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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디제이의 블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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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그냥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끄적거려 보려고...</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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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5 Nov 2009 16:40:31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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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디제이의 블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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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계급 의식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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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노동'이라 하면 육체노동만을 의미하는 듯하고 저항적, 전투적 느낌을 주는 데 비하여 '근로'라 하면 정신노동까지 포함하는 듯하고 순종적인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것은 어감의 차이에 불과하고 학문적으로 양자의 개념이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노동'과 '근로'가 동의어임에도 불구하고, 법령상 '근로자', '근로계약', '근로시간', '근로조건', '노동조합', '노동쟁의', '부당노동행위', '노동위원회' 등 용어의 통일을 기하지 못한 것(일본에서는 '노동자', '노동계약' 등 '노동'으로 통일되어 있다)은 남북분단 상황 아래서 가급적 '노동'의 용어를 피하려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기 때문인 듯하다.<br><br>임종률, 노동법(7판), 3쪽<br><br><br>노동은&nbsp;아직까지 불순한 용어고, 막노동판을 떠올리게 하는 다소 '허름한' 표현이다. 그래서 노동자는 널렸는데, 자신을 노동자라 칭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근로자라 불리는 사람만이 넘쳐날 뿐이다. 더구나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이 노동자일 텐데, 높다란 빌딩에서 양복을 빼입고 일한다는&nbsp;이유로&nbsp;사무직에 속한 숱한 사람은 저마다 경영자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경영서적을 꼬박꼬박 찾아 읽고, 족집게 강사의 강의를 듣듯 매주 CEO의 훈시를 빠트리지 않고 메모하면서 말이다.&nbsp;하지만 이를 두고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것이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밥벌이의 한 발로라면, 함부로 옳고 그름이라는 당위의 잣대를 들이댈 순 없다는 얘기다. 올곧이 계급을 의식하기엔 사회가 너무 황량하고 각박하다. 뭐 어느 시대가 안 그랬겠냐만은.<br/><br/>tag : <a href="/tag/노동" rel="tag">노동</a>,&nbsp;<a href="/tag/노동자" rel="tag">노동자</a>,&nbsp;<a href="/tag/근로" rel="tag">근로</a>,&nbsp;<a href="/tag/근로자" rel="tag">근로자</a>,&nbsp;<a href="/tag/계급의식" rel="tag">계급의식</a>,&nbsp;<a href="/tag/임종률" rel="tag">임종률</a>,&nbsp;<a href="/tag/노동법" rel="tag">노동법</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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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5 Nov 2009 16:18:54 GMT</pubDate>
		<dc:creator>디제이</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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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김꽃비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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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21/37/f0072937_4b07dd9855362.jpg" width="473" height="75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21/37/f0072937_4b07dd9855362.jpg');" /></div>김꽃비는 연희와 전혀 다른 사람처럼 웃는다. 이름만큼이나 예쁜미소를 짓는다. 김꽃비는 분명 이색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배우다. 하지만 이색적인 필모그래피 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사한다. 연희의 당돌함과 소단의 발랄함은 김꽃비를 닮았다. 김꽃비는 그렇게 하나하나 자신을 펼쳐나가는 중이다. <strong>대중적으로 너른 인지도를 얻진 못했지만 어느 누군가에게 깊게 각인된다. 한번에 멀리 뛰기보단 서서히 한걸음씩 발자국을 늘려나간다. &lt;삼거리극장&gt;과 &lt;똥파리&gt;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분명 김꽃비라는 이름을 함께 기억할 것이다.</strong> 그리고 앞으로도 그녀는 자신을 각인시킬 작품 수를 한편씩 늘려나갈 것이다. 그렇게 자라날 것이다. 원숙하게 무르익을 것이다.&nbsp;&nbsp;&nbsp;&nbsp;&nbsp;<br><br>무비스트, 090424 민용준 기자<br><br><br>정말 그렇다. 김꽃비는 "어느 누군가에게 깊게 각인된다." 난 &lt;똥파리&gt;를 보고 김꽃비를 처음 알게 됐지만, 결코 &lt;똥파리&gt;의 센 힘 때문에 김꽃비를 머리에 새긴 건&nbsp;아니다. 연희라는 극중 인물과는 상관없이, 처연함이 담긴&nbsp;김꽃비의 무표정한 얼굴이 내 가슴 속으로 슬금슬금 기어 들어왔다. 게다가 김꽃비는 요즘 유행하는 하트형 얼굴라인을 갖고 있다. 심지어 신민아보다 더 이쁘다.<br><br>아래는 똥파리 블로그에서 무단으로 퍼왔다. 홍보용 블로그니까 별 상관 없겠지. (위 사진도 연합뉴스 꺼-_-)<br><br><br>김꽃비<br>생년월일 : 1985년 11월 24일<br>키 : 158cm&nbsp; 체중 : 46kg&nbsp; 혈액형 : B형<br>취미 : 음악감상, 독서, 사진찍기, 영화보기<br>특기 : 재즈댄스, 발레<br>학력 : 상명대학교 연극학</p><p><br>영화<br>똥파리(2008) - 연희 역<br>약탈자들(2008) - 과수원 아가씨 역<br>삼거리극장(2006) - 소단 역,음악부문<br>짝패(2006) - 면도날 여고생 역<br>가족의 탄생(2006) - 분식집 단골학생 1 역<br>이슬 후(2006) - 주연<br>6월의일기(2005) - 어린 윤희 역<br>B형 남자친구(2005) - 고딩 2 역<br>여자,정혜(2005) - 어린 정혜 역<br>사랑니(2005) - 학원 여학생2 역<br>굳세어라 금순아(2002) - 원조교제 10대 소녀 역<br>질투는 나의 힘(2002) - 한미림 역</p><p><br>연극<br>아름다운 사인(2002)<br>까뽀니노(1997)</p><p><br>biography<br>초등학교 5 - 6학년 시절, 극단 활동을 한 김꽃비는 1997년 프랑스의 이마쥬 에귀(image aigue)극단과 함께 공연한 세계 연극제에 출연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고교 진학 후 2년간 연극활동을 계속해왔던 그녀는 2003년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인 [질투는 나의 힘]에서 극중 이원상(박해일)이 질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자 증오의 대상으로 여기는 잡지사 편집장인 한윤식(문성근)의 딸(한미림 역)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역을 맡지는 않았지만 영화의 초반과 마지막, 문틈으로 이원상을 심상치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빛 연기와 표정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br><br>2002년 청소년 연극제 연기상 수상</p><p><strong>2009년 제46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 (축하합니다!!!)