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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Dj ccuri의 림보니카니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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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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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3 Nov 2009 13:28:53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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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Dj ccuri의 림보니카니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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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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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공손한 손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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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이 글을 쓰지 않으면 포스팅이란 개념 자체가 사라질 것 같아서 쓴다.<br><br>2009년이란,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를, 한 3년 정도 산 것 같은 기분. <br>요약하면 나는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1월에 구조조정이란 이름으로 회사에서 짤렸다.<br>뭘 잘 못한 것 같지는 않은데, 나름대로 인정도 받고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내 생각일지 모르지만)<br>내가 속한 팀 자체를 드러냈다. 혹은 도려냈다. <br>퇴직금에 위로금에 기타 등등에 나는 일단 당분간 좀 놀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그렇게 씁쓸하지는 않았다.<br>올 1월에는 소주를 참 많이 마셨다. 나는 슬프거나 분하지 않은데 사람들이 대신 울어줬다. <br>나는 껄껄 거렸다. 출근 안해서 건강해지고 즐겁다고, 아무리 술 많이 마셔도 내일 따위는 걱정없다고, <br>그랬다. 술을 참 많이 마신 1월에는, 그렇다, 회사의 인트라넷엔 몹시 낯선 퇴사발령, 내 이름이 있었다.<br><br>2달 반을 기분 좋게 놀았다. 여행도 가고 도서관도 가고 아무 일없이 평일 대낮의 홍대 거리를 걷기도 했다.<br>밥도 짓고 반찬도 만들어서 와이프 식사도 챙겨줘 보고 잊었던 친구들을 찾아가서 나 회사 짤렸다고 헤헤거리기도 하고,<br>하루종일 음악을 듣기도 했다. 기타를 치고, 잊었던 책들을 꺼내서 먼지를 털기도 했고,<br>그래, 무엇보다도, 시집을 사들였다. 봄이 오던 그때, 막 찾아와 요란한 햇살을 베란다 창문에 끼얹고 있을 때, <br>거기 기대서, 나는 음악을 들으며 시집을 읽고, 한껏 게으름을 부리고,<br><br>4월에 이력서를 썼는데 한번에 취직이 되었다. 전 회사보다는 규모가 많이 작은 회사.<br>하지만 직무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혹은 나의 경력개발에 많이 유리할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br>참 좋았다. 새로 온 낯선 사람인데도, 모두들 따뜻하게 대해줬다. 5월이 다 가기도 전에 모두 친해졌다. <br>그리고 나는 참 신나게 일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이 즐거웠다.<br><br>여름이 왔고 나를 해고했던 회사의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br>한번<br>두번<br>세번<br>나는 제갈공명이 아니고 당신도 유비가 아닌데, 사장님은 전화를 해왔다.<br><br>가을에 나는 우습게도, 나를 해고했던 회사에 스카웃이 되었다. 해괴한 일이다. <br>재입사 하자 마자 나는 나의 퇴사 발령 이후 발생한 발령지들을 모두 검색해보았다.<br>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퇴사 발령들. 그 퇴사 발령 한 줄 한 줄 마다 떠오르는 얼굴, 함께했던 기억들.<br>나의 퇴사 발령이 신호탄이 되어 줄줄이 발생한 대규모 퇴사 발령들.<br><br>한바탕 폭격이 있었던 고향의 폐허에 올라앉아 있는 기분이다. <br>분명 다들 어딘가에서 더 좋은 곳에서 일하고 살아가고 있을 테지만, 고향의 폐허에는 묘비가 그득한 기분이 든다.<br>회사는 고요하다. 무기력한 표정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br>그리고 나는, 입사 후 한달 간 백지 위에 새로운 집을 짓고 있는 중이다. 상처를 꿰매고 소독약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br>그 전략들이 성공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홀로 돌아온 정체모를 죄책감을 스스로 씻고 있는 중이다.<br><br>내부 직원들에게 자주 노출되는 직무이다 보니 전국의 사업장과 계열사에서 내 소식을 듣고 전화가 온다.<br>가끔은 이름만 기억나고 얼굴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다. 축하한다고, 잘 되었다고, 고생했다고, <br>잘 된건지, 고생한건지, 축하받을 만한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br><br>날씨가 추워진다. 2009년의 끄트머리에 어쩌면 나는 내가 그토록 원했던, 지극히 보편적인 삶을 약간은 획득한게 아닐까,<br>생각했다. 가장 보통의 인생을, 가장 평범한 삶을, 살아보자고 했던 그 말들이 이제서야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은 아닐까,<br>더 살아봐야겠지만, 이번엔 좀 많이 배운 것 같다. 인생의 한 수를.<br><br>그리고 이런 걸, 느꼈지.<br><br><br><blockquote><strong>공손한 손<br><br></strong>&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nbsp; - 고영민<br><br>추운 겨울 어느날<br>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br>사람들이 앉아<br>밥을 기다리고 있었다<br>밥이 나오자<br>누가 먼저랄 것 없이<br>밥뚜껑 위에 한결같이<br>공손히<br>손부터 올려놓았다<br><br><em>고영민, "공손한 손", 창비, 23p</em><br></blockquote><br>			 ]]> 
		</description>
		<category>詩를 읽다</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268691#comments</comments>
