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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boba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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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두 아이의 엄마가 된 보림의 이야기</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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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1 Nov 2009 02:33:53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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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두 아이의 엄마가 된 보림의 이야기</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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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두번째 어머님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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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나에게는 어머님이 두 분 계시다.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고? 나는 엄마, 즉 친정어머니께는 존댓말은 쓸지언정 어머님이라는 호칭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에게 어머님은 결혼하고 새로이 생긴 어머니, 즉 시어머님이시다. 그런데 최근에 새로 (시)어머님이 한분 더 생겼다. 런던의 새로 얻은 집에 모시고 살게 된 그분은, 바로,</p><p>준하다.</p><p>준하가 얼마나 엄마인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정말 시어머니가 따로 없을 정도다. 준하는 내가 머리를 묶지 않고 있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머리를 감고 나서 말리느라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으면-그다지 긴 머리가 아닌데도-당장 묶으라며 성화다. 어느 정도로 심하게 성화냐면 묶을 때까지 떼를 쓰며 운다. 묶은 모양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속 다시 묶으라며 화내며 운다. 내 옷도 제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입으면 벗으라 한다. </p><p>하루는 아침 일찍 깨더니, “오늘은 잔디밭에서 떡국 먹을래.” 하는 거다. 내가, “떡국 먹고 싶어? 해 줄까?” 했더니. “떡국이랑 된장국찌게 먹을래.” 한다.<br>“된장국찌게는 나중에 먹고 먼저 떡국만 먹자.” 하니까<br>“싫어. 둘 다 먹을래.”<br>나랑 준하 둘이서 이런 대화를 하고 있으면 승환이 옆에서 시어머니 흉내를 내는 반주를 넣는다. “얘야, 오늘은 떡국이 먹고 싶구나.” “안된다. 둘 다 해라.”</p><p>준하가 하도 그렇게 나한테 잔소리를 해대고 명령을 하니까, 승환과 나는 “네~ 어머님.” “알겠습니다, 어머님~.”하고 응수를 하곤 한다. 그럼 준하는 “나 어머님 아니야. 나 준하야.”하고 짜증을 낸다. </p><p>사실 내 진짜 어머님, 즉 시어머님은 나한테 설거지도 안 시키는 분이시다. 시댁에 가도 어머님이 일을 거의 다 하셔서 나는 친정 간 딸 마냥 놀다 오곤 했는데-즉 나는 시집살이라고는 전혀&nbsp;해본적&nbsp;없는 아주 희귀한 과에 속하는 며느리인데, 이렇게 아들 시집살이를 하게 될 줄이야. 이 이야기를 들으신 우리 친정엄마의 말씀.</p><p>“거봐. 세상은 공평한 거란다.(호호)”<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1/11/11/b0053511_4afa20ea0c214.jpg" width="375" height="5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1/11/11/b0053511_4afa20ea0c214.jpg');" /></div></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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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아이키우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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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1 Nov 2009 02:27:31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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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낯선 땅에서 밥해먹기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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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낯선 땅에 떨어졌을 때, 역시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은 밥을 해 먹는 일이었다. 승환과 나 이렇게 어른만 둘뿐이라면 라면이라도 끓여 먹고, 빵으로도 때우고, 볼 일이 급하거나 하면 대충 거르기도 하면서 살 수 있었을지 모르나, 아이들이 있으니 그럴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아이들은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끼니때가 되어 배고프면 뭔가를 반드시 먹어야 하고, 게다가 한국에서 이제껏 자라다 보니 "밥=쌀밥"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라 하루 세 끼니가 빵 종류로는 절대로 대충 때워지지가 않았다.</p><p>부실한 기내식으로 허기가 졌는지,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유난히 "밥!"을 외쳐댔다. 그래서 시차적응이 살짝 덜 된 새벽 6시에 옆방 눈치를 보면서 밥을 해서 먹었다.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가지고 온 쌀과 밑반찬으로 차린, 단기방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먹은 피난민의 식사 버전이었지만, 아이들도 나와 남편도 정말 맛있게 먹은 한끼였다. </p><p>그런데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가지고 온 전기밥솥이 왠일인지 밥 한번 하고 나니 고장이 나버렸다. 손으로 직접 들고 오지 않고 부치는 짐에 넣어 버린 것이 잘못이었을까. 아무튼 당장 밥을 해야 하는데 밥솥이 고장 났으니 큰일이었다. 싸가지고 온 코펠로 어설프게 밥을 지어보았지만, 압력솥에 지은 밥을 먹다가 먹으니 이건 아무래도 밥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뜸 안든 밥 먹다가, 물 부어 끓여 죽으로 먹으며 며칠을 버텼다. 마침 나가서 일 볼 것이 많으니 외식도 매일 하면서. </p><p>그러나 런던에서 매일 외식이 왠 말인가. 런던의 외식비가 장난이 아닌데. 하여 큰맘 먹고 쿠쿠 압력밥솥을 샀다. 그래서 그 이후로 밥을 해서 한국에서 가져온 밑반찬으로 일주일을 먹었다. 한살림의 우엉조림, 멸치볶음, 김치, 김, 무말림무침, 깻잎김치...