<br><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1/21/37/f0072937_4b07e26ee986c.jpg" width="500" height="333.10810810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1/21/37/f0072937_4b07e26ee986c.jpg');" /></div></strong></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21/37/f0072937_4b07e27d10459.jpg" width="500" height="333.10810810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21/37/f0072937_4b07e27d10459.jpg');" /></div>&lt;똥파리&gt;에서 연희의 모습... 사진만 봐도 왠지 슬퍼진다.<br/><br/>tag : <a href="/tag/김꽃비" rel="tag">김꽃비</a>,&nbsp;<a href="/tag/똥파리" rel="tag">똥파리</a>,&nbsp;<a href="/tag/대종상신인여우상" rel="tag">대종상신인여우상</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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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끄적끄적</category>
		<category>김꽃비</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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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21 Nov 2009 12:53:55 GMT</pubDate>
		<dc:creator>디제이</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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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조병운의 세계에 살고 싶다 - 멋진 하루 (2008)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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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6816e005.jpg" width="500" height="717.013888889"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6816e005.jpg');" /></div><br>단풍이 절정으로 물든 어느 가을날, 처음으로 북한산에 올라 바위를 타고 수풀을 헤치며 꼭대기를 정복했다. 내려가는 길목에선 조그만 식당에 들러 해물파전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키며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그리곤 술과 안주를 바리바리 싸들고 우리의 아지트로 몰려 가 또 부어라 마셔라. 결국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노곤노곤한 방바닥 열기에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기고 말았던 것 같다. 그 다음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어쩔 수 없이 일어났는데, 화장실 변기통을 부여잡으며 토사물을 뱉어내면서도 난 생각했다. "그래, 어제는 그럭저럭 멋진 하루였어."<br></p><p>멋진 하루에 대한 단상은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을 수 있는 우리 생애에서 멋진 하루를 접하기란 안타깝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은 힘들고 외로운데다 메마르기까지 한 삶을 하루하루 버겁게 살아낸다. 내 심신의 안위와 가정의 살림을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 늘 이리저리 재보고 따지면서 말이다. 자칫 잘못하다 코 베어가는 세상에서 어쩌면 당연한 반사행동일지도 모르겠다. 별안간 로또처럼 찾아오는 멋진 하루는 둘째 치고, 평안한 하루를 보내기도 가당찮은 삶이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을 뿐이다.<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88b150d6.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88b150d6.jpg');" /></div>「멋진 하루」는 이러한 우리의 고달픈 현실 속에서 조근조근 멋진 하루를 빚어낸다. 그것도 "(사촌이 병운은 철이 덜 들었다며) 사람 뼈 빠지게 일할 때 편하게 물려받은 사업하고 그러다가 조 씨 집안 재산 다 날려 먹고 마누라까지 도망"간 형편에 설상가상으로 전세금도 빼먹은 채 정처 없이 떠돌이 생활 중인 병운(하정우)을 통해서 말이다. 속세를 버리고 산으로 올라가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로 처량하고 애틋한 인물인 병운이 멋진 하루를 주조해 낼 수 있다고 믿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병운이 "(병운이 스키강사 시절의 제자를 우연히 만나 돈을 빌린 뒤) 없으면 있는 사람한테 빌리는 거고 생기면 갚고 내가 있으면 남도 좀 도와주고 그게 바로 사람 사는 맛"이라고 말한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는 게 아닐까.<br></p><p>「멋진 하루」가 삶의 자세를 논하는 영화라고 조금은 섣부르게 단언할 수 있는 건 그래서다. 병운은 기실 세상물정 모르고 헤헤헤 웃기만 잘하는 "헐렁한 녀석"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걸 잃었지만, 그래도 남은 게 있다면 "사람사는 맛" 운운하는 한량 같은 세계관이다. 병운의 그 세계관은 남들이 보기엔 순진하기 이를 데 없지만, 자신의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가까스로 지탱해주는 밑절미이기도 하다. 그러한 세계관 덕에 이렇게 말해주는 친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병운의 초등학교 짝궁이 빌린 돈을 대신 주며) 병운이 힘들 때는 제가 꼭 도와줘야 되요. 뭐 저 어려울 때 걔가 많이 도와줬구요. 받으셔도 되요. 근데 걔 진짜 엉뚱해요. 아니 자기가 나보다 더 어려우면서 막무가내였어요"<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7e91c5eb.jpg" width="500" height="333.45095271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7e91c5eb.jpg');" /></div></p><p>누군가의 전화번호를 잃어버릴까봐 휴대폰 분실을 걱정하고, 내비게이션 또한 인간이 만들어 낸 기계덩어리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이를 못미더워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엉뚱하고 막무가내여도 이해해 줄 만한 게 아닐까. 그러니까 병운은 0과 1의 이해타산으로 인간관계가 처리되는 매섭고 차갑기만 한 디지털 시대에 홀로 “사람사는 맛”을 음미하며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은 세상을 거슬러 살고 있는 병운의 세계를 더욱 또렷이 들춰낸다. 예컨대 사적인 관계로 절대로 돈을 빌려 주는 법이 없는 한 대표는 피 한 방울 안 나올 얼굴을 하고 있지만 병운에게 만큼은 기꺼이 손을 내주며 골프를 배운다. 단란주점에서 일하는 새미 역시 “(빌린 돈을 받으러 온 희수를 보며) 좋아서 줬으면 닦달하지 말아야지. 나 같으면 그깟 돈 그냥 줘버리겠다.”고 말하며 이리 재고 저리 재며 수지타산을 맞추고야마는 세계를 에둘러 타박한다. <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c968cbb2.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c968cbb2.jpg');" /></div>병운과 대척점에 선 이는, 기억 속 소멸시효가 지나가는 채무관계를 매듭짓기 위해 불현듯 옛 애인 병운을 찾아 나선 희수(전도연)다. 희수는 사업이 실패해 빚더미에 짓눌리게 된 병운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앞날이 창창한 펀드매니저를 따라 나선 매정한 인물이다. 부하 직원이 공금을 횡령한 여파로 펀드매니저가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지 않았다면, 희수는 결혼에 골인해 그깟 푼돈으로 병운을 찾아오진 않았을 것이다. 