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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담배연기 가득한 마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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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담배연기 가득한 마을</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Fri, 13 Nov 2009 00:03:42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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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담배연기 가득한 마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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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담배연기 가득한 마을</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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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인도여행, 황당한 사건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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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br>같이 살던 후배 녀석이 인도로 여행 떠난 지 2주 정도 되었다. 인도에 도착한 둘째 날, 녀석에게서 연락이 왔다. "형, 그 동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코메디가 있었어요."</p><p>인도가 매력적인 이유이자 더없이 짜증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황당한 코메디들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점. 처음에는 황당했던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나다보니 나중에는 감흥도 사라지고 기억에도 잘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가끔은 인도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사실을 잊기까지 한다. </p><p>인도에서 황당했던 일들, 그 중 몇 가지는 기억난다. 어떤 것은 나의 경험이고 어떤 것은 들은 이야기이다.</p><p><br><br><strong>강 건너에 우리집이 있어.</strong><br></p><p><br>본인이 여행하다 만난 형 중에서 S라는 형의 이야기다. 그 형은 2001년에 인도에 갔을 때 처음 만났다. 그리고 2003년에 인도에 갔을 때, 델리 파하르간지에서 우연찮게 마주치게 되었다. "형 언제 인도에 또 나왔어요?" 라는 나의 질문에 S형은 "어, 집에 들어간 적도 없어." 라고 대답했다. S형은 그런 인물이다.</p><p>S형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어떤 마을에서 혼자 길거리에 앉아 쉬고 있을 때였다. 껄렁해 보이는 인도인이 S형에게 접근했다.</p><p><br>껄렁한 놈 : 헤이, 친구! 나랑 이야기나 하자.</p><p><br>S형 : 나는 네 친구 아니거든. 이야기도 하기 싫어. </p><p><br>껄렁한 놈 : 너 인도에 오래 있었나 보구나. 이야기나 하자.</p><p><br>S형 : 너만큼 있었겠냐. 무슨 이야기 하려고? 여자? 돈? 너 같은 애랑 수도 없이 이야기해 봤는데 별 볼일 없더라.</p><p><br>껄렁한 놈 : 아니야, 아니야. 나는 특별해. 나랑 이야기 하자!</p><p><br>S형은 결국 그 와의 대화에 응하기로 했다.</p><p><br>S형 : 뭐가 그렇게 특별한데? 이야기나 한 번 해 봐라.</p><p><br>껄렁한 놈 : (강 건너를 가리키며) 저기 강 건너에 우리집이 있어.</p><p><br>S형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 누구도 '저기 강 건너에 우리집이 있어.' 따위의 허접한 말로 대화를 시작했던 놈은 없었던 것이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S형은 그 인도인의 껄렁한 모습에서 순간 철학적인 느낌마저 받았다고 한다. S형은 그의 대화에 매료되어 결국 그의 집까지 따라가게 된다.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주위를 살피더니 집안 구석에 있는 항아리를 들추어 내고 그 안에 굴을 파서 감추어 놓았던 뭔가를 꺼냈다고 한다. 그리고 형에게 내밀면서 말했다.</p><p><br>껄렁한 놈 : 하시시! 500 루피!</p><p><br>그는 마약상이었다.</p><p><br><br><strong>스페셜 티</strong></p><p><br>인도에서 '스페셜'이라는 말이 붙는 음식은 일반적으로 하시시가 들어있어 먹으면 숑가는 종류의 음식이다. 내가 경험했던 스페셜 티는 물론 하시시가 들어간 것이 아니다.</p><p>인도 남부의 바르칼라 해변이었다고 기억한다. 조그마한 해변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고, 대부분의 해안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곳에 앉아 넘실대는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다. 앉아있다 보면 술 생각이 나지만 인도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아무 가게에서나 술을 팔지는 않는다. 친구와 나는 술 팔 만한 카페를 찾고 있던 중이었다.</p><p><br>피빨이 : (좀 번듯해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서) 맥주 있어?</p><p><br>주인 : 맥주는 저녁에만 팔아. 지금은 친구(나를 지칭함)가 술을 원한다면 피나콜라다를 줄 수 있어. 특별히 스트롱하게 해 줄게.</p><p><br>카페의 주인장이 만들어온 피나콜라다는 특별히 세지는 않았으나 걸쭉하고 미지근하기는 했다. 그리고 주인장은 내가 그걸 먹고 취하지는 않을까 몹시 걱정하는 눈치였다. 여튼, 맥주를 판다하니 친구와 저녁에 다시 방문하여 탄두리 닭과 맥주를 마시겠다고 이야기했다.</p><p><br>그 날 저녁. </p><p><br>피빨이 : 시원한 맥주 두 병이랑 탄두리 치킨.</p><p><br>주인 : 노 프라블럼. 너희들은 약속을 잘 지키는 친구들이구나.</p><p><br>그런데 막상 주인장이 들고온 것은 조그마한 커피 잔 두 개와 커다란 커피포트 두 개!</p><p><br>피빨이 : (불같이 화를 내며) 야, 맥주를 주문했다니까!</p><p><br>주인 :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며) 쉿, 조용. 이건 스페셜 티야. </p><p><br>주인은 커피포트를 열며 그 안의 내용물을 보여 주었다. 맥주가 들어 있었다.</p><p>친구와 나는 그곳에서 여섯 병의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두 병을 더 주문하기로 했다.</p><p><br>피빨이 : 여기 맥주 두 병 더!</p><p><br>주인 : (물욕과 귀찮음 사이에 위치한 곤혹스러운 표정) 맥주 두 병? 마실 수 있겠어?</p><p><br>피빨이 : 노 프라블럼.</p><p><br>잠시 후, 부릉부릉 오토바이가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20분쯤 지나 오토바이가 돌아온 뒤에야 우리는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p><p><br>고아나 시킴처럼 술이 자유로운 곳이 아닌 이상, 인도에서 술을 파는 음식점은 두 종류이다. 인도치고는 굉장히 고급스럽고 정중한 응대를 해 주는 곳이거나, 아니면 동네 불량배들이 언제 총을 꺼내 들며 소리를 질러 대도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음침한 곳. 그 외의 음식점들은 대부분 술을 팔 수 있는 퍼밋이 없으며 알콜샵에서 술을 사다가 단속을 피해 몰래 관광객들에게 팔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데에는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p><p>&nbsp;</p><p><br><strong>묵티나스 프로블럼</strong></p><p><br>묵티나스는 사실 인도가 아니라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래킹 코스에 있는 마을이다. '소롱라'라는 고도 5,000미터가 넘는 고개를 넘고 난 뒤 만나게 되는 마을로서 해발 고도는 3,400 정도.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가장 큰 어려움을 넘긴 기념으로 파티를 하곤 한다. 보통 묵티나스에서는 하룻밤만 자고 이동하곤 하지만 나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3박 4일동안 그곳에서 지내야 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나와 비슷한 기간동안 같이 있었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독일인 여자도 있었다.</p><p>그 여자는 등산업계에서 명품으로 소문난 배낭과 등산복을 지니고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돈은 별로 없는 듯 했다. 항상 양 적고 싼 음식을 먹으면서 다른 사람이 주는 초코바 등을 얻어먹으며 허기를 달래곤 했다. 돈이 떨어진 거면 빨리 산에서 내려가 ATM에서 돈을 찾으면 될 일인데 어찌된 일인지 그리 시간에 쫓기는 것 같지도 않았다. 어쨌거나 그 여자는 독일인 여자라고 하자.</p><p>어느 날 저녁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롱라에서 넘어온 일행들이 모여 파티를 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 예의 돈이 없는 독일인 여자가 끼어 있는 게 아닌가? 그들이 마시고 있는 술은 다름 아닌 묵티나스 근처에서 유명한 술인 애플 브랜디! 