 전문 배우 아닌 일반 배우에게 주는 경우는 자주 있잖나) 타이틀 롤인 스위니와 거의 스위니만큼 노래를 많이 부르는 러벳 부인은 정말이지 이게 ‘뮤지컬’영화가 아니라 뮤지컬’영화’니까 가능한 캐스팅이었음. 에피파니를 장렬하게 안티 클라이막스로 만들어버리는 조니 뎁을 보며 ‘연기 귀신 조니 뎁이 저렇게 허접해보일 수도 있구나, 꼭 알렉스 K의 영화판 같아’하고 감탄했고 이런 걸 사운드 트랙으로 만들어 팔아먹는 상술에 한 번 더 감탄했다. 차라리 전 출연진이 다같이 노래를 못했으면 하향 평준화로 서로의 흠이 가려졌을지도 모를 일인데 안토니와 조안나, 터비는 또 멀쩡해서 주연 둘이 노래를 시작할 때마다 ‘어떻게 애보다도 못하냔 말이다!’고 손가락질하게 되더라는. 그래도 친구들하 부를 때까지는 조니 뎁 연기빨로 어찌어찌 커버가 되었으나 친구들하보다 난이도가 높은 에피파니에서 밑천이 드러나더니 그렇게 한 번 이미지 깨지고 나니까 그 후로는 조니 뎁이 노래 시작할 때마다 두려워질 정도였음. 스위니 토드 처음 접하고 에피파니 난생 처음 듣는 나도 그게 아마추어가 그냥 덤빌 곡이 아님을 알겠더만 대체 무슨 배짱이었던게냐. 알렉스 K 때도 느꼈지만 난 연기 잘하고 노래 못하는 뮤지컬 배우보다는 차라리 연기 딸려도 노래 잘하는 배우가 좋아.<br />
<br />
팀 버튼이 워낙 특유의 스타일이 확실한 감독이다보니 위에 쓴 대로 ‘뮤지컬’ 영화가 아니라 뮤지컬 ‘영화’라는 느낌이었다. 시각적 이미지가 압도적이기도 해서 기본적인 인상은 팀 버튼 영화 한 편 보는구나였고.(그래야 조니 뎁과 헬레나 본햄 카터의 기용이 정당화됨) 난 스위니 토드의 무대 버전을 보기는 커녕 음반조차 들어보지 못하고 갔기 때문에 원작 뮤지컬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무대 버전과는 여러 모로 바뀌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이 들었다. 근데 스위니 토드 무대에서 보신 분들, 뮤지컬에서도 안토니와 조안나의 비중은 저리 뜬금없나효 쟤네 대체 왜 나오는 건가효 전 걔네 둘이 스위니의 복수극에 중대한 갈등을 일으킬 줄 알았는데 그냥 스위니랑 안토니랑 둘이서 조안나 한 곡 부르고 땡인가효 손드하임이 그냥 젊은 배우들도 노래 부를 기회 주려고 만들어넣은 애들인가효 이거 나름 고대 운명 비극 컨셉같은데 운명 비극이면 안토니랑 조안나가 저리 그냥 휙 퇴장하면 안되는 거지 않나효. <br />
<br />
난 ‘이발사가 마누라와 딸의 복수를 하느라 면도칼로 사람들을 죽인다더라 사람 고기로 파이 만드는 여자가 이발사를 좋아한다더라’ 딱 여기까지만 내용을 알고 갔기 때문에 거지녀의 반전은 나한테는 진짜 반전이었음. 인투 더 우즈랑 암살자들 캐스트 앨범 들어보다가 ‘에이씨 난 영어를 몰라서 손드하임의 작품 세계를 이해 못하게써’하고는 손드하임에게 일절 관심을 끊어버린 전력이 있는지라 아무런 기대 안하고 갔다가 왜 손드하임 뮤지컬은 몇 곡을 귀로만 들어서는 안되고 전체를 봐야한다고 말들을 하는지 이해했다. 의외로 서정적이었던 멜로디들도 취향이었심. 하도 손드하임 난해하고 매니악하다는 소리를 들어서 현대 음악 콘서트 가는 기분으로 음악에는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멜로디들이 중독성이 있더라. 특히 예쁜 여자들이랑 조안나는 영화 끝나고도 계속 따라 흥얼거리게 되더라는. 하지만 영어는 역시 장벽이었다. 나 스위니랑 러벳 부인이랑 터비 대사들 못 알아듣겠심. O>-< 나 아직도 터비가 팔던 약이 머리카락에 무슨 작용을 하는 약인지 이해 못했다.(…) 반면 신분과 자라온 환경의 차이가 억양에서 드러나는지 다른 모든 등장 인물들의 대사가 외계어로 들리는 가운데 판사랑 조안나의 대사는 귀에 쑥 들어와서 순간적으로 앨런 릭맨이 한국말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1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드라조나 동인질한 게 드디어 빛을 발한 것이 예전같으면 그냥 모르고 넘어갔을텐데 러벳 부인의 의상을 보고 ‘저 시대에 거리에서 저런 가슴이 드러나는 옷이라니! 버럭!’하게 되더라는. 우와, 드디어 나도 빅토리안 조를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br />
<br />
뮤지컬 ‘영화’라 해도 나처럼 손드하임에 등 돌리고 살던 사람에게는 괜찮은 떡밥이라 한 번 낚여볼까 하고 스위니 토드 음반을 구하러 시내 대형 음반점으로 갔다. 근데 빌어먹을 영화 사운드 트랙 밖에 없어서 지름신이 나를 버리셨도다 하고 그냥 왔다. 출연 배우들의 팬이거나 스위니 토드 매니아라서 모든 음반 판본을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이 사운드 트랙을 20 유로 가까운 돈을 주고 살 수도 있겠지. 근데 난 둘 다 아니거든. <br />
			 ]]> 
		</description>
		<category>기타감상들</category>

		<comments>http://heilt.egloos.com/3672109#comments</comments>
		<pubDate>Sat, 22 Mar 2008 19:37:31 GMT</pubDate>
		<dc:creator>하일트</dc:creator>
	</item>
</channel>
</r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