즉 희수는 실리와 계산이라는 알량한 무기로 온기 없는 이 세상을 어렵싸리 버텨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그 거울은 영화가 상영하는 동안 줄곧 병운을 따라다니며, 우리가 머리가 굵어진 뒤로 세상살이에 치여 잊고 지냈던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cf5580f0.jpg" width="500" height="327.4523641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cf5580f0.jpg');" /></div>그렇게 영화 속에서 병운과 희수의 세상은 옅은 멜로의 옷을 입고 길항하며 만난다. 이별의 지점에서 그 충돌은 극대화된다. 병운은 사업 실패로 “사랑이 어려워”져 희수와 옛 아내를 자신이 떠나보낸 거라고 기억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니가 싫어진 거 아냐. 그냥 이런 관계가 좀 버거워진 거 같아서. 그 사람 편해. 나한테도 잘하고.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희수가 우연히 누군가의 전화통화를 엿들으며 언뜻 죄책감을 내비치는 장면에서 드러나듯, 희수는 숟가락을 빨게 될 게 뻔한 병운을 애완견 유기하듯 은근슬쩍 내다버린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이 세상을 온전히 살아내야 했으니까.<br><br>결과적으로 병운은 세상의 모진 풍파 속에서 이렇게 당하기만 한다. 그러고도 세상 걱정 없는 한량처럼 “변한 거 하나도 없지? 서른 넘었다는 거 아무도 안 믿어.”라고 뺀질거린다. 희수가 “어쩜 그렇게 멀쩡하냐.”고 혀를 내둘러도, 사촌이 철이 없으니까 안 늙는다고 비아냥거려도 병운은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병운이 사촌의 말처럼 “저렇게 찌들어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맘 편히 사는” 건 아니다.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는 병운도 상처를 입는다. 다만 “산전수전 다 겪어서 웬만한 걸로 상처받지” 않고, “(상처를) 못 느낀다는 게 아니라 상처에 익숙해져 있다는 거” 뿐이다. “니가 상처 같은 거 받아본 적” 있냐고 되묻는 희수의 말은 그래서 틀렸다. 병운도 희수와 이별할 때 “나랑 있을 때 행복한 줄 알았는데 헤어질 때도 행복한 표정이라”, “그 얼굴이 떠올라서” 아팠다. “사람 사는 맛”이나 운운하며 철없는 짓만 골라하던 병운에게도 깊은 내상이 있었던 것이다.<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724aae1e.jpg" width="500" height="310.5468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724aae1e.jpg');" /></div>병운의 내상은 꿈속에서 표도르와 나눈 대화를 희수에게 설명해주는 대목에서 더욱 곪아 들어간다. “생긴 거나 몸매는 꼭 착한 옆집 아저씨 같은데, 수줍은 표정으로 링 위에서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다가 경기가 딱 시작하니까 사람이 변하더라고. 링 위에서는 천하무적인데 링 밖에서는 왠지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 것 같은 슈퍼 히어로 같은 느낌? 언젠가 말이야. 내가 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거든. 근데 꿈에 저 사람이 나왔어. 한국말을 하더라고. 나한테 그랬다. 너 괜찮아? 너 많이 힘들지? 나한테 그러는 거야. 그 말에 나 가슴이 벅차 가지고 대답을 했어. 당신이 있어서 난 괜찮아. 그리곤 정말 한동안은 신기하게도 마음이 괜찮은 거야.” 병운의 구구절절한 꿈속 얘기를 듣고 난 뒤, 곧이어 터지는 희수의 울음은 자연스럽다. 그런 병운을 매몰차게 내몰았던 건 바로 자신이었으니까.</p><p><br>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수는 저녁을 같이 먹자는 병운의 제의를 거절하며, 병운을 향한 자신의 통절한 연민에 순순히 몸을 맡기진 않는다. 스페인에 가본 적도 없으면서 마드리드 한복판에 막걸리 집을 세우려는 철없는 꿈, 그러니까 “사람 사는 맛”이 나는 세계가 현실의 엄혹함 속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희수는 만 하루 동안 자신의 세계를 내비치며 ‘멋진 하루’를 선사한 병운을 차에서 내려준 뒤에야 비로소 옅은 미소만을 내보일 뿐이다. 하지만 희수의 냉장고엔 병운이 빌린 돈을 미처 갚지 못해 써준 차용증이 붙어 있다. 언제고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려는 듯, 또 다른 멋진 하루를 기약하려는 듯.<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7642f03f.jpg" width="500" height="333.49609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7642f03f.jpg');" /></div>이제는 세상의 무게에 짓눌려 여느 사람들처럼 매사에 냉혈한 동물이 되고 말았지만, 조병운의 세계에 가닿을 수 있다면 진심으로 그곳에서 살고 싶다. 세상살이에 치여 조금은 기우뚱거릴지라도, 그래서 상처가 아물지 않아 꿈속에서 표도르를 만나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 사는 맛”이 나는 세계에서 단 하루라도 '멋진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렇게 살다 죽고 싶다.</p><p><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84967cb2.jpg" width="500" height="333.49609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1/20/37/f0072937_4b05784967cb2.jpg');" /></div>덧붙여 1<br>「멋진 하루」 감상평을 쓰기 위해 몇 년 만에 같은 영화를 다시 봤다. 아무리 괜찮은 영화라도 다시 보는 걸 죽어라 싫어하는데, 이 영화 감상평만큼은 꼭 남기고 싶었다. 그 정도로 좋았다고 할까.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은 장면이 없어서 두 주연 배우들이 내뱉은 대화를 거의 모조리 텍스트 파일로 옮겨 적었다. 그렇게 ‘부질없는’ 작업을 마치고 난 뒤, 차라리 대본을 구하면 될 걸 뭔 짓하나 싶기도 했다. 감상평 쓸 땐 더 가관이었다. 몇 번이나 썼다 지웠다 하는 결벽증이야 오늘 내일 일도 아니지만, 이번에 그 증세가 더 심했다. 감상평을 쓰는 내내 머리랑 손가락이 이만저만 고생한 게 아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좋은 영화에 대한 예우는 갖춘 셈이다.</p><p><br>덧붙여 2<br>「멋진 하루」의 시나리오는 이윤기 감독이 썼지만, 원작은 다이라 아즈코라는 일본 여성 작가의 소설이다. 언젠가 소설도 읽어보고 싶다. 소설도 영화만큼 괜찮을 진 의문이지만.</p><p><br>덧붙여 3<br>엔딩 크레딧 마지막 부분에 “조병운 (1965~2000)”이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영화 속 병운을 닮은 조병운이 실제 존재했고 그래서 이 영화를 고인에게 바친다는 얘기인지, 영화 속 병운과 상관없이 그저 이윤기의 지인 고 조병운에게 이 영화를 헌사한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전자라면 그런 친구를 둔 이윤기 감독이 참 부러울 것 같다.</p><br/><br/>tag : <a href="/tag/멋진하루" rel="tag">멋진하루</a>,&nbsp;<a href="/tag/조병운" rel="tag">조병운</a>,&nbsp;<a href="/tag/병운" rel="tag">병운</a>,&nbsp;<a href="/tag/하정우" rel="tag">하정우</a>,&nbsp;<a href="/tag/희수" rel="tag">희수</a>,&nbsp;<a href="/tag/전도연" rel="tag">전도연</a>,&nbsp;<a href="/tag/이윤기" rel="tag">이윤기</a>,&nbsp;<a href="/tag/다이라아즈코" rel="tag">다이라아즈코</a>,&nbsp;<a href="/tag/표도르" rel="tag">표도르</a>,&nbsp;<a href="/tag/사람사는맛" rel="tag">사람사는맛</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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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9 Nov 2009 16:56:39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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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글러브 각잡기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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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1/16/37/f0072937_4b0028143e23f.jpg" width="500" height="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1/16/37/f0072937_4b0028143e23f.jpg');" /></div><br>글러브 각잡기. 글러브 안에 공 두 개를 집어 넣고 끈으로 글러브 입구를 돌돌 말았다.<br>이렇게 하는 게 맞는진 모르겠다.