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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words can hurt you</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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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무의미</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Wed, 25 Nov 2009 12:10:5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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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words can hurt you</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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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무의미</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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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요리책에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 식품의 모든 것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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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a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5615140&amp;partner=egloos" title="" target="_blank"><img class="image_lef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off/8955615140_1.jpg" border="0" align="left" alt="">식품 진단서</a><br />
조 슈워츠 지음,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br />
<br />
원제는 '하루에 사과 한 알'. 원서의 부제는 '우리가 먹는 식품에 관한 신화와 편견, 그리고 진실'. 저자는 캐나다 맥길 대학의 화학교수로서, 과학 내용의 사회적 소통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도 참여하고,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고, 대중강연도 하고, 책도 쓰고.<div><br />
</div><div>요리치인 나랑 썩 어울리는 타이틀은 아니지만(;;), 저자의 전작인 &lt;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 피크닉&gt;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저자에 끌려서 하게 된 책.</div><div><br />
</div><div>근데, 재미있었다! 한창 불건전한 식생활로 고민하던 터라 개인적으로 시기도 좋았다. 저자의 결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세상에는 기적의 식품 따위는 없고, 건전한 식단이 있을 뿐이라는 것. 건전한 식단의 핵심은 첫째도 균형, 둘째도 균형, 셋째도 균형이라는 것. 식품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지나친 걱정 때문에 과학 증거를 믿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좋고 나쁜 식품을 가르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 그래서야 자기가 다 먹어보고 효능을 체험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 임상 시험 결과를 믿지 않을 것이라면?</div><div><br />
</div><div>나도 식품첨가물을 꺼리고, 가공식품은 진짜 식품이라기보다 식품처럼 만든 물질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100% 안전한(혹은 자연스러운) 무언가를 원한다거나 안전 기준 이하의 함량까지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물론 과학적 근거라는 것도 시시각각 업데이트되어 가는 것이므로 100% 믿을 순 없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믿을 만한 자료라는 것은 있다고 본다. 균형, 그것은 과학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덕목.</div><div><br />
</div><div>아무튼 인생에 실질적으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작업이었다. 표지도 맘에 든다. 특히 겨자색 바탕에 파란 사과가 그려진 책등이 너무 귀여워!!! &gt;_&lt;</div><div><br />
</div><div>(여담이지만, 저는 정말로 하루에 사과 한 알을 먹을 만큼; 사과를 좋아하거든요!)</div><br /><br /><b>옮긴이의 말</b><div><br />
</div><div><div>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으로 번역을 하면서부터 나는 하루 세 끼 먹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톡톡히 느끼게 되었다. 주로 외식하는 생활을 할 때에도 무엇을 먹을까 하는 고민은 있었지만, 외식 횟수가 줄자 고민이 이만저만 늘어나는 게 아니었다. 어떤 식단을 짜야 하나, 비싸도 유기농 제품을 사야 하나, 어떤 조리법을 써야 하나... 딱히 대단한 것을 해먹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는데도 그랬다.</div><div><br />
</div><div>고민이 되다 보니 이때부터 각종 매체들의 먹을거리 정보에도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랐다. 언뜻 보기에는 정보가 범람하는데, 막상 체계적으로 따를 만한 정보는 흔치 않았다. 나는 알량한 경력이나마 과학 공부를 했으니 과학 기사 읽기에는 나름 단련이 되어 있다고 자부했건만, 앞뒤 다 잘라먹고 결론만 내놓은 기사를 보면 어떻게도 해석을 할 수가 없었다.</div><div><br />
</div><div>더군다나 선택적 편향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가령 다이어트에 좋다는 음식 정보를 보면 아무리 허술한 자료라도 믿고 싶다는 마음에서 덜컥 믿어 버렸고, 싫어하는 음식에 관해서는 일부러 잊고 좋아하는 음식에 관해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기억하여 위안으로 삼았다. 겨우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 때문에 이런 편향이 일어날진대, 하물며 질병 때문에 식이요법을 실시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의 사람이라면 이 난무하는 정보들에 얼마나 마음이 휘청거릴 것인가.</div><div><br />
</div><div>***</div><div><br />
</div><div>그럴 즈음에 이 책을 만났다. 지은이가 화학 교수 조 슈워츠라고 해서 나는 읽기 전부터 두 가지 기대를 품었다. 첫째는 화학자답게 철저히 과학적인 견지에서 음식을 둘러싼 왈가왈부를 풀어헤쳐 주리라는 기대였고, 둘째는 &lt;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피크닉&gt;처럼 간간이 유머가 뿌려져 있어 지루하지 않으리라는 기대였다. 나는 둘 다에서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div><div><br />
</div><div>뭐니뭐니 해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보가 풍성하다는 점이다. 60가지가 넘는 주제들이 다뤄졌으니, 누구라도 평소 효능이 궁금했던 식재료에 관한 내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아니면 트랜스지방이나 성장촉진호르몬 등 이른바 오염에 관한 장에서라도 관심 가는 항목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근래 허다하게 출간된 먹을거리 관련 책들 중에서도 이 책은 특정한 주의를 기본으로 깔지 않은 객관성이 돋보인다.</div><div><br />
</div><div>저자는 어떤 식습관을 버리고 어떤 것을 채택하라는 주장을 전혀 전제하지 않았다. 몬산토 사의 연구는 죄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몇몇 특이체질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해서 어떤 식재료를 무조건 악당으로 몰지도 않는다. 가급적 많은 임상 시험 결과들을 종합하여 전반적인 득실을 따져 보는 게 저자의 전략이다. 그런 것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라면 꽤 지루하겠다고? 글쎄, 겁주기와 부풀리기로 가공된 자극적인 정보들에 비하면 한참 학술적인 글쓰기인 것은 맞지만, 저자가 워낙 대중강연에 능숙한 사람이니 지루할 일은 없을 것이다.</div><div><br />
</div><div>***</div><div><br />
</div><div>책을 모두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지엽적 정보들을 아우르는 안목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어떤 물질이 몸에 좋은가 혹은 해로운가를 판단하는 방법은 단 하나, 과학적 시험을 통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어떤 정보가 주어졌을 때는 그 근거가 되는 실험이 제대로 수행되었는지, 재현되는 결과인지, 과학계에 널리 합의가 이루어진 사항인지 짚어 보는 게 필수라고 한다. 과학에서는 고작 한두 번의 실험으로 뭔가가 입증되는 경우가 절대 없으니, 한두 가지 결과에 혹하여 특정 음식을 비난하거나 찬양하지 말라는 것. 거꾸로, 충분히 연구가 이뤄진 내용이라면 아무리 개인의 선입견에 반하더라도 사실로 인정해야 옳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모든 식품첨가물을 독이라고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거니와 소탐대실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앞으로 독자들이 다른 정보들을 해독할 때 훌륭한 판단의 기준이 될 만하다.</div><div><br />