한국에서는 한 반찬을 길어야 2-3일 먹었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같은 반찬을 주니 아이들도 나와 남편도 맛있을 리가 없다. </p><p>지저분한 남의 부엌을 꾹 참고, 감자도 채썰어 볶아주고, 미역국도 끓이고, 된장찌개도 끓여 주었다. 한 끼에 단 하나의 새로운 반찬이나 국이 있을 뿐인데도 아이들은 정말 잘 먹었다. 아니, 사실 걸신들린 듯이 열심히 먹었다. 준수와 준하가 된장국물을 그렇게까지 열성적으로 떠먹는 모습을 나는 처음 보았다. 그동안 내가 너무나 아이들을 부족함 없게만 키웠구나 반성이 되면서도, 막상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켠이 짠했다. </p><p>이제 내 집이 생겨 편안하니 반찬도 다양하게 해 먹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역시 밥을 제대로 먹는 일은 어디서건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29/11/b0053511_4ae90cde5a367.jpg" width="500" height="375"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29/11/b0053511_4ae90cde5a367.jpg');" /></div></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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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런던생활기</category>

		<comments>http://bobab.egloos.com/4568061#comments</comments>
		<pubDate>Thu, 29 Oct 2009 03:07:59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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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런던에서 집구하기-1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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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런던에서 집을 구해본 경험이 단 한번 뿐인 내가, 이런 제목의 글을 쓴다는 것이 좀 우습다. 그러나 내가 이런 소재로 글을 쓰는 것이 누군가에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글을 쓸 작정을 했다. </p><p>내가 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나는 말도 잘 못하고, 경험도 없어서 실수도 많이 하고 고생도 꽤 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한 고생, 내가 했던 실수에 대한 이야기만 적어도 이 글을 읽은 사람은 그런 고생과 실수는 덜 할 것이 아닌가. </p><p>사실은 제목을 '런던에서 애들 데리고 집구하기'로 하고 싶으나, 그러면 애들 데리고 고생한 부분에 대한 푸념이 많아질까 하여 그냥 집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쓰기로 했다. </p><p>먼저 우리의 경험담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우리-사실 주로 내가-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인터넷을 통해 집을 알아보아 왔다. 집이란 것이 직접 보지 않고는 결정하기 힘든지라, 미리 정하고 오진 않았지만, 거의 한달 동안 영국의 부동산 사이트를 열심히 보아왔다. (현재 영국에서 집구할 때 가장 많이 참조하는 사이트는 <a href="http://www.findaproperty.com/">www.findaproperty.com</a> 라고 한다. <a href="http://www.gumtree.com/">www.gumtree.com</a> 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지만 gumtree에는 사기꾼이 많다고 한다. findaproperty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서 알아보는 것이어서 비교적 안전하다)</p><p>그런데 사실 런던이 어떤 곳인지, 어느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인지, 누군가로부터 살기 좋다고 소개를 받아도 어떤 기준으로 살기 좋은 곳인지 전혀 감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인터넷 사이트를 뚫어지게 들여다 본들 별다른 방도가 생기겠는가. 다만 한 달 동안의 영국 부동산 사이트 웹서핑을 통해 런던의 북서부의 지리는 대충 꿸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도가 소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p><p>런던에 도착한 다음날부터 집을 구하러 나섰다. 내가 처음 선택한 방법은 부동산사이트를 통해서 찾아 놓은, 관심 있는 매물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에 전화도 미리 하지 않고 직접 찾아가보는 것이었다. 전화로 이야기하는 게 자신이 없어서 선택한, 그야말로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p><p>그 부동산 회사에서 그날 매물을 두 개 보여주었는데, 우리는 그 중 하나에 그날 holding fee(집 소유주와 계약을 위한 협상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는 대가로 내는 돈. 계약이 성사되면 임대료로 대체되고, 계약이 소유주의 거절에 의해 성사되지 않으면 되돌려 받을 수 있다)를 걸었다. 우리는 그렇게 항상 holding fee를 내야지만 일을 진행할 수 있는줄 알았다. 그런데 다른 부동산회사를 통해서 집을 알아보니,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다. 우리가 처음 holding fee를 낸 곳은 소유주가 회사여서 서류를 통한 검토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소유주가 개인인 경우 우리의 사정과 조건을 부동산회사의 중개인을 통해 이야기해서 계약이 가능한지를 돈을 내지 않고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계약이 가능하다고 확인이 되면 그제서야 holding fee를 내고 집에 이사하는 날에 잔금을 내는 형식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holding fee를 내야 할 경우에는 그 결과를 되도록 빨리 받는 것이 좋다. 그래야 그 집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다른 곳을 알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p><p>천방지축 어린애들 둘을 데리고 부동산 사무실 순례를 하는 일이 너무 고되서, 나중에는 안되는 영어로 전화를 먼저 하기 시작했다. 일단 find a property 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마음에 드는 임대용 집을 골라 놓고, 그 집을 중개하는 사무실에 전화를 거는 것이다. 전화를 걸어서 그 집이 아직 임대 가능한 상태인지 물어보고, 사이트에 나와 있지 않은 정보 중에서 알고 싶은 것들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 집을 보기 위한 약속을 잡는 것이다. </p><p>비싼 전화비가 엄청 들어갔지만, 애들 데리고 벌써 나갔을지도 모를 집을 알아보러 한 두군데도 아닌 부동산사무실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편보다는 훨씬 나았다. 물론 전화 통화하면서 못 알아듣는 말이 많았지만, 어쨌든 그러면 나는 내가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시 물어보거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니까.