<br>어제&nbsp;평범한 땅볼을 드럽게 놓쳤던 건&nbsp;전적으로 요 싸구려 글러브 탓.<br>그럼에도 불구하고&nbsp;주전 우익수를 꿰찬 걸 보면, 내 실력은 여전히 우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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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15 Nov 2009 16:25:30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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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미수다 루저 발언, PD가 제일 문제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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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1/11/37/f0072937_4af9b75eb4ee9.jpg" width="400" height="66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1/11/37/f0072937_4af9b75eb4ee9.jpg');" /></div><div style="TEXT-ALIGN: center">나도 루저.. 털썩..<br><br></div><br>미수다 루저 발언이 기어코 사건으로 비화됐다. 미수다에&nbsp;게스트로 출연한&nbsp;어느 키 큰 여대생이 180cm가 안 되는 남성을 루저라 칭했는데, 이를 꼬투리 잡아 (늘상 그렇듯) DC 갤러리를 필두로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그 여대생의 가치관과 취향을 함부로 폄훼할 순 없는 노릇이다. 키 작은 남성을 좋아하건 싫어하건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nbsp;취향일 뿐이니&nbsp;누구든 상관할 바 아니란 소리다. 하지만 매스컴을 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nbsp;일언지하에 키 작은 남자를 루저 취급한 건&nbsp;심했다. 표현이 다소 거칠다 못해 못되기까지 하다. 말을 내뱉기에 앞서 루저라는 얘길&nbsp;듣고&nbsp;흠칫&nbsp;놀랐을 나 같은 호빗족 시청자를 고려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해당 여대생과 제작자간 책임&nbsp;공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는 모양이다.<br><br>결론적으로 말해 난 루저 발언을 여과없이 내보낸&nbsp;PD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nbsp;본다. 어디까지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으니 작가가 써준 대본을 게스트가 그대로 읽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고,&nbsp;PD 또한 이 점을 촬영 전에 게스트에게&nbsp;상기시켜 줬을 게다. 하지만&nbsp;어찌됐든 손에 들린 대본은 게스트에게 어떤 지침으로 작용했을 게 뻔하다. 그 대본이 게스트 의견을 밑절미 삼았더라도 이 사실은 변치 않는다. 게다가 TV에 처음 출연한 나이 어린 게스트에게 시청자에게 누가 되지 않는 예능감, 혹은 재밌고 솔직하기도&nbsp;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기도 한&nbsp;의사 표현을 요구하는 건 과도한 처사다. 다년간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PD의 시각으로 막나가는 원본을 적절하게 자르고 이어붙여 가다듬었어야&nbsp;했는데, 미수다 PD는 마지막 게이트 키퍼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채 게스트 의견을 바탕으로 대본을 작성했을 뿐이라고&nbsp;꼬리나 감추려 하고 있다. 힘 없는 게스트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꼴이 아주 가관이다. 아주 치사한 짓이다.<br><br>덧붙여&nbsp;네티즌의 막무가내 행태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새삼스레 짚고 넘어갈 껀덕지도 없지만, 요즘엔 마녀사냥이라는&nbsp;입에 붙은&nbsp;용어를&nbsp;들어&nbsp;네티즌의 일전을 설명할&nbsp;필요도 없을 것 같다.&nbsp;그냥 마음껏 헤집고 놀 수 있는 건수가 생기면 물 만난 고기마냥 한 놈만 잡아 패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러니까 마녀사냥이라기보단 일종의 놀이라 부르는 게 마땅할 성 싶다. 물론 개중엔 루저 발언에 정말 열이 뻗쳐&nbsp;경건한 마음으로&nbsp;마녀사냥을&nbsp;자행한 호빗족도 있겠지만, 이들을 제외하곤 그 호빗족이 까발린 해당 여대생의 사생활을&nbsp;놓고&nbsp;'덩달아'&nbsp;즐기고자&nbsp;하는&nbsp;네티즌이 대부분이다. 뭐 그게 마녀사냥 아니냐고 말하실 분도 있겠지만, 내 말의 요지는&nbsp;응어리 진 마음에&nbsp;해코지하는 네티즌보단 단순히 놀이에 참여하고자&nbsp;전선에 나서는 생각없는 네티즌이 부쩍 많아졌다는&nbsp;뜻이다.<br><br>시간이 약이겠거니 하면서 단순한 해프닝으로&nbsp;치부해 버리기엔&nbsp;일이 커져 버렸다. 미수다 PD는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물론 그 여대생 또한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교훈을 배웠길 바란다.<br/><br/>tag : <a href="/tag/루저" rel="tag">루저</a>,&nbsp;<a href="/tag/미수다" rel="tag">미수다</a>,&nbsp;<a href="/tag/호빗족" rel="tag">호빗족</a>,&nbsp;<a href="/tag/마녀사냥" rel="tag">마녀사냥</a>,&nbsp;<a href="/tag/네티즌" rel="tag">네티즌</a>,&nbsp;<a href="/tag/루저발언" rel="tag">루저발언</a>,&nbsp;<a href="/tag/예능" rel="tag">예능</a>,&nbsp;<a href="/tag/PD책임" rel="tag">PD책임</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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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0 Nov 2009 18:18:09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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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극장의 우상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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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잔병치레가 많아 한 주에 한 번 꼴로 병원 순회 공연을 벌인다(가늘고 길게 살 운명인가보다. 나중엔 똥칠도 하겠지). 허리를 부여잡고 신경외과에 갔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피부과에 들른 뒤 가글로 입안을 헹구며 치과에 가는 식이다. 병원에 가는 걸 끔찍히 싫어하지만, 그래도 먼저 맞는 매가 낫다는 생각에 몸 안에 똬리 틀고 있는 병마와 싸워 꼬인 매듭을 풀 작정이었다. 그런데 왠걸. 요즘엔 피부과에 행차할 때마다 꼬인 매듭이 풀리기는커녕 기분이 더러워져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다. 그러니까, 의사와 진지하게 마주보며 대화하기가 더럽게 어렵다는 얘기다.<br></p><p>머리에 이사 온 지루성 피부염과 몇 년동안 형 아우하며 사이좋게 지내다, 어느 순간 전두부 머리털이 왕창 빠진 걸 확인하고 뒤늦게 피부과를 찾게 됐다. 이러다 연애다운 연애도 못해 보고 40살까지 못해 본 대머리 남자 처지가 되는 건 아닌지 오만가지 걱정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또 그런 걱정 덕분에 머릿 속을 쥐어짜내 진료에 도움이 될 만한 내 병력을 하나하나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 이를 조목조목 아뢴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수북한 머리를 한 채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를 외칠 수 있을 거라 순진하게 생각했다.</p><p><br>그러나 내 기대는 갈기갈기 찢겼다. 난 몇 마디도 못하고 (정확히 재보진 않았지만) 대략 1분 30초만에 진료실 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의사는 내 머리를 한두 번 이리저리 살피더니 금새 지루성 피부염을 확진하고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의 용법, 효능을 게 눈 감추는 찰나동안 알려준 뒤 썩 물러나지 못하냐고 날 타박했다. 