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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잡생각 가공장소 : 개점휴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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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국가의 부름을 받고 공노비 생활하러 갑니다. 우왕ㅋ썅ㅋ</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Sun, 06 Sep 2009 10:29:16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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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잡생각 가공장소 : 개점휴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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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국가의 부름을 받고 공노비 생활하러 갑니다. 우왕ㅋ썅ㅋ</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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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블로그 주인장은 현재 훈련병입니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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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06/27/e0086127_4aa38ec161af7.jpg" width="500" height="141.66666666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06/27/e0086127_4aa38ec161af7.jpg');" /></div><br><br>방명록은 따로 윗 메뉴 포토로그에 있으니 잡이야기쪽은 싸이 혹은 저 위의 방명록에 해 주시면 되고....<br>맨 윗 글은 말 그대로 공지글입니다. -_-;<br>자대배치 주소나 근황 같은거 업로드되니 이쪽에다가 글 좀 써주세영.<br>덜 급한건 방명록 좀 급한건 이 글에 댓글 달아주시면 됩니다.<br><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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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신변잡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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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06 Sep 2009 10:28:30 GMT</pubDate>
		<dc:creator>붉은바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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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Hermes Express / Ep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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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 right">'가장 큰 사랑을 가슴에 품은,<br>가장 큰 사랑을 베풀 줄 알았던 사람이<br>이 곳에 영면하다'<br><br><strong>-아크 드미첸의 묘비명.</strong></div><br /><br /><p><br><br><br><br><br><br>"그래서........."<br>"결국 그들은 화금석이 더 이상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게 됬고, 우리는 화려했던 실적들에 또 다른 오점을 남기게 됬고, 만물가게는 VIP를 잃었죠. 재계의 혼란은 덤."<br>"배드 엔딩이군."<br>"뭐, 어쩌겠어요. 최후의 보루께서 내리신 선택인데 존중해야겠죠. 그래도 혼자 덤태기 쓴 것보단 낫잖아요?"<br>"독박을 나눠 맞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건가. 뭐,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묘비 앞에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 <br>이제야 한 열여섯, 열일곱 정도 됬을 외모에 평범한 복장. 하지만 비가 오는 날에 비옷도, 우산도 없이 서 있는 모습을 평범하다고 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았다. 벌써 오래 전부터 그렇게 서 있었던 모양인지, 소녀의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입고 있던 옷마저 비에 푹 절어있었다. <br>한참을 그렇게 비를 맞으며 묘비를 바라보고 있던 소녀의 곁으로, 한 청년이 다가갔다. 검은 색 우산에 온통 검은 색 일색인 정장을 입고,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청년이었다. 꽃이나 향 대신에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불을 붙이고 묘비 앞에 둔 청년은, 비를 맞고 있던 소녀에게 다가가 우산을 씌워 주며 말을 걸었다.</p><p>"아는 사람의 묘니?"<br>"아니요."</p><p>그렇구나, 하며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 색 우산을 조심히 소녀의 손에 쥐어주고 몸을 돌려 묘지에서 떠나려는 찰나,</p><p>-누군진 모르겠지만, 그리운 느낌이 들어요.</p><p>청년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비를 맞으며 묘지를 빠져나갔다.<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p></strong><br>&nbsp;</p><p>"어, 잠깐. 뭘.......지웠다고?"<br>"말 그대로. 드미첸이었을 때의 기억만 통째로 날려버리는 거지. 뭐, 루인이 직접 그렇게 했다면 약간 다른 절차긴 했겠지만."<br>"뭐야, 제작자라면서. 쉬운 거 아닌가, 그러면?"<br>"아무리 실력좋은 제작자래도 이미 다 만들어놓은 물건에서 특정 부분만 날려 버리는건 쉬운 게 아니라고. 컴퓨터가 아니란 말야."<br>".....잘 이해가 안 가는데."<br>"마트로쉬카(러시아 인형) 뚜껑 안 열고 가장 안 쪽에 있는 인형만 꺼내는거, 너 할 수 있냐?"<br>"그걸 어떻게 해?"<br>"그런 거하고 비슷한 거야. 물론 그 녀석이야 특이한 녀석이니까 가능했겠지."<br>"마법을 지우는게 뭐가?"<br>"화금석은 그 자체가 마법이고 신비니까."<br>".....이해가 안 되는데. 끄응. 그나저나 하나 더. 그 예고장은 언령(言靈)이랬나, 아무튼 자물쇠 같은 거라면서."<br>"그렇지."<br>"그런데 그 녀석은 왜 마지막에 그럼 그걸 뽑아가지 않은 거야?"</p><p>오르샤의 질문에 아스티아는 다 구겨진 '예고장' 을 얼룩진 가운 주머니에서 꺼냈다. 예고장을 쓰레기 던져넣듯이 던져주며 아스티아는 말했다.</p><p>"마지막 부분만 잘 봐."</p><p>아스티아의 말에 오르샤는 마지막 부분을 자세히 봤다. 그리고 몇 초 후, 그녀는&nbsp;폭소를 터트렸다. <br>다 구겨진 예고장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p><p><em><strike>'화금석을 회수한다</strike> 화금석은...책임지는 놈이 나오면 그 놈에게&nbsp;떠맡기도록 한다.'</em><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p></strong><br>&nbsp;</p><p>비가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쓰고 있는 우산을 거세게 때리는 빗소리를 배경 삼아서 나는 마법사에게 말했다.</p><p>"물어볼 게 있어요."<br>"뭔데."<br>"왜 하필 제가 책임을 져야 했던 거죠?"</p><p>나의 질문에 페머터는 뭘 당연한 걸 물어보냐는 듯한 눈길로 쳐다봤다. 나는 다시 한 번 귀에 대고 마법사가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을 때까지 이야기했고, 마법사는 그제서야 귀를 후비면서 질문에 대답했다.</p><p>"아가씨 말고는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었으니까."<br>"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에요?"<br>"이봐, 내가 그 맨 처음에 예고장 보냈을 때 기억 안 나나? 별 거 아냐. 사실 기대도 안 했었지. 공평하게 하려면 아가씨에게도 일단 드미첸이 어떤 존재인진 알고 시작했어야 된다, 뭐 그런 거지. 아가씨 빼고 다들 잘 알고 있었다고. 문제가 있다면 화금석에 대해서는 잘 알아도 전부 책임지려고 하진 않았지. 관심도 가지지 않았고."<br>"다 안다는 듯이 말하네요. 그럼 그렇게 될 걸 알고 있었으면서, 당신은 왜 그랬던 거에요?"<br>"아니, 몰랐어. 기대도 안 하고 있었다니까.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으면 난 그냥 그대로 화금석 뽑아서 만물가게에 던져놓고 갈 생각이었지. 어느 한 명이 책임진다고 하면 그거에 맞춰서 좀 도와주기로 했고. 심장을 뽑겠다면 뽑고, 지킨다고 하면 난 그냥 포기하고 가고, 나한테 일거리를 던져놓은 머저리 놈들을 죄다 땅 속에 묻어버리고 왔겠지. 근데 아가씨는 좀 솔직히 좀 의외였어. 세 번째를 고를 줄이야. 애초에 뭐, 아가씨의 그 괴물 같은 능력이 없었으면 세 번째는 말도 안 꺼냈겠지만."<br>".....말은 잘 하셔."<br>"왜. 어쨌든 잘 했어.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 선택이긴 하지만."</p><p>페머터의 말에 쓴웃음이 나왔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했다. 드미첸은 직접 짊어지엔 너무 무거운 문제였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었고, 익스프레스는 일 때문에 의도적으로 책임을 무시했고, 만물가게는 책임을 거부했고, 마법사는 애초에 책임을 질 만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모두가 미룬 책임을 덤터기 쓰듯이 뒤집어쓴 나는, 그 중 아무도 만족하지 못할 선택을 했다. 익스프레스는 의뢰 실패라는 오점을 얻었고, 만물가게는 VIP를 잃었고, 페머터는 의뢰주들에게 사기꾼이라는 평판을 얻었고, 그 의뢰주들은 화금석을 얻을 기회를 날려 버렸고, 드미첸 가는 단 한명밖에 없었던 상속자를 잃고 법조문과 잉크와 서류가 총알 대신 날아드는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br>아니, 비스콘티 드미첸 쪽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p><p>"과연 드미첸 쪽은 만족할까요?"<br>"어느 드미첸?"<br>"우리가 아는 드미첸 말고 다른 드미첸이 또 있어요?"<br>"성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br>"뭐,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지만."</p><p>나의 말에 마법사는 우산을 겨드랑이에 끼고는, 주머니에서 다 구겨진 담뱃갑을 꺼냈다.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 페머터는 담배를 그대로 피는 대신 묘비 앞에 조화나 향 대신이라도 된다는 양 내려놓았다. 옷자락에 묻은 담뱃재와 물방울을 탁, 탁, 털고는 페머터는 나에게 말했다.</p><p>"후회되나?"<br>"만 번 쯤요."</p><p>말하면서도 입에 쓴 맛이 도는 것 같았다. 화금석이 반쯤 지워지면서 안에 갇혀 있던 '진짜' 비스콘티 드미첸의 혼은 없어졌다. 드미첸의 혼을 가지고 있었던 또 다른 드미첸의 기억도 동시에 사라졌다. 뭐, 직접 그걸 '지운' 사람이 이런 감상을 말해봤자 사람 죽여놓고 후회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입맛이 씁쓸하기는 마찬가지였다.<br>과연 그 방법밖에는 없었을까? 드미첸이란 이름은 이제 그 소녀의 입에서 생소한 이름이 될 테고 그렇게, 반쯤 지워진 불완전한 화금석이 언젠가 전부 소모되어 평범한 돌덩어리가 될 때까지 그녀는 그냥 평범한 한 사람의 소녀로 살겠지만-</p><p>그녀가 일 년동안 얻었고, 사 년동안 간직했던 '진짜 아버지의 사랑' 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으니까. <br>아무도 죽지도 않고, 순리는 순리대로 돌아갔을 뿐이지만.<br><br>"제가 그렇게 한 게 잘 한 짓이었을까요."<br>"왜?"<br>"결국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주지 않았잖아요. 앞으로 스스로 살아가야 할 거라고 말했으면서."<br>"한 가지 착각하고 있는 게 있는 거 같은데."<br>"예?"<br>"드미첸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선택하려고 했다면 아가씨가 책임을 질 일은 없었어. 원래 그런 거라고. 밀리고 밀린 책임이 아가씨한테 왔다는 걸 잊지 말라고."</p><p>담배를 한 개피 더 꺼내 불을 붙인 후, 한 모금을 빨아 내뱉으면서 페머터는 말했다. 다 같이 가해자야, 우리는.<br>가자. 마법사의 말에, 우리는 비 오는 묘지를 떠났다. 비가 그칠 기미도 없이 계속 그렇게 내리고 있었다.</p><p><br>&nbsp;</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비가 내리는 묘지에 홀로 서 있는 묘비에는 그렇게 써 있었다.</p><p><em>'비스콘티 드미첸<br>작지만 가장 커다란 사랑을 받았고,<br>가장 커다란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던 사람<br>그에게 안식이 있기를'</em></p><p>빗방울이 거세게 묘비를 때리는 날씨 속에서, <br>향이나 조화 대신 바쳐진 두 개비의 담배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p><p>&nbsp;</p><br><br><hr><br><br>드디어 질질 끌어왔던 익스프레스 한 편이 끝났습니다. 입대 전에 끝낼 수 있어서 홀가분하네요.<br>이제 저는 그러면 이 글을 마지막으로 -_- 국가의 부름 퀘스트를 수행하러 갔다오겠습니다.<br>그동안 졸작 읽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br><br>뭐 죽으러 가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튼 잘 갔다오겠습니다!<br/><br/>tag : <a href="/tag/익스프레스" rel="tag">익스프레스</a>,&nbsp;<a href="/tag/끝나버린이야기" rel="tag">끝나버린이야기</a>,&nbsp;<a href="/tag/아무도책임지지않았고" rel="tag">아무도책임지지않았고</a>,&nbsp;<a href="/tag/주인공만덤터기를썼네요" rel="tag">주인공만덤터기를썼네요</a>,&nbsp;<a href="/tag/에잉.." rel="tag">에잉..</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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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06 Sep 2009 02:51:48 GMT</pubDate>