소설 &lt;개선문&gt;에서 주인공이 즐겨마시는 칼바도스랑 비슷한 술이다. 나도 슬쩍 그 자리에 끼어서 이야기하며 술을 마셨다. 내가 그 자리에 끼자 '독일인 여자'는 슬쩍 자리를 비키는 게 보였다. 숙소 주인장에게 애플 브랜디 한 병을 주문하려고 하자 소롱라에서 넘어온 일행 중 한 명이 말렸다.</p><p><br>소롱라 일행 : 이봐, 한국인. 너는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이곳에서 파는 애플 브랜디는 진짜 애플 브랜디가 아니야.</p><p><br>피빨이 : 어라, 나 여기에서 많이 마셨는데. (물론 다른 곳에서도, 술 만드는 곳에서도)</p><p><br>소롱라 신참 : '독일인 여자'가 진짜 애플 브랜디 파는 곳을 알았던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좋은 술을 구했어. 너도 마셔 봐.</p><p><br>피빨이 : '독일인 여자'가 가서 사갖고 왔어? 얼마인데?</p><p><br>소롱라 신참 : 응, 500루피. 세 병이나 사왔으니 실컷 마시자!</p><p><br>참고로 내가 알고 있는 애플 브랜디의 가격은 가물가물하지만 (위의 500루피도 가물가물) 한 병에 100루피 정도.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롱라 신참이 사갖고 온 애플 브랜디는 내가 마시던 애플 브랜디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nbsp; 그리고 다음 날, 나는 독일인 여자가 평소에 먹고 싶어하던 200루피짜리 스테이크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p><p><br>&nbsp;</p><p><strong>델리 파하르간지 폭탄 테러</strong></p><p><br>내가 아는 동생들 이야기이다. 그녀들은 기차역에서 내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를 찾아 파하르간지 입구로 향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한 말쑥한 인도인이 그녀들에게 접근했다.</p><p>말쑥 인도인 : (다급한 투로) 너희들 지금 여기에서 뭐하는 거야? 지금 큰 문제(빅 프로블럼)가 발생했다고!</p><p>동생들 : 음? 주변에 사람들 아무렇지도 않게 다니고 있는데?</p><p>말쑥 인도인 : 아직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래. 파하르간지에 폭탄 테러가 발생했어! 조만간 하나가 더 터질 거래. 빨리 대피소로 가자!</p><p>동생들은 이집트, 아프리카 등을 여행한 덕분에 나름 여행 초보에서 벗어났지만 인도에서라면 이제 막 공항에서 버스타고 기차역에 도착한 탓에 어리버리 적응이 안 된 상태. '인도란 과연 무섭구나.' 라는 생각에 말쑥한 인도인을 따라갔다고 한다.</p><p>하지만 말쑥한 인도인이 대피소랍시고 데리고 간 곳은 다름아닌 여행사!</p><p>그곳에서 동생들은 수많은 인도 여행자들처럼 스리나가르 하우스보트 예약을 종용받았고 긴 말싸움 끝에 여행사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p><p><br>이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블로그에 쓰기 민망한 이야기들도 있다. 나는 인도에서 여행할 때 언제나 인도를 욕하고 있었다. 그 때에는 내가 인도를 떠나면, 그곳을 그리워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기도 했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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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여행-내가살아야할이유</category>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274908#comments</comments>
		<pubDate>Thu, 12 Nov 2009 14:22:36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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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국영수중심으로열심히공부하겠습니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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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요즘 네이트온 대화명은 '국영수중심으로열심히공부하겠습니다'이다. 다소 길지만 나에게는 몹시 의미심장한 문장.</p><p>어렸을 적에 깔깔거리며 들었던 농담이 있다. 항상 반에서 2등만 하는 어떤 학생의 이야기이다.</p><p>질투형 수재의 전형인 그 2등 학생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 수준인 1등하는 학생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마녀에게 찾아가기로 한다.</p><p>2등 학생 : 마녀님, 어떡하면 제가 1등 할 수 있을까요?<br>마녀 : 아주 간단해. 1등 하는 학생을 죽이면 되잖아. 돈만 주면 아주 간단히 없애 주지. 자네의 짓이라고는 누구라도 생각하지 못할 거야.</p><p>마녀의 저주로 인해 1등 학생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해 죽었다. 2등 학생은 이제 당연히 자신이 1등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의 죽음은 때때로 다른 이들에게 놀라운 영향을 끼치는 법. 1등 학생의 죽음을 보면서 삶은 짧을 수밖에 없으며 그러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받은 어떤 학생이 열심히 노력한 끝에 다음 시험에서 1등을 차지하게 된다. 분노에 휩싸인 2등 학생. 화가 나서 마녀에게 찾아간다.</p><p>2등 학생 : 어떻게 된 거예요? 이번에도 제가 2등을 했잖아요! (마녀의 멱살을 잡으며) 제가 1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br>마녀 : (고개를 떨구며) 국영수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해. </p><p>뭐, 세상 일이 다 그런 거다. 공부 잘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옛날 방식으로 말하자면) 국영수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 살을 빼고 싶으면? 몸에 좋은 것만 골라서 적게 먹고 운동하면 된다. 주식으로 돈 벌고 싶으면? 착실히 돈 모아서 우량주 중심으로 사면 최소한 적금의 이자보다는 많이 벌 수 있다. 뭐 그렇다는 거다.</p><p>여튼 최근에 하게 된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 비스무리할 정도로 현실감없는 결심.</p><p>국영수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p><p>&nbsp;</p>			 ]]> 
		</description>
		<category>멈추지않는잡생각</category>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247116#comments</comments>
		<pubDate>Fri, 02 Oct 2009 07:06:13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근황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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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div>1. 파주 출근</div><div><br />
</div><div>출판계에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파주는 몹시 우울한 곳으로 통한다. 서울과의 물리적인 거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출판단지라는 동네 자체가 원체 그저 그런 밥집, 이상한 쇼핑몰, 진짜 맛없는 짬밥집, 휑한 거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터라 문화적인 체취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나는 출판단지 안을 돌아다닐 때마다 군대를 떠올리곤 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군대라는 조직이 절대 민주적일 수 없는 것처럼, 출판사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정녕 문화의 땀냄새도 맡을 수 없는 것일까.</div><div><br />
</div><div>그래도 불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일산에서 살다보니 집에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회사 주차장에 차를 대기까지 오래 걸려도 20분이다. 신호만 안 걸리고, 조금 무섭게 밟으면 15분도 가능하다.&nbsp;</div><div><br />
</div><div>그리고 출판단지에는 맛집이 없지만 조금만 나가면 그럭저럭 시골 맛집이라고 부를만한 곳들이 있다. 그런 곳들까지 매일같이 운전하면서 사장님과 부장님에게 운전연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응?)</div><div><br />
</div><div>2. 생일</div><div><br />
</div><div>뭐,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포스팅한 건 아니지만 오늘은 생일이다. 어제 술 왕창 마시고 생일 기념으로 지각해 버렸다. 올해 첫 지각이었다.&nbsp;</div><div><br />
</div><div>어제 있었던 생일 기념 술자리의 멤버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과 동기와 고스트 라이터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소설을 쓰고 있는 누나.</div><div><br />