		<pubDate>Tue, 03 Nov 2009 13:28:53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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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살은 굳었고 나는 상스럽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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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TV에서 나오는 홈쇼핑&nbsp;프로그램들은 퍽 요란하다. <br>지상 최대의 물건들이라고 믿게 되는 쇼호스트들의 찰진 입담들.<br>나는 늘어진 배를 쪼물딱 거리며 몹시 게으른 자세로 쇼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 <br>그러다가 문득, 이라는 대단히 상투적인 단어처럼, 헬스용 자전거를 주문했다. <br>헬스용 자전거에 올라 눈을 감고 힘껏 달렸다. 근육 하나 없이 늘어진 이 몸뚱아리가 매끈해질 수 있을까.<br>이 살덩이들, 이 것은 내게 무슨 은유일까. <br><br><br><blockquote><strong>살은 굳었고 나는 상스럽다<br><br></strong>- 허연<br><br>굳은 채 남겨진 살이 있다. 상스러웠다는 흔적. 살기 위<br>해 모양을 포기한 곳. 유독 몸의 몇 군데 지나치게 상스러<br>운 부분이 있다. 먹고살려고 상스러워졌던 곳. 포기도 못했<br>고 가꾸지도 못한 곳이 있다. 몸의 몇 군데<br><br>흉터라면 차라리 지나간 일이지만. 끝나지도 않은 진행<br>형의 상스러움이 있다. 치열했으나 보여 주기 싫은 곳. 밥벌<br>이와 동선이 그대로 남은 곳. 절색의 여인도 상스러움 앞에<br>선 운다. 사투리로 운다. 살은 굳었고 나는 오늘 상스럽다.<br><br>사랑했었다. 상스럽게.<br><br><em><strong>허연,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민음사, 2008, 23p</strong></em></blockquote><br><br><br>내 뱃살의 은유가 치열한 생활들의 흔적이라면 무척 아름다운 일이겠지만, <br>단지 게으름을 드러내는 표현일 뿐이므로 상스럽다. 이렇게 상스럽다, 라고 말하면 정말 상스러운 것이겠으나,<br>허연 시인은 상스럽다, 라는 단어 마저 상스러운 것이 아닌 쓸쓸한 감정으로 치환해버린다.<br><br>내 책장의 수백권의 시집 중 내가 읽고 전율을 느끼거나 눈물이 왈칵 나올 뻔했던 시가 있었을까. 나는 사실 제대로 시를 읽어내질 못한다. 그러다가 작년 말, 허연의 새시집을 사서, 두고두고 읽고 있는 중이다. 이 시집은, 무표정하게 나를 응시하면서, 교묘하게 젖게 만든다. <br><br><blockquote><strong>나쁜 소년이 서 있다<br><br></strong>- 허연<br><br>세월이 흐르는 걸 잊을 때가 있다. 사는 게 별반 값어치<br>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파편 같은 삶의 유리 조각들이<br>처연하게 늘 한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 반짝이며<br><br>나도 믿기지 않지만 한두 편의 시를 적으며 배고픔을 잊<br>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랬다. 나보다 계급이 높은 여자<br>를 훔치듯 시는 부서져 반짝였고, 무슨 넥타이 부대나 도<br>둑들보다는 처지가 낫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웠다.<br><br>푸른색.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더럽게 나를 치장하던<br>색. 소년이게 했고 시인에게 했고, 뒷골목을 헤매게 했던<br>그 색은 이젠 내게 없다. 섭섭하게도<br><br>나는 나를 만들었다. 나를 만드는 건 사과를 베어 무는 <br>것보다 쉬웠다. 그러나 나는 푸른색의 기억으로 살 것이다.<br>늙어서도 젊을 수 있는 것, 푸른 유리 조각으로 사는 것.<br><br>무슨 법처럼, 한 소년이 서 있다.<br>나쁜 소년이 서 있다.<br><br><em><strong>같은 책, 17p</strong></em></blockquote><br><br>살아가는 것을 말했을 뿐인데 주절주절 혼자 지껄였는데, 한편의 시가 되버린 상황.<br>시를 쓰는 삶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시인 상황.<br>내 어깨는 너무 힘이 들어가 있다. 돌리면 뼈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자꾸 난다.<br><br><br/><br/>tag : <a href="/tag/허연" rel="tag">허연</a>,&nbsp;<a href="/tag/나쁜소년이서있다" rel="tag">나쁜소년이서있다</a>			 ]]> 
		</description>
		<category>詩를 읽다</category>
		<category>허연</category>
		<category>나쁜소년이서있다</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99295#comments</comments>
		<pubDate>Thu, 26 Mar 2009 14:49:03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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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br>&nbsp;다운로드의 세계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비디오를 빌려서 영화를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위이다. 그것은 영화를 감상한다거나 영화의 세계로 침잠해가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 나온, 혹은 유명한, 또는 이 정도는 봐줘야 술자리에서 이빨깔 수 있는, 그런 영화를 체크하는 것이다. <br>&nbsp;영화를 보는 시간이 아무때나 자유롭다는 것은, 영화를 도무지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어도 나에겐 말이다. 지금 안봐도 내일 볼 수 있기 때문에 영화는 종종 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퇴근 길에 오늘 저녁에는 캔맥주 하나를 까놓고 영화나 한편 때려야지, 하며 지하철에서 내리더라도 막상 집에와서 밥먹고 발닦고 앉으면 축축 늘어져서 어차피 언제든 볼 수 있는 영화 오늘 보면 무슨 벼슬이 내리나, 하는 심정으로 그냥 널부러지게 되는 것이다. 설령 억지로라도 다운로드 받은 파일 중 어떤 걸 볼까 고민하다가 간신히 하나 골랐다 치더라도, 이 영화 첫부분이 재미없으면 여지없이, 나중에 봐야지하며 끄게 되거나, 야한 영화다 싶으면 중요부분만 발췌해서 보고 마무리 짓는 행위들을 일삼게 되는 것이다.<br>&nbsp;하지만 비디오는 분명 다른 맛이 있었다. 퇴근길에 영화를 봐야지 라고 결심하며 비디오를 하나 빌려 들고오게 되면, 반납일이라는 압박감이, 게다가 빨리감기, 되감기가 몹시 아날로그틱한 방식이므로 섣불리 돌렸다가 다시 되돌아오기 난감하므로, 재미가 없더라도 마지막 부분이 몹시 감동적일거야, 혹은 충격적인 반전을 기대하면서 어쨌거나 꾸역꾸역 보게 되는 것이다. <br>그래서 10년 전에는 분명,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게 있었던 것 같다. 볼만한 영화와 시궁창 영화를 잘 구분해서 올해의 베스트, 워스트 10 정도는 쉽게 꼽았었는데, 다운로드 받기 시작하면서 영화란 늘 그저그런 것이 되버렸다.<br><br><br><blockquote><strong>극장에서</strong><br><br>-&nbsp;성윤석<br><br>뾰족구두 와이셔츠 밀치며<br>극장에 가면<br>우리 없는 세상은 어떨까 깜깜한 <br>지층 한발 한발 밑을 요량하며<br>껌 씹으며 극장에 가면<br>밑바닥 꺼져<br>우리가 사라질지도 모르는<br>의자에 앉아 <br>잠시 아팠다 잡음 내며 불 꺼지는<br>동시 개봉관에 가면<br>우리 사는 일도 번쩍번쩍 들어<br>올려질 것 같아, 일생의 북소리<br>바이올린 소리 탬버린이 흔들어대는<br>순간에 가면<br>사람들은 사랑과 정열만으로도<br>떠날 수 있고 누군가 복수를<br>꿈꾸는, 바람 불고 비 내리는<br>거리에 가면<br>나타났다 없어지는 죽음에<br>가면 우리 삶도 영화가<br>될까 새로운 필름을 예고하는<br>나날의 극장에 가면<br><br><em>성윤석, &lt;극장에 너무 많은 우리 동네&gt;, 문학과지성사, 1996, 12~13p<br></em></blockquote><br>&nbsp;극장은 칙칙해야 아무래도 스크린으로 침잠해가는 그 몰입도의 정도가 굉장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 치열한 세상 속에서 매분매초 뭔가를 생산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은 이 도시의 뒷골목. 