</div><div>앞서 저자에게는 특정한 주의주장이 없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딱 하나 있다. '세상에는 기적의 식품 따위는 없다'는 신념! 특정한 무엇을 먹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전반적인 균형이 중요하다는 믿음이다. '생선을 먹으면 오메가 3 지방으로 머리가 좋아지나요?' 라거나 '생선은 중금속에 오염되기 쉽다니 절대 먹지 말아야 하나요?' 라고 물을 게 아니라 '전체 식단에 생선을 어느 정도 포함시키는 것이 좋을까요?' 라고 묻는 것이 올바른 질문이라는 것이다. 오늘은 이 정보에, 내일은 저 정보에 흔들흔들 기울며 그저 자신의 얇은 귀를 한탄하던 나와 같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서 냉철하고 굳은 심지를 갖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div></div>			 ]]> 
		</description>
		<category>hobby #1</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79573#comments</comments>
		<pubDate>Wed, 25 Nov 2009 09:37:28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09/11/25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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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로라도 10년 전으로 돌아가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어요'라고 말씀하시는 사장님에게 (무슨 말씀인지 뻔히 알면서도) '하지만 저는 10년 연상들과 저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저와 나이가 같지만 가정도 있고 안정된 사람들과 저를 비교하는 거라고요'라고 말대꾸를. 결국 나는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남들과 비교하느라 지친 것인가, 내가 말을 뱉어놓고도 씁쓸. 하지만 그러는 사장님도, 이제부터는 한 해 한 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지니까 지금 애인을 구하지 못하면 큰일이라고 경고를 하셔놓고는.<div><br />
</div><div>한편 이런저런 소극적인 이유 때문에 번역이 내게 잘 맞는 것 같다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걸 알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게 설명하는 게 편하다) 설명하자, 모 본부장님은 '내가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일부러라도 세상을 다 품을 듯한 애티튜드를 취하겠다'고 일갈을. 자질은 타고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 자질로 해내는 일은 애티튜드에 달린 법이라고. 번역에 관해서는 수긍하기 어려운 평가이지만, 내 인생의 다른 면에 있어서는 맞는 지적인지도.</div><div><br />
</div><div>그러나 나는 여전히 나이가 들면 아프기 마련이니까 엄살 떨지 말자는 식의, 이른바 '수도자'적인 미학에 내가 이끌리는 사람이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경하는 것이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어쩌면 그 정반대의 약동적인 인생을 살 자신이 아예 없어서였던 것인지도.</div><div><br />
</div><div>어른들을 만나면 좋다. 늘 이 계절을 좋아했지만, 올해는 다가오는 생일이 두려워서 악몽까지 꾸던 차였다. 늙어가는 몸보다 늙어가는 마음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고인 물을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또 생각하기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년이 어떻고 내다볼 마음조차 먹을 수 없었다. 하루하루가 일 년 같이 힘들어서. 어쩌면 아직은 좀더 힘든 게 당연한지도 모른다. 너무 괜찮으려고 강박하지 않아도 될지도. 언젠가 좋은 일도 있을지도.</div>			 ]]> 
		</description>
		<category>무미건조 다이어리</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79254#comments</comments>
		<pubDate>Wed, 25 Nov 2009 00:14:07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그리고 그 연인은 경찰소설을 탄생시켰다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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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div>오늘 아침에 컴퓨터를 켜자마자 너무 모에한 기사를 읽어서, 번역해봤다. (일하기가 싫어서...)&nbsp;올해 추리문학 신을 스티그 라르손이랑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이 휩쓸어서 다시 한번 북구 범죄소설 전통이 주목 받다 보니 이런 기사도.&nbsp;셰발과 발뢰의 책은 &lt;웃는 경관&gt; 한 권이 번역되어 있는데, 범죄소설 독자들의 온상인 알라딘에서만큼은 나름 유명세가 있다.</div><div><br />
</div><div>중년탐정 애호가인 내게도 셰발과 발뢰는 고마운 사람들. 그나저나 번역하다 보니 이건 마르틴 베크 이야기가 아니고 셰발과 발뢰의 연애 이야기... 그래도 중간에 멈출 수는 없어서 끝까지 번역을.</div><div><br />
</div><div>***</div><div><br />
</div><img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off/8949701049_1.jpg" class="image_left" border="0" align="left" alt=""><div><b>The Queen of Crime</b></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가 60년대에 스웨덴에서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쓰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경찰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을 영원히 바꿔놓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font></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br />
</font></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color: rgb(0, 0, 0); "><a href="http://www.guardian.co.uk/books/2009/nov/22/crime-thriller-maj-sjowall-sweden" target="_blank">http://www.guardian.co.uk/books/2009/nov/22/crime-thriller-maj-sjowall-sweden</a></span></font></div><div><br />
</div><div>어쩌면 그것은 출판 역사상 가장 신기한 공저 작업이었을지도 모른다. 남자와 여자, 연인이 매일 저녁 마주 앉아 글을 쓰다니. 저녁식사를 끝낸 후, 아이들은 침대에 들었다. 여자는 이전에는 한번도 글을 써본 적이 없다. 남자는 책을 낸 적이 있는 작가이긴 하지만&nbsp;이런 책은 아니었다. 그들은 손으로 글을 쓴다. 필요하다면 밤도 샌다. 한 사람이 한 장씩. 다음 날 저녁, 그들은 서로 쓴 장을 바꿔서 타이핑을 하고, 그러는 동안 내키는 대로 편집을 한다. 그들은 논쟁하지 않는다. 적어도 단어를 놓고 따지지는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일인 것처럼 보인다.</div><br /><br /><div>10년의 세월, 10권의 책. 각 책마다 30개의 장들, 전체로 300개의 장들. 모든 책이 스톡홀름 경찰서 살인수사과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중년에, 대부분 귀염성이라고는 없는 경찰관들이 주인공이다. 별 사건이 안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몇 쪽을 넘겨도 변변한&nbsp;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때도 있다. 게다가 모든 책이 사회에 대한 맑시스트적 비판이다.&nbsp;작가들의 임무는 - 혹은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 1960년대 스웨덴의 사회문제들을 거울처럼 비추는 것이었다.</div><div><br />
</div><div>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그 책들은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천 만 권이 넘게 팔렸고, 지금도 팔리고 있다. 스릴러 장르의 고전이 되어서,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각색되었다. 후대의 범죄소설 작가들은 이 시리즈의 팬이다. 최근에 전세계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강타한 좌파 성향의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도 틀림없이 이&nbsp;책들을 읽었을 것이다. 이 연인이 쓴 소설들이 역사상 최고의 범죄소설 시리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언 랜킨의 존 레버스 시리즈나 헤닝 만켈의 쿠르트 발란데르 시리즈도 없었으리라는 것이다.</div><div><br />