</div><div>동기와 나는 그 전 날에도 진한 술자리가 있었기에 추리한 모습으로 라페스타에 나갔다. 끊임없이 소설을 쓰고 있는 누나는 술자리에 나오기 직전까지 작업을 하고 있었던 탓에 역시 추리한 모습. 그 누나는 4일 동안 머리도 감지 않았다고 자랑했는데 학부 시절에 이미 일주일 넘게 안 씻은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라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div><div><br />
</div><div>결혼할 친구는 남편될 사람의 특이한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했고, 나는 게이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 누나는 나에게 일단 남자와 사귀어 보라고 진지하게 충고했다.&nbsp;</div><div><br />
</div><div>학교 이야기, 사람들 뒷담화 등등이 이어지다 마지막에는 요즘 쓰고 있는 소설 이야기까지 했다. 맛있게 소주를 들이키던 누나는 자신이 쓰고 있는 장편에 대해 말했다. 자신이 봐도 너무 재미있어서 깔깔 대고 웃는다며 해맑은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오, 하나님.</div><div><br />
</div><div>작년의 생일에는 이집트의 다합에서 다이빙을 하고 회를 먹었다. 재작년의 생일에는 뭘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 전 해의 생일은 회사 사람들과 중국술과 소주를 마시면서 맞이했던 걸로 기억한다.&nbsp;</div><div><br />
</div><div>서른두 살의 생일은 이들과 옛 이야기를 하며 맞이했다.</div><div><br />
</div><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9/98/b0000798_4ac1d2cfa2d63.jpg" width="500" height="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9/98/b0000798_4ac1d2cfa2d63.jpg');" /></div></div><div><br />
</div><div>내년의 생일이 기대된다. 하지만 제발 서른세 살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div>			 ]]> 
		</description>
		<category>이런일도있었지</category>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245269#comments</comments>
		<pubDate>Tue, 29 Sep 2009 09:26:54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중국 서안 관광기 -2 비림, 박물관, 교자연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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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p>아침 식사는 호텔의 조식 뷔페로 해결했다. 사실 나는 호텔의 조식 뷔페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호텔 주변에 있는 현지인들의 아침식사를 맛보거나, 아니면 차라리 굶었다가 점심을 더 맛있게 즐기는 편이 훨씬 낫다고 본다.<br />
</p><p>하지만 이 때 상황을 변명해 보자면 전 날의 과음으로 인해 약간 늦잠을 잔 상황(주변의 음식점을 찾아볼 겨를이 없다), 하루 종일 시내를 싸돌아다녀야 하는 계획(체력 보충 필요)이었던 거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느긋한 배낭여행자가 아닌 일분 일초가 아까운 관광객이었던 것! (이거를 계속 강조하는 이유는 뭐, 내가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렇듯 이후의 여행이 개차반이 되기 때문) <br />
</p><p>호텔의 조식 뷔페는 더도 덜도 말고 딱 3성급 호텔의 수준. 싸구려 소세지와 미리 구워서 기름을 잔뜩 먹은 계란 프라이, 쨈이 들어있는 빵, 양상추를 찾아볼 수 없는 샐러드 등으로 배를 채운 뒤 호텔을 나섰다.</p><p><br />
이 날의 원래 계획은 이랬다.</p><p><br />
남문 -&gt; 비림 -&gt; 명대 성벽 -&gt; 박물관 -&gt; 대안탑 -&gt; 박물관 -&gt; 소안탑 -&gt; 회족 거리 </p><p><br />
하지만 이 날의 실제 동선은 이랬다.</p><p><br />
남문(교통을 위해서라도 가야하는 곳) -&gt; 비림 -&gt; 박물관 -&gt; 호텔 </p><p><br />
이건 나이와 함께 따라온 체력 저하 탓이었다. 절대 숙취 탓은 아니었다.</p><p><br />
호텔을 나서서 예전에 황제만 이용할 수 있었다는, 하지만 지금은 밑으로 왕복 4차선 도로가 나 있는교통의 요지 남문으로 향했다. 종루에서 남문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거리. <br />
<br />
남문 광장에 도착한 뒤, 좌회전을 하고 한참 걸어가면 비림 박물관이 나온다. 공자를 모시던 사당에 서안 일대에서 나온 비석들을 모아 놓은 박물관이다. 비석이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그 이름이 비림이다.</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08ee4af.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08ee4af.jpg');" /></div><br />
<br />
앞서도 말했듯 서안은 천 년 이상 수도였던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 도시. 그 곳에 있던 비석들이 시대 순으로 정리되어 있으니 비림 박물관은 그야말로 중국 서체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안목이 있는 사람들이나 즐길 수 있는 것. 나는 그저 비석 하나하나에 담긴 시간의 무게와 닳아버린 글자 안에 숨어있을 수많은 이야기들을 느끼고자 노력하며 하품을 참을 뿐이었다. <br />
</p><p>문화재를 감상할 때 느끼는 아이러니가 있다. 보존을 위해서라면 문화재에 입김도 닿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함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림이 됐든 석상이 됐든 잘 만들어진 작품을 보면 손으로 한번 만져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비림 박물관은 그런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주는 곳이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명, 청대의 비석들은 보호 유리를 씌워 놓지 않은 덕분에 살짝 살짝 만져 볼 수 있다. 비림 박물관의 장삿꾼들이 쉬지 않고 탁본을 뜨고 있으므로 어쩐지 죄책감도 덜하다.</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183ca2c.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183ca2c.jpg');" /></div><br />
<br />
몇 백 년이 지난 비석을 만진다고 해서 옛 장인들의 손길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다거나 뭔가 엄청난 의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랜 시간을 견뎌온 역사와 마주한다는 감동은 얻을 수도 있다. 손가락 끝으로 비석을 살짝 만져 보았다. 아무런 감동도 없었다. 그저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죄책감만 들었을 뿐이었다.<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343640f.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343640f.jpg');" /></div><br />
비림에서 나온 뒤 다시 남문까지 산책을 했다.</p><p>길거리에는 이런 풍경들이 펼쳐졌다.</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45c6824.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45c6824.jpg');" /></div><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4d9cbb5.jpg" width="500" height="751.87969924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4d9cbb5.jpg');" /></div><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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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느껴지는 피곤함. 원래의 계획을 대폭 수정하여 버스를 타고 대안탑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택시를 타고 서안 역사 박물관에 가기로 결정. <br />
</p><p>역사 박물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 30분. 박물관 오후 입장은 1시부터였다. 매표소에서 이름과 여권 번호, 성별, 나이 등을 적으면 공짜표를 나눠 주는 방식이었다. 카이로, 이스탄불 등의 박물관은 제발 서안 역사 박물관을 본받았으면 한다.</p><p><br />
역사 박물관에 대한 감상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감동 그 자체였다. 대여료가 20위안(25위안이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국어 오디어 가이드를 이용하면 훨씬 좋다. 박물관에 방문한 것 자체에 의의를 둔다면 모를까, 박물관 입장료도 공짜이고 하니 이왕이면 빌리는 것을 강추.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유물들을 관람하면 뭔가 재미를 느낄 거다.</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5d1a22e.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5d1a22e.jpg');" /></div><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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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유명한 진나라의 호부. 이걸 갖고 있는 사람만이 군대를 이동시킬 수 있는 있었다고 한다. 호부는 반으로 쪼개 하나는 왕이 갖고 하나는 군사령관이 갖는 형태. </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63e043a.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63e043a.jpg');" /></div><br />