거기에는 늘 때묻은 극장이 있었고, 생산성이 몹시 떨어지는 한 사내가 부끄러운 마음으로 어두운 건물로 빨려들어간다. 영사기 빛을 따라 먼지가 무성하게 부풀어오르는 극장 안. 푹 꺼져가는 의자에 쓰러지듯 몸을 눕히면, 저 넓은 장막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므로 더욱 몰입되어지는 저 스크린의 빛. 생산성 떨어지는 우리같은 인간들이 사라진다. 도시의 뒷골목 마다 찢겨 흩날리는 신문들도 사라지고, 세상을 구원하려는 용자인것 마냥 고함을 치고 멱살을 잡아대는 의원 나리들도 사라지고, 이 극장을 나가면 한그릇 밥짓는 냄새를 따라 어디론가 배회해야만 하는 내일도 사라진다. 사라지고 나타나는 그 새로운 세상.<br><br>&nbsp;테네시 윌리암스의 &lt;유리동물원&gt;의 톰은 극장에 간다. 매일매일 극장에 간다.&nbsp;<br>&nbsp;들끓던 시절의&nbsp;프랑스 젊은이들은 극장에 간다.&nbsp;&nbsp;고다르와 트뤼포도 거기서 새로운 세상을 봤겠지.<br>&nbsp;기형도는 그만 극장에서 죽고<br><br>&nbsp;그랬다. 영화는<br><br>&nbsp;그리고 극장에 하나도 없는 동네에 살던 나는, <br>&nbsp;내 방에 있던 14인치, 드르륵 돌리는 텔레비젼을 주워다가 2채널 비디오를 연결하여 비디오를 보았다. <br>&nbsp;한편에 1000원. 열편 빌리면 한편을 거져 빌려주던 동네 비디오가게에 들어가, 오늘 밤 품을 환타지를 고르는 것은, 차라리 쾌락이였다. 비디오를 옆구리에 끼고, 88라이트 한갑과 소주한병을 사서 덜렁덜렁 집으로 오는 길. 장농을 열면 우리가 몰랐던 나니아의 세계가 열리듯, 비디오를 재생하면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가 열렸다. <br><br><br><br><p>&nbsp;</p><blockquote><strong>&lt;극장이 너무 많은 우리 동네 1&gt;</strong><br><br>-성윤석<br><br>어둠 속에 들어앉아 지붕을 쓰고 있으면<br>내 봄을 보여주지 않아도 될 줄 알았다<br>네 소설 속의 소설 액자 속의 액자<br>사람 속의 사람<br>한 女子가 나와 몸을 비꼬네<br>여전히 性器는 잘려나가고<br>(참! 불필요하게도) 허벅지에서 가슴까지<br>안개가 뿌려지네<br>시야는 완전 zero<br>한 예쁜 청년이 벚꽃 아래에서<br>빙긋이 웃네<br>겨울 속의 봄 詩 속의 散文<br>나 속의 나 사이<br>쥐들이 지나가고<br>날마다 영화를 보러 가는, 내 얼굴을<br>이웃들은 대부분 보고야 말았다네<br>이 동네를 위해 내가 할 일이란<br>안개에 둘러싸인 화면들을 서둘러<br>없애는 일뿐, 그제야 막이 내리고<br>말면 나는 언제나 보지 않아도<br>될 것을, 그랬다네 언제나 후회 못 할 삶은<br>극장 벽면 귀퉁이에<br>서둘러 그려진 저 性器 속의 性器!<br><br><em>위의 책, 44~45p<br></em></blockquote><br><br><br>&nbsp;어느덧 우리 동네에도 극장이 많아졌다. 우리 동네에 극장이 많아졌는지, 극장이 많은 동네에 이사를 온건지, 하긴 10년이 지났으니 그간 어떻게 된건지 정리도 안되지만, 아무튼 극장은 많아졌다. 우주선을 타듯 신비로운 공간으로 꾸며놓은 깨끗하고 깔끔한 극장에서 한편의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을 보는 자세로 나는 영화를 본다. 영화를 보며 쏟아내야 할 말들을 하나씩 생각해본다. 저 영화라는 현실을 하나씩 해석해보고 풀어헤쳐본다. 예전에 봤던 영화의 장면들과 겹쳐본다. <br><br>&nbsp;이제 영화도 낭만을 넘어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br>&nbsp;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며 팝콘을 먹거나 찜질방에 가서 맥반석 계란을 까먹거나, 어떤걸 할까, 나는 아무래도 고민이 된다.<br><br><br>&nbsp;집 앞에 DVD 대여점이 생겼다. 개업기념으로 2만원을 내니 3만원으로 등록해준다. DVD 2편을 덜렁덜렁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10년만에 하드에 꾸역꾸역 다운받은 파일이 아닌, DVD 대여를 통해 영화를 보려니, 생각들이 많아지는 저녁이다. &nbsp;			 ]]> 
		</description>
		<category>詩를 읽다</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90802#comments</comments>
		<pubDate>Mon, 16 Mar 2009 14:36:12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어떤 고백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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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1.<br>내가 산문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이에<br>잃어버린 분량이 아마도,<br>그 글자 만큼&nbsp;일까<br><br>다시 헤아려봐도<br>그쯤<br>&nbsp;<br><br>2.<br>내가 사랑하기로 마음먹은&nbsp; Tom waits<br><img class="image_left"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2.egloos.com/pds/200903/06/88/b0000288_49affee39fa75.jpg" width="208" height="194"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2.egloos.com/pds/200903/06/88/b0000288_49affee39fa75.jpg');" align="left" /><br><br><br><br><br><br><br><br><br><br><br><br></p>			 ]]> 
		</description>
		<category>생활의 순간</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81317#comments</comments>
		<pubDate>Wed, 04 Mar 2009 15:14:37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체인질링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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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img class="image_left"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1.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cbe3061d.jpg" width="120" height="176"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1.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cbe3061d.jpg');" align="left" /><strong>1. 이 영화 수상하다.</strong><br />
<br />
이 영화의 서사는 의문투성이이다. 아이를 잃은 여자의 심리를 카메라는 애써 외면한다. 이 외면의 출발이 의문의 출발이 될지도 모르겠다. 공권력에 저항하며 승리하는 일련의 과정들도 어쩐지 치밀하지 못하다. 선과 악은 너무도 쉽게 드러나있으며 관객은 누가 승리할지 뻔히 알게 된다.(어쩌면 영화 포스터나 광고를 통해 이미 알고 시작할지도 모르지만) 모성애를 운운하기에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 다만 우리가 모성애를 쉽게 얘기하는 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엄마-잃어버린 아이'의 신화 때문이다.<br />
<br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잘 짜여진 직물처럼 규칙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감독은 감동의 실화 등으로 치부되어 버릴 이야기에 새로운 해석을 부여한다. 이미 부여된 상태에서 카메라를 잡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감독에게 관심 있는 것은 드러난 이야기가 아니라, 왜 이런 이야기가 발생했느냐의 문제이다.<br />