</div><div>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책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이 책들이 이렇게 좋지 않았을 것이다.&nbsp;그들이 매일 밤 함께 글을 쓰면서 서로의 문장을 채워주던 날들로부터 이제 40년도 더&nbsp;지났다. 요즘, 마이 셰발은 스톡홀름 남쪽 교외에 있는 작업실에서 맨발로 돌아다닌다.&nbsp;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희게 세었고, 그녀는 린넨으로 된 헐렁한 작업복을 걸치고 있다.&nbsp;방은 햇빛이 가득 들고, 가구는 단촐하다. 세심하게 고른 그림들, 공책들, 펜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 거의 수도사 같은 분위기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조금 뒤에 알게&nbsp;될 바에 따르면 셰발의 삶은 수도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곳은 현재 74세인 그녀가 작가이자 번역가로서 작업하는 공간이다. 싱글베드 하나, 냉장고, 난로가 있다. 근처에 빌려 살고 있는 작은 아파트가 여름의 긴 낮 동안에는 너무 갑갑하기 때문이다.&nbsp;</div><div><br />
</div><div>그녀는 검박하게 살고 있다. 차를 굴릴 여유는 없다. 랜킨이나 만켈과는 달리, 그녀는 발뢰와 함께 썼던 책들로 부자가 되지는 못했다. 최근까지도 해외 판매에 따른 약간의 수입이 있긴 하지만, 스웨덴 출판사들에게서 받는 인세는 오래된 계약에 따른 것이다.&nbsp;그녀는 이 사실에 그다지 씁쓸해하지 않는 것 같다. "부유한 것보다는 자유로운 게 낫지요." 그녀의 말이다.</div><div><br />
</div><div>그녀의 연인이자 공저자였던 발뢰는 44년 전에 49살의 나이로 죽었다. 그들의 10번째 책이 막 인쇄되어 나오려는 참이었다. 그녀는 이제 그들이 함께 했던 햇수보다 더 오랜&nbsp;세월을 살아왔지만, 지금도 여전히 60년대의 그 날들에 관해 질문을 받는다. 그녀는 이것이 살짝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범죄소설에 대한 대중의 갈망에 의해 신화화된 존재이다. "내 삶에서 그런 것은 기대한 적이 없었어요." 우리는 작은 사각형 탁자에 인스턴트 커피가 든 컵을 놓고 앉아 있다. 그녀의 책들처럼, 그녀는 직선적이고, 허튼 소리는 하지 않고, 꾸밈없이 말한다. 다만 그녀의 목소리가 이따금 가냘파질 때가 있다. "그 책들이 내 온 인생을 좌우하리라거나, 이렇게 긴 세월이 흐른 뒤에도 내가 그 책들을 생각하게 되리라고는 한번도 상상하지 않았지요."</div><div><br />
</div><a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1049&amp;partner=egloos" title="" target="_blank"><img class="image_lef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off/8949701049_1.jpg" border="0" align="left" alt="">웃는 경관</a><br />
펠 바르. 마이 슈발 지음, 양원달 옮김 / 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br />
<br />
<div>내가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3년 전, 시리즈의 영역본들이 멋진 새 장정으로 다시 발간되었을 때였다. 아무 책이나 한 권 집어보아라. 출간순으로 읽으면 좋을 테니, 첫 책인 &lt;로세안나&gt;를 잡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 그 순간 당신은 세상에서 떨어져나오게 된다. 일주일을 통째 떼어내고 싶어질 것이다. 상사에게 거짓말을 하고, 침대에 처박혀서, 한 권 한 권 잇따라 읽어치우고 싶을 것이다. 엄청나게 맛이 강한 박하사탕을 하나하나 먹어치우듯이. 나는 내가 주인공인 경찰 마르틴 베크와 사랑에 빠진 게 아닌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것이 왜 이상한 일이냐 하면, 그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둘째치고, 전혀 내 타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의 감정을 잘&nbsp;읽고 집요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뚱하고, 유머 없고, 음울하고, 반사회적이다. 셰발과 발뢰가 그를 창조했던 당시에는 범죄소설에 진짜 같은 경관이 등장한다는 것, 사람다운 흠을&nbsp;다 지닌 탐정이 등장한다는 것이 낯선 일이었다. 요즘 우리는 책에서나 영화에서나 퉁명스러운 경찰관에 너무 익숙해져서 잊기 쉽지만, 사실 스웨덴에서든 미국에서든 유럽 대륙에서든 이후의 모든 그런 경찰들은 사실상 베크라는 원형에서 파생한 존재들이다.</div><div><br />
</div><div>베크는 - 내가 그와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했던가? - 일군의 동료들과 함께 등장하는데, 그들 모두 남성이고, 모두 실제로 존재할 법한 인물들이다. 영웅은 없다. 경찰들은&nbsp;여느 사무실에서 직장인들이 서로 신경을 긁는 그대로, 서로 짜증나게 만든다. 매너리즘이 만연한다. 신경질들을 부린다. 그렇지만 그들은 각자의 아내보다는 동료들과 더 많은&nbsp;시간을 함께 보낸다. 물론,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한 이야기이지만.</div><div><br />
</div><div>소설의 배경은 누구나 담배를 피웠던 시절이다. 휴대폰도, DNA 샘플도, 인터넷도 없다. 발음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어마어마하게 긴 스웨덴 주소들이 잔뜩 나온다.&nbsp;그런데도 한 물 갔다거나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행동들이 느리게 진행되는 편이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재미있다(아주 웃길 때도 많다). 이따금, 특히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작가들이 호통을 치듯이 메시지를 전달할 때가 있지만 - 발뢰는 자신이&nbsp;곧 죽으리라는 것,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 그쯤이면 당신은 정말로 이 시리즈에 빠져 있기 때문에 그런 연설 정도는 얼마든지 용서가 된다.</div><div><br />
</div><div>이 책들은 왜 이렇게 흡인력이 있을까? 이 소설들에는 그 자체로 존경스러운 점이 있다.&nbsp;그것은 아마도 책을 쓰기 전에 작가들이 꼼꼼하게 사전조사를 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고, 인물들이 유약한 인간성을 드러낸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비평가들에 따르면, 그 인물들에는 시대를 뛰어넘은 호소력이 있다. 그것이야말로 좋은 소설의&nbsp;특징이다. 문장 스타일은 일부러 그런듯이 단순해서, 여백이 느껴지면서도 극적이다. 이&nbsp;책들을 두 사람이 함께 썼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nbsp;스타일에 대해서 아주 많이 궁리했어요." 셰발의 설명이다. "우리는 그의 스타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스타일도 아니고, 다만 이 소설들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으려고 했지요. 우리는 교육 받은 사람이든 아니든 모두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어요." 독자들은 그녀에게 마르틴 베크 시리즈가 평생에 걸친 독서 경험의 시작이었다고 말하곤 한다. "십대일 때 부모의 책장에서 그 책들을 꺼내 읽고는 책에 대한 사랑을 알게 되었다고들 하더군요." 어쩌면 다시 그 맑시스트적인 이상의 문제인지도 모른다.&nbsp;판매고가 아니라 이런 것이 그녀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div><div><br />
</div><div><b>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는 1962년 여름에 만났고, 둘은 한 눈에 반했다.</b> 지극히 보헤미안적이고, 지극히 스웨덴적인 연애였다. 발뢰는 셰발보다 9살 연상이었다. 셰발은 딸이 하나 있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했다. 사진을 보면 그는 제스로 툴을 좀 닮았다. 부풀린 머리카락, 커다란 코, 커다란 눈, 커다란 미소. 그는 공산당원이었다. 이전에는 범죄사건 기자였고, 스페인에서 프랑코에 의해 추방당하기도 했다. 셰발을 만날 무렵에는 이미&nbsp;잘 알려진 정치 저널리스트였다. 한편 저널리스트이자 아트디렉터였던 셰발은 제 나이였던 27살보다 어려 보인다. 그녀에게는 미소년 같은 신선한 아름다움이 있다. 애쓰지&nbsp;않아도 쿨해 보이는 사람이랄까.</div><div><br />
</div><div>그녀가 살아온 이력도, 내 생각에는, 발뢰가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녀는&nbsp;발뢰와 마찬가지로 중산층 출신이었다. 답답하고 냉랭한 집안이었다. 부모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호텔 체인의 매니저였고, 그녀는 스톡홀름 중심가에&nbsp;있는 한 호텔의 꼭대기층에서 자랐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이 사회가 고급 호텔과 같은&nbsp;것이라고 판단했다. 펜트하우스에는 부유한 손님들이 묵고, 지하 주방에서는 요리사들이 감자를 까는 구조. 그리고 그것이 본질적으로 잘못된 구조라고 느꼈다. "11살 때, 내가&nbsp;엄마와 같은 인생을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학교, 결혼, 아이들, 아파트, 여름 별장 등등의 인생 말이에요."</div><div><br />
</div><div>그녀는 과거의 자신을 어떻게 묘사할까? "나는 좀 터프했던 것 같아요.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면 터프해지기 마련이지요. 사람들은 나를 선머슴 같은 여자애라고 묘사했는데,&nbsp;사실은 수줍어서 그런 것이었지만 티를 내진 않았지요. 나는 비딱한 편이었어요. 제멋대로인 편이었죠. 거짓말도 많이 했는데, 그러지 않으면 혼날 거라는 것을 알았으니까요.&nbsp;나이가 들어서야 더는 거짓말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고, 그러자 아주 기분이 좋았어요. 그제야 내 자신이 될 수 있었죠."</div><div><br />