한나라의 토용들. 흔히, 진나라에서 장인들을 모조리 죽여버린 탓에 한나라의 부장품이 진나라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곤 한다. 사실, 병마용갱의 실물 크기 토용들에 비하면 한나라의 토용들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이들도 나름 맛이 있는 듯. 심플하게 묘사되어 있으면서도 인물 각각의 표정이 다르다는 점이 재미있다. </p><p><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725104a.jpg" width="500" height="751.87969924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725104a.jpg');" /></div>이건 명나라의 토용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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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57484023.jpg" width="500" height="751.87969924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57484023.jpg');" /></div><br />
이건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돌로 깎아 만든 갑옷. 현대 기술로도 이거 만드는 데 몇 달이 걸린다고 했는데 까먹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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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나오니 5시 가량. 역시 다른 곳을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덕발장에 가서 교자연을 먹기로 결정. 교자연이란 말 그대로 만두가 연회처럼 계속 연이어 나오는 건데 무지 비싼 거에 비해 별로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경험치 증진 차원에서 안 먹을 수 없다하여 덕발장으로 향했다.</p><p>우리가 먹은 메뉴는 자그마치 일인당 150위안짜리.</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8bae70a.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8bae70a.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8fb2cbe.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8fb2cbe.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9477a36.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9477a36.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9815d5a.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9815d5a.jpg');" /></div><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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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와</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a207524.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a207524.jpg');" /></div>(햄만두)<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b114ebe.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b114ebe.jpg');" /></div>(물고기 모양이 생선만두다)<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ca8f6cb.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ca8f6cb.jpg');" /></div>(위쪽의 군만두는 버섯 + 고기였는데 가장 좋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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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 등등이 나오고</p><p>결국 배채우는 건 물만두.<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e38cbfa.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e38cbfa.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e70d704.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e70d704.jpg');" /></div><br />
</p><p>뭐, 맛없지는 않았으나 역시 돈을 생각하면 배가 좀 아프긴 했다.</p><p>특히 전채로 나온 새우에서 비린 내가 나는 건 좀 짜증났다.</p><p>홍콩의 약간 비싼 가게에서 딤섬을 먹어도 이거 보다 싸게, 배부르게, 맛있게 먹었던 걸로 기억.</p><p><br />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서안의 거리는 별로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게 생긴 탓에, 사실은 귀찮았던 탓에 다시 호텔로 고고싱.</p><p><br />
한국에서 하던 짓거리(침대에 드러누워 책 읽기, 미국 드라마 보기)를 하다가 밤이 되어 다시 거리로 나섰다.</p><p>우리가 향한 곳은 길거리 양꼬치 가게.</p><p>맥주는 한 병에 3.5위안, 양꼬치는 하나에 1위안. 동네 경찰들까지 와서 먹는 걸 보니 나름 인기 있는 집이었던 듯.</p><p><br />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fb2766a.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4fb2766a.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5040a594.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09/28/98/b0000798_4ac095040a594.jpg');" /></div><br />
저질 입맛에는 이런 것들이 덕발장의 교자연보다 훨씬 잘 맞았다.</p><p>여기에서 맥주를 마시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맥주를 더 산 것은 당연한 일. 다음 날 또 다시 숙취로 인해 후회한 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다.<br />
<br />
</p>			 ]]> 
		</description>
		<category>여행-내가살아야할이유</category>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244517#comments</comments>
		<pubDate>Mon, 28 Sep 2009 10:51:01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중국 서안 관광기 1 - 일단 먹고 보자 ]]> </title>
		<link>http://devilmac.egloos.com/4236838</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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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p>해외여행을 위한 준비는 언제나 비슷하다. (보통 다급히) 갈 곳을 정한다. 비자를 받고 항공권을 구입한다. 단기 여행일 경우 시간을 절약해야 하므로 숙소도 예약한다. 그리고 술을 마신다. 마지막으로 인천공항의 벽제갈비에서 평양냉면으로 해장하며 전 날의 과음을 후회한다.<br></p><p>이번 여행에서 약간 바뀐 게 있다면 바로 냉면. 올해 들어 인천공항의 벽제갈비에서는 더 이상 평양냉면을 팔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천공항의 벽제갈비에서는 평양냉면 대신 좀 더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함흥냉면을 보다 싼(하지만 비싼) 가격에 내놓고 있었다. 국물이 들척지근하고 면이 질긴 함흥냉면은 역시나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흥이 깨진 것은 아니었다. 나는 서안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참이었다. 올해 첫 해외여행이었다. 일 년에 몇 번 갈 일 없는 인천공항 벽제갈비의 평양냉면 따위에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물론 숙취에 머리가 지끈거려서 생각하기가 귀찮은 탓도 있었다.<br></p><p>관광 안내 책자 같은 말을 잠깐 하자면 서안은 통일 왕조인 진, 한, 수, 당 등을 포함해 약 12개 왕조의 수도였던 도시이다. 수도였던 기간을 합치면 자그마치 1,000여 년에 이른다. 서안이 이토록 오랫동안 수도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 중심에 위치해 있고, 적이 침입했을 때 방어에 유리한 지형일 뿐만 아니라 동서양 무역로인 실크로드의 출발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p><p>그러한 서안 주변에 볼거리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 대표적인 곳으로는 진시황릉을 지키고 있는 진흙으로 만든 군대 병마용, 양귀비와 고종이 사랑을 나누었다는 화청지, 중국 유일의 여황제인 측천무후의 무덤인 건릉 등이 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하나하나마다 여러 이야기가 담긴 수많은 유적들이 있다.