		<dc:creator>붉은바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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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Hermes Express / 10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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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 right"><br><br>사람이 죽어도 혼은 남는다. 설령 혼마저 죽어도, 기억만은 남는다.<br><strong>-연금술사의 노트.<br><br><br><br></strong></div><br /><br /><p><br>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아까 전과의 정적과는 차원이 다른 정적이었다. 소리가 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그 빈 자리를 채우는 정적이 아니라, 주변의 소리를 전부 깔아뭉개 죽인 것 같은 끔찍한 정적.</p><p>"여기까지 오면서 환영해 준 인원들이 꽤 많더군. 1라운드, 2라운드 합쳐서 45 : 0.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대신 하고 싶군. 드미첸 가의 대표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으신 익스프레스의 개 아가씨."</p><p>덜그럭, 하는 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br>그리고,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던 광경이 눈 앞에 들어왔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마법사가 바닥에 던지듯이 떨군 것은 다 망가진 머스켓 라이플과 권총이었다. 각각 손잡이에는 먼지와 긁힌 자국 덕분에 휴지조각처럼 보이는 익스프레스 사원증이 묶여 있었다. 엉망이 된 사원증이 누구의 것인지는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울컥, 하고 무언가가 올라오려는 찰나, 마법사는 씨익,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며 자주 보여주던 그 능글능글한 말투로 말했다.</p><p>"아, 걱정 같은건 하지 말라고, 아가씨들. 그 두 분이라면 안 죽었어, 안 죽었다고. 아마 지금쯤 달빛 감상이라도 하면서 쉬고 있을걸. 포즈가 좀 불편하기야 하겠지만."<br>".........이, 이 빌어먹을........."<br>"그만, 그만. 거기까-지. 그 예쁘신 입에서 험한 말씀 하시면 쓰나. 옆엔 어린 아가씨도 있단 걸 생각하라고."</p><p>마법사의 말이 떨어지지가 무섭게 입에서 반쯤 튀어나간 폭언이 도로 목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마법사의 말대로, 드미첸의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물론 내 폭언때문인지, 아니면 마법사가 왔기 때문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이라고 내뱉은 다음 나는 권총을 페머터에게 겨눴다. 물론 마법사는 코웃음을 친 다음, 권총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한 걸음을 내딛으며 계속 말하기 시작했다.</p><p>"뭐, 일단 여기까지 오면서 나는 꽤 재밌게 즐겼고.... 저기서 쉬고 있을 익스프레스 분도 뭐, 즐거울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싸움이라면 오늘 꽤 했으니 괜찮겠지. 그런데 아가씨는 어떤가?"<br>"...싸, 싸우는 데에는 취미 없어요."<br>"좋은 심성이야. 나처럼 싸움에 미쳐가지고 날뛰는 건 사실 그다지 보기 안 좋잖아. 나야 남들 신경 안 쓰고 다닐 수 있지만 자네같은 아가씨는 그게 어렵잖아. 안 그런가? 보기 안 좋아, 안 좋다고. 특히 아가씨가 그렇게 싸움에 미쳐 있는 건."<br>"당신이, 그, 그러니까, 그런 말 할 처지가 된다고 생각해요?"<br>"경험자로써의 이야기지."</p><p>반박할 여지가 없는 말에 또 할 말이 쑥 들어가버렸다. 직접 의뢰주 심장을 뽑으러 온 마법사가 눈 앞에서 언제쯤 심장을 뽑아갈지 모르는 상황치곤 너무 여유있는 대화라는 점 덕분에 불편함은 더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말장난만 하고 있을 거지, 이 남자는?</p><p>"그래서 미안하지만 일단 아직 못 본 재미부터 보도록 할까. 일단 첫 번째로는...."</p><p>딱, 하는 소리와 함께, 아무것도 없던 공중에서 수십 개의 가시가 튀어나왔다. 동시에 발 밑에서 뭐라고 묘사하기도 힘들게 생겨먹은 짐승들이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싸구려 악몽에서도 보기 힘들 장면에 웃음이 나올 법도 했지만, 웃음보다는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가시는 그냥 공중에 둥둥 떠 있었고 짐승들은 나와 드미첸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바닥이나 자기 다리를 긁으면서 그르렁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방이라도 나와 드미첸을 향해서 튀어나갈 듯한 느낌이었다.</p><p>"아가씨가 과연 여기 있을만한 이유가 있나부터 확인해봐야겠어."</p><p>딱, 하고 다시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들렸다. <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p></strong><br>&nbsp;</p><p>한때 꽤 고풍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던 통로의 모습은, 찾아온 사람이 '여기 드미첸 가 맞습니까? 고대 유적이 아니라?' 라고 말할 것 같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 천장은 아예 없어져 하늘에 걸린 달빛이 그대로 바닥으로 쏟아져 내려왔고, 기둥들은 부러지고 굵은 가시가 박힌 자국에 벌집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벽면은 금 간 자국, 구멍, 그을음, 파편 조각, 달빛에 녹아 반절이 없어진 가시, 터지고 녹아내린 동물들의 잔해 등등으로 더러워져 있었다. 전쟁터가 따로 없는 모습이었다. 제기랄, 하고 마틴은 내뱉었지만, 마법사는 총잡이의 어깨에 박힌 커다란 가시를 뽑아주기는 커녕 달빛을 등으로 받으며 마틴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무너진 기둥과 천장 조각과 한때 짐승과 가시를 이루고 있었던 검은 잔해들의 무더기 위에서 신음을 한 번 내뱉은 다음, 마틴은 마법사에게 내뱉었다.</p><p>"염병. 바닥에 곤충 표본처럼 박아놓을 거면 차라리 평평한 바닥에 해 달라고. 뚫린 데보다 등판이....더 아프잖아. 아윽.."</p><p>마틴의 말에 페머터는 어깨를 한 번 으쓱, 하고 나서는 자기 가랑이 사이를 한 번 가리키더니, 손짓을 한 번 해보였다. '남자 구실 하게 해 준 걸로도 다행으로 아는 게 좋을 걸' 이라는 의사를 상당히 '싸 보이는' 방법으로 표현한 그 손짓에 마틴은 쓴웃음을 지었다. 등판의 고통 때문에 신음인지, 헛웃음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고는 마틴은 다시 마법사에게 물었다.</p><p>"........오르샤는?"<br>"그 마녀 아가씨라면 저기 반대편 벽에."<br>".....죽었냐?"<br>"그럴 리가. 이 몸은 목숨을 함부로 뺏지 않는다. 강자로써의 프라이드지."<br>"빌어먹도록 고맙다. 개자식아."<br>"칭찬 감사하네. 하지만 그렇다고 치료비까지 내 주진 않아. 이 몸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몸이라서."</p><p>끄응, 하는 소리가 마틴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이번엔 신음소리도 헛웃음소리도 아니었다. 기가 찬다는 듯한 소리에, 마법사는 진지하다는 듯한 표정을 풀고 다시 특유의 능글능글한 표정을 지으며 내뱉었다.</p><p>"어허, 너무 많은 걸 바라면 나중에 탈 나는 법이야, 친구. 가령 나에게 치료비를 타낸다거나, 날 이기려고 한다던가. 이거 봐. 자네도 그렇고 자네 여자친구도.."<br>"누가 누구 여자친구야, 멍청한 자식아! 크윽.."</p><p>멀리서 들려오는 오르샤의 목소리에 마틴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헛수고였다. 어깨에 박힌 가시, 아니 말뚝이라고 불러야 할 물건은 박혀있는 바닥이 기둥 파편, 벽 조각들에 엉망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털끝만큼도 움직일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다. 얼굴을 찌푸리며 몸을 틀려는 시도를 포기한 마틴을 보며 페머터는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p><p>"거봐, 안 죽었다니까. 저렇게 소리도 칠 수 있을 정도라고. 자네도 불편하면 그거, 뽑아 줄까?"<br>"꺼져. 말뚝 대신 팔을 뽑아갈 셈이냐."<br>"호의를 거절하는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말야."<br>"마법사가 베푸는 호의는 거절이다."<br>"25세 이상은 맞지만 동정은 아닌데."</p><p>페머터의 말에 마틴은 멀쩡한 나머지 한 팔로 가운뎃손가락을 내밀었다. 씁쓸하다는 표정을 지은 마법사는 이윽고 지저분해진 망토를 툭툭 털고는 말했다.</p><p>"아무튼 꽤나 인상적이었어, 친구들. 전설의 마탄에, 주각탄(呪刻彈)에, 심지어는 벼락에다가 가짜 성검까지. 이런 걸 본지가 얼마나 됬더라, 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튼 보기 힘든 것도 보여주고. 고맙다고 해야 되나? 아, 특히 자네. 자네 싸우는건 완전 영화던데. 칼도 쓰고 총도 쓰고 하려면 영화 꽤나 봤겠어."<br>"칭찬이냐, 비꼬는 거냐..아욱."<br>"알아서 생각하시라. 뭐, 일단 여기서 볼 재미는 다 봤고... 그럼 좀 물어볼 게 있는데, 친구."</p><p>말과 동시에 마틴의 신음소리가 마법사의 귀를 때렸다. 제기랄, 남자놈 주제에 신음소리가 뭐 이리 잦아? 라고 내뱉은 후, 페머터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구멍뚫린 천장 귀퉁이에 조금씩 금이 갔다. 조금씩 금이 가던 귀퉁이는 이윽고 굉음을 내면서 무너져내렸고, 귀퉁이가 떨어져나간 자리로 페머터의 등만을 적시고 있던 달빛이 마틴에게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p><p>"달빛이 비치고 있으니까 좀 있으면 그 말뚝은 녹을 걸."<br>"웬일로 반가운 소리...구만. 젠장. 그래서 물어볼 게 뭐야."</p><p>총잡이의 질문에, 달빛을 등에 진 채로 마법사는 말했다.</p><p>"드미첸 아가씨의 정체에 대해서."<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눈을 감았을 때 생각난 것들.<br>마법이라는 것은 사실 이름과 다르게, 그렇게까지 거창한 것은 아니다. 원하는 장소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일으킨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기 손으로 도구를 사용해서 직접 하지만, 타고난 마법사는 도구 없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원하기만 하면, 그리고 능력이 된다면 세상이 그 사람을 향해 힘을 빌려준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식이다. 물론 직접 하는 느낌은 뭐라고 해야 할까, 좀 더 직관적이긴 하다. 숨 쉬는 것처럼, 내가 팔을 움직이고 동물들이 꼬리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당연히 할 수 있는 걸 한다는 느낌이다. 얼치기 마법사여서 그랬는지, 내가 수십 대를 이어온 가계에서 마법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인도 아닌 변종이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쓸 수 있는 마법이라곤 '딱 하나' 밖에 없긴 하지만, 그래도 그 때의 느낌은 그런 식이었다.</p><p>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가 마법사를 때려치겠다고 선언하셨을 때도 할아버지께서는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셨었다. <br>한 가지만 기억하거라. 너 자신이 이 세계의 법칙이고, 질서....</p><p>"!"</p><p>눈꺼풀이 강제로 말려올라가는 느낌에 눈을 화들짝 떴다. 앞에 있는 물건이고 사람이고를 떠나 전부 찢어버릴 기세로 날아오던 가시와 동물들 대신에, 처음과는 달리 밑부분부터 누가 칼로 도려낸 듯이 길이가 절반이 되어 있는 망토를 두른 마법사가 얼굴을 살짝 구긴 채로 서 있었다. </p><p>"....오호라....재밌어, 재밌군."</p><p>다시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 절반 정도 날아간 망토가 펄럭거렸다.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망토가 '자라기' 시작했다. 살아있기라도 한 것처럼 꿈틀거리며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망토를 힐끔 보고 난 뒤, 마법사는 살짝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p><p>"역시 들은 대로야.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 마법사, 그것도...."<br>".....얼치기지만."<br>"아냐, 아냐. 얼치기라니. 자기 비하도 정도껏 하라고. 지금껏 내 망토를 이렇게 반절이나 지워버린 놈은 한 명도 없었어. 아니, 애초에 지우기는 커녕 건드려본 놈도 없었지. 아가씨가 최초야. 대단하다고. 몇 백년, 아니 천 년에 가까운 시간일지도 모를 시간을 버텨오면서 나나 내 선대 할아범들을 제외하면 만져본 적도 없는 놈을 지워냈단 말야. 알아?"</p><p>마법사의 목소리 톤이 점점 올라갔다. 들뜨다 못해서 격양되어가는 목소리에 불안함이 점점 더 심해지는 느낌이었다. 맨 처음 썼을 때 이후로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마법을 다시 쓴 탓인지, 속이 울렁거리기까지 했다 . 쓰는 것 자체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마치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아니, 아예 썼다, 라는 자각도 없이 그저 저절로 무언가가 이루어지는 것을 아무런 감흥 없이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쓰고 난 뒤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마법 같은 걸 쓰는 놈들이 무슨 대가를 치르고 마법을 쓴다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아무튼 그런 식이었다. </p><p>마법을 지워놓는다.<br>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지만 내가 쓸 수 있는 '마법'이라고 불릴 만한 건 그거 하나뿐이다. 쓴다기보단 내가 싫어도 그렇게 '되는' 모양이고 덕분에 우리 회사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대다수의 마법이 깃든 최강의 장비들이 죄다 고물보다도 못한 신세로 격하되는 매우 불편한 마법. 강력한 마법이 담기고 세월의 무게가 스며들은 물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간단하게 만들어낸 장비는 영원히 고철로 만들어버리기까지 하는 매우 마법사답지 못한 마법이다. 문제가 있다면 그것뿐이라는 거지만. 만일 페머터가 마법사가 아니라 전설의 성검을 휘두르는 검사였다던지, 격투에 대단한 재능을 보여주는 권사였다면 완전히 묵사발이 되고도 남았을 거다. 칼은 마법이 없어도 칼이고, 주먹은 마법이 없어도 주먹이니까.</p><p>"실망시키지 않는군, 아가씨. 듣던 대로 최강이야. 제대로 못 쓰고 있는 건 좀 유감스럽지만....좋아. 재밌어. 그럼 이제 다른 재미로 넘어가볼까."<br>"놀리는 건가요? 지금..."<br>"확인했으니 그걸로 됬어. 그럼 마지막 재미를 좀 보도록 할까. 내가 아가씨한테 하나 말했었지. 기억 나나?"</p><p>능글거리는 페머터의 말 덕분에, 잊고 있었던 것이 또 하나 생각났다. 작전이 시작되기 전, 페머터가 직접 나에게 찾아와서 예고장을 전해주면서 했었던 말.<br>왜, 드미첸은 굳이 심장에 화금석을 가지고 있을까?</p><p>"...왜....심장이 화금석인지...?"<br>"기억력이 괜찮은 편이군. 그래.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좀 시작해보자 이거지."</p><p>여전히 한껏 들뜬 목소리로, 취한 듯 그는 한 바퀴 빙글 돌며 말했다.</p><p>"거기 계신 드미첸 아가씨의 정체부터 이야기하면 되겠군."</p><p>마법사의 말에도 드미첸의 얼굴은 요지부동이었다. 하지만, 그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호문클루스."</p><p>낡고 해진 마법의 망토를 두른 마법사는 달빛을 받으며 긴 머리의 청년에게 말했다. 긴 머리의 청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답 대신이라는 듯 담배에 불을 붙일 뿐이었다.</p><p>"조금 거친 표현으로는 주제넘게 신을 모방하려는 정신나간 연금술사 놈들이 잡동사니와 말하기 역겨운 재료들과 피, 혼을 구겨넣고 주물럭대서 만든 인형 쯤 되겠지."<br>"확실히 많이 거친 표현이군요. 저희 가게에서 나간 물품이 그 정도로 혹평을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br>"아, 그랬나? 미안하군. 그 정도로 혹평할 생각은 없었는데. 확실히 당신들이 만든 물건은 걸작이지. 내가 여지껏 만난 인형사들보다 더 뛰어나더군. 에클리세 가의 살인인형보다 뛰어난 물건을 만들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아무런 정보도 없고, 샘플도 없이 완벽한 복제를 만들어낼 줄이야. 게다가...."<br>"그 이상은 말씀하시지 않으시는게 서로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제 생각이 틀렸습니까?"<br>"무슨 허튼 소리를. 난 이미 정신나간 놈이라고. 정신건강 같은거 생각할 만한 단계는 지났어. 당신도 그렇지 않나?"</p><p>마법사의 말에 청년은 귀찮다는 듯이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집어 담뱃재를 털었다. 툭, 하고 담뱃재가 담배 끄트머리에서 떨어져나가는 소리와 동시에 청년은 담배연기를 허공에 내뱉었다. 하얀 달빛에 반사된 하얀 연기가 마법사와 청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청년은 무덤덤한 말투로 마법사에게 대꾸했다.</p><p>"훌륭하군요.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점주로써의 체면이 있으니 긍정도 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래도 대단하군요. 