아니, 꼭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진 않았지만 다음 환자를 진료하는 게 더 급한 모양임에는 틀림없었다. 단언하건대 다음 환자 역시 응급실행이 아닌 한, 나 같이 개똥 취급을 당하며 다다음 환자에 의해 냉큼 물러나갔을 것이다. </p><p><br>두 달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지루성 피부염이 호전되는 기색도 없고 무엇보다 의사한테 개똥 취급받는 것도&nbsp;진절머리가 나&nbsp;결단을 내렸다. 바로 형 피부에 돋아난 곰팡이를 말끔히 치료한 의사를 찾아가 보기로 마음먹은 것. 서울 근교에 있는 병원이라 발품을 꽤 팔아야 했지만 머리털이 사라져 파마를 한 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이혁재를 잠시 상상하니 뭐 아무래도 상관 없어졌다.</p><p><br>형한테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받았던 이 의사는 여느 놈팽이들과 좀 다를까. 정말 달랐다! 먼저 환자 얘기에 귀기울이는 법을 알고 있었다. 의사를 앞에 놓고 내 병력을 꼬치꼬치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다니 감개가 무량해 거짓말 조금 보태서 눈 앞이 뿌예질뻔 했다. 그 후엔 현미경으로 직접 머리 속을 관찰한 뒤 정상적인 머리 속과 비교해가며 모니터 화면으로 내 병의 상태를 확인시켜줬다. 그리고 처방할 약에 대한 설명이 차근차근 이어졌고, 마지막엔 사막처럼 황량해진 머리도 금방 자랄테니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위로의 말까지 건넸다. 마음 속으로 눈물이 핑 도는데 그 순간엔 정말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p><p><br>몸과 마음이 지친 환자들을 찍소리 못하고 꺼지게 할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의사의 권위 탓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오랫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며 겨우 흰 가운을 입었을 의학도들의 실력을 우리는 좀체 의심하지 않는다. 의학도들 중에서도 분명 지진아가 있을 텐데 말이다.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의사가 환자한테 냉랭한 데에도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넌지시 얘기해준다. 불친절하고 야박한 성정을 지닌 의사도 없진 않을 텐데 말이다. 의사의 권위는 그렇게 우리의 상상 속에서 한꺼풀 포장된 채 제 마음껏 환자를 대할 수 있는 우대권을 의사에게 부여한다. 우리는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p><p><br>하지만 의사 역시 사자 돌림의 전문직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디까지나 서비스 직종에 속한다는 사실을&nbsp;기억해야 한다. 어느 식당 캠페인의 문구처럼 고객이 정말 왕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이건 상식적으로 천박한 표어다), 접대받을 위치에 놓여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고객이 의사에게 돈을 쥐어주고 물질적, 정신적 서비스를 받기 위해 친히 행차한 것일 테니까. 따라서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nbsp;&nbsp;어느 때나 민원을 올릴 수 있고, 그래도 그 민원이 수리되지 않으면 다른 병원을 찾아 가면 된다. 의사의 권위에 눌려 합죽이가 돼 그래도 잘 하겠거니 끙끙 앓고 있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br><br><br>고등학교 사회 시간에&nbsp;잠깐 짚고 넘어갔던&nbsp;베이컨의 극장의 우상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그러고보면 극장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다. 특히 인격과 성품은 아랑곳않고 간판과 명함만으로&nbsp;사회적&nbsp;높낮이를 판단하는 사회에서는 더 그렇다.&nbsp;씁쓸한 일이다.</p><br/><br/>tag : <a href="/tag/의사" rel="tag">의사</a>,&nbsp;<a href="/tag/권위" rel="tag">권위</a>,&nbsp;<a href="/tag/극장의우상" rel="tag">극장의우상</a>,&nbsp;<a href="/tag/베이컨" rel="tag">베이컨</a>,&nbsp;<a href="/tag/피부과" rel="tag">피부과</a>,&nbsp;<a href="/tag/지루성피부염" rel="tag">지루성피부염</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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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0 Nov 2009 17:44:33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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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홍드로 1이닝 완벽투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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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1/07/37/f0072937_4af4bf1768528.jpg" width="500" height="424.54545454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1/07/37/f0072937_4af4bf1768528.jpg');" /></div><div style="TEXT-ALIGN: center">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공을 뿌리고 있는 홍드로.. 이것이 진정&nbsp;프로의 자태!<br></div><br><br>프로야구 홍보단과 언론사간&nbsp;경기에서 1회 선발로 등판, 3명의 타자를 공 10개로 요리해 드셨단다. 게다가 1이닝을&nbsp;퍼펙트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경기 전 불펜에서 70여개의 공을 던지며 몸을&nbsp;풀었다고 하니, '일취월장' 팀내 유일한 특급 좌완(에다 호타준족 타자)으로서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질 수밖에.<br><br>일요일에 중년을 향해 달음박질 치고 있는 형들과 일전을 벌일 예정이다. 그런데 마무리를 담당하고 있는&nbsp;강속구 투수가 그날 임용시험을 치러&nbsp;간다고 통보해왔다. 아무래도&nbsp;특급 좌완이 최초로 정식 경기에 나설 것 같다. 그러니까 (시나리오상)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다 불의의 사고로 어깨를 다쳐 꿈을 포기해야 했던 어느 사내가 불굴의 의지로 기어코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바로 내일 볼 수 있다는 얘기.<br><br/><br/>tag : <a href="/tag/홍드로" rel="tag">홍드로</a>,&nbsp;<a href="/tag/좌완특급" rel="tag">좌완특급</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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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07 Nov 2009 00:58:1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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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전화카드 한 장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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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03/37/f0072937_4aef3c842d50d.jpg" width="500" height="315.45454545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03/37/f0072937_4aef3c842d50d.jpg');" /></div><br><br><br>전화카드 한 장 - 꽃다지<br><br>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때 내게 전화를 하라고<br>내 손에 꼭 쥐어준 너의 전화카드 한 장을<br><br>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br>고맙다는 말 그 말 한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br><br>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br>그런 입으로 나는 늘 동지라 말했는데<br><br>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br>전화카드도&nbsp; 사야겠어<br><br>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br>줄 것이 있노라고<br><br><br><br>요즘 알바하면서 전화카드 한 장이란 노래를 자주 듣는다. 