<br></p><p>그런 수많은 곳들을 모두 둘러보겠다는 것은 여행자로서 당연한 욕심. 게다가 이번 여행에서 나는 유스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을 전전하며 새로운 인연을 찾아 헤매는 배낭여행자가 아니었다. 호텔에서 머무르며 택시를 잡아타고 시간을 아껴가며 관광지를 방문해야 하는 관광객이었다. 서안 근처의 모든 관광지를 끝장내리라는 각오로 비행기에 올라탔다. 물론 그 각오는 지켜지지 않았다.</p><p><br>서안 시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찾아간 곳은 중심가인 종루 근처에서 나름 유명한 오일식당. 여기에서 오일이란 오월 일일, 메이데이를 뜻한다. 판매 방식도 미리 조리해둔 음식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이것저것 골라 즉석에서 계산하고 먹는 거라 어쩐지 노동자들을 위한 저렴한 식당이 아닐까 싶었는데……. 세상 어디에서고 판을 크게 벌이는 자는 쉽게 망하는 법, 싼 술집의 대명사인 투다리에서도 이것저것 막 시켜 먹으면 10만원이 후딱 넘는 법이다. </p><p><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5a64bd51.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5a64bd51.jpg');" /></div><br>이것(달콤한 돼지 갈비)과<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5b6c4df7.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5b6c4df7.jpg');" /></div></p><p>이것(매콤한 돼지고기버섯볶음)과<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5c71e17b.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5c71e17b.jpg');" /></div></p><p>이것(내장 볶음. 하지만 맹세하는데 정말 나는 저게 버섯 볶음인 줄 알았다. 안경을 쓰지 않아&nbsp;알아 보지 못했을 뿐이었다.)을 시켜 먹었고, 당연히 장소가 중국인만큼 백주도 한 잔 곁들였는데 그게 한 병에 자그마치 58위안짜리였으며, 술김에 볶음밥도 먹었다. 이 음식들을 먹은 사람들은 나와 여행동료인 후배 둘 뿐.</p><p><br>사실 술을 살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p><p><br>피빨이 : (식당 내부를 둘러본다. 아무리 봐도 롯데리아 분위기, 술을 마셔서는 안 될 것 같다. 술 판매대에 있는 직원에게 다가가서 영어로) 여기에서 술 마셔도 돼?</p><p><br>직원 : $#%^%$^&amp;^%$%</p><p><br>피빨이 : (의자에 앉아 술 마시는 시늉을 한다) OK?</p><p><br>피빨이의 퍼포먼스에 주변에서 한두 명씩 다른 직원들이 다가온다. 피빨이, 퍼포먼스를 반복한다.</p><p><br>마침내 식당 밖에서 서성이던 공안 등장.</p><p><br>공안 : @#$^%^&amp;%^</p><p><br>피빨이 : (영어로) 여기에서 술 마셔도 돼?</p><p><br>공안, 다시 식당에서 나간다. ㅡㅡ;</p><p><br>더 이상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내가 알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중국어를 외쳤다.</p><p><br>피빨이 : 바이주!</p><p><br>그제야 점원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50도가 넘는 독한 중국술과 맥도널드에서 콜라 담아 줄 때 쓰는 커다란 종이컵을 건네 줬다. 주변에 있는 다른 점원들은 ‘아아~!’ 하는 표정으로 우리 일행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술을 마시기도 전에 어쩐지 얼굴이 화끈거렸다.</p><p><br>호걸처럼 커다란 종이컵에 중국술을 콸콸 따라 마시니 용기도 자신감도 백배. 늦은 밤의 서안 시내를 둘러보자며 거리로 나섰는데 거리의 불빛은 이미 하나둘 꺼져 가고 있다. 예전처럼 길거리 주전부리에 맥주 한 잔을 할까 했는데 이미 배는 포화 상태. 고개 숙인 남자가 되어 다시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까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종루의 모습이 예뻐 보였다. 중국 놈들은 문화유산에도 저렇게 전구 달아서 번쩍거리게 하는 걸 좋아해! 라고 투덜대면서도 사진 한 컷.</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622c9140.jpg" width="500" height="306.862745098"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9/17/98/b0000798_4ab24622c9140.jpg');" /></div><br><br>서안 여행의 첫 날은 그렇게 끝이 났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맥주 몇 병을 샀음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다음 날 후회했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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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여행-내가살아야할이유</category>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236838#comments</comments>
		<pubDate>Thu, 17 Sep 2009 14:23:18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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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나도 어른이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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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나는 원래 상황에 맞는 단어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입으로 내뱉고 나서도 틀렸다 싶으면 다시 말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p><p>며칠 전 후배와 집 근처에서 김치찌개에 소주를 마시고 돌아오는 길, 길거리에서 20대 초반 남성 몇 명과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20대 초반 남성들이 몹시 밀리고 있는 상황.</p><p>피빨이 : 야, 저거 114에 신고해야 하는 거 아냐?<br>후배 : 네??<br>피빨이 : 아차!</p><p><br>또 며칠 전에는 이런 적도 있었다.</p><p>나는 집에서 맥주를 여섯 캔 정도 마신 상태였고, 후배는 야구장에 갔다가 소주 몇 잔 마시고 돌아온 상황이었다.</p><p>피빨이 : 야, 춥지 않냐? 추워서 반바지 꺼내 입었어.<br>후배 : 네?<br>피빨이 : 귀먹었냐? 추워서 반바지 꺼내 입었다고!</p><p>물론, 나는 긴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있었다.</p><p><br>역시 경험해 보기 전에는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어렸을 적에 술 마시고 기억을 잃거나 취해서 주정 부리는 사람들을 보며 '정신력의 문제' 라는 둥, 피해를 줄 거 같으면 술을 마시지 말아야지, 등등의 지극히 도덕 교과서 같은 발언을 했더랬다.</p><p>하지만 나이를 먹고 보니, 그래서 술이 좀 약해지다 보니, 정말로 술을 마시니까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고 해도 안 차려지는 경우가 있는 거다. 더 놀라운 것은 내가 술이 약한 걸 알아도 정말 술 마시고 싶을 때가 있더라는 거다.</p><p>아놔, 이제 나는 술마시고 비틀거리며 거리를 헤매는 아저씨들을 심정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버렸다.</p><p><br>원래 계획은 오늘까지만 서교동으로 출근하고 2주 동안 쉰 뒤 출판단지로 직장을 옮기는 거였다. 2주 쉬는 동안 필리핀으로 다이빙을 하러 갈까, 아니면 집에서 퍼질러 있을까 등등의 고민 아닌 고민을 하기도 했다.</p><p>하지만 어쩌다보니 다음 주 월요일까지 서교동으로 출근. 휴식은 열흘로 줄어듦. 그리고 휴가 기간에는 서안으로 여행을 빙자한 출장, 11월에 나올 XXXX에서 XX남기의 개정판에 들어갈 사진 촬영. 뭐 사는 게 다 그렇지. 그래도 서안은 늘 가 보고 싶던 곳이므로 노 프라블럼.<br></p><p>출근했는데 그닥 할 일이 없다. 교정지가 나오려면 아직 기다려야 하고, 인수인계 준비는 미리 해놓았으며, 써야 할 원고는 아직 마감이 아니다 보니 ㅡㅡ;</p><p>&nbsp;</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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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이런일도있었지</category>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223520#comments</comments>