한 번에 그 정도까지 꿰뚫어볼 줄이야."<br>"괜히 일류 마법사가 아니지. 뭐 각설하고, 하나 물어보도록 할까. 왜 동력원이 화금석이지?"<br>"혼을 고착시키는 데에는 그걸 따라갈 수 있는 물건이 없으니까. 만족스러운 답변이 됬습니까?"<br>"너무 함축적인데."</p><p>페머터의 말에 처음으로 청년의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미간을 살짝 구긴 채로 담뱃재를 아예 손가락으로 털어버리고는, 청년은 여전히 무덤덤하게, 하지만 아까 전보다는 약간 더 진지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마법사에게 대답했다.</p><p>"우리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순 없습니다. 혼,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혼의 '기억' 을 불러올 수는 있지만......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죠. 신심이 깊은 의뢰주에게 그런 사념 조각만을 데리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자칫하다 소멸해버리기라도 하면 우리 의뢰는 완전히 오박살이 나실 테니까요."<br>"좋아. 그래서?"<br>"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딸을 보고 싶다' 라는 의뢰를 포기할 수도 없고. 골치아플 따름이죠. 그 때의 의뢰주는 꽤나 까다로우신 분이었습니다. 비록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우리에게 의뢰를 하기는 했지만, 우리가 맨 처음에 제안하려고 했던 것들, 뭐 그러니까 강령이라던지, 인형 제작이라던지 하는 것은 가능한한 배제하는 방향으로 보게 해 달라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지 않습니까? 이미 죽은 사람은 무엇으로도 돌아올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딸과 완벽하게 닯은 사람을 찾으라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얼굴을 깎고 말투를 고친 다음 연기를 가르치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걸 바랬다면 애초에 의뢰주께서는 우리에게 그런 의뢰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드미첸 자신이 가진 재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으니까요."<br>"골치아팠겠군."<br>"매우 골치아픈 일이었습니다. 기술력은 둘째치고 의뢰주를 설득하는 게 문제였죠. 가엾은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은."</p><p>담뱃재를 털어 더 이상 타지 않는 꽁초에, 루인은 다시 불을 붙이고 한 모금을 빨아 내뱉었다. 내뱉은 연기가 달빛에 하얗게 표백되고 있었다.<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달빛에 하얗게 물든 듯한 연기는 금세 허공으로 흩어져버렸다. 그림자로 이루어진 가시와 동물들의 잔해들을 녹이고, 연기와 바닥의 파편과 돌조각들을 하얗게 물들이는 달빛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p><p>"맛없군. 만물가게 점주 양반 말마따나 도데체 이런 걸 태우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br>"남의 담배 태우면서 그 따위로 말할 거면 차라리 나한테 한 개비 좀 물려 주지 그래."<br>"승자께서 전리품을 음미할 권리를 좀 행사하시겠다는데...어허."</p><p>달빛이 비치는 데도 마틴의 어깨에 박힌 말뚝은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녹기는 녹았지만, 겉으로 삐져나온 부분만 녹아버렸을 뿐 어깨를 뚫고 땅에 박혀있는 부분은 여전히 달빛에 녹지 않은 모양이었다. 마법사는 그 와중에 땅에 떨어진 담배를 주워서 한 개비를 꺼냈다. 다 구겨지고 그을은 자국까지 보이는 담뱃갑이었지만, 페머터가 뽑은 담배 한 개비는 구겨진 담뱃갑에서 뽑은 담배치고 썩 괜찮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후, 하고 다시 담배연기를 내뱉은 페머터는 고개를 숙여 바닥에 꽂힌 마틴을 향해 물었다.</p><p>"어떻게 생각하나, 그래서?"<br>"어느 드미첸?"<br>"뭐야. 우리가 아는 드미첸 말고 다른 드미첸이 또 있나?"<br>"성만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br>".......뭐, 죽은 사람은 더 이상 없지만. 상관 없겠지."</p><p>다시 후, 하고 담배연기를 내뿜은 페머터는 마틴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페머터가 내뿜은 담배연기를 정면으로 뒤집어 쓴 마틴은 기침을 내뱉었다. 콜록, 콜록, 하는 소리와 약간의 신음소리, 숨 쉬는 소리 등등만이 지나간 뒤, 마틴은 천천히 고개만을 들어 페머터를 올려보며 말했다.</p><p>"글쎄. 영감에 대해서는...... 이기적이라고 말해야 되나, 아니면 가엾은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당신같이 불사(不死)의 존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나는 그 영감태기에 대해서 뭐라고 품평할 처지가 못 된다고. 같은 인간이란 말야. 죽음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br>"죽음이라는 개념은 나도 알고 있지."<br>"미안하지만 난 그걸 바로 옆구리에 끼고 있는 사람이라."</p><p>침묵이 흘렀다. 빈 담뱃갑을 구기고는, 페머터는 구겨진 담뱃갑을 땅바닥에 던졌다. 툭, 하고 구겨진 담뱃갑이 다 망가지고 엉망이 된 모습의 바닥과 키스하는 소리와 함께, 마법사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마틴의 얼굴 앞에 자신의 얼굴을 놓고는 천천히, 속삭이듯이 말했다.</p><p>"그렇다면 그 가엾은 인형은 어떻지?"</p><p>마법사의 말에 마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금방이라도 어깨에 박힌 검은 말뚝을 뽑아버리고 권총을 잡아 마법사의 머리를 날려버릴 것만 같은 분노가 마틴의 얼굴에 자리잡았다. 물론 마틴은 행동파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기를 시도했지만, 아직 제대로 녹지 않은 말뚝은 여전히 그의 어깨를 엉망진창인 바닥에 그대로 고정시켜놓을 뿐이었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씹어먹을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마틴의 눈길을 신경쓰지도 않은 채 마법사는 여전히 그에게, 집요하게 질문했다.</p><p>노인이 원했고, 루인이 만들었고, 당신이 '전달한' 완벽한 행복의 대체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br>단지 한 명의 고독감과, 아무도 어길 수 없는 자연의 준엄한 법칙을 무시하길 바랬던 이기심을 이유로, 추억으로만 남았어야 할 기억을 가공해 만든 인공적이고 맹목적인 사랑, 가짜 삶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br>망자의 혼을 모독한, 안식에서 강제로 꺼내진 인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진짜...인가요."</p><p>물론, 이라는 마법사의 간단한 한 마디가 돌아왔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 속에 무언가 날아와 박히는 느낌이 들었다. <br>맙소사. 이럴 수는 없다. 정적 속에서 나는 필사적으로 비스콘티 드미첸의 얼굴을 쳐다봤다. 설마 이 정신나간 마법사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는 건 아니겠지? 딸을 잃었던 아크 드미첸이 각본을 쓰고, 루인이 연출한 싸구려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요. 이 마법사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길, 당신이 당신의 의지대로 '아버지'를 선택한 것이기를, 가여운 노인을 위해서라도, 그를 위해서 노력했던 루인을 위해서라도, 당신을 위해서 저 마법사에게 돌진했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제발 내가 마틴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해 줘요. 제발, 제발.........</p><p>".....맞아요. 미안해요."</p><p>너무나도 무덤덤한 목소리로, 비스콘티 드미첸은 내가 가지고 있던 일말의 희망을 박살내버렸다. 울컥, 하는 느낌과 함께 눈물이 쏟아져나올 것 같았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의심을 품었던 나 자신이 혐오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마틴이 옳았다. 다른 사람들이 옳았고 굳이 알면서도 나에게 말하지 않으려 한 드미첸이 옳았다. 우리는 의뢰주가 고용한 개들이니까. 주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어도 우리는 주인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고, 따라서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없어도 우리는 일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개가 아니다'. 당장에 어떤 이야기가 있고, 주인의 생각이 마뜩치 않다면 우리는 일을 할 수 없고, 주인의 명령을 따라 이빨을 들이댈 수 없다. <br>하물며, 이런 이야기를 듣고서야 어떻게? 뒤로는 당연히 갈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갈 수도 없다. 화금석을 빼내고 그녀의 짐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최선인가? 아니면 그대로, 그녀가 가짜이건 뭐건, 일단 화금석을 마음대로 쓸 개자식들이 뛰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남겨둬야 하나? 내가 만약에 익스프레스의 직원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런 이야기 따위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신은 공짜로 일을 해결하게 놔두지 않는다. 준엄한 목소리로 신이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작게로는 가엾은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로는 이 세계의 혼란이 걸렸다. 어쩔 거지? 선택권은 너에게 있다. 선택해라. 책임질 수 있다면.</p><p>물론 나는 선택할 수 없다. 책임을 질 수 없으니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책임을 지기 싫다는 게 솔직한 말일 거다.</p><p>"맞아요. 저는 그저 인형이죠. 위대한 연금술사의 기술을 훔치고, 위대한 마법사의 소산을 훔치고, 위대한 이 세상에게서 죽은 자를 훔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어야 할 망자의 혼을 파헤쳐 만든 기억으로 움직이는 인형 말이에요."</p><p>드미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하지만 목소리 끝에서는 쓸쓸함이 느껴졌고 말은 메말라 가루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p><p>"아버지의 진짜 딸이 죽었을 때가 열 두살이라고 했던가요, 저의 나이는 다들 열 일곱이라고들 알고 있죠. 맞아요. 동시에 틀린 이야기지만. 인형으로써의 제 나이는 다섯 살이에요.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열 두살이었으니까, 더해서 열 일곱. 깨어나서 단순히 아버지의 죽은 딸 대용품으로 살아왔던 게 딱 일 년, 그 이후로 진짜 아버지의 딸이 되었던 게, 아니,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 그렇게 느꼈던 게 그 뒤로 사 년."<br>"이유는 뭐지, 깜찍한 아가씨?"<br>"아버지를 직접 본 건 딱 1년뿐이었어요. 1년이 지나고 나서, 아버지께서는 다 이루셨다는 듯이 세상을 떠나셨죠. 단 1년밖에 보지 못했는데도, 진짜 딸도 아니고 딸의 대용품이었을 뿐이었는데도, 저는 그 1년간의 아버지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정말 죽었던 딸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한 듯이 그렇게 기뻐하던 모습을요."<br>"오호."<br>"비록 이전의 기억들은 제 심장에 갇힌 혼으로부터 나왔던 것들이고, 그건 엄밀히 말해서 제 것이 아니죠. 하지만 그 1년간 제가 아버지에게 받았던 사랑은 온전히 저만의 것이었어요. 제 이전의 딸에게만 있었던 게 저에게도 생겼던 거죠. 그래서 기뻤어요. 비록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아크 드미첸이, 진짜 딸을 흉내낸 조잡한 인형에게도, '나는 너의 웃는 모습이 가장 보기 좋단다.' 라고 말해줬으니까요. 그건.............<br>그래요. 제가 가진 모든 게 제 것이 아니고 심지어는 가짜일지 몰라도, 적어도 그것만큼은 <strong>저만이 가지고 있는 진짜</strong>에요."</p><p>말을 끝마치고, 비스콘티 드미첸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홀가분하다, 이젠 다 말했다, 라고 말하는 듯이, 작고 조용하지만 깊은 한숨이었다. 그리고, 내 눈에선 결국 눈물이 흘러내렸다. 당장에라도 권총을 던져버리고 앉아서 울고 싶었다. </p><p>너무하잖아요. 이런 건.<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루인의 말에 페머터는 인상을 찡그렸다. 짜증이 나거나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기보다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에 더 가까운 표정이었다. </p><p>"황당하군. 그래서야 신심좋은 사람이고 뭐고 완전히 미친 노친네잖아."<br>"글쎄요? 뭐 그래도 인간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br>"나는 이미 인외(人外)라서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 노친네가 마지막까지 부탁한 건 뭐였지? 그냥 장례식이나 좀 번지르르하게 치뤄주쇼, 같은 건 아니었을 텐데."</p><p>마법사의 말에 루인은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냈다. 다 구겨지고 찌그러진 담뱃갑이었지만 놀랍게도 그 안에서는 하나도 구겨지지 않은 새 담배 한 개비가 뽑혀나왔다. 새 담배에 다시 불을 붙이며, 루인은 마법사에게 대답했다.</p><p>"처리 방법은 세 가지였습니다."<br>"...........인간이었을 때 기억이 떠오르려고 하는군. 이미 죽은 영감에게 욕 하는건 예의에 어긋나던가?"<br>"인외시니까 알아서 하십시오. 아무튼 첫 번째로는 그 심장을 빼내고 화금석을 부숴 혼을 해방시키는 것. 두 번째로는 영원히 놔두어 화금석을 보호하는 것.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게, 누군가가 훔쳐가려는 일 없이. 물론 당신도 알다시피 반쯤 실패하기야 했습니다마는."<br>"뭐야. 그럼 왜 첫 번째로 이행하지 않고?"<br>"책임지기 귀찮으니까요. 그리고 아직 말 안한 세 번째 방법도 있었고. 물론 이것도 책임지기 귀찮아서 쓰진 않았습니다. 저희 가게는 물건만 팔면 그만이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어서."<br>"세 번째 방법이라고?"</p><p>마법사의 질문에 루인은 또박 또박, 토씨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정확한 발음으로 세 번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br>그리고, 페머터는 폭소를 터트렸다. 유쾌한 웃음도 쓴웃음도 아닌, 실소였다.<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p>"..........그런 고로, 재미의 끝을 보기 위해서 나는 아가씨에게 선택권을 줄 예정이야. 아까 전에 말했던 것과 같지. 하나가 더 있긴 하지만."<br>"..........바로, 첫번째로 이행하는 게 아니라?"<br>"제작자도 책임지지 않겠다는데 내가 책임을 져야 하나? 저기 밖에서도 말하기는 했지만, 나한테 화금석은 부차적인 문제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p><p>뭐, 만물가게 쪽에다가는 찾아오겠다고 허세를 조금 부리기는 했지만- 이라고, 페머터는 순순히 대답했다. 눈물의 급류가 흐르고 지나간 눈은 개운하기는 커녕 오히려 쓰리고 뻑뻑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법사의 망토 뿐만이 아니라, 페머터의 모습 자체가 일렁이는 것처럼 보였다. 일렁거림에 맞추듯이, 시라도 읆는 것처럼 마법사는 엄숙한 목소리로 나에게 선언했다.</p><p>첫 번째, 화금석을 부수겠는가,<br>두 번째, 아니면 그 화금석을 영원히 지키겠는가,<br>그리고 세 번째.</p><p>세 번째의 설명을 듣는 순간 나는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개운하지만 뒷맛이 씁쓸한, 허탈한 웃음이었다. 제기랄, 맙소사. 정말 이걸 골라야 한다고?<br>샛길을 만들어준 신과, 친절하게 샛길이 있다고 알려준 루인과, 인심이라도 쓰듯이 샛길로 가라고 가르쳐준 페머터에게 동시에 저주를 퍼부으며, </p><p>나는 세 번째를 선택했다.</p><p>&nbsp;</p><br><br><hr><br><br>에필로그가 남았습니다. 네. 디데이가 이제 1이야...... 시바븗르벌브릅르<br><br/><br/>tag : <a href="/tag/익스프레스" rel="tag">익스프레스</a>,&nbsp;<a href="/tag/앞으로남은건에필로그" rel="tag">앞으로남은건에필로그</a>,&nbsp;<a href="/tag/비스콘티드미첸은호문.." rel="tag">비스콘티드미첸은호문..</a>,&nbsp;<a href="/tag/군인신세까지앞으로1일" rel="tag">군인신세까지앞으로1일</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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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05 Sep 2009 20:46:52 GMT</pubDate>