<br />
<br />
<br />
<strong>2. 콜린스의 직업</strong><br />
<br />
영화의 주인공인 콜린스(안젤리나 졸리 역)의 직업은 전화교환원들의 관리자이다. 그가 주로 하는 일은 전화 연결에 오류가 생겼을때 문제를 해결하는 일(영화에서 주로 보여지는 그녀의 직무)이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계속 전화에 오류가 생긴다.<br />
<br />
전화는 본질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사람끼리 기계적 장치에 의해 연결되는 것이다. 처음 통화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왜곡될 확률이 적찮이 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어떤 상황에 처해진 채로 통화하는지도 잘 모르며, 어조만 간단히 변화시켜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왜곡 된다.<br />
<br />
그리고 이 시대가 그닥 전화 기술이 발달되있지 못했는지, 전화는 기계적으로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연결되지 않는다.<br />
곧 소통되지 않는다. 소통은 곧 단절이고, 이 단절된 소통을 해결해 줄 어떤 장치나 사람이 필요하다.<br />
<br />
콜린스는 사람들 간의 단절된 소통을 연결해주는 직업을 갖고 있다.<br />
<br />
<br />
<strong>3. 콜린스는 독백한다.<img class="image_right"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4.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d1dae41c.jpg" width="204" height="147"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4.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d1dae41c.jpg');" align="right" /></strong><br />
<br />
콜린스는 아이를 잃었다. 상황은 발생했으며 이제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다. 당연히 연락하게 된건 경찰.<br />
이 영화의 대표적인 대립구도 이긴 하지만 경찰이란 존재는 콜린스의 말을 듣지 않는다. 콜린스가 경찰에게 하는 대사는 사실 독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자간의 문제해결 과정에서 충돌이 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경찰이 콜린스의 말을 전혀 듣고있지 않는 다는 점이다.<br />
<br />
콜린스를 돕는 조력자로 브리글렙 신부가 등장한다. LA경찰이 다분히 적대적인 이 시민운동가는 적극적으로 콜린스를 도와준다. 그러나 브리글렙 신부 또한 콜린스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은 아니다. 그의 관심은 콜린스의 말이 아니라 시민운동가로써의 그의 자세이다. 그는 LA경찰에 대항하고자 움직이고 있는 것이지 콜린스의 말때문에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콜린스가 그녀의 아들이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들어주지 않는 장면들을 떠올려보라. 역시 그녀는 브리글렙 신부 앞에서도 끝없이 독백하고 있다.<br />
<br />
정신병원은 콜린스의 독백 상황을 보여주는 (은유라고 말하기엔 너무 노골적인) 장치이다. 완벽하게 소통되지 않는 구조의 절망. 그리고 유일하게 콜린스의 말을 듣는, 창녀가 한 명 등장했을 뿐이다. <br />
<br />
<br />
<strong><img class="image_left"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d3c4bd9d.jpg" width="172" height="111"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d3c4bd9d.jpg');" align="left" />4. 살인마 스토리</strong><br />
<br />
이 영화에서는 묻지도&nbsp; 따지지도 않고 아이를 죽이는 정신병자급의 살인마가 등장한다. 영화를 차지하는 부분으로 볼때 사실 이 살인마의 장면이 오히려 브리글렙 신부보다 비중이 크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이 살인마의 이름은 물론 배우 이름까지 모르겠다. 단지 사건을 부각 시키기 위해 등장했다고 보여지기에는 너무 큰 당신, 미친 살인마.<br />
<br />
일단 그냥 살인마라고 하자. 우리는 사실 이 살인마의 정체를 전혀 알지 못한다. 그것은 콜린스도 모르고 브리글렙 신부도 모르고 LA경찰도 모른다. 심지어 법정에서의 판사도, 검사도, 변호사도, 시민들도 모두들. 그는 누구인가.<br />
<br />
그런데도 감독은 이 살인마를 자주 화면에 보여준다. 심지어 그가 죽어가는 사형대 장면까지도 너무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우리에게, 콜린스에게, 경찰에게, 누군가에게 계속 끊임없이 뭔가 말하고자 한다. 법정에서 뭔가 말할 듯 말듯 하다가, 콜린스와 면회장면에서도 말할 듯 말 듯 하다가, 사형대에서도 우리 우매한 관객들은 계속 그가 뭔가 말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br />
<br />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 것인지,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가 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참히 아이들을 죽여왔던건지. 그는 왜 그런 처절한 생을 살아야만 한건지. 왜 그 시골 구석에 처박혀서 그런 짓을 한 것인지.<br />
<br />
<br />
<strong>5. 다시 소통에 대하여</strong><br />
<br />
그렇다. 이 영화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소통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이 영화는 계속 작동되고 있다. 소통되지 못하는 상황, 소통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 결국 미궁으로 빠져버린 이야기. 그리고 소통되지 않는 이 상황에 대해 소통되게 하기 위한 한 여자의 투쟁에 대한 이야기가 이 영화의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콜린스가 소통장애가 생긴 전화 문제를 해결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br />
<br />
우리들의 문제는 '아이가 실종되서' 가 아니라 사실 '서로 이야기를 듣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용산 화재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경찰과 시민이 서로 이야기를 듣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촛불을 든 시민의 과격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진심을, 우리들의 마음을 듣지 않는 정부가, 혹은 정부의 마음을 우리에게 들려주지 않아서, 어쩌면 우리도 듣고 있지 않아서는 아닐지 모르겠다.<br />
<br />
우리들은 콜린스 처럼 누군가에게 독백을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br />
<br />