		<pubDate>Mon, 31 Aug 2009 05:15:43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냉장고를 채웠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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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얼마 전 대학 동기 K양과 C군을 만났다. 동기 K양은 등단한 소설가이자 작년에 결혼한 가정주부인데, 나의 습작에 등장하는 K군이라는 캐릭터를 두고 영어 이니셜로 이름을 쓰는 시대는 지났으며 그로 인해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이게 중요) 소설이 구닥다리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니 K양을 소주병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단언하건데 나는 소주병을 만나서 제정신으로 헤어진 적이 거의 없다. 그녀가 결혼한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녀와 내가 단둘이 만나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신다 해도 그녀의 남편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가끔은 기분 나쁠 때도 있다. 하지만 감사해야 할 일이다. 암, 그렇고 말고. 소주병과 소주병의 남편에게 아멘, 할렐루야. C군에 대해 말하자면 3년 정도 같이 산 적이 있다. 그는 (우리과 치고는) 술을 많이 마시지 못했고 나는 담배를 끊은 지 1~2년 정도 되었을 때였다. 그의 방에 있는 프링글즈 통에는 언제나 담배가 가득 차 있었고, 내 방에서는 언제나 빈 술병들이 굴러다녔다. C군은 그냥 프링글이라고 하기로 하자.<br></p><p>오후 여섯 시 오십오 분, 당산역 근처에서 소주병을 만났을 때 그녀의 눈가는 이미 촉촉해져 있었다.</p><p><br>피빨이 : 울었냐?<br>소주병 : 아니, 냉장고에 있는 두부 그냥 두면 쉴 것 같아서 아까 막걸리랑 같이 먹었거든.<br>피빨이 : 내... 냉장고에 언제나 막걸리를 보관하고 있단 말이냐?</p><p><br>대학 동기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가 언제나 그런 것처럼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나는 처음에 분명히 소주병에게 소개팅을 시켜 달라고 했는데 대화는 어느새 Z양의 가슴이 정말로 쳐졌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그 뒤 프링글이 한 때 순진했던 X군과 Y선배의 키스(X군에게는 첫키스였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종교가 과연 우리에게 자유를 주는가에 대한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p><p><br>보쌈을 안주로 소주를 마셨고, 나초를 안주로 맥주를 마셨다. 술자리가 끝났어도 거리에는 아직 사람들이 가득했다.</p><p><br>11시 30분. 나는 아직 새로운 동네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신데렐라라도 된 기분으로 서둘러 일산행 버스에 올라탔다. 집에 도착하니 시간은 11시 55분. 낙성대에 사는 프링글보다도, 대학로에 사는 소주병보다도 먼저 집에 도착했다. 아, 이럴수가! 서교동보다 당산동이 일산에서 더 가까웠구나! 혹은 앞으로 버스 타고 출근할 일이 있으면 당산으로 와서 지하철을 타는 게 빠르겠구나! 라고 생각하다 보니 아뿔사, 내가 서교동으로 출근하는 것도 이제 끝. </p><p><br>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있는데 버스에서 살짝 졸았던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급하다는 핑계로 호프집에 남기고 온 맥주 반 잔 생각이 간절했다. 냉장고에는 지난 주에 사다 놓은 캔 맥주가 가득했다. <br><br>의자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자니 뭔가 어렴풋이 아련하면서도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얼마 전까지 살던 당산동의 집을 떠올렸다. 2001년 9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살았고, 그 집을 거쳐간 룸메이트는 네 명. 졸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항상 파티가 벌어졌으며 거실에서는 빈 소주병과 맥주캔들이 굴러다녔던 곳. 누군가는 취한 채로 내 방 침대에 오줌을 싸기도 했고, 또 어떤 이는 변기에서 토하다가 기도가 막혀 괴로워하기도 했다. 내가 취업을 하고, 손님들을 더 이상 받지 않게 되고, 난장판 파티가 더 이상 벌어지지 않게 되면서 그 집은 점점 죽은 공간으로 변해갔다. 룸메이트들은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각자의 생활에만 집중했으며, 거실과 주방 등의 공동 공간에서는 쓰레기를 쌓아놓는 곳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됐다. 그 집은 더 이상 놀이의 공간이 아니었고, 뭔가를 함께하는 공동체도 아니었으며, 그저 퇴근한 뒤 자러 가는 곳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p><p><br>그 곳을 떠나면서 딱히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입으로야 드라마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대사를 흉내내며 'end of era'라고 지껄였지만 한 시대가 끝난 것은 이미 그 전의 일이었다. </p><p><br>다음 날, 회사에 있는데 같이 사는 후배가 역시 나의 후배인 누군가와 술을 마신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슬쩍 합류했다. 일차로 돼지갈비와 소주를 먹은 뒤 집에 가야한다는 후배를 끌고 일산으로 와서 한 잔 더 했고, 집에서 또 맥주를 마셨다. 손님인 후배는 꾸벅꾸벅 졸았고, 원래 매일 보던 후배와 나만 텔레비전으로 다큐멘터리 누들로드를 보며 남은 맥주를 정리했다.</p><p><br>예전과 같은 난장판 술판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세 명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nbsp;솔직히 새로 시작한 집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기분이 나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때가 그리운 것은 사실이다. 나이 50을 먹어도 그럴 거다. </p><p>그래서 일단 냉장고를 채우기로 했다.</p><p><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08/29/98/b0000798_4a99065a2f0ba.jpg" width="500" height="332.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08/29/98/b0000798_4a99065a2f0ba.jpg');" /></div></p><br>물론 입가심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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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이런일도있었지</category>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222251#comments</comments>
		<pubDate>Sat, 29 Aug 2009 10:45:00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근황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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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1. 집 팔았다.<br><br>내 생각보다 조금 덜 받기는 했지만, 그 정도면 괜찮은 가격이라 생각. 새로 이사올 사람은 나보다 한 살 어린 직장인. 약간 무리를 해서 사는 듯. 어쨌거나 우리집의 엄청난 수준(--)에 경악했다.<br><br>매수자 : 아니, 거실에는 왜 등을 떼버렸어요? 혹시 분위기 때문에?<br><br>피빨이 : 아니요, 샌드백 설치하다가 그만 ㅡㅡ; <br><br>매수자 : .......<br><br>매수자 : 전기가 110V네요?<br><br>피빨이 : 아, 모양은 그런데 실제로는 220V예요. <br><br>매수자 : .......<br><br>2. 집 샀다.<br><br>일산 강X마을에 샀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2000 더 주고 계약. 예상했던 가격에 나온 매물도 있으나 위치, 층, 수리 상태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우리집에 비하면 그 어느 집도 수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새로 이사가는 집이 아닌가?<br><br>새로 이사할 집은 동남향 + 노래하는 분수가 베란다에서 보이는 곳. <br><br>하지만 제길, 2000 더 주고 계약한 덕분에 소렌토R이니 뭐니 다 날라갔다. 그냥 중고 아반테나 사야겠다 ㅡㅡ;<br><br>3. 드라이버 킴<br><br>간만에 자격증 하나 첨가. 나도 이제 차 살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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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180822#comments</comments>