&nbsp; </p><p>너무 성급하게 holding fee를 낸 것 같아 우리는 그런 방법으로 며칠 동안 집을 더 찾아봤다. 그런데 그렇게 미리 웹사이트를 통해서 임대료라던가 위치를 알고 난 후에, 집 구경 약속(viewing arrangement)을 하고 집을 봤지만 직접 가봤을 때 실망스러운 집이 대부분 이었다. 그것은 웹사이트의 정보가 불충분한 점도 있지만 내가 미리 체크할 수도 있었던 부분을 많이 놓쳤기 때문이었다. 지도를 좀 더 유심히 보고, 집 구경 약속을 하기 전에 부동산회사에 미리 물어보았더라면 돈과 시간과 노력이 훨씬 덜 낭비되었을 것이다. </p><p>예를 들면, 집의 향이 무엇인지-한국사람들은 남향을 선호하기 때문에 길과의 관계와는 상관없이 대부분 대지의 북쪽에 집을 앉히는 경향이 있으나 여기는 절대 그렇지 않다- 바닥이 전부 마루로 되어 있는지 아니면 카페트인지, 혹은 방만 카페트로 되어 있는지, 전체 몇층짜리 건물 중에서 몇 층에 있는 집인지, 리프트가 있는지, 창문이 이중유리로 되어 있는지, 발코니가 있는지, 큰 길가에 면해 있는지, 전철역에서 도보로 몇 분정도 떨어져 있는지등까지 미리 확인하고 집을 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p><p>나는 바닥이 마룻바닥일 것, 아이들이 있으니 되도록 저층-1층이나 2층-일 것, 고층이라면 리프트가 있을 것, 창호가 이중유리로 되어 있을 것, 너무 시끄럽지 않을 것, 창 밖에 나무가 보일 것...정도를 조건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집을 구하고 보니, 우리는 절대적으로 1층일 필요가 있었으며-아이들이 어찌나 뛰는지-, 향도 적어도 북향은 아니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영국은 향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들 하지만, 살림하는 입장에선 절대 그렇지가 않은 것이 해가 들지 않으면 훨씬 춥고 빨래도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바닥도 거실은 마룻바닥인 것이 좋지만 침실은 카펫인 것이 겨울엔 따뜻하고 좋을 것 같고, 아무리 이중유리로 창문이 되어 있어도 외벽이 외기에 면하는 면적이 많으면 난방의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사실도 (건축하는 사람으로선 당연히) 알았어야 했다. </p><p>그리고 위치에 대한 부분은 굳이 부동산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지도를 통해서 미리 알 수 있는 것이다. 웹 사이트에는 그 집이 있는 길 이름이 나와 있다. 번지수는 직접 전화해서 미리 집구경 약속을 해야 알려주지만, 어느 길에, 어느 쪽에 면해 있는지 정도는 지도에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그 집의 위치가 번화가(high street)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큰 길에 면해 있어서 소음이 심한지 이면도로에 있어서 조용한 환경인지 정도는 미리 충분히 알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아무리 다른 조건이 좋아도 큰길가여서 시끄러운 것이 싫었는데, 그 점을 미리 알지 못해서 집구경을 몇 번이나 헛되이 했다. </p><p>다음에 다시 집을 구한다면 이번보다는 덜 힘들게, 덜 헛되이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뭐, 언제나 실수는 새롭게 등장하는 법이긴 하지만.<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10/17/11/b0053511_4ad919a1ddfd8.jpg" width="375" height="5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10/17/11/b0053511_4ad919a1ddfd8.jpg');" /></div><span style="COLOR: #993399">부동산 사무실에서 엄마아빠가 일보기를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 아이들. 나름 처절하다.</span></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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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런던생활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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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17 Oct 2009 00:25:18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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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오래 떠나있기 위한 짐싸기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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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16/11/b0053511_4ad8437eedd29.jpg" width="500" height="333"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16/11/b0053511_4ad8437eedd29.jpg');" /></div>어린아이 둘 데리고 휴양림에 가서 텐트치고 자고 밥 해먹으려고 차 트렁크며 좌석 발치까지 꽉 차도록 짐을 싸본 적은 두 번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집을 떠나 새로운 살림을 시작하기 위한 짐을 싸 본적은 한 번도 없었다. </p><p>시작하기 전에는 그게 뭐 그리 어렵겠느냐 닥치면 다 할 수 있는 거지 하고 무조건 대책 없이 쉽게만 생각하는 내 평소의 버릇대로, 이번 역시 별 고민이나 심사숙고 없이 짐을 챙겨 왔다. 그냥 막연하게 이만하면 되겠지 하는 정도로.</p><p>런던에 와서 첫 한 달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건데 분명 잘 싸온 짐이 있고 잘 못 싸온 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하나의 물건 목록의 유용성을 떠나 큰 방향조차 잘 못 잡았다는 것도.</p><p>내가 싸온 짐은 대략 다음과 같다. 블로그 이웃님의 충고 덕에 여름옷은 뺐고, 가을과 늦가을에 입을 옷, 속옷, 내 면 생리대, 머플러와 모자류, 가방, 양말, 칫솔, 치약, 비누, 수건 6장, 행주 3장, 수세미(진짜 우리나라 수세미 열매를 삶아서 말린 것), 오리털 이불 속 2장, 얇은 이불 한 장, 야영용 두툼한 매트 2장, 책 몇권, 아이들 장난감인 나무블록, 전기밥솥, 코펠, 수저, 칼, 계란찜용 뚝배기, 플라스틱 밀폐용기, 물통, 쌀, 된장, 고추장, 소금, 참깨, 들깨, 들기름, 까나리액젓, 새우젓, 멸치, 김, 말린 생강, 미역, 비정제 설탕, 각종 밑반찬-멸치볶음, 깻잎김치, 우엉조림, 양념해서 구운 김-과 김치 2봉지. (그 외에 남편이 싼 노트북과 카메라, 빔 프로젝터, 외장하드등은 나도 잘 모르기 때문에 자세히 쓰지 않겠다) 이것이 전부 이민 가방 네 개와 큰 배낭에 들어간 짐들이다.</p><p>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그 짐들로 살아보니, 대충 성적표가 나왔다. </p><p>나는 짐, 하면 대개는 제일 먼저 옷을 떠올렸는데 생각보다 옷이 많이 필요하지도, 절실하지도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외었다. 의외로 가장 요긴했던 것은 당장 먹을 쌀과 밑반찬이었다. 그리고 이불과 야영용 매트. 전기밥솥과 코펠, 수저였다. 그리고 내가 싸오지 않은 것을 후회한 것은 쿠션(혹은 베게), 무쇠 프라이팬, 아이들 책, 사전, 디럭스형 유모차, 우산, 우비(영국은 비가 옆에서 온다). </p><p>나는 짐을 쌀 때 한국에서는 값이 싸지만 영국에서는 비싼 것은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몇 개 더 넣고, 내가 일상에서 늘 쓰는 물건도 그리 비싸지 않거나 무거우면 뺐다. 