		<dc:creator>붉은바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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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Hermes Express / 09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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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 right"><p><br>"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내가 바라는 건............"<br><strong></p><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검은 가시의 마법사.</strong></div><p></strong><br>&nbsp;</p></div><p><br>&nbsp;</p><br /><br /><p><br>드미첸 가에서 10년간 보안팀장으로 근무한 동안, 멜리사 마카키스는 이상한 놈들에겐 이골머리가 났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br>최근 몇 년간의 사례를 예로 들 필요도 없이 드미첸 가의 재산들 중 일부분 몇 개를 노리고 찾아오는 불건전한 마음 솜씨의 양상군자들도 충분히 이상한 놈들 딱지를 붙이기엔 충분한 놈들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찾아오던 빌어먹을 정신나간 놈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팔다리가 괴생물체도 아니고 바깥쪽으로도 꺾어지는 놈부터 시작해서 하늘로부터 거꾸로 떨어져내려오는 놈, 땅에서 헤엄을 치는 놈(단순히 웃겨보려고 하는 땅 짚고 헤엄치는 짓거리가 아니라), 심지어는 총을 맞고도 미친 듯이 낄낄대면서 걸어오는 정신나간 놈까지 상대해본 터에 뭐가 무섭겠냐, 라는 게 그의 말이었다. 덕분에 드미첸 가의 수호자 역할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젋은 녀석들은 그를 똑같이 약간 정신 나간 사람이라던지, 괴물이라던지, 심줄이 고래 심줄이라던지 하는 식으로 궁시렁대기는 했지만, 마카키스는 그런 호칭에 화를 내는 대신에 그런 호칭으로 부르는 녀석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뭘 그러십니까, 제군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저 혼자가 아니라 여러분들 모둔데요. 만물가게를 잊으신 건 아니겠죠?</p><p>&nbsp;</p><p>그런 식이었다. 만물가게라고 하는 똑같이 정신나간 듯한 도우미들 덕분에 마카키스는 사실, 작전이 시작되었다고 했을 때에도 별 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 만물가게의 통보는 이전보다 약간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적절한 수준에 도착했고, 지급된 물품들도 항상 똑같았다. 괜찮습니다, 제군들. 우리에겐 반드시 맞는 총이 있고 녀석들의 저항을 막아줄 것들도 많습니다. 간 크게 덤벼오는 놈이 있다던데, 뭐 이번에도 쉽게 밟아주도록 하죠. 자, 준비 됬습니까?</p><p>&nbsp;</p><p>"..............말도 안 돼...."</p><p>&nbsp;</p><p>그리고 30분 후, 마카키스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그것 하나뿐이었다.</p><p><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strong><p><br>건드리면 깨질 것 같은 하얀 달이 하늘에 매달려 있었다. 페머터는 그것을 보고는 코웃음을 쳤다.</p><p>&nbsp;</p><p>"우라지게 좋은 달빛이군. 자, 그러면 시작해 볼까."</p><p>&nbsp;</p><p>찢어지고 해진 데다가, 바람이 없는 곳에서도 살랑거리며 찢어진 부위를 뽐내는 듯한 망토 안쪽에서 예고장을 꺼내 튕기며 마법사는 중얼거렸다.<br></p><p>상대는 이미 이 예고장이 자신에게 있어서 언령(言靈)이나 다름없는 놈이 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친절하게 적어준 대로를 보고서 그에 따른 대비책을 세워놨을 것이다. 물론 원하던 바긴 했다. 어차피 그렇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귀찮은 방법을 쓴 거였으니까. 물론 스스로 자기 손발을 묶고 싸우는 게 취미는 아니긴 하지만, 뭐, 이 정도의 핸디캡 매치에서도 이기지 못한다면 결국 자격 미달, 간단히 말해서 탈락 아니겠냐고 그는 스스로에게 대답했다.</p><p>&nbsp;</p><p>"뭐.. 어떻게 되던 간에 재밌긴 하겠군. 예고장 미리 보내준 그 아가씨는 어디 가 있을지 궁금한데."</p><p>&nbsp;</p><p>달빛을 뒤로 하고 있어 실루엣만 보이는 드미첸 가의 저택을 마주 본 채로,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딱,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페머터가 두르고 있었던 망토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거센 바람도 없었고 망토를 뒤흔드는 어떠한 손길도 없었지만 찢어지고 해진 망토는 꾸준히 요동치며 주위에 검은 잔영을 남겼다. 그렇게 페머터 주위를 꿈틀거리던 망토가 문득, 바람도 없고 자기를 뒤흔드는 손길도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는 듯이 멈췄을 때, 그의 주위에는 이미 수십 마리의, 어느 무엇과도 닮았다고 하기 힘든 모양새를 지닌 네 발 달린 짐승들이 바닥을 긁으며 낮게 으르렁대고 있었다.</p><p>&nbsp;</p><p>"그럼 가볼까, 개들아! 듣고 있나, 저택의 제군들! 검은 가시의 용사 페머터께서 공주를 구하러 나가신다!"</p><p>&nbsp;</p><p>소름끼치도록 하얀 달과 어두운 실루엣의 저택을 바라보며 페머터는 이를 잔뜩 드러내고 웃어보였다.</p><p><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strong><p><br>"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br>"어...어, 네?"</p><p>&nbsp;</p><p>적막한 방에서 말을 먼저 꺼낸 것은 그녀였다. 방 자체는 그냥 평범한 여자애의 방.........이라고 하면 좀 어폐가 있을 생김새긴 했지만, 아무튼 생긴 게 예상했던 것과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나무로 정성스레 깎아 달은 듯한 나무 창틀과 천장에 달린 유리등, 고풍스러운 모습의 가구들 등등. 문제가 있다면 역시 너무 커서 그렇게 가구가 자리를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살풍경해 보인다는 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방이 밖의 상황 덕분에 거의 격리되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라(마법이라던지, 바리케이트라던지, 혹은 둘 다 썼다던지 아무튼 그런 방식으로) 방의 적막함은 다른 곳의 몇 배는 되는 것 같았다. </p><p>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기 심장 고동 소리가 들릴 정도로.</p><p>&nbsp;</p><p>"마법사라면서요? 안경 쓰고 흰 가운 입은 언니가 그러던데."<br>"아, 뭐, 음..... 쓸 줄 아는 마법은 하나도 없지만요."<br>"어, 마법사인데요?"<br>"그러게요."</p><p>&nbsp;</p><p>내가 생각해도 힘 빠지는 대답이었다. 피식, 웃어보이자 비스콘티 드미첸은 밝게 미소지어보였다. 별로 상관 없다는 듯한 미소였다.<br></p><p>뭐, 사실 아무도 신경쓰지도 않고 나도 기억 한구석에다가 처박아 두는 사실이긴 하지만, 내 혈관에도 마법사의 피란 게 흐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흐르기는 한단다'. 물론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을만한 믿을만한 마법사가 없어서(굳이 말하자면 있긴 하지만 그 사람들하고 그다지 친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별로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없고)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아버지는 평범하셨고 어머니도 역시나 마법이라면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같은 환상 소설의 제목을 떠올릴 정도로 평범함의 극치를 달리시는 분이셨지만, 할아버지께서는 아니셨던 모양이다. 스무 살이 갓 되고 나서 이제 독립하겠습니다, 라고 했을 때 부모님은 나를 앉혀놓고 '그래도 여자인데 혼자 살 수 있겠니?' 등등의 으례 부모님들이 하실 걱정섞인 이야기를 하시는 대신에, 이런 이야기를 하셨었다. </p><p>&nbsp;</p><p>너는 마법사의 자손이란다. 너희 할아버지께서도 위대한 마법사였지. 아무것도 없이 물잔에서 와인을 뽑아내고 라이터 없이 시가에 불을 붙이실 수 있으셨단다.<br></p><p>당연히 내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이거였다. 하? 그게 무슨 늑대가 여물 뜯어먹는 소리에요? 스무 살 되서 들려주신다는 이야기가 기껏 애들 장난...</p><p>&nbsp;</p><p>"언니?"<br>"아, 어, 어...네? 저, 저요?"<br>"그럼 언니 말고 또 다른 사람이 있나요?"</p><p>&nbsp;</p><p>드미첸의 말에 나는 회상을 멈췄다. 적막하던 방의 문 너머로, 미약하지만 총성이 울리고 있었다. 간헐적인 총성이 아니라 연속적인 걸로 봐서는 센트리가 작동중인 것 같았다. 이런 제기랄, 벌써 센트리가 설치된 곳까지 온 건가? 라는 생각에, 나는 허리춤에 꽂아뒀던 권총을 꺼냈다. 솔직히 그 정신나간 마법사가 온다고 했을 때 권총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p><p>&nbsp;</p><p>"괜찮아요?"</p><p>&nbsp;</p><p>드미첸의 말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맙소사. 내 표정이 어떤 진 몰라도 상태가 안 좋아보였나보다. 이래서야 내가 드미첸에게 보호받는 것 같잖아, 라고 속으로 중얼거린 다음 나는 그녀에게 대답했다.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거두지 않고 있었다.</p><p>&nbsp;</p><p>"드미첸 양이야말로 괜찮아요? 총성도 울리고, 무서울 법도 할 텐데..."<br>"아뇨, 괜찮아요. 정말로요."</p><p>&nbsp;</p><p>미소를 지은 채로, 드미첸은 대답했다.</p><p>&nbsp;</p><p>"아버지는 제가 항상 웃는게 좋다고 하셨어요."</p><p><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strong><p><br>공기를 찢어발기는 듯한 기관총의 폭음이 페머터의 귀를 때렸다. 망토를 펄럭여 날아오던 총탄들을 전부 바닥에 떨궈버린 페머터는 자기 주위를 미친 듯이 돌아다니는 짐승들을 보며 커다랗게,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p><p>&nbsp;</p><p>"서른 다섯! 서른 일곱! 서른.......아홉!"</p><p>&nbsp;</p><p>심각한 상황에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숫자놀음질이냐고 외칠 사람이 있을 법도 했지만 그런 비난을 토해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비난을 내뱉을 수 있는 사람 중에서 멀쩡히 서 있는 사람은 원래 있었던 방어측 인원의 절반도 채 안 됬으니까. 어떤 동물도 닮지 않았지만 아무튼 주인이 개라고 불러서 개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동물에게 물어뜯긴 사람, 어깨나 팔이나 그 외 기타 사지 등등에 말뚝만한 가시가 박힌 사람 등등. 다행인지 불행인지 급소를 맞은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반쯤 녹은 동물의 잔해와 함께 벽에 달라붙어 있거나 말뚝만한 가시 덕택에 곤충 표본마냥 벽에 박혀있는 처지에서 숫자놀음 따위에 태클을 걸 수 있을만큼 배짱좋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덕분에, 아직 동물 이빨이나 말뚝이 몸에 박히지 않은 멀쩡한 사람들은 정신나간 마법사가 내뱉는 숫자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p><p>물론,&nbsp;마법사가 말하는 숫자놀음이 뭔지&nbsp;알고 있다고 해서 멀쩡한 사람들에게 '제발 숫자 같은건 그만 외치고 닥쳐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자기가 그 숫자 안에 들어가는 건 그다지 유쾌한 체험은 아니었으니까. 사람도 그 정도일진대 일부 구간에 고정되어 있는 센트리나, 굼뜬 골렘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무생물이었기 때문에 사람보다 훨씬 끔찍한 모양새가 되셨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잡음 따위를 내뱉지 않았다는 것이 벽이나 바닥에 꿰여 있는 사람들과의 유일한 차이점이었다.</p><p>&nbsp;</p><p>"마흔하나! 마흔셋! 마흔.....넷?"</p><p>&nbsp;</p><p>총성이 멈췄다. <br>총성이 멈춘 자리를 메꾼 것은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검은색 말뚝들을 몸 한구석에 하나씩 달고 벽, 혹은 바닥, 가끔 어떻게 올라갔는지는 몰라도 천장에 처박힌 사람들의 신음소리와 유일하게 멀쩡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여성의 알아듣기 힘든 중얼거림이었다. 마법사의 시각으로 봐도 꽤 탄탄한 무장 상태에다가 총도 정확히 겨누고 있었지만, 볼썽사납다 못해 어디 아픈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성의 모습에 페머터는 혀를 한 번 차고 내뱉었다.</p><p>&nbsp;</p><p>"이봐, 아가씨. 볼썽사나우니까 몸은 그만 떨고 내 질문에나 대답하지 그래. 마흔 넷, 맞아?"</p><p>&nbsp;</p><p>마법사의 말에 여성은 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마법사는 끈질기게 다시 질문했고, 그제서야 여성의 입에서 간신히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을만한 한 마디가 튀어나왔다. 물론 마법사의 질문에 대해서 친절하게 대답한 것은 아니었지만.</p><p>&nbsp;</p><p>"..........어째서....어째서 이런...."</p><p>&nbsp;</p><p>물론 페머터도 여성의 질문에 대답해주지는 않았다. 불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던 페머터는 망토와 옷자락에 묻은 먼지와 화약가루 등등을 털어내면서 숫자를 다시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p><p><br>아까전 격양된 목소리와는 다른, 그냥 시장에서 과일 갯수라도 세는 듯한 말투였지만, 여성은 아까 전 격양된 목소리로 내뱉던 목소리보다, 시장에서 물건 세는듯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목소리가 훨씬 더 공포스럽다고 생각했다. 바들바들 떨리던 총을 똑같이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힘겹게 다시 장전한 다음, 여성은 쥐어짜듯이 내뱉었다. 아까 전의 웅얼거림과는 다르게, 폐에 남아있는 공기를 전부 긁어내서 토해내는 듯한 절규에 가까웠다.</p><p>&nbsp;</p><p>"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우리에겐 총도 있고, 마법을 막아준다는 도구도 있고, 그 빌어먹을 만물가게인지 뭐인지 하는 놈들의 도움도 있고, 익스프레스인가 하는 녀석들의 도움도, 도움도 있었는데, 아니, 아니, 애초에 당신은 그, 그 전에 도데체 왜....."</p><p>&nbsp;</p><p>여성의 절규에도 마법사의 숫자 세기는 끝나지 않았다. 스물아홉, 서른, 서른하나, 서른 둘, 서른 셋. </p><p>천천히, 서두르는 기색 없이 손가락을 일일히 벽이나 천장, 바닥 등등에 꿰이고 달라붙은 사람들에게 가리키면서 그는 숫자를 세 나갔다. 