		<pubDate>Sat, 04 Jul 2009 09:06:28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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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이집트 여행4 - 카이로 첫날 3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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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이집트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무엇보다도 다양성을 꼽고 싶다. 역사 기행, 사막의 오아시스 방문, 해양 스포츠 등 여행에서 원하는 것들을 입맛에 맞게 즐길 수 있다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br>이집트 전역 곳곳에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섬기던 신들의 자취가 남아있지만 현대 이집트인들의 삶은 대부분 이슬람교의 교리를 따른다. 이슬람교의 교리에 따르면 미신의 흔적이 분명한 고대 이집트 유적지에서 코란을 암송하거나 메카를 향해 절하는 이집트인들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수도인 카이로 시내 한복판에서는 현대적인 건축물들과 지어진지 천년이 넘은 이슬람 사원이 공존하고 있다. 이런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감수성이 부족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삶의 의미라든지 종교, 세월의 무상함 등에 대해 떠올리기 마련이다. 짧은 여행 속에서 잠시나마 생활과 전혀 관계없는 것을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이집트 여행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물론, 너무 오랫동안 생활과 관계없이 살다가 망하는 사람도 있으니 조심해야 할 노릇이다.<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116d2083.jpg" width="500" height="333.49609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116d2083.jpg');" /></div>(살라딘 성에서 바라본 카이로의 이슬람 지구)<br>&nbsp;<br>하나님, 거짓말을 해서 죄송합니다.<br>알 아즈하르에서 뭔가 영적인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살라딘의 성에 도착했을 떄 내 머릿속에는 종교라든지 기타 등등의 형이상학적인 것들과 관계된 생각은 개뿔만큼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그저 힘들어하면서 입으로 씨불씨불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왕 걷기로 마음먹은 거, 끝까지 걸어보기로 하기는 했는데 카이로의 7월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피부를 태울 것처럼 내리쬐는 햇볕과 눈앞을 어지럽게 만드는 아스팔트의 열기. 매연. 사실 내 결심에서 비롯된 문제이건만 나는 이집트를 욕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성에 도착했을 때에도 제정신은 아니었다. 제대로 된 상태일 때 다시 한 번 살라딘 성을 방문하지 못한 것은 지금도 후회로 남는다.</p><p>살라딘 성은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살라딘의 명령으로 세웠다고 알려져 있다.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큰 성이며 그가 죽은 뒤에도 군사 요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내가 여기에 대해 아는 바는 네이버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범주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패스. 살라딘에 대해 싶은 사람이 있다면 역시 검색, 검색.</p><p><br>성의 입구는 시내에서 가다보이는&nbsp;쪽의 반대편이다. 먼저 표를 사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당시 시간이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 새로 들어가는 관광객은 나 하나였다. 가방을 엑스레이 검색대에 맡기며 입구를 통과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나를 붙잡는다.</p><p>경찰 : (가방에서 꺼낸 빅토리녹스 주머니칼을 흔들며) 당신에게 문제가 생겼어.</p><p>아뿔싸! 이건 분명 콘디션의 문제. 낮에 박물관에 들어갈 때에도 주머니칼 금지였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기억해냈다.</p><p>재윤 : (최대한 친근하게 보이기 위해 웃으며) 하하, 미안. 보관함은 어디에 있지? </p><p>경찰 : 보관함은 없어. (노 클로크룸) </p><p>나로 말하자면 몹시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원래 배경지식이 없는 유적지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살라딘 성은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그냥 안 들어갈 테니 </p><p>보관함이 없으면 어쩌자고. 나는 그냥 다시 칼을 달라고 하며 입장권이나 환불해달라고 했다. 내 짜증 섞인 표정을 보더니 경찰의 표정도 살짝 변한다.</p><p>경찰 : 불법 무기! 감옥, 아니면 돈!</p><p>이 새끼가 장난치나. 샴페인 따개랑 이쑤시개가 달려있는 주머니칼을 보면서 불법 무기라니. 결국 돈 달라는 소리 아냐. 예언자가 너희들한테 그런 식으로 살라고 가르쳤느냐며 농담하지 말라고 하자 그 새끼 표정도 험악해진다. <br>그 때, 군대로 치자면 고참 상사 정도의 느낌을 풍기는 경찰이 그 새끼 손에서 칼을 빼앗더니 '고, 고!' 라고 하며 나에게 넘겨준다. 그럼 그렇지. 모함메드 죄송합니다. 역시 당신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 중에는 제대로된 사람이 더 많군요. 라고 생각하며 경찰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뒤 성으로 올라갔다. 뒤를 돌아보니 나에게 돈을 달라고 했던 경찰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고참이랑 싸우고 있었다. </p><p><br>별 감흥없는 전시관, 실제로 쓴 적이 있다던 대포들을 살펴보며 위로 올라갔다. 성의 꼭대기에는 유명한 모함메드 알리 모스크가 있다. 이스탄불의 블루모스크와 비슷해서 리틀 블루모스크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는 곳이다. 혹자는 살라딘이 이스탄불의 블루모스크를 그리워하며 세우라고 지시했다는데 앞뒤를 생각해봤을 때 그닥 신빙성은 없을 거라고 본다. 양식이 비슷하긴 하지만 생긴 것에서도 차이가 있다.</p><p><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1.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1c2c1ef.jpg" width="500" height="666.66666666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1.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1c2c1ef.jpg');" /></div></p><p>블루모스크는 이렇게 생겼고(저 얼굴 죄송합니다)</p><p><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568f7b7.jpg" width="500" height="333.49609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568f7b7.jpg');" /></div></p><p><br>무함마드 알리 모스크는 이렇게 생겼다.<br></p><p><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1.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77a9747.jpg" width="500" height="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1.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77a9747.jpg');" /></div><br>블루 모스크가 신성함마저 풍긴다면<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9236250.jpg" width="500" height="333.49609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9236250.jpg');" /></div>무함마드 알리 모스크는 어쩐지 어설픈 느낌.<br><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ab93f32.jpg" width="500" height="333.49609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1/12/98/b0000798_496b00ab93f32.jpg');" /></div><br><br>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무슬림들에게 경건한 곳, 함부로 말하는 것은 자제하기로 하자. 모스크에서 빠져나오는데 익숙한 얼굴이 나타난다. 아까 입구에서 만났던 착한 무슬림 경찰 아저씨. 언제 여기까지 왔어요? 그 아저씨에게 가슴에 손을 올리며 예를 표하자 그 역시 같은 동작으로 인사를 한다. 그리고는 슬쩍 웃으며 손을 내민다.<br></p><p>(착한) 경찰 : 넌, 나 아니면 감옥에 갔을 거야. 그러니까 나에게 돈을 좀 주렴.</p><p><br>아니, 이 놈이고 저 놈이고 장난치나. 나는 주머니칼을 꺼내 땅바닥에 던지며 칼 따위 필요없고 당신에게도 고마울 것 없다며 화를 냈다. 주위 사람들이 나를 쳐다본다. 그가 칼을 주워서 나에게 주며 '하하, 미안미안. 장난이었어.' 라고 말한다. 농담은 무슨 농담. 내가 바보인줄 아냐. 주위에 사람들만 없었다면 더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려고 했겠지. </p><p>성에서 빠져나오자 카이로 이슬람지구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nbsp;씁쓸했다. 정신문화와 물질문화라든지 종교의 신성함과 삶의 피곤함이라든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으나 뭔가 깊이 들어가기에는 피곤했다. 그저 씨발 이집트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p><p>밖으로 나와 택시타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숙소까지 10파운드 정도면 적당한 가격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택시 운전기사가 얼마나 원하느냐고 하기에 10파운드라고 했더니 운전기사가 주변 사람들을 불러모아놓고는 비웃는다. '이 손님 좀 봐, 타흐릴 광장까지 10파운드에 가겠대.'