</div><div>십대일 때 그녀는 야심한 시각에 혼자서 술집이나 식당을 드나들곤 했다. 젊은 여성들은&nbsp;그러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녀는 여러 화가들과 음악가들로 구성된 집단에 끼게 되었다.&nbsp;21살의 나이에 그녀는 저널리스트 일을 시작했는데, 그 즈음에 헤어진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낙태를 강요했다. 그러나 직장에서 알게 된 한&nbsp;친구가, 그녀보다 20살이나 연상이었지만, 그녀의 곤궁을 딱히 여겨서 청혼을 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나는 그와 사랑에 빠진 건 아니었지만, 그를 존경했지요." 그 관계가 끝난 뒤에 그녀는 재혼을 했는데, 이번에도 나이 많은 남자였고, 그는 그녀가 교외에 살면서 아이를 더 낳기를 바랐다. 두 번째 결혼도 오래 가지 못했다. 그녀는 이제 6살&nbsp;된 딸을 둔 싱글맘이었고, 이때 발뢰를 만난 것이었다.</div><div><br />
</div><div>"우리는 먼저 일 때문에 만났어요. 플리트 스트리트처럼, 저널리스트들이 집결하곤 하던&nbsp;곳이 시내에 있었지요. 다들 같은 술집에 다녔던 거지요. 그러다가 페르와 내가 서로 좋아하게 되었고, 우리는 친구들을 피해서 다른 술집에 다녔지요." 당시 상황은 복잡했다.&nbsp;"나는 그의 아내를 속이는 게 마뜩치 않았어요. 그는 아이도 있었고요. 그래서..." 그녀는&nbsp;말을 멈춘 채, 복잡한 사연들은 말하지 않고 남겨두었다.</div><div><br />
</div><div>발뢰는 책을 하나 쓰기로 계약한 상태였고, 그들이 함께 술을 마시던 바 옆의 호텔방에서 매일 밤 작업을 했다. 그는 매일 전날의 진척상황을 봉투에 담아서 메모 한 장과 함께 그녀에게 전했다. 그는 일부러 여기저기 빈틈을 남겼다. 그러고는 이 부분들을 메워보는 게 어때, 라고 편지에서 그녀에게 제안했다. 그는 그녀에게 여성 캐릭터를 하나 만들어보라고 했다.</div><div><br />
</div><div>믿을 수 없도록 친밀하고 비밀스런 일이다. 그들은 사랑에 빠졌다. 그들은 쉽게 만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방식으로 만났다. 서로를 위해 글을 썼던&nbsp;것이다. 그것은 종이 위에 단어들로 구축한 연애이자, 문장으로 표현한 구애였다. 일 년&nbsp;만에 페르는 아내와 헤어졌고, 몇 되지 않는 셔츠들을 수트케이스에 챙겨서 셰발과 그&nbsp;딸 레나가 사는 집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첫 아들인 테츠가 9달 뒤에 태어났다. "물론 그의 아내는 나를 미워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지요." 두 사람은&nbsp;끝까지 결혼은 하지 않았다. "결혼은 우리한테 안 맞는 게 틀림없어, 이렇게 말하곤 했지요." 그녀는 웃음을 터뜨린다. "우리는 서로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았고, 종이로 그것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div><div><br />
</div><div>그들은 범죄소설 시리즈를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예전부터 의논해왔다. 그들은 서로&nbsp;좋아하는 범죄소설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조르주 심농이나 대실 해밋 같은 선도적인 작가들, 범죄소설을 안락의자에서 끌어내어 길거리로 가지고 나온 작가들이었다. 두 사람은&nbsp;예전의 소설들보다 좀더 전복적인 이야기를 원했다. "우리는 좌파적 시각에서 사회를 묘사하고 싶었어요. 페르는 예전에 정치 관련 책들을 썼지만 그런 것들은 고작 300권이나&nbsp;팔릴까 말까였죠. 우리는 사람들이 범죄소설을 많이 읽는다는 걸 알았고, 이야기를 통해서 복지국가 스웨덴의 공식적인 이미지 아래에는 또 다른 층위의 가난과 범죄와 야만이&nbsp;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스웨덴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자본주의적이고, 차갑고, 비인간적인 사회, 부자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nbsp;자는 더 가난해지는 사회로 간다는 것을." 그들은 딱 열 권만 쓰기로 계획했다. 부제는 "범죄의 이야기"가 될 것이었다. 그 범죄란 사회가 노동계층을 버리는 것을 가리켰다. 최초의 플롯은 스톡홀름에서 괴텐부르크로 운하 여행을 하던 중에 떠올랐다. "보트에 미국&nbsp;여성이 한 명 있었어요. 아름답고, 짙은 색 머리카락에, 언제나 혼자 있던 여성이었죠. 나는 페르가 그녀를 쳐다보는 걸 보았어요. '저 여자를 죽이는 걸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때?' 내가 말했죠."</div><div><br />
</div><div>이후 7개월 동안 힘든 조사작업이 이어졌다. 그들은 범죄가 저질러진 장소를 정하고, 어떻게 사연들이 맞물릴 것인지 정하고, 베크의 팀이 이동하는 거리를 일일이 재고, 그&nbsp;거리를 움직이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도 측정했다. 우선 각 장마다 짧은 스토리보드를 구성했다. 그런 뒤에 매일 밤 글을 써서 초고를 완성했다. 발뢰가 그것을 출판사에 가져갔다. "페르는 출판사에 '내 친구가 쓴 책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어서요'라고 말했어요." 출판사는 소설을 좋아했고, 저자가 발뢰와 모종의 복잡한 관계이리라고 추측했다. 발뢰는 자신이 셰발과 함께 쓴 것이라고 밝혔고, 향후 10권의 책까지 다 계약을 맺었다. &lt;로세안나&gt;는 그럭저럭 팔렸다. 한두 개 괜찮은 서평을 받기도 했다. "노부인들이 우리 책을 서점으로 도로 가져와서 너무 끔찍하고, 너무 현실적이라고 불평하곤 했대요. 당시의 범죄소설들은 죽은 나체의 여성을&nbsp;우리처럼 생생하게&nbsp;묘사하지 않았어요. 경찰관이 아내와 함께 침대에 눕는 걸 묘사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학생들은&nbsp;우리 소설을 사랑하더군요."</div><div><br />
</div><div>&lt;로세안나&gt; 다음은 &lt;연기 속의 남자&gt;였고, 그 다음은 &lt;발코니의 남자&gt;였다. 각각이 똑같은 12개월 시간표에 따라 씌어졌다. 그들이 다룬 주제는 당시의 뉴스를 따라가기도 했다. 소아성애, 연쇄 살인범, 성 산업, 자살. 결국 그들은 직장을 그만둘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책으로 완전히 먹고 살 수는 없었다. "당시에는 에이전트란 게&nbsp;없었어요. 요즘은 범죄소설 작가들이 수백만 달러를 벌어서 해외에서 살곤 하지만요."&nbsp;그녀는 어쩌면 헤닝 만켈의 경이적인 성공을 떠올리는 것일까? 만켈의 주인공인 쿠르트&nbsp;발란데르는 마르틴 베크에게 빚진 바가 무척 많다. "우리는 언제나 돈이 아쉬웠어요. 가끔은 집세를 어떻게 마련할까 하는 생각 때문에 한밤중에 잠에서 깨곤 했지요." 요즘도 해외에서의 계약으로 예상치 않았던 돈이 가끔 들어오지만, 스웨덴 내에서는 소설들이 한번도 절판된 적이 없기 때문에 출판사들과의 계약이 최초에 서명했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nbsp;그녀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질&nbsp;것은 충분히 갖고 있어요. 자유롭게 부유하듯이 살고 있지요."</div><div><br />
</div><div><b>발뢰는 죽기 4년 전에 쓰러졌다.</b> 처음에는 몸이 부었다고 불평했다. 의사에게 갔더니,&nbsp;폐에 물이 잔뜩 차 있다고 했다. 알고 보니 췌장이 터진 것이었다. "처음에는 치료할 수&nbsp;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온갖 종류의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도 믿진 못했어요.&nbsp;어떤 사람은 특별한 식단을 권했고, 어떤 사람은 배를 열어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병원을 들락거리면서 그는 내내 말라갔지요." 마지막 책 &lt;테러리스트&gt;가 나올 무렵,&nbsp;그는 몹시 아팠다. "그는 곧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의사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nbsp;진료 기록을 훔쳐봤기 때문이죠." 그들은 말라가에 방갈로를 빌렸고, 이번 한번만은 발뢰가 글을 다 썼다. 셰발은 편집자 역할을 맡았다. "가끔 그는 더는 쓸 수 없는&nbsp;상태가 되어서 말 그대로 의자에서 굴러 떨어지곤 했어요. 아침에 보면 한 글자도 해독할 수가 없었죠."</div><div><br />
</div><div>나는 그녀에게 어떻게 그 기간을 견뎠느냐고 물었다. 상상하기 어려웠다. 비교적 젊은&nbsp;여성이, 죽어가는 소울메이트와 세 아이를 두고(둘째 아들 옌스도 태어난 뒤였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압박감이라니. 그녀의 대답은 그녀답게 정직했다. "좋진 않았지요. 나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아니니까요. 나는 절박했어요. 너무나 고립된 느낌이었지요. 그래도 나는 그와 함께 있고 싶었고, 그도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숨었지요. 페르와 아이들과 책만 있는 곳으로요."</div><div><br />
</div><div>그들은 1975년 3월에 스페인을 떠나 집으로 왔다. 책은 인쇄기에 걸렸고, 발뢰는 6월에&nbsp;죽었다. "그는 아주 강력한 모르핀을 투약 받았어요. 일부러였는지 아닌지는 몰라도, 한&nbsp;알이 듣지 않으면 한 알을 더 먹고, 그것도 듣지 않으면 한 알을 더 먹고 그랬죠. 그는 결국&nbsp;코마에 빠졌고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춘다. "그의 뇌는 더&nbsp;이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어요. 끔찍했죠. 나는 차라리 그가 죽기를 기도했어요. 3주 뒤에 그가 죽었죠." 그들의 관계는 13년간 지속되었다.&nbsp;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나는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술집을 전전하면서&nbsp;남자들을 만나고 다녔죠." 돈은 거의 없고, 키워야 할 아이들이 셋이 있으니, 삶은 끔찍하게 혼란스러운 것으로 느껴졌다. 이후로 오랫동안 만난 다른 남자들도 있었지만, 이제 그녀는 혼자 사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지금도 남자친구는 많아요. 한동안 함께 살았던 사람들도 있고, 그냥 좋은 친구들도 있고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이만하면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해요."</div><div><br />