천천히 숫자 세는 소리와, 처음부터도 심하게 갈라지고 버벅거렸지만, 이젠 숫제 무슨 소리인지도 알아듣기 힘든 웅얼거림으로 다시 돌아간 여성이 토해내는 소리, 물어뜯을 것을 찾지 못해서 안절부절하는듯이 바닥을 긁으며 낮게 그르렁거리는 짐승들의 숨소리 등등이 섞여서, 아무리 봐도 좋은 광경이라고 봐 주기는 힘든 저택 안을 채우고 있었다.</p><p>&nbsp;<br>서른아홉, 어째서, 마흔, 그러니까, 마흔 하나, 왜, 마흔 둘, 이런 일이, 마흔.............셋.</p><p>숫자 세기가 멈췄다. 지겹다는 표정을 지어보며, 마법사는 여성을 향해 내뱉었다.</p><p>&nbsp;</p><p>"잘못 셌군. 뭐 자네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에 비하면 이 정도야 약과지만."</p><p>&nbsp;</p><p>여자의 눈이 크게 떠졌다. 커진 눈을 퀭하니 뜨고 있는 여성을 향해 마법사는 씹어뱉듯이 계속 말했다.</p><p>&nbsp;</p><p>"왜 그러냐고? 이전에 화금석을 가지러 온 놈들하고 뭐가 다르길래? 화금석을 가지고 가서 뭐에 쓸 거냐고? 글쎄? 내가 알 게 뭐야. 이전에 찾아온 어중이떠중이들에게야 뭐, 화금석인가 뭔가 하는 걸 가지고 있으면 영생을 얻을 수 있겠지, 금을 찍어내 부자가 될 수 있겠지, 하다못해 뭐 어디엔가 쓸 데가 있겠지 등등의 시답잖은 이유가 있었겠지. 그래서 자네들 같은 실력으로도 막을 수 있었던 거고. 방해요소 같은 걸 뚫고, 돌파하고, 회피하고 하는 것들은 놈들에게는 말 그대로 부차적인 것들이야. 주 목적이 아니라고. 난 녀석들과 반대지. 화금석은 부차적인 요소고, 주 목적은...."</p><p>&nbsp;</p><p>마법사는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천천히 선고하듯이 말했다.</p><p>&nbsp;</p><p>"자네들과 한 판 거하게 놀아보는 거지. 1라운드는 내가 이긴 것 같군. 자, 자네는 어떻게 할 거지?"</p><p><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strong><p><br>"드미첸 양, 그러니까...음...아버지, 아, 아니. 드미첸 옹께서는 어떤 분이셨나요?"</p><p>&nbsp;</p><p>내 말에 드미첸 양은 미소를 잠깐 거뒀다. 뭐, 그렇다고 해서 무표정이나 기분나쁘다는 표정이었다는 건 아니고, 짓고 있던 미소가 약간 옅어졌다, 라는 정도였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드미첸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p><p>&nbsp;</p><p>"글쎄요."</p><p>&nbsp;</p><p>드미첸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예상에서 한참 벗어난 소리였다. 아버지라는 단어를 말할 때의 미소라던지, '아버지는 웃는 모습이 좋다고 하셨어요' 라는 말이라던가. 게다가, 모르긴 몰라도 양아버지였던 아크 드미첸의 모습이었다면 아무리 적어도 '괜찮은 분이었어요' 쯤 되는 답변을 예상하는 게 당연할 것이다. 굳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도. 그런 탓에 드미첸의 '글쎄요', 라는 상당히 애매한 답변은 상당히 의외였다. 좋거나, 아니면 드미첸 옹의 호의가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럽다고 느껴져서 불편했다고 말했다면 또 모를까.</p><p>&nbsp;</p><p>"물론 양아버지께서는 절 친딸처럼 사랑하셨어요. 정말로. 제가 정말로 그분의 딸인 것처럼요. 부족한 것도 없었고, 제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너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어보기도 하셨고, 어디가 불편하다고 하면 새겨들으시는 분이었죠. 신심 또한 깊으신 분이었어요. 항상 아침저녁으로 신께 기도를 하셨고, 식사를 할 때마다, 그리고 하루 일과가 끝날 때마다 기도를 하셨죠. 신이시여,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이 모든 것을 허락해주셔서. 행복함을 알게 해 주시고, 감사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라고."</p><p>&nbsp;</p><p>말이 끝나고 잠시 또 짧은 침묵이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짧은 침묵이었다. 목을 가다듬고는 그녀는 다시 말했다.</p><p>&nbsp;</p><p>"그래서 모르겠어요. 양아버지께서는 좋은 분이셨지만, 저는 엄밀히 따지면 그분의 딸이 아니잖아요. 그 분의 대용품은 될 수 있겠지만, 대용품이 진짜를 대체할 수는 없으니까요. 모르겠어요. 어째서 그런 분이, 좋은 아버지이자 신실한 사람이었던 사람이, 그래서 수십 년 동안 만물가게의 제안을 거절해왔던 분이, 어째서 '딸의 대용품' 같은 걸 찾을 생각을 했는지요. 과연 어떤 분이었을까요, 아버지는? 강인했던 사람? 아니면, 보통 사람들처럼 나약하고 의지할 것이 필요했던 사람일까요?"</p><p>&nbsp;</p><p>말을 마치고 드미첸은 아까 전보단 나은, 하지만 여전히 엷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미소라기보단, 쓴웃음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p><p><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strong><p><br>여성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절망감에 가득 찬 얼굴을 여전히, 무덤덤하고 지겹다는 듯이 바라보던 마법사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동시에 공중에 떠 있던 수십 개의 가시들이 여성에게 겨눠졌고, 바닥을 긁으며 그르렁대던 짐승들도 일제히 고개를 쳐들었다. 바닥을 긁던 짐승들의 소리도, 마법사가 세는, 귀를 긁는 듯한 숫자 세는 소리도 없어졌지만 여성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는 듯이 무릎을 꿇었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푹 숙이고 울먹이는 것처럼 어깨를 들썩거리는 여성의 모습을 본 마법사는 그대로 손가락을-</p><p>&nbsp;</p><p>탕!</p><p>&nbsp;</p><p>손가락을 튕기려던 마법사의 눈에, 총성과 함께 날아오는 탄환이 보였다. 빠르긴 하지만, 탄환 치고는 보통 사람의 육안으로도 간신히 쫒아갈 수 있을만한 속도를 보여주는 탓에 마법사는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탄환이 어떻게 생겼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화약의 도움으로 탄피와 갓 이별한 탄두의 모습이 아니라 둥글둥글한, 총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나 썼을 법한 탄환이었다.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망토를 휘둘러 탄환을 바닥에 떨궈버리려던 페머터는, 망토를 휘두른 다음 자기의 눈을 잠깐 의심했다.<br>탄환이 망토를 '피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탄환이 아니라 새, 혹은 전투기나 보여줄 만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는 모습에 페머터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내뱉었다.</p><p>&nbsp;</p><p>"2라운드 시작이냐!"</p><p>&nbsp;</p><p>여전히 기세를 죽이지 않고 날아오는 탄환을 향해, 마법사는 손가락을 튕겼다. 동시에 허공에서 여성을 겨누고 있던 가시와, 고개를 쳐들고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네 발 달린 짐승들이 일제히 탄환이 날아온 통로를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으르렁, 컹! 하는 짐승의 울부짖음과 가시가 뛰쳐나가며 공기를 찢는 소리가 통로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p><p>&nbsp;</p><p>탄환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br>솔직히, 탄환이라기보다는 움직이는 생물체에 가깝다는 것이 페머터의 느낌이었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하지 않은 건, 무정물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특정 짐승이 보여주는 움직임 같은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직으로 낮게 날다가 갑자기 급상승하고, 급강하해서 날아오는 가시를 쳐내고, 자로 잰 듯한 직각이동으로 짐승들의 머리를 터트리면서 날아오는 동물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 일반인의 기준은 말할 것도 없고, 페머터가 알고 있는 온갖 무시무시하고 해괴한 짐승들의 리스트를 전부 뒤져봐도 마찬가지였다. 혀를 차고서, 마법사는 가시와 동물들을 전부 박살내고 여전히 흉흉한 기세로, '총알 치고는 느린' 속도로 미간을 향해 날아오는 탄환을 피했다. </p><p>목표롤 스치고 지나간 탄환은 다시 목표를 찾아서 급격하게 휘어졌고, 그 광경을 본 마법사는 몸을 틀고 있는 자세 그대로 탄환을 향해 팔을 뻗었다.</p><p>&nbsp;</p><p>우지직, 하는 소리가 먼저 난 뒤에, 뭔가가 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골프공보다 조금 작은 수준의 탄환을 손에 움켜쥐고 있던 페머터는 미간을 구기며 손바닥을 폈다. 떨어진 탄환이 쿵, 하고 바닥과 부딪치는 것과 동시에 페머터는 자신의 손바닥을 쳐다봤다. 탄환을 손으로 받아낸 것 치곤 멀쩡하다고 할 수도 있을 모양새였지만, 커다란 탄환에 비해서 손이 멀쩡하다는 소리지 엉망이긴 마찬가지였다. 불이나 무슨 약품에 집어넣기라도 한 듯이 급격하게 썩어들어가고 있는 손의 모습에, 마법사는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p><p>&nbsp;</p><p>"라운드걸이나 친절하게 공을 울려준다던지 하는 건 기대도 안 했지만....마탄(魔彈)이라니 참 화끈한 라운드 시작이군."<br>"괴물 같으신 분에겐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 드려야지. 솔직히 잽 정도밖에 안 되잖아, 아저씨?"</p><p>&nbsp;</p><p>페머터가 내뱉은 말에, 비꼬듯이 내뱉는 소리가 돌아왔다. 그리고, 통로에서부터 뚜벅, 뚜벅 걸어오는 사람의 그림자 둘이 페머터의 눈에 띄였다. 천천히 걸어오던 그림자 하나는 마법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무릎을 꿇은 채로 실신한 여성을 대충 부축해 일으켰고, 나머지 그림자 하나는 좀 더 앞으로 걸어와 내뱉었다.</p><p>&nbsp;</p><p>"처음 뵙겠습니다, 아저씨. 저기 마틴은 한 달 만인거 같은데..인사는 내가 대신 해도 상관 없지?"<br>"처음 뵙겠습니다, 아가씨. 초면부터 꽤 인상적인걸. 무자비하고, 야비하고, 강하고. 좋아. 맘에 들었어."</p><p>&nbsp;</p><p>페머터의 말에 오르샤는 대답 대신 신음을 흘리며 들고 있던 머스켓 라이플을 위로 올렸다. 덜그럭, 하는 금속성이 귀청을 때리는 것과 동시에 마법사는 총잡이에게 내뱉었다.</p><p>&nbsp;</p><p>"2라운드는?"<br>"저 아저씨가 아가씨 치워놓고 나면."</p><p>&nbsp;</p><p>오르샤의 말에 페머터는 씨익, 하고 입이 찢어질 듯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마법사의 망토 또한 살아있는 생명체라도 되는 듯이 꿈틀거렸다. </p><p>순식간에, 마탄에 떨어지고 부숴지고 박살난 수십 개의 가시와 열댓 마리의 짐승들을 다시 불러낸 페머터는 목구멍이 아니라 가슴팍을 찢고 폐부에서 바로 뛰쳐나온 것 같은 커다란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외쳤다. </p><p>&nbsp;</p><p>"좋아, 덤벼라! 익스프레스의 개자식들아! 검은 가시와 짐승의 친구이신 마법사 용사님이 나가신다!"</p><p><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strong><p><br>우르릉-!</p><p>&nbsp;</p><p>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다시 찾아온 기나긴 정적을 무참하게 박살냈다. 두꺼운 벽과 마법과 바리케이트로 가로막혀 아무것도 침입할 수 없고, 아무런 소리조차 새어들어오는 걸 막고 있을 대문을 뚫고서 들어오는 소리라면 말할 것조차 없었다. 무너지는 소리, 거친 파열음, 총성, 심지어는 욕설이나 그에 대꾸하는 거친 외침까지도 미약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 물론 마지막 건 착각이었겠지만,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권총을 잡고, 한 손으로는 드미첸을 감싸며 대문을 쳐다봤다. </p><p>&nbsp;</p><p>제기랄. <br>저 소리가 다시 들리는 걸로 봐서는 센트리나 골렘, 같이 작전을 수행한다고 하던 드미첸 가의 인원들은 이미 마법사에게 박살이 났고, 아마도 싸우는 건 마틴이나 오르샤라고 했었나, 아무튼 그 고독하다는 늑대, 얼음여왕 같은 여자일 것이다. 그 둘마저 뚫린다면? 마틴도 그렇고 오르샤도 그렇고 나 같은 초짜와는 달리 전쟁터 같은 환경에서, 아직까지 살아서 특무운송국에 있는 사람들이다. 아마도 다른 숙련된 사람들과 비교해도 훨씬 강한 사람들이겠지. 문제가 있다면 상대는 마법사고, 그것도 무진장 강한데다가 제정신이 아니기까지 한 남자다. 과연 육체적으로까지 강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법사라는 것부터가 이미 일반인들과는 비교 자체를 불허하는 수준이라 굳이 고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마법사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험하다. 나 같은 얼치기, 마법이라고는 단 하나밖에 쓰지 못하는 녀석은 빼고.<br>손이 떨려왔다. 무섭다, 라는 감정이 조금씩 스멀스멀 기어들어오기 시작했다. 제발, 내가 왜 하필이면 왜 이 자리에 있는 걸까. 과연 잘 싸우고 있는 걸까, 나는 어떻게 될까, 과연 맡은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이렇게 덜덜 떨리는데 그들은 어떨까,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드미첸은......</p><p>&nbsp;</p><p>드미첸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미소는 여전히 엷었고 평소와 다르게 안색은 파리한 것 같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p><p>그리고, 고요함이 찾아왔다.</p><p>&nbsp;</p><p>덜컹.</p><p>&nbsp;</p><p>"안녕하신가, 아가씨들."</p><p>&nbsp;</p><p>두려움과 긴장감과 최악의 상황이 망토를 두른 마법사의 모습을 한 채로 대문을 거세게 열어젖혔다.<br><br></p><br><hr><br>D-5입니다.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 거 같습니다. 맙소샇<br>원래 9화에서 끝날까 했는데 한 화를 더 써야 끝날 기세.txt<br><br><br/><br/>tag : <a href="/tag/익스프레스" rel="tag">익스프레스</a>,&nbsp;<a href="/tag/앞으로5일" rel="tag">앞으로5일</a>,&nbsp;<a href="/tag/입ㅋ대ㅋ킹ㅋ" rel="tag">입ㅋ대ㅋ킹ㅋ</a>,&nbsp;<a href="/tag/5일안에완결낼수있을까" rel="tag">5일안에완결낼수있을까</a>,&nbsp;<a href="/tag/아니사실불가능해도해야죠" rel="tag">아니사실불가능해도해야죠</a>,&nbsp;<a href="/tag/넵노력" rel="tag">넵노력</a>,&nbsp;<a href="/tag/페간지" rel="tag">페간지</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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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1 Sep 2009 18:47:17 GMT</pubDate>