<img class="image_left"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d6a339e3.jpg" width="243" height="149"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2/14/88/b0000288_49958d6a339e3.jpg');" align="left" />노쇠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달관한 시선으로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br />
<br />
<blockquote><span style="color:#000066;"><strong>여보게들, 싸우지 말고, 독백하지 말고, 일단 들어보게나, 당신들의 진심을, 당신들의 마음을, 그리고 상대방의 말도 정성껏 들어보게나. 현대 사회가 뿌려놓은 고장난 전화기들 때문에 싸우지들 말고, 일단,<br />
<br />
우리 마음의 전화기를 고치시게나</strong></span></blockquote><br/><br/>tag : <a href="/tag/체인질링" rel="tag">체인질링</a>			 ]]> 
		</description>
		<category>영화를 보다</category>
		<category>체인질링</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65332#comments</comments>
		<pubDate>Fri, 13 Feb 2009 15:13:14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눈먼 자들의 도시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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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id>http://ccuri.egloos.com/4062686</guid>
		<description>
			<![CDATA[ 
  <br />
<strong>주제 사라마구, 정영목 역, &lt;눈먼 자들의 도시&gt;, 해냄출판사, 1988/2008</strong><br />
<br />
<img class="image_left"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2/11/88/b0000288_49919a4771e1c.gif" width="140" height="20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2/11/88/b0000288_49919a4771e1c.gif');" align="left" /><br />
흥미롭게 읽기 시작하였으나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br />
아마 디테일한 심리묘사의 나열이 쾌독을 방해했으리라.<br />
'만약 ~ 했다면'의 상상이라고 믿기에는 인물들의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방식이 지나치게 마이크로하다.<br />
잠시 신이 되었던 소설가가 실제 목격한 것을 실시간으로 그려낸 느낌이다.<br />
문학하시는 분들의 담론을 따라가다보면 시력을 상실한 이 이야기를 일종의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은유로 보기도 하는데,<br />
애써 그렇게 그분들의 분석을 따라가고 싶지는 않다. 단지,<br />
잠시 신이 되어보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br />
<br />
이 소설을 완독하고 짧은 글을 남겨본다.<br />
<br />
<blockquote><span style="color:#000066;"><strong>소설가는 신이 되었고,<br />
하찮은 인간들에게 상황을 던져 주었으며<br />
신이 된 소설가는 평소 관찰한 인간의 행동을 미루어 짐작한 후<br />
상상의 마법을 지면에 글자로 펼쳐내었다<br />
현실계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들이 믿는 가상의 세계 어딘가<br />
실제로 이러한 도시가 있었으며<br />
소설가는 신과 인간의 경계를 드나들며<br />
보았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관찰했다<br />
<br />
그리고 <br />
써내려갔다</blockquote></strong></span><br/><br/>tag : <a href="/tag/눈먼자들의도시" rel="tag">눈먼자들의도시</a>			 ]]> 
		</description>
		<category>생활의 순간</category>
		<category>눈먼자들의도시</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62686#comments</comments>
		<pubDate>Tue, 10 Feb 2009 15:18:15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그대와 나에겐 푸른 지느러미가 없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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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id>http://ccuri.egloos.com/4047735</guid>
		<description>
			<![CDATA[ 
  이젠 詩나 文學 같은 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좀 더듬어 거려봤는데 당최 기억나지 않다가도 가끔,<br>장만호, 같은 시인은 기억나는 거다. 예전에야 귀신같이 외웠다마는, 몇년도 무슨 신문의 신춘문예 당선같은건 기억도 안나고,<br>그저 장만호, "수유리에서" 라는 절창이 기억났을 뿐이다.<br>신경림 선생의 수업을 듣고 다니던 시절이였는데 본심 심사위원이 신경림 선생님이였다. 술자리에선지 강의시간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분 또한 절창임에 동감하기에 특별히 기억나던 이름이다. 장만호.<br><br><img class="image_left"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1.egloos.com/pds/200901/23/88/b0000288_4979d1cd08e0c.jpg" width="115" height="18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1.egloos.com/pds/200901/23/88/b0000288_4979d1cd08e0c.jpg');" align="left" />몇주전인가 퇴근길에 영풍에 들렀다가 몇년만에 시집 코너에 들렀는데, 이 이름을 발견했다 장만호.<br>오래된 소설책을 우연히 폈다가 발견한 만원짜리 지폐처럼 반가웠다 장만호.<br><br>졸린눈으로 공무원 준비 하는 어린 학생들과 얼굴만 봐도 사시준비생임을 알것 같은 포스의 아저씨인지 동생인지 모를 사람들 사이에서 장만호를 읽었다. 백수 아저씨의 도서관 첫날은 그렇게 장만호를 읽다가, <br><br>그러니까 첫장부터 흥분해서<br>푹 젖어버려서, 못 믿겠으면 만져봐도 좋다라고 우겨도 될만큼 읽다가<br><br>기술적으로야 다른 작품이 더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한 편의 시에서 오랜만에,<br><strong>울컥 했다. 울컥, 울컥.</strong><br><br><br><blockquote><strong>청어(靑魚)</strong><br><br>장만호<br><br>그대가 사랑을 잃었다 한다, 후두둑<br>바람이 들창을 넘는가 모퉁이 술집<br>빗방을 밀려와 어깨를 치는데<br>그대 웃음이 흠집 많은 탁자 같다, 이슬 맺힌<br>술잔을 매만지거나 청어의 살을 바르며,<br>그대를 가려줄 우산이 나에겐 없다<br>처음, 그대가 청어를 제일 좋아한다 했다<br>깊은 바다의 푸른 지느러미…<br>그러나 푸르던 추억 지나간 자리, 드러나니<br>이 남루한 등뼈<br>창 아래 바랜 벽지 젖어<br>오랜 이름들 잉크 자국으로 번지는 것을 본다<br>흔적이 상처가 되는 것을 본다<br>흐린 불빛들이 몸을 뒤척이는 이 저녁,<br>이운 하늘 아래로는 물의 그물들,<br>그대와 나에겐 푸른 지느러미가 없다<br>한세상 유영할 추억의 힘이 없다<br>그러나 그대 우리가 산다는 것이 이렇듯 가시 많아<br>제 몸 찔러오는 것이라도<br>때로 상처가 힘이 될 수 있다면,<br>억만 장 깊은 물속 아픔을 헤치며<br>맨살의 힘, 남루한 등뼈나마<br>한 길 가야만 하리라<br><br>저기,<br>물 밀어 가는 청어 두 마리<br><br><span style="COLOR: #000099">장만호, &lt;무서운 속도&gt;, 랜덤하우스, 2008년</span></blockquote><br><br><br><br>아마 마흔 남짓된 연인이든 부부든 친구든 아무튼 청어 구이에 오래된 주점에 앉아 주저리주저리 청춘의 회한을 읖조리다 보면 먼 옛날 추억의 청어는 우산의 부재로 변주되고 다시 오랜 이름으로 번져가는 잉크가 상처로 상처가 가시로 푸른 살은 어디론가 가고 가시만 남아 청어인지 가시고기인지 뭔지 모를 그러나 청어인 두 마리인지 부부인지 친구인지 모를.