</div><div>이후에도 그녀는 공저로 책을 쓰기도 했다. 네덜란드 작가 토마스 로스와 함께 쓴 &lt;그레타 가르보를 닮은 여인&gt;은 좋은 평을 받았다. 출판사들은 그녀에게 회고록을 쓰라고 한다. "하지만 누구든지 인생 이야기는 재미있는 법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그녀는 그럴 생각은 없다면서 잘라 말한다. 그녀는 해외에 나가서 발뢰와 마르틴 베크와 30대에 썼던&nbsp;10권의 책에 관해 이야기해야 할 때가 아니라면, 지금도 여전히 소설을 쓴다. 그녀는 시리즈의 11번째 책을 쓰라는 제안을 결코 수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르틴 베크에 바탕을&nbsp;둔 스웨덴의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해서 조언은 주고 있다. 그녀는 후회되는 것이&nbsp;딱 하나 있다고 했다. 발뢰가 그녀의 딸을 입양하지 않았던 것인데, 그래서 딸은 아무리 작더라도 책에서 나온 돈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리즈가 이렇게 유명해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죠." 전세계에서 책이 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말도 안 되게 느껴졌다.</div><div><br />
</div><div>나는 그들이 걱정하던 사회가 정말로 도래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럼요, 전부 다 현실이&nbsp;되었죠." 그녀의 대답이다. "우리가 걱정했던 것들이 모두,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사실로&nbsp;벌어졌어요. 사람들은 스스로를 인간이 아니라 소비자라고 생각하죠. 시장이 모든 것을&nbsp;지배하고요. 1960년대에는 현상이 그렇게 명백하진 않았지만, 이런 시대가 온다는 걸&nbsp;내다볼 수는 있었어요."</div><div><br />
</div><div>그렇다면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일까?</div><div><br />
</div><div>"그렇죠!" 그녀는 웃는다. 생각해보면 그녀는 정말 자주 웃는다. "실패했어요. 물론 실패했어요. 문제는, 우리 책을 읽은 사람들도 이미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죠. 우리 인생은 바뀌었지만, 그게 다였죠."</div><div><br />
</div><div>발뢰가 지금 살아서 그녀를 본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의 공동작업이 이토록 칭송받게 된 것을 본다면? 그녀는 짧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는 놀라워했을 것 같아요. 나는 상을 받거나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자리가 있을 때 항상 그를 생각해요. 항상 생각해요." 그녀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잦아들었다. "페르도 좋아했을 거라고."</div><div><br />
</div><div>--루이스 프랑스, 2009/11/22 &lt;가디언&gt;</d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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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hobby #1</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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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22 Nov 2009 03:24:38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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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부럽다, 그 천문학자의 통근길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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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a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1191&amp;partner=egloos" title="" target="_blank"><img class="image_lef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off/8983711191_1.jpg" border="0" align="left" alt="">1마일 속의 우주</a><br />
쳇 레이모 지음, 김혜원 옮김 / 사이언스북스<br />
<br />
<div>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은 십여 일이었다. 큰 물길을 따라 16개의 보를 설치하여 홍수를 막고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4대강 사업이 정말로 시작되었고, 타당성이 아니라 예산을 쟁점으로 하여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차라리 시끄럽게 이야기가 되기라도 하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더 허탈하다.</div><div><br />
</div><div>그 십여 일 동안 위안이 되어준 책이 있었다. &lt;1마일 속의 우주&gt;는 나이 지긋한 한 대학교수의 통근기이다. 그가 집에서 학교까지의 1마일을 37년 동안 아침저녁으로 걸어 다니면서 했던 생각들이 적혀 있다. 1마일은 1.6킬로미터이니까 아무리 느리게 걸어도 30분이면 될 것이다. 어림셈을 해보니까 그는 2만번 정도 같은 길을 왔다 갔다 한 것이다. 여느 도시의 여느 직장인 이야기라면 그것 참 지겨웠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리라.</div><div><br />
</div><div>그러나 이 천문학자가 걷는 통근길은 다르다. 그는 고졸한 건축양식을 자랑하는 전원 마을을 벗어나서 숲으로 들어간다. 떡갈나무와 단풍나무가 섞인 아담한 숲을 걸으며 딱따구리의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완만하게 경사진 초원으로 나온다. 개울에 걸쳐진 나무 다리를 건너는 것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이따금 물이 불면 철벅철벅 발을 적셔야 할 때도 있다. 그것이 대단한 길이라서 그 안에 우주가 들어 있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길이기 때문에, 사계절의 갈마듦과 생명의 영원함이 또렷한 대비를 이루는 전형적인 풍경이기 때문에, 우주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div><div><br />
</div><div>대학에서 천문학과 물리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시선을 던지는 어느 곳에서나 자연의 작동방식을 읽어낸다. 털부처꽃의 수술과 암술을 들여다보면서 자가수분을 방지하는 교묘한 방식에 감탄하고, 가을의 마지막 제왕나비를 떠나 보내면서 그 디엔에이(DNA) 속의 무엇이 나비로 하여금 멕시코까지 머나먼 길을 날아가게 하는지 궁금해한다.</div><div><br />
</div><div>과학만 읽어내는 것도 아니다. 개울의 수력을 써서 삽 공장을 돌렸던 백여 년 전의 선조들을 떠올리고, 북아메리카 특유의 침엽수림을 영국의 전원과 비슷한 풍경으로 바꿔놓은 야심 찬 조경가들과 대지주들을 생각한다. 일상의 산책에서 세상의 경이를 읽어내는 시선이 과학자답게 이면의 작동법까지 파고드는 한편, 노래하는 시인의 목소리도 갖추었다.</div><div><br />
</div><div>그런데 이 책이 내게 위안이 된 것은 순진한 도피를 맛보게 해주기 때문이 아니었다. 저자도 결국에는 인간이 자연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깃들어 살고 싶은 소속감이라고 말한다. 물론 수질을 위해서 준설이 필요한 곳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작 넉 달 만에 궁리해낸 방책을 이삼 년 만에 밀어붙여서 우리에게 소속감을 주는 하천 환경이 탄생할 수 있을까. 깃들고 싶은 환경이 아니라 청계천처럼 구경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아닌가. 걱정만 더 깊어진다.</div><br /><br />***<div><br />
</div><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text-decoration: underline;">겨울은 돌멩이들이 일어나서 활기를 띠고 여름잠의 침묵을 털어 내는 시간이다</span>. 돌멩이들이 발밑에서 마치 양배추처럼 나타나 꽁꽁 얼어붙은 땅을 옆으로 밀어낸다. 돌멩이들이 땅속 은신처에서 얼어붙은 흙을 뚫고 올라와 방심한 보행자를 걸려 넘어지게 하려고 위협한다. 퀴셋 천으로 비탈지는 낮은 초원에서 튀어나온 돌멩이들이 마치 투구게처럼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내리막길을 기어간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59</font></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겨울에는 동결과 해동이 번갈아 일어나기 때문에 돌멩이들이 들어 올려져서 땅 위로 나온다고. 몰랐다. 그냥 풀이 없어져서 땅이 드러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돌들이 꼼지락꼼지락 올라오는 계절이었구나. 앞으로 겨울을 생각하면 돌멩이들을 생각해야지. 겨울은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계절이 아니라 돌멩이들이 자글자글 자라는 계절이라고 생각해야지.</font></div><div><br />