영국에 가서 다시 사면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켜 보건데, 잘 싼 짐이란 생활에 꼭 필요한 아이템을 비록 적은 양이라도 골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꼭 필요한 물건도 없는 짐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낯선 나라에 떨어지면 처음엔 그 물건을 어디가야 살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국엔 이마트가 없다. 즉, 들어가면 없는 물건 없이 죄 파는 그런 대형 슈퍼마켓은 없는 것이다) </p><p>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우리 삶에서 가치 판단의 기준이 결코 경제성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 돈으로 평가하는 가치가 적으나 많으냐보다 얼마나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냐가 훨씬 중요한 가치기준임을 말이다. 나는 값싸고 무거운 물건이라도 내가 매일의 생활에서 요긴하게 사용하는 물건이면 짐에 넣었어야 했고, 가볍고 비싼 물건이라도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뺐었어야 했다. 그러나 영국에서 사기 비싸다는 이유로 필요 이상 챙겨온 밀폐용기같은 짐들로 가방을 채웠기에 당장 필요한 물건이 없어 며칠 동안 상당한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p><p>다시 이렇게 짐을 쌀 기회가 올까 싶지만, 설혹 짐을 싸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번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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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런던생활기</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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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16 Oct 2009 00:50:36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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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떠남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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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한국을 떠나는 날. 밤새 짐을 싸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5시에 집을 나섰다. 콜벤을 불러 이민가방 네 개와 큰 배낭 두 개를 싣고, 자는 아이들을 깨워 옷을 입혀 차에 태웠다. 많은 짐을 들고 아직 컴컴한 이른 새벽에 먼 길에 오르는 우리 가족을 도와주고 배웅해주시려, 친정 부모님도 함께 타셨다. 떠오르는 해로 붉게 물든 하늘이 정말 홍시처럼 고운 아침이었다.</p><p>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짐을 부치고 나서, 공항 의자에 앉아 배고파하는 아이들에게 물과 사과를 먹였다. 내 손은 사과가 담긴 봉지를 더듬고 있었지만, 내 머리는 이제 곧 부모님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어지러워서, 손은 떨리고, 가슴은 두근거리고 있었다. </p><p>우리가 비행기를 타야할 터미널이 모노레일을 타고 건너가야 하는 곳에 있어서, 그 의자에 오래 앉아 있을 여유도 없었기에, 우리는 곧 출국을 위한 문으로 갔다. 엄마아빠와 인사를 나누면서, 늘 그렇듯이 눈물이 헤픈 나는 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우느라고, 엄마아빠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렇지만, 그 순간에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아빠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p><p>이렇게 강건하지 못하고 어리숙한 나를, 나름 제 부모라고 바라보는 아이들이 있어, 맘껏 울지도 못하고 출국수속을 하고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그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생각했다. 내가 지금 진짜로 떠나고 있는 것일까, 하고. </p><p>이주일, 한 달, 혹은 두 달씩 집을 떠나 본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도 꼭 지금처럼 이렇게 비행기를 탔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일 자체는 그 때와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 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면 이년, 어쩌면 더 오래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니 그게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p><p>떠남이라는 것이 원래 이런 것일까. 떠나는 그 순간에는 정확히 어떤 일인지 모르는 것. 그 순간이 지나,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가면서 조금씩 알게 되는 것.</p><p>하여 나는 아직도 내가 떠나왔다는 것을, 그 떠남이 어떤 것인 줄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 조금씩 느끼게 되리라.&nbsp; <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6.egloos.com/pds/200910/16/11/b0053511_4ad842b662107.jpg" width="375" height="5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6.egloos.com/pds/200910/16/11/b0053511_4ad842b662107.jpg');" /></div></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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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사람,사랑</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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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4 Oct 2009 09:36:13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드디어 우리집에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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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7.egloos.com/pds/200910/05/11/b0053511_4ac95d32cd293.jpg" width="454" height="341"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7.egloos.com/pds/200910/05/11/b0053511_4ac95d32cd293.jpg');" /></div></p><p>드디어 '우리집!' 