노랫말 하나하나를 곱씹어 보면서. 비록 '전화카드' 세대가 아니지만,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 시절의 정서를 어느 정도&nbsp;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2000년 이후 대학에 들어간 우리 세대 역시 이런 애틋한 감정을 공유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이를&nbsp;진지하고 내밀하게 표현한 노래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전화카드 한 장이란 '한물 간' 노래에,&nbsp;인간관계로 쉽게 상처입고 술 한잔으로 아프게 상처를&nbsp;꿰맸던 풋풋한 젊은 시절의 감정을 이입할 수 밖에&nbsp;없다는&nbsp;점이 못내 아쉽다.<br><br>그건 그렇고, 목구멍에 술&nbsp;몇 잔만 들어가면 조근조근 이 노래를 읊어대던 신문사 선배들은&nbsp;뭐하며 살고 있을까. 학보를 내기 위해 밥 먹듯 밤을 지새우며&nbsp;기사를 작성하던&nbsp;그&nbsp;때가&nbsp;살짝.. 아주 살짝&nbsp;그리워진다.<br/><br/>tag : <a href="/tag/전화카드한장" rel="tag">전화카드한장</a>,&nbsp;<a href="/tag/전화카드" rel="tag">전화카드</a>,&nbsp;<a href="/tag/꽃다지" rel="tag">꽃다지</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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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2 Nov 2009 20:10:25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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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선거 풍경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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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1.<br>선거운동이 시작되던 첫 날, 임종인 사무실에 전화를&nbsp;건 뒤 직접 찾아갔다. 그런데 지난 총선 때 임종인 후보와 유세 차량을 타고 다니며&nbsp;선거운동을 돕던 젊은이들은 다 어디로&nbsp;사라진 걸까? 그 모습이 너무 부러워 보여 이렇게 자원봉사자로&nbsp;나서게&nbsp;된 건데,&nbsp;내 또래는 민노당원 단 한 명 밖에 없었다. 왠종일 중년의 아주머니, 아저씨들에 둘러싸여 있자니 회춘한 느낌도 들었지만, 뻘쭘한&nbsp;상황이 시시각각 벌어지곤 했다. 다행히 며칠동안 계속&nbsp;들락날락거리니 많은 분들이 젊은이가 고생한다고 알아봐 주시고 격려해 주셨다. 막판엔 내집처럼 편안하기까지 했으니 인간은 정말 적응하는 동물인가보다.<br><br>2.<br>둘째날부터 월피동을 담당하던&nbsp;민노당원 여성 한 분과&nbsp;함께 일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시의원에도 도전해 봤다고 하더라.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는데 역시나. 운동권에서 활동하는 여성의 당차고 시원스런&nbsp;목소리였다. 물론 이건 학창시절 운동권에 아주 잠깐 발을 담갔던 내 인상 깊었던 경험에 근거하고 있고, 어쩌면 편견일 수도 있겠다. 그 분은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하려 노력했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았으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얘기하고 어떻게 남의 얘기에 귀기울여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nbsp;선거에서 졌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할 수 있는&nbsp;건 전적으로 그 분 덕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사람의&nbsp;좋은 행동을 눈 앞에서 보게&nbsp;돼&nbsp;기쁘다.<br><br>3.<br>선거운동 기간 막바지엔 주로 잠재적 지지층에 전화를 걸어 한 표를 호소했다. 대부분은 귀찮아 했고, 일부는 화를 내며 다신 전화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던지 말던지. 난 다시 수화기를 들어 번호를 꾹꾹 눌렀다. 잠깐 동안 전화 영업을 해 본 경험 탓인지 마음의 상처쯤이야 홀가분히 날려버릴 수 있었다. 마인드 콘트롤을 할 수 있었다고 할까. 나중엔 전화 거는 기계가 됐다. "안녕하세요. 임종인 선거사무실입니다. 늦은 시간에 전화드려 정말 죄송하고요. 다름이 아니라 10월 28일에 우리 상록을 지역구에서 재선거하는 거 아시죠? 블라블라..."<br><br>4.<br>당연히 상록을 지역구에 사는 친구 몇 명에게도 전화를 걸어, 이번엔 내가 마음 놓고 무조건 임종인을 찍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아니 사실 선거법을 위반하며 선심성 선거운동을 했다고 할까. 임종인이 당선되면, 채권채무관계가 있는 친구에겐&nbsp;빚을 까주겠다고, 주말마다 공놀이를 같이 하는 놈들에겐 맛난 걸 사주겠다고 얼르고 달랬다. 선거운동을&nbsp;도와주면 너한테 좋을 게 뭐냐고 따져 묻는 이에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그냥 얼버무리고 말았다. 거창하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꼭 도사연할 거 같아서. 거창하게 말하지 않고도 이해시킬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br><br>5.<br>민노당, 진보신당 당원들과 밥 먹을 기회가 두 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진보정당의 당원답게 그들의 생각은&nbsp;진보적이었다. 하지만 가끔 불편한 순간이 언뜻언뜻 찾아왔다. 생각은 진보적이었지만, 말은 드문드문 불필요하게 현학적이었고 그래서 현실과 괴리된 채&nbsp;대부분 쓸데없는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진보적이라고 꼭 그렇게 말할 필요까진 없는데 말이다. 보수정당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이성적인 분노도 신경에 거슬렸다. 나 역시 핸드폰 바탕화면이 "MB DIE"지만 어디까지나 유머일 뿐이고, 공석에서나 사석에서나 말을 가려서 한다. 그러나&nbsp;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해&nbsp;자신의&nbsp;삶을 직접 바꿔보겠다는 이들의 노력은&nbsp;박수 받아 마땅하다.<br><br>6. <br>안산 상록을이 정치 1번지가 된 탓에 네임 밸류가 있는 브랜드 의원들의 연설을 한 곳에서 들을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역시 직업 정치인들이라 술술술 말이 나왔고, 그 말이 솔솔솔 귀에 와 박혔다. 그러한 말의 성찬 속에서도&nbsp;민노당 이정희 의원의 연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연설의 콘텐츠야 다른 정치인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약간씩 떨리는 음색이 슬금슬금 가슴으로 기어들어왔다.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그 살 떨리게 하는&nbsp;음색은 어느새 진심이 담긴 연설이라고&nbsp;내 가슴을&nbsp;설득하고 있었다. 적어도 나만 그런 느낌을 받진 않았을 게다. 이정희 의원은 천상 정치인의 기질을 타고난 게 아닐까.<br><br>7.<br>선거 다음날 임종인 의원에게 문자가 왔다. 따로 문자를 주고 받는 사이라면 좋으련만, 그렇게&nbsp;내밀한 관계는 아니고. 아마도 선거운동 기간 동안 사무실에서 한번쯤 손을 맞잡고 승리를 기원하곤 했던&nbsp;모든 자원봉사자에게 단체 문자를 보낸 모양이다. "큰 성원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임종인 올림" 자원봉사자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평범한 문자였지만 왜 이리 슬퍼 보이는지. 바로 답문을 보냈다. "2년 뒤 다시 자원봉사자로 뛰겠습니다. 하루쯤 슬퍼하시고 내일 털고 일어나세요. 이제 절차탁마 하셔야죠. 홧팅" 어떤 위로의 말도 쉽사리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할 일이 많은 사람은&nbsp;곧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어나는 법이다.