		<dc:creator>붉은바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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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Hermes Express / 08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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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br><br><div style="TEXT-ALIGN: right"><br>"모든 일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되었지. 그래, 드미첸 가에서부터 말이야. 그 노인네의 머릿속에서부터."<br><strong>-작전개시 12시간 전.</strong></div><br /><br /><p><br><strong><br>&nbsp;</p><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작전개시 10시간 전<br><br><br></strong></div></strong><p>재떨이 안에 쌓여있는 꽁초 무더기가 눈 안에 들어왔다. 순간 그나마 좀 괜찮은 꽁초라도 건져 볼까,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맙소사.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이틀 묵은 재떨이에서 내가 도데체 뭘 건진다고? 그것도 내가 핀 담배도 아닌데?<br>몸서리를 한번 치고는, 나는 재떨이에서 시선을 옮겨서 머리를 좀 굴려보기 시작했다. 좋아. 이틀 전 들었던 마틴의 말은 꽤 그럴듯했다. 하지만 그래도 의문점은 남는다. 어째서 루인은 굳이 그런 '귀찮은' 짓을 했을까? 마틴은 뭐, 단순히 가학심리에서 비롯된 장난질, 혹은 독실한 신자인 드미첸을 위한 배려의 일환일 거라고 말은 했지만, 여전히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내가 뭐 진짜로 만물가게 주인장인 루인이 되어 본 것도 아니고, 게다가 루인을 만나본 거라곤 맨 처음 접선, 그리고 브리핑 때 말곤 없었긴 하지만 그래도 뭐라고 해야 할까, 루인은 마틴이 말한 것처럼 일처리를 할 것 같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p><p>자, 한번 생각을 해 보자. 어차피 거래는 틀어졌고, 만물가게 측에서 드미첸 영감에게 그렇게 엿을 먹이고 싶었다면 그냥 거래를 거부하는 게 제일 속 편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굳이 비싼 비용을 치뤄가면서 물건 하나를 줘서 귀찮게 만드는 건 애들이나 할 짓이니까. 물론 만물가게 측에서 그걸 '비싼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았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애초에 우리 보고 화금석이 나쁜 놈들 손에 들어간다고 막아달라는 식으로 부탁하진 않았겠지.<br>반대로 한번 생각해보자. 과연 그렇다면 그 행동은 신자였던 아크 드미첸 옹을 위한 배려였을까? 그렇게 보기도 힘든게, 그런 식으로 뭐, 잘은 모르겠지만 신께서 주신 운명이 어쩌고 할 거면 그런 안배 따위를 하느니 차라리 솔직하게 '죄송합니다. 찾긴 찾았는데 이 분도 심장이 영 약한데요' 라고 이실직고하는게 훨씬 더 맞는 설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p>".........그러면....... 왜 마틴은?"</p><p>중얼거려봤지만 끝이 없었다. 제기랄. 한 번 의심을 하기 시작하니 의심이란 놈이 끝을 보이지 않을 기세로 찾아오고 있었다. 머리가 복잡해지는 느낌에, 나는 결국 재떨이를 집어들었다. 다행히도 장초를 찾아서 재떨이를 까뒤집어 보이는 몰상식한 짓은 저지르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물론 재떨이를 쓰레기통에 거꾸로 뒤집어 털면서 입 끝에 쓴 맛이 돌긴 했지만 말이다. 세상에. 이러다가 진짜로 담배를 사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입맛이 더 써지는 느낌이었다.<br><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br></strong></div></strong><strong><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작전개시 9시간 전</strong></div></strong><p><em><br><br>"재미있는 가정이군요. 뭐, 딱히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긍정하는 것도 물론 아니지만."</em></p><p><em>낡은 망토를 둘러쓴 남자의 말에, 긴 머리의 남자는 의외로 쉽게 대답했다. 별로 중요하거나 숨길 것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였다.</em> </p><p><br><br><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br></strong></div></strong><strong><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작전개시 8시간 전</strong></div></strong><p><br>"보도 관제는?"<br>"요청은 일단 다 끝냈습니다. 뭐, 그건 치안 당국하고 드미첸 가, 그리고 만물가게 측에서 해결할 문제겠죠."</p><p>다 피운 시가를 재떨이에 털어넣고, 제르보스는 갈라진 목소리로 내뱉었다.</p><p>"우리가 작전에 투입한 요소는?"</p><p>제르보스의 질문에 안경을 쓴 여성은 사무적인 말투로 대답했다. 생긴 인상착의로 봐선, 그러니까 대충 걸친 듯한 하얀 가운에다가 방금 자다 일어난 듯이 사방팔방으로 뻗쳐 있는 머리, 누가 돈을 주고 그렇게 입으라고 해도 거절할 가운 아래의 하와이안 셔츠와 트레이닝복 바지를 봐선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답변이었지만 아무튼 그랬다.</p><p>"센트리(Sentry) 56기, 골렘 20기, 작전과 소속 에이전트 케이트 외 에이전트 2명입니다. 본 작전은 드미첸 가의 보안경호팀과 같이.."<br>"무지막지한 기계 투입량에 비해서 에이전트는 적군. 상대께서 상당히 강한 걸로 아는데 이걸로 문제 없나?"<br>"어차피 이기려고 하는 게임은 아니니까요, 보스. 시간만 끌어도 우리가 이기는 상황인데다가, 혹시나 에이전트를 잃거나 하면 곤란하니까요.....흐암."<br>"우리가 상대할 마법사가 아침 종치면 칼퇴근하는 야근 공무원인 줄은 몰랐는데."<br>"그가 그렇게 하겠다고 작정한 이상, 그에게 있어서 그건 이미 언령(言靈)일 걸요. 특히나 마법사니까. 우리가 할 건 그가 공언한 시간까지만 버티면 되는 거구요."<br>"우리 하는 짓에 따라서 내용을 실시간으로 바꾸고 있는데 언령이라고?"<br>"아직 가마에 넣지 않은 흙덩어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실린더에 장전된 총알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일단 가마에 들어가거나, 격철이 화약을 때리게 되면 돌이킬 수 없죠. 그 전까진 마음껏 수정할 수 있겠지만."<br>".............정신나간 놈이라 그런진 모르겠지만 좀 이해하기 좀 힘들군."<br>"마법사란 종족들이 다들 그렇죠. 상식을 비틀고 무시하는 대신,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얽매이기도 하니까요. 뭐, 저도 그렇고."</p><p>여성의 말에 제르보스는 책상 위에 놓인 시가 케이스에서 시가를 하나 꺼냈다. 시가 끝을 대충 잘라내고 붙을 붙인 다음, 제르보스는 여성에게 다시 말했다.</p><p>"좋아. 뭐, 우리 특무운송국 지부에서 가장 유능하신 분의 이야기니 납득하도록 노력은 해 보지.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은게 있는데......."</p><p>말과 동시에 제르보스는 보고서의 한 부분을 손으로 탁, 탁 튕기면서 여성에게 말했다. 방금 전의 여유있는 말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p><p>"이 작전 배치도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인데 말야, 아스티아 주임. 랭크 1인 필리아부터 랭크 5까지는 각자의 업무라던지, 뭐 골치아픈 사정 때문에 사용할수 없다곤 하지만....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 랭크 6, 8인 오르샤나 마틴이 거기 가지 않고 굳이 랭크 17, 그것도 신참인 케이트 플레처를...."<br>"제대로 보신 거 맞습니다. 최후의 보루에요."<br>"아직 실적도 검증되지 않은 풋내기가?"<br>"자세한 것은 사원 신상정보하고 인사행정부의 기록을 보시면 아실 거에요. 특별한 존재죠. 그 마법사와 맞먹을, 아니 그를 능가할수도 있는 신비를 가지고 있어요."<br>"인사행정 기록 정도는 다 알고 있어. 그래서 이해가 안 간다는 거지."</p><p>툭, 툭, 제르보스는 계속 종이를 쳐가면서 아스티아라고 불린 여성에게 대답했다. 툭, 툭, 툭. 종이를 치는 속도가 조금씩 더 빨라졌다.</p><p>"실적 수준은 백지, 육체적 수준은 꽤 괜찮긴 하지만 어쨌든 일반인 레벨. 마법사의 가계를 타고났지만 마법은 쓸 수 없음. 이 요소들에서 어떻게 정신나간 마법사에게서 우리 공주님의 심장을 마지막으로 지킬 최후의 보루를 연상할수 있지?"<br>"틀렸어요, 보스. 마법사의 가계를 타고났지만 마법을 쓸 수 없는게 아니에요. <strong>마법사의 가계를 '타고났기 때문에' 마법을 쓸 수 없는 거죠.</strong>"<br><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strong></div></strong><strong><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br>-작전개시 5시간 전<br><br></strong></div></strong><p><em>"뭐, 어쨌든 신비라는 거에 의지하는, 혹은 의지하길 바라는 놈들이 다 그렇지. 모두 조금씩 정상에서 엇나간 놈들이라고. 나처럼 완전히 맛이 간 놈은 빼더라도."</em></p><p><em>긴 머리의 남자가 내뱉은 질문에, 낡아빠진 망토를 뒤집어쓴 마법사는 그렇게 대꾸하며 웃어보였다. 이가 훤히 보이는 미소였다.</em></p><p><br><strong>&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strong></div></strong><strong><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br><br>-작전개시 4시간 전<br><br></strong></div></strong><p>"뭐야, 결국 그 애한테 제대로 말해준 건 하나도 없네."<br>"몰라도 일 하는데는 지장 없으니까."</p><p>퉁명스러운 대꾸가 돌아왔다. 이제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만일 '이걸로 사냥이나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 라고 정중히 요청하면서 건네준다고 해도 쓰기 망설여질, 그러니까 아직 전장에서 현역으로 쓰일 무기라기보다는 벽난로 위 장식장을 장식하는 편이 훨씬 더 어울릴 것 같은 고색창연한 머스킷 라이플을 만지작거리며 오르샤는 그 대꾸에 대답했다.</p><p>"왜. 평소에는 자기 우울한 이야기는 다 말하고 다니더니. 감봉이라던지, 누가 휘말려서 중상을 입거나 죽었다던지...."<br>"그거하고 이거하고 경우가 똑같냐, 멍청아."<br>"안 똑같아? 개인적인 비극은 나눠서 줄이는 게 최고라면서."<br>"어, 안 똑같아."</p><p>다시 또 퉁명스러운 대답. 오르샤는 그 대답에 비속어, 혹은 육두문자를 내뱉는 대신에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피를 물었다. 대충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인 다음, 한 모금을 내뱉은 후에야 오르샤는 마틴에게 다시 말을 꺼냈다. 마틴은 오르샤를 쳐다보지도 않고 자기가 쓸 무기들을 손질하고 있었다.</p><p>"거 되게 꽁해있네. 자기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었어?"<br>"야, 소름 돋는다. 뭔 놈의 자기야, 자기는. 언제 네가 내 연인이라도 됬냐? 얼음 마녀님."<br>"그 이미지도 다 직접 유포하고 퍼트린 거면서 왜 그러셔요, 직장 상사님. 덕분에 나만 보면 약이라도 한 것처럼 몸 떠는 자식들이 한둘이 아닌데."<br>"그럼 내가 언제 거짓말 하던가? 진짜로 그러기도 하시면서 왜 그러셔요. 신입 녀석이 너 보고 오금이 저리다고 하더라."<br>"그건...............그 애가 타이밍을 잘 못 맞춰서 온거고."</p><p>에라, 모르겠다- 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마틴은 등을 돌렸다. 오르샤의 얼굴을 마주보는 위치로 돌아온 마틴은 오르샤를 향해 말했다.</p><p>"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거에 짜증이 날 지경이야."</p><p>마틴의 말에 오르샤의 눈이 살짝 크게 떠졌다. 하지만 마틴은 그런 표정 변화따위에는 눈길 하나 주지 않고 계속 이야기했다.</p><p>"벌써 7년 전이던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뭐, 그걸로 끝난 줄 알았지. 뭐, 영감님 덕분에 좀 찝찝한 기분은 남았지만 어쩌겠어. 우리 일이 다 그렇잖아. 일 한번 끝나면 뒤돌아볼 필요도 없고, 아니 뒤돌아보려고 해도 다른 일들이 워낙 많아서 뒤를 돌아볼 짬 따위가 나올 수가 없지.<br>그런데, 이미 끝난 걸로 알고 있던 일이 결국 돌고 돌아서 다시 나한테 또 일이 떨어지는건 도데체 뭐냐고. 그냥 좀 잊고 잘 살아보자는 사람한테 이럴 수 있느냐 이거야. 제기랄. 나도 그렇고, 그 심장이 금덩어리 제조기인 아가씨도 그렇고."<br>"귀찮게 됬네. 한 번 했으면 끝날 줄 알았더니 애프터서비스까지 해주는 꼴이잖아."<br>"그렇게 됬수다. 네. 더 슬픈 건 거절도 못 했다는 거지요."</p><p>마틴의 말에 오르샤는 눈을 한 번 깜빡였다. 마틴은 어느 새 다시 등을 돌려 개인 화기를 다시 손질하고 있었다. 등밖에 보이지 않는 마틴의 모습에 대고, 오르샤는 혼잣말이라도 하듯이 내뱉었다.</p><p>"역시 당신은 군인 체질은 아닌 거 같아."<br>"왜. 직장 상사이자 전 군대 상관인 사람이 그래서 실망스러워?"<br>"아니."</p><p>조용한 목소리로 오르샤는 마틴에게 대답했다.</p><p>"난 당신이 그래서 좋아. 그 애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br><br><br></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br></strong></div></strong><strong><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작전개시 3시간 전<br><br></strong></div></strong><p><em>"그래서......... 어쨌든 할 거라는 거군요."<br>"뭐 그렇게 뻑적지근하게 초대장도 보냈는데 그럼 설마 안 할까. 이봐, 점장님. 이미 이건 나한테 있어서 언령이라고, 언령. 자물쇠란 말이야."<br>"귀찮으신 분이군요. 가게를 어지른 건 나중에 청구하겠습니다."<br>"배상은 화금석 찾아오면 그걸로 하지. 괜찮나?"</em></p><p><em>자랑스럽게 내뱉는 낡아빠진 망토의 마법사가 내뱉는 말에 긴 머리의 청년은 쓴웃음을 지었다. 청년의 반응에, 마법사는 즐거운 듯이 외쳤다.</em></p><p><em>"그럼 가볼까, 정의의 용사와 마법사 정도라면 악의 무리가 있는 저택 정도 쓸어버리는 건 일도 아니라고. 진짜야. 그리고 저택 앞에서 한 번, 나쁜 놈을 쓰러뜨리고 공주님을 구한 다음에 다시 한 번 이렇게 외쳐주는 거지. <strong>막이 올랐다, 막이 내렸다! 악하고 무도한 놈들아! 공주님을 구하러, 공주님을 구한, 위대한 용사님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strong> 라고. 어때. 폼 나지 않냐?"</em></p><p><em>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긴 머리의 청년을 뒤로 한 채 낡아빠진 망토의 마법사는 망토를 펼쳐 하늘로 비상했다.</em></p><strong><div style="TEXT-ALIGN: center"><strong><br>******<br><br></strong></div></strong><strong><div style="TEXT-ALIGN: right"><strong>-작전개시 2시간 전<br><br><br></strong></div></strong><p>아무도 없는 곳에서, 심장에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힘든 신비를 숨긴 공주님은 말했다.<br></p><p><strong><br>"곧 막이 오르겠군요."</strong></p><p>&nbsp;<br><br><br></p><br><br><hr><br><br>시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글이 술술 나오네요. 헐.......<br>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곤 있습니다. 넹. ㅇㅇ<br><br><br/><br/>tag : <a href="/tag/익스프레스" rel="tag">익스프레스</a>,&nbsp;<a href="/tag/캐릭터총집편ㅋ" rel="tag">캐릭터총집편ㅋ</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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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리뷰 및 작업물</category>
		<category>익스프레스</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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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4 Aug 2009 17:52:21 GMT</pubDate>