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공간에 살게 되었다. 런던에 도착한지 꼭 17일만의 일이다. </p><p>그동안 단기로 머무는 방에서 2주일, 호텔에서 하루, 민박집에서 이틀을 묵었다. 내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 자는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 일이 이토록 눈치 보이고 힘든 일인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마도 여섯 살, 세 살의 에너지 넘치는 두 아이들과 함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머문 공간이 호텔처럼 방 하나만 사용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한 집에서 다른 방에 사는 사람들과 부엌과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어서, 프라이버시는 둘째 치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 제일 어렵고 힘들었다.</p><p>덕분에 나와 승환은 아이들에게, “쉿! 조용히 해야지.”, “문 살살 닫아라.” “엄마가 문 쾅 닫지 말랬지!”, “뛰지 마. 아래층 사람이 시끄럽게 생각해.” 등등의 말을 내내 입에 달고 살았다. </p><p>소리를 낮추고 존재감을 적게 하는 일이 여럿이 함께 사는 공간에서 당연히 지켜야 할 예의이긴 하나, 떠들고 웃고 장난치고 싸우다 넘어져서 울고불고 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아이들에게 늘 조용히 이야기하고, 얌전히 있도록 강요하는 일이 나는 거꾸로 미안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해서 옆방 사람들에게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아이들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 것도 미안했던 것이다. 특히 장난치다 넘어져서 울음을 터뜨린 아이의 입을 내 손으로 막아서 소리를 줄이려 했던 그 순간의 비참한 기분이란...</p><p>매일 집 알아보러 나가야지, 부동산에 전화하고 전화 받아야지, 돌아서면 닥쳐오는 끼니 해결해야지, 애들 간식 먹여야지...아이들 시중에 하루의 일과도 벅찬데 옆방 사람 눈치까지 보는 일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나도 승환도 지치다 못해 점점 황폐해지고 있었다.</p><p>여차저차해서 들어가려던 집은 가격을 높게 불러서 못 들어가게 되고, 또 다른 집은 침실은 하나인데 애가 둘인 가족을 받을 수 없다 해서 못 들어가게 되고... 이제 다시 맨땅부터 시작인가, 하던 차에 전에 한번 보았던 정원 딸린 집을 부동산에서 원래 가격보다 많이 깎아주겠다 하여 지친 승환이 망설이는 나를 밀어부쳐서 갑작스럽게 계약을 하고 이사를 하게 되었다.</p><p>그래서 지금 우리 집이 된 곳은 런던의 Golders Green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단독주택형 집이다. 하나의 2층 건물이 4개의 집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중 우리는 1층의 반쪽과 정원의 반쪽을 쓰는 것이다. </p><p>런던은 시내 중심부터 외곽으로 나가는 순서로 zone1, zone2, zone3...zone6까지 나뉘어 있는데 골더스 그린은 그중 2존에 가까운 3존이며 시내를 중심으로 런던의 북서쪽 지역이다. 남편이 다닐 학교가 시내 북쪽에 있어서 우리는 계속 런던의 북서쪽에서 집을 알아보았다. 원래는 2존에 집을 구하려 했으나 우리가 원하는 조건의 집은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3존에 집을 구하게 되었다. 골더스 그린 지역은 비록 3존이라 교통비가 좀 더 많이 들긴 하지만, 유태인이 모여 사는 지역이라 범죄율도 낮고 안전하다고 한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 한국슈퍼도 2개나 되고, 맛있는 한국식당도 하나 있다. 또 Hampstead Heath라는 큰 공원도 가까이 있어서 환경도 좋은 편이다. </p><p>이 지역이 괜찮다는 건 알았지만, 나는 이 집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정원이 있는 집이 아이들에게 좋긴 하겠지만, 이 집의 거실이 북향이고 거실의 창이 홑겹 유리인데다 넓어서 겨울에 추울 것 같아서였다. 홑겹 유리창에 환기를 위한 팬까지 만들어 놓아서 늘 구멍이 뚫려 있는 거나 마찬가지니 이런 집에 난방을 얼마나 해야 훈훈하게 지낼까 싶어서였다. 부동산과 집주인은 보일러가 새것이라서 효율이 좋다며 추운 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만, 비싼 가스 값은 어찌 감당하라는 건지...</p><p>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집이 생겨서 너무나 기쁘다. 바닥이 부서져라 쿵쿵거리며 뛰어다녀도 그냥 놔둬도 되고, 애들이 떠들고 울고 소리쳐도 조용히 해라 잔소리 안 해도 되고, 노크하지 않고 화장실에 들어가도 되는 집이.</p><p>집이 생겨서 참 좋다.<br></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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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런던생활기</category>

		<comments>http://bobab.egloos.com/4544093#comments</comments>
		<pubDate>Mon, 05 Oct 2009 02:43:38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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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아직 표류중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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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살던 집에서 짐을 꾸려 낯선 곳으로 떠나는 일을 해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낯선 곳에서 살 집을 구하는 일은 정말 처음이다. 낯선 이 나라에 떨어지자마자 해결해야 할 가장 급박하고 중요한 그 일-집을 구하는 일-은 이 떠남을 여느 다른 떠남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으로 만들었다. </p><p>우리가 머물고 있는 런던이, 과연 그 타워브릿지가 있고, 버킹엄 궁전이 있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있는 그 런던인가? 사실 그 런던과 내가 지금 있는 런던은 같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곳에 온지 벌서 2주일이 지났지만, 소위 관광코스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살고 싶은 곳, 살 집을 찾으려는 곳인 런던의 북부만을 맴돌고 있다. </p><p>집을 구하는 일이 쉽게 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가격대의 집을 구하자니-비교적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동네에서 저렴한 가격의 좋은 집을 구하는 것-매물을 찾기가 몹시 힘들다. 어쩌다 나온 매물도 누군가에게 잽싸게 낙아 채여서, 헛물을 켠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아이들이 있는 관계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까지 붙여서 집을 고르니 더더욱 쉽지가 않다. 