<br/><br/>tag : <a href="/tag/선거풍경" rel="tag">선거풍경</a>,&nbsp;<a href="/tag/선거운동" rel="tag">선거운동</a>,&nbsp;<a href="/tag/임종인" rel="tag">임종인</a>,&nbsp;<a href="/tag/문자" rel="tag">문자</a>,&nbsp;<a href="/tag/이정희" rel="tag">이정희</a>,&nbsp;<a href="/tag/민노당" rel="tag">민노당</a>,&nbsp;<a href="/tag/진보신당" rel="tag">진보신당</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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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9 Oct 2009 19:14:2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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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야구보다 정치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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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03bbc32.jpg" width="470" height="701"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03bbc32.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나지완 끝내기 한방 후 호랑이식 포효<br></div><p><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1f16c03.jpg" width="500" height="271.296296296"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1f16c03.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그리고 12년만에 기아타이거즈 우승</div><p><br><br>올해 한국시리즈는 그 어느 때보다 극적이었다. 만년 하위를 맴돌던 기아가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던 SK에 맞서 페넌트 레이스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선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나지완의 9회말 끝내기 홈런 한방으로 기아는 90년대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던 해태의 전성기 시절을 재현했다. 이는 기아 조범현 감독이 고등학교 시절 은사였던 SK 김성근 감독을 꺾는 청출어람의 순간이기도 했다. 기아의 원투 펀치로 숱한 타자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 간 걸출한 두 명의 용병 투수 그리고 2군을 전전하며 기회를 엿보다 트레이드를 거치는 산고 끝에 제멋대로 포텐이 폭발해버린 김상현이, 기아가 손수 시나리오를 쓴 드라마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은 이제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br>&nbsp;<br>아니 12년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기아를 찬미할 필요도 없이, 올 시즌 내내 야구판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마구 들끓었다. 4위 싸움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고, SK는 시즌 막판 19연승을 내달리며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했으며,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2연승을 하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또 한 번 SK에 무릎을 꿇었다. 로이스터식 자율야구로 두 시즌 연속 가을 잔치에 숟가락을 얹은 롯데 역시 준플레이오프에서 맥없이 주저앉긴 했지만 연평균 최다 관중을 동원하며 최고 인기 구단으로써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WBC가 배출한 덕장 김인식 감독의 한화는 끝 모를 추락을 경험하며 전통적 강자의 자리를 내놓아야 했고, LG의 전폭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김재박 감독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게다가 스타 선수들의 거듭된 사건사고는 외려 야구판의 의도치 않은 노이즈 마케팅 수단이 돼,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즌 내내 야구판에서 줄곧 드라마가 연출됐던 터라, 관중과 시청자는 흥에 겨워 비명을 지르기 바빴다. 그렇다. 상투적인 표현을 쓰자면 야구판은 붉게 타들어가는 용광로 그 자체였던 것이다.<br><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71aac17c.jpg" width="500" height="45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71aac17c.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추억의 폴라포<br></div><p><br><br>그런데 폴라포 엑기스를 마시는 그 위대하고 장엄한 순간을, 난 끝끝내 뒤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정글 속에서 살아 남은 두 강자의 최종 담판인 한국시리즈를 선거운동을 하며 재방송으로, 그것도 9회말 반전의 순간을 이미 엿들은 상태에서 컴퓨터 모니터 속 손바닥만한 동영상 플레이어를 통해 겨우 확인한 것이다. 그래도 야구보다 정치라고 믿었기 때문에 말이다.<br></p><p><br>난 10. 28 재보궐 선거 지역구로 확정된 안산 상록을의 당당한 유권자로서 무소속 임종인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지난 17대 국회를 통해 검증된 임종인의 신념과 소신의 정치를 믿었고, 한나라당을 심판하고 서민의 벗이 될 수 있는 적격자로서 임종인만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한 탓이다. 물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고 해봤자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하거나 전화로 잠재적 지지층에 한 표를 호소하는 것 밖에 없었지만 임종인 후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러니까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인물을 이 한 몸 던져 여의도로&nbsp;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기쁘고 감사했다. 그 와중에 난, 네게 득 되는 것도 없는데 왜 부산을 떨며 선거운동을 돕냐는 힐난을 여러 번 들었다. 그때마다 정치판이 먼저 바뀌어야 우리의 팍팍한 현실 또한 변할 수 있는 거라고 거창하게 쏘아 붙이고 싶었지만, 어차피 정치에 별 관심없는 사람들을 어쩌지 못할 것 같아 꾸욱 눌러 참았다.<br><br></p><p><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7ae8e43f.jpg" width="500" height="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7ae8e43f.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안녕하세요. 철새라고 합니다~<br></div><p><br><br>그런데 상록을의 정치판은 내 기대와는 다르게 그저 지리멸렬하게 흘러 갈 뿐이었다. 민주당은 눈 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기어코 장고 끝에 악수를 뒀다. 바로 김영환을 공천한 것이다. 김영환은 한나라당과 짝짜꿍을 맞춰 노무현 탄핵을 주도했고,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뒤엔 무소속으로 출마해 "인물로는 김영환, 정당으로는 한나라당을 찍어달라."고 뺀질거린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이다. 심지어 CBS 라디오 인터뷰에선 대놓고 한나라당행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커밍아웃까지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국민의정부 시절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고 15, 16대 국회의원 경험을 가진 김영환이 단지 인지도가 높아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야권 대연합의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이번 정치판에 찬물을 끼얹었다. 민주당과 야3당,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의 책임있는 대표가 모여 종지부를 찍은 후보단일화 논의(50:50 비율로 단순지지도와 적합도를 함께 묻는 여론조사 방식)를, 사전 공표를 핑계 삼아 일방적으로 파기시키면서 말이다.