		<dc:creator>붉은바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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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Hermes Express / 07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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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8월이 되면 숨을 좀 돌릴 수 있을까 했더니 현실은 아직도 노동의 노예입니다. <strike>아오 빡쳐</strike><br>3일만 지나면 프리덤 피플로 변신!<br><br>하지만 그 날짜면&nbsp;디데이가 D-21 아오 슈1바;;;<br><br>7편은 떡밥회수편입니당.<br>이전의 비스콘티 스토리를 읽으신 분은&nbsp;이상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아실 수 있는데<br>그 부분이 왜 다른지는 ㅋ.................<br><br><br></p><br /><br /><p><br><br><br><br>내 말에 마틴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담배 필터를 앞니로 씹으며 대답했다.</p><p>"너 말야, 아무리 신입이고 내가 네 파트너라지만 말야, 너 나한테 너무 의지하는 거 아니냐? 내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MC라도 되는 줄 알아?"<br>"......누, 누군 어, 뭐,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요?"<br>".......에휴. 알 만하다. 서로 파트너 잘못 만나서 너나 나나 고생이구만. 제기랄."</p><p>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틴과 나는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을 쉬었다. 담배가 있다면 한 개비 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친구놈들이 권할 때 담배를 미리 배워둘 걸 그랬나. 어차피 금연자라서 담배 물어봤자 별반 나아질 것 같진 않지만. <br>마틴이라면 이 상황에서 보란 듯이 바로 담배 한 대를 더 꺼내겠지- 라고 생각한 순간, 예상대로 마틴은 그렇게 했다. 그리고, 몇 초 후 마틴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담배케이스를 뒤로 내던졌다. 톡, 하는 가벼운 소리를 보아하니 담배가 다 떨어진 모양이었다. 허. 역시나 그 쪽도 짜증나는 상황에다가 담배마저 없으니 환장할 지경인 게 분명했다. 담배를 배워놓을껄, 하는 생각이 싹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신이시여,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안 피는게 훨씬 나은 것 같네요. 정말로.</p><p>"제-기랄, 담배도 없고 미치겠구만......그래서, 어, 뭐가 궁금하다고?"<br>"어, 그러니까, 음......작전, 이라고 해야 되나? 뭐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br>"그러니까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나 말고 대답해 줄 다른 녀석들 많잖아."</p><p>퉁명스러운 마틴의 대꾸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다른 팀 쪽의 사람들은 바쁜데다가 이쪽 작전에 대해선 전혀 알지도 못하고 있고, 그나마 물어물어 같은 작전을 수행한다고 하던 양반들에게 찾아가보니 나머지는 죄다 현장에 가 있는데다가, 그나마 대기시설에 남아있는 두 명중 한 명은 방문을 열기도 전에 시끄럽게 고막을 때리는 일렉기타 소리 때문에 문을 열어볼 엄두도 못 냈고(그 방문 안에 계시는 소음 공해의 주인공이 사내 넘버 원 에이전트에다가, 우리의 상대가 되는 마법사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점도 한 몪 했다. 그런 걸 이미 훤히 알고 있으면서도 연주를 방해할 만한 깡이 있다면 난 지금쯤 마틴의 상관 자리에 있거나 혹은 저승에 가 있겠지), 한 명은 열자마자 씹어먹을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탓에 겨우 '마틴한테 가봐' 라는 한 마디만 듣고 돌아왔다고. 물론 마틴이 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들으면서 마틴은 중간중간 '얘가 지금 소가 고기 뜯어먹는 소리 하나' 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으니까. <br>어찌됬든, 내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마틴은 한숨쉬듯이 담배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p><p>"필리아는 뭐 그렇다 쳐도 오르샤 그 녀석은 뻑하면 나한테 뭘 못 떠넘겨서 안달이구만. 그러니까 남자가 안 따르지."<br>"맙소사, 친한 동료인 거 같던데 그런 식으로 말해도 되는 거에요?"<br>"틀린 말 같아? 그 녀석은 천성 고독한 늑대라고, 늑대. 그것도 머리 쓰는 걸로는 여우 뺨치는. 너, 들어갔을 때 그 녀석 뭐 하고 있디?"<br>"총 손질요."<br>"너 타이밍 못 맞췄으면 총 맞았을지도 모르겠다."</p><p>마틴의 반문에 할 말이 목구멍 안으로 십 리를 후퇴했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은 덤이었다. 뭐, 그 사람을 씹어먹을 것 같은 눈빛만 보자면 보스보다도 훨씬 더 무서워보였으니 마틴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닌 셈이었다. 게다가 좋게 말해서 서릿발, 과장 좀 섞어서 눈귀신 같은 그 등골이 서늘해지는 태도라니. 별로 두 번 이상 보고 싶진 않은 모습이었다. </p><p>"뭐, 헛소리는 이쯤에서 관두기로 하고..... 뭐, 녀석이 쓴 예고장대로 되겠지, 아마."<br>"예? 뭐라구요?"<br>"왜, 직접 장본인이 떠벌인 작전 계획을 면전에서 듣고 보고서까지 올린 아가씨께서. 안 믿겨지나?"<br>"거, 뭐라고 해야 되나, 어, 그러니까, 어차피 거기에 써 있는 대로 실행한다고 해서 우리까지 거기에 맞춰줄 필욘 없잖아요? 의뢰주 심장 걸고 정정당하게 게임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br>"맞아. 근데, 너 한 가지 잊은 게 있는 거 같은데."<br>"예?"<br>"놈이 마법사라는 거."</p><p>마법사, 라고 씹어뱉듯이 마틴은 말했다. 굳이 '마법사' 라는 단어를 강조한 것에 대해서 설명을 또 받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상대가 마법사라는 이야기를 굳이 풀어 말하자면, 그건 상대가 물을 하늘로 거꾸로 쏟아지게 할 수 있고, 허공을 걸을 수 있으며, 수 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던 물리학의 이론들을 코웃음치며 무너뜨려버릴 수 있는데다가, 심지어 맘만 먹는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폭거를 도시 단위로 저지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마틴의 대답이 우문현답(愚問賢答)인 셈이었다. 그런 상식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했던 질문은 안 하는게 정상일 거다. 왜냐고? 저쪽은 내가 싫다고 해도 억지로 우리 쪽을 자기에 맞추는 폭거를 태연하게 저지를 수 있으니까. 물이 땅에 흐르는 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물을 하늘로 거꾸로 솟구치게도 할 수 있는 양반들이 그게 뭐가 어려울까.</p><p>"만물가게 측에서는 이전처럼 해 왔던 것처럼 드미첸 양의 대피와 함께 페머터의 격퇴를 요구했지. 뭐, 공식적인 의뢰주의 위치는 만물가게니까 못 들어줄 것도 아니고, 가능한한 의뢰주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관례다 보니 어찌어찌 쉽게 넘어갔지만 말야....."</p><p>말이 끝나고 나서, 마틴은 잠시 자켓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이윽고 곱게 접힌 종이 한 장을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p><p>"예고장이 한 장 더 오더군."</p><p>말과 함께 마틴은 턱짓으로 읽어보라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접힌 편지를 펴 보니, 내용은 이런 식이었다.</p><p>"....예고장을 한 장만 보낼 거란 고정관념은 버리는 게 좋을 텐데? 머리를 좀 굴려 보라고. 머리는 당신네들만 쓰는 게 아냐. 자네들이 계획을 바꾼 대로 새로 바꾼 예고장을 한 장 더 첨부해서 보내도록 하지. 아래에 써져 있는 대로 찾아가 줄 테니까 어디 한 번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준비해보라고. 재미없는 싸움질은 사양이야.<br>뱀발. 이전에 보냈던 예고장도 한 번 다시 보는 게 좋을 걸............음, 그러니까......"<br>"놈이 보냈던 이전 예고장이 더 가관이었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지금 네가 보고 있는 예고장과 똑같은 내용이 써 있었어. 추신 부분만 빼고."<br>"...........세상에."<br>"뭐, 생각해보면 우리 브리핑 때도 갑자기 불쑥불쑥 나타나고 했었으니까 별 이상할 것도 없지. 차라리 불쑥불쑥 나타나서 의뢰주 심장 빼고 내빼는 거보단 이게 더 낫기도 하고.......가능하면 아예 안 와줬으면 좋겠지만."</p><p>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상태로 대답하는 마틴의 모습에서는 지겹다, 라는 느낌이 묻어나왔다. 물론 그 표정은 하도 많이 겪어서 이젠 이골이 났다, 뭐 별 거 아닌 귀찮은 일인 주제에.....라는 느낌이라기보단, 겪은 횟수는 별로 되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진절머리가 난다는 표정에 더 가까웠다. 뭐, 나래도 그랬을 거 같아서 표정에 대해서 뭐라고 태클을 걸 순 없었지만.</p><p>"마틴."<br>"왜."<br>"한 가지 더 물어볼 거 있어요."<br>"뭔데."<br>"그, 뭐라고 해야되나...우리 의뢰주 이야긴데, 드미첸이었나, 왜 하필이면 화금석을 심장에 가지고 있는 거에요?"</p><p>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틴의 얼굴이 팍 구겨지는 게 보였다. 진절머리가 난다는 표정을 넘어서서 당장이라도 "또 너냐? 꺼져!" 라는 말이 튀어나올 것 같은 표정이었다. 세상에, 이거 아무래도 타이밍을 잘못 잡아도 단단히 잘못 잡은 거 같은데-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자마자 마틴은 다 구겨져서 너덜너덜해진것 같은 얼굴로 나에게 씹어뱉듯이 말했다. </p><p>".....제기랄. 웬일로 그걸 안 물어보나 했더니 역시나로군."</p><p><br>&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div><p><br>그러니까, 이야기의 시작은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p><p>그 때 드미첸 가와 드미첸 컴퍼니의 주인은, 비스콘티 드미첸의 아버지인 아크 드미첸이었다. 잠깐. 40년 전 이야기라면서, 아직 17세밖에 안 된 비스콘티 드미첸이 왜 이 이야기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냐고? 좋은 지적이다. 뭐 제대로 설명할 기회는 별로 없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비스콘티 드미첸, 그러니까 우리 의뢰주는 사실 드미첸 가의 핏줄이 흐르는 적손(嫡孫)은 아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의 의뢰주와 지금 이 이야기에 나오는 비스콘티 드미첸은 동일인이 아니라는 소리지. 둘 다 아크 드미첸의 딸이긴 하지만.</p><p>아무튼, 그 때 아크 드미첸은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딸인 비스콘티 드미첸이 워낙 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났던 터라, 잔병 한 두개씩은 물론이요 상태가 안 좋을땐 좀 커다란 병을 두어 개씩, 남들 반지나 목걸이, 귀걸이 등등의 악세사리 차듯이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아크 드미첸이 드미첸 컴퍼니의 주인이 아니었다면 비스콘티 드미첸은 진작에 천국에서 천사들의 나팔소리를 들었을 지도 모를 정도 말이다. 다행히 아크 드미첸은 다른 아버지들이 보여주는 애정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모자란 부성의 소유자는 아니었고, 덕분에 병을 계속 달고 있으면서도 그의 딸은 열 두살이 되기까지 아무런 불편도 없이, 아버지에게 걱정을 끼치는 일도 없이 살아왔다.<br>하지만 불행은 예고장을 보내지 않고 찾아온다고 했던가, 어떻게든 버텨가고 있던 비스콘티 드미첸에게도 결국 사신의 초대장이 전달됬다. 평소에 신뢰하던 의료진도 고개를 흔들었고, 온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저명한 의사를 데려와도 대답은 언제나 똑같았다. 송구스럽습니다만,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는 말밖에 드릴 수가 없겠군요. 몸이 너무 약해서 칼을 댈 수가 없습니다. 수술 중에 사망할 수도 있고.....</p><p>-그럼 다른 방법은........?</p><p>아크 드미첸의 말에 의사들은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드미첸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답이 없었다. <br>밑바닥부터 올라와서 불가능은 없다, 어떤 일이던 끝까지 노력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 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아크 드미첸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그로써도 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이 좌우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 법이다, 라고 그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진짜인진 모르겠지만.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마틴은 이야기 끝에 덧붙였다. 아마 그랬겠지, 라고.</p><p>아크 드미첸이 만물가게와 접촉하게 된 것도 그 때라고, 마틴은 계속 이야기했다. 물론 첫 제안은 만물가게에서였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크 드미첸은 만물가게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버렸다. 굳이 아크 드미첸이 아니더라도 건실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거절했겠지만. 하지만 만물가게는 기분나쁘지 않게, 정중하게, 그러면서도 상당히 집요한 방식으로 제안을 계속 해 왔다. 따님의 생명을 구제해드리겠습니다. 나쁘지 않은 거래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br>하지만 아크 드미첸도 꽤 심지가 굳은 사람이었다. 애초에 그런 심지가 없었다면 부호는 커녕 일개 작은 회사의 임원조차 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는 어금니에 금이 갈 정도로 이를 악물며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고, 결국 그는 자신의 딸이 무겁디 무거운 짐들을 벗어버리고 고통도, 슬픔도 없다는 세계로 떠나는 것을 쳐다봐야만 했다.</p><p>그리고 세월이 지났다. <br>아크 드미첸의 머리에도 백색의 눈발이 내려앉았고, 이미 아크 드미첸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 하나하나가 그 날 경제동향을 바꿔버릴 수 있는 위치에까지 올랐다. 사람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이뤘고, 내 인생 한 점에 후회할 것 하나 없다, 라고 그는 차를 마시며 내뱉었다. 하지만, 아니었다.<br>아니다. 아니었다. 이젠 다 늙어버린 노신사의 눈에서 그 때처럼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차를 마시던 것처럼 천천히 잔을 내려놓고, 그와 비슷한 속도로 수화기를 잡은 드미첸은 서서히 입을 열어 수화기 건너편에서 듣고 있을 사람에게 이야기했다.</p><p>만물가게 제군들, 당신들이 이겼소.</p><p><br>&nbsp;</p><div style="TEXT-ALIGN: center">******</div><p><br>"그래서요?"<br>"딸을 보고 싶다, 라는 요청을 그 쪽에서 들어주긴 했지."<br>"설마 인신매매............"<br>"미쳤냐. 거기까진 안 갔어. 그냥 딸을 닮은 아이가 어디에 있다, 라고만 알려줬지. 뭐, 조건도 딱 좋았던 것 같아. 드미첸 영감이 바랬던 죽은 딸의 모습과 거의 엇비슷했던 건 둘째치고, 일단 고아였다니까..."<br>"그러니까, 거기서 화금석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 거에요?"<br>"제기랄, 성질 한 번 급하네."</p><p>반쯤 탄 담배를 재떨이에 걸쳐놓고는 마틴은 계속 이야기를 해 나갔다.<br>사실, 아크 드미첸도 그 아이에게 무슨 특별한 일이 있다던지, 뭐 그러니까 심장에 화금석을 박아놨다던지 하는 이야기를 안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약간 귀찮은 절차를 거쳐서 정식으로 그 고아 아이를 입양하고, 양녀로 들인 다음 이름을 비스콘티 드미첸으로 바꿔준 것까지 끝나고 나서, 아크 드미첸은 편지를 한 장 받게 됬다. 발신인이 만물가게 주인, 루인으로 되어 있는 편지였다.</p><p>'이전 따님의 일은 비극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희의 본분을 넘어서는 일인 줄은 알고 있지만서도 약간의 안배를 해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p><p>아크 드미첸으로써는 꽤 불쾌한 편지가 아닐 수 없었다. 