카페트를 깐 집이 많은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나무바닥인 집을 찾고, 향 같은 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에 비싼 땅에 동서남북향 사방으로 집을 지어 놓은 곳에 남향집을 (이젠 그나마 포기해서 북향집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한다) 찾고 있으니...사실 우리가 원하는 조건에 우리가 원하는 가격의 집이 나와서 그 집을 우리가 잡는 것은 천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p><p>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한 첫날, 덜커덕 holding fee를 낸 집이 있는데, (참고-holding fee란 집을 빌리려는 사람이 빌리고 싶은 집이 있을 경우 집 주인에게 offer 즉 얼마의 세를 내고 얼마 동안 살고 싶다고 제안을 하면서 내는 돈으로, 그 돈을 내면 그 제안에 대해서 검토를 하는 동안 다른 사람에게는 그 집을 보여주지 않는 대가로 내는 것이다. offer가 받아들여졌는데도 집을 빌리려는 사람이 그 제안을 취소하면 그 돈은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다만 집 주인이 offer를 거절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우리는 그 결과를 2주 동안 기다렸다. 그 집은 어느 부동산 회사가 소유한 집이었는데, 그 회사가 어찌된 일인지 약속한 날까지 답을 주지 않았다. 우리는 단기로 머물기로 한 집에서 당장 방을 빼야하는 상황이었기에 답을 주는 날이 하루 미루어진다는 것은 우리가 당장 다음날부터 지낼 곳을 다시 알아보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p><p>이민가방 네 개, 큰 배낭 두 개, 기내 반입용 가방 한 개라는 대량의 짐과 펄펄 뛰는 어린아이 둘을 끌고 당장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게다가 이렇게 갑자기. </p><p>애들을 재우고 난 밤에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민박집, 그리고 단기로 방을 빌려 주는 곳에. 민박집은 당장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단기로 지낼 수 있는 방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민박집에서 지낼 수 있는 날까지 호텔에서 지내기로 했다. 지금 있는 곳은 골더스그린 지역에 있는 3인용침대 방으로, 하루에 54파운드짜리 싸구려 호텔이다(호텔한테 싸구려라고 말하긴 미안하지만, 와 보니 그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다. 54파운드면 우리나라 돈으로는 10만원도 넘는 방인데, 런던에서는 가장 저렴한 여관방 수준의 가격이다). 호텔은 빨래도 할 수 없고, 밥도 해먹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전용 화장실이 있다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되도록 민박집에서 머물 생각이다. </p><p>아무튼 현재 우리는 표류중이다. 먼저 offer를 낸 집에서는 우리가 제안한 값보다 높은 값을 불러서 우리의 제안을 거절했으므로, holding fee를 돌려받기로 했고, 그러므로 우리는 또 다시 집을 알아보러 다녀야 한다. 지금 마음에 든 집이 하나 있는데, 그 집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또 현재 그 집이 수리중이어서 그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해도 민박집에 열흘 이상은 머물러야 할 것 같다. </p><p>이런 시간들이, 비록 편안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고 생각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누가 있는지 노크해볼 필요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바로 그 문을 열어 놓고 볼일을 볼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는 것이, 목욕을 하고나서 옷을 걸치지 않고도 욕실 밖을 나올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럽고도 행복한 일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이런 시간들이 없다면 과연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겠는가. 아니 안다 해도, 이만큼 더욱 절절하게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겠는가. <br></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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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돌아다니기</category>

		<comments>http://bobab.egloos.com/4532783#comments</comments>
		<pubDate>Wed, 23 Sep 2009 21:31:07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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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런던에 도착하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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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드디어 런던에 왔다. 사실 9일에 도착했지만, 너무 피곤하고 바빠 글 한 줄 적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p><p>살면서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었다. 런던행 비행기를 타기 며칠 전부터 매일 밤을 새다 시피 하면서 짐을 싸고 정리를 했다. 출국 전날은 그야말로 일분도 눈을 붙이지 못하고 짐을 싸고 집을 정리했는데도 일은 끝나지 않았다. 집안은 아름다운 가게에 보낼 상자 무더기와, 버릴 물건 더미들, 남겨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지만 전혀 정리하지 못한 물건들의 더미가 발에 밟히도록 이곳저곳에 널려 있었다. 마땅히 내가 정리해야 할 일들인데도 그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집을 떠났다니. 몸도 힘들지만 맘도 편치가 않다.</p><p>게다가 동경으로 2시간 30분의 비행과 다시 동경에서 런던으로의 12시간30분에 걸친 비행시간 동안 에너지 펄펄 넘치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 어깨도 편히 펴지 못하고 다리도 쭉 뻗지 못하는 일반석에서 지낸다는 건 정말 고달픈 일이었다. (그때만큼은 비즈니스석이 부러웠다) 준수와 준하는 긴 비행시간을 그런대로 잘 견디며 차분하게 좌석에서만 지냈지만 그래도 비행기가 워낙 만석이고 체크인을 늦게 해서 승환과 준수가 나와 준하와 한참 떨어져 앉아 있다가, 준하가 아빠 있는 쪽으로 가자고 해서 결국 준하는 좌석 값을 내고도 거의 내내 나의 무릎에 앉아 있었다. </p><p>또 일본항공은 왜 이런지. 전에는 꽤 고급스런 서비스를 했던 것 같은데, 완전히 다른 항공사가 된 것 같았다. 비행기에서의 식사시간이 시차적응을 고려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은 알지만, 출발한 나라 시간으로 낮 12시에 탄 승객들에게 1시쯤 식사를 주고는 저녁 7시까지 아무것도 주지 않고 굶긴다는 것은 좀 너무한 처사 아닌가? 싸가지고 간 떡과 과일이 아니었으면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들 때문에 정말 곤란할 뻔 했다. 7시에 항공사에서 야채빵 한 개씩을 던져주어서 주린 배를 달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12시간의 비행동안 고작 식사가 두 끼 뿐인가? 