라고 하는 느낌. 주변 사람들이 다 같이 웃는다. 내가 얼마를 원하느냐고 하자 정색을 하며 200파운드를 부른다. 결국 다시 성에서 숙소까지 걸어갔다. ‘씨발 이집트’라는 말을 20번쯤 한 것 같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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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여행-내가살아야할이유</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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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2 Jan 2009 08:37:13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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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이집트 여행-3 카이로 첫날2 시장과 사원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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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다른 사람에게 론리플래닛을 준 까닭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충 기억하기로 론리플래닛의 추천 하루 걷기 여행 코스는 오라비 광장 -&gt; 칸 엘 칼릴리 -&gt; 알 아즈하르 모스크 -&gt; 시타델로 이어졌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론리플래닛에 나온 약도를 따라 걷다보니 저곳들을 방문하게 되었다. 위의 코스는 비교적 현대적인 상가들이 모여있는 오라비 광장에서 시작하여 무지무지 오래된 재래시장인 칸 엘 칼릴리를 지나 구 시가지를 둘러보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코스이긴 하다. 하지만 저 길은 명동에서 남대문으로 이어지는 길보다 훨씬 길고, 훨씬 복잡하며 혼란스럽다. 그 길의 생김새가 궁금하다면 사람들로 가득한 명동의 거리에서 매연을 뿜으며 차들이 달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물론 여성들의 향수냄새 대신 암냄새가 풍기고, 길거리의 건물들은 모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br>길이 하도 수상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 길이 칸 엘 칼릴리로 가는 길이 맞느냐고 물어보면 다들 하나같이 택시 타기를 권했다. 비교적 영어를 잘했던 깔끔하게 생긴 이집트 젊은이는 택시 탈 돈이 없다면 자신이 내주겠다고 하기도 했고, 또 다른 깔끔한 이집트 젊은이는 칸 엘 칼릴리까지 가봤자 살 거는 별로 없을 테니 자신이 소개하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라고 하기도 했다. 후자의 경우 십중팔구 어떤 가게의 삐끼가 분명했다. 어떤 이는 차를 대접하겠다고 하기도 했으나 나로 말하자면 여행 첫 날, 누군가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자유롭지 않은 상태였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일이란 그가 음료수에 몹쓸 약을 타서 나를 잠들게 만든 뒤 팬티까지 홀랑 털어가는 것 정도. 설사 그에게 아무런 사심이 없다 하더라도 피곤하게 영어 써가며 축구 이야기라든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관계, 혹은 한국 여자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외롭지 않은 상태였다. <br></p><p>7월의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길을 걷다보니 어느 새 칸 엘 칼릴리였다. 뭔가 진귀한 구경거리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저 한 때 세상에서 가장 붐비는 시장이었다는 그곳을 걸으며 뭔가 상상력에 자극을 받기를 원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 혼자 그런 망상에 빠지기에 칼 엘 칼릴리는 지나치게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또한 나는 이미 지나치게 지친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슬슬 배까지 아파오기 시작했다. 내 여행의 가장 큰 적, 설사병. 예전에 베이징에서는 설사병 때문에 만리장성 가기를 포기하려하기까지 했고, 인도의 코친에서는 설사 때문에 짜증을 부리다가 절친한 친구에게 버림받을 뻔도 했다. <br>다 큰 어른이 사람들 많은 곳에서 바지를 적시는 것보다 쪽팔리는 일이 있을까. 어디에서 볼 일을 볼 수 있을까 바쁘게 길을 걷다가 대충 뭔가 있어 보이는 건물의 입구에서 화장실이 어디 있느냐고,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곳의 문을 지키던 인자한 얼굴의 할아범은 아랍어로 화장실이 ‘하맘’이라고 알려주며 기꺼이 화장실로 안내해줬다. 일 보는 곳이 어림 세어 보아도 스무 칸 정도는 되어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화장실이었다. 그리고 일을 본 후에는 따로 손과 발을 씻을 수 있는 장소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그제야 그곳이 이슬람 사원임을 알게 되었다. 오, 하나님. 신의 장소 덕분에 저는 볼 일을 보고 생명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04b053f6.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04b053f6.jpg');" /></div><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136ac349.jpg" width="500" height="750.43327556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136ac349.jpg');" /></div><br>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살랑걸리는 바람이 내 몸을 훑었다. 상쾌한 느낌. 아마도 무슬림들은 모스크의 복도가 만들어낸 그늘 속에서도 신의 축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러고 있는 것처럼 바닥에 누워 눈을 감았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 그게 바로 내가 여행을 나온 이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서고 잠시 눈을 감고 있을 수 있는 여유.<br>하나님, 제가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경스럽지만 이번만큼은 진심입니다, 아멘.</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087f24b3.jpg" width="500" height="333.49609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087f24b3.jpg');" /></div><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0cee38f7.jpg" width="500" height="333.333333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0cee38f7.jpg');" /></div><br>누군가 나에게 와서 말을 걸었다. 꼬마 아이들이었다. 내 카메라를 가리키며 웃음 짓는다. 아놔, 이곳에도 나의 평화를 방해하는 녀석들이 있구나. 보통 여행지에서 만나는 꼬마들은 사진 찍어달라고 한 뒤에 돈을 달라며 손을 내밀기 마련이다. 그들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카메라에 담는 수고 따위는 하기 싫어 그냥 바닥에 앉은 채로 대충 찍어준 뒤 사진을 확인시켜 줬다. 그들의 얼굴에서 수줍은 웃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뭐라고 말을 걸기도 전에 그들은 수줍다는 듯 어디론가 달려가 버리고 말았다. 하나님, 이번에는 죄송합니다. 제가 저들의 순수함을 의심했군요. 아멘.<br></p><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16cbd84b.jpg" width="500" height="75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16cbd84b.jpg');" /></div><br>모스크에서 빠져나오면서 할아범에게 다시 한 번 인사했다. 그는 아랍에서는 고개를 숙여 인사할 필요 없다며 대신 가슴에 손을 얻는 인사를 가르쳐줬다. 그에게 모스크의 이름을 물었다. 모스크의 이름은 알 아즈하르, 내가 찾고 있던 바로 그곳이었다. ‘빛나는 꽃들’이라는 뜻이며 10세기 후반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대학이기도 한 곳이었다.<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19a26a85.jpg" width="500" height="750.29868578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1/03/98/b0000798_495f419a26a85.jpg');" /></div></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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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devilmac.egloos.com/4030092#comments</comments>
		<pubDate>Sat, 03 Jan 2009 10:45:29 GMT</pubDate>
		<dc:creator>피를빠는재윤</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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