어차피 이번 한 번 뿐이다, 라고 중얼거리며 드미첸은 편지를 분쇄기에 집어넣었다.<br>그리고 며칠 뒤, 아크 드미첸은 만물가게 측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되었다. 드미첸 가의 저택을 침입하기 시작한 정신나간 놈들 덕분이었다.</p><p>"...............골때리는데요, 그거."<br>"내 말이 그 말이다."<br>"왜 그랬을까요?"<br>"글쎄, 수십 년 동안 거래 안 튼 거에 대해서 엿 좀 먹어보라고 안배하는 척 하면서 그랬을 수도 있고.........나름대로의 배려일 수도 있겠지."<br>"전자는 이해할 수 있겠는데 배려라는 소리는 이해 못 하겠는데요."<br>"그렇게 건실한 상식인에다가 심지 굳은 사람이면 영생 같은건 안 좋아할 거 같은데. 실제로도 봐봐.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걸 애써 거부했잖아."<br>"영생이 뭐가 어때서요?"<br>"안 죽는게 좋은 거 같냐? 죽음의 의미가 어쩌고 하는 그딴 심오한 이야기는 때려치고 이야기해도 말야, 딸은 몰라도 자기는 영생이 아니잖아. 게다가 드미첸 영감은 독실한 신자였다고."</p><p>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재떨이에서 필터 바로 앞까지 다 타버린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재떨이 안으로 구겨넣으면서 마틴은 내뱉었다. 제길, 오늘 나 컨디션이 안 좋나? 두 번이나 멍청한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줄은 몰랐는데.<br>&nbsp;<br></p><p>&nbsp;</p><br/><br/>tag : <a href="/tag/익스프레스" rel="tag">익스프레스</a>,&nbsp;<a href="/tag/ㅋ" rel="tag">ㅋ</a>,&nbsp;<a href="/tag/화금석은심장에장착하면피리젠이늘어납니다" rel="tag">화금석은심장에장착하면피리젠이늘어납니다</a>,&nbsp;<a href="/tag/는꿈" rel="tag">는꿈</a>,&nbsp;<a href="/tag/헠ㅋ꿈ㅋ" rel="tag">헠ㅋ꿈ㅋ</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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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3 Aug 2009 16:57:08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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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폰을 바꿨습니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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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정확히 말하면 분실해서 새로 바꾼거지만......... <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29/27/e0086127_4a705d1a13c44.jpg" width="212" height="31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29/27/e0086127_4a705d1a13c44.jpg');" /></div></p>뭐 그래도 다행히 폰을 갈아탈 수 있었던 터라 세상과의 단절을 한 달 일찍 겪게 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_-<br>덕분에 전화번호부가 깨끗하게 시망하셨습니다. 제길 어ㅡ엏ㅇ허긓으허흐ㅡ그흐ㅡㅎㄱ<br><br>번호는 이전과 그대로 010 - 23XX - 7XX3이니 포스팅 보시는 분들께선 자기 정체를 밝혀주시고 [....] <br>문자 좀 넣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br><br/><br/>tag : <a href="/tag/폰시망" rel="tag">폰시망</a>,&nbsp;<a href="/tag/분실이라니" rel="tag">분실이라니</a>,&nbsp;<a href="/tag/맙소샄" rel="tag">맙소샄</a>,&nbsp;<a href="/tag/시발그나저나OTP어쩔....." rel="tag">시발그나저나OTP어쩔.....</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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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9 Jul 2009 14:35:05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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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I still Alive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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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7/27/27/e0086127_4a6dacbbb35fc.gif" width="368" height="26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7/27/27/e0086127_4a6dacbbb35fc.gif');" /></div><span style="COLOR: #cc0000"><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COLOR: #cc0000">어이쿠</span></div></span><br><br>어찌어찌 살아있습니다. 어느새 7월도 다 끝나가네요. -_-<br>아래부턴 근황 겸 생각정리입니당.<br><br>1. 일이 쓰러지지 않ㅋ엉ㅋ..................<br>덕분에 생일이었건 24일도 일로 산ㅋ화ㅋ 했습니다. 우왕ㅋ<br>8월부터는 조금 여유있어질거 같.........습니다. 아마도 -_-<br><br>익스프레스 7화는 시간 날 때 좀 더 손 봐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이건 뭐 글을 쓸 시간이 있어야지...에휴.<br><br>2. 군입대가 한 달&nbsp;남짓밖에&nbsp;안 남았어!<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27/27/e0086127_4a6db080369d8.jpg" width="250" height="18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27/27/e0086127_4a6db080369d8.jpg');" /></div><br>맙소사네요.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내가군대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r>남은 시간이라도 좀 즐겁게 지내고 싶은데 현실은 노ㅋ예ㅋ 맙소사<br><br>시간이 정말 부족함을 느낍니다. 네. ㅇㅇ.<br><br>3. 문상 만원짜리가 있는데 이걸 어디다 써야하징...........<br><br><br/><br/>tag : <a href="/tag/근황" rel="tag">근황</a>,&nbsp;<a href="/tag/무ㅋ급ㅋ노ㅋ예ㅋ" rel="tag">무ㅋ급ㅋ노ㅋ예ㅋ</a>,&nbsp;<a href="/tag/살려주세여" rel="tag">살려주세여</a>,&nbsp;<a href="/tag/쉬고싶어ㅠㅠ" rel="tag">쉬고싶어ㅠㅠ</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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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7 Jul 2009 14:11:1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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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짤막한 근황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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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7/08/27/e0086127_4a538b9ad8475.jpg" width="456" height="68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7/08/27/e0086127_4a538b9ad8475.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COLOR: #cc0000">짤은 아무 관계없는 즐템사.jpg<br>고강이 뭐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span></div><br><br>한 학기동안 불었던 체중이 일주일만에 도로 원상복구됬습니다. 할렐루야<br>근데 왜 전혀 안기쁘지.....<br><br>이영도 작품이면 빠지지&nbsp;않고 나오시는 가이너 카쉬냅이 했다는 말로 그게 있죠.<br>사람들이 신을 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일 근무 가능한 무보수 만능 하인' 이라는 명칭이 지나치게 번거롭기 때문이라던가...<br>아무래도 전&nbsp;지금 신인거 같습니다. 근데 이번에도 안 기쁘네요. 아옳옳옳옳<br><br>없는 시간 쪼개서 신작 애니들 몇개나 대충 깔짝깔짝 보려고 하는데<br>바케모노가타리 좀 재밌을 거 같네여. Canaan도 1화는 꽤 임팩트있었고...<br>근데 챙겨볼 순 있을까여 흐흨<br><br>아 글 쓸 시간이 좀 있어야되는데 진도도 안 나가고 환장하겠네요. 바쁘기도 바쁘고<br>앞으로 두시간 정도 자고 전 다시 새벽부터 일 나갑니다. 아옳옳옳옳<br>이거 어디 피곤해서 살겠나....<br><br><br/><br/>tag : <a href="/tag/근황" rel="tag">근황</a>,&nbsp;<a href="/tag/좆ㅋ망ㅋ" rel="tag">좆ㅋ망ㅋ</a>,&nbsp;<a href="/tag/피곤크리" rel="tag">피곤크리</a>,&nbsp;<a href="/tag/익스프레스" rel="tag">익스프레스</a>,&nbsp;<a href="/tag/진도가겁나안나감" rel="tag">진도가겁나안나감</a>,&nbsp;<a href="/tag/여러분들아" rel="tag">여러분들아</a>,&nbsp;<a href="/tag/술담배에야언좆에선키퍼를뽑아도되니까" rel="tag">술담배에야언좆에선키퍼를뽑아도되니까</a>,&nbsp;<a href="/tag/여름에에어컨설치보조같은거하지마세여" rel="tag">여름에에어컨설치보조같은거하지마세여</a>,&nbsp;<a href="/tag/사람성격버리기딱좋음" rel="tag">사람성격버리기딱좋음</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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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7 Jul 2009 18:15:09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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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날씨는 덥고 일자리는 없고 속에선 불이 끓고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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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01/27/e0086127_4a4a2f5f840f1.jpg" width="204" height="24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01/27/e0086127_4a4a2f5f840f1.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COLOR: #000099">po잉여wer<br>일자리가 구하고 싶어여.....</span><br></div><br><strong><span style="COLOR: #000099">1.</span></strong> 오늘까지는 죽이 되던 똥이 되던&nbsp;무조건 일자리를 구해야 할 듯 싶습니다.<br>이력서 넣은 다섯 곳은 연락이 아예 안 오고 -_-....... 불합격됬으면 불합격통보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님?<br>설상가상으로 내일은 아예 일이 있던없던간에 아부지&nbsp;사무실로 닥치고 나오라는 엄명이 떨어져서 더 빡치네여.<br>아 쉬벌.... 진짜 메피스토펠레스한테 혼이라도 팔고 싶음 ㅠㅠㅠㅠㅠㅠㅠ 엉엉 제기럴<br><br><span style="COLOR: #000099"><strong>2.</strong></span> 사실 점심 넘어가면서부터 어이가 항성간 여행을 떠나셔서 존내 빡도네여.<br>짤이벤트 하고 나서 기껏 짤 그려줬더니 뭐가 빠졌다 뭐가 빠졌다 징ㅈㅇ지잊이징징지이징ㅈ<br>분명히 이벤트 글 쓰면서 '퀼리티 크게 기대하지 마세요' 라고 써놨는데도 불구하고 한글을 못 쳐읽나<br>네이트온으로 징징, 클럽 게시물로 징징, 댓글로 징징, 아 시발 내가 가슴속에 참을인자 새기고 말자 하고 했더니<br>다른 짤 업로드하자마자 '이분들 짤은 고퀼인데 왜 제짤은 저퀼임?' <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01/27/e0086127_4a4a3abd1533e.jpg" width="227" height="12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01/27/e0086127_4a4a3abd1533e.jpg');" /></div><br><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COLOR: #000099">배일호가 부릅니다. 니가 올래 내가 갈까<br>부처님 웃는 얼굴도 세 번까지라는데 이게 네 번째네? ㅋ!</span></div><br>징징대는 것도 정도껏이지 아오 시발;;; 솔직히 내가 뭐 클레임 걸리게 그렸다 싶은건 내 잘못이다 치는데<br>동어반복 존나 싫어하는 입장에서 세번 네번 징징대면 뭘 어쩌라는 건지 알 수가 없음이네여.<br>여름 엠티를 못 가서 직접 못 까는게 한임...........<br><br><strong><span style="COLOR: #000099">3. </span></strong>참 보는 거지만 별 씨잘데기 없는 거에 프라이드 챙기는 사람들 많은 거 같네여.<br>솔직히 보면서 나라도 존나 빡치겠다 싶음.&nbsp;혼자서 진리를 알고 계시는 선지자시라서 존나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ㅋ!<br>병신같지만 멋........있지 않고 그냥 병신같음. 네.<br><br>최근에 이오공감도 가신 플레리인가 뭐시기인가 하는 사람이 시끄럽길래 함 가봤는데..<br>살다살다 표절이다 트레이스다 하는 문제가 이오공감에 올라오고 해서 시끌시끌한건 많이 봤지만<br>그 역은 또 처음 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r><br>감상평은&nbsp;짤방 하나면&nbsp;끝날 것 같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7/01/27/e0086127_4a4a39e4f29d0.jpg" width="119" height="192"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7/01/27/e0086127_4a4a39e4f29d0.jpg');" /></div><br><span style="COLOR: #000099"><strong>4.</strong></span> <strike>글이 안써져...............................<br><br></strike><br/><br/>tag : <a href="/tag/근황" rel="tag">근황</a>,&nbsp;<a href="/tag/백수라니" rel="tag">백수라니</a>,&nbsp;<a href="/tag/아망했어요" rel="tag">아망했어요</a>,&nbsp;<a href="/tag/안선생님일이하고싶어요" rel="tag">안선생님일이하고싶어요</a>,&nbsp;<a href="/tag/희망고문쩐다" rel="tag">희망고문쩐다</a>,&nbsp;<a href="/tag/불합격통보라도해달라고ㅠㅠ" rel="tag">불합격통보라도해달라고ㅠㅠ</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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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신변잡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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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30 Jun 2009 16:17:23 GMT</pubDate>
		<dc:creator>붉은바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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