하고. 그러나 한 2시간쯤 더 있다가 스파게티로 된 식사를 주었다. 비록 아주 적은 양이긴 했지만 말이다. 어쩐지 표가 싸더라니, 서비스가 심히 박하다.<br><br>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서도 비행기 꼬리 끝에 타고 있던 우리는 제일 늦게 출국 심사대쪽으로 갔다. 하지만 유모차 두 대에 아이들을 싣고 오는 우리를 본 공항 직원이 우리를 길게 늘어선 줄에 설 필요 없이 직행으로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서 굉장히 일찍, 편하게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어린아이를 키우는 일이 그 노고를 인정받아서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배려를 받는 일로 더 많이 채워진다면 얼마나 기쁠 것인가. </p><p>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예약해 두었던, 한국인이 운영하는-알고 보니 본업은 신문사 기자이고 부업으로 가끔 택시일을 하는 분이었다- 미니 캡을 타고 정해 놓은 숙소인 Golders Green의 한 아파트로 왔다. 영국사랑의 벼룩시장 사이트를 통해서 알게 된 곳이다. 침실 세 개짜리 아파트를 리셉션룸(거실)까지 방으로 사용하여 네 개의 방으로 나누어 임대하는 곳인데 우리는 리셉션 룸-영국집의 리셉션 룸은 우리나라집의 거실과는 달리 방처럼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인 가장 큰 방에 머물게 되었다. 더블 사이즈의 침대가 두 개 있고, 쇼파도 있는 꽤 넓은 방이다. 부엌과 화장실을 공동으로 써야하긴 하지만, 정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p><p>사실 출국 준비의 과정을 소상히 기록하고, 블로그에도 글을 쓰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그 과정이 제일 궁금했기 때문이다. 근데 막상 닥쳐보니, 그런 과정에 대해 다른 사람이 쓴 글이 별로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할 일은 많고, 진척은 되지 않고, 마음은 조급했다. 해결해야 할 일은 기차처럼 쭉 연결되어 점점 내 앞으로 다가오는데 정말이지 그럴 때는 글을 쓴다는 일은 사치스런 일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도착하자마자 임시로 지낼 방을 구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 호텔이나 민박은 너무 비싸서(하루 최소 40파운드, 우리 돈으로 8만원) 지내기가 힘들었고, 여럿이서 사는 아파트에서 빌려주는 방들은 우리 같이 네 명이나 되는 가족에게 방을 빌려주기를 거부했다. 아주 여러군데 전화해서 간신히 빌린 곳이 지금 우리가 머무는 곳이다. </p><p>생각보다 많이 지저분하지만, 이렇게 바람을 막고 비를 피해 지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한국에서 예약금으로 400파운드나 송금하고 왔는데, 존재하지도 않는 방이었다면 어쩔 뻔 했는가. </p><p>고마운 집이긴 하지만, 얼른 우리 집을 구해서 이사 가고 싶다. 짐더미들은 가방 위에서 춤추고 있고, 내 마음도 구석구석 먼지 낀 부엌에서 겉돌고 있다.<br></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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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건강하게 살아가기</category>

		<comments>http://bobab.egloos.com/4520200#comments</comments>
		<pubDate>Fri, 11 Sep 2009 20:45:57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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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비행기표를 사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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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드디어 비행기표를 샀다. 9월9일에 떠나는 일본항공(JAL) 표다. 비자가 9월1일부터 시작되는 것을 며칠 전에야 받아서, 이제야 비행기표를 살 수 있었다. 비자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비행기표부터 덜컥 살 수 없어서 기다리다 보니, 가격이 저렴한 표로는 원하는 날짜에는 갈 수가 없었다. 그나마 혹시나 하고 예약해 둔 9월9일 표가 있어서 약간 늦다 싶긴 하지만 그날 가기로 했다. </p><p>서울-런던 구간은 직항 비행기가 많이 있지만, 늘 그렇듯이 직항 비행기표는 가격이 세다. 우리가 산 일본항공표는 동경에서 갈아타는 것인데, 나리타공항에서 2시간정도 기다렸다가 갈아탄 비행기로 런던에 도착하는 꽤 편리한 스케쥴이다. 가격이 직항표와 큰 차이 안나는 것 같지만, 네명 합치면 백만원이상 저렴하다. </p><p>엄마는 애들 데리고 왠 고생이냐며 직항으로 가라 하셨지만, 백만원이 어디인가. 우리가 산 표는 편도만 사용하면 편도 값을 환불 받을 수 있는 표이니 어쩜 백만원이상을 절약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고마운 표이다. </p><p>비행기표를 사서 출국할 날짜를 확정짓고 보니,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하고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사실 그 동안 승환이 학교에 지원하고, 입학 허가를 받고, 비자 신청을 하고...여러 단계를 거치면서도 항상 떠난다는 일이 막연하게만 느껴졌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전세가 나가야 했고 늘 여러 가지 거쳐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새 집도 나가고, 비자도 받고 비행기표도 산 것이다. 분명 이 시점이 나와 승환이 원해서 온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찌저찌 하다가 떠밀려 와서 되돌아 갈 수 없는 다이빙대 끝에 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젠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미지의 세상으로 뛰어 들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p><p>앞으로의 생활.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새롭고 신기할 것인가. 그런 생활이 기대가 되면서도 오랫동안 살아온 터젼을 정리하고 간다는 일이 물리적인 일의 양을 떠나 심적으로도 결코 간단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사실 유학이라는 것이, 홀홀단신일 때에도 간단치 않은 것일 텐데 아이들을 데리고 가자니 오죽하랴. 벌써 가져가야할 짐의 양에서부터 압도당하고 만다. 옷가지는 네명분인데, 그 짐을 끌고 갈 수 있는 인원은 1.5명(나는 준하도 챙겨야 하니까)인 것이다. </p><p>거기다 아직 런던에서 살 곳을 구하지 못했다는 점이, 더욱 망망대해에 풍덩 들어가는 기분이 들게 한다. 기숙사에 지원했는데 배정을 받지 못해서, 가서 임시로 어딘가에 있으면서 직접 구하러 다녀야 한다. 정말이지 제대로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다.</p><p>어떤 일이 앞에 다가오든,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또 얻는 것이 있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닌가. 아직은 모험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실 앞으로도 쭉 그렇게 살고 싶다.<br><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3.egloos.com/pds/200908/02/11/b0053511_4a747c5c67be2.jpg" width="333" height="5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3.egloos.com/pds/200908/02/11/b0053511_4a747c5c67be2.jpg');" /></div></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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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돌아다니기</category>