<br><br>하지만 내 바람과 달리 민주당의 야멸찬 정치 공학은 성공했다. 민주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야3당과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물 건너 간 셈이라 민주당은 어떠한 정당성도 가질 수 없는 처지였지만, 한나라당의 어부지리를 우려한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대거 민주당에 한 표씩을 건넸기 때문이다. 임종인은 진보개혁진영의 기수로 당당하게 끝까지 맞섰지만, 결국 지역에 기반을 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기존 정치 프레임을 깨부수지 못했다.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야구판처럼 나지완의 9회말 끝내기 홈런이 정치판에선 결코 터져주지 않았다. 제멋대로 포텐이 폭발해버린 김상현이 정치판에선 보이지 않았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정치판에선 연출되지 않았다. 으레 그렇듯 승리했던 놈이 또 다시 승리해 전리품을 모조리 가져간 형국,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p><p><br>&nbsp;</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654306a.jpg" width="500" height="326"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654306a.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패배 직후 마지막 인삿말을 하고 있다<br></div><p><br><br>&nbsp;</p><p>"그냥 집에서 군것질이나 하며 야구나 볼 걸 그랬나?"<br><br>속으로 그랬다. 비록 속으로 하는 말이었지만, 그렇다고 김구라처럼 괜히 해보는 말도 아니었다. 선본 측에서 어렵싸리 빔 프로젝터를 준비했을 텐데 가슴 두근거리며 개표 방송을 볼 필요가 없다니! 이미 결과가 어느 정도 드러난 상황이었고, 이를 접한 자원봉사자들의 침울한 표정 속에서 패배의 그림자가 뉘엿뉘엿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손쉽게 읽어낼 수 있었다. 우리는 곧 한 곳에 모였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와 권영길 의원, 심상정 선대본부장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그리고 임종인 후보의 마지막 인삿말에 귀를 기울이며 서로를 애써 위로해 보려&nbsp;했지만 가슴 한켠이 퀭한 건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싸웠는데 말이다. 서로의 소중한 시간을 바치며, 서로의 굳건한 신념을 공유하며.</p><p><br>당분간 감출 길 없을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다음에도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면, 난 야구판보다 정치판에서 놀게 될 것 같다. 야구판처럼 극적이지 않은 터라 조금은 지루하겠지만, 정치판처럼 우리가 발 딛고 있는&nbsp;현실과 맞닿아 있는 영역도 드물다. 다시 말해 정치는 우리의 현실을 한쪽으로 구기고 다른쪽으로 펼치며 각자의 삶에&nbsp;서서히 영향을 미치곤 하는데, 그렇게&nbsp;나아진 삶이 내가 정치판에서&nbsp;구르고 넘어지며&nbsp;우리의 현실이 전진하도록 일정 부분 힘을 보탠 결과라면&nbsp;무한한 영광으로 알겠다는 뜻이다. 물론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리고 소중한 한 표를 바쳐 밀어준 후보가 여의도에 입성한 뒤로 자주 '삽질'을 하는 수도 있겠지만, 적극적인 현실 참여자로서 그 공과를 기쁘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nbsp;그래도 야구보다 정치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br></p><p><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ddc010b.jpg" width="383" height="5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ddc010b.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e9b87ff.jpg" width="500" height="333.6236933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e9b87ff.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f1c9610.jpg" width="500" height="333.6236933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0/30/37/f0072937_4ae9c4f1c9610.jpg');" /></div></p><div style="TEXT-ALIGN: center">또 도와줄게...<br><br><br><div style="TEXT-ALIGN: left"><div style="TEXT-ALIGN: left"><div style="TEXT-ALIGN: left">덧붙임.<br></div><div style="TEXT-ALIGN: left">결과론적인 얘기겠지만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의 마지막 인삿말처럼 어쩌면 상록을의 정치판은 거대야당과 제1야당의 샅바 싸움이 아니라 임종인과 김영환과의 다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다툼에서 김영환은 한나라당의 어부지리를 두려워한 호남 출신 유권자를 인질로 잡은 뒤 인물과 정책이 아닌, 민주당 간판만으로 승리했고, 그 전리품으로 국회의원 뱃지를 얻게 됐다. 즉 김영환이 선거라는 전투에서 승리했을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반쪽의 승리고, 전쟁에선 결코 승리하진 못했다는 얘기다. 김영환의 오락가락한 정치 행보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고, 결국 그의 발목을 잡고 말 것이다. 정치는 어디까지나 대의명분을 겨루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임종인은 선거라는 다툼에서 패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전쟁에서 진 건 아니다. 임종인이라는 정치인이 여의도로 복귀할 명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니 넘쳐 난다. 임종인은 죽지 않았다. 2년 6개월 후 김영환이 또 다시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한 표를 호소할 때, 임종인 역시 진보개혁진영의 기수로서 응전에 나설 것이고, 나도 야구 보는 걸 마다하고 임종인을 국회로 보내기 위해 선거사무실을 뛰어 다니고 있을 것이다.</div><br><br>&lt;안산시 상록을 개표 결과&gt;<br><br>선거인수 118,054<br>투표수 34,535<br>무효투표수 109<br>기권수 83,519<br><br>한나라당 송진섭 11,420 (33.17)<br>민주당 김영환 14,176 (41.17)<br>자유선진당 장경우 1,145 (3.32)<br>무소속 김석균 896 (2.60)<br>무소속 윤문원 439 (1.27)<br>무소속 이영호 987 (2.86)<br>무소속 임종인 5,363 (15.57)</div></div></div><br/><br/>tag : <a href="/tag/안산" rel="tag">안산</a>,&nbsp;<a href="/tag/상록을" rel="tag">상록을</a>,&nbsp;<a href="/tag/재보궐선거" rel="tag">재보궐선거</a>,&nbsp;<a href="/tag/임종인" rel="tag">임종인</a>,&nbsp;<a href="/tag/김영환" rel="tag">김영환</a>,&nbsp;<a href="/tag/정치" rel="tag">정치</a>,&nbsp;<a href="/tag/야구" rel="tag">야구</a>,&nbsp;<a href="/tag/한국시리즈" rel="tag">한국시리즈</a>,&nbsp;<a href="/tag/기아" rel="tag">기아</a>,&nbsp;<a href="/tag/민주당" rel="tag">민주당</a>,&nbsp;<a href="/tag/폴라포" rel="tag">폴라포</a>,&nbsp;<a href="/tag/철새" rel="tag">철새</a>,&nbsp;<a href="/tag/나지완" rel="tag">나지완</a>,&nbsp;<a href="/tag/김상현" rel="tag">김상현</a>,&nbsp;<a href="/tag/개표결과" rel="tag">개표결과</a>,&nbsp;<a href="/tag/재보선결과" rel="tag">재보선결과</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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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9 Oct 2009 16:33:26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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