<br>(이 말도 안되는 문장이 울컥하여 느낀 감정이라 생각해주기 바람)<br><br>집에 오니 아내가 거실에서 노트북을 꺼내놓고 가계부를 쓴다. 마지막 월급이 입금되었고 은행에 갔다온 모양이다. 시를 쓰고 문학을 얘기할때 만났던 아내 앞에서 흉한 가시를 드러내 놓고 회한에 잠겨 멍하니 서 있었다. 와이프는 걱정말고 책도 읽고 글이나 좀 써보라 하지만,<br><br>나의 푸른 지느러미는 다 어디로 갔나, 문장은 사라진지 오래고 글씨 조차 써지지 않는 투박한 손, <br>이라고 생각한건 다 장만호의 이 시 때문이다.<br>곧바로 개그 하는 개구장이 아내를 보면서, <br>아 마누라님아, 우린 아직 펄떡거리는 푸른 꽁치 두마리여~ 라고 함께 푸드덕 거렸다. 개구장이 내 마누라다. <br><br>장만호의 시에는 번뜩이는 비유가 소름끼치는 부분이 많다. 오랜만에 잊고 살았던 '수유리에서'를 읽으니 상쾌해진다. <br><br><br><blockquote><strong>수유리에서</strong><br><br>장만호<br><br>함부로 살았다. 탕진할 그 무엇도 없었다<br>그대에게 말할까 말까, 사랑하는…‥<br>어머니 나를 불쌍히 여기사 석 달 열흘<br>한 줌의 마늘과 쑥을 드시고도,<br>강림하지 않는 아버지를 우리가 기다릴 때<br>그대를 만나고 미아리나 수유리 저녁을 만날 때<br>간혹 희망은, 뽑지 않은 사랑니처럼<br>아팠다, 생애의 묽은 죽을 반추하거나<br>희망과 혁명을 바꿔 부르기도 했지만,<br>집 근처 국립묘지의 무덤과 무덤들<br>푸르고 단단한 입술들이 일러주던 또 다른 피안은<br>시대의 낙엽들 되돌아갈 길을 묻고 있었다<br>그렇게도 읽을 수 없는 날들이 지나갔다<br>세상은 징검다리였다<br>삶은 금 간 항아리 같았다<br>성급한 이해가 한 생애를 그르쳤으므로<br>점자를 읽듯 세상을 더듬거렸으나<br>잇몸인 물과<br>행간에서 깊어지는 한숨 같은 우물들<br>읽을 수도 채울 수도 없는 세상을<br>탕잔할 것 하나 없는 시절을<br>한 켤레 벙어리장갑처럼, 함부로<br>나는 살았다<br><br><span style="COLOR: #000099">장만호, 위의 책</span><br></blockquote><br><br><br>어흑, 점자를 읽듯 세상을 더듬거렸으나, 까지 이르면 머리가 쭈뼛거린다.<br><br><br><br/><br/>tag : <a href="/tag/장만호" rel="tag">장만호</a>,&nbsp;<a href="/tag/무서운속도" rel="tag">무서운속도</a>,&nbsp;<a href="/tag/청어" rel="tag">청어</a>,&nbsp;<a href="/tag/수유리에서" rel="tag">수유리에서</a>,&nbsp;<a href="/tag/울컥" rel="tag">울컥</a>			 ]]> 
		</description>
		<category>詩를 읽다</category>
		<category>장만호</category>
		<category>무서운속도</category>
		<category>청어</category>
		<category>수유리에서</category>
		<category>울컥</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47735#comments</comments>
		<pubDate>Fri, 23 Jan 2009 14:16:54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2009년의 시간들 ]]> </title>
		<link>http://ccuri.egloos.com/4046846</link>
		<guid>http://ccuri.egloos.com/4046846</guid>
		<description>
			<![CDATA[ 
  <br />
1.<br />
<br />
고모부의 부고를 받은게 아마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이였을 것이다. <br />
사업을 하다가 어찌어찌 힘들어져서 10년전 가족들을 두고 멕시코로 사업을 하러 떠나신 고모부.<br />
늘 말씀이 없으시고 다정다감한 분이 아닌지라 고모부와의 추억은 거의 없지만,<br />
지병때문에 사업을 정리하고 작년 12월 29일자로 귀국하시겠다며 잠시 멕시코로 가셨다가 그만 병으로 급사하셨다.<br />
12월 29일날 환영회를 하려던 고모네 식구들은, 그만, <br />
늦게 들어오게 된 유해때문에 주인없는 장례식을 12월 30일에 하게 되었다.<br />
그리고 고모부는 작은 상자에 한줌의 유해로 12월 31일 밤 11시 30분 무렵에 장례식장으로 찾아오셨다.<br />
<br />
2008년의 끝은 고모와 5촌 형제들의 오열과 곡소리로 마무리 했다.<br />
2009년이 시작되자 잠시 소강상태가 되어 겨우 가라앉혀진 모습을 뒤로 하고 한숨자러 부모님댁으로 갔다.<br />
그리고 2009년 새해를 확인하며 다시 발인 장소를 향해 차를 달렸다. <br />
연말과 새해를 그렇게 보낸 2009년은 아무래도 특별하겠지.<br />
<br />
<br />
2. <br />
<br />
와이프의 오빠, 그러니까 나에겐 처남. <br />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어찌했건 나보다 높은 사람. <br />
어찌저찌 복잡하여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지만 늘 잠재력과 기대치가 높아 스스로에게도 부담이 되는 듯 해보이는 사람.<br />
작년에 데릴사위 비스무레하게 지방으로 내려가더니 결혼할 여자가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br />
어차피 할 결혼, 임신이라면 당연히 축하해야 하고 축복받은 혼수품이라는 것이 대세이지만,<br />
역시 결혼이란 당사자들끼리 모여서 행복하게 둥지를 트는 것이 아니라 두 집안의 결합이라는 관념이 앞선다.<br />
2008년 1월 4일자로 결혼일자를 결정한게 작년 크리스마스를 1주일 남긴 상태였으니까, <br />
결혼준비는 3주 정도의 시간 정도.<br />
내가 결혼할때 6개월 동안 고생고생하며 치뤄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3주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br />
게다가 넉넉치 못한 양가의 살림살이들을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곤란한 문제가 아니였나 싶다.<br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결혼 준비. 이래저래 논란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1월 4일의 결혼식은 무사히 잘 치뤄졌다.<br />
<br />
고모부의 장례식에서 돌아온 나는 1월 1일은 계속 잘 수 밖에 없었고 1월 2일 부터는 잔치 지원 모드로 변신하여,<br />
장모님을 모시고 이리저리 다니고, 처가의 손님맞이를 하고, 결혼식장에서는 부주키(접수)를 담당하고, 또 어른들의 뒷풀이에서 손님맞이를 하고, 그렇게 3일을 보냈다. <br />
<br />
정확히 애사 3일 경사 3일 도합 6일을 치루니 내 넋은 안드로메다에 서너번 왕복한 상태.<br />
<br />
<br />
3. <br />
<br />
내가 다니는 회사는 이름만 대면 대충 아는 사람은 다 아는 M&A의 떠오르는 별인 회사다.<br />
입사할때는 존재감 없는 중소기업이였는데 한해를 거듭하면서 커지고 커지기를 반복하더니, <br />
지금은 재계 서열을 운운할 정도로 큰 회사가 되버렸다.<br />
성공적인 몇건의 M&A를 통해 승승장구 하더니 2008년에 직격탄을 맞고 휘청휘청. <br />
회사가 힘들어져서 2008년 하반기에는 왜 출근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한가하게 회사에 다녔다.<br />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것에 감사하며, 거의 5개월 동안 회사에서 블로그 하고 책 읽고 개인 공부하고.<br />