</div><div>이 행성에서 곧 다가올 복잡한 미래가 실리콘 트랜지스터들의 촘촘한 연결망에서 발견될까? 인간들은 그저 우주의 진화에서 다음 단계를 가져오는 도구에 지나지 않을까? 저 밖에 있는 1000억의 자유 에너지 밀도를 가진 은하들 가운데 다른 형태의 복잡성이 있을까? 시간이 말해 주겠지만, 이런 모든 물음들에 대한 답이 '그렇다'라고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은 확실하다. 즉 이 행성의 미래는 '자연의 상태'로 돌아가는 과거의 반복은 아닐 것이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92</font></div><div><br />
</div><div>판자 다리는 낮이든 밤이든, 여름이든 겨울이든 다리를 늘어뜨리고 앉아 있곤 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들 가운데 하나이다. 물은 여기서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널리 퍼져서 봄이면 소용돌이 고비들이 올라오는 돌이 많은 강둑 안으로, 그리고 반대편 물가에서 5월에 꾀꼬리들이 지저귀는 머리 위로 늘어진 나무들의 뿌리로 스며든다. (...) "사랑, 우리는 작은 연못이다." 맥신 쿠민은 그녀의 아름다운 시 한 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연못을 <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text-decoration: underline;">섬세한 애정, 살결의 어루만짐, 상처를 내지 않는 부드러운 할큄, 한입 가득 무는 탐식</span>으로 유쾌하게 비유한다. "가장 잘 익은 검은 딸기들이 우리 존재의 연못 위를 풍성하게 한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96</font></div><div><br />
</div><div>우리의 세계 이해는 찰스 다윈이나 그레고르 멘델과 같은 두 부류의 사람에 의해 진보한다. 즉 대륙과 바다를 가로질러 경험을 넓히는 박식가들과 오직 한 조각의 콩에서 유전학의 법칙들을 끌어내는 데 만족하는 전문가들. 나는 나름의 지식 범위가 있고, 주로 나의 길의 풍경을 설명하는 책을 읽어서 지식을 얻는다. 그러나 나는 또한 초원에 몇 시간이고 앉아서 벌레와 들꽃의 교제를 관찰하거나 은신처에서 세 가지 음의 떨리는 노랫소리로 나를 놀리는 v자 형의 조끼를 입은 들종다리가 보이기를 기다리는 데 만족한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118</font></div><div><br />
</div><div>푸른 울새는 "봄철 여단의 기수"이고, 멧참새는 "나팔수"이다. 새의 의인화에 대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쉴러 매튜스가 들종다리의 노래를 '라트라비아타'에서 "매력적으로 정확히 노래되는" 알프레도의 아리아의 첫 두 소절로 묘사한 것이다. (...) 스타일은 변했다. 오늘날 자연 도감들의 의인화 언급들은 저자의 신뢰도를 훼손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동물 속에서 우리 자신을 보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 자신 속에서 동물들을 보는 것이 새로운 유행이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p. 154-155</font></div><div><br />
</div><div>만약 우리가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다면 우리는 아무데도 속해 있지 않다. 만약 우리가 어떤 특정한 풍경에 속해 있지 않다면, 우리는 공중에 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알래스카의 자연 작가 리처드 넬슨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곳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지, 그곳이 평탄한지 험한지, 풍부한지 간결한지, 습한지 건조한지, 부드러운지 거친지, 따뜻한지 찬지, 야생인지 길들었는지의 여부가 아니다. <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text-decoration: underline;">모든 장소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장소에 대한 사랑과 존경, 관대한 대우의 정도에 따라간다</span>." 우리가 사랑을 배우는 장소는 뉴욕 고층 건물의 창일 수도 있고, 월든 호수의 한 뙈기 숲일 수도 있으며, 수백만 제곱킬로미터의 높은 산맥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편하게 느끼는 것이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p. 157-158</font></di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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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hobby #1</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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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21 Nov 2009 00:06:32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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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09/11/19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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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발등의 불은 마무리되었다. 이제 다시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청소도 해야겠고, 따스한 양말도 사야겠다. 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nbsp;내게 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능력이 아직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nbsp;문득 낯선 사람들과 아주 조촐한 파티 같은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맛있는 와인과 시시껄렁한 이야기로 딱 두어 시간쯤. 춥다. 배가 부르니 청소고 뭐고 잠이 온다.<div><br />
</div><div>알반 베르크 쿼텟은 들을수록 소름이 끼친다. 완벽하다. 물론 슈베르트의 쿼텟은 원래 좋으니까 누가 연주해도 다 좋지만... 알반 베르크 쿼텟이지만 솔직히 알반 베르크는 못 듣겠다. 아직 나는 쇼스타코비치나 야나첵 정도밖에는...</div><div><br />
</div><div>글을 잘 썼으면 좋겠다. 교정지를 읽으면 늘 그 생각뿐이다. 양질전환이 있을까. 그러나 모시는 저자들마다 필체가 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어느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나아가는 일은 잘 없다. 책마다 다른 문제들을 처리하느라 끙끙대다가 마는 것 같은 무력한 기분. 형용사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옮기면서, 뜻도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그러면서도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 저자들한테 미안한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영원히 빚진 사람 같은 마음이겠지. 사실 나는 노력을 하기가 싫어서 천재 타령을 해대는 게 아닐까.</div><div><br />
</div><div>잠이 와서 횡설수설. 그래도 잘 했어, 하고 스스로 토닥토닥 해준다. 애썼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br />
<div><br />
<br />
<object width="425" height="344"><embed src="http://www.youtube.com/v/721RJlCts5k&amp;hl=ko_KR&amp;fs=1&amp;"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true" width="425" height="344"></object></div></div>			 ]]> 
		</description>
		<category>무미건조 다이어리</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75019#comments</comments>
		<pubDate>Thu, 19 Nov 2009 09:35:33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09/11/15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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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끝이 보이니 해이해진 것인지 아침에 늦잠을 잤다. 추워지면 당장 몸이 달라진다. 하루종일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하기는 나 같은 잠꾸러기가 한 달 가까이 하루 여덟 시간 이상(;) 자지를 못했고 반 나절도 안 쉬었으니 지칠 때도 되었다. 오늘도 차라리 낮잠을 자거나 반 나절 쉬었으면 더 나았을 텐데, 하루종일 끙끙대며 안 되는 일을 붙잡고 있었다.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일은 여전히 기쁨이다. 일하기 싫어 일어나기 싫은 적은 아직 없으니 바쁘고 피곤한 것은 괜찮지만, 혼자 너무 초조해하는 것이 바보 같아서 하는 말이다. 하루종일 폴리니의 평균율을 들었다. 내 수명에서 20년쯤 떼어서 폴리니 할아버지(!)에게 드리면 인류를 위해 좋은 일일 것이다. 물론 도킨스에게도 드리고 싶다. 15일이 이렇게 지났다. 아쉽다. 모든 게. 오늘은 그만 쉬어야겠다. 피곤하다. 아주. 죽은 듯이 자고 싶다.			 ]]> 