		<comments>http://bobab.egloos.com/4469219#comments</comments>
		<pubDate>Sat, 01 Aug 2009 17:33:41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다 큰 젖먹이, 준하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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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p><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5.egloos.com/pds/200907/31/11/b0053511_4a71db5717d03.jpg" width="333" height="5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5.egloos.com/pds/200907/31/11/b0053511_4a71db5717d03.jpg');" /></div></p><p>집 밖에서 준하가 젖을 먹고 있으면, 멀찍이 있던 아주머니들까지도 갑자기 가까이 다가와 준하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묻는다. “어머머! 너 몇 살인데 아직도 젖 먹니?”</p><p>준하 나이 이제 28개월. 한국나이로는 세 살이지만 아직 엄마 배 밖으로 나온 지 겨우 2년을 조금 넘겼을 뿐인 어린 아기이다. 아직까지 잠시라도 엄마가 안보이면 “엄마! 어디 있어?”하면서 찾으러 다니고, 잠결에도 엄마가 곁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울면서 엄마를 부르는 아기. 그런 아기가 엄마 젖을 먹는 모습이 왜 그렇게 어색하게 느껴지는 걸까.</p><p>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젖이란 말 못하는 갓난아기가 먹는 것이란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리라. 밥을 먹을 수 있는데, 뭣 때문에 젖을 먹인단 말인가.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영양가도 없다는데...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p><p>젖이 영양가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나로서는 이젠 그만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가진 경험이 비록 두 아이를 두 돌 남짓 젖 먹여 키운 짧은 것일 뿐이지만, 엄마 젖의 가장 중요한 역할과 의미는 절대로 영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p>준하는 젖 먹는 일을 얼마나 즐기는지 모른다. 준하가 즐겁게 젖을 먹는 모습을 보신 친정엄마는, “애가 이렇게 좋아하는 걸 (모르고), 그렇게 짧게 먹였으니.”하고 당신이 우리남매에게 6개월 남짓 동안만 모유수유를 하셨던 것을 살짝 후회하신다. 그나마 우리 남매 어릴적엔 모유수유율이 지금보다도 훨씬 낮았기에 그나마 우리가 모유를 먹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일텐데도.</p><p>준하가 젖 먹는 일이 자기에게 어떤 일인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한 적이 있었다. 함께 읽던 동화책에 곰돌이가 발을 다쳐 우는 장면이 나왔는데, 내가 “곰돌이가 발을 다쳐서 아픈가보다. 아파서 속상한가 보다.”했더니, “엄마 쩌쭈 먹으면 되는데.”라고 말했다. 준하에게 엄마 젖은 아파서 속상한 마음을 달랠 수 있게 하는 장치임을 표현한 것이다.</p><p>지금도 준하는 형인 준수에게 맞거나 장난감을 빼앗겨서 속상할 때, 졸릴 때, 심심할 때 수시로 엄마 젖을 찾는다. 내가, “엄마 젖 지금 바쁜데.”라거나 “엄마 젖 지금 쉬고 있어.”라고 말하면, “그래도~”하면서 기어이 내 옷을 들춰서 젖을 먹는다. 이쪽 젖, 저쪽 젖 하면서 골고루, 신나게.</p><p>다 큰 젖먹이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이면서, 나는 뽀뽀도 하고, 사랑한다고 속삭이기도 하고, 엉덩이도 주무르고, 손이랑 발을 깨무는 시늉을 한다. 다 큰 젖먹이는 웃으며, 앙탈을 부리며, 몸부림을 치며, 나와 눈을 맞추며, 내 물음에 대답을 해가며 젖을 먹는다. </p><p>그러다가 나는 큰 아이 준수를 본다. 준수는 대게 혼자 책을 읽고 있거나 뭔가를 만드는 일에 몰두해 있다. 준하가 갓 태어난 첫 달을 제외하고는 내가 준하를 안는 일에 질투를 한 적이 없는 아이다. 지금 저렇게 나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있지만, 동생이 태어나기 전엔 늘 내 품을 차지하고 있었던 아이다. 늘 준수를 안고 있던 내가, 준하가 태어난 이후로 준수를 하루에 몇 번이나 안아주었던가. 아무리 신경 써서 안아준다고는 해도, 기껏해야 하루에 한 두 번일 뿐이었다. 젖을 먹는 ‘일’ 없어지면, 엄마와 아이가 서로를 안는 일은 더 이상 그저 당연하고 일상적인 일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p><p>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시간. 그것은 엄마로서의 사랑을 아이에게 자주,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는 평생의 단 한번뿐인&nbsp;소중한 시간이다.&nbsp;그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다는 것을, 지나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벌써 내 품을 조금 떠난 준수를 보며 깨닫는다. 옛말의 ‘품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이렇게 품에 안고 젖먹일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div style="text-align:center"><img class="image_mid" border="0" onmouseover="this.style.cursor='pointer'" alt="" src="http://pds10.egloos.com/pds/200907/31/11/b0053511_4a71db9ca291e.jpg" width="333" height="500" onclick="Control.Modal.openDialog(this, event, 'http://pds10.egloos.com/pds/200907/31/11/b0053511_4a71db9ca291e.jpg');" /></div></p><p>&nbsp;</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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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아이키우기</category>

		<comments>http://bobab.egloos.com/4466597#comments</comments>
		<pubDate>Thu, 30 Jul 2009 17:43:16 GMT</pubDate>
		<dc:creator>bobab</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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