심지어는 오전, 오후 2번씩 산책이라는 것도 해주고,<br />
가끔 서점에 가서 신간서적을 조사하고오는 짓도 하며 살았다. <br />
<br />
6일간 애경사를 모두 치루느라 이래저래 연차를 썼더니 회사에 7일만에 출근했다.<br />
2009년 1월 5일.<br />
새해의 첫 출근. 새로운 마음으로 알차게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출근했다.<br />
2009년의 첫 점심을 동료들과 맛있게 먹고<br />
오후 2시 무렵<br />
예상대로 나는<br />
회사에서 정리되었다.<br />
<br />
<br />
4.<br />
<br />
1월 5일 이후 보름이 약간 넘게 지났다.<br />
남은 회사 동료들에게 술도 얻어 먹고 아버지 생신이다 뭐다 해서 고향에 갔다 오고 와이프와 쇼핑도 하고 짐정리 하러 회사에도 몇번 들르고 나름대로 분주하게 보냈다.<br />
<br />
1월 22일이 되었다.<br />
나는 Blur와 Suede의 베스트 앨범을 들으며 서울대 교정을 걸으며 싸구려 커피를 마셨다.<br />
그리고는 관악구립도서관에 들러 정말 오랜만에 그러니까 한 7년 만에,<br />
<br />
다시 나로 돌아왔다.<br />
<br />
<br />
5. <br />
<br />
곧 음력으로 2009년이 시작된다.<br />
두근두근 거리는 삶이 시작된다.<br />
<br />
<br />
<br />
<br />
			 ]]> 
		</description>
		<category>생활의 순간</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46846#comments</comments>
		<pubDate>Thu, 22 Jan 2009 14:16:38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주인공아, 속지말아라 ]]> </title>
		<link>http://ccuri.egloos.com/4024726</link>
		<guid>http://ccuri.egloos.com/4024726</guid>
		<description>
			<![CDATA[ 
  <blockquote>서암스님 매일마다<br />
<strong>"주인공아!"</strong> 큰소리로 부르더니<br />
스스로 <strong>"네!"</strong> 하고 대답하고 <strong>"깨어있어라!"</strong> 하시더니<br />
다시 또 큰소리로 <strong>"네!"</strong> 대답하고<br />
<strong>"다른 사람에게 속지 말아라!"</strong> 하고는<br />
또 다시 <strong>"네!"</strong> 하고 큰소리로 대답하더라.</blockquote><br />
<br />
뛰어난 문장가와 웅변가가 많아 뭘 먹으면 어찌 저렇게 생각이 차분하고 지식이 해박할까 싶다가도, 어찌어찌 듣다보면 자꾸 나에게 꿈에서 깨어라, 네가 하는 생각은 우매하니 이렇게 하여라, 저렇게 하여라, 그저 생각난대로 행동하지 말고 내 말 듣고 판단해라,하더라. 이 무슨 애국계몽운동 시절의 안창호 선생도 아니고 나도 어찌어찌 배울만큼 배우고 읽을만큼 읽었는데, 단지 천성이 다소 아둔하고 판단이 느려 남보다 더딘 맛이 있을 뿐인데, 세상 참, 가르쳐줄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이 너무 많다. <br />
<br />
선 하나로 갈라놓고 네가 옳네 내가 옳네 하는 땅덩어리에 살면서 또 이런저런 선을 그어 이쪽과 저쪽의 서로 '틀림'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모습들을 매일 보고 산다. 옳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뭔가 들여다봤더니 사료를 볼때 이러쿵 저러쿵, 몇년도 언제에는 객관적으로 이랬으니 틀린 말을 하는 너는 앞으로 절대 말하지 말 것, 네가 쓴 문장 중에 단어 하나 잘 못 썼으니 네 논리는 무효. 따위의 말들이다. 왜 사람들은 자꾸 계몽을 기획하려는 것일까. 내 눈에는 좌파니 우파니의 이분이 아니라 계몽을 기획하려는 자와 판타지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나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뭐 과거부터 끝없이 존재하던 순간성과 영원성의 대립이나 고전과 낭만의 대립따위의 캐캐묵은 논쟁 거리가 아닐지 싶기도 하고. <br />
<br />
나는 잘 모르겠다. 편이 갈린건지 안갈린건지도. 그러다보니 누가 옳은건지도. 서로 거짓이라고 말할때마다 진실은 대체 뭔지도. 판단하기 어렵다보니 생각도 없어진다. 그저 한켠에서 당황해하며 주문처럼 중얼거릴 뿐.<br />
<span style="color:#009900;"><strong>주인공아, 네, 깨어있어라, 네, 다른 사람에게 속지 말아라, 네.</strong></span><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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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쯤 왔고 어디로 가야하고 어떤 생각을 해야하는지 도무지 모를때, 그래서 마음이 마치 소를 잃어버린 목동처럼 되어버릴 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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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quote><strong>망망발초거추심(茫茫撥草去追尋) <br />
수활산요로갱심(水闊山遙路更深)<br />
역진신피무처멱(力盡神疲無處覓) <br />
단문풍수만선음(但聞楓樹晩蟬吟)<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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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펼쳐진 수풀을 헤치고 소 찾아 나서니, <br />
물은 넓고 산은 먼데 길은 더욱 깊구나.<br />
힘 빠지고 피로해 소 찾을 길은 없는데, <br />
오로지 저녁 나뭇가지 매미 울음만이 들리네.</strong></blockquote> <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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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송이 떠오르는건, 그래도 소 잃어버림에 대해 알아차렸다는 것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br />
소의 발자국을 찾으러 가야하는데, 나는 도무지 나에게,<br />
주인공아! 라고 큰소리로 불러볼 용기가 나질 않는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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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quote><strong>언제쯤이나 되어야<br />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br />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과 같이<br />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br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 있을까.</strong></blockquote><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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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br/>tag : <a href="/tag/그렇다고불교신자인건아님" rel="tag">그렇다고불교신자인건아님</a>			 ]]> 
		</description>
		<category>생활의 순간</category>