		</description>
		<category>무미건조 다이어리</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71829#comments</comments>
		<pubDate>Sun, 15 Nov 2009 10:30:10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09/11/13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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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어떻게 되는 것이 잘 되는 것이냐는 반문을 자꾸 머릿속에서 재생해보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구체적인 어떤 사안에 대해서든, 미래의 모든 보편적 시간에 대해서든, 답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답을 모른다고 해도 내 탓도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 대한 내 전의를 확실히 꺾어놓기 위해서 또 그 목소리를 재생해본다. 더 확실하게 짓밟기 위해서. 황량한 구원을 위해서. 그러나 욕망들이 사라진 자리는 십일월의 날씨처럼 황폐하다. 넘쳐날 줄 알았는데, 새로 구입하기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그라운드 제로. 또 재생해본다. 하루속히 무의미에 익숙해지고 체념하기 위해서.			 ]]> 
		</description>
		<category>무미건조 다이어리</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70124#comments</comments>
		<pubDate>Fri, 13 Nov 2009 07:01:56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나도 전쟁 전 한 잔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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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꿈을 꾸었다. 추운 날이 될 것 같다. 사나흘 정도는 더 감기도 걸리면 안 되는데. 커피가 없었다면 내 인생의 작동기간은 절반 이하로 줄었을 것이다. 집을 안 나가다 보니 에스프레소 마신 지도 오래 되었다. 신선한 에스프레소가 좀 고프다. 어떻게든 집중을 해야. 아침부터 그곳으로 또 끌려갈 수는... (오늘 그러고 보니 13일의 금요일임.)<div><br />
</div><div>재미있는 인용 하나.&nbsp;데니스 루헤인의 &lt;전쟁 전 한 잔&gt; 중에서.<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666600">"나를 죽일 정도인가요?"</font></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666600">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의 암울한 눈빛을 피하지는 않았다.</font></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666600">넌 이미 죽은 목숨이라고 선언하는 저 눈빛.</font></div><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color: rgb(102, 102, 0); ">"오, 그야 물론이지."</span></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666600">데빈다웠다. 솔직담백한 사나이.</font></div><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color: rgb(102, 102, 0); ">"난 어떻게 하면 되죠?"</span></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666600">"탕헤르 행 비행기 티켓을 끊으라는 게 내 충고야. 어차피 피할 수는 없겠지만 죽기 전에 아프리카는 봐야지, 안 그래?"</font></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176-177</font></div></div><br /><br />***<div><br />
</div><div><a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171530&amp;partner=egloos" title="" target="_blank"><img class="image_lef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off/8960171530_1.jpg" border="0" align="left" alt="">전쟁 전 한 잔</a><br />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br />
<br />
<br />
</div><div><br />
</div><div><br />
</div><div><br />
</div><div><br />
</div><div><br />
</div><div>시몬 안젤라의 집 창턱에 걸터앉아 거리를 내다보고 있자니, 문득 내가 이 일을 잘 해내고 있는 이유 하나가 떠올랐다. 그것도 세상이 잠들어 있는 새벽 3시에 말이다. 말인즉슨, 아직까지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이 자리보다 더 맘에 드는 곳을 찾지 못해서다.<br />
</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104</font></div><div><br />
</div><div>누군가를 사랑할 때 기대의 문을 닫는 건 쉽지 않은 노릇이다.</div><div><br />
</div><div>앤지와 필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그를 만난 건 그가 마을에서 제일 잘 생긴 청년이었을 때였다. 끝내주는 농담을 내뱉고 가장 따뜻한 위로도 해줄 줄 아는 타고난 리더. 그는 만인의 우상이자 영웅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세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그녀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서만큼은, 이따금 개과천선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말도 안 되는 통념에 기대고 또 기도했다. 필은 그런 사람이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에 의미 있는 게 뭐가 있단 말인가?</div><div><br />
</div><div>그리고 롤랜드도 있다. 어린 시절 그에게 강요된 증오와 혐오와 박탈감을 끌어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한을 그대로 세상에 되갚아주려 하는 롤랜드. 아버지와 전쟁을 벌이면서, 싸움이 끝나면 그도 평화롭게 살 거라며 자위했겠지만 그건 가능한 바람이 못 된다.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일단 몸 안에 침투한 오점은, 피의 일부가 되어 피를 모두 희석시키고 심장까지 침투해 버린다. 그리고 심장을 빠져나온 피는 이제 온몸을 휩쓸며 가는 곳마다 오염시키고 마는 것이다.</div><div><br />
</div><div>오점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아무리 발악을 해도 자신의 인생에서 빠져나오지도 않는다. 그걸 믿는 건 어린애들이나 바보들뿐이다. 조금이나마 가능성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오점을 통제하고 단단한 공으로 만들어 한쪽 구석에 꼼짝 못하도록 묶어두는 것뿐이다. 그리하여 평생의 짐으로 떠안고 사는 것.</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p. 293-294</font></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그러니까 내 말이. 이 따위가 다 무슨...</font></div>			 ]]> 
		</description>
		<category>hobby #1</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69899#comments</comments>
		<pubDate>Thu, 12 Nov 2009 23:30:29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800만 가지 죽는 방법 ]]> </title>
		<link>http://bedewed.egloos.com/156751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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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a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738444&amp;partner=egloos" title="" target="_blank"><img class="image_left" src="http://image.aladdin.co.kr/coveretc/book/coveroff/8982738444_2.jpg" border="0" align="left" alt="">800만 가지 죽는 방법</a><br />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br />
<br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추리소설 제목은, '800만 가지 죽는 방법'과 '밤은 천 개의 눈을 갖고 있다'. 영어로 읽으면 더 근사하다. 'Eight Million Ways to Die', 'Night Has a Thousand Eyes'. 공교롭게도 둘 다 번역본은 안 읽어봤는데, 얼마 전에 코넬 울리치 책이 나왔기에 둘 다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div><br />
</div><div>(의미가 아리송한 데가 몇 있었지만) 번역도 아주 잘 되어 있고, 정말 분위기가 근사하다. 분위기 안 근사하고 대사 안 멋진 하드보일드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잔재미도 아니고 과장된 염세미도 아니고 그냥 작가의 인생관을 보여주는 이 울적함.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멋지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div><div><br />