		<category>그렇다고불교신자인건아님</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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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9 Dec 2008 06:06:43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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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크리스마스 리믹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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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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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2008년 12월 24일 회사풍경</strong><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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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크리스마스, 라고 메신저가 종종 깜박거렸다.<br />
꾸벅꾸벅 졸다가 아아, 축성탄하세요, 라고 답변 몇번.<br />
빌딩전체가, 나처럼<br />
꾸벅꾸벅 졸거나<br />
무료하게 웹서핑을 하고 있거나<br />
도서관마냥 책을 읽고 있거나<br />
우리 회사는 숙박업도, IT업도, 교육업도 아닌데<br />
다들 그러고 있다.<br />
<br />
월급이 들어왔다. 회사에게 미안해본건 오늘이 처음.<br />
미안하다. <br />
<br />
<br />
<strong>꿈</strong><br />
<br />
조는게 이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기 시작했다.<br />
점심 먹고 끄덕거리다가 꿈까지 꾼다.<br />
나의 꿈이란 대개 이렇다.<br />
대충 살고 있는데도<br />
지쳐서 중간중간 졸다니<br />
<br />
성공하긴 애초부터 글러먹었다<br />
앞으로 10년을 죽을 힘을 다해 뭔가 하더라도<br />
성공할 것인가 말 것인가, 라고 생각하다가<br />
<br />
나의 꿈은.<br />
성공이 뭔지 모르겠지만<br />
나의 진정한 꿈은<br />
생각해보니 남산골 딸깍발이처럼 사는게 아니던가.<br />
<br />
흥, 왜 돈따위를 벌고 있는거냔 말이다.<br />
<br />
<br />
<strong>추억, 크리스마스 이브</strong><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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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서 교보문고로 땡땡이 치러 갔다<br />
수학책도 보고 불교경전도 보고 <br />
랜덤하우스에서 나왔다는 글쓰기 시리즈 책도 보고<br />
크리스마스 트리도 보고<br />
아가씨 짧은 치마에 검은 레깅스로 포장된 미끈한 다리도 보고<br />
애인사이일까, 부녀사이일까, 사제관계일까, 직장동료일까, 그런 의심가는 커플도 보고<br />
비니는 평범한데 머리가 커서 비니가 특별해 보이는 청년도 보고<br />
 <br />
그랬다, 내게 크리스마스란<br />
혼자 종로에 나와 서점에서 아침부터 주구장창 노는 것<br />
이십대의 크리스마스란 늘 그랬던 것 같다<br />
그리고 덜도 더도 말고 딱 10만원어치 책을 샀다.<br />
(지금은 몇권 안될 수 있겠지만 예전에는 두 팔이 후덜덜 거리게 살 수 있었다)<br />
그리고 본격적으로 커플들이 종로로 모여들기 시작할 즈음에<br />
버스를 타고 집에 갔다. <br />
캐롤을 틀어놓고 책을 읽으면 그뿐<br />
<br />
2000년의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성균관대 앞에 있었다<br />
막 작업 들어간 아가씨와 함께 쏘다니고 있었다<br />
손잡기도 뭐하고 팔장도 못낀채 서먹서먹한 자세로 걷고 있었다<br />
내가 참여하던 영화스터디에서 카페를 빌려 밤샘 영화 상영회를 하기로 했고<br />
정말 보기 힘든 영화를 볼 수 있을 꺼야, 라는 식으로 작업을 걸어 간신히 꼬셔냈을 때,<br />
그리고 시간이 좀 남아 성대앞에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있었을 때,<br />
<br />
거짓말처럼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br />
맥주집 창문 밖이 크리스마스용 영화처럼 변하기 시작했다<br />
술집에서 누군가가 눈오는 기념이라며 술한잔씩을 전부 돌렸다<br />
우리는 거짓말같은 풍경을 보면서 여전히 서먹해했다<br />
그리고 술집을 나와 막 내린 눈길을 뽀드득거리며 밟기 시작했다<br />
<br />
그날 이후 정확히 4년이 지난 2004년에<br />
우린 결혼했다<br />
<br />
<br />
<strong><br />
이승환 1집, 크리스마스에는</strong><br />
<br />
와이프는 이승환의 빠순이다<br />
TV에 이승환이라도 나오면 눈이 풀린다<br />
나를 보는 눈빛과 사뭇 다른 열렬함이 느껴지는 거다<br />
이승환과 나와 와이프는 삼각관계라는 것<br />
<br />
이승환 빠순이임에도 불구하고<br />
이승환 콘서트에 한번도 못가본 아내는<br />
아무래도 이승환 보다는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 이런식으로라도..)<br />
콘서트에서 방방거리며 몇시간 뛸 자신도,<br />
그리고 곧 임신하게 되면 콘서트 따위가 아니라 물한잔도 뜨러가기 귀찮아할게 뻔할,<br />
<br />
그런 아내를 위해, <br />
올초부터 하루하루 돈을 모았다. <br />
1월에는 물론 태산이라도 쌓을 기세로 미친듯이 모았으나, 뭐 이래저래 지름신 강림으로 날려버리고<br />
결혼기념일 선물로 구입하고야 만 이승환 콘서트 티켓<br />
하루 늦게 구입하는 바람에 S석을 못끊고 R석에 만족했던 씁쓸함도 있긴 했으나,<br />
<br />
크리스마스 추억은 눈오던 성균관대 앞의 풍경이 전부인 우리는,<br />
이젠 의도하지 않으면 쉽사리 만들어지지 않을 추억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br />
하루에 하나씩 늘어나는 기분인 눈가에 주름들 사이로 이 추억들을 차곡차곡 쌓아놔야 한다<br />
<br />
사생결단의 각오로 콘서트에 임하심에,<br />
나는 어제 스테미너 보강을 위해 추어탕을 먹어주었고,<br />
다른 날보다 잠자리에 일찍 들었으며,<br />
iDaks라고 로고가 박힌 짝퉁 새양말을 꺼내 신었고,<br />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오늘은 하루종일 가만히 앉아 졸았다.<br />
내일 죽더라도 나는 오늘 기어이,<br />
이승환 빠돌이가 되어 이승환 빠순이와 함께 이승환 빠부부로 날뛰리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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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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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생활의 순간</category>

		<comments>http://ccuri.egloos.com/4020704#comments</comments>
		<pubDate>Wed, 24 Dec 2008 07:51:59 GMT</pubDate>
		<dc:creator>djccuri</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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