</div><div>사실은 예전에는 아무것도 몰랐다. 지금은 알코올 중독자 탐정의 심정을 잘 알겠다. 구석구석 이해가 되는 바람에 읽는 내내 초조해서 죽는 줄 알았다. 마지막에서는 나도 탐정과 덩달아 울음을 터뜨렸다. 나름대로 카타르시스인가 싶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기분이 더 우울하다. 이제 뉴욕 인구가 2천만 명에 달하니까 '2천만 가지 죽는 방법'인가.</div><div><br />
</div><div>멋진 엽서도 하나 받았고, 어쩐 일인지 늦가을에 추리소설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고, 곧 발등의 불도 끌 테고, 곧 생일도 돌아오고, 건강도 괜찮고, 나쁜 일은... 음, 있긴 하지만 돈 못 버는 것이야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그런데 영 기분이 밝아지질 않는다. 이런 책만 읽어서 그런가;</div><br /><br /><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font-family: 굴림, sans-serif; line-height: normal; white-space: pre; ">***</span></div><div><br />
</div><div><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font-family: 굴림, sans-serif; line-height: normal; white-space: pre; "></span>나는 생각했다.</div><div><br />
</div><div>'내 이름은 매트고 알코올 중독자예요. 우리가 이 엿 같은 방에 앉아서 노상 같은 이야기를 지껄이는 동안, 바깥 세상은 온통 서로 죽이고 죽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에요. 다들 술을 입에 대지 말고, 금주 모임에 참석하라고들 말하지요. 술을 끊는 건 중요하면서도 간단한 일이라고들 말하지요. 어느 날 갑자기, 끊어 버리라고들 말하지요. 우리가 세뇌당한 얼간이들처럼 똑같은 말을 되뇌고 있는 동안 세상은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요.'</div><div><br />
</div><div>(...) 차례가 되었을 때 내가 말했다. "내 이름은 매트예요. 여러분의 증언 잘 들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오늘 저녁에는 그냥 듣기만 할게요.'</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p. 99-100</font></div><div><br />
</div><div>금주 모임에서 사람들은 술 끊은 날 중 최악의 날이라도 술에 취한 날 중 최고의 날보다 낫다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면 모두들 푸에르토리코 인의 운전석 앞쪽에 놓인 장난감 개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얀과 함께 했던 그날 밤이 생각났다. 그리고 남루하기 짝이 없는 내 방을 둘러보면서 오늘 밤이 그날 밤보다 나은 이유를 찾으려고 애썼다.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주류 판매소들은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술집들은 아직 몇 시간은 더 문을 열 터였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239</font></div><div><br />
</div><div>"반드시 기분이 좋을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그것은 내게 혁명이었어요. 반드시 기분이 좋아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 놓은 것도 아니잖아요. 전에는 초조하거나 걱정스럽거나 불행할 때마다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기분이 나쁘다고 죽는 건 아니잖아요. 알코올은 나를 죽이죠. 하지만 내 감정이 나를 죽이지는 않아요."</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357</font></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나도 '감정 때문에 죽지는 않아'라고 쓴 적이 있는데 다 이렇고 이런 데서 읽었던 거였군. 훗. 하지만 joyce님이 '안 됐지만 감정 때문에 죽는 게 맞다'고 옳게 지적하셨지.</font></div><div><br />
</div><div>"내 이름은 매트고요, 알코올 중독자입니다."</div><div>그리고 빌어먹을 일이 벌어졌다. 내가 울음을 터뜨렸던 것이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999999">--p. 488</font></div>			 ]]> 
		</description>
		<category>hobby #1</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67511#comments</comments>
		<pubDate>Tue, 10 Nov 2009 01:39:17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실내악의 계절 ]]> </title>
		<link>http://bedewed.egloos.com/1563661</link>
		<guid>http://bedewed.egloos.com/1563661</guid>
		<description>
			<![CDATA[ 
  11월이다. 곧 수능을 볼 고3처럼 살고 있기에, 11월이 흘러가는 하루하루, 달력만 안타깝게 바라본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체험하고자, 하루가 지나면 달력에 붉게 X표를 친다. 모르고 지나보내는 날이 없게 하려고. 외출할 짬도 없는 이런 때에는 안개 아니면 구름 걸린 날이 좋다. 해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div><br />
</div><div>갈수록 눈 뜨는 시각이 빨라진다. 다섯 시쯤 일어나는 것은 괜찮은데, 오늘은 네 시부터 눈이 떠져서 한참 망설였다. 요즘은 일곱 시쯤 해가 뜬다. 캄캄한 아침에 뉴스를 보고, 커피를 마시고, 빵을 먹고, 컴퓨터를 켜고, 세수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지금쯤 되어 창밖으로 출근하는 차들의 소리가 요란하다 싶으면 벌써 피곤하다. 게다가 오늘은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을 해야 하는 날이다. 마음만 급하다. 무수히 들이켜는 커피에 머리도 몸도 장아찌처럼 전다. 이런 날은 최대한 진도를 잘게 나누어 한 단계 해치울 때마다 스스로 상을 주는 것도 괜찮다. 초컬릿을 한 조각씩 먹는다든지. 잘 될까, 오늘.</div><div><br />
</div><div>실내악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BBC 라디오를 듣다가 문득 '아' 하고 연주자를 확인하자 알반 베르크 쿼텟이었다.&nbsp;베스트 앨범이&nbsp;다 품절인데 알라딘에만 재고가 있기에 당장 샀다. 그러고보니 이웃 블로그에서 게반트하우스 쿼텟의 베토벤 사중주 세트 이야기도 보았는데... 아아. 아무리 생각해도 천재란 이런 디테일에 깃들어 있어야 할 것 같다. 나도 천재였으면 좋겠다. 이 생각은 죽을 때까지 하겠지.</div><div><br />
</div><div>단편 '피라미드'는 정말이지 최고의 발란데르 이야기이다. 어쩌면 이렇게 우울하면서도 사랑스러울까.</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666600">'7시가 되자 그는 나설 준비를 마쳤다. 그는 기온이 0도에서 8도 사이일 때 입는 스웨터를 선택했다. 그는 다양한 온도에 맞는 스웨터들을 갖고 있고, 아주 까다롭게 골라서 입었다. 축축한 스카겐의 겨울에 춥게 나다니는 것은 질색이었고, 땀을 흘리는 것도 딱 짜증이었다. 그러면 생각하는 능력에 차질이 오는 것 같았다. 그는 경찰서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몸을 좀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밖으로 나서자 바다에서 불어오는 희미한 바람이 느껴졌다. 마리아가탄에서 경찰서까지는 십분이 걸렸다.'</font></div><div><br />
</div><div>귀엽다. 그리고 몇 쪽 뒤에 나오는 아래 문장을 보고 나는 그만 깔깔깔 웃어버렸다.</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666600">'발란데르가 현장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는 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아침을 먹고, 어떤 스웨터를 입을 것인지 온도계와 상의했다. 어제와 같은 스웨터로 정했다.'</font></div><div><br />
</div><div>그런가하면, 지금 작업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글에서 또 깔깔깔 웃어버린 대목.</div><div><br />
</div><div><font class="Apple-style-span" color="#006600">'세계 다른 어디에도 여우원숭이는 없고, 마다가스카르에는 다른 원숭이는 전혀 없다. 40퍼센트의 역사 부인자들은 이런 현 상태가 대체 어떻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여우원숭이 37여 종이 똘똘 뭉쳐 노아의 방주 건널판을 건넌 뒤에 뒤도 안 돌아보고 마다가스카르로 행군했다는 것인가? 가는 중에 그 길고 넓은 아프리카 대륙 어디에도 한 마리의 낙오자도 남기지 않고?'</font></div><div><br />
</div><div>아마존이 벌써 2009년의 책 100권을 발표했다. 올해는 그다지 눈에 띄는 책이 없다. 사실 관심도 별로 없다. 그저 올해가 이렇게 착실하게 간다는 게 속상할 뿐이다. 바보처럼 또 나이만 먹는다.</div>			 ]]> 
		</description>
		<category>la dolce vita</category>

		<comments>http://bedewed.egloos.com/1563661#comments</comments>
		<pubDate>Wed, 04 Nov 2009 23:53:27 GMT</pubDate>
		<dc:creator>starla</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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